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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49 961회 0건
전화벨이 울려서 눈을 떴다. 주차장은 어둡진 않았지만 구석에 차를 대서 그런지 차 안은 어두웠다. 얼마나 잤는지 모르지만 몸이 한 결 개운해져 있었다. 핸드폰을 들어보니 서울 본원의 길 원장이었다.


“네, 원장님. 장 선생입니다.”

[그래, 어딘 가? 학원에선 일찍 퇴근 했다던데...]

“...학원 근처에 있습니다. 좀 쉬고 있었습니다.”

[... ...지금 만날 수 있겠나? ...]


길 원장이 전화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만나자고 할 줄은 몰랐다. 시간을 보니 10시를 향하고 있었다. 차를 몰아 서울에 올라가도 12시에나 볼 수 있는 거리였는데 만나자고 하는 이유는 뭔가 절박한 이유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엄마가 혹시?...


“...서울...학원으로 가면 되나요?”

[아니 ...여긴 ##낚시터네. 저번에 정 원장하고 왔던 그 자리...기억하나?]

“예. 기억합니다.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낚시터라면 이곳에서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길 원장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이 지역으로 낚시를 왔다. 그가 말한 장소에서 나와 길 원장, 정 원장이 낚시를 했지만 정 원장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낚시 보다는 주로 술을 마시며 잡담을 했었다.

길 원장은 나를 보기위해 이곳에 직접 내려온 것이었다. 그는 엄마를 통해서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변호하기 위해 내려온 것인가?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는 것인지 분간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일은 직접 만나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그런 감정이 싫어서 피하고 피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 돌아보면 아쉬움과 안타까움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복잡하고도 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몸은 너무나 가벼웠다. 개운한 몸으로 시동을 켜자 경쾌한 엔진 소리가 울리면서 차가 미세한 떨림을 보였다. 앞으로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분 좋은 떨림을 보이는 내 차처럼 내 몸도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길 원장을 통해서 내 예상을 가늠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내 심장도 기분 좋은 떨림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다.

차를 몰아 낚시터 쪽으로 달려가다 보니 날씨가 좋지 않아보였다. 낮에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내가 잠든 사이에 기후가 불안정해진 모양이었다. 변덕스런 날씨란 말은 요즘에 딱 어울리는 것 같았다. 아무리 비싼 장비를 들여서 예측을 한다고 하더라도 요즘이라면 쉬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영과 사귀면서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인간이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여자의 변덕스러움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 라는 아주 엉뚱한 생각을 했었다.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는 도저히 예측이 불가능한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대체로 남, 녀 주인공이 사랑을 확인하면서 끝나는 영화를 본 후 남자와 여자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엇갈리기 마련이었다. 여자는 영화제작자의 바람대로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한 순간을 기억하고 그 순간만을 곱씹지만 남자는 그 후 두 사람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면서 변해갈 것을 떠 올린다. 남자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말 했다가는 천둥, 번개가 내려칠 것이었다.



낚시터에 도착하니 선선한 느낌이 들었다. 후텁지근하던 날씨는 이제 밤이 되면 쌀쌀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알 고 있었지만 이곳은 좀 더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 장소를 찾아 걸어갔다. 5분 쯤 걸어가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길 원장이 좌대에 앉아 물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길 원장은 다른 낚시꾼들 하고는 달라보였다.

대체로 낚시 광들은 장비가 장난이 아니었고 모두 최고급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정 원장도 골프에 취미를 붙였는데 기본기를 익히기 보다는 골프장비에 더 심혈을 기울였고, 테니스를 배우겠다고 온 베르디움 여자들도 최고급의 테니스 용품에만 더 열을 올렸다.

다른 낚시꾼들은 낚시 대도 한 번에 최소 다섯 개 정도를 늘어놓고 하기 마련이었는데 길 원장은 오직 한 대의 낚시 대만을 고집했다. 떡 밥도 사용하지 않았고 찌도 사용하지 않았다. 오직 낚시 대를 잡고 손에 오는 느낌만으로 낚시를 하고 있었다. 과연 저렇게 해서 낚을 수 있을까? 도대체 길 원장은 뭘 낚고 싶은 것일까?


“아, 왔나? ...흐음...날씨가 좋지 않은데...곧 비가 오겠지?”

길 원장이 나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표정은 밝아 보였지만 얼굴은 피곤해 보였다. 나는 길 원장 옆에 앉았다.

“...비가 많이 올 것 같은데...낚시를 할 수 있겠어요?”

“뭐 상관있겠나? 사나이 가는 길에 비바람도 치고 눈보라도 날리는 거지 ...!...”


