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임 리와인더 (Time Rewinder)
- 이 소설은 소.라.넷(sora.net) 작가 "상상의신비"가 연재 중인 작품입니다.
무단 불펌을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퍼가시더라도 출처와 작가명을 꼭 남겨주십시오.
창작가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도리입니다.
* 1부 37장
"완전 힘들었어!"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마자 서연이는 내 품 안으로 와락 뛰어들었다. 뭐가 힘들었다는건진 모르겠으나 좌우지간 내가 자신의 칭얼거림을 받아주길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연이의 그런 애교 섞인 돌발적인 스킨십은.... 물론 평소 같았다면 절대 싫지 않았을 것이다.
"뭐, 뭐가?"
"학과 회의 말이야. 쓸 데 없는 이야기를 왜 그렇게 길게들 하는지...."
아무래도 학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온 것 같았다. 서연이는 너무도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내 품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며 나의 위로나 애정을 요구했다. 물론 그런 그녀를 달래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긴 했다. 이런 상황만 아니었어도 아마 나 역시 서연이의 애교에 뜨겁게 반응하며 곧장 그녀와 함께 침대로 몸을 던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왜 그래?"
서연이가 뭔가 이상한지 나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내가 그녀의 그런 육탄공세를 무척이나 즐긴다는걸 그녀 또한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몸과 몸의 솔직한 대화로 맺어진 우리가 아니던가.
평소와 다른 나의 반응을 캐치하는 것쯤은 서연이에게 있어 너무도 손쉬운 일이었다. 그녀는 내가 자신을 마주 끌어안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모습을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등줄기에 흐르는 식은땀을 그녀가 부디 눈치채지 못하기만을 빌었다.
"아, 그게...."
"그러고보니까 안색도 좀 안 좋은 것 같고. 숨은 또 왜 이렇게 거칠어?"
오목조목 내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하는 서연이의 눈초리 앞에 나는 병신같이 더더욱 긴장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나는 연기자 체질은 못 되는 모양인지 태연하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을 할수록 오히려 더 태도가 뻣뻣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서연이는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연신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수상해. 방 공기도 왠지 조금 후덥지근한 것 같은데.... 뭐하고 있었어?"
"무, 무슨 소리야? 그냥 누워있었어."
"그런 것 치고는 아까 나올 때 왠지 허둥거리는 것 같던데. 솔직히 말해."
"......."
"뭐했어?"
서로에 대해 너무도 잘 느낄 수 있다는건 이런 부작용까지 동반하는 법인가보다. 속일래야 도저히 속일 수가 없었다. 나도 머리가 아예 안 돌아가는 인간은 아닌지라 어설픈 변명을 해봤자 더욱 의심만 사게 될 것을 불보듯 뻔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소의 창피함을 무릅쓰고 강수를 던졌다.
"야, 야동 봤어."
입으로 내뱉으면서도 얼굴이 화끈거리는걸 느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뜨뜨미지근한 방 안의 공기와, 그녀 앞에서 허둥대던 내 모습, 그리고 이 공간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방금 전까지의 미묘한 어수선함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변명이 그것 외엔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에엥?"
아니나다를까 서연이의 표정이 애매하게 구겨졌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그녀에게 나는 휴대폰을 들어 메모리 한 구석에 저장되어 있는, 도무지 언제 받았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싸구려 포르노 하나를 보여주었다.
허구헌날 자위로 욕구를 달래곤 했던 그 예전 찌질하던 시절에, 별 생각없이 휴대폰에 넣어두고 보던 것을 지금까지 지우지 않고 있었던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뭐야? 진짜 이런거나 보고 있었단 말야?"
서연이는 조금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밤낮 가리지 않고 서연이가 몸으로 내게 훌륭한 봉사를 해주는데 내가 허접한 야동 따위나 보며 욕구를 푼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선 일종의 모욕으로 여겨지는 것 같았다. 비유하자면 명품요리 풀코스를 마다하고 불량식품이나 줏어먹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아... 그게... 남자는 가끔 혼자서 해결하고 싶을 때도 있거든."
물론 남자에게 있어서 섹스와 자위는 미묘하게 다른 맛이 있는 법이라 가끔 생각이 나긴 했지만, 서연이가 야동에서 접할 수 있는 각종 판타지들을 이미 충분히 채워주고 있었으므로 근래 들어서는 굳이 자위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 그런 변명이 먹혔던 것을 보면, 그래도 그 말이 제법 그럴싸하게는 들렸던 모양이었다.
