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 리와인더 (Time Rewinder)
- 이 소설은 소.라.넷(sora.net) 작가 "상상의신비"가 연재 중인 작품입니다.
무단 불펌을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퍼가시더라도 출처와 작가명을 꼭 남겨주십시오.
창작가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도리입니다.
* 1부 42장
나로 인해 서연이와 유정이가 조금씩 바뀌었듯이, 현주 또한 변화를 겪었다. 물론 그녀들과의 이러한 관계들을 거쳐오면서 나 또한 조금씩 변해왔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그러한 의미를 가지지 않던가.
하지만 그 중에서도 현주의 변화는 단연 그 의미가 컸다. 그 변화는 몸에 새겨지는 흔적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그것이 그녀 자신에게 지니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변화보다도 오히려 치유에 더 가까웠다.
"아...!"
현주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졌다. 오랜 세월 자신을 구속해왔던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비로소 그녀가 갖추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아직 그녀가 완전히 성에 대해 마음을 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녀는 내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고, 조금이나마 내 행위에 반응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지 않던가. 나는 그녀의 그런 마음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하다고 느꼈다. 나와의 맺어짐을 그녀가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려 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그리고 우리에겐 다행스런 일이었다. 그와 더불어 내가 그녀에게 이 정도의 의미가 있는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가슴 벅차게 느껴졌다. 실상은 모두 서연이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하아...."
"괜찮아?"
"으응....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애."
내가 그녀의 맨다리를 입술로 더듬어 올릴수록 그녀는 점점 긴장하고 있었다. 허벅지 안쪽 깊은 곳까지 내 혀가 침투해 들어가자 그녀가 숨을 뭉텅이로 뱉더니, 수풀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을 때는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긴장 돼? 하지 말까?"
"아, 아니야.... 한번 해 봐."
하지만 그녀는 그 행위를 거부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그녀가 나와의 섹스를 억지로 감행하려 했을 때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지금의 내 눈에는 그 때 그녀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가 확연하게 보였다. 무엇보다 몸의 교감이란게 있으니 말이다.
이미 한차례 현주와의 성관계에 성공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특별한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나와 현주가 단 둘이서 섹스를 시도하는 것은 이 순간이 처음인 셈이었다. 그래서 우리 둘 모두 나름대로 긴장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종의 설렘을 느끼는 것 같았다.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현주 역시 오늘 내가 데이트 장소로 호텔을 선택한 것에 내심 감동하고 있는 눈치였다. 품격이 넘치는 고급스런 분위기와 몽환적인 조명, 그리고 로맨틱한 침대. 그녀의 시선에서는 내가 오늘의 이 특별한 순간을 더욱 빛내기 위해 이러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처럼 느껴졌을테니 말이다.
"하아으...."
수풀을 헤치고 조갯살 근처에까지 입술이 가서 닿자 그녀가 벌써부터 몸을 찌르르 떨며 묘한 신음성을 울렸다. 현주가 이 호텔에 오기 전까지, 내가 이곳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지 모르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조금쯤은 양심의 가책이란 것이 느껴지는 듯도 했지만 그 허울 뿐인 감각은 언제 떠올랐냐는 듯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엉덩이 들어봐."
기왕 몸의 대화를 나누기로 마음 먹었다면, 어영부영 돌려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이 더 좋다는걸 나는 알고 있었다. 꽤 노골적으로 요구를 하자 현주가 엉거주춤하면서도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다리를 M자로 모았다. 나는 그 사이에 얼굴을 들이밀고는 정성스럽게 그녀의 소중한 그 곳을 핥아올리기 시작했다.
"아아학...! 흑!"
자극을 받는 건지, 아니면 고통을 느끼는 건지 아리송하게 들리는 신음소리였다.
"쩝쩝...."
"흑.... 부끄러워."
"뭐가?"
"그냥...."
매번 그랬지만 현주와의 관계는 마치 숫처녀와의 첫경험을 치르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나 또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보다는, 해탈한 마음가짐으로 하나하나 이끌어가는 것에 더 중점을 둘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녀에게 섹스의 즐거움을 우선 인식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하아...."
아랫쪽을 애무하던 입이 위로 올라가 이번엔 그녀의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오랄 애무가 가해졌던 그녀의 음부에 이번엔 손가락을 대신 얹었다. 아직 완전하게 일어나지 않은 도톰한 클리토리스를 손가락 끝으로 미세하게 짓누르며, 나머지 손과 입으로는 그녀의 두 젖가슴을 자극했다.
아무래도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박고 보지를 애무하던 자세에 비하면 지금의 애무가 현주에게는 그나마 덜 창피한 모양인지, 방금 전보다 한층 더 수용적으로 내 행위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가슴을 애무하는 내 뒤통수를 현주가 어색해하면서도 살며시 끌어안자 나는 용기를 얻어 젖꼭지를 빨아당기는 혀와 입술의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흣.... 흑.... 으응...."
누군가가 가슴 크기가 클수록 지방이 많아서 성적 자극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하던데, 다행히도 현주에겐 그런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내 주변에서 가슴 크기로 따지면 현주를 능가하는 여자가 별로 없는데, 그럼에도 현주는 오히려 젖꼭지에 가해지는 자극이 음부로 느끼는 것보다 더 강렬한지 신음소리가 한층 더 뜨거워졌다.
아.... 그러고보니 있구나. 가슴 크기로 현주를 한참 능가하는 여자. 어쩌면 현주가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우월한 크기를 자랑하는 환상적인 여자.
"윽.... 괜히 생각했다."
유정이 생각을 하니 잊고 있었던 양심의 가책이 갑자기 물밀듯이 밀어닥쳤다. 오늘 행했던 그 어떤 악랄한 짓을 통해서도 가책받지 않았던 내 양심이, 유정이의 얼굴을 떠올리는 순간 불편해진 것이다. 그만큼 유정이가 내게 지니는 의미가 크기 때문일까?
서연이의 가시 돋힌 말에 침울해하던 그녀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하필 이 순간에 그걸 떠올리게 되자 마음이 먹먹해지며 애써 묻어두었던 질문이 또 한번 떠올랐다. 어쩌면 이 모든 관계들이 잘못되어 있는건 아닐까?
"으응....!!"
마음은 복잡했지만 몸은 기계처럼 움직였는지, 그 사이 꾸준히 가해진 애무에 현주의 신음소리가 더 높아져있었다. 애써 잡념을 털어내며 나는 행위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쩌면 그 생각을 잊기 위해서 더욱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려는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빠....."
수동적으로 내 행위를 받아들이기만 하던 현주가 처음으로 애타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부끄러운 눈빛 속에서, 아주 미세하게 번지기 시작한 어떤 열망과 비슷한 것을 느꼈다. 다시 한번 살며시 손가락 끝을 그녀의 음순 안쪽으로 밀어넣어보았다. 현주가 움찔했다.
"으흑....."
현주의 그곳이 젖어있다는게 신기했다. 메마른 땅처럼 늘 잠잠하기만 했던 그곳에, 지금은 미약하긴 해도 미끄러운 애액이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었다. 역시나 경험은 사람을 바뀌게 하는 걸까.
"넣을까?"
현주에게 있어선 각오를 요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현주는 이번에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올려다보며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흐으윽!"
구태여 질질 끌지 않았다. 귀두로 그녀의 음핵과 음순 주변을 매만지듯 문지르다가, 구멍이 적당히 벌어졌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망설이지 않고 자지 끝을 그녀의 몸 속으로 전진시켰다. 아직은 이질적으로만 느껴지는 그 감각에 현주가 눈을 질끈 감으며 손에 힘을 꾹 주었다.
"현주야, 손 잡자."
