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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꿈꾸는 늑대 - 96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24 1,448회 0건
낭만을 꿈꾸는 늑대 96부

강원도의 한 야산............
허름한 너와집을 배경으로 한 여인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녀의 몸동작은 검무(劍舞)을 추듯 화려하고, 때로는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다. 그녀의 발이 땅바닥에 길게 끌리더니 이내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공중에서 너울거리는 춤사위가 펼쳐진다. 검(劍)은 강력한 태양빛에 반짝이고, 그녀의 손놀림에 날카로운 예기(銳氣)의 토하니 수많은 검영(劍影)들이 너울거리고...............공중에서 일검(一劍)을 토한 그녀는 다시 바닥에 착지하더니, 이내 몸이 풍차처럼 회전하며 수많은 검영(劍影)을 만들어 낸다. 그녀가 수련하고 있는 마당 한쪽에 하얀 턱수염이 가슴까지 치렁치렁하게 기른 노인이 자애로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 주 : 너와집- 강원도에서는 느에집 또는 능에집이라고도 한다. 너와는 200년 이상 자란 붉은 소나무토막을 길이로 세워 놓고 쐐기를 박아 쳐서 잘라낸 널쪽으로,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가로 20~30cm, 세로 40~60cm이며 두께는 4~5cm이다.

그녀가 수련을 멈추고 검을 회수한다. 그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있고, 그녀가 입고 있는 헐렁한 한복은 바람에 흔들린다. 그녀가 동작을 멈추자 노인이 그녀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는다.

“생각보다 자질이 뛰어나구나. 조금만 더 수련하면 대단한 여검수(女劍手)가 탄생하겠어.”
“과찬이세요. 사부님이 잘 지도해 주셨기 때문이죠.”
“하하하~ 네가 자질이 뛰어나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이다. 자질이 떨어지는 녀석은 아무리 가르쳐도 안돼는 거야.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그만 들어가자.”
“사부님...............죄송한 질문인데............언제까지 이곳에 머물러 있어야죠.”
“왜~ 그놈이 보고 싶어..........그런 모양이구나. 하긴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생이별을 했으니 보고 싶기도 하겠구나.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네가 음양검법의 음검을 완성할 때까지는 참고 수련에만 정진해야 한다.”
“음검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요? 사실 전 그냥...........음검을 익히는 것은 포기하고 당장이라도 그에게 달려가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못난 것...........보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여기서 수련을 멈추면 죽도 밥도 안돼. 네가 걱정하지 않아도 너희들은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야. 또한 음검의 완성은 음양검법을 완성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그놈이 익히고 있는 양검과 내가 익히고 있는 음검이 하나가 되어야만 음양검법이 완성되는 거야. 음양검법의 완성은 사문의 오랜 숙원이야.”
“그냥............사부님이 그에게 전해주면 안돼는 건가요?”
“음양검법의 끝은 유수(流水)의 검(劍)이라고 한다. 그건 말로 전해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야. 자신의 부단한 노력과 깨달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내가 그놈을 네 아버지 강철에게 맡긴 것은 다른 뜻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치열한 싸움과 대결 속에서 음양도의 완성하라는 뜻이 있었고 또한 놈에게 강인한 정신력을 심어주기 위한 방편이었다..........그리고 너도 네 제자가 된 이상 자신의 몸은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하지 않겠느냐?”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요. 사부님은 수혼씨와 무슨 관계죠. 그냥 단순히 사부와 제자 사이입니까?”
“왜~ 묻는 것이냐?”
“사부께서 수혼씨를 이야기할 때면 저를 대할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허허허~ 그래 너에겐 이야기해도 상관없겠지. 그놈은 내 친손자(孫子)다.”
“아~ 역시~..............사부께서 수혼씨의 할아버지가 되시고, 그림 아버님과 어머님도 계시겠네요. 그분들은 지금 어디계시죠?”
“그것까지는 말해줄 수 없구나.............원예문과 음양문 사이에 얽히고설킨 비사(悲史)라 아직 밝힐 수 없어. 나중에 그놈 애비가 나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원예문과 음양문 사이에 비밀이 있는 모양이군요. 사부님은 수혼씨가 스스로 자신의 비밀을 풀기를 원하시는 군요. 그래서 원예문의 다른 모습인 갈치파와 대치중인 우리 아버지께 수혼씨를 맡긴 것이고........말이 그렇게 되는 건가요?”
“제법 영특하게 머리를 굴리는 구나. 네 말이 맞다. 수혼이 놈을 네 애비에게 맡기면 그놈이 자연스럽게 조직의 일에 관여하게 되고 갈치파와도 상대하게 되겠지. 그럼 갈치파 할망구는 강철파를 주시하고 있으니 수혼이 놈을 바로 알아보게 될 거야. 수혼이를 본다면 할망구도 느끼는 봐가 있겠다 싶었지. 하여튼 수혼이 놈은 현재까지 내 뜻대로 잘해주고 있다.”
“갈치파 할망구............누굴 말씀하시는 거죠.”
“허허허~ 이놈~ 오늘 끝장을 보려고 하는 구나. 이것까지만 대답주마. 원예문의 전전계승자로 지금의 갈치파를 만든 여인이다. 수혼 놈과도 관련이 있는 할망구지. 아~ 이제 배고프다. 이놈이 아예~ 사부를 굶겨죽일 작정이냐?”
“알았습니다. 금방 준비하겠습니다...........사부님. 다음에 다시 이야기해주세요.”

