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꿈꾸는 늑대 85부
서울에 도착해서 호텔로 돌아온 요키에는 두개의 가방을 던져두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간 그녀는 욕조에 물을 받고 물속에 약간의 향로와 꽃가루를 뿌렸다. 그녀는 일본에서부터 하루에도 몇 번이나 목욕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결벽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무척이나 불후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다. 어린시절 자신의 기억은 지긋지긋한 고아원 생활부터 시작된다. 고만고만한 아이들 틈에서 그녀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혼자서 멍하니 혼자 있길 좋아하는 지저분한 꼬마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고아원을 찾아온 노인 하나가 자신을 입양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꿈에 부풀어 노인을 따라갔지만 노인을 따라간 곳은 고아원보다 지독한 지옥(地獄)이였다. 그녀를 입양한 노인은 인자문의 문주였으며 인자문에서 20명이 넘는 또래들과 지옥 같은 살인훈련을 받아야 했다. 그곳에는 인간사에 흐르는 정(情)도 인정되지 않았다. 같이 훈련받는 아이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경계해야 했다. 내가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상대방의 칼날이 내 목을 노리는 지옥 같은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들 중 문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아이는 단 2명에 불과했다. 그녀는 살아남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했다. 잠도 편히 자지 못하고 향상 검을 품에 안고 살아야 했다. 그나마 다 같이 훈련받는 시간이 그녀에게 주어진 달콤한 휴식 이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 목욕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녀는 여자이길 포기했고 인간이길 포기했다.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 밥 먹던 동료를.........목욕하던 동료를.......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동료를........그들이 순간적으로 방심하면 그녀의 칼이 그들을 용서치 않았다. 그녀의 나이 18살 때 그녀와 함께 훈련했던 아이들 중 살아남은 사람은 그녀를 포함해 1명이였다. 나머지 아이들은............살아남은 그들의 손에 모두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들 두 명에게 인자문 문주는 2개의 길을 제시했다. 인자문에 남아 문주가 되는 길과 아마모토조의 킬러가 되는 길............인자문 문주는 두개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아마모토조의 얼굴 없는 킬러.......그리고 인자문의 문주............그녀는 미련 없이 인자문을 떠났고, 아마모토조의 얼굴 없는 컬러가 되었다. 그 후 그녀는 인자술 뿐만 아니라 사격 및 폭탄에 대한 기술을 따로 배우며 5년 동안 아마모토조에서 지옥혈녀(地獄血女)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수많은 살인명령을 수행했다.
그녀에게 있어 이 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자신의 불후했던 어린시절을 보상받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녀는 최고만을 고집했다. 지저분한 어린꼬마였던 자신을 백조로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는 조직에서 지급되는 돈을 자신을 위해 투자했다. 옷, 보석, 화장품 등 그녀는 최고급만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가꾸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젠 지겹다. 요즘 들어서 자신에게 무사로써의 자긍심도, 무사의 혼도 살라지는 느낌이다. 자신은 명령만 떨어지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사람을 죽이는 기계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한국에 와서 그녀는 참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한 남자에 대해 조사했다. 수혼이란 남자...........천랑이라 불리며 밤의 전설이 된 남자..........그 남자를 한번 보았다. 자신이 죽어야할 남자. 자신의 조사에 의하면 그는..............진정한 무사이며, 사랑과 의리를 아는 진정한 사나이였다. 요키에는 머리를 흔들고 비누거품을 만들어 몸에 바른다. 그녀는 머릿속에 수혼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건 그녀의 습관이다. 자신이 죽어야할 대상을 머릿속에 각인(刻印)시켜야 한다. 그의 행동양식, 말투, 성격 심지어 세세한 습관까지 기억해야 한다. 살수는 상대방보다 상대방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나.........수혼처럼 고수인 경우는 그 준비과정이 보다 철저해야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에 생각해 본다. 왜 이런 것일까? 이런 경우는 없었다.
그녀는 욕조에서 나와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에는 차가운 한기가 흐르고 오뚝한 콧날에 입술은 한일자로 굳게 다물어져 있다. 얼굴 근육들이 탁탁하게 굳어 있는 것이 평생 울거나 웃어본 적도 없는 인형 같은 모습이다. 그녀의 몸매는 기름기하나 없이 매끈하다. 그녀의 몸매만큼은 23살꽃다운 나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살짝 돌아본다. 그녀의 등.............검은 용이 문신되어 있었다. 용은 손에 여의주를 들고 그녀의 등에 잠자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용의 꼬리 부분이 그녀의 오른쪽 어깨까지 이어진 것이다. 용의 꼬리 부분을 자세히 보면 그곳에 육(六)이란 숫자가 교묘하게 숨어 있었다. 육(六)이란 숫자를 보면 그녀의 아픈 기억이 생각난다. 자신은 인자문에서 육호라 불렸다. 요키에는 겨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보다가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샤워기에서 떨어진 물줄기가 그녀의 얼굴을 때리고 몸을 지나 젖가슴 사이로 흘러내린다. 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다시 거울을 본다. 역시나 표정 없는 얼굴 그리고 그런 얼굴과 대조적으로 너무나 유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담배하나를 물었다. 담배연기가 그녀의 입속에서 빠져나와 동그란 원을 만든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원의 중앙을 찌른다. “휘~이~익~” 손가락은 담배연기가 만들어낸 원을 뚫어버리고 지나가지만 담배연기는 넓게 원을 만들뿐 흩어지지 않는다. 상대방의 급속을 노려 한번에 절명시키는 초식...........그녀는 슬며시 손을 내리며 머리를 짚는다.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하다. 가벼운 장난조차도 살초가 나오는 자신이다.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 감정 없는 살인기계란 말인가? 그녀는 테이블에 있던 잔을 들어 벌컥거리며 마신다.
성민은 독한 양주를 병째 마시고 있었다. 종로에서 무사히 돌아 온 사람은 30명이 넘지 않았다. 자신이 끌고 간 500명 중에서 자신을 포함해서 겨우 27명만이 돌아온 것이다. 당해도 너무나 처참하게 당했다. 이번 종로 공격에 참여한 병력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아이들 중에서도 정예병에 속하는 아이들이다. 성민은 의자에 주저앉으며 병을 들어 입속에 부었다. 청니는 안방에서 문틈사이로 성민을 훔쳐보고 있었다. 그녀는 성민이 너무 무서워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했다. 성민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표정은 곧이라도 누굴 죽일듯한 살기를 품고 있었다. 청니는 한숨을 쉬고 문을 닦는다.
수영은 성민파와 천랑파의 종로 전투소식과 결과를 보고 받았다. 성민파가 천랑파에 크게 당할 것으로 예상은 했다. 천랑파는 성민파의 반격을 예상하고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성민은 그것도 생각지 못하고 천랑파를 공격했으니 반격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성민파의 피해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피해가 심각했다. 500명의 정예병중 일부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부상을 당하거나 포로가 되었다. 이건 성민파 입장에서도 결코 가벼운 피해가 아니다. 성민파의 피해도 문제지만 이번 사건으로 더욱 큰 문제는 천랑파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반대로 성민파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성민파의 패배는 곧 연합군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영은 자신들도 서서히 움직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성민파가 없어지면 천랑파를 갈치파 혼자 상대해야 한다.
수혼은 저택에 돌아와 비어있던 건물에 잡아온 포로들을 감금시키고 기동대를 쉬도록 조치했다. 이번 싸움으로 성민파나 갈치파의 기세가 한풀 꺾였을 것이다. 이제 급한 불을 껐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싸움이다. 수혼이 저택으로 들어가자 요코가 기모노차림으로 현관바닥에 앉아 자신을 맞이한다. 수혼은 그녀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요코. 그냥 편하게 해. 무릎 꿇고 인사할 필요는 없잖아.”
“이건 일본전통입니다. 수혼씨는 전장에 나가셨는데 아무런 도움도 못 드리고........이렇게 수혼씨의 무사를 빌어야죠.”
수혼은 아차 싶었다. 자신은 쌍둥이 자매와 링링만 대동하고 갔었다. 그건 요코가 싸움터에서 혹시라도 다칠까 걱정되어 그리한 것이지만 요코에게는 그게 섭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수혼은 요코의 어깨를 잡고 살짝 당기니 요코가 수혼의 품에 안겨왔다.
“걱정했지. 요코만 혼자 두고 가서 미안해~”
“아니에요. 전 가봤자 도움도 못되고 짐만 될 테데요 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집에서 수혼씨를 기다리며 수혼씨가 무사하기만을 빌 뿐이죠.”
그때 쌍둥이 자매와 링링도 현관으로 들어온다. 요코는 부끄러운지 수혼의 가슴을 밀치고 수혼의 품을 벗어나려하지만 수혼은 팔에 힘을 주고 요코를 놓아주지 않았다.
“가만있어. 부인들.......오늘은 요코와 잘께. 불만 없지.”
“쩝~ 요코가 제일 사랑스러운 모양이죠. 알았어요. 두 분이서 오붓한 시간 보내세요.”
미희가 빙긋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자 미나와 링링도 빙긋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휴~ 부끄럽게..............수혼씨 나빠요.”
“하하하~ 요코가 사랑스러워서 그러지..........자자~ 우리도 들어가자. 오늘은 요코 방에서 잘까? 참 나 배고프다 우리 밥부터 먹자.”
“예~ 씻고 나오세요. 그동안 제가 식사준비 할게요.”
“고마워 요코..........요코가 이렇게 집에 지켜주니 집에 들어오면 포근하고 좋아.”
요코는 얼굴을 붉히더니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 버린다.
수혼은 그날 밤 요코의 방에 들어갔고, 요코는 수혼의 품에 안겼다.
요키에는 두개의 가방을 앞에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하나의 가방에는 인자문의 무기들이 들어있고 다른 하나에는 총이 들어있다. 자신은 언제부터인가 인자문의 무기보다는 총을 사용해 왔다. 총이란 참 편리한 무기다. 멀리서 조준하여 방아쇠만 당기면 그만이다. 수혼이란 인물을 조사하며 느낀 것은 그를 죽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돌아와 저택에서 나오는 일이 없다. 더욱이 그가 살고 있는 저택은 허허벌판에 위치하고 있어 저격에 필요한 위치선정도 힘들다. 만일 저격이라는 방법을 선택한다면 저택과 몇 백 미터 떨어진 야산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에 있는 그를 저격한다는 것도 무척 힘들 것이다. 또한 자신은 요코님을 저택에서 모시고 나와야 한다. 요코님은 저택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마 수혼이란 사내가 저격을 받는다면 저택의 경비는 한층 강화될 것이다. 과연 저택의 경비를 따돌리고 요코님을 안전하게 모시고 나올 수 있을까?
요키에는 다시 담배를 한대 물었다. “수혼을 죽이고 요코님을 구출한다.” 생각해 보면 요코님을 구출하다는 표현도 웃기는 일이다. 요코님은 자신의 선택으로 그의 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요코님은 진정 그 사내를 사랑하고 있다. 자신은 사랑이 뭔지 모른다. 가슴이 사막처럼 메말라 사랑이란 말을 한다는 것조차 어색하다. 요키에는 담배연기를 깊이 빨아들이고 휴~하고 토해낸다. 자신도 요코님을 몇 번 본적이 있다. 요코님은 너무나 아름답고 천진난만한 여인 이였다. 자신과는 비교할 수조차도 없는 신분을 가진 여인 이였다.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여인 이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하고 한 남자를 선택했다. 돈, 명예, 권력이란 달콤한 유혹도 사랑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처음이다. 어른의 명령에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는다.
요키에는 총이 든 가방을 한쪽에 던져버리고 인자문의 도구가 든 가방을 열었다. 사사기 사부는 자신도 존경하는 선배다. 그 선배가 수혼이란 사내를 인정했다. 요코님도 그를 사랑한다. 자신도 그를 알고 싶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싶다. 사사기 사부가 인정할 정도로, 요코님이 목숨처럼 사랑할 만한 상대인지 확인해 보리라.
