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한마디: 사천당가편입니다. 제3차 백도무림난은 아직 멀었군요. 연중이 길어서...--;
추운 날씹니다. 비도오고...세상모든 이들이 감기 걸리지 않는 완전감기예방접종이 이루어질 그날을 기다리며.
54장 사천 당가편 (사천의 태양을 향해)
금성장에 도착하니 등에 짊어진 짐에서 더 이상 무게를 느끼지 못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마당으로 들어서니 봄꽃이 흐드러지게 따뜻한 색색으로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손질 해주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저 꽃들의 춤추듯 고개들며 웃는 모습에서 능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
곧이어 집안으로 들어서는 소년의 발걸음은 그를 맞이해줄 여인들 생각에 신바람이 절로 나는데,
"령령~! 사부~!"
집안의 정경...언제나 처럼 깨끗하고 정갈하게 정리된 모습에 호협아의 눈길은 흐뭇함으로 가득했다.
"서방님!"
"협아야..."
우측으로 살짝 꺽어진 곳의 거실,고목의 원목으로 만들어진 탁자위에 화분을 올려놓고 한창 꽃꽃이를 하고 있던 령령과
더불어 그 옆에서 따뜻한 오후의 차를 마시고 있던 사부 서풍홍마녀 레나가 반가움과 그리움을 담아 맞아주었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두 미녀의 모습에서 이루말할 수 없는 행복함을 느낀 호협아는 한순간 품안으로 작은 새처럼 안겨드는
령령의 나긋나긋한 여체를 끌어안았다.
"다녀왔소. 령령..."
"서방님...아..."
령령의 이마에 가벼운 입맞춤을 하자, 미녀는 발그레 하게 볼을 붉히며 봉목을 사르르 감았다.
가늘게 버들처럼 휘어진 허리를 휘어잡고 곧바로 둥글고 귀엽게 부풀은 미녀의 귓볼을 입술로 깨물며 속삭였다.
"사랑하오..."
부군 호협아의 사랑의 밀어를 전해듣자, 령령의 숨결은 차츰차츰 흥분과 벅차오르는 가슴으로 억누를 수 없이 파도쳤다.
천하의 미녀 령령의 머리칼에서 풍겨오는 살구꽃같은 청량한 내음...
몇개월간의 재회의 순간이었다.
서풍홍마녀 레나의 매혹적으로 부풀은 무르익은 여인의 체취를 담뿍 느끼며 안아주었을때...
령령이 불연듯 생각났다는 듯이 봉목을 둥글게 치켜뜨며 소리쳤다.
"앗, 서방님. 사천에서의 전갈이..."
마음속의 정인들과 몇개월간 만에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포옹하던 호협아의 눈썹이 불끈 움찔거렸다.
"어디 한번 보오."
서찰의 겉봉에는 사천 당가에서 발해지는 공식문서에만 찍히도록 내정된 장문인의 직인이 붉고 진하게 찍혀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평범한 서찰이 아니었다.
서찰을 펼쳐보자, 그안에 또다른 작은 서찰과 함께 담담히 펼쳐진 글들...
"또다른 편지는 밀봉되어 있었기에 열어보지 않았으니, 확인하세요."
령령이 곁에서 말하는 데로 작은 편지는 뜯어본 흔적이 없었다.
추위에 떨며 앙상하게 시들었던 가지 가지에 새싹이 돋아나는 계절이 돌아왔소이다.
중략...
본문 사천의 패주이자 사천무림의 질서를 바로잡아온 사천 당문주 당연호가
이렇듯 사천 천하를 주름잡는 무림 군웅들께 알리고자 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날 이때껏 사천천하의 평화를 위해 이바지해온 군웅들께 실례의 말을 드리기 위함이오.
노부도 나이 고희를 넘어섰소. 아직껏 뜨거운 열정과 무림의 초석이 되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으나,
젊은 시절의 중병이 재발하여 끝내 자리를 물러나고자 하오.
부디 이 늙은이가 병약한 마음만으로 중임에서 벗어남이 아님을 헤아려 주길 바라오.
그와 더불어 새로운 당문의 문주를 추대함에 있어, 사천의 군웅들이 보는 앞에서
추호도 어지러움 없이 대쪽같이 맑은 마음으로 선출하고자 하니 참관하여 주시길 원하오.
