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 맘에 안드시는 분들 아시죠?
조용한 님의 아름다운 퇴장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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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먹고 피는 꽃망울
난 지금 몹시 화가 나 있다. 아니 아내에 대한 걱정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벌써 시간은 6시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아내에게서는 연락 한 번 없는 것이다.
‘도대체 왜? 어째서?’
전화라도 해볼까! 다시 한 번 연락해 볼까! 수십 번도 더 전화기에 손이 가지만 그럴 때마다 나의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내가 어제 연락을 안 보내줘서 일까!’
‘그렇담 내가 잘 못한 것인가!’
‘내가 먼저 연락을 해야 할까!’
하지만 이건 아닌 것이다. 아무리 내가 허락한 것이지만, 내가 편치 않아함을 아내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문자까지 보내지 않았는가!
혹시, 문자가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고 내 핸드폰을 열어 보지만 발신메시지함에 떡 하니 내가 보낸 메시지가 들어 있다.
‘어떻게 아내가 나한테 이럴수가 있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걱정과 초조에서 분노로 나의 감정이 바뀌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분노가 커지면 커질수록 내 자신이 냉정해 지기 시작했다.
‘그래. 어디 언제까지 연락 안하나 두고 보자! 7시까지 기다려 주겠어. 그때까지 연락하면 다 용서해 줄게.’
난 내 자신에게 그렇게 다짐해 본다.
스스로 그렇게 마지노선을 정해 놓자 의외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이다.
‘그래! 7시야.’
참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가 보다. 스스로 그렇게 지켜줄 상대도 눈앞에 없는 상황에서 혼자만의 결정으로 그렇게 자신이 도망 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그 순간 만큼은 안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한심한 건 그렇게 진정이 되자 나의 육체는 이제 나에게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었다. 잠시 딴 생각이 들자 바로 육체적 본응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다. 하기야 그러고 보니 오늘 물 마신 거 빼고는 먹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난 언제 그렇게 안절부절 했냐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 이것저것 뒤져서 먹을 것을 찾기 시작한다.
간단하게 차려진 밥상을 혼자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먹고 있다.
아무리 어느 정도 냉정을 찾았다고 해서 아내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잊혀진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내 자신이 애써 아내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도망가려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밥이 무슨 맛인지 알 리가 없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 지도 모르겠다. 그저 먹하니 본능적으로 나의 입에 밥을 떠 넣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힐끔힐끔 시계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내 자신은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드디어 밥을 다 먹고 또 다시 시계를 쳐다본다. 7시 10분 전이다. 서서히 초조함이 커지기 시작한다.
‘내가 너무 짧게 시간을 잡은 건 아닌가!"
째깍 째깍 시간이 갈수록 그 초침 소리는 커져만 가며 나의 불안은 더욱 커져 간다.
5분전...
3분전...
2분전...
1분전...
드디어 7시...
‘아아아~~~’
난 내가 정해 놓은 시간이 되자 다시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좋아 5분만 더 기다리는 거야! 그래 5분만’
하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 버린다.
‘아냐. 다시 한 번... 자 5분 만 더...’
.................................
........................
.................
...........
.......
..
‘아 여보 제발 연락 좀 해줘...’
‘제발 지금 연락을 하면 모든 걸 잊고 다 용서해 줄게... 제발’
그렇지만 7시 40분이 되어도 아내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순간 난 소파에 앉아 있다가 머릿속에 뭔가가 탁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시간의 개념도 공간의 개념도 없었다.
그냥 무(無)
나의 머릿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냥 무였다.
어느 순간 나의 전화기가 울린다.
난 로봇과 같이 익숙한 동작으로 전화기를 열어본다.
[죄송해요. 연락 못했어요. 많이 기다렸죠. 지금 가고 있어요.]
하지만 난 아무런 느낌이 없다.
아내에게 답신도 하지 않는다.
반가워야 할 아내의 메시지가 그냥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졌다. 그냥 난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는다.
시간은 벌써 8시 반을 지나고 있었다.
그러고도 아내가 돌아온 시간은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처음엔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몇 번 울리던 초인종 소리에도 반응이 없자 잠시후 열쇠로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현관에 아내의 모습이 나타난다.
신발을 벗고 거실에 들어선 아내는 나를 발견하고 순간 놀란다.
그리고는
“죄... 죄송해요...” 그렇게 말하며 마치 큰 죄를 지은 죄인처럼 어쩔 줄 몰라 한다.
난 그런 아내를 한 번 쓱 쳐다보고 말없이 소파에서 일어선다.
그리곤 아내 쪽으로 걸어간다.
그 순간 아내는 나를 보고 움찔했지만 뭔가를 각오한 것처럼 그대로 눈을 감는다.
하지만 나는 그냥 그런 아내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와 버린다.
아내는 착각을 한 것이다. 단지 아내는 소파와 방 사이에 서 있었던 것 뿐이다. 그런 아내를 나는 지나쳐 방으로 왔을 뿐이고...
방으로 들어온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버린다. 그것도 돌아누워 버린다.
그렇다고 잠이 올리는 만무하다.
처음 아내가 들어서자 반가웠다. 너무나 반가웠다. 무사히 돌아왔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날 뻔했다.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화가 났다. 아내에 대한 원망과 안도가 뒤섞여 북받쳐 올라 아내에게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웃으며 “잘 갔다 왔어”라고 말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내가 허락한 것에 화를 낼 수도 없다. 물론 아내의 연락 없음과 늦음에 대해 화를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과연 외간 남자와 1박 2일 자고 온 것보다 큰 일일까!
지금 나의 머리는 복잡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것이다.
단지 지금은 그런 것이다.
한 참 후 아내가 방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방의 불을 켜더니 움직임이 없이 조용하다. 아마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내가 침대에서 돌아누워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조용히 불이 꺼진다. 이어서 나는 발자국 소리.
아내가 점점 침대로 다가오더니 조용히 침대로 올라온다. 그 무게로 침대가 흔들린다.
또 다시 침묵이 이어지고 아내와 난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다. 마치 폭풍전야의 고요함 처럼 그렇게...
먼저 그 갑갑함을 견디지 못하고 깬 쪽은 아내였다.
“여보”
“......”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여보 자요?” 다시 아내가 나를 부른다.
“.....” 하지만 난 또 대답하지 않는다.
“휴우~~” 조용히 흘러나오는 아내의 한숨소리가 나의 귀청을 울린다. 그리 크지 않는 소리인데도 불구하고 고요한 방안에선 또렷하게 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침묵....
시간은 자꾸 지나가고 아내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도 나도 자고 있지 않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아내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어쩌면 흐느끼는 소리 같기도 하다.
평소 같으면 아내가 울면 왜 그러냐고 따뜻하게 감싸주며 위로해줄 다정한 나였지만 오늘은 얼굴도 모르는 남과 같은 냉정한 남편인 것이다.
그러다가 나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아내는 벌써 옆에 없다. 난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어제의 일을 생각한다.
지금 밖에 나가면 아내가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아내를 봐야 하지? 뭐라고 말해야 하지?’
몇 년 동안 함께 산 부부이면서 이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계속 방안에만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그냥 되는대로 맡겨둘 요량으로 밖으로 나온다.
거실로 나오자 아내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벌써 식사는 차려져 있고 무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열심히 왔다갔다 하며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를 보자
“일어 났어요?” 라며 평소대로 웃으며 인사를 한다.
“어... 어” 나의 어떨떨한 대답...
“자 얼른 씻고 와서 식사하세요.”
“으음..”
아내는 평소와 다름이 없다.
난 씻고 나와 식사를 한다. 그 앞에 아내도 앉아 식사를 한다. 하지만 또 다시 적막이 흐른다. 서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아니 내쪽에서 전혀 노력을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혼자서 평소처럼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나의 반응이 시원찮으니 다시 조용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는 말없이 식사를 마치고 각자 회사로 갔다. 아내는 나에게 잘 다녀오라고 했지만 난 뒤도 안돌아 보고 “응”이라고 말하고 회사로 왔던 것이다.