그녀는 도구를 확인하고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호텔 카운터에 부탁해서 차를 한대 빌렸다. 그녀는 가방을 차안에 던지고 일산으로 향했다.
수혼은 기동대에게 이틀간의 휴식을 주었고, 이틀 동안 성민파 포로들을 신문하며 성민파에 대해서 자세히 파악했다. 수혼은 포로들의 신문과정에서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정보를 알아냈다. 성민파는 대부분 부산 출신들인데 부산 영도파를 흡수하며 성민파가 되었던 사람들이다. 성민은 그들을 이끌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그중에 몇 백 명이 행방불명(行方不明)되었다는 것이다. 포로들 중 그들의 행방을 알고 있는 놈이 있었다. 그들은 모종의 장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수혼은 번쩍하며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얼마 전부터 성민의 주위에 있어야할 심복들이 보이지 않았다. 창만, 지산, 영석이란 불리는 놈들.............저번에 강철파에 잡혀 사람구실 못하게 만들었지만 그들은 성철파 당시부터 조직원들의 교육을 담당하던 인물들이다. 아마도 그들이 모종의 장소에서 또 다른 특공대를 교육시키는 모양이다. 성민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성민은 다음날 마음을 진정하고 자신이 가진 패를 생각해 보았다. 부산에 있는 자신의 의형, 모종의 장소에서 훈련시키고 있는 특공대,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말씀하시던 전설의 사나이가 자신이 가진 패다. 자신이 특공대를 만들고 조련시키는 것은 천랑파를 상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천랑파을 몰아낸 후 갈치파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할 패였다. 하지만 천랑파를 상대함에 있어 천랑파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천랑파는 강철파와 비교해서 절대 아래가 아니다. 성민은 끊어 오르는 분노를 죽이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보았다.
밤이 깊은 시간에 일산 외곽을 달리는 차가 있었다. 요키에는 오늘로써 다섯 번째 이 길을 달리고 있다. 천랑파의 저택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첫날은 멀리서 저택을 관찰만 했고 둘째 날은 저택의 주위를 맴돌았다. 처음에는 저택을 경계하던 보초들이 자신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았지만 삼일동안 같은 시간에 똑같은 행동을 하자 보초들도 차츰차츰 의심을 눈초리를 겨두었다. 이것을 병법에서 무중생유(無中生有)나 만천과해(瞞天過海)로 해석할 수 있다.
작가 주 : 만천과해(瞞天過海)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 넌다. 라는 뜻으로 쉽게 해석을 하면 사람들은 일상적인 일, 향상 있는 일에 둔감함으로 그 허점을 노린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향상 똑같은 시간에 은행에 신문을 배달하는 사람을 누가 의심하겠는가? 그 사람이 은행 강도로 돌변 한다면 속절없이 당하게 된다.
* 무중생유(無中生有) 지혜로운 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는 뜻이지만 일종의 기만전술로 성동격서와 비슷한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성격격서가 전쟁을 시작하기 전의 기만전술이라면 무중생유는 전쟁의 와중에 행하는 좀더 고차원적인 기만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요키에는 저택 앞을 지나친다. 하지만 보초들은 그녀의 차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저택의 뒤쪽으로 돌아가 차를 세웠다. 이곳은 보초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이다. 그녀는 차안에서 옷을 벗었다. 잠시 만에 알몸이 된 그녀는 검은 장속을 입고 머리에 두건을 했다. 그리고 조도와 수라 검 그리고 표창들을 검은 장속에 갈무리 했다. 저택에 침입해서 물을 건널 일은 없으니 게타와 미즈구모는 필요 없을 것이다. 그녀는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가죽신발을 신고 신발 끈을 동여맸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저택의 높은 담에 검은 그림자가 날아올랐다. 그림자는 담을 넘어 고양이 같은 몸놀림으로 가볍게 착지하더니 어둠을 찾아 담 밑으로 몸을 숨긴다. 요키에는 정원의 구조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몇 칠 동안 저택을 감시하며 정원의 구조를 파악해 두었다. 그녀는 정원에 심어진 나무 그림자 사이로 몸을 숨기며 저택까지 접근했다. 저택은 늦은 밤이라 조용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가 손목을 살짝 비틀자 손에서 조도가 튀어나온다. 그녀는 조도를 이용해서 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수혼과 부인들은 5층에서 생활한다. 아마 지금도 5층에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일단 옥상까지 올라간 다음 발등으로 담에 매달려 오층에 있는 창문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그중 가장 크고 화려한 방이 수혼의 방일 것이다. 그녀는 수혼의 부부 침실을 확인했다. 아직 실내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창문을 흔들어보니 다행이 잠기진 않았다. 아마 여름이라 창문을 잠그지 않은 모양이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방은 무척이나 넓었다. 창가에 10명은 누워도 충분할 것 같은 침대가 있고, 중앙에 소파가 있었다. 벽에는 고풍스런 그림들과 전자제품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녀는 한참 고민하다가 천장으로 날아올라 조도를 천장에 박고 박취처럼 매달렸다. 이제 수혼을 기다리면 된다.
수혼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사방신과 성민파 포르들에게 들었던 정보를 토대로 갈치파연합군을 상대할 계책을 만들고 있었다. 그동안 몇 번의 전투로 성민파에게 피해를 주기는 했지만 아직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것은 아니다. 성민은 비밀리에 특공대를 훈련시키고 있고, 아직 자갈치파와 갈치파는 건재하다. 아마 성민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자갈치파에 도움을 청하는 한편 비밀리에 양성하고 있는 특공대도 끌어낼 것이다.
몇 칠 간의 공격으로 확인한 결과 연합군은 유기적인 협력체재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면 자신들이 광진구를 공격했을 때 갈치파의 강남지부나 서초지부가 지원 나와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성민파가 공격당하고 있어도 강 건너 불구경으로 일관했다. 그것을 보면 연합군 사이에 서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존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걸 잘만 이용하다면 자신의 처음구상과 같이 연합군을 각개 격파할 수 있을 것이다. 수혼은 일단 성민파를 제거대상에 올리고 성민파를 상대할 계책에 고민해 보니 일단 급선무는 성민이 비밀리에 양성하고 있는 특공대를 찾아내 특공대를 부셔 버리는 일이 급선무 같았다. 포로들은 특공대가 훈련받고 있는 위치가 경기도 일대의 야산이라고 했다. 내일부터라도 당장 조직원을 풀어 경기도 야산을 수색하기로 결정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12시가 넘고 있었다.
수혼은 집무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침소로 향했다. 복도를 걸어오다 링링과 요코의 방문을 열어보니 둘 다 피곤하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수혼이 막 쌍둥이 자매 중 미나의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요코의 방문이 열리며 요코가 걸어 나왔다.
“쉬~ 그냥 두세요. 언니들 잠들었어요. 언니들 쌍둥이라서 그런지 동시에 생리하는 거 있죠. 지금 신경이 날카로우니까 문 열지 마세요.”
“어~~ 깼어. 근데 예민해 지다는 무슨 말이야.”
“문소리에 깼어요. 그리고 수혼씨는 여자에 대해 그렇게 몰라요. 여자들 중에 생리할 때 애민해지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 쩝~ 할 수 없지. 링링도 자는 모양이야.”
“예~ 산에서 습관 때문인지.........10시만 넘으면 잠들어요.”
“그렇군. 요코만 깨어 있네. 할 수 없지. 우리 같이 가자.”
“순~ 엉터리. 기분 나빠요. 혼자 주무세요.”
“예이~ 삐졌어. 이리 와봐~”
수혼이 요코의 팔을 잡고 당기자 요코는 피식 웃으며 수혼의 품에 안긴다. 수혼은 요코의 입술에 키스를 했고 요코는 입을 벌려 수혼의 혀를 받아들인다. 두 사람의 혀가 엉키고 요코는 몸이 뜨거워진다. 수혼은 요코의 기모노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녀는 기모노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수혼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수혼은 그녀의 매끈한 다리를 애무했다. 요코는 창피한지 치마 속으로 들어간 수혼의 팔을 잡더니 입술을 땐다.
“하이.........하이...........우리 들어가요.”
“응~”
수혼은 요코의 어깨에 팔을 두르더니 허리를 숙여 다른 팔로 요코의 다리를 안아 번쩍 들어올린다.
“무슨 짓 이예요.”
“쉿~ 조용~...........요코가 예뻐서 그래.”
“아이~ 부끄럽게”
요코는 싫지 않은 듯 수혼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수혼은 요코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은 어두웠다. 수혼은 불을 키지 않고 요코를 안고 침대에 쓰려졌다.
요키에는 문이 열리자 숨소리까지 죽었다. 드디어 목표물(?)이 나타났다. 한데 혼자가 아니다. 그의 품에 한 여인이 안겨 있었다. 어둠에 눈이 익은 요키에는 여인이 기모노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모노...............일본 여인들이 입는 복장이 아닌가? 요키에는 침대에 쓰려지는 여인의 얼굴을 보았다. 다행이 여인은 눈을 감고 있었기에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한데............그 얼굴은 자신이 모시고 나가야 할 요코님이 아닌가? 요키에 순간적으로 놀라 하마터면 천장에서 떨어질 뻔 했다.
수혼은 요코를 세로로 눕게 하고는 기모노 뒤쪽부분에서 다떼지매끈의 끝을 빼내고 끈의 매듭부분을 살짝 풀렸다. 수혼은 요코가 기모노를 입고 있어 기모노에 관한 책을 읽어보았다. 수혼은 매듭을 풀고 등에 달린 코시히모을 때어내고 다떼지매끈을 풀었다. 요코도 수혼을 도와 허리를 살짝 들어주니 다떼지매끈이 풀리며 기모노의 좌우가 벌어지며 나가쥬반이 나타난다. 수혼은 요코를 반듯하게 눕히고 기모노를 좌우로 벌린 다음 나가쥬반에 묶인 다떼지매끈을 풀었다. 나가쥬반에 묶인 다떼지매끈까지 풀어지니 기모노가 좌우로 벌어지며 요코의 탐스러운 알몸이 모습을 나타냈다. 요코는 전통 기모노차림이라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다.
작가 주 : 다떼지매끈(기모노 허리에 두르는 폭이 넓은 끈)
* 코시히모 (허리를 묶는 폭 3cm정도의 끈, 기모니 뒤에 나비처럼 장식된 끝이다.)
* 나가쥬반(기모노속에 입는 일종의 속옷)
“하이.........수혼씨. 잠시만.........”
요코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혼을 눕게 하더니 자신이 수혼의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수혼의 남방단추를 풀고 남방을 벗겨내고 밑으로 내려와 수혼의 바지까지 벗겼다. 수혼은 요코의 모습이 너무나 자극적으로 보였다. 기모노가 요코의 몸을 가리고 있지만 그녀의 움직임에 기모노가 벌어지며 아름다운 난신이 살짝 살짝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코는 수혼의 팬티를 벗기니 수혼의 자지가 하늘을 향해 건들거린다. 요코는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 수혼의 자지를 잡아 천천히 흔들어 주었다.
“요코.........아~ 오늘은 요코가 해주는 거야.”
“치~ 수혼씨도 바라고 거죠.”
요코는 자지를 잡은 손을 상하로 움직이더니 고개를 숙인다.
요키에는 천장에 매달려 수혼과 요코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요코 보고 잠깐 놀랐지만 그 후로는 결정적인 기회를 노리며 두 남녀의 모습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교육 받았고 그 교육 중에 남녀간의 성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의 손에 죽어간 동료 중에는 성행위 중에 죽는 동료들도 포함되어 있었고, 그녀가 5년 동안 죽인 상대 중에서도 여자 몸 위에서 자신의 검에 죽은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자신이 지켜보는 남녀 중 한명이 요코라는 사실은 그녀에게 작은 충격을 준다. 그녀는 숨을 죽이며 자신의 몸의 세포들을 하나하나 긴장시키며 수혼의 허점을 찾고 있었다.
요코는 자지를 입에 넣고 깊이 넣어본다. 자지 끝이 목젖을 건드리며 약간의 구토를 느끼지만 그대로 목적 넘어 목구멍까지 자지를 가득 채운다. 수혼은 자지를 목구멍의 근육들이 조이자 살며시 상체를 들어 요코를 본다.