내게 먼저 전화를 한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여유가 있어보였다. 길 원장의 여유 있는 모습을 보자 나는 조급해졌다.


“엄마가 전화를 하신 모양이군요?...”

길 원장은 내 말에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낚시 대를 놓고는 담배를 꺼내 피워 물었다. 그는 길게 하늘 위로 연기를 내 뿜었다. 도대체 이 사람은 내게 무슨 말을 하려고 이곳에 내려온 것인가? 이미 길 원장이 하려는 정도의 일은 내가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뭘 말하고 싶어서 내려온 것일까?


“흐음...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할 지...자네는 자네 엄마와 아버지를 오해하고 있고...중간에 낀 나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구만...”

중간에 끼어있다니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엄마가 길 원장에게 압박이라도 가하고 있다는 것인가? 엄마가 겁이 없는 여자라 하더라도 개념까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후우~~~~...자네 친부와 친모는 나와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사이였네...자네 친부는 어린 나를 친 동생처럼 위해 줬었지...내가 대학에 갈 수 있었던 것도, 아내와 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자네 친부인 일웅이 형님 덕분이었네...”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가 나와 당황스러웠다. 친부모에 대한 얘기는 하고 싶지도 않았고 생각하기도 싫었는데 전혀 예상도 못한 사람에게서 내 친부모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오자 기분이 너무나 이상했다.


“...형님이 선생이었다는 것은 자네도 알고 있지?...”

“...알고 있습니다...그리고 일가족을 살해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졌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다가 떨어뜨리고 말았다. 짜증이 밀려왔다. 바닥에 떨어진 담배를 집어 들어 입에 물려고 했는데 젖어있었다. 밀려오는 짜증을 겨우 참고 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자 길 원장이 불을 붙여주었다. 깊숙이 담배연기를 마신 뒤 길게 하늘로 내 뿜었다.


“살해당한 가족은 ...형님이 계신 학교의 이사장과 그 아들이었네...죽어 마땅한 사람들이었지...학생들을 성추행하고 성폭행한 사람들이었으니까...”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실이었다. 친부의 살인사건은 신문에도 짧게만 기록이 되어 있을 뿐이었다. 지금 길 원장이 하는 얘기는 어디에서도 확인 할 수 없었고 그렇게 엄청난 일이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가려질 수 있었던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피...피해 학생 부모가 있을 텐데 어떻게 숨길 수가 있죠?...”

“이해가 잘 안 되겠지만...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면 뭐든 다 할 수 있네...더군다나 30년 전이라면 어려운 일도 아니겠지...피해 학생 부모들은 이사장의 아내와 합의를 보고 입을 닫아버렸네...자식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후우!~ 말도 안 되는 핑계지...형님은 그것을 더 참을 수가 없었겠지...그 학생들이 증언을 포기하게 되면 다른 학생들이 이사장과 이사장 아들에게 계속해서 당하게 될 테니까...”

친부의 일이 아니더라도 분노할 만한 일이었다. 약자들은 분노할 줄을 몰라서 계속 약자일 수밖에 없었고 계속 당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개인이든 국가이든 잘 못된 것에 그리고 부당한 일에 대해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계속 약자로 약소국가로 남을 것이었다.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일의 근심을 면한다고 했는데...자네 생각은 어떤가?...형님이 자네와 형수님을 위해서 참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전...그냥 모른 척 넘어갔을 겁니다...”

“후우우!~ 그렇겠지...나도 그러니까...불편한 진실에 대해 접근하는 것은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일이니까 말이야...지금 그 학교의 이사장은 이사장의 아내가 맡은 상태고 친 인척들이 장악하고 있네. 개판이지...!...”


개판...개판...정말 개 같은 일이었다. 친부의 일을 외면하고 있던 내 자신이 부끄럽고 이상하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장 검사는 정말로 엉뚱한 사람이었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이사장과 그 아들의 비리를 밝히려다가 좌천 됐다던데 그는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가 되고는 자네 친모와 함께 항소를 준비했지. 어떻게 해서든 장 검사는 재단 비리를 밝히고 싶었던 모양이야.... 하지만 그것도 소용이 없었네. 자네 친모가 자살하고 말았기 때문이지... 후우!~ 아마...장 검사가 의원님과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것도 그것 때문이었을 거네...”

길 원장이 말하는 의원은 엄마일 것이었다. 아버지와 엄마가 사이가 좋지 않은 이유는 단지 나란 존재 때문은 아니었던 것이다. 손이 떨려왔다.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를 쥔 손은 부들부들 떨렸고 심장은 터질 것처럼 답답했다.