안 그래도 월요일은 주말 지나고 나서 일하기 힘든데 오늘은 유독 힘든 거 같다. 하기야 토요일 그렇게 술 퍼 마신데다가 어제 그렇게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신경만 쓰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평소 같으면 벌써 기태에게서 연락이 왔을 텐데, 아내와 어떤 연락을 했는지 오늘은 퇴근할 때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가니 아내가 아직 안 와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면 서로 연락하여 저녁식사를 어떻게든 해결했겠지만 오늘은 그냥 혼자서 챙겨 먹는다.
아니 오후에 아내에게서 연락은 있었다. 단지 내가 연락을 안 한 것 뿐이지만...
계속해서 아내는 밝게 평소처럼 대하려고 애를 쓰지만 나의 마음은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닫혀 있다. 하루 하루 지나도 나의 태도가 바뀌지 않자 아내도 처음엔 말이 없어지더니 어느 순간부터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슬쩍슬쩍 스치는 아내의 모습에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평일이라면 저녁에만 얼굴을 맞대고 견딜 수 있었지만 주말이 되자 아내는 불안함이 극에 달했다. 자세히 보면 아내의 얼굴이 까칠해져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 정도로 아내는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토요일은 격주 휴무라 난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부터 또 다시 침묵이 계속되었다.
일요일 저녁 아내는 거실에 있었고 난 방에 있었다.
저녁을 먹고 8시쯤 방문이 열리더니 아내가 들어온다.
“저기 여보”
“으 응” 난 돌아보지 않고 말한다.
“잠시만 나와 볼래요. 저 할 말 있어요.” 아내의 목소리가 많이 가라 앉아 있다.
“뭔데, 그냥 여기서 하면 안돼?”
“네 안돼요. 좀 나와 보세요.”
내가 귀찮은 듯 몸을 일으키자 아내가 먼저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내가 밖으로 나오자 거실에는 술상이 차려져 있다. 그 앞에 아내는 서 있는 것이다.
내가 말없이 다가가 앉자 내 앞에 말없이 앉는다.
“한잔해요. 우리”
그렇게 말하며 아내가 두 개의 잔에 술을 따른다.
내가 말없이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자 아내도 잔을 들어 마시는데 완샷을 해 버린다.
난 조금 놀랐지만 그냥 태연하게 그런 아내를 한 번 바라본 후 아내의 잔에 술을 따라 준다. 그렇게 아내는 3잔을 연거푸 마셔 버린다.
그리고 다시 내가 잔을 채워주자 그제서야 아내가 다시 입을 연다.
“저기요.”
내가 말없이 아내를 바라보자 아내도 뭔가 고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한 번 쳐다본다.
“한 가지 물어 볼게 있어요.”
난 대답대신 술잔을 들어 입안에 술을 흘려 넣는다.
그래도 아내는 결심을 한 듯 입을 뗀다.
“당신 아직도 나를 사랑하세요?”
움찔! 난 의외의 질문에 아내를 바라본다.
나의 무표정한 얼굴로부터 숨겨진 해답을 찾으려는 듯 힘들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난 잠시 생각하지도 않고 말해 버린다.
“글쎄, 지금은 잘 모르겠어.”
다시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자 아내의 눈빛이 고뇌로 가득차 파르르 떨리고 있다.
나의 대답을 들은 아내는 다시 술잔을 비워 버린다. 그리고 난 말없이 그런 아내의 술잔을 다시 채워준다.
잠시의 침묵 후 다시 아내가 말을 한다.
“그럼 우리 사이 다시 좋아질 수는 있나요?”
“으음... 그것도 잘...”
“휴우~”
그리고 또다시 비워지는 아내의 잔. 난 새로운 맥주를 따고 아내에게 따른다.
우리는 서로 잠시 그렇게 말없이 술잔만을 비우고 있다.
역시 참지 못하는 쪽은 아내이다.
“그럼.... 저랑... 휴우~” 아내가 계속 말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다음에 흘러나올 말이 무엇이라는 것은 나의 가슴이 먼저 느끼고 있다. 갑자기 가슴 저 밑바닥이 찌르르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숨이 갑갑하다.
아내도 차마 다음 말을 못하겠는지 한 참을 망설인다. 그리고 또 단 숨에 술잔을 비워 버린다. 술이 별로 세지 않은 아내는 오늘 좀 무리하는 것이다.
아무리 맥주라곤 하지만 저렇게 원샷으로 급하게 마셔버리면 나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그럼... 저랑 헤어지고 싶으세요?” 한 참 만에 한 번 망설이더니 쑥 말을 내 뱉어 버린 아내는 고개를 숙여 버린다. 마치 처형을 기다리는 사형수와 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내와 살면서 진지하게 이렇게 이혼을 논한 적은 없었다. 그 만큼 아내는 궁지에 몰려 있었던 것이며 그 장본인은 다름 아닌 나였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비정상적인 욕망을 추구하던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당연히 겪게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단숨에 술 잔을 비워 버린다.
마음 속에서는 아니라고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것이 말이 되어 입으로 나오지 않는다.
완전히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여보 나 너무 힘들어요.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네” 그 순간 아내가 참지 못하고 외쳐 버린다.
거기에 자극받은 듯 나의 입에서는 내 마음과 다른 말이 새어 나온다.
“당신은 어때? 나와 헤어지고 싶어?”
“네에?” 아내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그 눈빛은 벌써 촉촉해지고 있다. 울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아니라고 아니지 않냐라고 외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나 잔인하다. 꼭 아내의 입으로 듣고 말겠다라는 듯 다시 묻는다.
“당신은 어떤데?”
“휴우~”
“...” 난 무언으로 아내의 대답을 다시 한 번 재촉한다.
“당신만 용서를 해준다면 되돌리고 싶어요.”
“되돌리고 싶다라...”
“네 무슨 짓을 해서라도요. 흑...” 드디어 아내가 흐느끼기 시작한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난 로봇처럼 아내의 말을 되뇌인다.
그리고 그순간 번쩍하고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난 천천히 다시 술을 한 잔 마시고 입을 뗀다.
“당신 정말 되돌리고 싶어?”
“네? 네 네. 그래요.”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나의 말에 마치 구명줄이라도 잡은 것처럼 고개를 들고 갈망하듯 나의 얼굴을 바라본다.
“정말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어?”
“네.”
“정말로?”
“그럼요.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난 다시 술잔을 비운다.
아내는 마치 죽었다가 되살아 난 것처럼 다시 생기를 보이며 나의 입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좋아. 그러면 당신에게 기회를 한 번 줄게.”
“기회요?”
“그래. 하지만 한 번 뿐이야.”
“네 알았어요. 뭐든지 할게요. 고마워요.”
“그래 그럼. 이번 토요일 날 기회를 줄게.”
“정말 고마워요. 당신. 그리고 정말 미안해요.”
드디어 토요일이 되었다.
지난 한 주 동안 아내는 다시 밝아지며 나에게 최대한 잘하려고 애를 썼다. 아마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아내가 나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노력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 잠자리는 갖지 않았다. 왠지 내가 먼저 요구하지 않았고 아내가 먼저 그럴 사람도 아닌 것이다.
2시쯤 회사를 나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고 물어보니 집이라고 하였고 난 잠시 좀 어디 들렸다가 좀 있다 간다라고 하였다. 토요일이 다가오자 아내는 점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왜냐하면 내가 아내에게 아무런 얘기를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단지 토요일 저녁에 외출할 일이 있다고만 하였다.
난 잠시 볼 일을 본 후 5시 좀 넘어 집에 도착하였다.
아내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궁금하지만 내가 말해 줄 때까지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한 나는 아내에게
“자 나갈 준비해”
“저기 어딜?”