“쩝~~~ 쩝 흡......흡.........음.........흡.”
“아~ 요코 그만~..........요코가 누워봐~”
수혼은 요코를 일으켜 세운다음 요코의 어깨에 걸린 기모노를 벗긴다. 기모노는 요코의 어깨를 미끄러지듯 흘러내려 침대에 떨어졌다. 수혼은 기모노를 침대에 넓게 펼치고 요코를 위에 눕힌다. 요코는 약간 부끄러운 듯 얼굴을 돌리고 누웠다. 수혼은 요코의 다리를 활짝 벌리고 가랑이 사이에 앉았다. 수혼은 보지 털을 고르더니 그녀의 대음순을 살며시 벌리고 얼굴을 가져가 혀로 핥다주었다.
“하흑~ 수혼씨. 하이..........하이........사랑해요.”
“쩝.........쪽오옥.........요코 사랑해”
요키에의 몸에 땀이 흐른다. 두 남녀의 신음소리가 귀가에 윙윙거리며 숨이 가빠진다. 절대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인자에게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지금 침대에는 요코님이 자신을 활짝 개방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죽어야 할 남자는 요코님을 유린하고 있다. 아니다. 그게 아니다. 요코님은 진정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고, 남자 또한 요코님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은 자신이 죽어야 할 사람이고, 한사람은 자신이 구출(?)해야 할 사람이다. 요키에는 입술을 깨물었다. 한 가지만 생각하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자. 요키에는 자신에게 다짐하며 잡념을 떨치기 위해 노력했다.
수혼은 요코의 클레스토스를 입술로 깨물며 그녀의 다리 곡선을 따라 손으로 애무했다. 요코의 허리가 휘어지더니 다시 내려오며 엉덩이가 올라온다. 수혼은 그녀의 위로 올라와 요코의 젖가슴을 한입 가득 베어 물었다. 그녀의 다리는 수혼의 허리를 감는다. 수혼은 입속에 들어온 젖꼭지를 혀로 돌려주며 이빨로 살며시 깨물어 준다.
“헉~ 아흑~ 수혼씨. 아파~ 살살~ 하흑~ 하이..........하이...........음.........헉~”
수혼의 손이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더니 요코의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집에 넣어 흔들어준다. 요코는 팔을 내려 수혼의 자지를 잡더니 자신의 보지로 인도했다.
“수..........수혼씨. 아..............아아아아흑~ 제발..........수혼씨”
“쩝~.......어떻게 해죠.”
“하흑~ 제발.......수혼씨...........아아아아앙......하........하~”
“말을 해야지.”
“음~ 나빠요. 보지에 넣어 주세요. 아흑~ 제발.........수혼씨~~”
수혼이 손가락을 빼니 요코는 자지를 자신의 속으로 집어넣었다. 수혼은 깊이 들어가지 않고 자지의 삼분의 일만 들어가도록 조절하며 빠르게 움직인다. 요코는 수혼의 등에 팔을 감고..........요코의 손톱이 수혼의 등을 파고든다.
요키에는 입고 있는 장속이 척척하게 젖을 정도로 땀이 흐르고 있었다. 두 남녀가 발산하는 열기에 자신의 몸까지 타는 듯하다. 요키에는 오른팔의 조도를 빼고 가슴에서 풍차형의 표장을 꺼낸다. 조금만.............조금만 더 기다리자.
수혼은 요코의 엉덩이를 두 손을 받치고 자지를 깊이 밀어 넣었다. 요코는 조금씩만 들어오던 자지가 단번에 질벽을 가르면 깊이 들어오니 짜릿한 느낌에 수혼의 잡고 있던 팔에 힘을 준다. 수혼은 그녀의 엉덩이를 받치고 허리를 상하좌우로 돌리니 자지는 질벽을 원을 그리며 자극하고 요코의 다리는 수혼의 다리를 감는다.
“하흑~ 수혼씨 깊이.......아흑~~~ 조금만 더~~~”
요키에는 요코의 팔과 다리에 수혼이 엉키자 손에 들린 표창을 수혼의 대추(목 뒤에 있는 혈도), 신도(등에 있는 혈도), 지실혈(등 뒤 허리에 있는 혈도)을 향해 날린다. 표창은 바람을 가르며 수혼을 향해 날아갔다.
수혼은 요코을 안은 상대에서 몸을 굴리며 바닥에 깔려있던 기모노를 위로 던졌다. 표창들은 기모노를 뚫고 침대에 박힌다. 수혼은 몇 바퀴 더 굴려 침대를 벗어난다. 수혼은 동물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 오랜 기간 산에서 생활하며 짐승들을 사냥하며 살았다. 또한 요즘 들어서 갈치파연합군과의 대결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요코와 방에 들어왔을 때 몸의 세포들은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요즘 들어서 신경이 날카로워 자신이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감각기관들이 계속해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요코의 신음소리에 묻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요키에는 수혼이 금선탈각(金蟬脫殼)의 수로 위기를 벗어나자 천장에서 수혼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리며 조도의 수혼의 백회혈(머리에 있는 혈도)을 찍어왔다. 수혼은 요코를 안은 상태에서 다시 바닥을 구르니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어깨를 살짝 스치며 지난다. 수혼은 한쪽 벽에 다다라 벌떡 일어난다.
작가주 : 금선탈각(金蟬脫殼) 매미가 허물을 벗듯 위기를 벗어난다는 36계의 계략중의 하나지만 무공의 초식 명칭으로도 사용된다.
요키에는 자신의 두 번째 살초마저 수혼이 피해하자 가슴에서 수라검을 빼내 수혼을 향해 날렸다. 수라검은 “휘이이익~”바람을 가르며 날아오고, 수혼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수라검을 피하지 않고 금나수로 잡아 갔다. 요키에는 당연히 수혼이 피할지 알았고 수혼이 피할 공간을 향해 다시 수라검을 날랐어. 하지만..........수혼은 피하지 않고 날아오는 수라검을 손을 잡았다.
“퍽~~~ ”
수혼의 손에 3자루 수라검이 잡히며 피가 튀어 오른다. 수혼의 손에 잡힌 수라검은 부르르 떨고, 수혼의 주위로 날아온 수라검은 벽에 불꽃을 일으키며 떨어진다. 수혼에게 잡힌 수라검은 살가죽을 파고들며 지금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요키에는 수혼이 예상외의 반응을 보이자 잠깐 당황했지만 다시 품속에서 장방형의 표창을 빼내 수혼의 화개(가슴에 있는 혈도), 기문(역시 가슴에 있는 혈도), 중완혈(배꼽위에 있는 혈도)을 향해 날린다. 수혼은 손에 들린 수라검을 날아오는 표장을 행해 던지고 표장과 수라검이 공중에서 충돌하며 바닥에 떨어졌다.
요키에는 연속된 공격에도 수혼이 쓰려지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일자보로 수혼에게 솟아지며 조도로 수혼의 양쪽 어깨를 노리며 휘두른다. 수혼은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서 팔을 휘두르니 수혼의 주위에 손 그림자들이 피어나 수혼의 앞을 장막(掌幕)처럼 가린다. 요키에의 조도는 장막에 막혀 튕겨지듯 물려나고 장막을 형성하던 그림자들이 다시 진해지며 물러나는 자신의 몸을 향해 날아왔다. 요키에는 신법으로 자신에서 날아오는 그림자를 피하는 한편 공중으로 날아올라 수혼의 머리위로 떨어지며 조도를 검처럼 십자를 베며 떨어져 내린다. 수혼은 입술을 깨물고 상체를 뒤로 저치며 음양권의 붕권(崩拳)을 실천하며 자객의 가슴을 노린다. 수혼의 주먹주위에 은은한 광음이 나며 떨어져 내리는 요키에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팍~~~ ..................끙!~”
“음~~~”
두마디 신음소리가 들리고 요키에의 몸은 공중에서 비틀거리더니 땅에 떨어져 뒤쪽으로 쭉~ 밀려났고, 수혼의 어깨에서는 피가 튀어 오른다. 요키에도 조도를 거두지 않았고 수혼도 붕권을 거두지 않아 두 사람모두 상대방이 쳐낸 초식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요키에는 뒤쪽으로 물러나며 수혼의 반격을 대비했지만 수혼은 자신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요키에는 다시 자세를 잡는다. 그녀의 가슴에는 표창과 수라검 그리고 동경이 들어있어 붕권을 막는 방패가 되어 주었다. 아마 동경(동으로 만든 거울)이 없었다면 자신의 갈비뼈는 성치 못했을 것이다. 요키에는 자세를 바로하며 수혼을 보았다. 그의 어깨에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수혼은 처음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수혼씨. 피.........잠깐만~”
“가만있어 요코. 움직이면 위험해”
“어깨에...........수혼씨 잠깐만 비켜보세요. 어떻게 된 거죠.”
“자객이 들어온 모양이야. 움직이면 위험해. 움직이지 마................대단하군. 삼엄한 경비를 뚫고 이곳까지 들어올 정도면 대단한 친구지.”
수혼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수혼은 요코를 보호하기위해 요코의 앞을 막고 수비만 했던 것이다. 요코는 수혼의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수혼의 앞에 있는 상대를 보았다. 상대방은 검은 장속에 얼굴을 두건으로 감싸고 있는 인자복장 이였다.
“서.......설마. 닌자.”
요키에도 수혼이 요코를 보호하기 위해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품속에서 8자루 수라 검을 빼내서 수혼을 향해 날리고 바닥을 굴려 수혼의 하체를 공격해 들어갔다. 수혼은 혼자라면 칠성밟기로 피하면 그만이지만 뒤에 요코가 있으니 피할 수도 없고, 더구나 자객이 하체를 공격하니, 요코를 안고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수라검은 수혼의 발밑을 스치고 지나가고, 요키에는 예상하고 있던 일이라 바닥에서 일어나며 수혼을 따라 솟아오른다.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위중(무릎 뒤에 있는 혈도), 승근혈(장딴지에 있는 혈도)을 노리고 바람을 일으키며 날아간다. 수혼은 요코를 안고 있어 혼자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들었다. 수혼은 요코를 안은 상태에서 빠르게 회전하며 다리를 교차시키니 음양각이 터지며 화려한 발그림자들이 공중에 피어났다. 요키에는 수혼의 이런 반응까지 예상하고 있었기에 조도는 거두지 않고 자신도 몸을 회전하니 수혼이 만들어낸 그림자들은 그녀의 몸에 이르려 미끄러지듯 스쳐 지나고 만다. 수혼은 자신의 공격이 무위로 끝나자 허릴 힘들게 비틀어 방향을 바뀌며 밑으로 떨어져 내리니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살가죽을 스치며 다리에 길게 혈선(血線)을 만든다. 요키에는 공중에서 한바퀴 회전하더니 정방형의 표창을 떨어지는 수혼의 등을 향해 날렸다.
“휘~~이~~~익~~~~”
수혼의 세포들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수혼은 돌아보지도 않고 바닥에 차지와 동시에 바닥을 구른다.
“탁..........탁........탁.......탁”
“아~~ 악~~~”
표창들은 바닥에 떨어져 튕겨나고 수혼은 요코를 안은 상태에서 일어나보니 요코가 비틀거린다. 요코을 살펴보니 종아리에는 한 개의 표창이 깊숙이 박혀있었다. 요키에는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며 다시 네 개의 수라검을 수혼을 향해 날린다. 수혼은 요코의 상처를 보고 불같이 노했다. 수혼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수라 검을 금나수를 이용해 잡는다. “퍽~~, 팍~~~”수라검은 손에 잡혀 수혼의 손을 갈라버린다. 수혼은 수라검을 잡은 상태에서 바닥에 막 차지한 요키에를 노려본다. 수혼은 자객이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자신이 피하기만 해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요코까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 대한 많이 연구한 모양이네. 아주 좋아.”
