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파천황 -太極 破天荒- 5
우르르! 우우웅!
대지가 몸살을 앓는 듯,
거대한 울림이 망막하게 펼쳐진 광야(廣野)를 뒤흔들고 있었다.
그 거대한 울림에는 전율스러운 어떤 분위기가 있었다.
그것은 세상을 피로 씻으려 하는 사 악한 마기(魔氣)의 용트림이었다.
우우웅! 내장까지 뒤흔들어 놓는 듯한 그 섬뜻한 울림은 쩍 갈라져 마치 지옥의 입구같이 보이는 음침한 절 곡에서 흘렀다.
깎아지른 듯한 두 개의 석벽이 마주 선 절곡 안은 그대로 유계(幽界)였다.
대기를 휘감고 도는 칙칙한 마기! 습함과 어둠으로 드리운 죽음의 냄새(死香)! 번뜩이는 귀화(鬼火)!
절 곡의 바닥에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해골(骸骨)들!
크크크! 키키키!
지옥의 요둉같은 그 울림은 절벽 사이의 절곡 끝에서 울려 나와 대지를 온통 뒤흔들고 있었다.
한데,
이 지옥의 한 부분 같은 곳에도 놀랍게도 사람이 있었다.
혼백이 사라진 해골이 아닌,
생명을 지닌 인간이…!
언제부터였을까?
한 명의 인물이 시뻘건 핏빛의 석벽(石壁) 앞에 오체복지한 채 엎드려 있었다.
괴이하고 섬칫하도록 시뻘건 빛인 그 혈벽(血壁)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인간은 얼굴을 땅에 처박아 모습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백의의 노인이었다.
노인의 머리카락은 몸에 걸 친 백의만큼이나 하얗게 세어 있었다.
[ ... ! ]
노인은 오체투지한 상태로 어떤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르르! 크그긍!
죽음의 기운을 머금은 진동은 백의노인이 꿇어 엎드려 있는 혈벽 속에서 들리고 있지 않은 가?
온통 피를 칠한 듯한 그 석벽이 지금 터질 듯한 마기로 진동하는 것이다.
마치 십팔 층 지옥의 아수라들이 튀어나오려 몸부림치기라도 하듯이…!
쿠쿠쿵! 쿵쿵쿵...!
문득 진동이 최고조에 달하며 석벽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이 뒤흔들렸다.
쩌어어억! 쩡쩡!
그와 함께 백 장 높이의 혈벽이 서서히 좌우로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번쩍! 파츠츳!
혈광(血光)!
한 쌍의 끔찍한 핏빛 혈광이 갈라진 혈벽 사이로 쏟아져 나왔다.
마치 섣달 그믐날 밤의 모닥불 빛같이! 또는 터져 솟구치는 화산의 용암같이! 핏빛 절벽이 갈라진 틈으로 쏟아져 나오는 그 섬뜩하고도 강렬한 혈광은 죽음(死)을 부르는 지옥의 숨결과도 같았다.
츠츠츠! 우르르!
석벽 안쪽에서 노도가 쏟아지듯 핏빛의 빛이 쏟아졌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악(邪惡)함 이 깃든 혈광이 폭포같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 .....! ]
혈벽 앞에 오체복지하고 있는 백의노인의 몸이 더욱 쭈그러들었다.
지극한 공포로 그의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렸다.
그리고,
문득 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 소리 웅혼한 일성이 터졌다.
그 목소리는 쩍 갈라지는 혈벽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 사심제갈(邪心諸葛)! 고개를 들라! ”
심장을 옭아매는 듯한 섬칫함이 배인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는 섬칫한 공포 외에는 어떤 사악함이나 마기도 서려 있지를 않았다.
이미 극마지경(極魔之境)에 들어 정사(正邪)마저 초월한 자가 발한 목소리이기 때문일까?
자세히 보면 혈벽에서 흘러나오는 혈광 속에는 시뻘건 혈기(血氣)에 싸인 괴인이 둥실 떠 있었다.
혈기에 가려 전혀 모습은 알아볼 수가 없고,
다만 강렬한 핏빛의 안광이 횃불같이 번뜩이고 있었다.
“ 오오! 지옥천황(地獄天皇)이시여! ”
사심제갈(邪心諸葛)이라 불린 백의노인이 감루를 흘리며 핏빛 광채에 쌓인 괴인을 우러러 보았다.
지옥천황(地獄天皇)!
이것이 혈광 속에 떠 있는 괴인의 이름인가?
그때 백의노인이 땅에 처박고 있던 고개를 들면서 비로소 본래의 모습이 드러났다.
백의노인,
즉 사심제갈은 육십 전후로 보이는 청수한 인상의 노인이었다.
그러나 온후하고 탈속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그의 두 눈은 음침함으로 깊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일견해도 심기가 깊고 간계에 뛰어난 자임을 알아볼 수가 있었다.
“ 지옥천황이시여...!
속하는 일갑자를… 지존의 부르심을 기다리며 절치부심해 왔습니다. ”
사심제갈이라는 백의노인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그자는 지금 진심으로 감격하고 있었다.
“ 사심제갈! 잘 기다려 주었다. 이제 천하가 우리 지옥천(地獄天)의 것이 될 것이고,
그대 는 본좌의 제일충복이 될 것이다! ”
혈벽의 갈라진 틈으로 흐르는 혈광 속에서 다시 지옥천황의 웅혼한 음성이 들렸다.
“ 천황이시여! ”
사심제갈은 감격하여 몸을 떨었다.
그러면서도 그의 두 눈은 경이로 물들고 있었다.
[ 극…극마극사극살지경(極魔極邪極殺之境)에 드셨다. 겉으로 어떤 사악함이나 마기도 들어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제 천하에 우리 지옥천의 적수가 없으리라! ]
사심제갈이 흥분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지옥천황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 사심제갈! 태극천을 완전히 장악하였는가? ”
“ 태극천의 모든 것은 수중에 넣었는데 태극천주와 그의 딸들이 무저갱으로 투신하였습니다. ”
“ 사심제갈! ”
“ 옛 천황이시여! ”
“ 그럼 광명극선지정(光明極善地釘)의 후손은 찾았는가? ”
“ 죄송합니다.. 아직 .. ”
“ 사 . 심 . 제 . 갈 . .. 죽고싶으냐? ”
“ 죄송합니다.. 천황이시여.. 아마 광명극선지정의 후손은 없는 것이 아닌 가로 사료됩니다만.. ”
“ 사심제갈! 내가 누구냐? ”
“ 천황이십니다.. ”
“ 그리고 ? ”
“ 그리고 ...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의 주인이십니다. ”
현현자(泫泫子)의 천비록(天妃錄)에 광명극선지정(光明極善地釘)과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에 대하여 짤막하게 거론하고 있다.
- 절대선(絶對善)과 절대악(絶對惡)에대한 전설...
광명극선지정에 든 사람이 무림에 나타나면 무림에는 마두가 설자리가 없어지리라. 절대선의 왕림이니라.