“당신 뭐든지 한다고 그랬지?”
“....네” 아내는 조금 망설이더니 대답한다.
“그럼 가 보면 알아.”
“네....”
짧게 대답하고 아내가 나갈 준비를 한다.
아내가 외출 준비를 다하자 난 그런 아내를 데리고 나온다. 그리고 차를 몰아 시내에 있는 한 호텔로 향하였다.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아내는 무척 궁금할 텐데도 용케 잘 참고 있다.
차에서 내린 우리는 호텔로 들어간다.
“저기 왜 호텔을...?”
“먼저, 식사하러 가지. 여기 레스토랑이 괜찮다고 하더라구.”
내 입에서 식사하자는 얘기가 나오자 걱정스러워 하던 아내의 얼굴이 펴지며 좋아한다.
간만에 외식하러 나온 우리는 스테이크를 자르면서 분위기 있게 와인도 한 잔 하고 있다. 아내는 안심이 되는지 조금 말을 많이 하면서 릴렉스해지고 있다.
오늘은 나도 평소보다 좀더 아내에게 맞춰주며 대답을 해준다.
맛있는 식사와 좋은 분위기 그리고 와인의 힘에 아내는 완전히 밝아진 모습이다.
내가 무슨 일이든 할거냐고 했을 때 많이 불안해하던 모습은 온데간곳이 없다. 그리고 이것(외식)이었나 하는 안도감에 취해 있는 듯 했다.
식사를 다하자 아내는 밝게
“고마워요. 여보. 잘 먹었어요.” 라며 인사를 한다.
“그래. 그럼 나가지...”
식당을 빠져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자 나는 1층이 아닌 객실층을 누른다. 그러자 아내는 어리둥절한 듯 나를 한 번 바라본다.
나는 말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데스크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아내는 어쩔 수 없는 듯 그런 내 뒤를 따라 오고 있다.
“XXX호실요.”
“아네. 최기영님 여기있습니다.”
난 키를 받아 들고 아내를 데리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탄다. 아내를 바라보자 궁금한 듯 내 얼굴을 쳐다보는데 서서히 긴장감이 어려 있다.
룸으로 들어서자 나는 소파에 앉으며 아내에게 말한다.
“오늘 여기서 자고 갈거야.”
“네?”
“당신 먼저 씻고 나오지.”
“네? 이따가 잘 때 씻으면...”
“당신 내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한다고 했지?”
“...네” 아내는 잠시 긴장하더니 작게 대답한다.
굉장히 궁금한 모습이다.
“그게 바로 지금이야. 씻고 가운 걸치고 나오면 내가 말해줄게.”
잠시 머뭇머뭇 거리던 아내는 걱정스런 얼굴이지만 결심한 듯 조용한 걸음으로 욕실로 사라진다. 난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아내가 사라지자 조용히 일어서서 침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밖으로 나온 나는 거실 테이블 위에 볼펜 한 자루는 놔둔다.
그리고 잠시 후 아내가 가운을 걸친 모습으로 나온다. 시간을 보니 7시 15분쯤 되었다.
밖으로 나온 아내에게
“자 이리와서 앉어. 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 올테니까!” 라고 말한다.
“네...” 아내는 불안하고 궁금하지만 내가 말해주길 참고 기다린다.
화장실에 다녀온 나는 아내 옆에 앉는다.
그리고 손을 뻗어 아내의 손을 잡고 꼭 쥐어 본다. 그러자 아내는 나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다.
“자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네...”
“다시 한 번 확인할게.”
“....”
“당신 지난 2주간 많이 힘들었을 거야.”
아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나도 알아. 그리고 나도 무척 힘들었어. 그리고 나도 이 상태로는 더 이상 힘들다는 걸 잘 알고 그래서 당신이나 나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미안해요...”
“그래. 당신도 미안할거야. 그리고 그런 마음이 쉽게 없어지지도 않을 거구! 나도 쉽게 용서가 안돼.”
“...네... 정말 미안해요.”
“음 그래서 당신과 나 모두에게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
“나도 그냥은 못 넘어 갈 것 같구. 그래서 당신에게 벌을 주려고 해.”
“네?.....”
“아마 당신도 벌을 받고 나면 마음이 편해 질 거야. 그리고 당신에게 벌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난 또 당신에게 죄를 짓는 걸지도 몰라. 그래서 당신도 나도 한 번씩 잘 못을 해서 서로 공평해지는 거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네... 알았어요.”
“그래. 그래서 당신이 약속했듯이 아무 말 없이 그냥 이 벌을 받아 줬으면 좋겠어.”
“네 그렇게 할게요.” 그렇게 대답하고 아내는 그 벌이 무엇인지 몹시 궁금하다는 듯이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다.
시간을 보니 25분이다.
“이제 잠시 후면 한 남자가 들어 올 거야.”
“네? 여보” 내가 잡은 손을 아내가 꽉 쥐어 온다.
“내 얘기 끝까지 들어 줘.”
“...”
“그 남자는 당시에게 마시지를 해줄 거야. 그럼 그냥 당신은 그 마사지를 받으면 돼.”
“그게 다에요?” 다시 아내의 불안한 표정이 떠오른다.
“응 그게 다야. 단지 당신은 거부하지 말고 따르면 되는 거야.”
“정말 그렇게만 하면 우리 다시 예전처럼 되돌아 갈 수 있나요?”
“응 약속할게.”
아내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대답한다.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아내의 표정에는 어떻게 보면 비장함 마저 감돌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내가 다시 나를 쳐다본다.
“그 남자가 들어오면 난 1시간 정도 밖에 나갔다 올 거야.”
다시 아내가 나의 손을 꽉 쥐어 온다.
그리고 살짝 떠는 모습도 보인다.
“그냥... 그냥 당신 여기 있어주면 안되요?”
“내가 없는 편이 더 편하지 않아?”
다시 고민하는 아내...
“네 그러세요.” ...
30분이 되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내는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고 난 일어서서 문쪽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살짝 아내도 모르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을 열어 준다.
“안녕하세요! 이민혁입니다.” 거기에는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서 있다.
“네.. 들어오세요.”
난 이민혁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남자를 데리고 거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내에게 다가가 인사를 시킨다.
“자 당신! 오늘 당신을 마사지 해주실 이민혁씨야. 인사해”
하지만 아내는 바로 인사하지 않는다. 뭔가 놀란 듯한 얼어 있는 듯한 그런 모습이다. 난 그걸 아내가 긴장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마사지하러 온 남자가 아내에게 먼저 말을 건다.
“미인이시네요.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민혁입니다.”
“네 네...”
“당신 너무 긴장하지 말구.”
“...네”
“저 그럼 시작할까요?”
“네. 그럼...” 난 그리고 나가려 했다.
“저기 사장님. 잠시만 도와 주시겠습니까?”
“네?”
그 남자는 가지고 온 여행가방 같이 생긴 조금 큰 가방을 열더니 가운 같은 걸 꺼낸다.
“저기 사모님 먼저 이 옷으로 갈아 입어 주세요.”
아내는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쭈뼛쭈뼛 그 옷을 받아 들고 방안으로 사라진다.
“저기 무엇을 도와 주면...”
“아 네 별거 아니구요. 그냥 사모님 모습 한 번 더 보시고 나가시라구요.”
“아 네...”
그리고 남자는 이번엔 가방에서 커다란 천을 꺼내더니 거실에 깔기 시작한다. 난 한 쪽으로 비켜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엔 다시 가방에서 비닐 튜브같은 걸 꺼내더니 바람을 넣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사람키보다 더 큰 메트리스 모양의 고무튜브가 만들어 진다. 그걸 아까 깔아 놓은 천위에 올려 놓는다. 마지막으로 남자는 가방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내더니 고무 메트리스 옆에 놓는다.
“저기 사모님 다 갈아 입으셨으면 나와 주시겠습니까?”