"흥."
서연이는 자존심이 상하는지 콧방귀를 뀌며 내 휴대폰을 침대 위로 휙 집어던졌다. 그런 이유로 토라지는 서연이의 모습은 퍽 귀엽고 깜직했지만 나는 속으로 쉴 새 없이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이라면 그녀가 그런 특이한 자존심 덕분에 기분이 상함으로써 나를 바라보던 의심의 눈초리를 지워버렸단 것이었지만.... 사실 근본적인 상황 자체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여전히 난감하기만 했다.
"그래서, 혼자 딸딸이쳤어?"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표현할 줄이야. 명색이 여자친구 입에서 듣는 말이 딸딸이라니.... 다소 굴욕적인 기분을 느끼면서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기분 나빠."
서연이는 적잖이 토라졌는지 못마땅한 눈으로 나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나를 거친 손길로 침대에 밀어 자빠뜨렸다. 당황한 내가 허둥거릴 틈도 없이 서연이가 그 위에 올라타 내 몸을 깔고 앉아버렸다. 그러자 팔랑팔랑 거리는 치마자락이 걷혀올라가면서 스타킹에 곱게 감싸인 서연이의 늘씬한 다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뭐, 뭐하게?"
"가만 있어봐. 다시는 딸딸이 생각 같은거 안 들게 만들어 줄 테니까."
아, 맙소사.... 그 도발적인 멘트라니! 벌을 주는 것치고는 너무도 뇌쇄적인 체벌이었다. 서연이는 멍하니 넋을 놓는 내 얼굴을 내려다보며 보란 듯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훌렁훌렁 그녀의 옷이 한겹씩 벗겨져 침대 밑에 아무렇게나 툭툭 떨어져내렸다.
"아, 아니, 잠깐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상황이 지금과 같지만 않았더라도 나 또한 서연이 이상의 뜨거움으로 충분히 응수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그런 뜨거움을 사랑하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내게 너무도 가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시선은 자꾸만 내 방 한구석에 놓인 옷장을 몰래 곁눈질하고 있었다.
"뭐가 잠깐만이야?"
아무 것도 모르는 서연이로서는 그저 평소대로 불같이 활활 타오를 뿐.... 사실 그녀의 그런 뜨거움을 한층 더 불살라왔던 역할은 늘 나의 몫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내가 어서 짐승처럼 돌변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오, 오늘은 과제하기로 했잖아."
"근데?"
"과제부터 끝내고...."
변명치고는 너무도 옹색한 구실이었다. 서연이도 그렇게 생각하는게 분명했다. 그녀가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며 투덜거렸다.
"어차피 유성이 오기 전까진 시간 좀 남잖아. 그러고보니 얘는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나보다 먼저 와있을 줄 알았는데."
"으응, 그게.... 아까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었어."
말 끝을 흐림과 동시에 나는 굳게 닫힌 옷장의 문을 다시 한번 곁눈질했다. 초조한 그 눈빛을 서연이가 눈치채지 못한건 다행이지만 이대로 그녀가 이 방에 계속 있는다면 사태는 결코 진전되지 않을 것이었다. 나는 우선 어떻게든 서연이를 바깥으로 내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벌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유성이가 나한텐 그런 말 없었는데?"
"그, 글쎄... 너한테까지 연락할 필요는 없었겠지."
"뭐야. 사정이 있으면 학회장인 나한테 연락을 해야지 왜 자기한테 연락을 해? 혹시 유성이랑 평소에도 연락 주고받고 그러는 거야?"
"아니 뭐.... 딱히...."
"똑바로 말해. 그렇잖아도 나 예전부터 두 사람 사이 거슬렸었어."
"왜 화를 내고 그래. 혹시 유정이 질투하는거야?"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해?"
어줍잖은 도발로 화제를 돌려보려했는데, 역시 서연이는 서연이였다. 저렇게 진솔하게 인정해버리니 오히려 말문이 막힌다. 게다가 이 기회에 그동안 유정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로 인해 쌓였던 감정을 털어내려는듯 신랄하게 나를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우리 사귀기 전까지 내가 유성이 때문에 얼마나 속 끓였는지 몰라? 그리고 "유정이"라는 그 이름도 쓰지마. 둘이 무슨 애인사이도 아니면서 애칭은 무슨 얼어죽을 애칭이야? 유성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왜 자기만 다르게 부르는 거야? 특별해보여서 싫으니까 그런거 하지마."