“...처음엔 내가 자네를 입양하려고 했었는데...장 검사가 고집을 피웠지. 자신이 키우겠다고 말이야...아직도 그가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어. 아무튼 내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고...후우!~ 힘들구만...”

아버지가 왜 나를 키우고 싶어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당신께서는 확신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나의 친부가 단순한 살인자가 아니라는 것을 나를 통해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여린 아버지가 그 재단에 맞서 싸우는 일처럼 나를 키우는 일은 아버지가 감당하기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 같았다.


“...사모님은 잘 계시죠?...”

“잘 지내지...항상 자네 걱정을 하면서 말이야...”

길 원장과 그의 아내는 나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어릴 적 광주에서 자주 찾아왔었다던 부부는 길 원장 부부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 사람들을 기억해내지 못하는지는 나도 알 수가 없었다.


“...광주에 오셨었죠?...”

“우리를 기억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자네는 5살 때까지 정상적인 몸이 아니었으니...흐음...”

친모에 대한 일과 그 외의 기억이 없는 이유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모양이었다. 보통 5살 때 까지를 기억하긴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종석이만 해도 6살 이전에 대한 것은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희미한 기억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장 검사가 자네를 입양한 뒤 나는 자네를 만나고 싶지 않았네. 형님과 형수님 생각을 하면 나도 괴로웠으니까...그런데 자네가 형님 아들이란 사실을 알고는 너무나 불편했지. 그래서 꼬투리를 잡아서 학원에서 쫓아내려고 했는데 ...후우!~ 웬 걸...다른 강사들 10년 만에 할 걸 자네는 1년 만에 해 버리더군...후후...”

“... ...”

“의원님과 만난 게 그때였지...자네를 내 보내라고 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네. 자네를 옆에 두고 오래 동안 보고 싶었지. 아내도 그러길 바랐고...그래서 나는 의원님의 말을 모른 척 했네...그러니까 바로 국세청에서 조사를 나오더군, 하하하...!”


언젠가 탈세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엄마와 관계된 일 인 줄은 정말 몰랐다. 아무튼 내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정 원장님은 어디까지 알 고 계신 겁니까?”

“...그 자식은 자네에 대해 아는 게 없어...그런데 거 누구냐? 자네가 맡았던 애 있잖나?...”

“...로미...말인가요?”

“그래...걔 삼촌이 자네와 의원님 사이를 알고 있더군...아마 그 사람을 통해서 자네 얘기를 들은 모양이네...”


대충 그림이 정리되고 있었다. 초희 아버지, 학송이 갑자기 변한 것도 나에 대해 얘기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었다. 그리고 그로인해 정 원장이 학송을 불편해 했던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렇다면 그들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를 통해서 엄마와 연줄을 잡으려는 그들을 엄마 성격으로 받아줄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네는 모르겠지만...의원님이 자네를 원하는 이유를 난 알 것 같네. 후우!~ 자네라면...자네라면...말이야...”

“... ...”

“...아...언제 시간 내서 지리산에 한 번 가지?... 자네 어머님을 보내드린 곳에 말이야...”


아버지의 죽음으로 길 원장으로써는 기억하기 싫은 과거를 떠 올린 것이 되고 말았다. 자신의 일은 뺀 채로 아버지와 내 친 엄마의 일만을 얘기했지만 아버지가 죽고 난 뒤 친모에게 길 원장 부부가 어떻게 했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다시 낚시 대를 집어 들었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은 빈 바늘이 흔들리며 다가왔고 그는 익숙하게 손으로 잡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로 길 원장이 바늘에 지렁이를 끼우는 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도 먹이를 교체하는 것에만 집중한 채로 말이 없었다. 옆으로 보이는 풀들이 요란하게 흔들리더니 나와 길 원장 사이로 거센 바람이 확!~ 하고 지나갔다.


“흐음...!...이거...장난 아니겠는데?...”

먹이를 다 끼운 그가 역시 익숙한 동작으로 다시 바늘을 물속으로 넣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낚시 대를 잡은 채 다른 손으로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계속...그런 낚시를 하실 건가요?”

내 말에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그런 낚시?...무슨 말인가?”

“이해가 가지 않아서요...찌도 없고...낚시 대도 한 대고...그래서는 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당연하지...고기를 잡으려고 낚시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후후...내가 강태공을 흉내 내고 있는 것 같나?”

“...전 낚시를 몰라서요...원장님이 강태공 흉내를 내고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습니다...”