남자는 밖의 준비가 다 되자 아내를 불러 세운다.
방안에서 아내가 조심조심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아까 남자가 건내준 옷을 입고 있는데 가운 모양에 색깔은 하얀색이다. 난 좀 더 쇼킹한 걸 연상했었는데 의외로 심플했다. 아내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 옷 재질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면은 비닐 같기도 하고 종이 같기도 하였는데 가까이서 보자 심하진 않지만 조금씩 속옷이 어리고 있는 것이 그렇게 두텁지는 않은 것 같았다.
“자 그럼 시작할까요?”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나를 바라본다. 난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그 의미를 깨달았다. 바로 축객령인 것이다.
“아 네 그럼 전 1시간 후에 오겠습니다.”
“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난 아내를 한 번 쳐다보았다. 아내도 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 눈빛이 그렇게 미묘할 수가 없다. 무엇인가 많은 의미를 내포한 듯 뭔가 나에게 말할 것이 있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
하지만 난 그런 아내를 뒤로 한 채 호텔방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난 바로 1층 로비에 있는 커피痔막?향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커피를 한 잔 시킨 후 마시기 시작한다. 바로 지난 한 주의 일을 생각하면서...
일요일날 그렇게 아내와 난 술을 마시며 뭐든지 하겠다라는 아내의 다짐을 받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기태에게 전화를 하였다. 그리고 시간되면 만나자고 하였고 우리 둘이는 화요일에 만난 것이다. 가볍게 호프에 들어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기태에게 지난 번 얘기를 꺼냈다.
“기태야. 너 내가 부탁하는 건 뭐든지 다 들어 준다고 했지?”
“하하 그럼요. 형님. 무슨 일이신데요?”
“음....그게”
“...” 너 마사지 잘 하는 사람 알고 있냐?“
“네 좀 알고 있죠? 어디 결리세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만 여자를 제대로 보낼 줄 아는 그런 마사지사...”
“아~ 네 그런데요?”
“음 알고 있으면 소개 좀 시켜 달라고.”
“혹시 누님요?”
“으 음...”
“후후 네 가만 있어보자... 소개 시켜줄 만한 사람이....”
“...”
“아 한 명 있네요...”
“괜?은 사람이냐?”
“음 어떤 쪽으로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기술만은 최고에요.”
“사람은 어때?”
“뭐 어차피 이쪽에서 일하다 알게 된 형인데요. 괜찮아요. 믿을 수 있구요.”
“그래?”
“네... 소개시켜 드려요?”
“으음...”
이렇게 해서 난 기태로부터 한 명의 마사지사를 소개 받았다. 내가 기태에게 어느 정도 얘기해 주자 기태도 참석하고 싶어했지만 이번엔 내가 거절하였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때 보자고 한 것이다. 어쨌던 기태가 소개해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목요일에 미리 만나 보았다.
첫인상은 좀 강렬해 보였지만 만나서 얘기해 보면서 점점 난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물론 사람을 한 번 보고 알 수 있겠냐 만은 그때는 그렇게 느꼈다. 그리고 나의 계획을 그 사람에게 말해 주게 되었다.
"네 그럼 진도는 어디까지 원하시는지?"
"진도요?"
"네 그러니까 제가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
"아 네... 음 글쎄요." 여기서 난 잠시 생각했다.
사실 난 아내와 기태와의 1박 2일이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연락까지 잘 못할 정도였는지 너무 궁금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아내와 나의 분위기에서 그걸 묻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안 그래도 냉랭한 아내와 나의 관계에 다시 그 얘길 꺼낸다는 건 곪은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것 밖에 안 되었다. 차라리 그날 아내가 돌아온 날 물어봤다면 덜 했을 것이다. 하지만 벌써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고 기태에게 묻기에는 왠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먼저 연락을 하던지 어떻게 해서든지 기태에게 들었을 테지만 이번과 같이 이렇게 기분이 상해버린 상황에서 기태에게 묻는 것이 왠지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기태를 참석하지 못하게 한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일을 그냥 이렇게 유야무야로 얼버무리고 지나가고 싶지는 않다. 아내에게 벌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그것보다 사실은 아내의 흐트러진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기태 외에 다른 커플도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 왠지 나도 아내도 모르는 제 3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아내의 모습은 어떨까! 그것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너무나 변태적이고 황당한 생각이지만 그렇게라도 지금 쌓인 스트레스를 나의 욕망을 풀어버리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어쨌던 직접 내 눈으로 아내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나는 그 남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내가 거부하지 않는다면 삽입만 빼고 다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랬다. 아무리 아내의 흐트러진 모습이 보고 싶다라고 하더라도 모르는 남자가 아내의 속에 들어간다는 건 역시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다. 아내도 어떻게 반응할지도 모르고 더구나 자의든 타의든 관계를 가지고 난 후의 아내도 걱정되었던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직접적인 삽입을 빼곤 제가 하기 나름이겠군요."
"네. 그리고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분노를 먹고 피는 꽃망울
"네 어떤?"
시간을 보니 8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지난 한 주를 돌이켜 보면서 시간가는 줄도 몰랐던 것이다. 만약 무작정 이 시간을 버티려고 했으면 아마 난 미쳐버리고 말았을 지도 모른다.
"이제 슬슬 돌아가 볼까!"
내가 방에서 나온지 40분 밖에 안 지났지만 난 지금 돌아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아까 방에서 나오기 전 1시간 동안 밖에 있다 온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이미 나와 그 남자는 말을 맞춰 놓고 있었다.
난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하였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과연 아내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을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앞에 다다르자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아까 가지고 나왔던 키를 조용히 문에 가져다 댄다.
찰짝!
조용히 문이 열리고 내가 거실에 들어서자 난 너무나 놀라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저럴수가!’
난 순간 내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내가 부탁한 일이지만 실제로 저렇게 이루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난 번 저 남자를 만나고 몇 가지 부탁을 했을 때 쉽게 알았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 하였는데 저렇게 쉽게 더구나 내가 자리를 비운지 40분 만에 저런 모습으로 되어 있다니 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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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
늦은 새벽이네요.
님들은 모두 잠이 드셨겠죠.
저는 이번 주말이 평일보다 더 바빴습니다.
10시부터 시작한 글이 이제사 1부를 마쳤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길게 하려고한 게 아닌데 쓰다보니 걸어져 버렸네요.
그래서 절단마공 지대로 걸어봅니다. 흐흐흐 (사실 두들겨 맞을까봐 겁나요ㅡ.ㅜ)
혹시, 제글 읽으시는 여성분들 없겠죠?
있으려나...
음 다른 게 아니라 솔직히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좀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여자를 좀 못살게 굴죠 제가 험험...
절대로 제가 여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거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왜 이렇게 사설이 기냐고요?
흐흐흐 글쎄요. 그건 비밀입니다.
참 이제 다음 회(40-2부 아님)면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종결이 될 거 같네요.
뭐 괴로운 분들도 계시겠지만 갠적으로 전 너무너무 홀가분 합니다. 흐흐흐(이것도 매맞을라나!!!)
아! 마지막으로 절단마공 이번엔 짧게 들어 갑니다. 너무 잠이 와서요. 낼도 볼 일 볼게 있구요.
그래서 2부는 빠르면 오늘(오늘 맞죠? 새벽이니까) 늦어도 내일까지는 올릴게요.
너무 노여워 하지 마세요. 흐흐흐
P.S. 참, 1장은 2장과 같이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흥분 두배 기쁨 4배
퍽!(너무 일찍 말씀드렸다구요? ㅡ.ㅜ)
조용한 님의 아름다운 퇴장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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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먹고 피는 꽃망울
난 지금 몹시 화가 나 있다. 아니 아내에 대한 걱정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벌써 시간은 6시를 지나고 있다. 하지만 아내에게서는 연락 한 번 없는 것이다.
‘도대체 왜? 어째서?’