허나 반대로 암흑극악지갱에 든 마인이 나타나면 무림에는 빛이 사라지리라. 절대악의 초현이니라.
광명극선지정(光明極善地釘)과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이 동시에 나타나면 무림은 영원히 사라지리라.절대선과 절대악의 대립으로 무림은 멸망케되리라.
두렵다 무림이여... 하늘의 또 다른 안배가 있기를 무림인들이여 기원하라 -
“ 그렇다.. 내가 암흑극악의 주인이다. 내가 바로 절대 악이다. 내가 세상에 나타났듯이 나와 천적(天敵)인 광명극선의 후손.. 절대 선이 태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찾아라 ... 어떻게 던 찾아라 .. ”
“ 알겠습니다 .. ”
“ 암흑오마궁(暗黑五魔宮)을 강호로 출관시켜라.. ”
“ 암흑오마궁 말씀이십니까? ”
“ 그렇다 .. 오마궁이 천하를 나에게 주리라! 그리고 암흑오마군은 보름 후에 있을 나의 재림을 준비케하라! ”
“ 옛! 복명! ”
“ 하후세가에는 가 보았는가? ”
아무도 모르는 하후세가 .. 아니 세인들의 뇌리에서 살아진지 오래된 하후세가를 알고있는 지옥천황은 누구인가?
“ 하후세가가 있던 자리는 천장애로 함몰되어 있었습니다.. ”
“ 함...함몰? 그럼 하후세가 사람들은? ”
“ 그것이 아무도 살아난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만 총관으로 있던 북천여왕(北天女王) 설한녀(雪恨女)와 가솔들이 천장애가 무너지기 전에 하후세가를 나와 북방으로 향해 갔습니다. ”
“ 으~음! 아무도 산 사람이 없는가? ”
혈광속의 괴인이 떠는가? 혈광이 약하게 파동(波動)을 쳤다.
“ ..............! ”
잠시후 혈광이 더욱 짙어지며 ....
한참을 잠잠하던 지옥천황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 사심제갈! 무림을 정복하라 ... 아수라마궁(阿修羅魔宮)과 혈사마궁(血師魔宮)이 전면에 나서고 천살궁(天殺宮)이 무림에 공포를 심어주라. ”
“ 복명! ”
“ 가라 가서 무림을 장악하라 ...만약에 실패할 시 목숨을 내놔라..가라.. 세상을 피로 물들여라.. ”
“ 존명! ”
스스스-- 스으... 지이이-- 잉!
사심제갈이 아득히 날아갔다.
잠시후 ...
“ 죽어야만하는 만상전능신혈맥(萬象全能血脈)! 허나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만이 빌어먹을 저주를 풀 수 있다.. 이젠 무림을 복종시키리라.. 크핫하 .. ”
혈광이 심하게 파동을 치기 시작했다.
“ 크크크크 .. 어리석은 선조들.. 빌어먹을 하늘에 순응한다고 .. 캇카카카... 하늘? 내가 하늘이다.. 3000년의 저주 ... 캇캇카 .. 하늘 .. 두고보라 ... 그 3000년의 저주의 고통 무림에 쏟아 부으리라 .. 흐흐흐.! ”
대체 누구란 말인가?
만상전능신혈맥은 하후가(夏候家)에만 내리는 저주인 것을..!
하후가의 남자들은 하후마린만 남고 모두가 죽은 것을..
대체누구인가?
“ 보라... 사람들이여! 기다려라... 무림인들이여! 후회하라... 하늘이여! 진정한 저주를 .. 암흑의 공포를 .. 나.. 지옥천황의 무서움에 치를 떨리라.. 캇카카카.. ”
스르릉 .. 쿵! 쿠쿠쿠쿵쿵!
혈벽이 다시 닫히며 정적만이 감돈다 ..
휘~이~잉! 휘~이~익!
바람소리만 들릴 뿐 그 흔한 새소리하나 들리지 않았다.
헌데 ..
그 혈벽의 뒤쪽... 아니 반대쪽 ...
한 인물이 동굴 속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 아...아! 마린아! 내 아들.... 흑흑흑 .. 이제 이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는데 .. 너는 내 곁을 떠났군아 .. ”
기이하게도 거무튀튀한 가죽옷을 걸친 한 노인이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시커먼 가죽옷으로 전신을 가리고 있고, 머리는 거의 반백이었는데 제멋 데로 헝클어져 그야말로 수세미를 방불케 했다.
허나 노인의 얼굴에는 극히 광명정대하고 모든 것에 초연한 얼굴이었다.
비록 초췌한 모습이지만 인자함과 그 누구도 침범치 못할 위엄이 서려있었다.
누구나 한번 보면 기대고 싶은 그런 모습의 노인이었다.
헌데 마린이라니 ....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얼마를 그렇게 있었을까?
“ 이젠 이곳을 나가야 하는가?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이 절대악을 탄생시킬줄이야.. ”
노인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서려있다.
“ 구(丘) 노인! ”
휘...이...익!
“ 예 주인님! ”
나타난 자, 그는 괴이한 분위기를 지닌 백발이 성성한 꼽추노인이었다.
더욱 희한한 것은 주름살이 가득한 꼽추노인의 얼굴에 두 개의 흰 눈썹이 근 두 자에 달하는 길이로 길게 뻗쳐있다는 점이었다.
신선의 탈속한 풍모와 추(醜)함을 동시에 지닌 괴노인.
괴노인!
원래 그는 팔십 년 전 무림에 악명을 떨친 바 있는 공포의 대마두였다.
장미신타(長眉神陀) 구일비(丘一飛).
이것이 그의 지난날의 별호와 이름이었다.
장미신타 구일비는 이미 나이가 백사십이 넘어 있었다.
그는 과거 우연히 지나가는 가쥭옷을 걸친 노인을 만나 단번에 고수임을 알아보고 싸움을 걸었다가 패한 후 가죽노인의 인품에 감명 받아 자진하여 노복이 된 것이었다.
세상에서 가죽노인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장미신타 구일비였다.
구일비의 적혈공(赤血功)과 적혈십이장(赤血十二掌) 그리고 금련(金鍊)으로 펼치는 탈명구련(奪命九蓮)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패하지 않았다. 그 만큼 장미신타는 초고수였던 것이다.
“ 구노인! 나 때문에 고생 많소! ”
“ 주인님! 무슨 말씀을 ..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하하 ”
“ 그 사람 싱겁기는 .. ”
“ 헌데 왜 부르셨는지요? ”
“ 무림에 혈운이 끼어있는 것이 아마 절대 악이 나타난 것 같소 ... 출도를 준비하시오.. 구노인도 같이 갑시다 ”
“ 저도 말입니까? ”
“ 당연한 것 아니요.. 이 천황제군(天皇諸君)이 가는 곳엔 언제나 장미신타도 같이 있게 될 거요.. 허허허 ”
“ 감사합니다 주인님! ”
장미신타는 감격에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렸다.