길 원장은 담배를 종이컵에 끄고는 옆의 가방에서 캔 커피를 꺼내 들었다. 손이 큰 그는 두 개의 커피를 집어 들고는 하나를 던져주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그것을 받았다. 따뜻했다. 그렇잖아도 거세진 바람으로 인해서 춥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참이었다.


“흐음...뭐 난 강태공처럼 물고기를 속이는 짓은 하지 않고 있네...후후...!”

그는 웃으면서 옆에 있는 지렁이를 가리켰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길 원장도 강태공을 의식하긴 했던 것인가? 아마 내가 한 질문을 여러 번 받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 이제 좀 몸이 풀린다...후우!~ 여긴 금방 쌀쌀해지는 군...”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는 길 원장이 말했다. 나도 한 모금을 마시니 몸이 따뜻해지면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


“...나도 처음엔 여러 대를 세워놓고 낚시를 했었지. 손맛에 취하다보니 장비에 욕심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고기? 나도 엄청 잡았지...!...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게 그런 낚시가 재미가 없어지지 뭔가? 그래서 있는 장비를 다 버리고 빈 낚시를 해보니 너무 재밌더구만. 하하...!”

“... ...”

“낚시가 뭔지 모르긴 나나 자네나 마찬가질세...오래하면 할수록 더 모르겠더군...하긴...누가 그걸 안다고 할 수 있겠나?...”


그림을 시작했던 것은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흰색 종이에 모든 것을 담아 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그 희열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것이 재미가 없어지고 말았다. 똑 같이 사진처럼 그리는 일이 바보 같고 병신같이 느껴지자 형체가 점점 불분명지기 시작했고 나중엔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확신조차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인영이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내게서 떠나버린 것처럼... ...


“...자넨 아직도 인영이를 잊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군...”

“... ...”

“...쉽진 않겠지만 이젠 정리하게...뭔가를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그것은 내 손에서 더욱 멀어질 뿐이니까 말이야...자네도 이젠 기다림에 익숙해질 나이가 됐네...안 그런가?”


광호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돈도 그렇고 여자도 그렇고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멀어진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했다. 나는 상인도 나 처럼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녀에게 나는 그저 촉매제일 뿐이었다.

나는 낚시에 대해 잘 몰랐다. 여자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그리고 산 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젠장!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살아있다는 것이 뭔지는 알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정리했습니다. 걔도 한 남자의 아내이고, 한 아이의 엄마니까요...”

“그래...기다리다보면 자네에게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겠지...그 외에 뭘 더 할 수 있겠나?...”

“... ...원장님...전 이제 학원 일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잘 생각했네...경주마처럼 한 곳만 보고 달리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이 바닥에서 생각보단 꽤 오래 버틴 거지...”


그렇게 말하는 길 원장도 나와 별반 다른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규칙도 없이 살풍경해진 입시미술학원 바닥에서 버텨내고 승승장구를 하는 이유는 고아원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일이지만 길 원장은 학원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막대한 돈을 자신이 자란 고아원에 기부하고 있었고 그것은 사모님에 의해 시작된 일이기도 했다.

“...전 그만 돌아겠습니다. 낚시는 정말 재미없네요...”

“하하하!...그래...너무 급하게 뭘 하겠다는 생각은 말고...천천히 기다려보게 ...그러다보면 길이 보이겠지...”

“사모님께는 한 번 찾아뵙겠다고 전해주세요. 제가 신기한 요리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말씀도 전해주시고요.”

“...신기한 ...요리?...”

“하얀 짬뽕이요...”

“하얀...짬뽕?...그런 것도 있나?”

“그런 게 있습니다. 다음에 찾아뵈면 꼭 맞보게 해드리겠습니다, 원장님.”



길 원장에게 인사를 하고 위로 올라와 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바람은 더욱 거세졌고 금방 비가 내릴 것 같았다. 차에 올라 원룸으로 돌아가는 내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결정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은 안개가 자욱한 것처럼 희미했고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내 마음속 진동처럼 천둥이 치더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내 차가 있는 곳까지는 거리가 얼마 안 됐지만 비를 흠뻑 맞고 말았다. 기분도 별로 인데 날씨까지 그러니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원룸으로 가는 내내 퍼붓는 비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달리다간 누군가를 치고 말 것이란 생각이 들어 속력을 줄였다. 와이퍼는 쉴 세 없이 움직이고 속력도 줄였지만 앞을 분간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 내 상황과 너무나 비슷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가야만했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라도 앞으로 가야만 했고 멈춰 있을 수는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달리다보니 어느새 원룸 근처였다. 차를 세우고 비를 맞으며 원룸 쪽으로 걸어가는데 보연이 우산을 들고 내려오고 있었다.


