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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魂 無影客! - 1부9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01 876회 0건
흑영(黑影)!
검은 그림자가 초연하게 그들을 보고 있었다. 팔짱을 끼고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

"어떻게......!?"

덜컥! 목이 넘어가며 피가 솟구치는 적살마의 눈동자가 경악하고 있었다. 마지막 숨이 다한 적살마가 바닥에 쓰러졌다. 다른 사람들도 경악스런 표정으로 망연자실 서 있었다. 그들의 내공도 무림의 고수들이다. 그런데 어찌 가까이 오는 상대를 모를 수 있었으며, 어떤 방법으로 적살마가 당했단 말인가.

흑립을 깊게 눌러 쓴 묵인(默人), 태산보다 더 고고한 자세로 서 있었다. 오살마도들은 평생 느끼지 못한 노도 같은 기도에 밀려 뒷걸음쳤다.

"너…! 넌 누구냐!"

청살마가 비명을 지르듯 고함을 쳤다. 청살마의 목소리는 두려움에 급히 내지른 다급함이었다.

"........"

그러나 묵인은 한 점의 흐름도 없고 소리도 없다. 묵인에게서 흐르는 살기가 무서울 뿐이다.

"누, 누구.......?"

다시 백살마가 말을 더듬었다. 무섭게 짓누르는 공포감으로 황살마가 부르르 떨었다.

추르...륵!

황살마의 바짓가랑이에서 오줌물이 흘러 바닥을 적셨다. 자신도 모르게 일어난 생리작용이다. 오마괴도가 누구인가? 모든 중원 무림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상대하기를 꺼리던 마도들이다. 그들의 무공 또한 깊고 악랄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그들이 유령을 본 아이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다.

스스 스....!

묵인이 움직였다. 부동의 자세 그대로 연기처럼 오마괴도 면전으로 다가 오는 것이었다. 중후한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면 환상인가? 경악하는 삼살마의 눈동자가 부풀어 올랐다. 그래도 무림을 종횡하던 오마괴도의 패기가 있다. 부들부들 떨던 청살마의 청도가 환상을 베어갔다. 청색 도강(刀 )에 한 가닥 바람이 마주쳐 왔다.

"으 악~!"

뒷걸은 치는 청살마는 단발마의 비명소리와 함께 허리가 두 동강이 났다. 피를 뿜어내는 그이 시신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묵인은 묵묵히 그 자리에 그림자처럼 서 있을 뿐이다. 깊게 눌러 쓴 흑립 안의 표정도 알 수 없다.

"귀…! 귀신......!?"

두 살마가 와들와들 떨며 일장이나 뒤로 물러섰다.

"........."

묵인이 그림자처럼 그들 앞으로 다가섰다.

"뉘…! 뉘신가.......요?"

반사적으로 외치는 백살마의 말은 존댓말로 바뀌었지만 입안에서 맴돈다.

"무(霧)영(影)!"

처음으로 듣는 짧은 한마디는 두 살마에게 저승에서 들려오는 저승사자의 목소리 같았다. 지하에서 들려오는 듯 울리는 목소리에 이어 찰나의 바람이 흑무를 안고 두 살마를 향했다.
백살마의 경험 많은 간악함이 순간을 회피할 방도를 구한다. 백살마는 내공을 극상으로 끌어 올렸다. 오랜 시간을 같이 해 온 동료 황살마를 묵인을 향해 밀었다. 그리고는 두 손을 뻗어 흑무를 향해 마주쳐 갔다.

파파팍..! 펑!
"크....악!"

또 한구의 시체. 황색도포 밑으로 선혈이 콸콸 흐르고 있었다. 그 틈을 노려 백살마는 창문을 향해 날아갔다. 검에 베인 그의 등에서 흐른 피가 그가 날아간 방향으로 뿌려져 있다.

"윽~! 잊지 않겠다........."