전화라도 해볼까! 다시 한 번 연락해 볼까! 수십 번도 더 전화기에 손이 가지만 그럴 때마다 나의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내가 어제 연락을 안 보내줘서 일까!’
‘그렇담 내가 잘 못한 것인가!’
‘내가 먼저 연락을 해야 할까!’
하지만 이건 아닌 것이다. 아무리 내가 허락한 것이지만, 내가 편치 않아함을 아내는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문자까지 보내지 않았는가!
혹시, 문자가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고 내 핸드폰을 열어 보지만 발신메시지함에 떡 하니 내가 보낸 메시지가 들어 있다.
‘어떻게 아내가 나한테 이럴수가 있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더 걱정과 초조에서 분노로 나의 감정이 바뀌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분노가 커지면 커질수록 내 자신이 냉정해 지기 시작했다.
‘그래. 어디 언제까지 연락 안하나 두고 보자! 7시까지 기다려 주겠어. 그때까지 연락하면 다 용서해 줄게.’
난 내 자신에게 그렇게 다짐해 본다.
스스로 그렇게 마지노선을 정해 놓자 의외로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이다.
‘그래! 7시야.’
참 인간은 간사한 동물인가 보다. 스스로 그렇게 지켜줄 상대도 눈앞에 없는 상황에서 혼자만의 결정으로 그렇게 자신이 도망 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그 순간 만큼은 안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한심한 건 그렇게 진정이 되자 나의 육체는 이제 나에게 배고픔을 호소하고 있었다. 잠시 딴 생각이 들자 바로 육체적 본응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다. 하기야 그러고 보니 오늘 물 마신 거 빼고는 먹은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난 언제 그렇게 안절부절 했냐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 이것저것 뒤져서 먹을 것을 찾기 시작한다.
간단하게 차려진 밥상을 혼자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먹고 있다.
아무리 어느 정도 냉정을 찾았다고 해서 아내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잊혀진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내 자신이 애써 아내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도망가려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밥이 무슨 맛인지 알 리가 없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 지도 모르겠다. 그저 먹하니 본능적으로 나의 입에 밥을 떠 넣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힐끔힐끔 시계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내 자신은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드디어 밥을 다 먹고 또 다시 시계를 쳐다본다. 7시 10분 전이다. 서서히 초조함이 커지기 시작한다.
‘내가 너무 짧게 시간을 잡은 건 아닌가!"
째깍 째깍 시간이 갈수록 그 초침 소리는 커져만 가며 나의 불안은 더욱 커져 간다.
5분전...
3분전...
2분전...
1분전...
드디어 7시...
‘아아아~~~’
난 내가 정해 놓은 시간이 되자 다시 안절부절 못하게 된다.
‘좋아 5분만 더 기다리는 거야! 그래 5분만’
하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 버린다.
‘아냐. 다시 한 번... 자 5분 만 더...’
.................................
........................
.................
...........
.......
..
‘아 여보 제발 연락 좀 해줘...’
‘제발 지금 연락을 하면 모든 걸 잊고 다 용서해 줄게... 제발’
그렇지만 7시 40분이 되어도 아내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순간 난 소파에 앉아 있다가 머릿속에 뭔가가 탁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시간의 개념도 공간의 개념도 없었다.
그냥 무(無)
나의 머릿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냥 무였다.
어느 순간 나의 전화기가 울린다.
난 로봇과 같이 익숙한 동작으로 전화기를 열어본다.
[죄송해요. 연락 못했어요. 많이 기다렸죠. 지금 가고 있어요.]
하지만 난 아무런 느낌이 없다.
아내에게 답신도 하지 않는다.
반가워야 할 아내의 메시지가 그냥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졌다. 그냥 난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는다.
시간은 벌써 8시 반을 지나고 있었다.
그러고도 아내가 돌아온 시간은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처음엔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몇 번 울리던 초인종 소리에도 반응이 없자 잠시후 열쇠로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현관에 아내의 모습이 나타난다.
신발을 벗고 거실에 들어선 아내는 나를 발견하고 순간 놀란다.
그리고는
“죄... 죄송해요...” 그렇게 말하며 마치 큰 죄를 지은 죄인처럼 어쩔 줄 몰라 한다.
난 그런 아내를 한 번 쓱 쳐다보고 말없이 소파에서 일어선다.
그리곤 아내 쪽으로 걸어간다.
그 순간 아내는 나를 보고 움찔했지만 뭔가를 각오한 것처럼 그대로 눈을 감는다.
하지만 나는 그냥 그런 아내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와 버린다.
아내는 착각을 한 것이다. 단지 아내는 소파와 방 사이에 서 있었던 것 뿐이다. 그런 아내를 나는 지나쳐 방으로 왔을 뿐이고...
방으로 들어온 나는 그대로 침대에 누워 버린다. 그것도 돌아누워 버린다.
그렇다고 잠이 올리는 만무하다.
처음 아내가 들어서자 반가웠다. 너무나 반가웠다. 무사히 돌아왔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날 뻔했다.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화가 났다. 아내에 대한 원망과 안도가 뒤섞여 북받쳐 올라 아내에게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웃으며 “잘 갔다 왔어”라고 말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내가 허락한 것에 화를 낼 수도 없다. 물론 아내의 연락 없음과 늦음에 대해 화를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것이 과연 외간 남자와 1박 2일 자고 온 것보다 큰 일일까!
지금 나의 머리는 복잡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것이다.
단지 지금은 그런 것이다.
한 참 후 아내가 방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방의 불을 켜더니 움직임이 없이 조용하다. 아마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내가 침대에서 돌아누워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조용히 불이 꺼진다. 이어서 나는 발자국 소리.
아내가 점점 침대로 다가오더니 조용히 침대로 올라온다. 그 무게로 침대가 흔들린다.
또 다시 침묵이 이어지고 아내와 난 숨소리조차 내지 않는다. 마치 폭풍전야의 고요함 처럼 그렇게...
먼저 그 갑갑함을 견디지 못하고 깬 쪽은 아내였다.
“여보”
“......”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여보 자요?” 다시 아내가 나를 부른다.
“.....” 하지만 난 또 대답하지 않는다.
“휴우~~” 조용히 흘러나오는 아내의 한숨소리가 나의 귀청을 울린다. 그리 크지 않는 소리인데도 불구하고 고요한 방안에선 또렷하게 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침묵....
시간은 자꾸 지나가고 아내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내도 나도 자고 있지 않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아내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아니 어쩌면 흐느끼는 소리 같기도 하다.
평소 같으면 아내가 울면 왜 그러냐고 따뜻하게 감싸주며 위로해줄 다정한 나였지만 오늘은 얼굴도 모르는 남과 같은 냉정한 남편인 것이다.
그러다가 나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 아내는 벌써 옆에 없다. 난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며 어제의 일을 생각한다.
지금 밖에 나가면 아내가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아내를 봐야 하지? 뭐라고 말해야 하지?’
몇 년 동안 함께 산 부부이면서 이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계속 방안에만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그냥 되는대로 맡겨둘 요량으로 밖으로 나온다.
거실로 나오자 아내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벌써 식사는 차려져 있고 무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열심히 왔다갔다 하며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나를 보자
“일어 났어요?” 라며 평소대로 웃으며 인사를 한다.
“어... 어” 나의 어떨떨한 대답...
“자 얼른 씻고 와서 식사하세요.”
“으음..”
아내는 평소와 다름이 없다.
난 씻고 나와 식사를 한다. 그 앞에 아내도 앉아 식사를 한다. 하지만 또 다시 적막이 흐른다. 서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아니 내쪽에서 전혀 노력을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혼자서 평소처럼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나의 반응이 시원찮으니 다시 조용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는 말없이 식사를 마치고 각자 회사로 갔다. 아내는 나에게 잘 다녀오라고 했지만 난 뒤도 안돌아 보고 “응”이라고 말하고 회사로 왔던 것이다.