나는 주먹 쥔 그녀의 손을 살며시 풀어 그 손을 마주 잡아주었다. 손을 마주 잡고보니 그녀가 얼마나 힘주어 주먹을 쥐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나에게 마치 의지하듯 손바닥을 꽉 쥐어오는 그녀의 작은 손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어린아이를 안심시키듯이 손을 놓치지 않고 나는 좀 더 힘주어 그녀의 몸 안쪽으로 전진해 들어갔다.
"하아...!"
"아파?"
"조, 조금... 그래도 괜찮아."
자지가 깊이 틀어박힐수록 내 손을 쥐는 그녀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흥건하게 젖어있는 손바닥이 그녀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으며, 또한 그 긴장감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지를 내게 전해주었다.
눈과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놀라운 행동을 했다. 그녀는 내 목을 양팔로 휘감아 끌어내려 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키스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이번에는 도중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물론 그녀의 그런 마음에 화답해주고 싶었다.
"으으응...."
입술과 입술이 포개졌고, 혀와 혀가 엉키었다. 그녀의 신음성은 서로의 목구멍 안쪽에 부딪혀 울리기만 할 뿐이었지만 그녀가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더욱 뜨겁게 그녀의 혀를 휘감으면서 나는 좀 더 서서히, 좀 더 힘차게 그녀의 안쪽을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구멍 안쪽으로 기둥의 뿌리까지 모조리 모습을 감추었다.
"흐윽...."
"다 들어갔어."
"진짜....?"
"응. 많이 아파?"
"아까보다 괜찮은거 같애...."
자기도 모르는 새에 내 기둥이 끝까지 들어왔다는걸 깨닫자 현주는 그제야 다소 긴장을 놓는 모습이었다. 긴장을 풀게 되니 자연스럽게 하체에 힘이 빠지면서 질벽이 더욱 부드럽게 자지를 죄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잘 했어."
딱히 무엇에 대한 칭찬은 아니었지만 나는 현주의 머리와 이마, 얼굴을 사랑스럽게 매만지며 속삭여주었다. 그러자 현주도 희미하게 입술을 달싹거렸다. 웃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대로 애쓴 것 같았다. 이마에 입을 맞추며 나는 허리를 앞뒤로 서서히 움직였다.
"으응! 아응.... 아앙...."
그녀가 들려주는 신음소리가 이전보다 한층 뜨거우면서도 편안하게 들린다는 것이 기뻤다. 한번 물꼬를 트고나니 모든 것이 제대로 흘러가기 시작하는지, 허리를 움직일수록 그녀의 질벽 안쪽이 더 뜨겁게 달구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찔끔찔끔 개미 눈물처럼 흘러나오던 애액도 이제는 제법 풍성하게 흘러나와 내 기둥을 촘촘히 적시고 있었다. 문득 그녀가 생리중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제는 괜찮은 걸까? 어쩌면 애액에 피가 섞여있을지도.
"너 지금 많이 젖어있는 것 같아.... 느껴져."
"하아.... 모, 모르겠어...."
"넌 다른거 신경쓰지 마. 지금처럼 편안하게 있기만 하면 돼."
"오빠는.... 기분 좋아?"
"응."
스위트룸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다운 섹스를 즐기고 있다는게 좋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아와 섹스를 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언니의 모습이 겹쳐보이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언니와 너무도 다른 현주의 얼굴을 마주보며 나는 그녀와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응.... 하흑.... 하아아..... 아아아흑!!"
뜨거운 열락을 담은 소리가 룸 안에 또렷하게 울렸다.
*
잠든 현주의 표정은 너무도 평화로워보여서 나는 절로 마음이 흐뭇해졌다. 마침내 우리는 우리만의 온전한 결합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 사실이 현주 자신에게도 더없이 가슴 벅찬 사실인지 그녀는 섹스 후에 내 품안에 안겨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들었다. 기분 좋은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한동안 현주의 몸을 끌어안고 있었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현주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여 팔베개를 빼고 침대에서 일어나, 테이블에 놓여진 가운을 몸에 걸쳤다. 그리고는 방 안을 가로질러 뚜벅뚜벅 걸어가 스위트룸의 문을 열어젖혔다.
"잘 보고 있었나요?"
"......."
어느새 복도에는 현아가 서 있었다.
"그대로 가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궁금하긴 궁금했던 모양이죠? 아니면 내 말을 따르지 않았다간 내가 현주에게 오늘 일었던 일을 말해버릴까봐 겁이 났나요?"
내가 미리 그녀에게 지시한대로 그녀는 나와 현주의 섹스를 이 자리에서 충실히 지켜보았다. 마치 내가 아까전에 현아와 지환이의 섹스를 몰래 훔쳐보았듯이, 같은 모습으로 나와 동생의 섹스를 훔쳐보고 있었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니 퍽 재미있었다.
현아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조금은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기도 했다.
"아마도 당신은 내가 현주 곁에 있어선 안 될 사람이라 여기고 있었겠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나는 그 어떤 남자도 해내지 못한 일을 현주에게 해줬는데 말이에요. 다른 사람도 아닌 현아 씨라면 분명 이 자리에서 당신이 본 현주의 모습들이, 결코 억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는걸 알 수 있겠죠."
나는 지금 현아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했다. 동생의 트라우마를 누구보다 더 안타깝게 여기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그녀만의 방식으로 동생을 지켜주려했던 현아였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더없이 경멸스럽게 여기는 "나"라는 사람에 의해 현주는 치유되었다. 그 모순적인 결과를 현아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현주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요. 그리고 아마도 당신은 현주의 그 마음을 지켜주고 싶겠죠. 그렇지 않나요?"
"........"
내가 이만큼이나 악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라웠다. 감히 한마디 대꾸조차 하지 못하는 현아를 두고 나는 등을 돌렸다. 분노와 후회, 허무함 등이 한데 섞인 그녀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안쓰러움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끝까지 그녀를 괴롭히고 싶었다.
"오늘은 이만 당신 집으로 돌아가요. 현주는 내가 데리고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지환이 그 놈과는 이제 다시는 만나지 마세요."
그리고 나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룸의 문을 단호하게 닫았다.
*
그 날, 호화로운 그 스위트룸의 침대 위에서 나는 또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훨훨 나는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마치 호접몽을 연상케하는 꿈이었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꿈.
날개를 퍼덕여 하늘을 날아가면서 나는 수많은 모습들을 보았다. 누군가가, 마치 나처럼 높은 하늘을 날아오르듯이 허공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분명 내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무척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나와 같은 날개가 없었다. 그는 나비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날개가 없는 그는 하늘을 날지 못하고 추락해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차디찬 지상에 몸이 부딪힌 그는 새빨간 피를 흩뿌리며 산산이 부수어져버렸다. 그는 죽어버렸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어느새 나는 다시 나비가 아닌 내가 되어있었다. 나는 나비의 등을 타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나비가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내게 이렇게 속삭였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야.
나는 권선징악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인과응보라는 말은 믿는다. 모든 일에는 결과가 있고, 결과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그런데 왜 계속 그걸 망각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까?
"너는 벌을 받을거야. 그건 누군가가 너에게 내리는 심판이 아니야. 그저 너의 선택에 따른 대가를 네 스스로 치르는 것 뿐이야."
인과응보, 인과응보, 인과응보....
끊임없이 그것만 되새기다가 나는 꿈에서 깨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난 후에는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
"뭐? 호텔?"
서연이는 역시나 조금 발끈하며 이 소식을 받아들였다. 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고는 하지만 이런 사실이 그녀에게 행복한 소식일리는 없을테니 말이다.
"아주 좋으셨겠어. 근데 그런걸 왜 나한테 굳이 보고하는데?"
"그럼 앞으론 말하지 말까?"
"......."