백살마는 황살마를 방패로 삼고 검풍과 장풍의 마주치는 탄력을 이용하여 건물 밖으로 튀어나간 것이다. 다행히 묵인의 가공할 위력에 검상을 입고 목숨을 부지한 백살마는 혼비백산 도망친 것이다. 동료의 목숨을 담보로 도망치는 마도의 급급한 수단은 가히 그들의 사악함을 대변한다. 묵인이 내상을 입은 만개(滿芥) 엽상진(葉霜進)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

울컥! 엽상진이 또 한 움큼의 피를 토했다. 만개의 옷은 온통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묵인이 흑립을 벗어 옆에 내려놓고 부복하였다. 설 무영(渫霧影), 그였다.

"호…!?"

엽상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천세(千世)에 없는 골격, 천지현인(天地玄人)의 눈빛, 천중지룡(天中之龍)의 지체였다. 엽상진이 살아온 이래 전설로만 듣던 지체였다.

"뉘신 가~?"
"무영이라 하옵고, 불망객(不忘客) 도성담(塗成曇)이 저의 백부 되십니다."
"와하하하……!"

엽상진이 앙천대소를 터트렸다.

"그래 ! 도제(塗弟)에게 들은 바 있지. 그런데 이런 대단한 사질(舍姪)이 있을 줄이야……!"

엽상진이 또 한 번 울컥! 피를 토해냈다.

"엽노야 님~!"

설 무영이 급히 엽노야를 부축하려 했다. 그때 몸이 거대하고 육중한 거걸(巨乞)이 대도를 걸치고 들어와 엽상진 앞에 부복하였다.

"속하(屬下), 야명(夜暝)입니다..."
"음.......! 어찌 되었느냐?"
"네! 분타원 일백 이십 중 삼십이 사살되었고, 오십이 부상을 당하였습니다.......! 전서구로 분타당주 방천공(房天公)께 지원을 요청하였습니다..."

부복한 거걸(巨乞)은 감히 엽노야를 마주보지도 못하였다.

콰탕! 우지끈....!

엽상진이 옆의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자 탁자가 부서져 나갔다. 엽노야의 노여움이 대단했다.

"무엇들 하고 있었던 게야? 악적들이 원무각에 들도록..."
"......!"

부복한 거걸의 어깨가 후들후들 떨렸다. 벼락같은 호통이 엽노야의 입에서 튀어 나왔다.

"천마성(天魔城)의 개들이 또 올 거야! 우선 방당주가 오기 전에 강룡십팔진을 펼치도록 해!"
"복명(復命)~!"

거걸은 엽노야의 호통에 일각도 지체하지 않고 원무각을 나갔다. 무림비연록(武林秘然錄)을 완독한 설 무영은 천마궁이란 종파가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천마궁이라면.......?"

설 무영의 의아스런 눈빛에 엽노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금 강호는 군소종파가 난립하고 있지. 그만큼 중원무림은 난중지세이고 무림제패를 위한 야망을 갖은 세력들이 날뛰고 있다는 것이야......! 그 와중에 강호를 암암리에 휩쓸고 있는 마도의 세력 중 하나가 천마궁이지.......! 그들의 근원이 무엇인지는 몰라, 그러나 그 위력은 대단해......."
"음......!"

설 무영의 표정이 침통해졌다. 안개 속에 가려진 선조와 부모의 원수, 혼탁한 강호무림의 상황, 그가 헤쳐 나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였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혹시나 적운(赤雲)의 장공(掌功)을 쓰는 자를 알고 계신지요?"
"그렇지 않아도 도제의 부탁이 있었지! 본 개방의 조직망이 중원 어디에든 퍼져있어 광대하다는 것을 안 도제의 부탁이었어. 그래서 적운공을 쓰는 자를 각 분타를 통해 알아보았지만, 오리무중이었어........! 단지 변황(邊荒)에 적무(赤霧)를 일으키는 적마신장(赤魔神掌)이라는 것이 존재 한다는 것은 알아냈지........"

엽노야의 말은 계속되고 있었다.