"진정해.... 우, 우리 일단 밖으로 좀 나갈까?"
"싫어."
내 속도 모르고 완강하게 토라지는 서연이를 보니 답답해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밖으로 끌어내야하는데 분위기를 보건대 도저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어, 어쩔 수 없나.... 타임 리와인더를...."
나는 바닥에 벗어놓은 상의 안쪽을 더듬어 은색의 초시계를 꺼냈다. 이 능력이 모든 상황에 대한 만능의 대처법은 결코 아니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것 말고 딱히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적당한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어쩌면 유정이와의 해프닝도 다시 한번 좋게 마무리 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래, 딱 한 시간만."
결정을 했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곧장 바늘을 한칸 옆으로 옮기고나서 나는 그 직후에 찾아올 특유의 어질어질한 감각에 대비했다. 이제 나는 한 시간 전으로 되돌아 갈 것이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서연이가 없는 이 방에 서 있을 것이다.... 어쩌면 유정이가 내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워 할지도 모르지. 그럼 어떻게 수습한다....?
"어...?"
다음 순간, 나는 얼빠진 소리를 내며 바보같이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특유의 요동치는 그 느낌도 없었고, 여전히 서연이는 내 눈 앞에서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시간이 되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뭐, 뭐야?"
나는 당황하여 시계를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그 순간 가히 기겁할 만한 일이 일어났다. 언젠가 내가 본 적이 있었던, 평평한 기계판 위로 새겨지는 그 음각의 문자들이 다시 한번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WARNING - ERROR]
예전 계곡에서 분명히 한번 본적이 있는 그 에러코드가 다시 한번 시계의 금속판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딱딱한 금속이 물결처럼 일그러지는 그 해괴한 모습을 서연이가 보게 놔둘 순 없었기에 나는 시계를 감추면서도 당혹스러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가, 갑자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뭐야! 내 말 제대로 듣고 있긴 한 거야?"
딴짓에 정신이 팔려있는 나를 보며, 서연이가 정말로 기분이 상한 듯이 윽박을 질렀다. 나도 모르게 등 뒤로 더욱 깊숙히 타임 리와인더를 감추었다.
"어어, 응...."
그 순간 서연이가 내게로 달려들어 다시 한번 나를 침대 위로 밀어 넘어뜨렸다. 벌러덩 뒤로 넘어가면서 나는 타임 리와인더를 주머니에 집어넣긴 했지만 여전히 마음 속은 의구심으로 가득한 채였다. 멀쩡했던 물건이 왜 또 이제와서 말썽이란 말인가? 심지어 이번엔 물에 빠지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오늘 정말 이상해. 왜 이렇게 얼이 빠져있는거야? 나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
"아, 아냐! 그런거 없어."
겨우 누그러뜨렸던 의심의 불씨를 다시 키우게 되는 사태만큼은 정말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왜 그래?"
"그, 그냥.... 기분이 좀 그러네. 우리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
"싫어. 왜 좋은 곳 놔두고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거야."
"갑갑한 방 안이 좋긴 뭐가 좋아."
"여긴 우리만의 비밀공간이잖아. 안 그래?"
따지고보면 현주가 있으니 굳이 서연이와 나만의 공간은 아니었지만, 좌우지간 그녀는 나와 수차례 사랑을 나누었던 장소인 이 좁은 자취방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런 낭만적인 감상이야 아무래도 좋았지만 이 상황이 도무지 내 뜻대로 풀려가지 않는데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후의 수단이라 여겼던 타임 리와인더마저 먹통이니 이젠 정말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 둘 밖에 없고...."
이 순간만큼은 정말로 야속하게도, 서연이는 자꾸만 분위기를 야릇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내 살다살다 서연이의 그런 적극적인 모습을 싫어하게 될 날이 올거라곤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지만 분명 그녀는 지금 나를 곤란의 극치로 몰고 가고 있었다.
"아니, 저기...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야."
"왜 이럴 때가 아닌데?"
"곧 유정이가 올지도 모르잖아."
"또! 또! 유정이라는 이름 듣기 싫댔지!"
"유, 유성이가 올지도 모르잖아...."
"아까는 늦는다고 했다며?"
"그래도 곧 올지도 모르는데...."
"상관없어. 빨리 끝내면 되지."
"야... 그러다 중간에 들이닥치면 어쩌려구 그래."
"오히려 스릴 있고 좋네 뭐. 자기 그런 스릴 플레이 좋아하잖아."