“ 구노인! 앞으로는 주인님이라 부르지마시오..”
“ 예에? 그럼 뭐라고 ? ... 음.. 알겠습니다 .. 제군.. ”
“ 제군? 주인이란 소리보다 났군.. 그렇게 하시오. ”
“ 네 .. 흐흐흐 ..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 ”
스....스...슷...!
장미신타가 물러가고 ..
노인아니 천황제군은 천천히 걸어서 동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며 침통한 ... 한편으로 결연한 표정으로 ...
“ 무림을 더럽히는 자는 결코 용서하지 않으리라... ”
그리고는 다시 동굴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은 후 적막함이 흐른다..
한편..
혼돈동천(混沌洞天)안에서는 ....!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다.
무려 이주이야(二晝二夜)...
간간히 가는 코고는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만 들릴 뿐 그야말로 섬뜩할 정도로 적막함이 흐르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더욱 적막하게 했다.
이주이야(二晝二夜)가 지나고 삼주(三晝)가 시작됐을 때...
부..시...시..
한 인물이 일어서고 있었다.
헉! 바로 걷지도 못하던 병신 마린이었다.
헌데 이젠 병신이 아니었다.
마린의 변한 모습은 ...
천계(天界)의 미신(美神)이 하강했는가?
아름다웠다.
이 한마디밖에는 표현할 수 없으리라.
눈(目)은 밤하늘(夜天)의 모든 은하수(銀河水)가 한 곳에 응축된 듯 빛나고 있었다.
아울러, 그 별무리 같은 성목의 깊숙한 내면에는 우주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모조리 응축되어 침잠 되어 있는 듯해 보일 정도였다.
그의 피부는 여인의 피부보다 미끈했다.
그리고,
그의 주사빛 붉은 입술은 그 누구라도 입맞추고 싶어할 정도로 황홀했다.
그 입술가로 걸린 고집스러움과 장난기는 아직은 어린 나이임을 나타내는 듯했다.
긴 수발(首髮)은 허리까지 치렁이고,
한데, 그의 눈썹(眉)은 서설(瑞雪)이라도 내려앉은 듯 희었다.
귀밑까지 뻗어 내린 굵은 검미(劒眉)는 일반인의 눈썹같은 검은 것이 아닌 은은한 은광(銀光)마저 서려 있는 백미(白眉)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그의 아름다움에 상처를 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그의 눈썹은 야릇한 신비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차라리 환상적이라고 해야 좋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의 다리사이에는 거대한 것이 (?) 축늘어저 있었다.
하여튼..
자리에서 일어난 마린은 깜짝 놀랐다.
“ 헉 ”
자신이 일어설 수도 있고..
볼 수도 있고 ...
말할 수도 있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꿈이 아닌지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 아야! 이건... 하하하 .. 꿈이 아냐... 꿈이 아냐... 아얏! 정말로 꿈이 아냐.. 히히히.. ”
그렇게 정신 없이 자신의 볼과 살을 꼬집어보며 꿈이 아님 현실인걸 만끽하던 마린은 ..
한참이 흐른 후에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먼저 그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쓰러저있는 다섯 여인이 자신의 시야에 들어왔다.
“ 누구지? 예뻐다 .. ”
마린은 여인들의 상태를 살펴보며 혀를 찼다.
“ 쯧쯧쯧! 이렇게 잔인할 수가... 누가 이런 짓을 ... 나쁜 놈.. ”
마린은 여인들의 전신에 멍이든 것과 그리고 말라 붙었지만 선명한 허벅지에 묻어 있는 핏자국..
그리고 보지에 묻어있는 정액 덩어리와 핏덩어리들 ...
누가 봐도 잔인한 참상이 아닐 수 없었다.
마린을 여인들을 그 지경으로 만든 것이 자신이라는 걸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여인들을 그렇게 만든 놈을 나쁜 놈이라고 욕하는 것이 이상할건 없다..
마린은 여인들을 눕힐 자리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섯 개의 작은 석실이었다.
각각의 석실에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불영천(佛靈天), 마령천(魔靈天), 황령천(黃靈天), 사령천(邪靈天), 화령천(火靈天), 천존부(天尊府)이었다.
그리고 동굴의 중앙에는 하나의 돌침대와 그 옆에는 푹 파인 웅덩이 하나.. 그리고 천장에서 졸졸 흐르는 샘터가 하나있었다.
샘 옆에는 기이한 나무가 한그루있었다.
그 기이한 나무에는 아홉 개의 열매가 각각 다른 색을 띄고는 열려있었다.
마린은 온 동굴을 뒤져 옷을 찾아 걸쳤다.
그런 후 ...
마린은 여인들을 한명한명 샘가로 안고 가서는 깨끗이 씻겼다.
“ 이야! 정말로 예쁜데.. 친구하자 했야지 .. 히히히 ”
마린은 여인들을 씻기며 유독 젖가슴을 씻을 때는 꼭 엄마의 가슴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여인들의 가슴을 한참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또 여인들의 보지를 씻을 때는 알 수 없는 열기가 온몸에 퍼지는걸 느꼈고 좆이 벌떡거리는걸 느꼈다.
“ 이상해 .. 여기를 만지면 이상해 .. 그래도 좋은 것 같은데 .. 나중에 깨어나면 만지게 해달라고 졸라봐야지 .. 키키키 ”
성인의 몸을 하고는 있지만 마린이 나이는 열 한살인 것이다.
아직은 성(性)을 알기에는 어린 나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한마디로 순진무구한 마린이었다.
마린은 다섯 명의 여인들을 다 씻기고는 각각의 석실에 있는 침대에가 눕혔다.
그리고는 자신은 천존부로 들어갔다.
천존부안 ...
한 명의 인자한 노인이 앉아있었다.
“ 어 할아버지 ...... 안녕하세요? ”
“ 어서 오느라 .. 나의 제자야..”
“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할아버지는 어떻게 입을 열지 않은데도 말을 해요. 그리고 저를 보고 제자라니 .. ”
“ 허허 고녀석.. 나는 혼돈지존(混沌至尊)이니라.. 나는 지금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원령(元靈)만 남아 있는 것이니라. ”
“ 원령(元靈)? ”
“ 허허허 그놈참... ”
“ 에이 할아버지는 귀신이네.. 어렵게 말해.. 귀신이라면 될 것을 가지구.. 헤헤헤 ”
“ 뭐... 뭐 ... 귀신.. 이..노..옴!! ”
츠츠츠츠 .. 쇄..액! 퍽!
“ 으~악! ”
혼돈지존이 귀신이란 말해 노했는가?
갑자기 허공에서 한줄기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만 그대로 마린의 몸을 강타했다.
마린은 저 만치 나가 떨어졌다가 일어났다.
“ 할아버지는 거짓말쟁이 ... ”
“ 뭐 거짓말쟁이? 이놈.. "
또다시 석실 안에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
놀란 마린은 황급히 손을 저으며...