그래도 비밀로 하는건 더 싫었는지 서연이는 인상을 쓰면서도 "흥"하며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유정이의 일로 다소 예민해져 있었던 참인데, 내가 현주와의 일을 그녀에게 전한 것이 그녀의 기분을 더욱 상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오늘 뭐해?"
"알아서 뭐하게? 사랑하는 현주 씨랑 데이트나 하러 가."
흐흐, 귀엽기는.
"어제는 현주랑 보냈으니까 오늘은 너랑 보내야지."
"하이고, 공평하기도 해라."
"우리도 호텔 갈래?"
"뭐?"
빈정거리며 일부러 내 쪽을 보지 않고 공책에 필기만 해나가던 서연이가 그 순간 멈칫했다. 그 모습에 나는 내심 그녀도 내가 현주와 데이트를 즐긴 호텔이 어떤 곳인지 속으로 궁금해하고 있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존심을 세우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싫어."
"왜?"
"내가 원 플러스 원도 아니고 현주 씨랑 했던걸 그대로 따라하는 기분이잖아. 자존심 상해."
"현주랑은 일반 객실에서 보냈는데, 네가 오늘 간다면 이번엔 특별히 스위트룸으로 잡을게. 그럼 괜찮지?"
물론 그건 서연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뻥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토라졌을 때엔 무조건 이런 식으로 달래줘야 한다는걸 나는 알고 있었다. 여우 같은 서연이에게 있어선 일반 객실이니 스위트룸이니 하는 것 따위보다는, 내가 그녀의 기분을 살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진짜야?"
"그럼."
사실 스위트룸 이야기에 혹했다기보다는 내가 그녀에게 이렇게 매달린다는 사실 때문에 더 흡족한 것일 터였다. 물론 그녀 역시도 호텔에서 나와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을 테고 말이다. 참으로 앙큼하면서도 귀여운 여자가 아닐 수 없었다. 자기 입으로 시인하지는 않겠지만.
"알았어. 생각은 해볼게."
생각을 해보긴 퍽이나. 웃음이 나왔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고는 고개를 돌렸다. 승낙의 대답을 따낸 나는 그제야 안심하고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루했던 수업이 끝나자 나는 곧장 서연이를 조수석에 태운뒤 차를 몰고 호텔로 향했다. 이제는 이 호텔로 가는 길이 제법 익숙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현주와 마찬가지로, 서연이 또한 내가 이 호텔에서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고 있을 테지만 그럼에도 이 호텔은 나에게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여기야. 건물 좋지?"
"......."
호텔 건물을 눈으로 확인한 서연이가 그제야 다소 긴장하는 것 같았다.
"여기.... 비싸지 않아?"
"괜찮아. 나 돈 많거든."
스포츠 복권으로 벌어들인 돈 덕분에 당분간은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사실 내가 애초에 돈 걱정을 할 이유 자체가 없긴 했지만 말이다. 다소 우쭐한 기분이 들어 나는 서연이의 손을 잡고는 프론트를 넘었다.
"어서 오십시오."
프론트의 지배인이 허리를 꾸벅 숙이며 내게 인사를 했다. 근래들어 호텔에 몇번 들락거리며 눈도장을 찍었더니 이제는 나를 알아보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곁에 있던 서연이는 원래 그런 곳인가보다 하며 넘기는 눈치였다.
한번 올 때마다 옆에 끼고 있는 여자가 바뀌니 지배인의 입장에서는 내가 얼마나 바람둥이 같은 놈으로 보일까? 처음에는 현아, 두 번째는 현주, 그리고 오늘은 서연이까지. 게다가 그녀들 하나하나가 모두 외모로는 빠지는 곳이 없는 형형색색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나는 절로 콧대가 높아지는 것 같았다.
사실 이런 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재력과 수준을 갖추고 있는 이들이라 나처럼 여자들을 갈아치워가며 들락거리는 남자들이 더 있다 해도 전혀 이상할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소위 "능력 있는 남자"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우쭐함을 한껏 느꼈다. 찌질이로 살았던 세월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랄까?
"왜 그래?"
그 순간 나는 잠깐 멈칫하고 말았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로비를 가로지르던 중 저 멀리서 낯익은 사람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홀의 반대쪽 건너편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그 사람은 바로 현아였다.
"아무 것도 아냐."
하지만 나는 태연하게 그녀를 스쳐지나갔다. 서연이와 나란히 서서 걸어오는 내 모습에, 잠시 동안 현아의 시선이 머물렀다. 그녀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표정이 없는 무감각한 얼굴이었다. 인사라도 건네줄까 하다가 옆에 서연이가 있으니 지나친 장난은 자제하기로 햇다.
다행히도 아주 잠깐 곁을 스쳐 지나간 정도였기 때문에, 나만이 현아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서연이 또한 현아와 이미 면식이 있는 사이이긴 했지만 워낙 짧은 만남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금새 지나가버렸기 때문인지 우리 곁을 지나간 여인에 대해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올라가자."
엘리베이터에 타기 전에 나는 흘끗 고개를 돌려 방금 전에 현아가 사라진 곳을 눈으로 쫓았다. 그 순간 조금 놀라고 말았다. 저 멀리에서 현아가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여전히 서연이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긴 했지만 로비 쪽에 서서 나와 서연이를 가만히 바라보고 서있는 현아의 시선이 그 때에는 약간 오싹하게 느껴졌다. 마음 속에 약간의 찝찝함이 남긴 했지만 나는 굳이 신경쓰지 않고 승강기에 올랐다.
"왜 그래? 아는 사람이라도 봤어?"
"아냐."
나는 미리 예약해둔 스위트룸 안으로 서연이를 이끌었다. 난생 처음 와보는 디럭스급 스위트룸의 모습에 서연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마치 첫눈이 내리는걸 본 어린 아이처럼 폴짝 뛰어가 침대에 드러눕더니, 시트를 연신 팡팡 두들기고 방 안 이곳저곳을 감상하며 탄성을 지르는 등 아주 깜찍한 짓을 해댔다.
"우와아...."
사실 이미지상으로는 서연이가 현주보다 이런 고급스런 시설을 더 담담하게 받아들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정 반대였나보다. 좀 짖궂게 표현하자면 촌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연이는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새로운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긴 했지만 말이다.
"나 사진 찍어도 돼?"
"사진? 호텔에 있는거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바보야. 그냥 혼자 간직하는거야."
서연이가 스위트룸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데에 정신이 팔려있자 나는 샤워를 할 생각으로 욕실에 들어섰다. 몸에 거품을 묻혀서 치덕치덕 씻고 있는데 어느 순간 욕실문이 끼익 열리더니 서연이가 배시시 웃으며 들어왔다.
"왜?"
"히히. 같이 씻자."
이제보니 서연이도 이미 알몸이 되어 가운 하나만 달랑 두른 상태였다. 기분이 많이 풀렸는지 그녀는 헤실거리며 웃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녀가 욕실로 들어서며 몸을 가리고 있던 가운을 벗어버리자 뽀얗고 매끈한 알몸이 몽환적인 조명 아래에서 은은히 빛났다. 그 순간 아랫도리에 힘이 불끈 들어갔다.
"잠깐! 아이 참, 기다려봐."
"왜?"
짐승처럼 달려들어 그녀의 몸을 탐하려는 내 늑대같은 손길을 서연이가 거부했다. 내가 알기로 그녀 또한 나의 이런 모습을 결코 싫어하지 않기에 나는 꽤 놀랐다. 그녀가 내 섹스어필을 거부한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침대 위에서 하고 싶어. 여기서는 그냥 씻기만 할래."
"그래?"