변황(邊荒)!
등격리 사막과 몽고 대초원 지역에 존재하는 지역 중 하나. 중원을 둘러싼 지역에는 새외무림을 관장하는 사패천이 있다.

신강(新彊),대라음야천(大羅陰野天)
대막(大漠),천황혼마전(天荒魂魔殿)
막북(漠北),유라혼빙천(琉羅魂氷天)
묘강(苗疆),북천광패궁(北天廣覇宮)

그들은 중원의 정도와 다른 마와 사에 가까운 무공과 사술을 갖고 있다. 허지만 그들의 무공 중에는 서장불교에서 종파된 무공이 근원인 것도 태반이었다.

대막의 천황혼마전, 그들의 마에 가까운 무공 중에 흡혼마혈공(吸魂魔血功)의 일부가 적마신장(赤魔神掌)인 것이다.

"으으.....!"

말을 이어가던 엽노야가 자신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내상의 고통이 심해진 것이다.

"엽노야...!"

설무영이 엽노야의 팔을 부축했다.

"괜찮다…! 괜찮아! 그런데 시간이 없구나. 조금 있으면 천마신궁, 그 자들이 들이닥칠 거야........"
".......!?"

"시간이 없으니 도제가 궁금해 하던 것과 현 강호무림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지......!"
"네~! 경청하겠습니다."

"도제(塗弟)는 도의 흔적이 인치(人齒)와도 같은 도를 쓰는 자를 찾는다고 했는데, 현재 강호에는 그런 자가 없고 삼십여 년 전 적혈치마도(赤血齒魔刀)라는 도를 쓰는 괴마가 있었다는데 그의 도흔이 인치와도 같은 흔적을 남긴다는군. 그자가 한동안 사천성(四川城)의 마도집단인 만황마림(萬荒魔林)에서 활동하다가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리고 현재 중원 무림은........"

엽노야의 말대로 중원무림은 안정과 평화를 이루지 못하고, 전후에 없는 갈등과 혼란을 격고 있었다. 중원은 정, 사, 마의 구분도 명확치 않은 군소종파가 난립하여 숫자는 일백 오십 여개에 달했다. 며칠만 지나도 새로운 종파가 태동을 하고, 어느 새인가 사라지는 종파도 많았다. 그중에서 그 권위와 명맥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소림을 위시한 정도(正道)의 구파일방(九派一房)과 삼문(三門), 삼성(三城), 삼궁(三宮), 삼가(三家)가 있다.

삼문(三門),
보타문(普陀門) 남황문(南荒門) 사천당문(四川唐門)
삼성(三城) ,
해남성(海南城) 천검성(天劍城) 서천도성(西天刀城)
삼궁(三宮),
유리백궁(琉璃帛宮) 뇌황궁(雷皇宮) 용란궁(龍卵宮)
삼가(三家),
남궁세가(南宮世家) 제갈세가(諸葛世家) 하북팽가(河北彭家)

여기에 세존(三존)이 있다.
무상불존 소림사 자허선사(慈虛禪師)
소림이 배출한 생불(生佛)이며 전대장문인, 소림사 이십사절기와 반야금강심공(般若金剛心功)을 대성하여 발타선사 이래 최고의 무학을 승화한 성승이고 정도련맹의 맹주를 맡고 있다.

신검지존 남궁세가 천검일학 남궁현군(南宮賢窘)
오백년 역사를 지닌 남궁세가의 노가주로서 검에 관한한 달인이다. 가문의 섬전십삼검뢰(閃電十三劍雷)를 대성하고 창궁무애검법(蒼穹無涯劍法)을 창안하여 검의 극대성을 이루고 남궁세가를 더욱 빛냈다.

천도신존 서천도성 파천도군 구절승(俱絶昇)
도를 검같이 사용할 수 있는 파천도혼공(破天刀魂功)을 창안하여 도에 관한한 가히 천세에 없는 귀재이다. 흔히 뇌황궁의 철사웅(鐵沙雄)과 함께 백천쌍도(百天雙刀)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복잡한 현 중원에 대한 엽노야의 설명이 계속 이어졌다. 그때 엽노야의 말을 중단 시키는 혼란한 외마디가 들렸다.