“ 할아버지 ... 그게 아니라 생각해보세요 .. 할아버진 귀.. 이크 .. 원령만 남았다고 했잖아요.. ”
“ 그래서? ”
“ 뭐가 그래서예요.. 원령이 어떻게 산 사람을 때려요? 안 그래요? ”
그제야 파동이 멈춰지며 ...
“ 녀석 난 또 뭐라고 .. 그건 여기에는 혼돈지기가 있었어 가능하단다.. ”
“ 혼돈지기요? ”
“ 그래 태초에 있던 생명탄생지기이니라? ”
“ 그게 뭐예요? ”
“ 지금은 네가 어려서 잘 모를 거다. 하여튼 길지 않는 시간만이 남아 있단다. ”
“ 네에? ”
“ 그건 내가 깨어나고 천일(天一)밖에 없단다.. 내가 혼돈지기로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고것밖에는 안 되니깐 시간을 아껴야 겠지? ”
“ 왜요? ”
파바박..꽁!
갑자기 파동이 일더니만 마린의 머리에 약하게 꿀밤을 놓듯이 때렸다.
“ 아야! 뻑 하면 때려잉.! 묻는 것도 죄예요? ”
“ 욘석아! 답답한 소리를 하니까 그렇지! .. 나보고 귀신이라며 .. 귀신이 세상에 오래머물수 있겠냐? ”
“ 히히히 ... 헌데 내가 왜 할아버지 제자예요.. 할아버진 내가 누군 줄도 모르고 .. ”
“ 넌 하후마린(夏厚摩鱗)!이 아니냐? ”
“ 어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요? ”
“ 넌 삼천년(三千年)전에 내 제자로 정해져 있느니라.. ”
“ 그건 왜예요? ”
“ 내 신체가 너와 같은 태극만상전능신혈맥(太極萬象全能血脈)이기 때문이란다. ”
“ 태극만상전능신혈맥? ”
태극만상전능신혈맥(太極萬象全能血脈)은 태초에 한번도 나타난적이 없다는데 어떻게 된건지?
“ 그렇다 이 세상사람들은 모르는 태극만상전능신혈맥을 나와 너는 타고 난 것이다. 다름아닌 태천신의 신체이지 ”
“ 태 천 신? ”
“ 음 모든 천신을 지배하는 천신이란다.. ”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던 마린은 혼돈지존에게 구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 사부님 제자 하후마린이 인사올립니다. ”
“ 오냐.. 내 제자야.. ”
석실안의 공기가 약하게 파동을 일으켰다.
구배를 올리고 난후 마린은 문득 다섯 여인이 생각났다.
“ 사부님! 밖의 여인들은 누군 지요? .. 누가 잔혹하게 여인들을 괴롭혔던데요 ”
“ 누가 그랬는지 모르느냐? ”
“ 아주 나쁜 놈입니다.. 힘없는 여자를 괴롭히다니 ... ”
“ 허어참... 인석아 여인들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너니라! ”
“ 네에 저라뇨? 처음 보는 여자들인데요? ”
( 그래 알았야 좋을 건 없지.. )
“ 분명한 건 네가 여인들을 저렇게 만들었다는 건은 분명하니까 .. 네가 저 여인들을 잘 돌봐 줘야하느니라.. ”
“ 내가 왜요? ”
“ 옜다 읽어 봐라 ... ”
마린의 앞에 서책한권이 떨어졌다.
제목도 없는 책....
책장을 넘기자 그 책에는 음탕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음색환락경(陰色煥樂經)! 그게 책 제목인갑다.
음색환락경에는 채음보양술(採陰補陽術). 채양보음술(採陽補陰術) 그리고 각종체위들...
또 내가요상술(內家療傷術) 까지 기록되어 있는 성교대전(性交大典)이었다.
마린은 음색환락경을 읽으면서 이상하게도 온몸에 열기가 한곳으로 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장에 있는 내가요상술을 보는 순간 자신이 변한 것을 알게되었다.
사실 음색환락경은 혼돈지존의 제자였던 구미후중의 한명인 불령미후가 혼돈지존이세(混沌至尊二世)을 위해 지은 것이다.
태극만상전능신혈맥(太極萬象全能血脈)의 비밀과 그 저주를 푸는 방법에 대하여 상세히
기록해놓은것이었다.
다만 빠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구미후중에 상당수가 친인이라는걸 빼놓고 기록한점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혼돈지존시대의 구미후는 혼돈지존의 제자가 아니라 아내였을것이고 또 상당수가
가족이었을것인데 그기에 대한 언급이 없었어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음색환락경을 다 본 마린은 ...
“ 사부님 그럼 저 여인들은 제자의 내자(內子)들 입니까? ”
“ 그렇다.... 그들은 너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으니 네가 잘해좋야 할 것이니라.. ”
“ 예.. 사부님.. ”
“ 오늘은 피곤할 것이니 가서 쉬고 내일부터 수련을 하자구나.. ”
“ 예! 사부님.. 헌데 가서 쉬어 라면 어디로 가야 되는 건지.. ? ”
“ 넌 매일 다섯 석실을 돌며 기거(寄居)하거라! 너의 신체는 아직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여아(女兒)들로부터 진기를 더 받아야 되느니라.. ”
“ 제에게 진기를 주게되면 여인들은? ”
“ 걱정하지마라 한쪽만 받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느니라.. 알았느냐? ”
“ 예 사부님! ”
“ 제자야! 내가 일러주는 구결을 외워라 .. 그리고 그 구결을 항상 운기해야하고 음양화합시 필히 운행해야 하느니라.”
“ 네에 사부님! ”
석실에 구결이 울려 퍼지고 마린은 그 구결에 몰두를 하였다.
얼마후 울려 퍼지던 구결이 끝났다.
“ 다 외웠느냐? ”
“ 네에 사부님 다 외웠습니다. ”
“ 그럼 오늘은 사령천에 가서 자거라.. ”
“ 제자 이만 물러갑니다. ”
마린은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사령천이라고 적혀있는 석실로 갔다.
마린이 물러나자 혼돈지존이 누구에 게인지는 몰라도 말을 했다.
“ 너희들이 제자의 친인인 것을 안다 .. 이일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도 안다 .. 허나 마린이 없으면 무림이 멸망할 것이다. 나아가 온 세상이 피로 물들 것이다. 그러니 모두들 명심하기 바란다 .. ”
아마 오미후에게 말을 한 것 같았다.
그럼 오미후가 깨어났는가?
그렇다 오미후는 마린이 혼돈지존과 만날 때부터 깨어 있었다.
혼돈지존은 여인들을 깨워 마린과 하는 대화를 다 듣게 했다.
“ 여아들아! 나도 마린과 같은 전철을 겪었느니라.. 그러나 제자 마린에게는 너희들이 친인인걸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
그때 사방에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대답이 혼돈지존에게 들려왔다.
“ 예 알겠사옵니다 ”
우르르! 우우웅!
대지가 몸살을 앓는 듯,
거대한 울림이 망막하게 펼쳐진 광야(廣野)를 뒤흔들고 있었다.