요키에는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조금 배웠다. 하지만 아직은 초보수준이라 수혼의 말을 모두 이해하진 못했다. 그녀는 수혼의 말뜻은 모르겠지만 수혼의 자신의 공격을 계속 피하자 자존심을 상했다. 살수는 단 한수로 상대방의 목숨을 노리는 것인데, 벌써 많은 공격을 했지만 수혼을 죽일 수 없었다. 더욱이 그는 혼자도 아니고 요코님을 보호하고 있지 않는가?
요코는 비틀거리다 수혼의 앞을 막는다.
“당신.........아버지가 보낸 분인가요?”
요코가 일본어로 물어오자 요키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요코는 수혼에게 등을 기댄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젠 자객까지 보내 수혼을 죽이려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다.........당신이 혹시 지옥혈녀(地獄血女)?”
요키에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요코가 바닥을 쓰려지려 걸 수혼이 잡아주며 자신이 앞으로 나섰다. 수혼은 요코와 요키에가 일본어로 이야기 했기에 두 사람의 대화를 알 수 없었다. 지금 수혼은 눈앞의 자객을 처리하는 것에 신경이 집중되고 있었다. 수혼은 손에 들린 수라검을 요키에를 향해 던졌다.
“쉬이~~익~”
수라검은 요키에의 가슴을 향해 날아가고 요키에는 상체를 틀어 수라검을 피하는데 수혼이 일자보로 앞으로 쭉~ 달려오며 음양수를 실천하니 붉게 물든 그림자들이 피어난다. 수혼의 손은 이미 혈수(血手)가 되어 피어나는 그림자들조차 붉게 물들어 있었다. 허공에 붉은 장미꽃잎처럼 날리던 그림자들은 요키에의 전신을 감싸든 날아가고, 요키에는 신법을 발휘해 그림자를 피해보지만 그림자들은 살아있는 듯 요키에를 따라 붙는다. 수혼은 음양수를 실천하고 바로 주먹을 말아 쥐고 음양권을 쳐내니 음양권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내며 주먹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보인다. 이건 수혼이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음양권의 분(分)을 이용한 공격 이였다. 요키에는 순간 당황했다.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수혼이 이런 초식을 사용한 적이 없어 미쳐 대비책을 생각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혼은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는 것을 짐작하고 이런 변(變)초를 사용한 것이다. 한번 공세로 전환한 수혼은 상대방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요키에는 조도로 수혼의 혈수를 베어버리고 주먹을 향해 표창을 날렸다.
수혼은 표창이 날아와도 피하지 않고..........주먹이 펴지며 금나수로 변하더니 표창을 잡아 체고 다시 주먹이 쥐여지며 요키에의 명문혈(아랫배에 있는 혈도)를 노리고 내찌른다. 주먹은 광음을 내고 날아가고 요키에는 피할 공간이 없이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쾅~~”
수혼의 주먹에 맞은 벽이 진동하며 건물전체가 진동하고 수혼은 요키에를 따라 날아 오리며 음양수를 쳐내는데 지금까지의 음양수와는 달리 많은 그림자가 만들어지지 않고 몇 개의 그림자만 만들어지며 빠른 속도로 요키에를 향해 날아갔다. 이건 음양수의 섬(閃)을 이용한 공격이니 요키에는 공중에서 피하지 못하고 용천혈(발바닥에 있는 혈도)과 구허혈(발목에 있는 혈도)이 섬수에 적중당하며 몸의 균형이 흔들린다. 수혼은 요키에가 흔들리자 가슴 쪽으로 주먹을 모르더니 양 주먹을 내찌르며 교차시키니 수많은 그림자들이 만들어지며 요키에게 날아간다. 이건 음양권의 변(變)초를 최대로 끌어올린 공격으로 음양수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무수히 늘어난 그림자들은 요키에의 전신을 감싸듯 날아가고 있었다. 요키에는 수혼의 주먹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몸을 뒤집어 조도로 수혼의 천돌혈(목에 있는 사혈) 향해 내지른다. 요키에는 동귀어진(同歸於盡)의 수를 선택한 것이다.
“안돼~~ 죽이지 마세요.”
수혼은 요코의 소리를 듣고는 주먹을 회수하며 머리를 밑으로 숙이며 한바퀴 회전하니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등을 스치고 지나가고 한바퀴 돌아간 수혼의 다리가 요키에의 대추혈(목 뒤 등에 있는 혈도)를 가격해니 요키에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쾅~~”
작가주 : 대추혈은 일종의 마혈로 007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혈도다. 007이 상대방의 목뒤로 가격하면 기절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때 007의 주먹은 상대방의 대추혈을 가격한다.
요키에는 바닥에 떨어져 실신해 버리고 수혼은 침대 쪽으로 날아가 다떼지매끈을 잡아 요키에게 달려와 실신해 쓰려져 있는 그녀를 단단히 포박하였다. 막~ 수혼이 요키에를 포박했을 때 문이 열리며 쌍둥이 자매와 링링이 들어오고 있었다. 수혼은 요코에게 달라가 그녀를 살펴보니 요코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수혼씨 무슨 일이죠.”
다급하게 뛰어온 미희가 장내에 벌어진 상황을 살펴보며 묻자 수혼은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한다.
“끝났어. 다들 조용히 해. 그리고 가서 약상자 좀 가져와~”
서로 눈짓을 교환하던 여인들 중 미나가 밖으로 나갔다.
“요코. 괜찮아.”
“흐......흑~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수혼씨”
“요코 무슨 말이야. 왜 울어. 아파서 우는 거야.”
“아니요. 미안해서............너무 미안해서.........수혼씨가 저 때문에............정말 미안해요.”
“휴~ 그만. 요코가 놀란 모양이구나. 진정해. 이젠 끝났어.”
“앙~ 수혼씨.”
요코는 수혼의 품에 안겨왔다. 수혼은 그녀를 안아주는데 손에 피가 흐르고 있기에 팔로만 안아주었다. 요코는 수혼의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린다.
잠시 후 미나가 약상자를 가져왔다.
“몰려온 사람들은 돌려보냈어요. 다들 놀란 모양 이예요............수혼씨 이리와 보세요.”
“그냥 치료해. 그리고 그 친구는 일단 다른 방에 감금해. 혹시 모르니까 입을 봉하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단단히 포박해 놔~”
“알았어요. 빈방 중에 한곳에 감금하도록 하죠.”
미희가 눈짓하자 링링이 기절해 있는 요키에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미나는 약상자를 들고 수혼과 요코에게 다가왔다. 요코는 아직도 수혼의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 미나는 조용히 약상자를 열고 수혼의 손을 치료하려는데 수혼은 고개를 흔들고 요코의 다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요코. 조금만 참아 아플 거야.”
미나는 요코의 다리를 잡고 표창을 빼내니 상처에서 피가 솟구친다. 곁에 있던 미희는 솜으로 요코의 상처를 막고 피를 멈추게 하고 미나는 약을 찾아 요코의 상처에 바른다. 요코는 수혼을 안은 팔에 힘을 줄뿐 아무런 신음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요코 잠깐만 떨어져. 수혼씨도 치료해야겠다.”
그때서야 요코는 수혼에게 떨어진다. 미희는 수혼에게 떨어진 요코를 포근히 감싸주고, 미나는 수혼의 어깨와 손에 난 상처를 치료한다.
“무슨 일이죠.”
대충 치료가 끝나자 미희가 물어본다.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 다들 피곤하겠다.........내일..........내일 이야기해. 알았지.”
“휴~ 알았어요. 혹시 모르니까? 건물주위의 경비를 강화할게요.”
“다들 고마워~. 요코와 할말이 있으니 다들 나가줄래”
“알았어요.”
쌍둥이 자매가 밖으로 나가자 수혼은 요코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ps : 혹시 필요한 분들이 있을지 몰라 밑에 기모노에 대한 부분을 남기죠. 기모노 입는 순서입니다.
*기모노 입는 방법*
일반적으로 나가쥬반이라는 긴 속옷을 입습니다.
<나가쥬반입기>
1) 먼저 나가쥬반을 걸쳐입고 에리끝을 양손으로 잡고 몸의 한가운데에 오도록 중심을 잡는다.
2) 한쪽손으로 에리를 잡고 다른손 (오른손)은 등위 허리부분을 펴서 왼쪽 에리보다 오른쪽 에리가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낮게 잡는다.
3) 오른쪽 에리를 밑으로 가지 않도록 수평으로 해서 가슴부분을 감싸듯 한다.
4) 에리와 에리의 겹친 부분이 신체의 중심 부분에 오도록 주의해서 왼쪽 에리도 감싼다
5) 다떼지메 (속옷을 감는끈) 의 중심을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으로는 겨드랑이 밑부분에 오는 다떼지메를 잡는다
6) 다떼지메를 뒤에서 겹치도록 교차시켜 앞으로 가지고 온다
7) 다떼지메를 앞에서 한번 묶은다음 (매듭이 굵어지지 않게) 살짝 잡아당긴다.
8) 묶은 끝을 두른 다떼지메 속에 집어넣고 마지막으로 전체에 주름이 잡혀있으면 그 주름을 펴도록한다
<나가쥬반에 이어 기모노입기>
9) 기모노를 겹쳐입으면, 에리끝에서 1/3정도오는 부분을 양손으로 잡는다.
10) 손으로 잡은 부분을 들어올려 기모노가 바닥에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해서 전체의 길이를 정한다.
11) 왼쪽손을 돌려 감싼다. 감쌀때 왼쪽의 기모노를 꾀맨실 부분이 완전히 옆으로 오게해서 폭을 잡는다. 그리고 오른쪽을 잡아당겨 쭉편다.
12) 왼쪽손으로 감싼부분을 다시펴고 오른쪽 부분을 먼저감싼다. 감쌀때 왼쪽엄지 발가락이 보이도록 주의해서 감싸도록.
13) 왼쪽 에리도 감싼다. 감쌀때 역시 주의할점은 앞에 오는 끝부분이 타비 (버선)에 살짝 걸칠까 말까 할 정도로 조절한다.
14) 오른손으로 코시히모 (허리를 묶는 폭 3cm정도의 끈)를 잡고, 허리조금 윗부분에서 돌려감는다.
15) 코시히모를 카타하나 무스비(한쪽을 풀리기 쉽게 묶어 동그랗게 만들고 다른 한쪽은 그냥 길게 한것)로 해서 묶고 길레 나온 끈은 코시히모에 얽어맨다.
16) 코시히모로 묶은 윗부분이 흘러 내려온 부분에 손을 집어넣어 앞뒤 전체를 펴지도록 정리한다
17) 에리 부분의 중심을 잡기위해 에리길이를 정한다.
18) 안에있는 나가쥬반 소매에 맞추어 기모노의 소매도 맞춘다.
19) 전의 나가쥬반의 허리끈을 묶은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오를손으로 길이의 중앙을 잡고 왼손으로는 왼쪽 겨드랑이 밑에 해당하는 부분을 잡는다.
20) 다떼지메를 한번 감는다.
21) 다떼지메를 한번 묶고 살짝 잡아당긴다.
22) 다떼지메끈의 끝을 다떼지메속에 넣는다
23) 등뒤의 주름을 없앤다.
24) 겨드랑이 부분의 선을 똑바로 펴서 이부분도 깨끗하게 정리한다.
****** 잡담 하나. ********
낭만을 꿈꾸는 늑대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위한 카페가 만들어졌어요.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합니다. 운영자님 힘네세요.
http://cafe.sora.net/romantic
****** 잡담 둘 ********
비 오는 일요일...........집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다. 옆에 다가온 부인님 말씀.
부인님 : 뭐해.
나 : 응~............그러니까..........취미생활
부인님 : 취미생활? 나도 취미생활 좀 하자. 휴일까지 컴퓨터만 잡고 있을 거야?
나 : (깨깽~ 우리 부인님 화나면 정말 무섭다.) 조..........조금만........
부인님 눈치 보며 한부를 마저 완성했다. 나 간덩이 부었나 보다. 휴일 날 글쓰기 정말 힘들어..............