“어머, 태복씨...!...”

“후우!~ 죄송해요 이 코치님. 일이 생겨서 오늘 못 나갔어요...”

“하이고,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됐는데 지금 그게 문제에요? 하하하!”

보연은 나를 보고 웃었고 나는 그녀의 웃음에 약간 창피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의 강박증을 들킨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마침, 잘 됐네요. 태복씨...저 학교 일 ...이번 주 까지만 하기로 했어요. 다음 주부터는 그 이가 모두 맡아서 할 거에요.”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은 짐작됐지만 결국 보연이 강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결정이 나고 말았다. 이혼을 한 것인가? 하긴...내가 지금 이 여자에 대해 걱정할 여유는 없었다. 아마 이것도 주변 여자들 모두를 사정권에 두는 수컷들의 본능적인 생각일 것이었다. 학원 여자들, 학생들, 학부형, 테니스 수강생 여자들 그리고 또 그리고...나도 별 수 없는 수컷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오비삼척이란 말이 떠오르면서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그나저나 이 시간에 ...어디 가세요?”

“음...그냥 산책이요. 제가 비를 좋아하거든요.”

“와!~ 천둥번개가 치는데 산책을 요? 이 코치님은 하늘을 우러러 떳떳한 가 봅니다?”

“어머!~ 그런가요? 하하하!~”


보연은 맑게 웃으며 밖으로 나갔고 나도 위로 올라왔다. 내 방 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려고 하는데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무심코 돌아서니 옥상 쪽에서 누군가 내려와 정면으로 나를 보고 섰다. 경숙이었다. 그녀는 비를 맞았는지 머리도 밑으로 내려서 처져있었고 옷에선 물이 뚝뚝 떨어졌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당황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러자 그녀가 젖은 몸을 이끌고 천천히 내 앞으로 걸어왔다.


“사무장님...!...”

경숙은 울고 있었다. 그녀의 눈물이 빗물과 섞여서 밑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고 있자니 퍼뜩 정신이 돌아왔다. 나는 문을 열고 서둘러서 경숙을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일단 그녀를 침대에 앉힌 뒤 수건으로 그녀의 머리와 얼굴을 닦아 주기 시작했다. 경숙은 아무 말 없이 계속 눈물만 흘리면서 가만히 있었다.


“...무슨 일...있어요?”

내 말에 경숙은 내게 안긴 채 더욱 크게 울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숙이 울음을 그치기 전 까지는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 무엇이 이 여자를 이렇게까지 힘들게 한 것일까? 여기까지 찾아온 경숙을 보다가 나는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정 원장과 통화를 끝낸 후 배터리가 다 된 모양이었다. 경숙은 내게 전화를 했을까? 그래서 통화가 되지 않자 이렇게 직접 찾아 온 것인가?


“머리로는...머리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자꾸만 생각이 났어요...생각이 나서 미칠 것 같았어요...제가 미친년이죠? 그렇죠, 태복씨?”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 여자는 나 때문에 그동안 잊고 있던 여성의 본능이 눈을 뜨고 만 것이었다. 그것은 본능이었다. 본능을 참으려고 하면 할수록 육체는 더욱 큰 고통에 시달릴 것이었다. 쿨 하다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었다.


경숙의 얼굴을 손으로 잡고 바라보다가 그녀의 입에 키스를 했다. 내 혀를 넣자 경숙도 내 혀를 받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의 키스는 전 과는 다르게 거칠고 과격했다. 뭔가가 우리의 몸을 휘감아 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와 경숙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어떤 것이었다.

키스를 하면서 나는 경숙의 블라우스를 벗겼고, 그녀는 내 바지를 벗겼다. 전과는 다르게 빠른 동작이었다. 내 심장도 뛰었고 경숙의 숨소리도 거칠어졌지만 우리의 시선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오로지 서로의 눈만을 바라 본채로 서로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보지 않고도 그런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새 우리 몸에 옷이란 거추장한 물체가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나는 앞으로 다가가 더욱 거칠게 경숙의 입을 빨았고 그녀는 침대에 누우면서 내 머리를 잡고 내 입을 빨았다. 그녀의 몸에 밀착해 발기한 자지를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에 넣고 움직이며 계속 키스를 했다. 경숙은 보지 부근을 내 자지로 밀어오면서 한 쪽 다리로 내 허벅지를 휘감고 움직였다.


