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뵙기가 힘들 정도로 바쁘시군요!"
"미안하구나, 그 사이 우리 아기 얼굴이 수척해졌네."
진실의 얼굴에서 붉은 기운이 비치는 것이 눈물을 많이 흘렸지 않나 싶었다.

"천육백년을 벼뤄온 중국 정벌이 시작되고 보니 준비할 것이 많구나."
"전쟁이란게 겨우 씨앗뿌리는 거라면서 뭐하러 그렇게 오래 기다렸어요?"
"씨앗이란 아무 때나 뿌린다고 거둬지는 것이 아니란다.
좋은 시절과 좋은 날씨를 택해 뿌린 씨앗은 열매가 실하고 아무렇게나 뿌린 씨앗은 수확이 보잘 것 없지 않느냐.
우리가 천육백년을 기다린 것은 중국 전역을 덮칠 용사들의 숫자를 확보하는데 있었던 것이고 단순히 무력으로 침략하려 했다면 벌써 백여년 전에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왜 인해전술로 중국을 점령하려는 거죠?"
"무력으로 굴복시켜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가 없단다.
중국인들이 외부세력에 의해 짓밟히면서도 살아 남았던 것은 중화사상이라는 무기를 통해 외부세력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록 힘으로 중국을 점령한다면 그들은 오랜 시간 참고 기다리며 침략자를 정신적으로 지배할 때를 기다리다 기회를 만나면 그들을 몰아내고 다시 중국을 되찾는 방법을 반복할 뿐이란다.
이 참에 그들이 즐겨쓰던 인해전술을 통해 제국 고구려의 후손으로 중국 전역을 짓밟아 버린다면 그들은 더 이상 중화사상으로 무장할 어떤 실마리 조차도 갖지 않게 될 것이므로 진정한 제국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씨앗 전쟁은 정말 잔인한 방법이었군요?"
"인간 개조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차라리 다 죽여 버리고 지하국 사람들을 그 땅에 뿌리 내리게 하는 것이 좋지 않아요?"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오래 전에 독일이라는 나라에서는 아이쉬비치라는 곳에서 유태인을 한 곳에 몰아 넣고 독가스로 몰살시킨 전례도 있었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와 팔레스타인이라는 두 나라 사이에서는 서로 보면 잡아 죽이는 끝없는 전쟁을 치른 적도 있었단다.
전쟁은 승자와 패자 사이에서 결과만으로 평가 받게 되는 것이지만 전쟁의 과정 속에서 감춰진 인륜을 배반한 너무 많은 사연들을 어찌 다 들쳐 내겠느냐."
"그럼 중국과의 전쟁준비를 중지하고 그들에게 결과를 미리 보여주면 항복하지 않을까요?"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중국의 내정 간섭을 통해 한반도는 너무 많은 혼혈을 겪었단다.
전쟁이 발생하는 원인을 학자들은 집권자의 야욕이라고 한마디로 말하지만 진실을 알고 보면 그렇게 복잡하지 않단다."
"전쟁의 원인이 뭔데요?"
"씨앗싸움이지."
"설마!"
"모름지기 전쟁사를 면밀히 훑어 보았다면 내 말의 신빙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학자들은 전쟁선포를 한 지배자의 일면만 보고 그렇다고 단정짓는 것일 뿐이지만, 지배자는 사람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전쟁을 해야했을까 생각해 봐야 한단다."
"그럼 지배자가 전쟁을 결정해야하는 숨은 사연을 간과한 셈이란 말씀이죠?"