서울에 도착해서 호텔로 돌아온 요키에는 두개의 가방을 던져두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간 그녀는 욕조에 물을 받고 물속에 약간의 향로와 꽃가루를 뿌렸다. 그녀는 일본에서부터 하루에도 몇 번이나 목욕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결벽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무척이나 불후했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다. 어린시절 자신의 기억은 지긋지긋한 고아원 생활부터 시작된다. 고만고만한 아이들 틈에서 그녀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혼자서 멍하니 혼자 있길 좋아하는 지저분한 꼬마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고아원을 찾아온 노인 하나가 자신을 입양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꿈에 부풀어 노인을 따라갔지만 노인을 따라간 곳은 고아원보다 지독한 지옥(地獄)이였다. 그녀를 입양한 노인은 인자문의 문주였으며 인자문에서 20명이 넘는 또래들과 지옥 같은 살인훈련을 받아야 했다. 그곳에는 인간사에 흐르는 정(情)도 인정되지 않았다. 같이 훈련받는 아이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경계해야 했다. 내가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상대방의 칼날이 내 목을 노리는 지옥 같은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들 중 문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아이는 단 2명에 불과했다. 그녀는 살아남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했다. 잠도 편히 자지 못하고 향상 검을 품에 안고 살아야 했다. 그나마 다 같이 훈련받는 시간이 그녀에게 주어진 달콤한 휴식 이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 목욕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녀는 여자이길 포기했고 인간이길 포기했다.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죽일 수밖에 없었다. 밥 먹던 동료를.........목욕하던 동료를.......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동료를........그들이 순간적으로 방심하면 그녀의 칼이 그들을 용서치 않았다. 그녀의 나이 18살 때 그녀와 함께 훈련했던 아이들 중 살아남은 사람은 그녀를 포함해 1명이였다. 나머지 아이들은............살아남은 그들의 손에 모두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들 두 명에게 인자문 문주는 2개의 길을 제시했다. 인자문에 남아 문주가 되는 길과 아마모토조의 킬러가 되는 길............인자문 문주는 두개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다........아마모토조의 얼굴 없는 킬러.......그리고 인자문의 문주............그녀는 미련 없이 인자문을 떠났고, 아마모토조의 얼굴 없는 컬러가 되었다. 그 후 그녀는 인자술 뿐만 아니라 사격 및 폭탄에 대한 기술을 따로 배우며 5년 동안 아마모토조에서 지옥혈녀(地獄血女)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수많은 살인명령을 수행했다.
그녀에게 있어 이 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자신의 불후했던 어린시절을 보상받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녀는 최고만을 고집했다. 지저분한 어린꼬마였던 자신을 백조로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는 조직에서 지급되는 돈을 자신을 위해 투자했다. 옷, 보석, 화장품 등 그녀는 최고급만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가꾸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젠 지겹다. 요즘 들어서 자신에게 무사로써의 자긍심도, 무사의 혼도 살라지는 느낌이다. 자신은 명령만 떨어지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사람을 죽이는 기계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한국에 와서 그녀는 참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한 남자에 대해 조사했다. 수혼이란 남자...........천랑이라 불리며 밤의 전설이 된 남자..........그 남자를 한번 보았다. 자신이 죽어야할 남자. 자신의 조사에 의하면 그는..............진정한 무사이며, 사랑과 의리를 아는 진정한 사나이였다. 요키에는 머리를 흔들고 비누거품을 만들어 몸에 바른다. 그녀는 머릿속에 수혼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건 그녀의 습관이다. 자신이 죽어야할 대상을 머릿속에 각인(刻印)시켜야 한다. 그의 행동양식, 말투, 성격 심지어 세세한 습관까지 기억해야 한다. 살수는 상대방보다 상대방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나.........수혼처럼 고수인 경우는 그 준비과정이 보다 철저해야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에 생각해 본다. 왜 이런 것일까? 이런 경우는 없었다.
그녀는 욕조에서 나와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에는 차가운 한기가 흐르고 오뚝한 콧날에 입술은 한일자로 굳게 다물어져 있다. 얼굴 근육들이 탁탁하게 굳어 있는 것이 평생 울거나 웃어본 적도 없는 인형 같은 모습이다. 그녀의 몸매는 기름기하나 없이 매끈하다. 그녀의 몸매만큼은 23살꽃다운 나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살짝 돌아본다. 그녀의 등.............검은 용이 문신되어 있었다. 용은 손에 여의주를 들고 그녀의 등에 잠자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용의 꼬리 부분이 그녀의 오른쪽 어깨까지 이어진 것이다. 용의 꼬리 부분을 자세히 보면 그곳에 육(六)이란 숫자가 교묘하게 숨어 있었다. 육(六)이란 숫자를 보면 그녀의 아픈 기억이 생각난다. 자신은 인자문에서 육호라 불렸다. 요키에는 겨울에 비친 자신의 몸을 보다가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샤워기에서 떨어진 물줄기가 그녀의 얼굴을 때리고 몸을 지나 젖가슴 사이로 흘러내린다. 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다시 거울을 본다. 역시나 표정 없는 얼굴 그리고 그런 얼굴과 대조적으로 너무나 유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담배하나를 물었다. 담배연기가 그녀의 입속에서 빠져나와 동그란 원을 만든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원의 중앙을 찌른다. “휘~이~익~” 손가락은 담배연기가 만들어낸 원을 뚫어버리고 지나가지만 담배연기는 넓게 원을 만들뿐 흩어지지 않는다. 상대방의 급속을 노려 한번에 절명시키는 초식...........그녀는 슬며시 손을 내리며 머리를 짚는다.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하다. 가벼운 장난조차도 살초가 나오는 자신이다.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 감정 없는 살인기계란 말인가? 그녀는 테이블에 있던 잔을 들어 벌컥거리며 마신다.
성민은 독한 양주를 병째 마시고 있었다. 종로에서 무사히 돌아 온 사람은 30명이 넘지 않았다. 자신이 끌고 간 500명 중에서 자신을 포함해서 겨우 27명만이 돌아온 것이다. 당해도 너무나 처참하게 당했다. 이번 종로 공격에 참여한 병력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아이들 중에서도 정예병에 속하는 아이들이다. 성민은 의자에 주저앉으며 병을 들어 입속에 부었다. 청니는 안방에서 문틈사이로 성민을 훔쳐보고 있었다. 그녀는 성민이 너무 무서워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했다. 성민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표정은 곧이라도 누굴 죽일듯한 살기를 품고 있었다. 청니는 한숨을 쉬고 문을 닦는다.
수영은 성민파와 천랑파의 종로 전투소식과 결과를 보고 받았다. 성민파가 천랑파에 크게 당할 것으로 예상은 했다. 천랑파는 성민파의 반격을 예상하고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성민은 그것도 생각지 못하고 천랑파를 공격했으니 반격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성민파의 피해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피해가 심각했다. 500명의 정예병중 일부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이 부상을 당하거나 포로가 되었다. 이건 성민파 입장에서도 결코 가벼운 피해가 아니다. 성민파의 피해도 문제지만 이번 사건으로 더욱 큰 문제는 천랑파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반대로 성민파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성민파의 패배는 곧 연합군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영은 자신들도 서서히 움직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성민파가 없어지면 천랑파를 갈치파 혼자 상대해야 한다.
수혼은 저택에 돌아와 비어있던 건물에 잡아온 포로들을 감금시키고 기동대를 쉬도록 조치했다. 이번 싸움으로 성민파나 갈치파의 기세가 한풀 꺾였을 것이다. 이제 급한 불을 껐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싸움이다. 수혼이 저택으로 들어가자 요코가 기모노차림으로 현관바닥에 앉아 자신을 맞이한다. 수혼은 그녀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요코. 그냥 편하게 해. 무릎 꿇고 인사할 필요는 없잖아.”
“이건 일본전통입니다. 수혼씨는 전장에 나가셨는데 아무런 도움도 못 드리고........이렇게 수혼씨의 무사를 빌어야죠.”
수혼은 아차 싶었다. 자신은 쌍둥이 자매와 링링만 대동하고 갔었다. 그건 요코가 싸움터에서 혹시라도 다칠까 걱정되어 그리한 것이지만 요코에게는 그게 섭섭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수혼은 요코의 어깨를 잡고 살짝 당기니 요코가 수혼의 품에 안겨왔다.
“걱정했지. 요코만 혼자 두고 가서 미안해~”
“아니에요. 전 가봤자 도움도 못되고 짐만 될 테데요 뭘~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집에서 수혼씨를 기다리며 수혼씨가 무사하기만을 빌 뿐이죠.”
그때 쌍둥이 자매와 링링도 현관으로 들어온다. 요코는 부끄러운지 수혼의 가슴을 밀치고 수혼의 품을 벗어나려하지만 수혼은 팔에 힘을 주고 요코를 놓아주지 않았다.
“가만있어. 부인들.......오늘은 요코와 잘께. 불만 없지.”
“쩝~ 요코가 제일 사랑스러운 모양이죠. 알았어요. 두 분이서 오붓한 시간 보내세요.”
미희가 빙긋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자 미나와 링링도 빙긋 웃으며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아휴~ 부끄럽게..............수혼씨 나빠요.”
“하하하~ 요코가 사랑스러워서 그러지..........자자~ 우리도 들어가자. 오늘은 요코 방에서 잘까? 참 나 배고프다 우리 밥부터 먹자.”
“예~ 씻고 나오세요. 그동안 제가 식사준비 할게요.”
“고마워 요코..........요코가 이렇게 집에 지켜주니 집에 들어오면 포근하고 좋아.”
요코는 얼굴을 붉히더니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 버린다.
수혼은 그날 밤 요코의 방에 들어갔고, 요코는 수혼의 품에 안겼다.
요키에는 두개의 가방을 앞에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하나의 가방에는 인자문의 무기들이 들어있고 다른 하나에는 총이 들어있다. 자신은 언제부터인가 인자문의 무기보다는 총을 사용해 왔다. 총이란 참 편리한 무기다. 멀리서 조준하여 방아쇠만 당기면 그만이다. 수혼이란 인물을 조사하며 느낀 것은 그를 죽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돌아와 저택에서 나오는 일이 없다. 더욱이 그가 살고 있는 저택은 허허벌판에 위치하고 있어 저격에 필요한 위치선정도 힘들다. 만일 저격이라는 방법을 선택한다면 저택과 몇 백 미터 떨어진 야산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집에 있는 그를 저격한다는 것도 무척 힘들 것이다. 또한 자신은 요코님을 저택에서 모시고 나와야 한다. 요코님은 저택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 아마 수혼이란 사내가 저격을 받는다면 저택의 경비는 한층 강화될 것이다. 과연 저택의 경비를 따돌리고 요코님을 안전하게 모시고 나올 수 있을까?
요키에는 다시 담배를 한대 물었다. “수혼을 죽이고 요코님을 구출한다.” 생각해 보면 요코님을 구출하다는 표현도 웃기는 일이다. 요코님은 자신의 선택으로 그의 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요코님은 진정 그 사내를 사랑하고 있다. 자신은 사랑이 뭔지 모른다. 가슴이 사막처럼 메말라 사랑이란 말을 한다는 것조차 어색하다. 요키에는 담배연기를 깊이 빨아들이고 휴~하고 토해낸다. 자신도 요코님을 몇 번 본적이 있다. 요코님은 너무나 아름답고 천진난만한 여인 이였다. 자신과는 비교할 수조차도 없는 신분을 가진 여인 이였다.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여인 이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하고 한 남자를 선택했다. 돈, 명예, 권력이란 달콤한 유혹도 사랑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처음이다. 어른의 명령에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는다.
요키에는 총이 든 가방을 한쪽에 던져버리고 인자문의 도구가 든 가방을 열었다. 사사기 사부는 자신도 존경하는 선배다. 그 선배가 수혼이란 사내를 인정했다. 요코님도 그를 사랑한다. 자신도 그를 알고 싶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싶다. 사사기 사부가 인정할 정도로, 요코님이 목숨처럼 사랑할 만한 상대인지 확인해 보리라.
그녀는 도구를 확인하고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호텔 카운터에 부탁해서 차를 한대 빌렸다. 그녀는 가방을 차안에 던지고 일산으로 향했다.