으~악!

원무각 밖에서 피를 부르는 듯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엽노야가 미간을 찌푸렸다.

"음~! 놈들이 왔군! 시간이 없어. 복잡한 중원 무림에 대해 이루 다 말할 수 있는 시간이…….그 외에도 중원무림에는 암암리에 황실의 힘도 뻗쳐 있네. 황실의 자밀위부사(刺密委副使) 갈제면(葛帝綿)은 누구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네…….황제의 친위대장이며 그 구성원을 알 수 없는 자밀위의 수장이지........"
".......!"

"그리고 삼문에는 안 넣었지만 공령하문(空靈蝦門)과 녹림채(綠林寨), 그리고 살수집단 야래향(夜來香)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네~!"

설 무영이 무림비연록(武林秘然錄)을 통해 알고 있는 문파 집단들이었다. 원무각 밖에서는 신음소리와 소란스런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엽노야의 말이 빨라졌다.

"좀 더 시간이 있었으면 영아를 위해 더 도움이 될 텐데......! 이것을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겠구나......."

엽노야가 품속에서 꺼낸 것은 피낭(皮囊)이었다.

"......!?"
"이것 때문에 오늘 본 분타가 천마궁 마도들과 충돌하는 이유 중 하나이지......! 본 개방의 아이들이 걸인의 습성 때문에 많은 것을 욕심을 내기도 하지. 그러다가 우연히 이것을 얻는 과정에서 천마궁의 소궁주를 다치게 한 것이 원인이 뙜네.......! 이것은 축잠낭(縮潛囊)이라는 색목인들의 희귀보물로서 빙기를 막아주기도 하며 수화(水火)에도 견디는 것으로, 쇠붙이가 아닌 어떤 것이던 물건을 손톱만큼의 부피와 솜 같은 무게로 줄여주는 귀물이야........"
"감히 제가 어떻게......?"

설 무영이 정중히 거절하자 엽노야가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앞으로 중원무림에 큰일을 할 영아에게 필요한 것이니 성의를 봐서 받아주게.......!"
"은공을 잊지 않겠습니다!"

설 무영은 공손히 축잠낭(縮潛囊)을 받아 요대에 걸었다. 축잠낭은 가볍고 수축하여 몸에 소지한 표시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도움이 될 거야.........!"
".....!?"

엽노야가 건네준 것은 한권의 서책(書冊)이었다. 설 무영이 받아서 펼쳐 보았다.

만리청천공(萬里聽天功).
어떠한 공간과 장애물이 있어도 이백 장 밖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을 소유하게 하는 무공으로 내공의 정도에 따라 신기를 발휘한다.

설무영이 내용을 훑어보는 순간, 벼락같이 원무각의 문이 박살나서 주저앉았다.

콰, 당탕탕.....!

문이 박살 난 자리에 먼지가 뿌옇게 일었다. 엽상진과 설 무영은 반사적으로 일어나 문 쪽을 바라보았다. 뿌연 먼지 속에 장대같이 키가 큰 중년인 한명과 도망갔던 백포를 두른 백살마 외에 많은 무리가 서 있었다. 중년인은 회색도포 가슴에 검은 손도장(掌章)이 찍혀 있었다.

"와 하하하하.......! 만개 죽지 않고 살아있군."

"너, 이놈! 대괴신왕(大怪神王) 뇌광(雷胱)! 네놈이 네 아비 뇌철경(雷鐵敬)을 생각해서도 이 어른에게 이러하지는 못한다.......!"
"우리 아버님은 왜 들먹거리느냐? 네놈에게 우리 아버님이 은혜를 입었다고 나를 제압하려느냐?"

"버러지만도 못한 놈! 아비를 모독하는 후레자식은 처음 봤네!"
"만개~!"
"어른의 이름을 함부로 만개, 만개…! 하지마라! 이 잡놈아!"