“하아!~ 흐?!~~아!~~으음!~~~”

경숙은 신음소리를 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지금 그녀는 어떤 감정일지 궁금했지만 경숙 자신도 설명하기 불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었다. 오직 몸과 몸이 대화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발기한 내 자지와 경숙의 보지 살이 비벼지면서 내 몸으로 새큰한 기운이 온 몸을 휘감아 돌았다. 그녀도 더욱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몸을 웅크려 내 젖꼭지를 빨아댔다. 찌릿한 기운이 척추를 타고 내 머리로 올라왔다. 경숙은 내 젖꼭지를 빨고 깨물면서 손으로 내 자지를 잡고는 자기 보지 입구에 대가리를 맞춰주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앞으로 움직이자 어렵지 않게 그녀의 보지 속으로 내 자지가 쑤욱 들어가 버렸다.


“아!~~~하응!~~아아아아아!~~~~”

경숙은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 지르고는 보지 살로 내 자지를 강하게 조였다. 그리고는 엉덩이를 더욱 세차게 내 쪽으로 밀어왔고 나도 점점 강하게 피스톤 운동을 했다. 밖에서는 비가 더욱 거세게 내렸고 천둥소리와 번개가 번쩍거렸다.


“흐으으응!~~아!~~아!~~더! 더 세게!~~하으으으응!~~아!~~!~~아!~~씨발!~~아흐으으응!~~씨발!~~~”

뭔지 모르겠지만 경숙은 지금 그 동안 숨기고 있던 본능이 들어나고 있었다. 평상시엔 상상도 못 할 욕을 해대는 경숙의 반응에 나는 더욱 흥분이 들고 말았다.


“개 같은 년! 창녀 같은 년!~~ 좋냐!~ 내 자지가 니 보지를 쑤셔주니 좋냐, 이년아!~”

“허으?! 아! 아아아!~~좋아!~ 아흐으응!~~개 새끼들! 흐응! 아!~~~씨발 놈들!~~흐으응!~~~”

내 말에 경숙은 더욱 내 몸을 끌어안은 채로 엉덩이를 밀어왔다. 너무나 강하게 안아서 피스톤 운동을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경숙은 고개를 뒤로해 입을 벌리고 숨을 헐떡였고 눈에는 흰자만 보였다. 몸을 부들부들 떨어대 금방이라도 죽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갑자기 자지에 뜨끈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경숙이 헉! 하는 소리를 내 질렀다. 그리고는 내 몸을 안고 있던 힘이 빠져버렸다. 나를 감고 있던 경숙의 오른 팔은 이제 풀어져서 침대에 놓았고 왼쪽 팔로는 자신의 이마에 대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나는 아직 사정을 하지 않았지만 자지를 빼고 그녀의 옆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내가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막상 경숙이 나를 찾아와 또 이렇게 섹스를 하고나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몸은 정직하지만 머리는 항상 비겁했다.



숨을 몰아쉬던 경숙은 몸을 일으켜서 밑으로 내려가 내 자지를 잡고 빨기 시작했다. 아직도 우리의 몸은 열기가 가시지 않았다. 나는 경숙의 엉덩이를 내 쪽으로 당겼다. 그러자 그녀는 내 얼굴 쪽으로 자신의 엉덩이를 향하고 내 위로 앉았다. 그녀의 보지 살은 내 입김에 의해 실룩거리고 있었다. 안에서는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나는 경숙의 보지 살을 입에 머금고 빨기 시작했다.

경숙도 내 자지를 잡고 귀두를 빨다가 자지 기둥을 핥기 시작했다. 육중한 그녀의 사타구니 사이에 얼굴을 밀착한 채로 나는 그녀의 보지를 빨고 혀로 찌르기를 반복했다. 또 다시 우리의 숨소리는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한 참 동안 서로의 성기를 빨아대다가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경숙이 몸을 숙인 채로 엉덩이를 내밀고 앉았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쇠기둥처럼 발기한 내 자지를 다시 경숙의 보지 속으로 찔러 넣었다.


“아!~ 후응!~~안에다 하면 안 돼!~~아!~~”

그녀의 말에 나는 본능적으로 자지를 빼고 말았다. 허연 액체가 잔뜩 묻어있는 내 자지는 실룩거리며 경숙의 엉덩이와 등에 허연 정액을 토해내고 말았다. 사정의 쾌감에 취한 나는 쓰러져 누워버렸고 경숙은 돌아 앉아 내 자지를 잡고 빨아주기 시작했다. 아직도 정액이 나오고 있었지만 경숙은 개의치 않고 귀두를 입에 문채로 정액을 삼키고 있었다. 알싸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면서도 경숙의 반응에 놀라고 있었다.