안 그래도 월요일은 주말 지나고 나서 일하기 힘든데 오늘은 유독 힘든 거 같다. 하기야 토요일 그렇게 술 퍼 마신데다가 어제 그렇게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신경만 쓰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평소 같으면 벌써 기태에게서 연락이 왔을 텐데, 아내와 어떤 연락을 했는지 오늘은 퇴근할 때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가니 아내가 아직 안 와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면 서로 연락하여 저녁식사를 어떻게든 해결했겠지만 오늘은 그냥 혼자서 챙겨 먹는다.
아니 오후에 아내에게서 연락은 있었다. 단지 내가 연락을 안 한 것 뿐이지만...
계속해서 아내는 밝게 평소처럼 대하려고 애를 쓰지만 나의 마음은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닫혀 있다. 하루 하루 지나도 나의 태도가 바뀌지 않자 아내도 처음엔 말이 없어지더니 어느 순간부터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슬쩍슬쩍 스치는 아내의 모습에서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을 느낄 수 있다.
그래도 평일이라면 저녁에만 얼굴을 맞대고 견딜 수 있었지만 주말이 되자 아내는 불안함이 극에 달했다. 자세히 보면 아내의 얼굴이 까칠해져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 정도로 아내는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토요일은 격주 휴무라 난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부터 또 다시 침묵이 계속되었다.
일요일 저녁 아내는 거실에 있었고 난 방에 있었다.
저녁을 먹고 8시쯤 방문이 열리더니 아내가 들어온다.
“저기 여보”
“으 응” 난 돌아보지 않고 말한다.
“잠시만 나와 볼래요. 저 할 말 있어요.” 아내의 목소리가 많이 가라 앉아 있다.
“뭔데, 그냥 여기서 하면 안돼?”
“네 안돼요. 좀 나와 보세요.”
내가 귀찮은 듯 몸을 일으키자 아내가 먼저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내가 밖으로 나오자 거실에는 술상이 차려져 있다. 그 앞에 아내는 서 있는 것이다.
내가 말없이 다가가 앉자 내 앞에 말없이 앉는다.
“한잔해요. 우리”
그렇게 말하며 아내가 두 개의 잔에 술을 따른다.
내가 말없이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자 아내도 잔을 들어 마시는데 완샷을 해 버린다.
난 조금 놀랐지만 그냥 태연하게 그런 아내를 한 번 바라본 후 아내의 잔에 술을 따라 준다. 그렇게 아내는 3잔을 연거푸 마셔 버린다.
그리고 다시 내가 잔을 채워주자 그제서야 아내가 다시 입을 연다.
“저기요.”
내가 말없이 아내를 바라보자 아내도 뭔가 고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한 번 쳐다본다.
“한 가지 물어 볼게 있어요.”
난 대답대신 술잔을 들어 입안에 술을 흘려 넣는다.
그래도 아내는 결심을 한 듯 입을 뗀다.
“당신 아직도 나를 사랑하세요?”
움찔! 난 의외의 질문에 아내를 바라본다.
나의 무표정한 얼굴로부터 숨겨진 해답을 찾으려는 듯 힘들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난 잠시 생각하지도 않고 말해 버린다.
“글쎄, 지금은 잘 모르겠어.”
다시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자 아내의 눈빛이 고뇌로 가득차 파르르 떨리고 있다.
나의 대답을 들은 아내는 다시 술잔을 비워 버린다. 그리고 난 말없이 그런 아내의 술잔을 다시 채워준다.
잠시의 침묵 후 다시 아내가 말을 한다.
“그럼 우리 사이 다시 좋아질 수는 있나요?”
“으음... 그것도 잘...”
“휴우~”
그리고 또다시 비워지는 아내의 잔. 난 새로운 맥주를 따고 아내에게 따른다.
우리는 서로 잠시 그렇게 말없이 술잔만을 비우고 있다.
역시 참지 못하는 쪽은 아내이다.
“그럼.... 저랑... 휴우~” 아내가 계속 말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다음에 흘러나올 말이 무엇이라는 것은 나의 가슴이 먼저 느끼고 있다. 갑자기 가슴 저 밑바닥이 찌르르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숨이 갑갑하다.
아내도 차마 다음 말을 못하겠는지 한 참을 망설인다. 그리고 또 단 숨에 술잔을 비워 버린다. 술이 별로 세지 않은 아내는 오늘 좀 무리하는 것이다.
아무리 맥주라곤 하지만 저렇게 원샷으로 급하게 마셔버리면 나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그럼... 저랑 헤어지고 싶으세요?” 한 참 만에 한 번 망설이더니 쑥 말을 내 뱉어 버린 아내는 고개를 숙여 버린다. 마치 처형을 기다리는 사형수와 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내와 살면서 진지하게 이렇게 이혼을 논한 적은 없었다. 그 만큼 아내는 궁지에 몰려 있었던 것이며 그 장본인은 다름 아닌 나였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비정상적인 욕망을 추구하던 우리에게 아니 나에게 있어서는 어쩌면 당연히 겪게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마땅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단숨에 술 잔을 비워 버린다.
마음 속에서는 아니라고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것이 말이 되어 입으로 나오지 않는다.
완전히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여보 나 너무 힘들어요.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네” 그 순간 아내가 참지 못하고 외쳐 버린다.
거기에 자극받은 듯 나의 입에서는 내 마음과 다른 말이 새어 나온다.
“당신은 어때? 나와 헤어지고 싶어?”
“네에?” 아내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그 눈빛은 벌써 촉촉해지고 있다. 울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아니라고 아니지 않냐라고 외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나 잔인하다. 꼭 아내의 입으로 듣고 말겠다라는 듯 다시 묻는다.
“당신은 어떤데?”
“휴우~”
“...” 난 무언으로 아내의 대답을 다시 한 번 재촉한다.
“당신만 용서를 해준다면 되돌리고 싶어요.”
“되돌리고 싶다라...”
“네 무슨 짓을 해서라도요. 흑...” 드디어 아내가 흐느끼기 시작한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난 로봇처럼 아내의 말을 되뇌인다.
그리고 그순간 번쩍하고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난 천천히 다시 술을 한 잔 마시고 입을 뗀다.
“당신 정말 되돌리고 싶어?”
“네? 네 네. 그래요.”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나의 말에 마치 구명줄이라도 잡은 것처럼 고개를 들고 갈망하듯 나의 얼굴을 바라본다.
“정말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어?”
“네.”
“정말로?”
“그럼요. 다시 되돌아 갈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난 다시 술잔을 비운다.
아내는 마치 죽었다가 되살아 난 것처럼 다시 생기를 보이며 나의 입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좋아. 그러면 당신에게 기회를 한 번 줄게.”
“기회요?”
“그래. 하지만 한 번 뿐이야.”
“네 알았어요. 뭐든지 할게요. 고마워요.”
“그래 그럼. 이번 토요일 날 기회를 줄게.”
“정말 고마워요. 당신. 그리고 정말 미안해요.”
드디어 토요일이 되었다.
지난 한 주 동안 아내는 다시 밝아지며 나에게 최대한 잘하려고 애를 썼다. 아마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아내가 나의 비위를 맞춰주려고 노력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 잠자리는 갖지 않았다. 왠지 내가 먼저 요구하지 않았고 아내가 먼저 그럴 사람도 아닌 것이다.
2시쯤 회사를 나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냐고 물어보니 집이라고 하였고 난 잠시 좀 어디 들렸다가 좀 있다 간다라고 하였다. 토요일이 다가오자 아내는 점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왜냐하면 내가 아내에게 아무런 얘기를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단지 토요일 저녁에 외출할 일이 있다고만 하였다.
난 잠시 볼 일을 본 후 5시 좀 넘어 집에 도착하였다.
아내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궁금하지만 내가 말해 줄 때까지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한 나는 아내에게
“자 나갈 준비해”
“저기 어딜?”