아우...! 신이시여-!!!
"자기 나랑 섹스하는거 싫어?"
밍기적거리는 내 태도애 결국 서연이도 김이 빠지는지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는 환장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저었지만 서연이는 여전히 기분이 나빠보였다.
"나 오늘 학교에서 스트레스 엄청 받았단 말야. 자기 만나서 품에 안기고나면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얼마나 서둘러 왔는줄 알아? 그런데 자기는 내 얼굴 봐도 하나도 반가운 기색도 없구.... 나 진짜 기분 나빠."
"아, 아니야 서연아...."
"혹시 내가 벌써 싫증나는거야? 사귄지 얼마나 됐다고...."
차라리 있는대로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미안하진 않았을 것이다. 상황이 최악임엔 틀림없었지만 서연이 또한 내게 너무도 소중한 여자임은 분명했기에 그 와중에도 그런 그녀의 모습이 무척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절대 그런거 아냐. 알잖아, 내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데...."
솔직히 이 말을 하면서도 옷장 문을 흘끗거리는 나의 모습은 정말로 구차해보였다. 현주와 서연이의 문제가 일단락됨으로써 이제는 이런 자괴감을 느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보다.
"솔직히 말해봐. 이제 현주 씨하고 섹스할 수 있게 됐으니까, 사실 내가 필요 없어진거 아니야?"
"뭐?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럼 그 태도는 뭐야? 예전엔 내 몸만 봐도 못 참고 달려들더니 이젠 오히려 내가 유혹해도 시큰둥하잖아. 난 자기랑 섹스하는게 지금도 너무너무 좋은데.... 그걸로 위로 받으려고 학교에서 힘든 것도 다 참고 견뎠는데.... 자기는 지금 전혀 나를 원하는 것 같지 않아."
내 소극적인 모습이 서연이로 하여금 그런 생각까지 하게 만들거라곤 미처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듣고 있자니 최근 현주와 있었던 일로 인해 내심으로는 서연이가 그런 불안함을 가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문득 내가 그녀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은 상황이지만, 서연이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바보 같이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대체 어찌하는게 좋단 말인가....
"이리 와."
나는 서연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녀를 감싸안으려 했다. 그녀는 내 손길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자신이 굉장히 화나있음을 내게 어필했다. 하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그녀를 더욱 힘껏 안았다. 적극적인 포옹 앞에 서연이도 못 이기는척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기분은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미안해. 그냥.... 좀 생각이 많아서 그랬어. 네가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데 싫증이라니, 말도 안 돼. 그런 기분 느끼게 할 정도로 내가 소홀했다면 사과할게."
"흥... 그럼 아니란걸 보여줘. 지금 당장 증명해보라구."
"지, 지금 여기서?"
"그래. 뭐 문제 있어?"
타임 리와인더를 갖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내 초라한 자취방에, 요새는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꾸만 일어난단 말인가. 얼마 전엔 현주가 보는 앞에서 서연이와 섹스를 했는데 심지어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자꾸만 옷장의 문을 돌아보게 된다. 비록 저 초라한 문짝이 나와 서연이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가려주기는 하겠지만 그게 과연 소리까지도 막아줄 수 있을까....? 그러나 여기서 거절했다가는 분명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말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극한의 상황이 거듭해서 일어난단 말인가....
"빨리... 나 사랑해줘."
아찔할 정도로 치명적인 서연이의 유혹 한 마디가 다시 한번 내 가슴을 후벼팠다.
*
"하악! 아아... 흐응!"
솔직히 이젠 나도 잘 모르겠다. 방 안에 서연이의 신음소리와, 질척거리는 음란한 물소리가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나도 거진 반쯤은 이성을 놓아버렸다.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던 것 같다.
"아앙... 하아으흑...!! 좋아..."
서연이가 내 자지를 몸 안에 쑤욱 집어삼킨 채로 허리를 마구 놀려댔다. 고무줄처럼 탄력있게 휘어지는 그녀의 허리놀림 앞에 내 자지가 그녀의 동굴 속으로 삼켜졌다 드러났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기둥의 뿌리를 뽑아낼 듯한 아찔한 요분질 앞에 나는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잊고 만다.
"하아... 하아.... 아응... 아아앙.... 아으응!"
서연이는 정말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자신의 쾌락을 내게 다 드러내보이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서연이가 움직이는 덕분에 나는 별로 할 것이 없었다. 덕분에 여분의 신경을 굳게 닫힌 옷장 문에 쏟을 수 있었지만 신경을 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자기야.... 나 잊고 있었던게 있어."