경숙은 정액과 함께 내 자지에 묻은 액체까지 모두 빨아 먹었다.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그녀는 붉어진 얼굴을 한 채로 그것을 해내고 있었다. 성격 탓인가?

내 옆으로 누운 경숙을 보자 그녀의 입에 약간의 정액이 묻어있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경숙의 입에 키스를 해 그녀의 입을 빨았다. 약간 비릿한 맛이 났지만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저 경숙의 입을 빨고 또 빨았다.



“후우!~~ 미안해요 태복씨...제가 완전히 미쳐버렸나 봐요...”

흥분 때문이었을까? 좀 전에 욕을 내 뱉던 경숙은 사라지고 다시 평상시의 말투로 돌아왔다. 어떤 것이 본래의 모습일까?


“그동안 정말 힘들었어요...계속 태복씨만 생각이 나고...오늘 태복씨를 보니까 더욱 참을 수가 없었어요...제가 여길 어떻게 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집에 간다고 했는데...도착해보니 여기더군요...신기하죠? 전 여기를 와 본적도 없고 그저 주소만 알 고 있을 뿐인데...이런 건 분명 사랑이 아닌데...제가 미친 것이 분명해요.”


사랑이란 것이 여자들 입맛에 맞게 미화되고 꾸며져서 그렇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의 결말은 짐승 같은 욕정의 모습을 보일 수밖엔 없었다. 그 모습을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도 있을 것이었고 그저 짐승 같다고 할 수 도 있었다. 하지만 그 딴것이 뭔 상관이 있겠는가?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면 그 뿐이었다.

난 사정을 했지만 경숙의 알몸을 보면서 또 다시 자지가 발기하고 있었다. 몸은 이렇게 항상 정직했다. 이 순간에 무슨 논리적인 생각이 필요한 것인지 귀찮아졌다.

경숙의 입에 키스를 하면서 난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좀 전과는 다르게 그녀가 놀랐지만 아직도 그대로 열기가 가득한 내 몸은 더욱 거칠게 그녀의 몸에 밀착한 채로 비벼대면서 경숙의 입을 빨아댔다. 발기한 내 자지는 그녀의 보지 살과 비벼지다가 어렵지 않게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아!~ 태복씨!~~ 아!~ 어떡해~!”

거짓말처럼 금방 또 나와 경숙의 몸이 뜨거워졌다. 그녀의 보지 근육은 내 자지를 강하게 조이며 움직이고 있었고 내 자지는 미친 듯이 그녀의 보지 벽을 긁어댔다.


“하흐으으응!~~아!~~미치겠어!~~아!~~”

“사무...경숙씨...우리 이런 거 저런 거 따지지 말고 그냥...우리를 믿어 볼래요?”

“흐응...우리...를요?...”

“하아아...!...전 지금 또 경숙씨와 섹스를 하고 있어요. 그저 그 뿐입니다. 후욱!~~그게 잘 못 된 것인가요?”

그 말과 함께 난 더욱 세차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숙은 두 손으로 내 목을 잡고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 소리는 엄청나게 컸다. 천둥 번개가 치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경숙의 신음소리는 너무나도 크게 울렸다.

경숙은 누운 채로 내 자지를 받다가 고개를 들어 내 입을 빨았다. 나도 그녀의 입 속에 혀를 넣고 빨고 또 빨았다. 그러다가 그녀가 상체를 세워서 난 경숙의 허리를 잡아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나를 밀어 누이고는 위로 올라가 두 손으로 내 가슴을 집었다. 나를 내려다보는 경숙의 눈이 맑아보였다.


“하아아!...저도 그래요!...태복씨와 ...하고 싶어요...! 하으으으응!~”

방 안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 소리였다. 경숙은 그 말과 함께 내 위에서 자기 엉덩이를 지분거렸다. 거친 신음을 내뱉으며 위, 아래로 움직이다가 이젠 좌, 우로 움직였다. 덜렁거리는 경숙의 젖가슴을 손을 들어서 쥐고 주무르다가 상체를 세워 그녀의 허리를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젖가슴을 빨아대자 경숙이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 오늘은 정말이지 다양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여자는 악기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일까?

이젠 경숙은 내 허벅지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 상태에서 내 머리를 잡고 엉덩이를 지분거렸고 나도 허리를 움직였다. 경숙의 신음소리와 찌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살 부딪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고 밖에선 번개와 함께 천둥 소리가 요란했다.