그녀는 혀를 내밀고 너와집으로 달려갔다. 노인은 달려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자애롭게 웃고 있었다. 그녀가 맨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해도 울보아가씨에 지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몰락과 죽음은 아직 나이어린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슬픔 이였다. 더욱이 자신의 곁에는 사랑하는 수혼도 없지 않는가? 하지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수혼의 사부이며, 수혼의 사부가 자신을 제자를 받아들이고 정성을 다해 무술을 지도하니 그녀도 마음을 잡고 사부가 가르치는 무술을 수련하며 조금씩 슬픔을 잊어가고 있었다. 다만 가끔씩 그녀가 사무치게 사랑하는 수혼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우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의 검법이 일정수준에 오르면 수혼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오늘도 열심히 검법 수련에 정진하고 있었다.

수혼는 요키에게 제거대상인 자갈치파 중간보스들에 대한 정보를 주었다. 그녀가 받은 자료에는 15명의 명단과 함께 그들의 활동구역, 익히고 있는 무술, 습관, 외모와 사진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녀는 아침에 커다란 가방하나를 챙겨 2명의 기동대를 대동하고 출발했다. 요키에는 첫 번째 제거대상을 기동대에게 내미니 기동대원은 자료를 확인하고 대상이 주로 활동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택시가 한 건물에 멈추고 기동대가 한쪽 건물을 가르친다. 건물 지하에는 대형 룸살롱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상인물은 이곳 룸살롱을 책임지고 있었다. 요키에는 주변건물을 한번 돌아보더니 한쪽 건물을 가르친다. 기동대원은 요키에의 의도를 알고는 옥상으로 올라가 주변을 확인하고 요키에를 안내했다. 그녀는 옥상에 올라가 주변을 살펴본 다음 가방을 열고 분해 된 드라구노프(Dragunov)을 조립하더니 망원렌즈를 끼고 소음기를 장착했다. 그녀는 엎드려서 망원렌즈를 조정하더니 이내 총알하나를 장착한다. 이제 목표물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녀는 준비가 끝나자 기동대에게 감시하라고 명하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잠시 시간이 지나자 기동대원이 요키에를 흔들었다. 그녀가 밑을 내려다보니 목표물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녀는 바로 엎드려 목표물을 조준하더니 드라구노프가 불을 토한다.

“핏~~”

총소리는 옆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하지만 총을 떠난 총알은 목표물의 허리에 깊숙이 박히며 상대는 바닥을 구른다. 요키에는 목표물의 반응도 살펴보지 않고 총을 분해해서 가방에 넣고 바로 철수명령은 내린다. 그녀가 확인도하지 않고 철수하는 것은 자신의 실력을 믿기 때문이다. 그녀의 총알은 목표물의 척추(脊椎)를 관통했을 것이다. 아마 상대방은 급히 병원으로 간다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척추가 다쳤으니 앞으로 주먹을 쓰기는 힘들 것이다.