수혼은 기동대에게 이틀간의 휴식을 주었고, 이틀 동안 성민파 포로들을 신문하며 성민파에 대해서 자세히 파악했다. 수혼은 포로들의 신문과정에서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정보를 알아냈다. 성민파는 대부분 부산 출신들인데 부산 영도파를 흡수하며 성민파가 되었던 사람들이다. 성민은 그들을 이끌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그중에 몇 백 명이 행방불명(行方不明)되었다는 것이다. 포로들 중 그들의 행방을 알고 있는 놈이 있었다. 그들은 모종의 장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수혼은 번쩍하며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얼마 전부터 성민의 주위에 있어야할 심복들이 보이지 않았다. 창만, 지산, 영석이란 불리는 놈들.............저번에 강철파에 잡혀 사람구실 못하게 만들었지만 그들은 성철파 당시부터 조직원들의 교육을 담당하던 인물들이다. 아마도 그들이 모종의 장소에서 또 다른 특공대를 교육시키는 모양이다. 성민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성민은 다음날 마음을 진정하고 자신이 가진 패를 생각해 보았다. 부산에 있는 자신의 의형, 모종의 장소에서 훈련시키고 있는 특공대,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말씀하시던 전설의 사나이가 자신이 가진 패다. 자신이 특공대를 만들고 조련시키는 것은 천랑파를 상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천랑파을 몰아낸 후 갈치파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할 패였다. 하지만 천랑파를 상대함에 있어 천랑파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천랑파는 강철파와 비교해서 절대 아래가 아니다. 성민은 끊어 오르는 분노를 죽이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보았다.
밤이 깊은 시간에 일산 외곽을 달리는 차가 있었다. 요키에는 오늘로써 다섯 번째 이 길을 달리고 있다. 천랑파의 저택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첫날은 멀리서 저택을 관찰만 했고 둘째 날은 저택의 주위를 맴돌았다. 처음에는 저택을 경계하던 보초들이 자신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았지만 삼일동안 같은 시간에 똑같은 행동을 하자 보초들도 차츰차츰 의심을 눈초리를 겨두었다. 이것을 병법에서 무중생유(無中生有)나 만천과해(瞞天過海)로 해석할 수 있다.
작가 주 : 만천과해(瞞天過海)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 넌다. 라는 뜻으로 쉽게 해석을 하면 사람들은 일상적인 일, 향상 있는 일에 둔감함으로 그 허점을 노린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향상 똑같은 시간에 은행에 신문을 배달하는 사람을 누가 의심하겠는가? 그 사람이 은행 강도로 돌변 한다면 속절없이 당하게 된다.
* 무중생유(無中生有) 지혜로운 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는 뜻이지만 일종의 기만전술로 성동격서와 비슷한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성격격서가 전쟁을 시작하기 전의 기만전술이라면 무중생유는 전쟁의 와중에 행하는 좀더 고차원적인 기만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요키에는 저택 앞을 지나친다. 하지만 보초들은 그녀의 차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저택의 뒤쪽으로 돌아가 차를 세웠다. 이곳은 보초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이다. 그녀는 차안에서 옷을 벗었다. 잠시 만에 알몸이 된 그녀는 검은 장속을 입고 머리에 두건을 했다. 그리고 조도와 수라 검 그리고 표창들을 검은 장속에 갈무리 했다. 저택에 침입해서 물을 건널 일은 없으니 게타와 미즈구모는 필요 없을 것이다. 그녀는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가죽신발을 신고 신발 끈을 동여맸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저택의 높은 담에 검은 그림자가 날아올랐다. 그림자는 담을 넘어 고양이 같은 몸놀림으로 가볍게 착지하더니 어둠을 찾아 담 밑으로 몸을 숨긴다. 요키에는 정원의 구조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몇 칠 동안 저택을 감시하며 정원의 구조를 파악해 두었다. 그녀는 정원에 심어진 나무 그림자 사이로 몸을 숨기며 저택까지 접근했다. 저택은 늦은 밤이라 조용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가 손목을 살짝 비틀자 손에서 조도가 튀어나온다. 그녀는 조도를 이용해서 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수혼과 부인들은 5층에서 생활한다. 아마 지금도 5층에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일단 옥상까지 올라간 다음 발등으로 담에 매달려 오층에 있는 창문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그중 가장 크고 화려한 방이 수혼의 방일 것이다. 그녀는 수혼의 부부 침실을 확인했다. 아직 실내에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는 창문을 흔들어보니 다행이 잠기진 않았다. 아마 여름이라 창문을 잠그지 않은 모양이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방은 무척이나 넓었다. 창가에 10명은 누워도 충분할 것 같은 침대가 있고, 중앙에 소파가 있었다. 벽에는 고풍스런 그림들과 전자제품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녀는 한참 고민하다가 천장으로 날아올라 조도를 천장에 박고 박취처럼 매달렸다. 이제 수혼을 기다리면 된다.
수혼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사방신과 성민파 포르들에게 들었던 정보를 토대로 갈치파연합군을 상대할 계책을 만들고 있었다. 그동안 몇 번의 전투로 성민파에게 피해를 주기는 했지만 아직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것은 아니다. 성민은 비밀리에 특공대를 훈련시키고 있고, 아직 자갈치파와 갈치파는 건재하다. 아마 성민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자갈치파에 도움을 청하는 한편 비밀리에 양성하고 있는 특공대도 끌어낼 것이다.
몇 칠 간의 공격으로 확인한 결과 연합군은 유기적인 협력체재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면 자신들이 광진구를 공격했을 때 갈치파의 강남지부나 서초지부가 지원 나와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성민파가 공격당하고 있어도 강 건너 불구경으로 일관했다. 그것을 보면 연합군 사이에 서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존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걸 잘만 이용하다면 자신의 처음구상과 같이 연합군을 각개 격파할 수 있을 것이다. 수혼은 일단 성민파를 제거대상에 올리고 성민파를 상대할 계책에 고민해 보니 일단 급선무는 성민이 비밀리에 양성하고 있는 특공대를 찾아내 특공대를 부셔 버리는 일이 급선무 같았다. 포로들은 특공대가 훈련받고 있는 위치가 경기도 일대의 야산이라고 했다. 내일부터라도 당장 조직원을 풀어 경기도 야산을 수색하기로 결정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12시가 넘고 있었다.
수혼은 집무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침소로 향했다. 복도를 걸어오다 링링과 요코의 방문을 열어보니 둘 다 피곤하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수혼이 막 쌍둥이 자매 중 미나의 방문을 열려고 하는데 요코의 방문이 열리며 요코가 걸어 나왔다.
“쉬~ 그냥 두세요. 언니들 잠들었어요. 언니들 쌍둥이라서 그런지 동시에 생리하는 거 있죠. 지금 신경이 날카로우니까 문 열지 마세요.”
“어~~ 깼어. 근데 예민해 지다는 무슨 말이야.”
“문소리에 깼어요. 그리고 수혼씨는 여자에 대해 그렇게 몰라요. 여자들 중에 생리할 때 애민해지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 쩝~ 할 수 없지. 링링도 자는 모양이야.”
“예~ 산에서 습관 때문인지.........10시만 넘으면 잠들어요.”
“그렇군. 요코만 깨어 있네. 할 수 없지. 우리 같이 가자.”
“순~ 엉터리. 기분 나빠요. 혼자 주무세요.”
“예이~ 삐졌어. 이리 와봐~”
수혼이 요코의 팔을 잡고 당기자 요코는 피식 웃으며 수혼의 품에 안긴다. 수혼은 요코의 입술에 키스를 했고 요코는 입을 벌려 수혼의 혀를 받아들인다. 두 사람의 혀가 엉키고 요코는 몸이 뜨거워진다. 수혼은 요코의 기모노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녀는 기모노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수혼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수혼은 그녀의 매끈한 다리를 애무했다. 요코는 창피한지 치마 속으로 들어간 수혼의 팔을 잡더니 입술을 땐다.
“하이.........하이...........우리 들어가요.”
“응~”
수혼은 요코의 어깨에 팔을 두르더니 허리를 숙여 다른 팔로 요코의 다리를 안아 번쩍 들어올린다.
“무슨 짓 이예요.”
“쉿~ 조용~...........요코가 예뻐서 그래.”
“아이~ 부끄럽게”
요코는 싫지 않은 듯 수혼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수혼은 요코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은 어두웠다. 수혼은 불을 키지 않고 요코를 안고 침대에 쓰려졌다.
요키에는 문이 열리자 숨소리까지 죽었다. 드디어 목표물(?)이 나타났다. 한데 혼자가 아니다. 그의 품에 한 여인이 안겨 있었다. 어둠에 눈이 익은 요키에는 여인이 기모노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기모노...............일본 여인들이 입는 복장이 아닌가? 요키에는 침대에 쓰려지는 여인의 얼굴을 보았다. 다행이 여인은 눈을 감고 있었기에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한데............그 얼굴은 자신이 모시고 나가야 할 요코님이 아닌가? 요키에 순간적으로 놀라 하마터면 천장에서 떨어질 뻔 했다.
수혼은 요코를 세로로 눕게 하고는 기모노 뒤쪽부분에서 다떼지매끈의 끝을 빼내고 끈의 매듭부분을 살짝 풀렸다. 수혼은 요코가 기모노를 입고 있어 기모노에 관한 책을 읽어보았다. 수혼은 매듭을 풀고 등에 달린 코시히모을 때어내고 다떼지매끈을 풀었다. 요코도 수혼을 도와 허리를 살짝 들어주니 다떼지매끈이 풀리며 기모노의 좌우가 벌어지며 나가쥬반이 나타난다. 수혼은 요코를 반듯하게 눕히고 기모노를 좌우로 벌린 다음 나가쥬반에 묶인 다떼지매끈을 풀었다. 나가쥬반에 묶인 다떼지매끈까지 풀어지니 기모노가 좌우로 벌어지며 요코의 탐스러운 알몸이 모습을 나타냈다. 요코는 전통 기모노차림이라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었다.
작가 주 : 다떼지매끈(기모노 허리에 두르는 폭이 넓은 끈)
* 코시히모 (허리를 묶는 폭 3cm정도의 끈, 기모니 뒤에 나비처럼 장식된 끝이다.)
* 나가쥬반(기모노속에 입는 일종의 속옷)
“하이.........수혼씨. 잠시만.........”
요코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혼을 눕게 하더니 자신이 수혼의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수혼의 남방단추를 풀고 남방을 벗겨내고 밑으로 내려와 수혼의 바지까지 벗겼다. 수혼은 요코의 모습이 너무나 자극적으로 보였다. 기모노가 요코의 몸을 가리고 있지만 그녀의 움직임에 기모노가 벌어지며 아름다운 난신이 살짝 살짝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코는 수혼의 팬티를 벗기니 수혼의 자지가 하늘을 향해 건들거린다. 요코는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 수혼의 자지를 잡아 천천히 흔들어 주었다.
“요코.........아~ 오늘은 요코가 해주는 거야.”
“치~ 수혼씨도 바라고 거죠.”
요코는 자지를 잡은 손을 상하로 움직이더니 고개를 숙인다.
요키에는 천장에 매달려 수혼과 요코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요코 보고 잠깐 놀랐지만 그 후로는 결정적인 기회를 노리며 두 남녀의 모습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교육 받았고 그 교육 중에 남녀간의 성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녀의 손에 죽어간 동료 중에는 성행위 중에 죽는 동료들도 포함되어 있었고, 그녀가 5년 동안 죽인 상대 중에서도 여자 몸 위에서 자신의 검에 죽은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자신이 지켜보는 남녀 중 한명이 요코라는 사실은 그녀에게 작은 충격을 준다. 그녀는 숨을 죽이며 자신의 몸의 세포들을 하나하나 긴장시키며 수혼의 허점을 찾고 있었다.
요코는 자지를 입에 넣고 깊이 넣어본다. 자지 끝이 목젖을 건드리며 약간의 구토를 느끼지만 그대로 목적 넘어 목구멍까지 자지를 가득 채운다. 수혼은 자지를 목구멍의 근육들이 조이자 살며시 상체를 들어 요코를 본다.