서연이가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침대를 가르키며 말했다. 욕실 벽이 유리로 되어있었기에 침대와 욕실이 서로 훤히 들여다보인다는게 왠지 적나라한 느낌을 주었다. 현주와 섹스를 할 때엔 이런 느낌까지는 받지 못했는데, 서연이와 이곳에 있으니 현주와 있을 때에 비해서 엄청나게 외설적이고 야릇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현주와의 섹스가 그녀를 치유하는데에 중점을 둔 행위라면, 서연이와의 섹스는 그야말로 성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쾌락의 행위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내게 느껴지는 이 룸의 분위기도 어제와는 완전히 느낌부터가 달랐다. 아무래도 나와 서연이에게 있어서 스위트룸이란, 섹스를 보다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의 의미를 갖는 모양이었다.
좌우지간 처음으로 이런 곳에 와본 이상, 무슨 일이 있어도 저 로맨틱한 침대 위에서 섹스를 하고 말겠다는 의욕에 불타는지 서연이는 본인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 번에 모텔에서는 그녀가 욕실에서의 섹스를 거부하지 않았던걸 떠올리자면, 아무래도 장소와 공간이 여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꽤 큰 모양이었다.
당장 불같이 일어난 성욕을 잠시 가라앉혀야 한다는게 아쉽긴 했지만 나 또한 조금 더 기다리는 즐거움을 갖기로 하고 얌전히 씻는 일에 집중했다.
"근데 너 뭐해? 씻기만 하자며."
"헤헤. 애무."
요망한 계집애가 씻기만 하자더니 어느새 거품을 자기 몸에 묻혀서 내 몸에다 문대어왔다. 미끌미끌한 거품으로 무장한 그녀의 뽀얀 살결이 내 몸 구석구석에 와서 닿자 자극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품 때문에 한층 더 도드라진 느낌의 앙증맞은 유두가 내 등에 딱 붙어 나를 살살 긁어대자 숨이 거칠어지는게 느껴졌다.
"야... 하지마. 엄청 꼴려."
"흐흐흐."
서연이는 마치 평소의 내가 했던걸 따라하는 듯한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요걸 진짜 콱 작살을 내버려?
"너 진짜 혼난다."
나는 뒤로 돌아서서 내 몸에 자극을 가하고 있는 서연이의 알몸을 양팔로 꾹 휘감았다. 그리고는 보들보들한 거품이 묻은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힘주어 움켜쥐었다. 육감적인 살결에 거품이 미끌거리는 느낌이 무척 아찔했다.
내가 엉덩이를 쥐어짜듯 꽉 움켜쥐자 서연이는 오히려 더욱 도발적인 웃음을 지었다. 바로 이런 것이 서연이와 현주의 다른 점이 아니겠는가. 손아귀에 힘을 주어가며 엉덩이를 주물거리고 있으니 더더욱 참기가 힘들어졌지만 까짓거 삽입만 안 하면 되는 거니까 나도 조금 맛을 보여주기로 했다.
손가락을 세워 물기와 거품이 번들거리는 중지를 서연이의 가랑이 사이로 쑥 밀어넣었다. 손가락이 거침없이 조갯살을 헤집어버리자 서연이가 엉덩이와 허리를 배배 꼬으며 내 손가락을 다리 사이에 단단히 끼워버렸다.
"하아아...!"
과연 그녀는 현주에 비해 쾌감으로 치닫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특별히 뭔가를 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질벽 안쪽이 가열되어 있는듯 씹물이 찔끔찔끔 흐르고 있었다. 미끌거리는 손가락을 더욱 세차게 움직여 보지 겉부분을 격하게 부비적거렸다.
"아앙....! 좋아...."
"그냥 여기서 한번 할까?"
"히히. 싫어. 얼른 나가자."
아직 몸에 거품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는데도 서연이는 얼른 나가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사실 나 또한 그랬다. 대충대충 거품을 물로 걷어내버리고는 우리는 서둘러 침대로 향했다. 몸과 마음이 착착 맞는 듯한 이 느낌이 좋았다.
"하.... 떨린다."
로맨틱한 공간에서의 정열적인 섹스. 이만큼 즐거운 것이 또 있을까. 서연이가 기대와 설렘이 섞인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 또한 오늘따라 더욱 육감적으로 보이는 그녀의 몸을 내려다보며 군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눈치 없는 소음이 우리의 즐거움을 방해했다.
- 똑똑똑.
"계십니까?"
이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웬 노크소리란 말인가. 혹시 내가 룸서비스를 주문했었나? 그런 기억은 없는데.
"누구야?"
서연이 또한 즐거움을 방해받았다는 사실이 무척 기분 상하는지 퉁명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문 밖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알 수가 없으니, 확인하려면 나가봐야 하는데 그러자니 영 내키지가 않았다.
"그냥 돌려보내."
"알았어."
누구인진 모르지만, 그게 누구이던간에 지금 나와 서연이의 즐거움을 방해할 만큼 중요한 인물은 아닐 터였다. 뭐.... 혹시 유정이라면 모르지. 하지만 방금 들은 굵직한 톤의 목소리가 유정이일리는 없으니.
조용히 있으면 알아서 돌아갈 거라 생각하고, 나는 신경을 끈 채 서연이와의 행위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연이의 젖가슴을 입 안 가득 베어무는 순간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려하자 서연이는 벼락을 맞은듯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이불을 끌어다 몸을 가렸고, 나 또한 기겁하여 고함을 질렀다.
"잠깐! 누구야?"
어떻게 문이 열린걸까? 카드키는 분명 방 안쪽에 꽂혀있었다. 게다가 들어올 때 내가 문단속을 했으니 안으로 이렇게 들어올 수 있을리가 없었다. 혹시 마스터키 같은 것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건 지배인 정도 되는 사람들만이 지니고 있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려 하고 있었기에, 나는 더이상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운 한장만 급하게 걸치고는 달려나갔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정체도 모를 사내놈이 들어와서 서연이의 몸을 멋대로 보게 되는 사태만큼은 용납할 수 없었다.
"기다려! 내가 지금 나갈테니까."
문을 향해 퉁명스럽게 소리치며 나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상대가 누가 되었든지간에 따끔하게 한 마디를 할 생각이었다. 마스터키인지 뭔지는 몰라도 대체 이게 무슨 경우 없는 짓이란 말인가?
나는 서연이가 이불로 몸을 잘 덮고 있는지를 확인한 다음, 거칠게 문을 열어젖혔다.
"어억!"
뭘까, 이건....?
채 생각을 하기도 전에 퓨즈가 끊기듯이 내 몸이 바닥에 허물어지는게 느껴졌다. 전기충격 같은 것이 몸에 가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찌릿하게 몸에서부터 울려퍼진 충격이 뇌를 강타하고, 내 눈 앞을 새하얗게 멀도록 만들었다.
파지직 거리는 소리가 몇 차례 더 울렸고, 내 몸뚱이에도 그만큼의 자극이 더 가해졌다. 뒤에서 서연이가 놀라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의식이 멀어져가고 있었다.
"이거 혹시.... 전기 충격기...."
나 또한 예전에 서연이에게 그것을 한번 써본 적이 있었기에 그 정체불명의 소리가 낯설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내가 마지막으로 떠올릴 수 있었던 생각이었다. 다음 순간 정신을 잃었고, 바닥에 쓰러진 나는 눈이 감기기 전에 누군가의 발을 보았다.
- 다음 화에 계속 -
주말 연속 연재 약속을 지키려고 오늘은 꽤 서둘러서 글을 쓴 것 같습니다
지난화의 호응이 적어서 많이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주인공의 변한 모습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내일도 힘내서 글을 쓸 수 있게끔 조금만 더 응원 부탁드릴게요 ^^
추천수가 300은 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이 소설은 소.라.넷(sora.net) 작가 "상상의신비"가 연재 중인 작품입니다.
무단 불펌을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퍼가시더라도 출처와 작가명을 꼭 남겨주십시오.
창작가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도리입니다.