요키에 일행은 건물에서 내려와 택시를 잡았다. 기동대 중 한명이 길 건너를 보니 요키에의 총에 맞은 사람을 다른 사람들이 앰뷸런스에 태우고 있었다. 요키에는 택시를 타고 다음 목표물로 향했다.

수혼은 부산에 올 때 한 자루 검(劍)을 준비했다. 미나가 가지고 다니는 면도보다는 두껍지만 보통 검(劍)보다는 얇고 날카로운 검이었다. 수혼은 제5기동대와 동행했다. 수혼은 10명의 기동대는 버스에 남아 요코을 보호하도록 하고 나머지 35명에게는 목표물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 수혼이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첫 번째 목표물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요코........버스에서 기다리고 있어.”
“조심하세요.”
“알았어. 금방 다녀올게.”

수혼은 창이 넓은 모자를 쓰고 청바지에 티를 입고 있었다. 그는 기동대와 목표물이 있다는 곳으로 갔다. 목표물은 자갈치파가 운영하는 주류도매상의 과장으로 있는 놈이었다. 수혼이 도매상에 들어가 살펴보니 목표물은 40대 초반의 덩치가 큰 사내였다. 수혼은 잠시 사내를 살펴보다 이내 다시 빠져나온다. 도매상에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혼은 소매 속에 들어 있는 검을 확인하고 잠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니 사내가 화장실이 급한 듯 화장실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수혼은 사내의 뒤를 밟아 화장실로 들어갔다. 수혼이 화장실에 들어서자 사내는 막 소변을 끝내고 뒤로 돌아서고 있었다. 수혼의 주먹이 사내의 전중혈(가슴에 있는 사혈)을 향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간다.

“퍽~~~~”
“크윽~~~”

사내는 불의의 일격을 피하지 못하고 가슴을 안고 앞으로 쓰려지니 수혼은 쓰려지는 사내의 옥침혈(뒤통수, 뒷골)을 가격한다. 사내는 거품을 물고 기절해서 바닥에 쓰려지고 수혼은 팔목에 있던 검으로 사내의 다리 힘줄(아킬레스 건)을 끊어버리고 자리를 떠났다.

수창은 사무실에 앉아 영도파 잔당들을 상대하기 위한 작전을 구상 중에 있었다. 영도파는 현재 세력을 형상하며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점조직으로 구성되어 자신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녀석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옛 영도파 구역을 돌아다니며 자신이 파견한 아이들에게 테러를 가하거나 관리하는 업소의 장사를 방해하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수창이 아이들을 이끌고 출동하여 영도파 잔당들을 잡아들어도 몇몇 조무래기만 잡힐 뿐 커다란 성과는 없었다. 더욱이 녀석들은 자신들 조직원 중 한명이라도 잡히면 도마뱀이 꼬리를 끊고 도망치듯 집힌 놈만 내버려 두고 모두 도망쳐버리니 환장한 노릇이다. 며칠 전에도 어떻게 정보를 알아내 영도파 잔당들이 모여 있다는 아지트를 급습했지만 20명 중 10명은 도망치고 10명이라도 잡은 것이 그마나 요즘 들어 올린 최대의 성과였다. 수창 입장에서는 영도파 구역을 포기할 수도 없고 녀석들을 일망타진(一網打盡)하지도 못하고 속만 섞고 있었던 것이다.

수창은 녀석들을 상대할 계획을 짜느라 골치가 아파서 의자에 앉아 있는데, 사무실 문이 열리며 한 놈이 급하게 달려왔다.

“형님.........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데 숨이 넘어가. 천천히 말해봐~ 새끼야.”
“저........저........저기 휘발유형님과 짝귀형님이 당했습니다.”
“휘발유하고 짝귀가 당하다니 무슨 말이야?”
“방금 연락이 왔는데 휘발유형님은 척추가 망가지고, 짝귀형님은 양쪽 아킬레스건이 잘려서 병원에 있다는 연락입니다.”
“뭐야~ 누구에게 당한거야. 십팔~ 자세히 좀 알아보고 보고해 새끼야~”
“알겠습니다.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겠습니다.”