....
"사천의 독황조차 한수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던 사천 당문주 당연호가 무림의 일에서 손을 떼겠다는 공언이에요."
령령이 침착하게 한마디 했다.
"당문주가 이 중요한 시기에 은퇴한다면 사천의 사파무리가 가만히 보고만 있겠소?"
호협아는 그 공문서의 전갈에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풍홍마녀가 날카롭게 상황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협아야, 사천 당문의 문제는 옛부터 정사 무림의 힘의 균형을 가늠하는 중요한 사안이 되어왔음을 알고 있겠지?
지금 공석과 더불어 신임 문주가 취임하더라도 그동안 쌓아온 당연호의 명성과 그 이름아래 굴복해온
사천의 패주들이 술렁이게 될것은 뻔한 일이야. 안그래도 환풍살막이 모종의 음모로 준동하는 터에,
혈마교까지 환풍살막에 동조하여 정사무림대전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말야..."
"사부의 말대로요..."
이맛살을 좁히며 근심하던 호협아는 이어 작은 편지를 뜯어보았다.
...독서시 당령의 짤막한 전갈이었다.
첩신 당령이 나으리께 편지 드리나이다.
...이번 당문의 일을 맞아 친오라비께서 당문주가 될 것임이 분명하오나 심상치 않은 전조가 보이기에
불안함이 앞서나이다. 첩신의 오라비를 도와주시길 간청드려요.
...일전 오라비의 일을 염두에 두고 계시더라도 첩신과의 정을 생각하여 주시길 바라오니,
또 한가지는 령이가 주화입마의 징후를 보이기에 불안함에 나날이 번민으로 하루를 보낸답니다.
부디 그간의 정을 생각하여 보잘것없는 첩신을 돌보아 주시길...
나으리의 첩 당령으로부터...
첩이라고 하나 호협아와 둘이서 나마 정식으로 혼약의 례를 취한 명실공히 호협아의 아낙인 독서시의 편지였다.
서찰에 남겨진 당가주의 은퇴식 날짜를 보아 말을 달려 재촉하여도 닷새는 족히 걸리는 사천까지의
거리를 생각할때, 서둘러야할 필요가 있었다.
서한을 잘 갈무리한 호협아의 눈길이 령령과 서풍홍마녀 레나를 번갈아보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사천에 가야만 하겠소."
"하면 령령도 서방님과 함께 가겠어요."
"협아야, 사부도 힘이 되어 줄께."
이번 여정에선 독공으로 이름난 사천당가의 방문이며, 그 주위에서의 어떤 음모가 숨어 있을지 알 수 없는
것이었기에 령령을 데려간다는 것은 불안함이 앞섰다.
서풍홍마녀 레나라면 그 절세 무공을 생각하여 일단 안심이 되었지만...
호협아의 갈등하는 눈빛에서 령령은 이미 호협아의 판단을 눈치채고 있었다.
"...하오면...하룻밤만 령령과 함께 해주세요. 레나언니는 절세무공의 소유자이니 꼭 함께 하시고요."
"...령령."
부부간의 침실...호협아와 령령이 처음으로 서로의 사랑을 몸과 몸으로 확인하고 초야의 불야를 보냈던
뜨거운 첫날밤이 생각나는 분위기였다. 물론 령령의 배려였지만...
단지 그때와 틀린 점은 령령 또한 초 처녀가 아닌 사랑의 행위를 스스로 갈구하며 메달릴줄 아는 성숙한
여체로 성장했다는 점이었다.
침상 위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채 월궁의 항아처럼 눈부신 나신을 살포시 가린 령령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서방님께 사랑받는게..."
"령령...아름답소."
혈액으로 충만한 육봉을 곤두세우며 호협아는 그대로 령령의 몸을 안으며 침상위로 십전완미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여체를 눕히고 몸을 겹쳐갔다.
머리맡에 밝혀둔 붉은 초에서 하늘하늘 타오르는 촛불 아래 령령의 새벽별처럼 빛나는 마치 흑진주 같은
눈동자가 호협아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곧이어 참지 못하겠다는듯 그대로 손을 뻗어 령령의 곱고 둥근 어깨를 움켜잡으며 령령의 입술에 입맞춤하자,
령령은 그대로 가만히 눈을 감으며 입술에 느껴지는 낭군의 부드러운 입술을 느끼며 신음했다.