"뭔데...?"
마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듯이, 나는 서연이에게도 귀를 기울였다.
"내가 2학기에 왜 학회장을 하겠다고 나섰는지.... 잊고 있었는데 그냥 방금 전에 생각났어. 그거 자기 때문이었어.... 자기한테 가까이 가고 싶었는데 그 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학회장이 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가갈 구실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엠티에 같이 가자고 졸랐던 이유도 그런 것 때문이었어."
"......."
"결국 그것 때문에 지금도 학교에서 조금 바쁘고 힘들지만 난 괜찮아. 그 덕분에 내가 자기랑 이렇게 이어지게 됐으니까. 자기는 그동안 이런 내 마음 몰랐지....?"
사실 몰랐다. 서연이가 왜 그런 힘든 일을 굳이 하겠다고 나섰는지 나는 그동안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게다가 그녀가 산더미 같은 업무에 시달릴 때조차도 그녀에게 별 도움이 되주질 못했다. 심지어 오늘도 그럴 뻔 했다.
"바보야. 왜 그랬어."
"그냥. 난 내가 갖고 싶은건 꼭 가져야 하거든.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우리가 잘 될 것 같지가 않아서...."
새삼 그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고 만다. 지금 이렇게 우리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이유도 사실은 모두 그녀의 그런 적극성 덕분이었다. 그러니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의 그 불같은 사랑법을 결코 기만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미안해."
"사과 들으려고 한 얘기 아니야. 그냥 좀 더 사랑해 달라는 거야. 그게 나한테 힘이 되니까."
사실 내가 미안하다고 한 것은, 그녀가 미처 모르고 있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랑곳 않고 몸의 대화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잠시 유정이의 존재를 내 머리에서 지우기로 한 것이다. 유정이만큼이나 서연이 또한 내게 소중한 여자임이 분명했기에....
"으응! 흐으응... 아흑...! 좋아!"
"좋아?"
"으응... 좋아! 난 이 느낌이 너무 좋아... 자기만이 나한테 이런 기분을 줄 수 있어. 난 자기를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이렇게 안겨있는게 너무 행복한걸.... 싫은 기억이 다 날아갈 정도로."
나중일이야 어쨌건간에 지금은, 나를 너무도 사랑하는 이 여자를 사랑해주어야만 했다. 이성이 반쯤 마비된 두뇌로 나는 나중에라도 타임 리와인더가 제대로 작동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
"하아... 아아아... 아아으응.... 아흐으읏!!!!"
서연이의 신음소리가 점점 더 크게 높아져가고 있었다. 비록 내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내 몸은 서연이의 몸에 너무도 알맞게 길들여져 있는지, 생각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처럼 자동적으로 그녀의 쾌감을 자극하는 법을 알고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하아아악!!"
결국 서연이가 한차례 절정에 오른다. 몸을 부르르 떨던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쓰러졌다. 나는 부디 유정이가 이 광경을 보지 못하길 바랐지만, 그녀가 이 소리를 모두 듣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마음 한 구석이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아...."
비록 평소만큼 만족스러운 섹스는 아니었어도 서연이는 이제야 직성이 조금 풀리는듯 내 가슴에 연신 뜨거운 숨결을 뱉으며 볼을 부벼댔다. 비록 시선은 여전히 옷장 문과 그녀의 얼굴을 오가고 있는 채였지만, 강아지 같은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나는 그 와중에도 품에 그녀를 끌어안았다.
"나... 오늘 자고 갈래."
"어...? 응?"
하지만 첩첩산중으로 그녀가 이 방에서 나갈 기미는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었다.
"지, 집에서 걱정하시지 않을까?"
"괜찮아.... 나.... 졸려.... 섹스하고 나니까.... 너무 나른하다...."
들어왔을 때부터 많이 피곤해보이더라니 결국 섹스 후에 찾아오는 아늑함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가 수마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순간 "과제는?" 하는 물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왔지만 나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이대로 그녀를 재우는게 차라리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행스럽게도 몸이 많이 고단했던 탓인지 그녀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졸음 속으로 빠져들었다.
"나... 이따가 깨워줘.... 과제.... 해야... 되는...."