그때 사무실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린다. 수창은 짜증스럽게 전화기를 받으니 수화기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형님~ 큰일 났습니다. 영식이 형님이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영식이는 왜 또~.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말해봐~”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사무실에 있는데 갑자기 날아온 총알에 중상을 입었습니다.”
“뭐야~ 총알~............십팔~ 여기야 미국이냐 총알이 날아다니게, 잘못본거 아니야.”
“아닙니다. 총알이 유리창을 깨고 날아온 흔적까지 있습니다.”
“말도 안돼~ 그럼 저격당했단 말이야.”
“자세한 경위는 파악 중에 있습니다.”

그때 사무실 문을 박차고 한 놈이 뛰어 들어온다.

“형님, 뭉치형님이 당했습니다.”
“넌 또 뭐야~ 뭉치가 당하다니, 뭉치도 저격당했냐.”
“예~ 무슨 말씀인지...........뭉치형님은 골목길에서 다리 힘줄이 잘린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있습니다.”
“이번에는 칼이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왜~ 이런 사건들이 벌어지는 거야..........조직에 비상 걸고 모두들 경비를 강화하라고 해. 아니다. 중간보스들 모두 회의실로 집합하라고 해”

신수창은 조직의 비상연락망을 이용해서 모든 조직원들에게 비상을 걸고 중간간부까지는 모두 회의실로 집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자갈치파 중간간부들은 연락이 되는 간부들부터 서둘러 회의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수혼은 기동대로 하여금 목표물들을 감시하라고 보냈는데 목표물들을 감시하던 기동대로부터 목표물들이 하나둘씩 어디 가를 향해 급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연락은 받았다. 수혼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자신이 처리한 놈이 3명이고, 요키에도 자신이 한만큼 처리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럼 지금까지 자갈치파의 중간보스들이 최소한 6명이상이 당했다는 말이다. 자갈치파 입장에서도 이정도 간부들이 당했으면 당연히 비상을 걸고 회의를 소집했을 것이다. 수혼은 당장 요키에를 따라간 기동대에게 전화를 해서 요키에를 철수시키고 몇몇 기동대에게 자갈치파의 중간 보스들이 모이는 장소까지 미행(尾行)하라고 지시했다.

수혼이 잠시 기다리자 요키에가 버스로 돌아왔다. 수혼은 미행하던 기동대에게 위치를 물어보고 버스를 출발시켰다. 수혼은 달리는 버스에서 영도파의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당장 자갈치파를 대대적으로 공격하라고 명령하고, 호식에게 연락해서 기동대를 이끌고 출동해서 영도파를 돕도록 지시했다.

수혼이 자갈치파가 중간보스들이 모인다는 곳에 도착해 살펴보니 그들의 회의장소는 큰길에 있는 5층 건물 이였다. 수혼의 겉에는 요키에도 있었다. 그녀는 먼저 주위를 살펴보다가 멀리 떨어진 15층 아파트를 가르친다. 수혼이 무슨 의미지 몰라 요키에를 바라본다.

“あの建物で狙い撃ちすること良さそうです.(저 건물에서 저격하기 좋을 것 같아요.)”

수혼이 요키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멍하니 있으니, 요코에 다가와 요키에의 말을 해석해 주었다. 수혼이 요키에가 가르치는 아파트를 바라보니 건물과는 아무리 못해도 1Km이상 떨어진 곳이었다.

“저곳에서 저격이 가능해.”

수혼이 요키에를 보고 물어보고 요코가 수혼의 말을 통역해주니 요키에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요키에의 능력을 잘 모르는 수혼은 반신반의(半信半疑)했지만 요키에는 일급 킬러였다. 그녀에게 이정도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요키에는 잠시 생각하더니 요코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요코는 요키에의 말을 듣고 수혼에게 그녀의 말을 전한다.

“요키에 자신은 아까 동행했던 사람들과 아파트로 가서 망원렌즈를 통해 안쪽을 자세히 살펴보고, 저격 준비가 끝나면 연락하겠다고 합니다. 자신의 자격이 시작되면 아마 안에는 아비구환이 될 것이니 그때를 노려 기동대를 이끌고 쳐들어가라는 말입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좋은 생각이야. 알았어. 그럼 준비 해죠.”