그 거대한 울림에는 전율스러운 어떤 분위기가 있었다.
그것은 세상을 피로 씻으려 하는 사 악한 마기(魔氣)의 용트림이었다.
우우웅! 내장까지 뒤흔들어 놓는 듯한 그 섬뜻한 울림은 쩍 갈라져 마치 지옥의 입구같이 보이는 음침한 절 곡에서 흘렀다.
깎아지른 듯한 두 개의 석벽이 마주 선 절곡 안은 그대로 유계(幽界)였다.
대기를 휘감고 도는 칙칙한 마기! 습함과 어둠으로 드리운 죽음의 냄새(死香)! 번뜩이는 귀화(鬼火)!
절 곡의 바닥에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해골(骸骨)들!
크크크! 키키키!
지옥의 요둉같은 그 울림은 절벽 사이의 절곡 끝에서 울려 나와 대지를 온통 뒤흔들고 있었다.
한데,
이 지옥의 한 부분 같은 곳에도 놀랍게도 사람이 있었다.
혼백이 사라진 해골이 아닌,
생명을 지닌 인간이…!
언제부터였을까?
한 명의 인물이 시뻘건 핏빛의 석벽(石壁) 앞에 오체복지한 채 엎드려 있었다.
괴이하고 섬칫하도록 시뻘건 빛인 그 혈벽(血壁)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인간은 얼굴을 땅에 처박아 모습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백의의 노인이었다.
노인의 머리카락은 몸에 걸 친 백의만큼이나 하얗게 세어 있었다.
[ ... ! ]
노인은 오체투지한 상태로 어떤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르르! 크그긍!
죽음의 기운을 머금은 진동은 백의노인이 꿇어 엎드려 있는 혈벽 속에서 들리고 있지 않은 가?
온통 피를 칠한 듯한 그 석벽이 지금 터질 듯한 마기로 진동하는 것이다.
마치 십팔 층 지옥의 아수라들이 튀어나오려 몸부림치기라도 하듯이…!
쿠쿠쿵! 쿵쿵쿵...!
문득 진동이 최고조에 달하며 석벽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이 뒤흔들렸다.
쩌어어억! 쩡쩡!
그와 함께 백 장 높이의 혈벽이 서서히 좌우로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번쩍! 파츠츳!
혈광(血光)!
한 쌍의 끔찍한 핏빛 혈광이 갈라진 혈벽 사이로 쏟아져 나왔다.
마치 섣달 그믐날 밤의 모닥불 빛같이! 또는 터져 솟구치는 화산의 용암같이! 핏빛 절벽이 갈라진 틈으로 쏟아져 나오는 그 섬뜩하고도 강렬한 혈광은 죽음(死)을 부르는 지옥의 숨결과도 같았다.
츠츠츠! 우르르!
석벽 안쪽에서 노도가 쏟아지듯 핏빛의 빛이 쏟아졌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악(邪惡)함 이 깃든 혈광이 폭포같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 .....! ]
혈벽 앞에 오체복지하고 있는 백의노인의 몸이 더욱 쭈그러들었다.
지극한 공포로 그의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렸다.
그리고,
문득 주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 소리 웅혼한 일성이 터졌다.
그 목소리는 쩍 갈라지는 혈벽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 사심제갈(邪心諸葛)! 고개를 들라! ”
심장을 옭아매는 듯한 섬칫함이 배인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는 섬칫한 공포 외에는 어떤 사악함이나 마기도 서려 있지를 않았다.
이미 극마지경(極魔之境)에 들어 정사(正邪)마저 초월한 자가 발한 목소리이기 때문일까?
자세히 보면 혈벽에서 흘러나오는 혈광 속에는 시뻘건 혈기(血氣)에 싸인 괴인이 둥실 떠 있었다.
혈기에 가려 전혀 모습은 알아볼 수가 없고,
다만 강렬한 핏빛의 안광이 횃불같이 번뜩이고 있었다.
“ 오오! 지옥천황(地獄天皇)이시여! ”
사심제갈(邪心諸葛)이라 불린 백의노인이 감루를 흘리며 핏빛 광채에 쌓인 괴인을 우러러 보았다.
지옥천황(地獄天皇)!
이것이 혈광 속에 떠 있는 괴인의 이름인가?
그때 백의노인이 땅에 처박고 있던 고개를 들면서 비로소 본래의 모습이 드러났다.
백의노인,
즉 사심제갈은 육십 전후로 보이는 청수한 인상의 노인이었다.
그러나 온후하고 탈속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그의 두 눈은 음침함으로 깊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일견해도 심기가 깊고 간계에 뛰어난 자임을 알아볼 수가 있었다.
“ 지옥천황이시여...!
속하는 일갑자를… 지존의 부르심을 기다리며 절치부심해 왔습니다. ”
사심제갈이라는 백의노인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그자는 지금 진심으로 감격하고 있었다.
“ 사심제갈! 잘 기다려 주었다. 이제 천하가 우리 지옥천(地獄天)의 것이 될 것이고,
그대 는 본좌의 제일충복이 될 것이다! ”
혈벽의 갈라진 틈으로 흐르는 혈광 속에서 다시 지옥천황의 웅혼한 음성이 들렸다.
“ 천황이시여! ”
사심제갈은 감격하여 몸을 떨었다.
그러면서도 그의 두 눈은 경이로 물들고 있었다.
[ 극…극마극사극살지경(極魔極邪極殺之境)에 드셨다. 겉으로 어떤 사악함이나 마기도 들어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제 천하에 우리 지옥천의 적수가 없으리라! ]
사심제갈이 흥분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지옥천황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 사심제갈! 태극천을 완전히 장악하였는가? ”
“ 태극천의 모든 것은 수중에 넣었는데 태극천주와 그의 딸들이 무저갱으로 투신하였습니다. ”
“ 사심제갈! ”
“ 옛 천황이시여! ”
“ 그럼 광명극선지정(光明極善地釘)의 후손은 찾았는가? ”
“ 죄송합니다.. 아직 .. ”
“ 사 . 심 . 제 . 갈 . .. 죽고싶으냐? ”
“ 죄송합니다.. 천황이시여.. 아마 광명극선지정의 후손은 없는 것이 아닌 가로 사료됩니다만.. ”
“ 사심제갈! 내가 누구냐? ”
“ 천황이십니다.. ”
“ 그리고 ? ”
“ 그리고 ...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의 주인이십니다. ”
현현자(泫泫子)의 천비록(天妃錄)에 광명극선지정(光明極善地釘)과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에 대하여 짤막하게 거론하고 있다.
- 절대선(絶對善)과 절대악(絶對惡)에대한 전설...
광명극선지정에 든 사람이 무림에 나타나면 무림에는 마두가 설자리가 없어지리라. 절대선의 왕림이니라.
허나 반대로 암흑극악지갱에 든 마인이 나타나면 무림에는 빛이 사라지리라. 절대악의 초현이니라.