"그렇단다. 진정한 전쟁이란 남자가 여자와 짝을 지었을 때 여자 숫자가 모자라면 전쟁이 시작된단다. 전쟁을 통해 남자 수를 줄여야만 사회가 건전하게 운영되는 법이지.
전쟁을 통해 승리한 자는 패자의 여자를 마음껏 취하며 그들의 강한 씨앗을 뿌려대면서 남은 힘을 갈무리 하는 것이란다."
"패배한 나라의 여자는 결국 승자에게 짓밟혀야만 된다는 이론이네요."
"한 나라가 병사를 훈련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들 스스로 챙겨야 할 여자를 보호하려는 강한 의지일 뿐이란다. 만약 패배하면 승자의 좆뿌리 아래 유린될 자신의 처자를 위해 목숨걸고 적과 싸우게 되는 것이 병사들의 사명감이라면 이해하겠느냐?"
"엉터리 같은 이론이면서도 그럴 듯 하옵니다."
"하하, 세상의 이치라는 것은 오묘하게 풀면 오묘한 것이고
이처럼 단순하게 풀면 그것은 단순할 뿐이란다."
"어르신의 말씀대로 전쟁의 의미가 씨앗전쟁이라면 언제쯤 그런 전쟁이 없어 질까요?"
"균형을 이룰 때다.
평화의 시대라 하면 국가의 부가 충만하고 백성들이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시기를 말하는데 그런 시대라는 것은 결국 남의 여자를 뺏어 먹어야만 자신의 욕정을 풀 수 있는 과부족의 시대가 아니라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좆물을 보지 깊숙이 뿌려 댈수 있는 충분한 남녀 관계의 결합이 보장되는 시대를 말한단다."
"중국을 지하국 병사들이 짓밟아 버리면 평화의 시대가 오겠지만 ?겨난 중국 남자들은 반발 하겠군요?"
"패자는 그런 쓰라림을 겪겠지.
하지만 그들에겐 그럴 기회조차 없어질 것이다."
"왜죠?"
"멸종이지. 씨앗을 뿌리지 못하는 좆은 기능을 잃게 되고 점차 퇴화하여 마침내는 노후화에 따른 임종의 시간만 남지 않겠느냐?"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유니털에서 어떻게 그런 끔찍한 전쟁을 시도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단다.
씨앗을 뿌리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닥치면 남성들의 몸이 중성으로 변하고 결국은 여성으로 변화하여 종자를 유지시키는 변이가 발생할 것으로 본단다."
"끔찍한 일을 기다리는 것이군요?"
"인류의 진보를 위한 실험이지."
"왜 진보된다고 생각하죠?"
"극한 상황에서 종자를 번식시키는 방법을 택하는 많은 생물체들은 성적 구별을 자신들의 환경에 맞춰 진화 시킨단다.
인류 역사상 인간이 성적 변이를 일으킨 적은 없지만 이번 전쟁으로 중국의 남자들이 여자들로부터 오랫동안 격리된다면 인간 유전자는 변이를 통해 남성속에서의 여성을 창조해 낼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이용하여 멀리 떨어진 우주여행을 시도할 때 남성만으로 구성된 탐험대를 보낸 후 그들의 성적 변이를 통해 인류의 확산을 예견할 수 있게 되지 않겠느냐?"
"바퀴벌레도 아닌데 그게 될 말인가요?"
"가능성은 쉽게 찾을 수 있단다.
가령 트랜드된 사례를 보거라.
여자들 끼리도 음양으로 역할분담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성전환을 요구하는 더 많은 사례를 통해 인간의 본성 속에는 두가지 성이 공존하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지 않단다."
"어르신의 해박한 성적 분석에 두손 다 들고 말았어요."
"허허, 네가 우주탐구를 더욱 정진하게 된다면 내 말뜻을 이해할 것이다."