그 말을 끝으로 서연이는 새근거리며 규칙적인 숨소리만을 내뱉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완전히 잠들었는지를 수차례 이상 확인한 이후, 껴안았던 팔을 조심스럽게 풀고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더없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하지만 초조함이 묻어나는 움직임으로 나는 옷장을 향해 달려갔다.
끼익...
들릴듯 말듯 위태로운 경첩 소리를 울리며 천천히 열리는 문.
"........"
유정이는 마치 딱딱하게 굳은 석상처럼 옷장 안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채, 여전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서연이와 섹스를 하는 동안 그녀가 얼마나 오랜시간을 그 불편한 모습으로 있어야 했는지 나는 알 수 있었기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까 싶었지만 그 말로는 너무 부족한 것 같았다.
"유정아..."
"......."
마치 소곤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나는 그녀를 불렀다. 유정이는 아직까지도 알몸인 채였다. 미처 옷을 입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옷가지들을 품에 꼭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서연이가 초인종을 눌렀던 그 순간 유정이가 보여주었던 기민함은 정말이지 내가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민첩했다.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가 옷장 문을 열어젖히자마자 유정이는 마치 영화 속의 여닌자들이 보여줄 법한 움직임으로 쏜살같이 바닥에 주워진 옷가지들을 주워들어 그 안으로 뛰어든 것이다.
보통 여자들이라면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소위 "멘붕"이 와서 어찌해야 할지 모를 법도 한데, 유정이가 옷장 안으로 뛰어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당시에는 나도 놀랄 여유조차 없어 허겁지겁 문을 닫았을 뿐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이렇게나마 흘러갈 수 있었던건 모두 그녀의 기민함 덕분이었다.
"괜... 찮아?"
"......."
한심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유정이는 보일듯 말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그 긴박한 순간에 내가 옷장을 떠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방에서 유일하게 몸을 숨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그 곳밖에 없었기 때문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내가 예전에 현아 때문에 옷장에 숨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상황에 왜 현아의 얼굴이 떠올랐는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간에 경험이란 이런 식으로 중요한 순간에 도움이 되는 법인가보다.
"미... 미안해..."
"괜찮아요. 그보다... 빨리 여기서 나가는게..."
유정이도 행여나 서연이가 깰까 싶어 귀에 들릴듯 말듯 낮게 속삭였다. 나와 유정이는 함께 숨죽이고 서연이의 눈치를 살폈지만 천만다행스럽게도 서연이는 생각보다 깊은 잠에 빠진 것 같았다. 규칙적으로 새근거리는 서연이의 숨소리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우리는 고양이걸음으로 살금살금 문을 향해 움직였다.
문을 나서기 전에 유정이는 다급하게 옷을 주섬주섬 껴입었는데, 굳이 보려고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 허공에서 크게 대롱대롱거리는 유정이의 커다란 젖가슴을 나도 모르게 보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군침이 꿀꺽 넘어가며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대충 옷을 주워입자마자 우리는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잠든 서연이를 뒤로하고 우리는 잽싸게 복도를 가로질러 1층으로 내려왔다. 유정이의 방인 105호 앞에 도착한 후에야 우리는 숨을 헐떡이며 쌓였던 긴장을 비로소 털어낼 수 있었다.
"큰일날 뻔 했어요...."
유정이는 차마 내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문 앞에 서서 웅얼거렸다. 그녀는 복도에 서 있는 것조차 불안한지 자신의 방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는데, 나 또한 자연스럽게 그녀를 따라 그 안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전혀 예정에 없었던 갑작스러운 일이긴 했지만 어쩌다보니 이렇게 유정이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고 만 것이다.
"나, 나 들어가도 돼?"
"네..."
이미 들어와놓고 쓸 데 없는 질문이었지만 유정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여전히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초조하게 입술을 적시며 괜스레 다시 한번 타임 리와인더를 꺼내보았다. 혹시나 싶어 바늘을 한번 더 옮겨보았다. 하지만 똑같은 메시지가 여전히 금속판 위에 떠오를 뿐이었다.
[WARNING - ERROR]
젠장! 대체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지?
"오빠."
"으... 응?"
나는 다시 타임 리와인더를 주머니 깊숙한 곳으로 밀어넣으며 대꾸했다. 유정이는 여전히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가 나와의 대화를 거부하려는 것 같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서연 언니랑 그거 하면 행복한가요?"
"어, 어? 뭐라구?"
"서연 언니랑 섹스하는거요. 행복하냐구요."
"......."