“당신 뭐든지 한다고 그랬지?”
“....네” 아내는 조금 망설이더니 대답한다.
“그럼 가 보면 알아.”
“네....”
짧게 대답하고 아내가 나갈 준비를 한다.
아내가 외출 준비를 다하자 난 그런 아내를 데리고 나온다. 그리고 차를 몰아 시내에 있는 한 호텔로 향하였다.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아내는 무척 궁금할 텐데도 용케 잘 참고 있다.
차에서 내린 우리는 호텔로 들어간다.
“저기 왜 호텔을...?”
“먼저, 식사하러 가지. 여기 레스토랑이 괜찮다고 하더라구.”
내 입에서 식사하자는 얘기가 나오자 걱정스러워 하던 아내의 얼굴이 펴지며 좋아한다.
간만에 외식하러 나온 우리는 스테이크를 자르면서 분위기 있게 와인도 한 잔 하고 있다. 아내는 안심이 되는지 조금 말을 많이 하면서 릴렉스해지고 있다.
오늘은 나도 평소보다 좀더 아내에게 맞춰주며 대답을 해준다.
맛있는 식사와 좋은 분위기 그리고 와인의 힘에 아내는 완전히 밝아진 모습이다.
내가 무슨 일이든 할거냐고 했을 때 많이 불안해하던 모습은 온데간곳이 없다. 그리고 이것(외식)이었나 하는 안도감에 취해 있는 듯 했다.
식사를 다하자 아내는 밝게
“고마워요. 여보. 잘 먹었어요.” 라며 인사를 한다.
“그래. 그럼 나가지...”
식당을 빠져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자 나는 1층이 아닌 객실층을 누른다. 그러자 아내는 어리둥절한 듯 나를 한 번 바라본다.
나는 말없이 가만히 서 있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추자 데스크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아내는 어쩔 수 없는 듯 그런 내 뒤를 따라 오고 있다.
“XXX호실요.”
“아네. 최기영님 여기있습니다.”
난 키를 받아 들고 아내를 데리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탄다. 아내를 바라보자 궁금한 듯 내 얼굴을 쳐다보는데 서서히 긴장감이 어려 있다.
룸으로 들어서자 나는 소파에 앉으며 아내에게 말한다.
“오늘 여기서 자고 갈거야.”
“네?”
“당신 먼저 씻고 나오지.”
“네? 이따가 잘 때 씻으면...”
“당신 내가 시키는 건 뭐든지 한다고 했지?”
“...네” 아내는 잠시 긴장하더니 작게 대답한다.
굉장히 궁금한 모습이다.
“그게 바로 지금이야. 씻고 가운 걸치고 나오면 내가 말해줄게.”
잠시 머뭇머뭇 거리던 아내는 걱정스런 얼굴이지만 결심한 듯 조용한 걸음으로 욕실로 사라진다. 난 그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아내가 사라지자 조용히 일어서서 침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밖으로 나온 나는 거실 테이블 위에 볼펜 한 자루는 놔둔다.
그리고 잠시 후 아내가 가운을 걸친 모습으로 나온다. 시간을 보니 7시 15분쯤 되었다.
밖으로 나온 아내에게
“자 이리와서 앉어. 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 올테니까!” 라고 말한다.
“네...” 아내는 불안하고 궁금하지만 내가 말해주길 참고 기다린다.
화장실에 다녀온 나는 아내 옆에 앉는다.
그리고 손을 뻗어 아내의 손을 잡고 꼭 쥐어 본다. 그러자 아내는 나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다.
“자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네...”
“다시 한 번 확인할게.”
“....”
“당신 지난 2주간 많이 힘들었을 거야.”
아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나도 알아. 그리고 나도 무척 힘들었어. 그리고 나도 이 상태로는 더 이상 힘들다는 걸 잘 알고 그래서 당신이나 나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미안해요...”
“그래. 당신도 미안할거야. 그리고 그런 마음이 쉽게 없어지지도 않을 거구! 나도 쉽게 용서가 안돼.”
“...네... 정말 미안해요.”
“음 그래서 당신과 나 모두에게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
“나도 그냥은 못 넘어 갈 것 같구. 그래서 당신에게 벌을 주려고 해.”
“네?.....”
“아마 당신도 벌을 받고 나면 마음이 편해 질 거야. 그리고 당신에게 벌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난 또 당신에게 죄를 짓는 걸지도 몰라. 그래서 당신도 나도 한 번씩 잘 못을 해서 서로 공평해지는 거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네... 알았어요.”
“그래. 그래서 당신이 약속했듯이 아무 말 없이 그냥 이 벌을 받아 줬으면 좋겠어.”
“네 그렇게 할게요.” 그렇게 대답하고 아내는 그 벌이 무엇인지 몹시 궁금하다는 듯이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다.
시간을 보니 25분이다.
“이제 잠시 후면 한 남자가 들어 올 거야.”
“네? 여보” 내가 잡은 손을 아내가 꽉 쥐어 온다.
“내 얘기 끝까지 들어 줘.”
“...”
“그 남자는 당시에게 마시지를 해줄 거야. 그럼 그냥 당신은 그 마사지를 받으면 돼.”
“그게 다에요?” 다시 아내의 불안한 표정이 떠오른다.
“응 그게 다야. 단지 당신은 거부하지 말고 따르면 되는 거야.”
“정말 그렇게만 하면 우리 다시 예전처럼 되돌아 갈 수 있나요?”
“응 약속할게.”
아내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대답한다.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아내의 표정에는 어떻게 보면 비장함 마저 감돌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내가 다시 나를 쳐다본다.
“그 남자가 들어오면 난 1시간 정도 밖에 나갔다 올 거야.”
다시 아내가 나의 손을 꽉 쥐어 온다.
그리고 살짝 떠는 모습도 보인다.
“그냥... 그냥 당신 여기 있어주면 안되요?”
“내가 없는 편이 더 편하지 않아?”
다시 고민하는 아내...
“네 그러세요.” ...
30분이 되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내는 가만히 소파에 앉아 있고 난 일어서서 문쪽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살짝 아내도 모르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을 열어 준다.
“안녕하세요! 이민혁입니다.” 거기에는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 남자가 서 있다.
“네.. 들어오세요.”
난 이민혁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남자를 데리고 거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내에게 다가가 인사를 시킨다.
“자 당신! 오늘 당신을 마사지 해주실 이민혁씨야. 인사해”
하지만 아내는 바로 인사하지 않는다. 뭔가 놀란 듯한 얼어 있는 듯한 그런 모습이다. 난 그걸 아내가 긴장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마사지하러 온 남자가 아내에게 먼저 말을 건다.
“미인이시네요.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민혁입니다.”
“네 네...”
“당신 너무 긴장하지 말구.”
“...네”
“저 그럼 시작할까요?”
“네. 그럼...” 난 그리고 나가려 했다.
“저기 사장님. 잠시만 도와 주시겠습니까?”
“네?”
그 남자는 가지고 온 여행가방 같이 생긴 조금 큰 가방을 열더니 가운 같은 걸 꺼낸다.
“저기 사모님 먼저 이 옷으로 갈아 입어 주세요.”
아내는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쭈뼛쭈뼛 그 옷을 받아 들고 방안으로 사라진다.
“저기 무엇을 도와 주면...”
“아 네 별거 아니구요. 그냥 사모님 모습 한 번 더 보시고 나가시라구요.”
“아 네...”
그리고 남자는 이번엔 가방에서 커다란 천을 꺼내더니 거실에 깔기 시작한다. 난 한 쪽으로 비켜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엔 다시 가방에서 비닐 튜브같은 걸 꺼내더니 바람을 넣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사람키보다 더 큰 메트리스 모양의 고무튜브가 만들어 진다. 그걸 아까 깔아 놓은 천위에 올려 놓는다. 마지막으로 남자는 가방에서 작은 케이스를 꺼내더니 고무 메트리스 옆에 놓는다.