"흐음...."
탐스러운 입술을 자기것으로 하는데 성공한 호협아는 곧바로 향긋한 체향이 묻어나는 령령의 입속으로
혀를 넣으며 양손으로 령령의 익어오르는 복숭아같은 수밀도를 아래에서부터 다소 힘을 가해 움켜쥐었다.
손안에 쥐어진 부드럽고 탄력있는 젖무덤의 감촉...손바닥에 느낌좋게 달라붙으며 사내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순간 령령의 콧김이 살짝 거칠어지며 호협아의 인중부위로 쏟아져나왔다.
"아흐...."
곧이어 젖무덤위에 자리한 봉오리의 돌기가 사내의 엄지손가락에 의해 뱅글뱅글 돌려지고...
"하윽...."
천상의 절세미녀도 부러워할만치 곱게 그려진 령령의 아미가 살포시 휘어지며 속눈썹이 차르르 떨려왔다.
동시에 령령도 적극적으로 백옥같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몸위를 덮은 사내의 단단한 몸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입안에 침입해온 혀에 맞춰 함께 혀를 휘어감으며 빨아들였다.
령령의 수밀도를 장악하며 애무하던 손길이 그녀의 허리선을 타고 내려가 허벅지 사이로 은근슬쩍 파고들자
순간 움찔하며 허벅지를 오므리던 령령이 가만히 다리를 좌우로 살포시 벌려주었다.
사내의 손길의 그녀의 옥주 사이로 파고들어와 옥궁초를 쓰다듬으며 둔덕살을 매만지기 시작하자
학처럼 기다란 목 아래까지 빨개지는 듯한 부끄러움에 호협아의 입속으로 대담하게 혀를 넣으며
서방님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호협아의 손가락이 옥궁초 사이로 갈라진 틈 위에 숨어있던 꽃봉오리를 문지르자 허리를 뒤틀며 끝내 입맞춤하던
입을 떼어내고 거칠게 자지러졌다.
"흑!~"
하지만 곧이어 따라온 호협아의 입이 집요하게 령령의 앵두입술을 막으며 탐했다.
흥분이 고조됨에 따라 령령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입맞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옥궁부의 꽃봉오리를 문지르는 엄지손가락에 맞춰 가운데 손가락이 령령의 계곡살을 좌우로 벌리며 옥궁속으로
파고들자 령령은 벌렸던 옥주를 다물며 다시한번 바르르 몸을 떨어야만 했다.
오랜만의 사내의 손길에 여체는 나긋한 몸을 활처럼 휘어가며 반응했다.
호협아의 어깨를 안은 령령의 손끝에 힘이 들어가고...
잠시 키스를 멈춘 호협아가 령령의 턱밑으로 혀를 기어가며 속삭였다.
"령령...정말 황홀한 기분이오."
"저도요....서방님....하악..."
집요한 애무를 견디다 못해 령령은 고개를 한옆으로 돌리며 신음했다.
"령령...넣어주겠소?"
령령의 귓바퀴를 혀로 ?으며 속삭이자 령령은 살며시 눈을 뜨며 피어오르는 욕정의 불길에 달궈진 손길로
호협아의 아랫배 밑에서 의기충천 머리를 곤두세운 붉은 살덩이를 손에 쥐며 옥궁으로 이끌었다.
동시에 령령의 옥궁을 파고들었던 호협아의 손가락이 빠져나오고 드디어 두터운 육봉머리가 계곡살을 좌우로
밀어졌히며 입성하기 시작했다.
"하악....!!"
옥궁문을 둘로 쪼갤듯 박력있게 파고들어오는 육근의 감촉! 령령은 천천히 백어처럼 늘씬하게 뻗은 두 옥주를
벌려 호협아의 허리께로 교차시키며 감아버렸다.
령령의 두 발 뒤꿈치가 그녀의 몸쪽으로 사내의 허리를 끌어당기자 자연스럽게 튼실하게 굳건한 육봉자루가
여체의 몸속으로 깊숙하게 들어가고...
"쑤우우욱~~~!!"
"아흐흑~~~!!"
"헉~~!"