“쩝~~~ 쩝 흡......흡.........음.........흡.”
“아~ 요코 그만~..........요코가 누워봐~”
수혼은 요코를 일으켜 세운다음 요코의 어깨에 걸린 기모노를 벗긴다. 기모노는 요코의 어깨를 미끄러지듯 흘러내려 침대에 떨어졌다. 수혼은 기모노를 침대에 넓게 펼치고 요코를 위에 눕힌다. 요코는 약간 부끄러운 듯 얼굴을 돌리고 누웠다. 수혼은 요코의 다리를 활짝 벌리고 가랑이 사이에 앉았다. 수혼은 보지 털을 고르더니 그녀의 대음순을 살며시 벌리고 얼굴을 가져가 혀로 핥다주었다.
“하흑~ 수혼씨. 하이..........하이........사랑해요.”
“쩝.........쪽오옥.........요코 사랑해”
요키에의 몸에 땀이 흐른다. 두 남녀의 신음소리가 귀가에 윙윙거리며 숨이 가빠진다. 절대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인자에게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지금 침대에는 요코님이 자신을 활짝 개방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죽어야 할 남자는 요코님을 유린하고 있다. 아니다. 그게 아니다. 요코님은 진정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고, 남자 또한 요코님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은 자신이 죽어야 할 사람이고, 한사람은 자신이 구출(?)해야 할 사람이다. 요키에는 입술을 깨물었다. 한 가지만 생각하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자. 요키에는 자신에게 다짐하며 잡념을 떨치기 위해 노력했다.
수혼은 요코의 클레스토스를 입술로 깨물며 그녀의 다리 곡선을 따라 손으로 애무했다. 요코의 허리가 휘어지더니 다시 내려오며 엉덩이가 올라온다. 수혼은 그녀의 위로 올라와 요코의 젖가슴을 한입 가득 베어 물었다. 그녀의 다리는 수혼의 허리를 감는다. 수혼은 입속에 들어온 젖꼭지를 혀로 돌려주며 이빨로 살며시 깨물어 준다.
“헉~ 아흑~ 수혼씨. 아파~ 살살~ 하흑~ 하이..........하이...........음.........헉~”
수혼의 손이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더니 요코의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집에 넣어 흔들어준다. 요코는 팔을 내려 수혼의 자지를 잡더니 자신의 보지로 인도했다.
“수..........수혼씨. 아..............아아아아흑~ 제발..........수혼씨”
“쩝~.......어떻게 해죠.”
“하흑~ 제발.......수혼씨...........아아아아앙......하........하~”
“말을 해야지.”
“음~ 나빠요. 보지에 넣어 주세요. 아흑~ 제발.........수혼씨~~”
수혼이 손가락을 빼니 요코는 자지를 자신의 속으로 집어넣었다. 수혼은 깊이 들어가지 않고 자지의 삼분의 일만 들어가도록 조절하며 빠르게 움직인다. 요코는 수혼의 등에 팔을 감고..........요코의 손톱이 수혼의 등을 파고든다.
요키에는 입고 있는 장속이 척척하게 젖을 정도로 땀이 흐르고 있었다. 두 남녀가 발산하는 열기에 자신의 몸까지 타는 듯하다. 요키에는 오른팔의 조도를 빼고 가슴에서 풍차형의 표장을 꺼낸다. 조금만.............조금만 더 기다리자.
수혼은 요코의 엉덩이를 두 손을 받치고 자지를 깊이 밀어 넣었다. 요코는 조금씩만 들어오던 자지가 단번에 질벽을 가르면 깊이 들어오니 짜릿한 느낌에 수혼의 잡고 있던 팔에 힘을 준다. 수혼은 그녀의 엉덩이를 받치고 허리를 상하좌우로 돌리니 자지는 질벽을 원을 그리며 자극하고 요코의 다리는 수혼의 다리를 감는다.
“하흑~ 수혼씨 깊이.......아흑~~~ 조금만 더~~~”
요키에는 요코의 팔과 다리에 수혼이 엉키자 손에 들린 표창을 수혼의 대추(목 뒤에 있는 혈도), 신도(등에 있는 혈도), 지실혈(등 뒤 허리에 있는 혈도)을 향해 날린다. 표창은 바람을 가르며 수혼을 향해 날아갔다.
수혼은 요코을 안은 상대에서 몸을 굴리며 바닥에 깔려있던 기모노를 위로 던졌다. 표창들은 기모노를 뚫고 침대에 박힌다. 수혼은 몇 바퀴 더 굴려 침대를 벗어난다. 수혼은 동물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 오랜 기간 산에서 생활하며 짐승들을 사냥하며 살았다. 또한 요즘 들어서 갈치파연합군과의 대결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였다. 요코와 방에 들어왔을 때 몸의 세포들은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요즘 들어서 신경이 날카로워 자신이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감각기관들이 계속해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요코의 신음소리에 묻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요키에는 수혼이 금선탈각(金蟬脫殼)의 수로 위기를 벗어나자 천장에서 수혼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리며 조도의 수혼의 백회혈(머리에 있는 혈도)을 찍어왔다. 수혼은 요코를 안은 상태에서 다시 바닥을 구르니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어깨를 살짝 스치며 지난다. 수혼은 한쪽 벽에 다다라 벌떡 일어난다.
작가주 : 금선탈각(金蟬脫殼) 매미가 허물을 벗듯 위기를 벗어난다는 36계의 계략중의 하나지만 무공의 초식 명칭으로도 사용된다.
요키에는 자신의 두 번째 살초마저 수혼이 피해하자 가슴에서 수라검을 빼내 수혼을 향해 날렸다. 수라검은 “휘이이익~”바람을 가르며 날아오고, 수혼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수라검을 피하지 않고 금나수로 잡아 갔다. 요키에는 당연히 수혼이 피할지 알았고 수혼이 피할 공간을 향해 다시 수라검을 날랐어. 하지만..........수혼은 피하지 않고 날아오는 수라검을 손을 잡았다.
“퍽~~~ ”
수혼의 손에 3자루 수라검이 잡히며 피가 튀어 오른다. 수혼의 손에 잡힌 수라검은 부르르 떨고, 수혼의 주위로 날아온 수라검은 벽에 불꽃을 일으키며 떨어진다. 수혼에게 잡힌 수라검은 살가죽을 파고들며 지금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요키에는 수혼이 예상외의 반응을 보이자 잠깐 당황했지만 다시 품속에서 장방형의 표창을 빼내 수혼의 화개(가슴에 있는 혈도), 기문(역시 가슴에 있는 혈도), 중완혈(배꼽위에 있는 혈도)을 향해 날린다. 수혼은 손에 들린 수라검을 날아오는 표장을 행해 던지고 표장과 수라검이 공중에서 충돌하며 바닥에 떨어졌다.
요키에는 연속된 공격에도 수혼이 쓰려지지 않자 초조해지기 시작했고, 일자보로 수혼에게 솟아지며 조도로 수혼의 양쪽 어깨를 노리며 휘두른다. 수혼은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서 팔을 휘두르니 수혼의 주위에 손 그림자들이 피어나 수혼의 앞을 장막(掌幕)처럼 가린다. 요키에의 조도는 장막에 막혀 튕겨지듯 물려나고 장막을 형성하던 그림자들이 다시 진해지며 물러나는 자신의 몸을 향해 날아왔다. 요키에는 신법으로 자신에서 날아오는 그림자를 피하는 한편 공중으로 날아올라 수혼의 머리위로 떨어지며 조도를 검처럼 십자를 베며 떨어져 내린다. 수혼은 입술을 깨물고 상체를 뒤로 저치며 음양권의 붕권(崩拳)을 실천하며 자객의 가슴을 노린다. 수혼의 주먹주위에 은은한 광음이 나며 떨어져 내리는 요키에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팍~~~ ..................끙!~”
“음~~~”
두마디 신음소리가 들리고 요키에의 몸은 공중에서 비틀거리더니 땅에 떨어져 뒤쪽으로 쭉~ 밀려났고, 수혼의 어깨에서는 피가 튀어 오른다. 요키에도 조도를 거두지 않았고 수혼도 붕권을 거두지 않아 두 사람모두 상대방이 쳐낸 초식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요키에는 뒤쪽으로 물러나며 수혼의 반격을 대비했지만 수혼은 자신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요키에는 다시 자세를 잡는다. 그녀의 가슴에는 표창과 수라검 그리고 동경이 들어있어 붕권을 막는 방패가 되어 주었다. 아마 동경(동으로 만든 거울)이 없었다면 자신의 갈비뼈는 성치 못했을 것이다. 요키에는 자세를 바로하며 수혼을 보았다. 그의 어깨에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수혼은 처음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수혼씨. 피.........잠깐만~”
“가만있어 요코. 움직이면 위험해”
“어깨에...........수혼씨 잠깐만 비켜보세요. 어떻게 된 거죠.”
“자객이 들어온 모양이야. 움직이면 위험해. 움직이지 마................대단하군. 삼엄한 경비를 뚫고 이곳까지 들어올 정도면 대단한 친구지.”
수혼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수혼은 요코를 보호하기위해 요코의 앞을 막고 수비만 했던 것이다. 요코는 수혼의 뒤에서 고개를 내밀어 수혼의 앞에 있는 상대를 보았다. 상대방은 검은 장속에 얼굴을 두건으로 감싸고 있는 인자복장 이였다.
“서.......설마. 닌자.”
요키에도 수혼이 요코를 보호하기 위해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품속에서 8자루 수라 검을 빼내서 수혼을 향해 날리고 바닥을 굴려 수혼의 하체를 공격해 들어갔다. 수혼은 혼자라면 칠성밟기로 피하면 그만이지만 뒤에 요코가 있으니 피할 수도 없고, 더구나 자객이 하체를 공격하니, 요코를 안고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수라검은 수혼의 발밑을 스치고 지나가고, 요키에는 예상하고 있던 일이라 바닥에서 일어나며 수혼을 따라 솟아오른다.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위중(무릎 뒤에 있는 혈도), 승근혈(장딴지에 있는 혈도)을 노리고 바람을 일으키며 날아간다. 수혼은 요코를 안고 있어 혼자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들었다. 수혼은 요코를 안은 상태에서 빠르게 회전하며 다리를 교차시키니 음양각이 터지며 화려한 발그림자들이 공중에 피어났다. 요키에는 수혼의 이런 반응까지 예상하고 있었기에 조도는 거두지 않고 자신도 몸을 회전하니 수혼이 만들어낸 그림자들은 그녀의 몸에 이르려 미끄러지듯 스쳐 지나고 만다. 수혼은 자신의 공격이 무위로 끝나자 허릴 힘들게 비틀어 방향을 바뀌며 밑으로 떨어져 내리니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살가죽을 스치며 다리에 길게 혈선(血線)을 만든다. 요키에는 공중에서 한바퀴 회전하더니 정방형의 표창을 떨어지는 수혼의 등을 향해 날렸다.
“휘~~이~~~익~~~~”
수혼의 세포들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수혼은 돌아보지도 않고 바닥에 차지와 동시에 바닥을 구른다.
“탁..........탁........탁.......탁”
“아~~ 악~~~”
표창들은 바닥에 떨어져 튕겨나고 수혼은 요코를 안은 상태에서 일어나보니 요코가 비틀거린다. 요코을 살펴보니 종아리에는 한 개의 표창이 깊숙이 박혀있었다. 요키에는 공중에서 떨어져 내리며 다시 네 개의 수라검을 수혼을 향해 날린다. 수혼은 요코의 상처를 보고 불같이 노했다. 수혼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수라 검을 금나수를 이용해 잡는다. “퍽~~, 팍~~~”수라검은 손에 잡혀 수혼의 손을 갈라버린다. 수혼은 수라검을 잡은 상태에서 바닥에 막 차지한 요키에를 노려본다. 수혼은 자객이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자신이 피하기만 해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요코까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 대한 많이 연구한 모양이네. 아주 좋아.”