종인은 영도파를 이끌고 해운대구와 금정구를 동시에 쳐들어갔다. 종인은 자신이 겨드린 인원은 삼천 명이 넘지만 500명의 정예병만 선발해서 250명씩 두개 조로 나누어 해운대구와 금정구에 있는 자갈치파 지회를 중심으로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해운대구와 금정구에 있던 자갈치파 지부들은 아침부터 중간 보스들의 피습사건으로 분위기도 뒤숭숭하고 거기에 자신들을 관리하던 중간보스들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니 서로서로 모여 잡담이나 하고 있었다. 금정구의 자갈치파 지부는 대형 나이트클럽 이였는데 그곳에 종인이 이끄는 영도파가 쳐들어왔다. 그들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놀고 있던 자갈치파 조직원을 박살내기 시작했다. 종인이 이끄는 영도파는 각목과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있는데 반해 자갈치파는 맨몸으로 상대하려니 처음부터 상대가 되질 않았다.

해운대구의 자갈치파 지부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자갈치파는 생각지도 못했던 영도파의 기습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이다. 해운대구 지부를 박살낸 영도파는 파죽지세(破竹之勢)로 해운대의 다른 업소를 공격했다. 종인이 이끄는 부대도 금정구의 자갈치파지부를 섬멸(殲滅)하고 주변에 있는 다른 업소들도 공격했다. 호식은 종인이 이끄는 영도파로 부터 연락이 없자 몸이 근질거려서 기동대와 함께 자갈치파의 기장군지부를 박살내고 주변 업소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요키에는 아파트옥상에 올라가 드라구노프(Dragunov)을 조립하고 망원렌즈로 건물을 살펴보았다. 자갈치파의 회의장소는 건물 2층에 있었다. 그들을 확인한 요키에는 탄창에 총알을 장전하고, 탄창을 키웠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그녀는 뒤에 있는 기동대에게 손짓하자 그는 수혼에게 연락했다.

수창는 중간보스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자 회의를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지 알아봤어. 도대체 누가 공격하는 거야. 영도파가 공격하는 거야?”
“아직 정체도 파악되지 않습니다. 병원에 있는 사람들에 의하면 갑자기 날아온 총알에 당했다는 사람도 있고, 젊은 사내에게 당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으로 미루어보아 범인은 한명이 아닌 모양입니다.”
“총이라............우리나라에 총까지 사용하는 조직이 있었던가?”

“쨍그랑”
“윽~~~”

“저격이다. 모두 엎드려..............”

처음 날아온 총알은 가장 상석에 앉아있던 수창의 어깨를 관통하고, 연이어서 바로 옆에 있던 녀석의 어깨에도 총알이 박힌다. 사람들은 모두 놀라 책상 밑으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총알이 눈을 달린 듯이 한 녀석의 어깨를 관통해 버린다.

수혼은 저격이 시작되자 기동대를 이끌고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수혼이 가장 선두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니 문을 지키는 녀석들이 보였다. 그놈들은 많은 사람들이 손이 무기를 들고 쳐들어오자 선두에 있던 수혼에게 달려왔다. 수혼의 몸이 달리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날아오르며 음양각을 실천하니 화려한 발그림자가 녀석들을 향해 날아갔다. 녀석들은 눈앞에서 어지러이 날리는 그림자들을 피하지 못하고 가슴에 어깨를 적중당하더니 달려온 속도보다 더 빠를 속도록 뒤쪽으로 날아가 둔탁하게 벽에 부디 친다. 수혼은 공중에서 몸을 한바퀴 회전하더니 문을 향해 음양각을 날린다.

“쾅~~~”

문은 수혼의 음양각에 박살나며 뒤쪽으로 날아가고, 기동대는 문을 통해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요키에는 탄창을 갈아 끼우고 다시 조준해보니 자갈치파 회의장에 기동대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일단 저격을 중단하고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회의장에 들어온 기동대는 쇠파이프로 책상 밑에 엎드려 있는 자갈치파 중간보스들을 복날 개잡듯이 잡아 팬다.