살짝 하얀 치열을 앙다물며 령령이 아미를 찌푸리며 두손과 두발로 사내에게 매달렸다.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사내의 용맹무쌍한 튼실한 육봉이 옥궁속을 빈틈없이 가득채우며 자궁부까지 밀어올리며
파고들어왔다.
"헉...령령...으흐..."
순간적으로 육봉을 摠?囑?거미줄처럼 휘어감는 부드럽고 뜨거운 옥궁살의 조임에 호협아의 허리가 퍼득~! 하고
꿈틀거렸다.
그대로 이신일체의 지극의 즐거움에 지상 최고의 쾌락을 맛본 두 부부는 잠시간 서로의 타오르는 듯 사랑으로
충만한 눈길을 주고 받으며 몸을 경직시킨채 바르르 떨었다.
"아...령령, 이렇듯 좋을 수가 있단 말이오."
"서방님...아흐...."
령령의 목덜미에 가쁜 숨결을 내쉬며 호협아의 허리가 쿵떡쿵떡하고 위아래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푹~~푹~~쑤욱~~쑤욱~~~!!"
"아으...하으...아아....앙..."
"헉...헉...."
호협아의 허리께에 매달린 령령의 두 다리가 허공위로 춤추듯이 하늘 거리고...거대한 육근이 옥궁속살을 헤집으며
성난 붉은 머리를 빛내며 여체의 뜨거운 옥궁심처를 유린했다.
"서방님...하앙....앙..."
사랑의 행위로 저절로 요염하게 흘러나오는 교성에 흥분한 호협아는 두손으로 젖무덤을 와락 주무르며 젖꽃판 위로
오똑 솟은 유두를 이빨로 잘근 깨물며 허리를 쉴세없이 상하로 놀려댔다.
"아흐...아흐..."
마치 전신의 피가 몰린듯 부풀어오른 호협아의 대물에 솟아오른 혈관들, 오랜만의 합궁이라서인지 더더욱 옥궁의 감칠맛이
감미롭고 매력적인 미녀의 붉은 속살맛이 사나이의 욕망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좀더 령령의 몸속 깊이 파고 들고 싶다. 이 절세미녀의 모든 것이 나 호협아의 것임을 확인하고 싶다.
사내의 욕구로 머리속이 하얗게 점철된 호협아는 령령의 땀에 젖어든 배개를 잡아내려 령령의 허리밑으로 밀어넣었다.
동시에 위로 솟아오른 령령의 하복부...
상체를 빳빳히 세운채로 무릎꿇은 호협아는 자신의 몸아래에 깔린 경국지색의 미녀를 내려다 보며 두 손으로
솟아오른 령령의 허리께를 단단히 붙잡고 적나라하게 눈아래 드러난 옥궁초와 적당히 물오른 옥궁둔덕...그리고
지금 자신의 분신이 힘있게 파고들어 둥글게 붉은 계곡을 벌린 옥궁살의 활짝 만개한 모습을 확인하며 말했다.
"령령, 그대는 나 호협아의 것이오."
"...아흐...서방님...부, 부끄러워요...흑!!!"
호협아가 그녀의 수치스런 옥궁부를 뚫어질듯 주시하는 바람에 양볼을 더더욱 잘익은 수박속마냥 물들인
령령이 순간 그녀의 옥궁 깊숙히 박혀들어온 육근의 충만함에 턱을 치켜들며 오열했다.
봇물처럼 밀려오는 쾌감의 소용돌이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령령의 살포시 찡그린 옥용의 변화를 바라보며
힘있게 허리를 위아래로 들썩였다.
"쑥~! 퍽~~퍽~~~퍽~~~!!"
"헉...헉..."
"아흑...하악...학..."
"령령~~!!! 허억~~~!!"
허리의 율동을 서서히 빠르게 높여가던 호협아의 뱃놀이가 절정을 맞이하고 있었다.
령령의 허리춤을 꼭 붙들고 사타구니살을 부딪쳐가던 호협아의 허리가 부륵~~!! 하고 멈춰서며 그대로
아래로 짓누르듯 밀어부치자, 령령또한 절정에 달하며 두손을 자신의 허리를 부여잡은 호협아의 손위로 겹쳐가며
허리를 활처럼 둥글게 휘며 자지러졌다.
"퓨슈슈슛!! 슈슈슈슈슛~~~!!!"