요키에는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조금 배웠다. 하지만 아직은 초보수준이라 수혼의 말을 모두 이해하진 못했다. 그녀는 수혼의 말뜻은 모르겠지만 수혼의 자신의 공격을 계속 피하자 자존심을 상했다. 살수는 단 한수로 상대방의 목숨을 노리는 것인데, 벌써 많은 공격을 했지만 수혼을 죽일 수 없었다. 더욱이 그는 혼자도 아니고 요코님을 보호하고 있지 않는가?
요코는 비틀거리다 수혼의 앞을 막는다.
“당신.........아버지가 보낸 분인가요?”
요코가 일본어로 물어오자 요키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요코는 수혼에게 등을 기댄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젠 자객까지 보내 수혼을 죽이려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다.........당신이 혹시 지옥혈녀(地獄血女)?”
요키에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요코가 바닥을 쓰려지려 걸 수혼이 잡아주며 자신이 앞으로 나섰다. 수혼은 요코와 요키에가 일본어로 이야기 했기에 두 사람의 대화를 알 수 없었다. 지금 수혼은 눈앞의 자객을 처리하는 것에 신경이 집중되고 있었다. 수혼은 손에 들린 수라검을 요키에를 향해 던졌다.
“쉬이~~익~”
수라검은 요키에의 가슴을 향해 날아가고 요키에는 상체를 틀어 수라검을 피하는데 수혼이 일자보로 앞으로 쭉~ 달려오며 음양수를 실천하니 붉게 물든 그림자들이 피어난다. 수혼의 손은 이미 혈수(血手)가 되어 피어나는 그림자들조차 붉게 물들어 있었다. 허공에 붉은 장미꽃잎처럼 날리던 그림자들은 요키에의 전신을 감싸든 날아가고, 요키에는 신법을 발휘해 그림자를 피해보지만 그림자들은 살아있는 듯 요키에를 따라 붙는다. 수혼은 음양수를 실천하고 바로 주먹을 말아 쥐고 음양권을 쳐내니 음양권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내며 주먹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보인다. 이건 수혼이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음양권의 분(分)을 이용한 공격 이였다. 요키에는 순간 당황했다.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수혼이 이런 초식을 사용한 적이 없어 미쳐 대비책을 생각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혼은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는 것을 짐작하고 이런 변(變)초를 사용한 것이다. 한번 공세로 전환한 수혼은 상대방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요키에는 조도로 수혼의 혈수를 베어버리고 주먹을 향해 표창을 날렸다.
수혼은 표창이 날아와도 피하지 않고..........주먹이 펴지며 금나수로 변하더니 표창을 잡아 체고 다시 주먹이 쥐여지며 요키에의 명문혈(아랫배에 있는 혈도)를 노리고 내찌른다. 주먹은 광음을 내고 날아가고 요키에는 피할 공간이 없이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쾅~~”
수혼의 주먹에 맞은 벽이 진동하며 건물전체가 진동하고 수혼은 요키에를 따라 날아 오리며 음양수를 쳐내는데 지금까지의 음양수와는 달리 많은 그림자가 만들어지지 않고 몇 개의 그림자만 만들어지며 빠른 속도로 요키에를 향해 날아갔다. 이건 음양수의 섬(閃)을 이용한 공격이니 요키에는 공중에서 피하지 못하고 용천혈(발바닥에 있는 혈도)과 구허혈(발목에 있는 혈도)이 섬수에 적중당하며 몸의 균형이 흔들린다. 수혼은 요키에가 흔들리자 가슴 쪽으로 주먹을 모르더니 양 주먹을 내찌르며 교차시키니 수많은 그림자들이 만들어지며 요키에게 날아간다. 이건 음양권의 변(變)초를 최대로 끌어올린 공격으로 음양수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무수히 늘어난 그림자들은 요키에의 전신을 감싸듯 날아가고 있었다. 요키에는 수혼의 주먹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몸을 뒤집어 조도로 수혼의 천돌혈(목에 있는 사혈) 향해 내지른다. 요키에는 동귀어진(同歸於盡)의 수를 선택한 것이다.
“안돼~~ 죽이지 마세요.”
수혼은 요코의 소리를 듣고는 주먹을 회수하며 머리를 밑으로 숙이며 한바퀴 회전하니 요키에의 조도는 수혼의 등을 스치고 지나가고 한바퀴 돌아간 수혼의 다리가 요키에의 대추혈(목 뒤 등에 있는 혈도)를 가격해니 요키에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쾅~~”
작가주 : 대추혈은 일종의 마혈로 007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혈도다. 007이 상대방의 목뒤로 가격하면 기절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때 007의 주먹은 상대방의 대추혈을 가격한다.
요키에는 바닥에 떨어져 실신해 버리고 수혼은 침대 쪽으로 날아가 다떼지매끈을 잡아 요키에게 달려와 실신해 쓰려져 있는 그녀를 단단히 포박하였다. 막~ 수혼이 요키에를 포박했을 때 문이 열리며 쌍둥이 자매와 링링이 들어오고 있었다. 수혼은 요코에게 달라가 그녀를 살펴보니 요코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수혼씨 무슨 일이죠.”
다급하게 뛰어온 미희가 장내에 벌어진 상황을 살펴보며 묻자 수혼은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한다.
“끝났어. 다들 조용히 해. 그리고 가서 약상자 좀 가져와~”
서로 눈짓을 교환하던 여인들 중 미나가 밖으로 나갔다.
“요코. 괜찮아.”
“흐......흑~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수혼씨”
“요코 무슨 말이야. 왜 울어. 아파서 우는 거야.”
“아니요. 미안해서............너무 미안해서.........수혼씨가 저 때문에............정말 미안해요.”
“휴~ 그만. 요코가 놀란 모양이구나. 진정해. 이젠 끝났어.”
“앙~ 수혼씨.”
요코는 수혼의 품에 안겨왔다. 수혼은 그녀를 안아주는데 손에 피가 흐르고 있기에 팔로만 안아주었다. 요코는 수혼의 품에 안겨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버린다.
잠시 후 미나가 약상자를 가져왔다.
“몰려온 사람들은 돌려보냈어요. 다들 놀란 모양 이예요............수혼씨 이리와 보세요.”
“그냥 치료해. 그리고 그 친구는 일단 다른 방에 감금해. 혹시 모르니까 입을 봉하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단단히 포박해 놔~”
“알았어요. 빈방 중에 한곳에 감금하도록 하죠.”
미희가 눈짓하자 링링이 기절해 있는 요키에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미나는 약상자를 들고 수혼과 요코에게 다가왔다. 요코는 아직도 수혼의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 미나는 조용히 약상자를 열고 수혼의 손을 치료하려는데 수혼은 고개를 흔들고 요코의 다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요코. 조금만 참아 아플 거야.”
미나는 요코의 다리를 잡고 표창을 빼내니 상처에서 피가 솟구친다. 곁에 있던 미희는 솜으로 요코의 상처를 막고 피를 멈추게 하고 미나는 약을 찾아 요코의 상처에 바른다. 요코는 수혼을 안은 팔에 힘을 줄뿐 아무런 신음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다.
“요코 잠깐만 떨어져. 수혼씨도 치료해야겠다.”
그때서야 요코는 수혼에게 떨어진다. 미희는 수혼에게 떨어진 요코를 포근히 감싸주고, 미나는 수혼의 어깨와 손에 난 상처를 치료한다.
“무슨 일이죠.”
대충 치료가 끝나자 미희가 물어본다.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 다들 피곤하겠다.........내일..........내일 이야기해. 알았지.”
“휴~ 알았어요. 혹시 모르니까? 건물주위의 경비를 강화할게요.”
“다들 고마워~. 요코와 할말이 있으니 다들 나가줄래”
“알았어요.”
쌍둥이 자매가 밖으로 나가자 수혼은 요코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ps : 혹시 필요한 분들이 있을지 몰라 밑에 기모노에 대한 부분을 남기죠. 기모노 입는 순서입니다.
*기모노 입는 방법*
일반적으로 나가쥬반이라는 긴 속옷을 입습니다.
<나가쥬반입기>
1) 먼저 나가쥬반을 걸쳐입고 에리끝을 양손으로 잡고 몸의 한가운데에 오도록 중심을 잡는다.
2) 한쪽손으로 에리를 잡고 다른손 (오른손)은 등위 허리부분을 펴서 왼쪽 에리보다 오른쪽 에리가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낮게 잡는다.
3) 오른쪽 에리를 밑으로 가지 않도록 수평으로 해서 가슴부분을 감싸듯 한다.
4) 에리와 에리의 겹친 부분이 신체의 중심 부분에 오도록 주의해서 왼쪽 에리도 감싼다
5) 다떼지메 (속옷을 감는끈) 의 중심을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으로는 겨드랑이 밑부분에 오는 다떼지메를 잡는다
6) 다떼지메를 뒤에서 겹치도록 교차시켜 앞으로 가지고 온다
7) 다떼지메를 앞에서 한번 묶은다음 (매듭이 굵어지지 않게) 살짝 잡아당긴다.
8) 묶은 끝을 두른 다떼지메 속에 집어넣고 마지막으로 전체에 주름이 잡혀있으면 그 주름을 펴도록한다
<나가쥬반에 이어 기모노입기>
9) 기모노를 겹쳐입으면, 에리끝에서 1/3정도오는 부분을 양손으로 잡는다.
10) 손으로 잡은 부분을 들어올려 기모노가 바닥에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해서 전체의 길이를 정한다.
11) 왼쪽손을 돌려 감싼다. 감쌀때 왼쪽의 기모노를 꾀맨실 부분이 완전히 옆으로 오게해서 폭을 잡는다. 그리고 오른쪽을 잡아당겨 쭉편다.
12) 왼쪽손으로 감싼부분을 다시펴고 오른쪽 부분을 먼저감싼다. 감쌀때 왼쪽엄지 발가락이 보이도록 주의해서 감싸도록.
13) 왼쪽 에리도 감싼다. 감쌀때 역시 주의할점은 앞에 오는 끝부분이 타비 (버선)에 살짝 걸칠까 말까 할 정도로 조절한다.
14) 오른손으로 코시히모 (허리를 묶는 폭 3cm정도의 끈)를 잡고, 허리조금 윗부분에서 돌려감는다.
15) 코시히모를 카타하나 무스비(한쪽을 풀리기 쉽게 묶어 동그랗게 만들고 다른 한쪽은 그냥 길게 한것)로 해서 묶고 길레 나온 끈은 코시히모에 얽어맨다.
16) 코시히모로 묶은 윗부분이 흘러 내려온 부분에 손을 집어넣어 앞뒤 전체를 펴지도록 정리한다
17) 에리 부분의 중심을 잡기위해 에리길이를 정한다.
18) 안에있는 나가쥬반 소매에 맞추어 기모노의 소매도 맞춘다.
19) 전의 나가쥬반의 허리끈을 묶은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오를손으로 길이의 중앙을 잡고 왼손으로는 왼쪽 겨드랑이 밑에 해당하는 부분을 잡는다.
20) 다떼지메를 한번 감는다.
21) 다떼지메를 한번 묶고 살짝 잡아당긴다.
22) 다떼지메끈의 끝을 다떼지메속에 넣는다
23) 등뒤의 주름을 없앤다.
24) 겨드랑이 부분의 선을 똑바로 펴서 이부분도 깨끗하게 정리한다.
****** 잡담 하나. ********
낭만을 꿈꾸는 늑대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위한 카페가 만들어졌어요.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합니다. 운영자님 힘네세요.
http://cafe.sora.net/romantic
****** 잡담 둘 ********
비 오는 일요일...........집에 앉아 글을 쓰고 있었다. 옆에 다가온 부인님 말씀.
부인님 : 뭐해.
나 : 응~............그러니까..........취미생활
부인님 : 취미생활? 나도 취미생활 좀 하자. 휴일까지 컴퓨터만 잡고 있을 거야?
나 : (깨깽~ 우리 부인님 화나면 정말 무섭다.) 조..........조금만........
부인님 눈치 보며 한부를 마저 완성했다. 나 간덩이 부었나 보다. 휴일 날 글쓰기 정말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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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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