“야~ 이 새끼들은 또 뭐야. 다들 일어나서 공격해. 어서~............윽~~ 이런 십팔~”

수창이 책상에서 일어나며 소리치는데, 다시금 총알이 날아와 수창의 어깨에 박힌다. 자갈치파의 중간보스들도 수창의 모습을 보았는지라 감히 고개도 들지 못하고 바닥에 바짝 엎드린다. 하지만 엎드린다고 괜찮은 것이 아니다. 기동대가 엎드려 있는 녀석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혼은 자신이 나설 필요도 없다 싶어 한쪽으로 물러났다.

“모두 죽이지는 말고 다리나 팔 하나씩만 절단내버려. 대신 반항하는 놈들은 특별히 양쪽 다리를 망가트려........................야야~ 빨리빨리 처리해~ 배고프다.”

“퍽.......퍽.........퍽”
“크아악~”

사무실은 지옥 같은 아비구환이 되고 있었다. 기동대의 무자비한 쇠파이프가 엎드려 있는 자갈치파 보스들의 다리와 팔을 노려니, 그들은 팔이 부려지고 다리가 바스라진다. 수혼은 창가를 바라보고 손을 흔들었다. 요키에게 철수하라는 의미다. 요키에는 수혼의 손짓을 보고 총을 분해한 다음 옥상을 내려왔다.

“대충 끝난 것 같으니 우리도 철수한다. 다들 가자~”
“야~ 이 새끼들아 너희들 누구야.”
“우리..............영도파~~~. 아마 지금쯤이며 해운대하고 몇 군대도 당신들처럼 당하고 있을 거야. 자자~ 가자.”

수혼은 기동대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수혼과 기동대가 밖으로 나오니 마침 요키에 일행도 택시를 타고 버스에 도착한 상태였다. 수혼은 기동대와 요키에 일행을 태우고 유유히 살아졌다.

“형님~ 형님~ 야~ 새끼들이 당장 병원에 연락해.”

수창은 양쪽 어깨를 모두 관통당해서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으~~ 영도파라고.................그 새끼들이 언제부터 다시 뭉친 거지. 뭐해~ 새끼들아 모두 일어나”

수창이 힘들게 일어나 외쳐보지만 대부분 다리가 망가진 녀석들은 쉬게 일어나지 못하고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수창은 기가 막힌다. 하루라는 짧은 기간에 자갈치파의 중간보스들이 모두 당한 것이다.

종인이 이끄는 영도파는 해운대를 정리하고, 바로 연재구를 공격해 들어가고, 또 다른 세력은 금정구를 정리하고 바로 동래구로 진격했다. 호식이 이끄는 기동대도 기장군의 주요 업소를 박살내고 빠른 기동력을 이용해서 북구로 진격했다. 하루 밤 사이에 옛날 영도파가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지역을 공격한 것이다.

다음날, 부산뉴스에서는 밤사이 벌어진 밤의 전쟁에 대한 뉴스가 나왔다. 밤사이 기장군, 해운대구, 수영구, 북구 등에서 조직폭력이 전쟁을 버렸다는 짤막한 뉴스였다.

수혼이 머물고 있는 콘도에 아침 일찍 종인이 찾아왔다. 그는 밤부터 새벽까지 많은 전투를 치렀지만 조금도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형님...........감사합니다.”
“내게 감사할게 뭐있어. 동생이 수고했지.”
“아닙니다. 형님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승리는 없었을 겁니다.”
“뭐~ 대수롭지 않은 일이야. 이제는 우리가 없어도 영도파를 유지하는데 지장 없을 거야. 어제 자갈치파의 중간보스들이 대부분 박살이 나거든.”
“하하하~ 저도 들었습니다. 모두들 병신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자갈치파의 중간보스들이 망가졌으니 자갈치파는 한동안 힘을 쓰지 못할 겁니다. 그사이 우리는 옛날에 가지고 있던 구역을 정비하고 조직의 힘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음~ 그럼 이제 우리는 서울로 돌아가야겠군.”
“예~ 바로 돌아가시겠단 말씀입니까? 저희들에게 대접할 시간이라도 주셔야죠.”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어. 동생은 구역도 정비해야 되잖아. 우리도 서울에 올라가서 갈치 파를 상대해야 돼. 나중에 부산이 정리되면 정식으로 초대해. 그때는 우리 신나게 즐겨보자.”
“알겠습니다. 오늘 떠나실 겁니까?”
“아침 먹고 출발할 거야. 동생............어쩌면 검찰이나 경찰에서 어제 사건에 대해 조사할 거야.”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 일은 우리 영도파가 했다고 하겠습니다. 형님이나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겁니다.”
“그래~, 그리고 꼭 검찰이나 경찰 쪽에 힘을 쓸 일이 있으면 내게 연락해. 알았지.”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부산검찰청이나 경찰청에 인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민은 아침에 수창의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수창과 자갈치파 중간보스들이 모두 병원에 입원하고 옛날 영도파가 가지고 있던 구역을 모두 빼앗겠다는 것이다.