광명극선지정(光明極善地釘)과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이 동시에 나타나면 무림은 영원히 사라지리라.절대선과 절대악의 대립으로 무림은 멸망케되리라.
두렵다 무림이여... 하늘의 또 다른 안배가 있기를 무림인들이여 기원하라 -
“ 그렇다.. 내가 암흑극악의 주인이다. 내가 바로 절대 악이다. 내가 세상에 나타났듯이 나와 천적(天敵)인 광명극선의 후손.. 절대 선이 태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찾아라 ... 어떻게 던 찾아라 .. ”
“ 알겠습니다 .. ”
“ 암흑오마궁(暗黑五魔宮)을 강호로 출관시켜라.. ”
“ 암흑오마궁 말씀이십니까? ”
“ 그렇다 .. 오마궁이 천하를 나에게 주리라! 그리고 암흑오마군은 보름 후에 있을 나의 재림을 준비케하라! ”
“ 옛! 복명! ”
“ 하후세가에는 가 보았는가? ”
아무도 모르는 하후세가 .. 아니 세인들의 뇌리에서 살아진지 오래된 하후세가를 알고있는 지옥천황은 누구인가?
“ 하후세가가 있던 자리는 천장애로 함몰되어 있었습니다.. ”
“ 함...함몰? 그럼 하후세가 사람들은? ”
“ 그것이 아무도 살아난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만 총관으로 있던 북천여왕(北天女王) 설한녀(雪恨女)와 가솔들이 천장애가 무너지기 전에 하후세가를 나와 북방으로 향해 갔습니다. ”
“ 으~음! 아무도 산 사람이 없는가? ”
혈광속의 괴인이 떠는가? 혈광이 약하게 파동(波動)을 쳤다.
“ ..............! ”
잠시후 혈광이 더욱 짙어지며 ....
한참을 잠잠하던 지옥천황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 사심제갈! 무림을 정복하라 ... 아수라마궁(阿修羅魔宮)과 혈사마궁(血師魔宮)이 전면에 나서고 천살궁(天殺宮)이 무림에 공포를 심어주라. ”
“ 복명! ”
“ 가라 가서 무림을 장악하라 ...만약에 실패할 시 목숨을 내놔라..가라.. 세상을 피로 물들여라.. ”
“ 존명! ”
스스스-- 스으... 지이이-- 잉!
사심제갈이 아득히 날아갔다.
잠시후 ...
“ 죽어야만하는 만상전능신혈맥(萬象全能血脈)! 허나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만이 빌어먹을 저주를 풀 수 있다.. 이젠 무림을 복종시키리라.. 크핫하 .. ”
혈광이 심하게 파동을 치기 시작했다.
“ 크크크크 .. 어리석은 선조들.. 빌어먹을 하늘에 순응한다고 .. 캇카카카... 하늘? 내가 하늘이다.. 3000년의 저주 ... 캇캇카 .. 하늘 .. 두고보라 ... 그 3000년의 저주의 고통 무림에 쏟아 부으리라 .. 흐흐흐.! ”
대체 누구란 말인가?
만상전능신혈맥은 하후가(夏候家)에만 내리는 저주인 것을..!
하후가의 남자들은 하후마린만 남고 모두가 죽은 것을..
대체누구인가?
“ 보라... 사람들이여! 기다려라... 무림인들이여! 후회하라... 하늘이여! 진정한 저주를 .. 암흑의 공포를 .. 나.. 지옥천황의 무서움에 치를 떨리라.. 캇카카카.. ”
스르릉 .. 쿵! 쿠쿠쿠쿵쿵!
혈벽이 다시 닫히며 정적만이 감돈다 ..
휘~이~잉! 휘~이~익!
바람소리만 들릴 뿐 그 흔한 새소리하나 들리지 않았다.
헌데 ..
그 혈벽의 뒤쪽... 아니 반대쪽 ...
한 인물이 동굴 속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 아...아! 마린아! 내 아들.... 흑흑흑 .. 이제 이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는데 .. 너는 내 곁을 떠났군아 .. ”
기이하게도 거무튀튀한 가죽옷을 걸친 한 노인이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시커먼 가죽옷으로 전신을 가리고 있고, 머리는 거의 반백이었는데 제멋 데로 헝클어져 그야말로 수세미를 방불케 했다.
허나 노인의 얼굴에는 극히 광명정대하고 모든 것에 초연한 얼굴이었다.
비록 초췌한 모습이지만 인자함과 그 누구도 침범치 못할 위엄이 서려있었다.
누구나 한번 보면 기대고 싶은 그런 모습의 노인이었다.
헌데 마린이라니 ....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얼마를 그렇게 있었을까?
“ 이젠 이곳을 나가야 하는가? 암흑극악지갱(暗黑極惡地坑)이 절대악을 탄생시킬줄이야.. ”
노인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서려있다.
“ 구(丘) 노인! ”
휘...이...익!
“ 예 주인님! ”
나타난 자, 그는 괴이한 분위기를 지닌 백발이 성성한 꼽추노인이었다.
더욱 희한한 것은 주름살이 가득한 꼽추노인의 얼굴에 두 개의 흰 눈썹이 근 두 자에 달하는 길이로 길게 뻗쳐있다는 점이었다.
신선의 탈속한 풍모와 추(醜)함을 동시에 지닌 괴노인.
괴노인!
원래 그는 팔십 년 전 무림에 악명을 떨친 바 있는 공포의 대마두였다.
장미신타(長眉神陀) 구일비(丘一飛).
이것이 그의 지난날의 별호와 이름이었다.
장미신타 구일비는 이미 나이가 백사십이 넘어 있었다.
그는 과거 우연히 지나가는 가쥭옷을 걸친 노인을 만나 단번에 고수임을 알아보고 싸움을 걸었다가 패한 후 가죽노인의 인품에 감명 받아 자진하여 노복이 된 것이었다.
세상에서 가죽노인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장미신타 구일비였다.
구일비의 적혈공(赤血功)과 적혈십이장(赤血十二掌) 그리고 금련(金鍊)으로 펼치는 탈명구련(奪命九蓮)으로 어느 누구에게도 패하지 않았다. 그 만큼 장미신타는 초고수였던 것이다.
“ 구노인! 나 때문에 고생 많소! ”
“ 주인님! 무슨 말씀을 ..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하하 ”
“ 그 사람 싱겁기는 .. ”
“ 헌데 왜 부르셨는지요? ”
“ 무림에 혈운이 끼어있는 것이 아마 절대 악이 나타난 것 같소 ... 출도를 준비하시오.. 구노인도 같이 갑시다 ”
“ 저도 말입니까? ”
“ 당연한 것 아니요.. 이 천황제군(天皇諸君)이 가는 곳엔 언제나 장미신타도 같이 있게 될 거요.. 허허허 ”
“ 감사합니다 주인님! ”
장미신타는 감격에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렸다.
“ 구노인! 앞으로는 주인님이라 부르지마시오..”