* 1부 42장
나로 인해 서연이와 유정이가 조금씩 바뀌었듯이, 현주 또한 변화를 겪었다. 물론 그녀들과의 이러한 관계들을 거쳐오면서 나 또한 조금씩 변해왔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그러한 의미를 가지지 않던가.
하지만 그 중에서도 현주의 변화는 단연 그 의미가 컸다. 그 변화는 몸에 새겨지는 흔적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그것이 그녀 자신에게 지니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변화보다도 오히려 치유에 더 가까웠다.
"아...!"
현주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졌다. 오랜 세월 자신을 구속해왔던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비로소 그녀가 갖추었다는 사실이 기뻤다. 아직 그녀가 완전히 성에 대해 마음을 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녀는 내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고, 조금이나마 내 행위에 반응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지 않던가. 나는 그녀의 그런 마음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하다고 느꼈다. 나와의 맺어짐을 그녀가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려 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그리고 우리에겐 다행스런 일이었다. 그와 더불어 내가 그녀에게 이 정도의 의미가 있는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가슴 벅차게 느껴졌다. 실상은 모두 서연이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하아...."
"괜찮아?"
"으응....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애."
내가 그녀의 맨다리를 입술로 더듬어 올릴수록 그녀는 점점 긴장하고 있었다. 허벅지 안쪽 깊은 곳까지 내 혀가 침투해 들어가자 그녀가 숨을 뭉텅이로 뱉더니, 수풀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을 때는 아예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긴장 돼? 하지 말까?"
"아, 아니야.... 한번 해 봐."
하지만 그녀는 그 행위를 거부하지 않았다. 이전에도 그녀가 나와의 섹스를 억지로 감행하려 했을 때 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지금의 내 눈에는 그 때 그녀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얼마나 다른지가 확연하게 보였다. 무엇보다 몸의 교감이란게 있으니 말이다.
이미 한차례 현주와의 성관계에 성공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특별한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나와 현주가 단 둘이서 섹스를 시도하는 것은 이 순간이 처음인 셈이었다. 그래서 우리 둘 모두 나름대로 긴장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종의 설렘을 느끼는 것 같았다.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현주 역시 오늘 내가 데이트 장소로 호텔을 선택한 것에 내심 감동하고 있는 눈치였다. 품격이 넘치는 고급스런 분위기와 몽환적인 조명, 그리고 로맨틱한 침대. 그녀의 시선에서는 내가 오늘의 이 특별한 순간을 더욱 빛내기 위해 이러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처럼 느껴졌을테니 말이다.
"하아으...."
수풀을 헤치고 조갯살 근처에까지 입술이 가서 닿자 그녀가 벌써부터 몸을 찌르르 떨며 묘한 신음성을 울렸다. 현주가 이 호텔에 오기 전까지, 내가 이곳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지 모르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조금쯤은 양심의 가책이란 것이 느껴지는 듯도 했지만 그 허울 뿐인 감각은 언제 떠올랐냐는 듯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엉덩이 들어봐."
기왕 몸의 대화를 나누기로 마음 먹었다면, 어영부영 돌려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이 더 좋다는걸 나는 알고 있었다. 꽤 노골적으로 요구를 하자 현주가 엉거주춤하면서도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다리를 M자로 모았다. 나는 그 사이에 얼굴을 들이밀고는 정성스럽게 그녀의 소중한 그 곳을 핥아올리기 시작했다.
"아아학...! 흑!"
자극을 받는 건지, 아니면 고통을 느끼는 건지 아리송하게 들리는 신음소리였다.
"쩝쩝...."
"흑.... 부끄러워."
"뭐가?"
"그냥...."
매번 그랬지만 현주와의 관계는 마치 숫처녀와의 첫경험을 치르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나 또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보다는, 해탈한 마음가짐으로 하나하나 이끌어가는 것에 더 중점을 둘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녀에게 섹스의 즐거움을 우선 인식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하아...."
아랫쪽을 애무하던 입이 위로 올라가 이번엔 그녀의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오랄 애무가 가해졌던 그녀의 음부에 이번엔 손가락을 대신 얹었다. 아직 완전하게 일어나지 않은 도톰한 클리토리스를 손가락 끝으로 미세하게 짓누르며, 나머지 손과 입으로는 그녀의 두 젖가슴을 자극했다.
아무래도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박고 보지를 애무하던 자세에 비하면 지금의 애무가 현주에게는 그나마 덜 창피한 모양인지, 방금 전보다 한층 더 수용적으로 내 행위를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가슴을 애무하는 내 뒤통수를 현주가 어색해하면서도 살며시 끌어안자 나는 용기를 얻어 젖꼭지를 빨아당기는 혀와 입술의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흣.... 흑.... 으응...."
누군가가 가슴 크기가 클수록 지방이 많아서 성적 자극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하던데, 다행히도 현주에겐 그런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내 주변에서 가슴 크기로 따지면 현주를 능가하는 여자가 별로 없는데, 그럼에도 현주는 오히려 젖꼭지에 가해지는 자극이 음부로 느끼는 것보다 더 강렬한지 신음소리가 한층 더 뜨거워졌다.
아.... 그러고보니 있구나. 가슴 크기로 현주를 한참 능가하는 여자. 어쩌면 현주가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우월한 크기를 자랑하는 환상적인 여자.
"윽.... 괜히 생각했다."
유정이 생각을 하니 잊고 있었던 양심의 가책이 갑자기 물밀듯이 밀어닥쳤다. 오늘 행했던 그 어떤 악랄한 짓을 통해서도 가책받지 않았던 내 양심이, 유정이의 얼굴을 떠올리는 순간 불편해진 것이다. 그만큼 유정이가 내게 지니는 의미가 크기 때문일까?
서연이의 가시 돋힌 말에 침울해하던 그녀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하필 이 순간에 그걸 떠올리게 되자 마음이 먹먹해지며 애써 묻어두었던 질문이 또 한번 떠올랐다. 어쩌면 이 모든 관계들이 잘못되어 있는건 아닐까?
"으응....!!"
마음은 복잡했지만 몸은 기계처럼 움직였는지, 그 사이 꾸준히 가해진 애무에 현주의 신음소리가 더 높아져있었다. 애써 잡념을 털어내며 나는 행위에 집중하기로 했다. 어쩌면 그 생각을 잊기 위해서 더욱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려는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빠....."
수동적으로 내 행위를 받아들이기만 하던 현주가 처음으로 애타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부끄러운 눈빛 속에서, 아주 미세하게 번지기 시작한 어떤 열망과 비슷한 것을 느꼈다. 다시 한번 살며시 손가락 끝을 그녀의 음순 안쪽으로 밀어넣어보았다. 현주가 움찔했다.
"으흑....."
현주의 그곳이 젖어있다는게 신기했다. 메마른 땅처럼 늘 잠잠하기만 했던 그곳에, 지금은 미약하긴 해도 미끄러운 애액이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었다. 역시나 경험은 사람을 바뀌게 하는 걸까.
"넣을까?"
현주에게 있어선 각오를 요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현주는 이번에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올려다보며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흐으윽!"
구태여 질질 끌지 않았다. 귀두로 그녀의 음핵과 음순 주변을 매만지듯 문지르다가, 구멍이 적당히 벌어졌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망설이지 않고 자지 끝을 그녀의 몸 속으로 전진시켰다. 아직은 이질적으로만 느껴지는 그 감각에 현주가 눈을 질끈 감으며 손에 힘을 꾹 주었다.
"현주야, 손 잡자."
나는 주먹 쥔 그녀의 손을 살며시 풀어 그 손을 마주 잡아주었다. 손을 마주 잡고보니 그녀가 얼마나 힘주어 주먹을 쥐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나에게 마치 의지하듯 손바닥을 꽉 쥐어오는 그녀의 작은 손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어린아이를 안심시키듯이 손을 놓치지 않고 나는 좀 더 힘주어 그녀의 몸 안쪽으로 전진해 들어갔다.