“저기 사모님 다 갈아 입으셨으면 나와 주시겠습니까?”
남자는 밖의 준비가 다 되자 아내를 불러 세운다.
방안에서 아내가 조심조심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아까 남자가 건내준 옷을 입고 있는데 가운 모양에 색깔은 하얀색이다. 난 좀 더 쇼킹한 걸 연상했었는데 의외로 심플했다. 아내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 옷 재질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면은 비닐 같기도 하고 종이 같기도 하였는데 가까이서 보자 심하진 않지만 조금씩 속옷이 어리고 있는 것이 그렇게 두텁지는 않은 것 같았다.
“자 그럼 시작할까요?”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나를 바라본다. 난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그 의미를 깨달았다. 바로 축객령인 것이다.
“아 네 그럼 전 1시간 후에 오겠습니다.”
“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난 아내를 한 번 쳐다보았다. 아내도 나를 쳐다보고 있는데 그 눈빛이 그렇게 미묘할 수가 없다. 무엇인가 많은 의미를 내포한 듯 뭔가 나에게 말할 것이 있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
하지만 난 그런 아내를 뒤로 한 채 호텔방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난 바로 1층 로비에 있는 커피痔막?향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커피를 한 잔 시킨 후 마시기 시작한다. 바로 지난 한 주의 일을 생각하면서...
일요일날 그렇게 아내와 난 술을 마시며 뭐든지 하겠다라는 아내의 다짐을 받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기태에게 전화를 하였다. 그리고 시간되면 만나자고 하였고 우리 둘이는 화요일에 만난 것이다. 가볍게 호프에 들어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기태에게 지난 번 얘기를 꺼냈다.
“기태야. 너 내가 부탁하는 건 뭐든지 다 들어 준다고 했지?”
“하하 그럼요. 형님. 무슨 일이신데요?”
“음....그게”
“...” 너 마사지 잘 하는 사람 알고 있냐?“
“네 좀 알고 있죠? 어디 결리세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만 여자를 제대로 보낼 줄 아는 그런 마사지사...”
“아~ 네 그런데요?”
“음 알고 있으면 소개 좀 시켜 달라고.”
“혹시 누님요?”
“으 음...”
“후후 네 가만 있어보자... 소개 시켜줄 만한 사람이....”
“...”
“아 한 명 있네요...”
“괜?은 사람이냐?”
“음 어떤 쪽으로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기술만은 최고에요.”
“사람은 어때?”
“뭐 어차피 이쪽에서 일하다 알게 된 형인데요. 괜찮아요. 믿을 수 있구요.”
“그래?”
“네... 소개시켜 드려요?”
“으음...”
이렇게 해서 난 기태로부터 한 명의 마사지사를 소개 받았다. 내가 기태에게 어느 정도 얘기해 주자 기태도 참석하고 싶어했지만 이번엔 내가 거절하였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때 보자고 한 것이다. 어쨌던 기태가 소개해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목요일에 미리 만나 보았다.
첫인상은 좀 강렬해 보였지만 만나서 얘기해 보면서 점점 난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물론 사람을 한 번 보고 알 수 있겠냐 만은 그때는 그렇게 느꼈다. 그리고 나의 계획을 그 사람에게 말해 주게 되었다.
"네 그럼 진도는 어디까지 원하시는지?"
"진도요?"
"네 그러니까 제가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
"아 네... 음 글쎄요." 여기서 난 잠시 생각했다.
사실 난 아내와 기태와의 1박 2일이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연락까지 잘 못할 정도였는지 너무 궁금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아내와 나의 분위기에서 그걸 묻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안 그래도 냉랭한 아내와 나의 관계에 다시 그 얘길 꺼낸다는 건 곪은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것 밖에 안 되었다. 차라리 그날 아내가 돌아온 날 물어봤다면 덜 했을 것이다. 하지만 벌써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고 기태에게 묻기에는 왠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먼저 연락을 하던지 어떻게 해서든지 기태에게 들었을 테지만 이번과 같이 이렇게 기분이 상해버린 상황에서 기태에게 묻는 것이 왠지 자존심이 상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기태를 참석하지 못하게 한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일을 그냥 이렇게 유야무야로 얼버무리고 지나가고 싶지는 않다. 아내에게 벌을 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그것보다 사실은 아내의 흐트러진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기태 외에 다른 커플도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 왠지 나도 아내도 모르는 제 3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아내의 모습은 어떨까! 그것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너무나 변태적이고 황당한 생각이지만 그렇게라도 지금 쌓인 스트레스를 나의 욕망을 풀어버리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어쨌던 직접 내 눈으로 아내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었다.
다시 정신을 차린 나는 그 남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아내가 거부하지 않는다면 삽입만 빼고 다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랬다. 아무리 아내의 흐트러진 모습이 보고 싶다라고 하더라도 모르는 남자가 아내의 속에 들어간다는 건 역시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다. 아내도 어떻게 반응할지도 모르고 더구나 자의든 타의든 관계를 가지고 난 후의 아내도 걱정되었던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직접적인 삽입을 빼곤 제가 하기 나름이겠군요."
"네. 그리고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분노를 먹고 피는 꽃망울
"네 어떤?"
시간을 보니 8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지난 한 주를 돌이켜 보면서 시간가는 줄도 몰랐던 것이다. 만약 무작정 이 시간을 버티려고 했으면 아마 난 미쳐버리고 말았을 지도 모른다.
"이제 슬슬 돌아가 볼까!"
내가 방에서 나온지 40분 밖에 안 지났지만 난 지금 돌아가려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아까 방에서 나오기 전 1시간 동안 밖에 있다 온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이미 나와 그 남자는 말을 맞춰 놓고 있었다.
난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향하였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 과연 아내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을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앞에 다다르자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아까 가지고 나왔던 키를 조용히 문에 가져다 댄다.
찰짝!
조용히 문이 열리고 내가 거실에 들어서자 난 너무나 놀라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저럴수가!’
난 순간 내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내가 부탁한 일이지만 실제로 저렇게 이루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난 번 저 남자를 만나고 몇 가지 부탁을 했을 때 쉽게 알았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 하였는데 저렇게 쉽게 더구나 내가 자리를 비운지 40분 만에 저런 모습으로 되어 있다니 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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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
늦은 새벽이네요.
님들은 모두 잠이 드셨겠죠.
저는 이번 주말이 평일보다 더 바빴습니다.
10시부터 시작한 글이 이제사 1부를 마쳤습니다.
원래는 이렇게 길게 하려고한 게 아닌데 쓰다보니 걸어져 버렸네요.
그래서 절단마공 지대로 걸어봅니다. 흐흐흐 (사실 두들겨 맞을까봐 겁나요ㅡ.ㅜ)
혹시, 제글 읽으시는 여성분들 없겠죠?
있으려나...
음 다른 게 아니라 솔직히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좀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여자를 좀 못살게 굴죠 제가 험험...
절대로 제가 여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거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왜 이렇게 사설이 기냐고요?
흐흐흐 글쎄요. 그건 비밀입니다.
참 이제 다음 회(40-2부 아님)면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종결이 될 거 같네요.
뭐 괴로운 분들도 계시겠지만 갠적으로 전 너무너무 홀가분 합니다. 흐흐흐(이것도 매맞을라나!!!)
아! 마지막으로 절단마공 이번엔 짧게 들어 갑니다. 너무 잠이 와서요. 낼도 볼 일 볼게 있구요.
그래서 2부는 빠르면 오늘(오늘 맞죠? 새벽이니까) 늦어도 내일까지는 올릴게요.
너무 노여워 하지 마세요. 흐흐흐
P.S. 참, 1장은 2장과 같이 읽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흥분 두배 기쁨 4배
퍽!(너무 일찍 말씀드렸다구요? ㅡ.ㅜ)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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