막아놓은 저수지의 물이 한꺼번에 개방된듯 축적된 씨앗들이 령령의 옥궁 깊은 곳까지 구석구석 쏟아져 들어갔다.
호협아가 한두번 허리를 꿈틀 거릴때마다 뜨거운 정액들이 기세좋게 뿜어져나갔다.
"하아아아아....."
"음........."
무릉도원에 들어선 두 남녀의 여행의 종착지...호협아의 손을 꼬옥 눌러잡고 있던 령령의 땀으로 젖은 손이 추욱...하고
침상위로 떨어져 내리고... 령령의 탐스러운 젖가슴이 가쁜 기복으로 위아래로 맥동하고 있었다.
살짝이 벌어진 입술....두 볼을 타고 흘러내린 기쁨의 눈물자국. 나른한듯 살짝뜬 아리따운 눈매는 이 순간만큼은 마치
백치가 된 듯이 사고를 정지시킨채 어둑한 방안 저편을 바라보았다.
령령의 허리를 받쳐 올렸던 배게를 들어 다시 머리밑으로 받쳐주며 가볍게 끌어안고 령령의 머릿결을
매만지는 호협아의 손길...이 한때의 시간가는줄 모르는 무념의 시간이 어쩌면 남녀의 상열지사의 모든 것일지도 모르는
귀중한 시간.
찰랑거리며 매끄럽던 령령의 삼단같은 머리결은 흐트러진채 땀에 젖어있었다.
"...서방님..."
잠시 호협아의 가슴팍에 손을 내밀어 쓰다듬던 령령이 입을 열었다.
"무슨 할말이라도...?"
가만히 령령의 머리칼속에 얼굴을 파묻고 그녀의 체향을 듬뿍 들이마시던 호협아가 되물었다.
"령령은...무슨일이 있어도 좋으니 이번길에 꼭 따라가겠어요."
령령의 다소 목메인듯한 목소리, 하지만 그안에 숨겨진 단호한 결심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호협아는 가슴이 뭉클 아려왔다. 이렇듯 아름답고 지고 지순한 미녀가...
한때 비무초진을 열고 낭군을 찾아다니던 미소녀라니...지금은 그의 아낙이 아니던가.
"그저 이 호협아는 그대 걱정뿐임을 모르겠소?"
"그렇게 걱정이라면...령령을 서방님이 지켜주면 되잖아요?"
살짝 귀엽게 미소지으며 령령이 호협아의 젖꼭지를 살짝 꼬집었다.
"이크~...이 부군 호협아를 도대체 어찌보고 하는 말이오. 내 그대만큼은 이 몸을 바쳐서라도 지켜낼 것임을
어찌 의심하는게요."
"그렇다면...소녀도 함께 가겠어요."
묘한 여심의 발로랄까... 오후에 귀가했을때만해도 온순하게 말을 따르며 양보했던 그녀가...
밤의 마차를 함께 타고 난 후에 대뜸 용기내어 호협아를 몰아세우고 있었다.
실제로는 그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이지만, 그다지 큰 나이차이도 아니었고, 더구나 호협아의 아낙이 된후로는
오히려 손아래의 여동생처럼 철저히 예속된 도저히 미워할수 없는 폐월수화의 미녀였다.
"절대로 내 곁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면 데려가리다."
호협아는 다소 망설임끝에 령령의 귓볼을 깨물며 속삭였다.
"그말 진심이죠?"
"사나이 일언중천금이라오."
"흐응...그말 믿겠어요."
령령은 만족한듯 다시금 호협아의 아랫도리에 손을 내밀어 어느새 기세를 회복한 웅물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두번째 방사를 향한 준비를 시작했다.
금성회에서도 이미 사천 당가의 문제는 중요 사안으로 긴급회의가 열렸다.
백도무림 정도회와의 인연을 깊게 하려던 취설아 강무 혼인 대작전이 난데없는 호협아의 방해?로 물거품이 된 후로,
심기 불편에 원인 불명의 변비로 몇일에 한번씩 볼일을 보는 괴로운 나날의 취금성이지만,
무림의 일대존망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같은 무림정세를 생각하자면 사천당가는 금성회의 조력자로서 꼭 필요한
존재였다.
호협아가 살수당의 일원으로 사부인 홍마녀와 함께 회의에 참석했고, 기타 당주들 또한 긴급 소환되어
회의가 진행되었다.