"하아...!"
"아파?"
"조, 조금... 그래도 괜찮아."
자지가 깊이 틀어박힐수록 내 손을 쥐는 그녀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 흥건하게 젖어있는 손바닥이 그녀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으며, 또한 그 긴장감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지를 내게 전해주었다.
눈과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놀라운 행동을 했다. 그녀는 내 목을 양팔로 휘감아 끌어내려 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키스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이번에는 도중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물론 그녀의 그런 마음에 화답해주고 싶었다.
"으으응...."
입술과 입술이 포개졌고, 혀와 혀가 엉키었다. 그녀의 신음성은 서로의 목구멍 안쪽에 부딪혀 울리기만 할 뿐이었지만 그녀가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더욱 뜨겁게 그녀의 혀를 휘감으면서 나는 좀 더 서서히, 좀 더 힘차게 그녀의 안쪽을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구멍 안쪽으로 기둥의 뿌리까지 모조리 모습을 감추었다.
"흐윽...."
"다 들어갔어."
"진짜....?"
"응. 많이 아파?"
"아까보다 괜찮은거 같애...."
자기도 모르는 새에 내 기둥이 끝까지 들어왔다는걸 깨닫자 현주는 그제야 다소 긴장을 놓는 모습이었다. 긴장을 풀게 되니 자연스럽게 하체에 힘이 빠지면서 질벽이 더욱 부드럽게 자지를 죄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잘 했어."
딱히 무엇에 대한 칭찬은 아니었지만 나는 현주의 머리와 이마, 얼굴을 사랑스럽게 매만지며 속삭여주었다. 그러자 현주도 희미하게 입술을 달싹거렸다. 웃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대로 애쓴 것 같았다. 이마에 입을 맞추며 나는 허리를 앞뒤로 서서히 움직였다.
"으응! 아응.... 아앙...."
그녀가 들려주는 신음소리가 이전보다 한층 뜨거우면서도 편안하게 들린다는 것이 기뻤다. 한번 물꼬를 트고나니 모든 것이 제대로 흘러가기 시작하는지, 허리를 움직일수록 그녀의 질벽 안쪽이 더 뜨겁게 달구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찔끔찔끔 개미 눈물처럼 흘러나오던 애액도 이제는 제법 풍성하게 흘러나와 내 기둥을 촘촘히 적시고 있었다. 문득 그녀가 생리중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제는 괜찮은 걸까? 어쩌면 애액에 피가 섞여있을지도.
"너 지금 많이 젖어있는 것 같아.... 느껴져."
"하아.... 모, 모르겠어...."
"넌 다른거 신경쓰지 마. 지금처럼 편안하게 있기만 하면 돼."
"오빠는.... 기분 좋아?"
"응."
스위트룸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다운 섹스를 즐기고 있다는게 좋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현아와 섹스를 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언니의 모습이 겹쳐보이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언니와 너무도 다른 현주의 얼굴을 마주보며 나는 그녀와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응.... 하흑.... 하아아..... 아아아흑!!"
뜨거운 열락을 담은 소리가 룸 안에 또렷하게 울렸다.
*
잠든 현주의 표정은 너무도 평화로워보여서 나는 절로 마음이 흐뭇해졌다. 마침내 우리는 우리만의 온전한 결합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 사실이 현주 자신에게도 더없이 가슴 벅찬 사실인지 그녀는 섹스 후에 내 품안에 안겨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들었다. 기분 좋은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한동안 현주의 몸을 끌어안고 있었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현주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여 팔베개를 빼고 침대에서 일어나, 테이블에 놓여진 가운을 몸에 걸쳤다. 그리고는 방 안을 가로질러 뚜벅뚜벅 걸어가 스위트룸의 문을 열어젖혔다.
"잘 보고 있었나요?"
"......."
어느새 복도에는 현아가 서 있었다.
"그대로 가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궁금하긴 궁금했던 모양이죠? 아니면 내 말을 따르지 않았다간 내가 현주에게 오늘 일었던 일을 말해버릴까봐 겁이 났나요?"
내가 미리 그녀에게 지시한대로 그녀는 나와 현주의 섹스를 이 자리에서 충실히 지켜보았다. 마치 내가 아까전에 현아와 지환이의 섹스를 몰래 훔쳐보았듯이, 같은 모습으로 나와 동생의 섹스를 훔쳐보고 있었을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니 퍽 재미있었다.
현아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조금은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기도 했다.
"아마도 당신은 내가 현주 곁에 있어선 안 될 사람이라 여기고 있었겠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나는 그 어떤 남자도 해내지 못한 일을 현주에게 해줬는데 말이에요. 다른 사람도 아닌 현아 씨라면 분명 이 자리에서 당신이 본 현주의 모습들이, 결코 억지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는걸 알 수 있겠죠."
나는 지금 현아의 마음이 어떨지 궁금했다. 동생의 트라우마를 누구보다 더 안타깝게 여기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그녀만의 방식으로 동생을 지켜주려했던 현아였다. 하지만 결국 그녀가 더없이 경멸스럽게 여기는 "나"라는 사람에 의해 현주는 치유되었다. 그 모순적인 결과를 현아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현주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요. 그리고 아마도 당신은 현주의 그 마음을 지켜주고 싶겠죠. 그렇지 않나요?"
"........"
내가 이만큼이나 악랄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라웠다. 감히 한마디 대꾸조차 하지 못하는 현아를 두고 나는 등을 돌렸다. 분노와 후회, 허무함 등이 한데 섞인 그녀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안쓰러움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끝까지 그녀를 괴롭히고 싶었다.
"오늘은 이만 당신 집으로 돌아가요. 현주는 내가 데리고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지환이 그 놈과는 이제 다시는 만나지 마세요."
그리고 나는 그녀가 보는 앞에서 룸의 문을 단호하게 닫았다.
*
그 날, 호화로운 그 스위트룸의 침대 위에서 나는 또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훨훨 나는 한 마리의 나비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마치 호접몽을 연상케하는 꿈이었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꿈.
날개를 퍼덕여 하늘을 날아가면서 나는 수많은 모습들을 보았다. 누군가가, 마치 나처럼 높은 하늘을 날아오르듯이 허공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었다. 그 "누군가"는 분명 내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무척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나와 같은 날개가 없었다. 그는 나비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날개가 없는 그는 하늘을 날지 못하고 추락해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차디찬 지상에 몸이 부딪힌 그는 새빨간 피를 흩뿌리며 산산이 부수어져버렸다. 그는 죽어버렸다.
"인과응보(因果應報))."
어느새 나는 다시 나비가 아닌 내가 되어있었다. 나는 나비의 등을 타고 하늘을 날고 있었다. 나비가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내게 이렇게 속삭였다.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야.
나는 권선징악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인과응보라는 말은 믿는다. 모든 일에는 결과가 있고, 결과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니. 그런데 왜 계속 그걸 망각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까?
"너는 벌을 받을거야. 그건 누군가가 너에게 내리는 심판이 아니야. 그저 너의 선택에 따른 대가를 네 스스로 치르는 것 뿐이야."
인과응보, 인과응보, 인과응보....
끊임없이 그것만 되새기다가 나는 꿈에서 깨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난 후에는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
"뭐? 호텔?"
서연이는 역시나 조금 발끈하며 이 소식을 받아들였다. 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고는 하지만 이런 사실이 그녀에게 행복한 소식일리는 없을테니 말이다.
"아주 좋으셨겠어. 근데 그런걸 왜 나한테 굳이 보고하는데?"
"그럼 앞으론 말하지 말까?"
"......."