그러고보니 문득 떠올랐다. 유정이는 이미 나와 서연이의 정사를 한번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계곡에서 나와 서연이가 했던 섹스는 방금 전에 비해서 훨씬 더 격했으면 격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따지고보면 새삼 유정이 앞에서 부끄러워 할 이유는 없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치 죄를 지은 것마냥 면목이 없어지고 고개가 숙여지는 것을 부정할 순 없었다. 분명 서연이가 들이닥치지만 않았어도 나와 유정이는 모든 것을 잊은채 사랑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두 사람 모두 그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에 대해 섣불리 대화를 이을 수가 없었다.
타임 리와인더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아마도 그 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겠지. 속으로 나는 옆집 여자를 떠올렸다. 그녀에게는 이것 뿐만이 아니라 똑같은 능력을 가진 시계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다. 그녀와 대화할 수만 있다면 시계의 능력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든....
"오빠."
"응...?"
그러나 다음 순간 귀에 꽂힌 유정이의 한 마디는 심히 놀라웠다.
"우리 아까 하던거.... 계속 할까요?"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또박또박 다음 말을 이어나갔고, 그 말이 내 마음을 크게 뒤흔들었다.
"이대로 끝나는건 싫어요."
너무도 신기한 일이었다. 마치 유정이가 타임 리와인더를 쓰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그 말 한 마디로 인해 우리는 아까의 그 몽환적인 공간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곳이 나의 방인지, 아니면 그녀의 방인지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유정이가 나를 돌아보고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에, 우리는 서로가 아까의 그 꿈결 같은 감각을 다시 한번 갈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본능 이상의 어떤 기이한 이끌림이, 도저히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는 거부할 수가 없는 강력한 힘이 우리를 움직이게 했다.
"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나는 유정이에게로 달려들어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고 있었다. 짧은 유정이의 신음소리가 허공에 묻히기도 전에 우리는 거의 넘어지다시피하며 방 안의 깊숙한 곳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우리는 다시 우리만의 우주로 돌아와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모른다. 이유도, 논리도 없는, 오로지 우리의 감각만이 존재하는 그 꿈 같은 세계 위에 서 있었다. 타임 리와인더가 없이도 우리는 마치 시간을 되돌아오듯 그 감각을 되짚었다.
불과 한 순간만에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다시 타올랐지만 우리 둘 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햇는지는 알 수 없었고, 사실 그런 것 따위에 궁금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오직 서로에 대한 갈망 뿐이었다. 다른 무엇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올 수가 없었다. 심지어 서연이의 존재조차도....
"하아아...."
키스만 했을 뿐인데 유정이의 숨결이 뜨거워져있었다. 아까보다 더 정열적인 반응이었다. 혹시나 서연이와의 섹스를 들은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었던 걸까? 이 감각, 이 공간 안에서 우리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읽을 수가 있었기에 나는 유정이가 지금 나만큼이나 애타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오빠....!"
유정이가 다시 한번 나를 그렇게 애타게 불렀을 때, 나를 옥죄고 있던 나머지 자잘한 것들이 모조리 끊어져버렸다. 서로의 입술을 맞댄 채 혀를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나는 유정이를 끌어안은 팔을 풀지 않고 그대로 방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키스를 하면서 움직이려니 쉽지 않았지만 우리 둘 다 입술을 떼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마치 한 몸이라도 된 듯이 혀를 얽으며 방 안으로 어렵사리 함께 걸음을 옮겨 들어가보니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이삿짐들이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는게 보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침대 하나만이 내 눈에 띄었다. 짐더미의 잔해들을 헤치고 침대까지 다가간 나는 조심스럽게 유정이를 침대 위로 눕혔다.
"방이 좀.... 더럽죠?"
부끄러운 모양인지 유정이는 별 쓸 데 없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건 지금 우리에게 있어 개미눈물만큼도 의미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대답 대신 다시 유정이의 입술을 입으로 틀어막았다.
"하아...."
서로의 끈끈한 숨까지 난잡하게 뒤섞이면서 공기가 뜨거워졌다. 그러고보니 서연이에겐 유정이가 이 건물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었다. 아마도 그녀가 그걸 알게 되면 기분 나빠하겠지....
"오빠...."
"응...?"
"나.... 계속 유정이라고 불러줄 거에요?"
"응. 당연하지."
"서연 언니가 그렇게 부르는거 싫다고 했잖아요."
"그래도 나한테 너는 한유정이니까 난 그렇게 부를 거야."
"약속할 수 있어요?"
"그럼."