“ 예에? 그럼 뭐라고 ? ... 음.. 알겠습니다 .. 제군.. ”
“ 제군? 주인이란 소리보다 났군.. 그렇게 하시오. ”
“ 네 .. 흐흐흐 .. 그럼 준비하겠습니다 .. ”
스....스...슷...!
장미신타가 물러가고 ..
노인아니 천황제군은 천천히 걸어서 동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하늘을 쳐다보며 침통한 ... 한편으로 결연한 표정으로 ...
“ 무림을 더럽히는 자는 결코 용서하지 않으리라... ”
그리고는 다시 동굴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은 후 적막함이 흐른다..
한편..
혼돈동천(混沌洞天)안에서는 ....!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다.
무려 이주이야(二晝二夜)...
간간히 가는 코고는 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만 들릴 뿐 그야말로 섬뜩할 정도로 적막함이 흐르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더욱 적막하게 했다.
이주이야(二晝二夜)가 지나고 삼주(三晝)가 시작됐을 때...
부..시...시..
한 인물이 일어서고 있었다.
헉! 바로 걷지도 못하던 병신 마린이었다.
헌데 이젠 병신이 아니었다.
마린의 변한 모습은 ...
천계(天界)의 미신(美神)이 하강했는가?
아름다웠다.
이 한마디밖에는 표현할 수 없으리라.
눈(目)은 밤하늘(夜天)의 모든 은하수(銀河水)가 한 곳에 응축된 듯 빛나고 있었다.
아울러, 그 별무리 같은 성목의 깊숙한 내면에는 우주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모조리 응축되어 침잠 되어 있는 듯해 보일 정도였다.
그의 피부는 여인의 피부보다 미끈했다.
그리고,
그의 주사빛 붉은 입술은 그 누구라도 입맞추고 싶어할 정도로 황홀했다.
그 입술가로 걸린 고집스러움과 장난기는 아직은 어린 나이임을 나타내는 듯했다.
긴 수발(首髮)은 허리까지 치렁이고,
한데, 그의 눈썹(眉)은 서설(瑞雪)이라도 내려앉은 듯 희었다.
귀밑까지 뻗어 내린 굵은 검미(劒眉)는 일반인의 눈썹같은 검은 것이 아닌 은은한 은광(銀光)마저 서려 있는 백미(白眉)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그의 아름다움에 상처를 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그의 눈썹은 야릇한 신비감마저 느끼게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차라리 환상적이라고 해야 좋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의 다리사이에는 거대한 것이 (?) 축늘어저 있었다.
하여튼..
자리에서 일어난 마린은 깜짝 놀랐다.
“ 헉 ”
자신이 일어설 수도 있고..
볼 수도 있고 ...
말할 수도 있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꿈이 아닌지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 아야! 이건... 하하하 .. 꿈이 아냐... 꿈이 아냐... 아얏! 정말로 꿈이 아냐.. 히히히.. ”
그렇게 정신 없이 자신의 볼과 살을 꼬집어보며 꿈이 아님 현실인걸 만끽하던 마린은 ..
한참이 흐른 후에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먼저 그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쓰러저있는 다섯 여인이 자신의 시야에 들어왔다.
“ 누구지? 예뻐다 .. ”
마린은 여인들의 상태를 살펴보며 혀를 찼다.
“ 쯧쯧쯧! 이렇게 잔인할 수가... 누가 이런 짓을 ... 나쁜 놈.. ”
마린은 여인들의 전신에 멍이든 것과 그리고 말라 붙었지만 선명한 허벅지에 묻어 있는 핏자국..
그리고 보지에 묻어있는 정액 덩어리와 핏덩어리들 ...
누가 봐도 잔인한 참상이 아닐 수 없었다.
마린을 여인들을 그 지경으로 만든 것이 자신이라는 걸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 여인들을 그렇게 만든 놈을 나쁜 놈이라고 욕하는 것이 이상할건 없다..
마린은 여인들을 눕힐 자리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섯 개의 작은 석실이었다.
각각의 석실에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불영천(佛靈天), 마령천(魔靈天), 황령천(黃靈天), 사령천(邪靈天), 화령천(火靈天), 천존부(天尊府)이었다.
그리고 동굴의 중앙에는 하나의 돌침대와 그 옆에는 푹 파인 웅덩이 하나.. 그리고 천장에서 졸졸 흐르는 샘터가 하나있었다.
샘 옆에는 기이한 나무가 한그루있었다.
그 기이한 나무에는 아홉 개의 열매가 각각 다른 색을 띄고는 열려있었다.
마린은 온 동굴을 뒤져 옷을 찾아 걸쳤다.
그런 후 ...
마린은 여인들을 한명한명 샘가로 안고 가서는 깨끗이 씻겼다.
“ 이야! 정말로 예쁜데.. 친구하자 했야지 .. 히히히 ”
마린은 여인들을 씻기며 유독 젖가슴을 씻을 때는 꼭 엄마의 가슴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여인들의 가슴을 한참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또 여인들의 보지를 씻을 때는 알 수 없는 열기가 온몸에 퍼지는걸 느꼈고 좆이 벌떡거리는걸 느꼈다.
“ 이상해 .. 여기를 만지면 이상해 .. 그래도 좋은 것 같은데 .. 나중에 깨어나면 만지게 해달라고 졸라봐야지 .. 키키키 ”
성인의 몸을 하고는 있지만 마린이 나이는 열 한살인 것이다.
아직은 성(性)을 알기에는 어린 나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한마디로 순진무구한 마린이었다.
마린은 다섯 명의 여인들을 다 씻기고는 각각의 석실에 있는 침대에가 눕혔다.
그리고는 자신은 천존부로 들어갔다.
천존부안 ...
한 명의 인자한 노인이 앉아있었다.
“ 어 할아버지 ...... 안녕하세요? ”
“ 어서 오느라 .. 나의 제자야..”
“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할아버지는 어떻게 입을 열지 않은데도 말을 해요. 그리고 저를 보고 제자라니 .. ”
“ 허허 고녀석.. 나는 혼돈지존(混沌至尊)이니라.. 나는 지금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원령(元靈)만 남아 있는 것이니라. ”
“ 원령(元靈)? ”
“ 허허허 그놈참... ”
“ 에이 할아버지는 귀신이네.. 어렵게 말해.. 귀신이라면 될 것을 가지구.. 헤헤헤 ”
“ 뭐... 뭐 ... 귀신.. 이..노..옴!! ”
츠츠츠츠 .. 쇄..액! 퍽!
“ 으~악! ”
혼돈지존이 귀신이란 말해 노했는가?
갑자기 허공에서 한줄기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만 그대로 마린의 몸을 강타했다.
마린은 저 만치 나가 떨어졌다가 일어났다.
“ 할아버지는 거짓말쟁이 ... ”
“ 뭐 거짓말쟁이? 이놈.. "
또다시 석실 안에 파동이 일기 시작했다.
놀란 마린은 황급히 손을 저으며...