그래도 비밀로 하는건 더 싫었는지 서연이는 인상을 쓰면서도 "흥"하며 고개만 돌릴 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유정이의 일로 다소 예민해져 있었던 참인데, 내가 현주와의 일을 그녀에게 전한 것이 그녀의 기분을 더욱 상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오늘 뭐해?"
"알아서 뭐하게? 사랑하는 현주 씨랑 데이트나 하러 가."
흐흐, 귀엽기는.
"어제는 현주랑 보냈으니까 오늘은 너랑 보내야지."
"하이고, 공평하기도 해라."
"우리도 호텔 갈래?"
"뭐?"
빈정거리며 일부러 내 쪽을 보지 않고 공책에 필기만 해나가던 서연이가 그 순간 멈칫했다. 그 모습에 나는 내심 그녀도 내가 현주와 데이트를 즐긴 호텔이 어떤 곳인지 속으로 궁금해하고 있다고 짐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존심을 세우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싫어."
"왜?"
"내가 원 플러스 원도 아니고 현주 씨랑 했던걸 그대로 따라하는 기분이잖아. 자존심 상해."
"현주랑은 일반 객실에서 보냈는데, 네가 오늘 간다면 이번엔 특별히 스위트룸으로 잡을게. 그럼 괜찮지?"
물론 그건 서연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뻥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토라졌을 때엔 무조건 이런 식으로 달래줘야 한다는걸 나는 알고 있었다. 여우 같은 서연이에게 있어선 일반 객실이니 스위트룸이니 하는 것 따위보다는, 내가 그녀의 기분을 살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진짜야?"
"그럼."
사실 스위트룸 이야기에 혹했다기보다는 내가 그녀에게 이렇게 매달린다는 사실 때문에 더 흡족한 것일 터였다. 물론 그녀 역시도 호텔에서 나와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을 테고 말이다. 참으로 앙큼하면서도 귀여운 여자가 아닐 수 없었다. 자기 입으로 시인하지는 않겠지만.
"알았어. 생각은 해볼게."
생각을 해보긴 퍽이나. 웃음이 나왔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고는 고개를 돌렸다. 승낙의 대답을 따낸 나는 그제야 안심하고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루했던 수업이 끝나자 나는 곧장 서연이를 조수석에 태운뒤 차를 몰고 호텔로 향했다. 이제는 이 호텔로 가는 길이 제법 익숙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현주와 마찬가지로, 서연이 또한 내가 이 호텔에서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고 있을 테지만 그럼에도 이 호텔은 나에게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여기야. 건물 좋지?"
"......."
호텔 건물을 눈으로 확인한 서연이가 그제야 다소 긴장하는 것 같았다.
"여기.... 비싸지 않아?"
"괜찮아. 나 돈 많거든."
스포츠 복권으로 벌어들인 돈 덕분에 당분간은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사실 내가 애초에 돈 걱정을 할 이유 자체가 없긴 했지만 말이다. 다소 우쭐한 기분이 들어 나는 서연이의 손을 잡고는 프론트를 넘었다.
"어서 오십시오."
프론트의 지배인이 허리를 꾸벅 숙이며 내게 인사를 했다. 근래들어 호텔에 몇번 들락거리며 눈도장을 찍었더니 이제는 나를 알아보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곁에 있던 서연이는 원래 그런 곳인가보다 하며 넘기는 눈치였다.
한번 올 때마다 옆에 끼고 있는 여자가 바뀌니 지배인의 입장에서는 내가 얼마나 바람둥이 같은 놈으로 보일까? 처음에는 현아, 두 번째는 현주, 그리고 오늘은 서연이까지. 게다가 그녀들 하나하나가 모두 외모로는 빠지는 곳이 없는 형형색색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나는 절로 콧대가 높아지는 것 같았다.
사실 이런 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재력과 수준을 갖추고 있는 이들이라 나처럼 여자들을 갈아치워가며 들락거리는 남자들이 더 있다 해도 전혀 이상할건 없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소위 "능력 있는 남자"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우쭐함을 한껏 느꼈다. 찌질이로 살았던 세월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랄까?
"왜 그래?"
그 순간 나는 잠깐 멈칫하고 말았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로비를 가로지르던 중 저 멀리서 낯익은 사람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홀의 반대쪽 건너편에서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그 사람은 바로 현아였다.
"아무 것도 아냐."
하지만 나는 태연하게 그녀를 스쳐지나갔다. 서연이와 나란히 서서 걸어오는 내 모습에, 잠시 동안 현아의 시선이 머물렀다. 그녀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표정이 없는 무감각한 얼굴이었다. 인사라도 건네줄까 하다가 옆에 서연이가 있으니 지나친 장난은 자제하기로 햇다.
다행히도 아주 잠깐 곁을 스쳐 지나간 정도였기 때문에, 나만이 현아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서연이 또한 현아와 이미 면식이 있는 사이이긴 했지만 워낙 짧은 만남이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금새 지나가버렸기 때문인지 우리 곁을 지나간 여인에 대해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올라가자."
엘리베이터에 타기 전에 나는 흘끗 고개를 돌려 방금 전에 현아가 사라진 곳을 눈으로 쫓았다. 그 순간 조금 놀라고 말았다. 저 멀리에서 현아가 물끄러미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여전히 서연이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긴 했지만 로비 쪽에 서서 나와 서연이를 가만히 바라보고 서있는 현아의 시선이 그 때에는 약간 오싹하게 느껴졌다. 마음 속에 약간의 찝찝함이 남긴 했지만 나는 굳이 신경쓰지 않고 승강기에 올랐다.
"왜 그래? 아는 사람이라도 봤어?"
"아냐."
나는 미리 예약해둔 스위트룸 안으로 서연이를 이끌었다. 난생 처음 와보는 디럭스급 스위트룸의 모습에 서연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마치 첫눈이 내리는걸 본 어린 아이처럼 폴짝 뛰어가 침대에 드러눕더니, 시트를 연신 팡팡 두들기고 방 안 이곳저곳을 감상하며 탄성을 지르는 등 아주 깜찍한 짓을 해댔다.
"우와아...."
사실 이미지상으로는 서연이가 현주보다 이런 고급스런 시설을 더 담담하게 받아들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정 반대였나보다. 좀 짖궂게 표현하자면 촌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연이는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런 새로운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긴 했지만 말이다.
"나 사진 찍어도 돼?"
"사진? 호텔에 있는거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바보야. 그냥 혼자 간직하는거야."
서연이가 스위트룸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데에 정신이 팔려있자 나는 샤워를 할 생각으로 욕실에 들어섰다. 몸에 거품을 묻혀서 치덕치덕 씻고 있는데 어느 순간 욕실문이 끼익 열리더니 서연이가 배시시 웃으며 들어왔다.
"왜?"
"히히. 같이 씻자."
이제보니 서연이도 이미 알몸이 되어 가운 하나만 달랑 두른 상태였다. 기분이 많이 풀렸는지 그녀는 헤실거리며 웃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녀가 욕실로 들어서며 몸을 가리고 있던 가운을 벗어버리자 뽀얗고 매끈한 알몸이 몽환적인 조명 아래에서 은은히 빛났다. 그 순간 아랫도리에 힘이 불끈 들어갔다.
"잠깐! 아이 참, 기다려봐."
"왜?"
짐승처럼 달려들어 그녀의 몸을 탐하려는 내 늑대같은 손길을 서연이가 거부했다. 내가 알기로 그녀 또한 나의 이런 모습을 결코 싫어하지 않기에 나는 꽤 놀랐다. 그녀가 내 섹스어필을 거부한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침대 위에서 하고 싶어. 여기서는 그냥 씻기만 할래."
"그래?"