살수당의 파견도 예지된 일이었으나, 살수당 후기 부당주로서 서열 2위를 차지하고 있던 곤륜일학 운초강을 비롯한
살수당의 젊은 기재들은 한사코 그 역임을 거부하면서 까지 무공 수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일전 대불사에서의 힘의 우열을 맛보아 뼈아픈 패배에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던 그들이기에
한사코 파견을 피하며 수련에 열을 올렸다.
회의장에는 여전히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언제나 암울한 회의의 연속인 금성회...==;)
"백도무림 정도회에 뒤이어 사천 당가에서 조차 수장의 은퇴라...현 정세에서 불안하기 이를데 없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소."
취금성의 담담하지만 무거운 한마디가 좌중에 퍼져나갔다.
"하오니, 지금이라도 우선 정도회와..."
"정도회와의 체결은...정략결혼은 이미 물거품이 되었잖소."
육합수방검 궁려가 입을 열기가 무섭게 홍면판관 구양현이 붉은 얼굴을 들어 쏘아보며 쐐기를 밖았다.
ㅠㅠ 궁려는 그대로 입을 다물며 헛기침만 내고 말았다.
"풍매당에선 단지 정보 수집과 인선, 그리고 물량의 조달에만 힘쓸뿐이니 살수당과 같은 고급 인력은 없소.
이번 사천 당가의 일이라도 잘 수습된다면 금성회의 입지는 살아날 것이지만...이번만큼은 신중할 필요가 있소.
그렇다 하여 살수당주 혼자서 간다면 금성회는 강호의 웃음거리가 될것은 자명한 일이오."
"말을 삼가하세요. 본 당주가 미력하단 뜻인가요? 본 살수당주는 제자와 둘만으로도 대임에 부응하겠어요."
풍매당주 행보무적각 풍요신의 시선은 살수당의 서풍홍마녀의 패도적인 기도에 움찔 흔들렸지만, 그 옆에 자리한
호협아를 바라보며 피식하고 입술을 말아올리며 실소하고 중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제자의 집에 얹혀 산다는 소문이 자자한 살수당주에게 그런 말을 듣게 되다니...하하하."
서풍홍마녀와 호협아의 사이에 염문이 불거진 것은 호협아가 금성회에 귀회하고 나서 호협아의 실가에 령령과 함께
기거하기 시작한 데서 비롯되었고, 확실한 정보는 없었지만 저 호협아란 애숭이는 바람둥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장대풍과 결별한 무림에 이름난 절세 미녀 취설아와 정을 통했고, 취설아가 그때문에 백마대풍 강무와 혼인을 극력 반대했다는
이야기 하며, 령령이라는 부인이 있으면서도 오입질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은연중 금성회 내에서도 떠돌고 있었다.
"입 닥치세요!"
레나의 아름다운 봉목이 상큼 치떠지며 날카로운 옥음을 터트렸다.
그랬다. 그녀 스스로는 제자와의 염문이 돌아도 상관없었지만, 혼인한 유부남인 호협아와 정을 통했다는 사실이
만약이라도 금성회에 알려지는 날엔 더이상 발붙이고 싶어도 그녀뿐 아니라 호협아마저 제명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어차피 정식으로 제자 호협아의 첩이 되길 원한 그녀도 아니었고, 단지 호협아의 사랑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그녀였다.
"정숙하시오! 지금 중요한 사안중에 사담을 한다면 용서치 않겠소."
취금성의 백미가 역팔자로 꺽어지며 노성을 토해내고...회장안은 찬물이 끼얹어 진듯이 싸-한 분위기로 변해버렸다.
절대적인 내공과 무위를 자랑하는 공력이 실린 목소리에 일종의 음공과도 같은 공격을 받은 각 당주들은 적당히
기를 끌어올려 반탄강기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금성회의 회주인 취금성의 딸이자 이름난 미녀인 취설아가 혈마교 교인 장대풍과의 결혼했었던 사실만으로도
백도에서의 시선이 곱지 않았던 터에 남녀간의 사정으로 혼탁하게 명성에 금이가고 있는 금성회의 현실이
너무나도 어이가 없었지만...이 자리의 그 누구도 그런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감추기에 바빴다.
명분상 그들은 백도를 칭하는 정의로운 협사들의 집단의 단원이기에...