"그래! 난 잡놈이다~! 네놈 덕에 살아난 못난 우리 애비가 기녀와 놀아나 태어난 것이 나다! 됐냐.......?"

뇌광에 입에서 침이 튀고 있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부정하고 있었다. 울화가 치민 뇌광의 안면이 일그러졌다.

후리릭..!

뇌광이 두 손을 펼치자 그의 손바닥에서 뭉클! 흑색 기류가 터져 나왔다. 엽노야가 급히 타구봉에 강기를 불어 넣어 장력에 맞서 갔다. 동시에 백살마의 백도가 엽노야를 협살해 들어갔다.

꽈 꽈광.....퍼펑!

원무각의 지붕이 들썩하며 천둥치는 소리가 났다.

"우우...욱..!"

양쪽의 협공을 받은 엽노야는 무릎을 꿇었다. 풀썩! 절명하여 쓰러지는 그의 두 개골에서 골수가 튀어 나오며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기왓장이 우수수 내려앉았다. 뇌광의 사악한 독공이었다. 설 무영은 급히 건곤자전강(乾坤紫電 )을 펼쳤다.

쏴아아...팡!

뇌광에게서 나온 장력이 설 무영의 몸 가까이에서 반탄강기에 의해 튀겨 나갔다. 뇌광은 반탄강기에 실린 강한 살기를 느끼고 되받아 쳤다.

쿠르르...콰쾅!

"헉....!"

뇌광이 놀란 눈으로 설 무영을 쳐다봤다. 거대한 흑산(黑山)이 버티고 있는 듯 중압감이 들었다. 뇌광은 자신의 독광에 쓰러지지 않는 상대를 의아스럽게 쳐다봤다. 그도 내노라 하는 중원의 고수!

허나 뇌광은 몰랐던 것이다. 설 무영이 만독불침의 지체이고 건곤자전강이 특히 마와 사에 강한 것을. 뇌광의 눈동자가 휘둥그렇게 떠졌다.

"넌......! 누구냐?"
"........."

묵묵무답(默默無答), 대답이 없다. 침묵이 흐르고 이어서 백살마가 대신해서 혼잣말처럼 중얼 거렸다.

"무(霧)영(影)..."

설 무영은 와중에 생각한다. 어차피 그들은 개방분타를 멸실시키려 왔으니 제압해야 한다. 설 무영의 몸이 부동의 자세로 문 쪽으로 다가갔다. 뇌광을 향해 유령처럼 부동의 자세로.

"미친놈....!"

뇌광은 다가서는 설 무영이 양패구사(兩敗俱死)하려나 싶어 비소를 던지고는 내공을 싫어 손바닥을 뒤집었다. 찰나, 묵검을 뽑아든 설 무영의 몸이 한 가닥 흑무로 변했다.

"태(太)...혈(血)...살(殺)!"

설 무영의 한 가닥 뇌까림과 함께 검은 검풍이 일어났다.

수우우....웅...!

원무각 주변을 검은 검막이 쳐지며 무수한 검강이 번개처럼 일어나며 설 무영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베어 나갔다. 순식간에 잘려나간 머리와 팔, 다리가 뒹굴었다.

"으 억~! 케~켁~!"
"와 악! 칵.......!"

여기저기 검형이 이는 곳에 피보라가 쳤다. 설 무영의 몸이 스르르 원무각 밖으로 날았다. 그리고 적막이 찾아 왔다. 오십 여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목숨이 끊어지던지 상처를 입은 채 벌벌 떨고 있었다.

"이럴 수가.......!?"

뇌광은 머리를 땅에 처박힌 채 숨이 끊어진 백살마를 힐끗 보고는 설 무영을 바라봤다. 심후한 내공의 신법은 가히 신기에 가깝다. 인간 같지가 않았다. 듣고 보지도 못했던 신비의 무공을 갖은 청년. 나이는 잘해야 이십 세를 못 넘긴 청년이 아닌가? 무영이라 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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