서연이가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침대를 가르키며 말했다. 욕실 벽이 유리로 되어있었기에 침대와 욕실이 서로 훤히 들여다보인다는게 왠지 적나라한 느낌을 주었다. 현주와 섹스를 할 때엔 이런 느낌까지는 받지 못했는데, 서연이와 이곳에 있으니 현주와 있을 때에 비해서 엄청나게 외설적이고 야릇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현주와의 섹스가 그녀를 치유하는데에 중점을 둔 행위라면, 서연이와의 섹스는 그야말로 성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쾌락의 행위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내게 느껴지는 이 룸의 분위기도 어제와는 완전히 느낌부터가 달랐다. 아무래도 나와 서연이에게 있어서 스위트룸이란, 섹스를 보다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의 의미를 갖는 모양이었다.
좌우지간 처음으로 이런 곳에 와본 이상, 무슨 일이 있어도 저 로맨틱한 침대 위에서 섹스를 하고 말겠다는 의욕에 불타는지 서연이는 본인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 번에 모텔에서는 그녀가 욕실에서의 섹스를 거부하지 않았던걸 떠올리자면, 아무래도 장소와 공간이 여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꽤 큰 모양이었다.
당장 불같이 일어난 성욕을 잠시 가라앉혀야 한다는게 아쉽긴 했지만 나 또한 조금 더 기다리는 즐거움을 갖기로 하고 얌전히 씻는 일에 집중했다.
"근데 너 뭐해? 씻기만 하자며."
"헤헤. 애무."
요망한 계집애가 씻기만 하자더니 어느새 거품을 자기 몸에 묻혀서 내 몸에다 문대어왔다. 미끌미끌한 거품으로 무장한 그녀의 뽀얀 살결이 내 몸 구석구석에 와서 닿자 자극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품 때문에 한층 더 도드라진 느낌의 앙증맞은 유두가 내 등에 딱 붙어 나를 살살 긁어대자 숨이 거칠어지는게 느껴졌다.
"야... 하지마. 엄청 꼴려."
"흐흐흐."
서연이는 마치 평소의 내가 했던걸 따라하는 듯한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요걸 진짜 콱 작살을 내버려?
"너 진짜 혼난다."
나는 뒤로 돌아서서 내 몸에 자극을 가하고 있는 서연이의 알몸을 양팔로 꾹 휘감았다. 그리고는 보들보들한 거품이 묻은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힘주어 움켜쥐었다. 육감적인 살결에 거품이 미끌거리는 느낌이 무척 아찔했다.
내가 엉덩이를 쥐어짜듯 꽉 움켜쥐자 서연이는 오히려 더욱 도발적인 웃음을 지었다. 바로 이런 것이 서연이와 현주의 다른 점이 아니겠는가. 손아귀에 힘을 주어가며 엉덩이를 주물거리고 있으니 더더욱 참기가 힘들어졌지만 까짓거 삽입만 안 하면 되는 거니까 나도 조금 맛을 보여주기로 했다.
손가락을 세워 물기와 거품이 번들거리는 중지를 서연이의 가랑이 사이로 쑥 밀어넣었다. 손가락이 거침없이 조갯살을 헤집어버리자 서연이가 엉덩이와 허리를 배배 꼬으며 내 손가락을 다리 사이에 단단히 끼워버렸다.
"하아아...!"
과연 그녀는 현주에 비해 쾌감으로 치닫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특별히 뭔가를 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질벽 안쪽이 가열되어 있는듯 씹물이 찔끔찔끔 흐르고 있었다. 미끌거리는 손가락을 더욱 세차게 움직여 보지 겉부분을 격하게 부비적거렸다.
"아앙....! 좋아...."
"그냥 여기서 한번 할까?"
"히히. 싫어. 얼른 나가자."
아직 몸에 거품이 덕지덕지 묻어있었는데도 서연이는 얼른 나가고 싶어하는 눈치였고, 사실 나 또한 그랬다. 대충대충 거품을 물로 걷어내버리고는 우리는 서둘러 침대로 향했다. 몸과 마음이 착착 맞는 듯한 이 느낌이 좋았다.
"하.... 떨린다."
로맨틱한 공간에서의 정열적인 섹스. 이만큼 즐거운 것이 또 있을까. 서연이가 기대와 설렘이 섞인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 또한 오늘따라 더욱 육감적으로 보이는 그녀의 몸을 내려다보며 군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눈치 없는 소음이 우리의 즐거움을 방해했다.
- 똑똑똑.
"계십니까?"
이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웬 노크소리란 말인가. 혹시 내가 룸서비스를 주문했었나? 그런 기억은 없는데.
"누구야?"
서연이 또한 즐거움을 방해받았다는 사실이 무척 기분 상하는지 퉁명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문 밖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알 수가 없으니, 확인하려면 나가봐야 하는데 그러자니 영 내키지가 않았다.
"그냥 돌려보내."
"알았어."
누구인진 모르지만, 그게 누구이던간에 지금 나와 서연이의 즐거움을 방해할 만큼 중요한 인물은 아닐 터였다. 뭐.... 혹시 유정이라면 모르지. 하지만 방금 들은 굵직한 톤의 목소리가 유정이일리는 없으니.
조용히 있으면 알아서 돌아갈 거라 생각하고, 나는 신경을 끈 채 서연이와의 행위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연이의 젖가슴을 입 안 가득 베어무는 순간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오려하자 서연이는 벼락을 맞은듯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이불을 끌어다 몸을 가렸고, 나 또한 기겁하여 고함을 질렀다.
"잠깐! 누구야?"
어떻게 문이 열린걸까? 카드키는 분명 방 안쪽에 꽂혀있었다. 게다가 들어올 때 내가 문단속을 했으니 안으로 이렇게 들어올 수 있을리가 없었다. 혹시 마스터키 같은 것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건 지배인 정도 되는 사람들만이 지니고 있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리려 하고 있었기에, 나는 더이상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운 한장만 급하게 걸치고는 달려나갔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정체도 모를 사내놈이 들어와서 서연이의 몸을 멋대로 보게 되는 사태만큼은 용납할 수 없었다.
"기다려! 내가 지금 나갈테니까."
문을 향해 퉁명스럽게 소리치며 나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상대가 누가 되었든지간에 따끔하게 한 마디를 할 생각이었다. 마스터키인지 뭔지는 몰라도 대체 이게 무슨 경우 없는 짓이란 말인가?
나는 서연이가 이불로 몸을 잘 덮고 있는지를 확인한 다음, 거칠게 문을 열어젖혔다.
"어억!"
뭘까, 이건....?
채 생각을 하기도 전에 퓨즈가 끊기듯이 내 몸이 바닥에 허물어지는게 느껴졌다. 전기충격 같은 것이 몸에 가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찌릿하게 몸에서부터 울려퍼진 충격이 뇌를 강타하고, 내 눈 앞을 새하얗게 멀도록 만들었다.
파지직 거리는 소리가 몇 차례 더 울렸고, 내 몸뚱이에도 그만큼의 자극이 더 가해졌다. 뒤에서 서연이가 놀라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의식이 멀어져가고 있었다.
"이거 혹시.... 전기 충격기...."
나 또한 예전에 서연이에게 그것을 한번 써본 적이 있었기에 그 정체불명의 소리가 낯설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내가 마지막으로 떠올릴 수 있었던 생각이었다. 다음 순간 정신을 잃었고, 바닥에 쓰러진 나는 눈이 감기기 전에 누군가의 발을 보았다.
- 다음 화에 계속 -
주말 연속 연재 약속을 지키려고 오늘은 꽤 서둘러서 글을 쓴 것 같습니다
지난화의 호응이 적어서 많이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주인공의 변한 모습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내일도 힘내서 글을 쓸 수 있게끔 조금만 더 응원 부탁드릴게요 ^^
추천수가 300은 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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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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