“형님 자세히 말씀하세요. 어떻게 된 겁니까?”
“영도파 놈들이 다시 뭉쳐서 공격했어.”
“아니 그런 피라미 같은 놈들에게 당하셨단 말씀입니까?”
“피라미가 아니야. 녀석들은 킬러까지 동원했단 말이다. 하여튼 중간보스들이 대부분 당해서 조직이 엉망이 됐어. 그나마 영도파 놈들이 옛날 자신들의 구역만 공격하니까 망정이지 지금이라도 우릴 공격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져.”
“그럼 형님은 한동안은 부산을 떠날 수 없겠군요.”
“미안하다. 이젠 널 도와주고 싶어도 네코가 석자야..........천랑파는 요즘 조용한 모양이지.”
“예~ 놈들도 저번에 상당한 피해를 보아서 조직을 정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동생..........이만 끊고........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형님 많이 다치신 것 같은데, 빨리 회복하세요.”

성민은 수창과 좋은 말로 전화를 끊었지만 속은 말이 아니었다. 이제는 형님의 도움도 바랄 수 없다. 이제 천랑파의 공격을 무엇으로 막는단 말인가? 성민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갔다.

“아버지.........조금 전에 형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부산에 문제가 생겼다는 군요. 그래서 앞으로 절 도와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이냐. 갈치파도 도와주지 않고, 자갈치파도 도와줄 수 없었다. 천랑파의 공격을 무엇으로 막아.”
“천랑파도 우리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갈치파도 상대해야하니 막무가내로 공격해 오진 못할 겁니다.”
“언제까지 눈치만보며 살수는 없지 않느냐.”
“그래서. 저번에 아버님이 말씀하신 그 사나이를 데려올까 합니다.”
“그...........전설의 사나이 말이냐. 그는 갈치파와도 연관이 있는 사람인데.......”
“사정이 급합니다. 저도 웬만하면 그를 부르지 않으려 했지만...........당장 지금이라도 천랑파가 쳐들어오면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하긴 그에게 갈치파를 공격하라는 것도 아니고, 천랑파를 상대해 달라는 것이니 거절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 언제 출발할 것이냐.”
“이왕 마음을 굳혔으니 지금 당장이라도 내려가야죠. 제가 그를 잘 모르니 아버님도 함께 가셔야 합니다.”
“알았다. 내 준비하마.”

성민은 바로 준비를 끝내고 전라도 송광사로 출발했다.

수혼과 기동대는 짧은 부산생활을 접고 서울로 출발했다. 수혼은 부산에서의 일에 만족했다. 이제 영도파가 견제하고 있는 이상 자갈치파가 서울 일에 간섭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것으로 연합군 중 자갈치파는 정리가 끝났으며 자신들은 영도파라는 지원세력까지 얻을 수 있었다.

ps : 오늘은 조금 짧네요. 그래도 이야기가 끊어지니 이것으로 끝내고, 다음 편부터는 성민을 정리하겠습니다.
ps : 밑에 있는 낭만폐인님의 글을 올려드립니다.

낭만폐인 : 붉은미르님을 비롯한 여러 작가님들과 함께하는 카페 http://cafe.sora.net/romantic/ 낭만을 꿈꾸는 사람들 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해 주세요. 야설카페는 아니구요. 그냥 두런두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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