“ 할아버지 ... 그게 아니라 생각해보세요 .. 할아버진 귀.. 이크 .. 원령만 남았다고 했잖아요.. ”
“ 그래서? ”
“ 뭐가 그래서예요.. 원령이 어떻게 산 사람을 때려요? 안 그래요? ”
그제야 파동이 멈춰지며 ...
“ 녀석 난 또 뭐라고 .. 그건 여기에는 혼돈지기가 있었어 가능하단다.. ”
“ 혼돈지기요? ”
“ 그래 태초에 있던 생명탄생지기이니라? ”
“ 그게 뭐예요? ”
“ 지금은 네가 어려서 잘 모를 거다. 하여튼 길지 않는 시간만이 남아 있단다. ”
“ 네에? ”
“ 그건 내가 깨어나고 천일(天一)밖에 없단다.. 내가 혼돈지기로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고것밖에는 안 되니깐 시간을 아껴야 겠지? ”
“ 왜요? ”
파바박..꽁!
갑자기 파동이 일더니만 마린의 머리에 약하게 꿀밤을 놓듯이 때렸다.
“ 아야! 뻑 하면 때려잉.! 묻는 것도 죄예요? ”
“ 욘석아! 답답한 소리를 하니까 그렇지! .. 나보고 귀신이라며 .. 귀신이 세상에 오래머물수 있겠냐? ”
“ 히히히 ... 헌데 내가 왜 할아버지 제자예요.. 할아버진 내가 누군 줄도 모르고 .. ”
“ 넌 하후마린(夏厚摩鱗)!이 아니냐? ”
“ 어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아요? ”
“ 넌 삼천년(三千年)전에 내 제자로 정해져 있느니라.. ”
“ 그건 왜예요? ”
“ 내 신체가 너와 같은 태극만상전능신혈맥(太極萬象全能血脈)이기 때문이란다. ”
“ 태극만상전능신혈맥? ”
태극만상전능신혈맥(太極萬象全能血脈)은 태초에 한번도 나타난적이 없다는데 어떻게 된건지?
“ 그렇다 이 세상사람들은 모르는 태극만상전능신혈맥을 나와 너는 타고 난 것이다. 다름아닌 태천신의 신체이지 ”
“ 태 천 신? ”
“ 음 모든 천신을 지배하는 천신이란다.. ”
한참을 곰곰이 생각하던 마린은 혼돈지존에게 구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 사부님 제자 하후마린이 인사올립니다. ”
“ 오냐.. 내 제자야.. ”
석실안의 공기가 약하게 파동을 일으켰다.
구배를 올리고 난후 마린은 문득 다섯 여인이 생각났다.
“ 사부님! 밖의 여인들은 누군 지요? .. 누가 잔혹하게 여인들을 괴롭혔던데요 ”
“ 누가 그랬는지 모르느냐? ”
“ 아주 나쁜 놈입니다.. 힘없는 여자를 괴롭히다니 ... ”
“ 허어참... 인석아 여인들을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너니라! ”
“ 네에 저라뇨? 처음 보는 여자들인데요? ”
( 그래 알았야 좋을 건 없지.. )
“ 분명한 건 네가 여인들을 저렇게 만들었다는 건은 분명하니까 .. 네가 저 여인들을 잘 돌봐 줘야하느니라.. ”
“ 내가 왜요? ”
“ 옜다 읽어 봐라 ... ”
마린의 앞에 서책한권이 떨어졌다.
제목도 없는 책....
책장을 넘기자 그 책에는 음탕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음색환락경(陰色煥樂經)! 그게 책 제목인갑다.
음색환락경에는 채음보양술(採陰補陽術). 채양보음술(採陽補陰術) 그리고 각종체위들...
또 내가요상술(內家療傷術) 까지 기록되어 있는 성교대전(性交大典)이었다.
마린은 음색환락경을 읽으면서 이상하게도 온몸에 열기가 한곳으로 몰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장에 있는 내가요상술을 보는 순간 자신이 변한 것을 알게되었다.
사실 음색환락경은 혼돈지존의 제자였던 구미후중의 한명인 불령미후가 혼돈지존이세(混沌至尊二世)을 위해 지은 것이다.
태극만상전능신혈맥(太極萬象全能血脈)의 비밀과 그 저주를 푸는 방법에 대하여 상세히
기록해놓은것이었다.
다만 빠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구미후중에 상당수가 친인이라는걸 빼놓고 기록한점이었다.
그렇게 본다면 혼돈지존시대의 구미후는 혼돈지존의 제자가 아니라 아내였을것이고 또 상당수가
가족이었을것인데 그기에 대한 언급이 없었어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음색환락경을 다 본 마린은 ...
“ 사부님 그럼 저 여인들은 제자의 내자(內子)들 입니까? ”
“ 그렇다.... 그들은 너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으니 네가 잘해좋야 할 것이니라.. ”
“ 예.. 사부님.. ”
“ 오늘은 피곤할 것이니 가서 쉬고 내일부터 수련을 하자구나.. ”
“ 예! 사부님.. 헌데 가서 쉬어 라면 어디로 가야 되는 건지.. ? ”
“ 넌 매일 다섯 석실을 돌며 기거(寄居)하거라! 너의 신체는 아직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여아(女兒)들로부터 진기를 더 받아야 되느니라.. ”
“ 제에게 진기를 주게되면 여인들은? ”
“ 걱정하지마라 한쪽만 받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느니라.. 알았느냐? ”
“ 예 사부님! ”
“ 제자야! 내가 일러주는 구결을 외워라 .. 그리고 그 구결을 항상 운기해야하고 음양화합시 필히 운행해야 하느니라.”
“ 네에 사부님! ”
석실에 구결이 울려 퍼지고 마린은 그 구결에 몰두를 하였다.
얼마후 울려 퍼지던 구결이 끝났다.
“ 다 외웠느냐? ”
“ 네에 사부님 다 외웠습니다. ”
“ 그럼 오늘은 사령천에 가서 자거라.. ”
“ 제자 이만 물러갑니다. ”
마린은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사령천이라고 적혀있는 석실로 갔다.
마린이 물러나자 혼돈지존이 누구에 게인지는 몰라도 말을 했다.
“ 너희들이 제자의 친인인 것을 안다 .. 이일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도 안다 .. 허나 마린이 없으면 무림이 멸망할 것이다. 나아가 온 세상이 피로 물들 것이다. 그러니 모두들 명심하기 바란다 .. ”
아마 오미후에게 말을 한 것 같았다.
그럼 오미후가 깨어났는가?
그렇다 오미후는 마린이 혼돈지존과 만날 때부터 깨어 있었다.
혼돈지존은 여인들을 깨워 마린과 하는 대화를 다 듣게 했다.
“ 여아들아! 나도 마린과 같은 전철을 겪었느니라.. 그러나 제자 마린에게는 너희들이 친인인걸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 ”
그때 사방에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대답이 혼돈지존에게 들려왔다.
“ 예 알겠사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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