이제 내 머리는 정지됐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오직 경숙과의 섹스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이 여자의 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욕구만이 나를 채우고 있었다.


“아후으으응!~~흐응!~~아! 태복씨! 흐으응!~~”


내 몸과 경숙의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눈이 뒤집힐 것 같은 쾌감이 밀려오며 알 수 없는 힘이 내 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경숙의 몸을 침대에 누이고 침대 끝으로 당긴 뒤 나는 바닥으로 내려간 상태에서 수직으로 내려찍듯이 좆 질을 시작했다. 경숙은 이제 허리가지 들어 올려 진 채로 내 좆을 받아내고 있었다. 내 자지엔 허연 액체가 가득 묻어있었고 경숙의 보지에선 액체가 흘러넘쳐서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정말로 속궁합이란 것이 있는 것인가? 첫 섹스를 할 때도 그랬고 지금 경숙과의 섹스는 너무나 광적이었고 호흡도 잘 맞았다. 본능만이 존재하는 이런 섹스는 상인이나 주인여자와의 섹스하고는 달랐다. 너무 달랐다. 나도 눈이 뒤집혔고 경숙도 눈이 돌아버렸다.

또 다시 내 몸에 엄청난 힘이 올라왔다. 도대체 이런 느낌이 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좆 질을 할수록 내 힘은 더욱 강해져만 가고 있었다. 난 그녀의 엉덩이와 허리를 잡고 경숙을 일으켜 세웠고 그녀는 흠뻑 젖은 얼굴을 한 채로 내 목을 잡고 안겨왔다. 육중한 경숙을 안아들었다. 그러자 더욱 큰 소리를 내 지르며 경숙은 내 어깨를 깨물었다. 하지만 전혀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고 내 자지엔 더욱 피가 몰리는 듯 했다.


“오홍!~~흐응!~~아으응응!~~아!~~나 어떡해! 나 어떡해!~~~흐으응!~~”

경숙은 비명을 내 지르면서도 엉덩이를 지분 거렸고 난 그녀의 안아 든 채로 젖꼭지를 빨고 깨물었다. 그녀의 몸과 내 몸이 땀으로 젖어서 그런지 그녀를 계속 들고 있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벽에 그녀를 대고 난 좆 질을 더욱 세차게 했고 그녀는 이제 울기 시작했다. 경숙의 보지에선 물이 줄줄 흘러내려 내 허벅지까지 적시고 있었다. 내 몸속의 모든 것이 단전에 모이는가 싶었다. 분출하고 싶다는 생각밖엔 없었다.


“흐으응!~~아!~~안에다!~ 안에다 하면 안 돼요!~~후으으응!~~”

상관없었다. 그 딴 것은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난 이미 눈이 뒤집혔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에도 난 경숙을 벽에 넣기라도 할 것처럼 강하게 좆 질을 했다.


“태복씨!~ 아!~~후응!~~ 아, 안 돼요!~~아우으응!~~”

이상하게도 경숙의 말에 더욱 흥분이 되었다. 강간하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난 더욱 좆 질을 하면서 왈칵!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순간 와락 내 몸을 껴안고 흐느끼면서 내 귀를 빨기 시작했다. 내 몸속의 모든 것을 경숙의 몸에 넣고 싶었다. 오직 그 생각밖엔 없었다. 그녀는 이제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은 채 몸을 떨고 있었고 숨도 쉬지 않았다. 난 그녀를 들고 침대로 가 누이며 다시 좆 질을 했다. 마지막 남은 정액이 또 다시 방출되면서 그녀의 보지 벽을 때렸다.


“아!~~태복씨...!...”

눈이 뒤집힌 채로 경숙의 입에 내 입을 대고는 미친 듯이 빨아댔다. 그리고 계속 좆 질을 했다. 그녀도 내 입을 빨아대면서 엉덩이를 밀어왔다. 한 참을 그렇게 움직이던 나는 그녀의 몸에 내 육체를 포갠 채 숨을 몰아쉬었다. 경숙도 거친 숨을 몰아 쉰 채로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어쩌려고...어쩌려고 그랬어요...후우!~~”

“하아아!~~ 상관, 후우!~ 상관있나요?...임신하면 결혼하면 돼죠...후우!~~머리가 결정하지 못하니...몸이 ...후우!~~ 몸이 우리 사이를 결정해 주겠죠...”


경숙은 그 말과 함께 다시 나를 안으며 키스를 해 왔다. 우리는 머리로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사랑을 했다. 몸이 우리 사이를 명확하게 해 줄 것이었고 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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