진실의 이마 위에 가볍게 입맛춤을 건넸다.
발그레한 얼굴에 홍조가 더해지며 눈을 살짝 흘기는 것이 여간 탐스러운 것이 아니다.
"어르신, 강한 자만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이군요."
"너 처럼 약하면서도 귀엽고 똑똑한 아이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란다."
"전 어르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냥 똑똑한 척하는 풋내기였을꺼에요."
"사랑하면 성숙해 지는 법이다."
"절 언제까지 사랑해줄 꺼에요?"
"글쎄다. 너와의 백삼십살 차이를 어떡게 극복해야 할지 걱정이구나."
"어르신의 천수는 얼마쯤 되죠?"
"너만 좋다면 이백년은 더 살아도 좋지."
"좋아요. 그때면 제 나이가 이백이십살이네요?"
"다른 사람들의 수명은 일백팔십살로 제한했는데, 너를 위해 나만 더 살아야하니 고역이 안되도록 니가 맘을 다해야 할꺼야."
"어르신, 몸과 마음이 함께 있으니 걱정 마세요."

진실의 어깨를 가슴에 안았다.
스러지듯 밀려오는 젖무덤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으스러질 듯 허리를 감으며 뜨거운 입술로 그녀의 얼굴을 덮었다.
"아흥~ "하며 자지러질 듯한 비음이 새어 나왔다.
탄탄하며 둥근 엉덩이를 바짝 당겼다.
굴곡진 계곡 밑으로 허벅지가 살짝 벌어지며 가운데 다리가 쑥 들어선다.
뜨거운 온천에 발을 담근 듯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꿈틀거리며 온 몸이 달아 오른 진실을 또 한번 끌어 당기며 두 팔로 벌떡 안아 들었다.
침대가 어느덧 설치되어 있다.
풀썩 던진 몸이 부드럽게 탄력받아 튕겨 오른다.
날 듯 달겨들어 그 몸 위를 완전히 덮어 버렸다.
가녀린 두 팔이 목을 휘감아 든다.
손가락을 움직여 손바닥 가득 갖혀 버린 단단한 젖무덤을 희롱하기 시작했다.
치마가 말아 올려지고 하얀 허벅지 사이로 붉은 계곡이 드러났다.
허겁지겁 계곡물을 양껏 마셔대니 등줄기부터 요동치는 싱싱한 살 냄새를 느끼게 한다.

전쟁은 쉽게 끝났다.
지하국 병사들의 훈련된 좆대가리가 여지없이 중국 대륙을 찔러 나갔다.
동시에 뿜어내는 질탕한 열기로 지구는 화산을 만난 듯 끓어 올랐다.
하늘을 가득 덮고 있던 백오십년간의 흙먼지도 뜨거운 열기에 놀라 점차 지구 대기권 밖으로 밀려 나간 듯 했다.
중국 남성들은 화성행 비행선단을 오르고 있었다.
유니털의 배려에 깊이 감명 받은 그들은 인류의 위대한 우주 개척을 위한 선발되가 되어 화성을 시작으로 은하계를 정복하게 될 것이다.
화성 러시아 공화국은 일손 부족으로 허덕이며 공화국 건설에 많은 차질을 빚었던 지난 날의 어려움도 잊은 채 유니털이 공급한 새로운 일꾼들을 독려하며 화성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에필로그]
질소와 탄소의 우연한 결합을 통해 단백질이 형성된 이래, 숫한 돌연변이를 통해 수많은 종이 발전하면서 인간만이 유일하게 인간으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을 믿고 있는 자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겠지만 결국 단일 세포의 변이를 통해 다양한 세포로의 발전을 이룩한 우주생물의 역사는 물과 불과 공기에 의해 더욱 복잡한 형상으로 세분화 되었을 뿐이다.

하등생물의 양성을 이해하면서도 고등생물의 양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마치 성전환자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과 다를 바 없듯이, 항상 존재하는 자신의 세포 속에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인자의 다툼과 힘의 지배에 의해 드러난 하나의 성적 표식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되었지만 어떤 상황이 도달하면 지배하던 힘이 사그러지고 지배받는 힘이 고개를 내밀며 짓밟혀왔던 또 다른 성적 표출에 의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완전한 성적 고립을 느낀 중국인들은 또 다른 성적 균형을 위해 스스로 여성으로 전환되어 새로운 씨앗을 잉태하고 번성하는 계기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누가 남성으로 남고 누가 여성으로 변이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은 무엇일까?
불균형에 의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는 개체는 스스로 균형을 맞추기 위한 변이를 선택할 것이며 갈등하지 않는 개체는 자신의 타고난 성적 만족을 위해 갈등하는 개체를 더욱 부추키며 성전환을 강력히 요구한 끝에 변이될 개체를 차지 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기다릴 것이다.

개체변이를 하지 않으면 생존의 위험을 느낀 갈등하는 존재는 스스로 전환된 성적 매력을 무기로 변이하지 않은 수컷과 짝짓기하며 그의 씨앗을 잉태하는 행복을 얻게 될 것이다.

그동안 저희 글을 읽어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글이 길어지면서 내용이 산만해지고 읽어서 느낌이 와 닿는 부분이 별로 없는 글이 되고 말았군요.
격려해주셨던 많은 분들 잊지 않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