홍면판관 구양현은 다소 사파기질이 있는 자였기에 그런 일들은 세속의 허울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호방한 위인이어서
일단 서풍홍마녀를 질타한 풍요신을 꺽으며 말을 이었다.
"풍매당주의 정보는 항상 일보 늦은 감이 없지않으니, 풍매당의 경신술 공부가 부족한 것이 아니오?
아니면 정보력의 한계라도 있는 것이오. 모든 사안의 대처는 정보의 신속한 입수가 주춧돌이 되는 터에
우선 풍매당의 조직계편이라도 해야할 듯 싶소. 그리고...이번 사천 당가 파견은 비호당에서 조력하면 될게 아니오.
신궁신룡의 타계가 있었다곤 하나 역시 비호당의 무력은 아직껏 금성회의 수위에 있지 않소이까."
풍요신이 듣기 민망하다는듯 불쾌한 빛이 역력한 낯빛으로 구양현의 향해 두눈을 크게 치떠보였다.
그 옆자리에 자리한 부당주 천리독보 매운풍 또한 부르르 떨리는 주먹을 두두둑 쥐어가며 치욕에 몸서리쳤다.
강인한 인상에 다소 무표정한 북명팔괘권 연명은 신궁신룡이 거론되자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저은후
말했다.
"그렇소. 현재 신궁신룡의 타계가 있었다곤 하나 아직 북명파의 절기를 지닌 북명신공 융천과 신비검 철룡
도참표수 연대무 등의 고수가 본 비호당에 부당주로서 그 휘하에 또한 고수들을 배치하고 있소.
허나...이는 어디까지나 무림 대란시에 특공으로서 파견되는 일명을 아쉽게 여기지 않는 이들이니..."
비호당의 특수무예부대를 조직한 암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비검 철룡이 딱딱한 무쇠를 연상케하는
무표정한 흑면을 들어 구양현의 입이 나풀거리는 모양새를 넌지시 바라본다.
취금성의 옆에서 시립하듯이 서 있던 백리관...금성회의 자칭 만통책사인 만학뇌선 백리관이 가볍게 제안했다.
"모든 각당주들이 한명의 고수들을 파견하여 조직하더라도 다년간의 호흡을 맞춘 이들이 아니라면
힘들것이오. 우선 사천당가에서의 은퇴식에 분명 혈전이 벌어진다는 가정을 세운 본 노사의 생각에 의하면
무공의 고수로서 4인이면 충분하다고 생각되오. 하여 무공이 뒤떨어진 자는 그곳에서의 혈란에 되려 죽음을
당할 뿐이니...따라서 살수당주와 호협아 소협은 이미 그 무용이 인증된바 파견 하도록 하고 각 당중에서
부당주 2명만 선출한다면 무난할줄 아오."
최근 잦아진 환풍살막과의 작은 충돌과 혈마교와의 번거로운 다툼에 자신들의 각당 손실을 피하는 그들로서는
그다지 어려운 제안도 아니었다. 오히려 살수당 하나에만 모든 대임을 맡긴다는건 솔직히 그들도 무림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기도 했다.
"험, 그렇다면 정형당의 부당주인 대정협객 용비를 파견하겠소."
구양현의 거침없는 말에 다른 당주들은 서로들 눈치보다가 놀란 눈길로 구양현을 바라보았다.
홍면 어디에도 불안함이나 자당의 인력손실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엿보이지 않는 인선이었다.
"끙...정형당주께서 그리 나오신다면 본 비호당도 신비검 철룡 부당주를 파견하리다."
비호당주 북명팔괘권 연명이 갈대잎처럼 흔들거리던 좌중의 심기를 바로잡듯 뒤이어 확언하자,
회의의 사안은 쉽게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판단은 금성회주인 취금성이 내리는 것.
"...백리관 책사가 제안한 것이니 노부는 반대하지 않으리다. 이번 파견은 살수당주와 호소협. 그리고
정형당의 용비,비호당의 철룡 부당주 네명의 파견으로 마무리 짓겠소.
부디 원만한 결과를 가져오길 바라오."
파견의 명을 받은 4인, 살수당주 홍마녀와 호협아, 그리고 용비, 철룡이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하며 서로
고개를 숙이며 명을 받았다.
"삼가 회주의 명을 받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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