그녀도 나름대로 서연이를 질투했던걸까? 그녀에게 있어 서연이는 닮고 싶은 목표이자 이상형이었다. 그런 사람을 경쟁의 상대로 여기게 된다면 무슨 기분일지....
불을 켜지는 않았지만 은은하게 달빛이 들어오고 있어서 충분히 그녀의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아까 전에 대충 옷을 주워입기는 했지만 급하게 나왔기 때문인지 무명천은 아직도 풀려있는 채였다. 나는 비로소 유정이가 평소에 얼마나 가슴을 천으로 꽁꽁 싸매고 다녔는지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명천을 두르지 않은 본연의 상태로 그녀가 티셔츠를 입으니 부풀어오른 가슴의 윤곽을 옷이 감당하지 못하고 마치 찢어질 듯이 팽팽하게 솟아올라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브래지어를 대신하는 기능까지 맡았던 천쪼가리가 없는 탓에 지금은 젖꼭지가 여과없이 고스란히 티셔츠 위로 볼록하니 솟아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은 오히려 홀랑 벗은 것보다도 더 야하게 느껴졌다.
"유정아.... 너 가슴 진짜 커. 젖소 같애."
거의 수박이나 다름없는 노브라의 거대한 두 젖통을 보고 있자니 온갖 원색적이고 적나라한 상상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나를 괴롭히고 자극했다. 보드라운 티셔츠 자락 위로 발딱 솟아있는 유정이의 젖꼭지를 살짝 꼬집어보니 유정이가 눈을 질끈 감으며 몸을 떨었다.
"그, 그게 뭐에요. 젖소라니....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죠?"
"좋은 뜻이야. 보고 있으니까 미칠 것 같아."
유정이는 좀체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지만 나는 아랑곳 않고 다시 키스를 이어나가며 그녀의 가슴을 애처롭게 가리고 있는 티셔츠를 위로 올려버렸다. 오히려 가리는 것보다 더 못하는 쓸모없던 기능의 티셔츠가 말려올라가며, 답답하게 파묻혀있던 두 커다란 젖통이 마치 스프링처럼 퉁 하며 허공을 향해 튕겨올랐다.
90cm도 훌쩍 넘어보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두 가슴이, 그 볼륨에도 불구하고 탄력을 잃지 않은채 허공에서 대롱거리고 있는 모습은 이미 그 자체로 감격적이었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굳이 참을 것도 없이, 나는 정신없이 그녀의 가슴으로 입술을 옮겼다.
"아아... 하악...!"
다시 한번 가슴이 유린당하기 시작하자 유정이는 몸을 꼬으기 시작했다. 아까 했던 행위의 연속이었지만 그녀는 그 때보다 한층 더 뚜렷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나는 너무도 흡족했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한도 끝도 없이 방 안에 메아리쳤다. 쉴 새 없이 가슴을 물고 빨아대는 혀의 움직임과 더불어 내 손도 그녀의 몸 여기저기를 더듬고 있었다. 왼쪽 유방의 젖봉오리를 빨아대며 오른쪽 유방은 부드럽게 손으로 주물러주니 유정이가 뜨거운 숨을 뱉으면서 나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아응...!"
크기가 하도 크다보니 아무리 빨아대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대로 모유가 나올 때까지 쭉쭉 빨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처음 애무를 겪어보는 여자를 상대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나는 그녀의 가슴을 괴롭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이어지는 애무 앞에 결국 유정이의 젖꼭지가 빳빳하게 굳어졌다.
연분홍빛의 너무도 예쁜 젖꼭지가 딱딱하게 굳어 고개를 발딱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아찔할 수가 없었다. 혀가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배꼽을 건드리기 시작하자 유정이가 간지러운지 몸을 한껏 오므리면서도 내 머리를 끌어안은 손을 놓지 않았다.
"아... 거긴...!"
배꼽을 지나 그녀의 수풀 사이로 내 얼굴이 비집고 들어가려하자 유정이가 애타게 숨을 헐떡였다. 강인한 여자인 그녀가 그런 수줍은 반응을 보인다는게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놀라서 당황하면서도 미처 제지하지는 못하는 그녀의 태도 덕분에 나 또한 흥분이 배가 되었다.
"아.... 학...."
보들보들한 수풀을 지나서 가장 깊숙한 안쪽을 향해 내가 더운 숨결을 불어넣으니 유정이가 찌르르 울리듯이 몸을 떨었다. 그 반응이 귀여워 나는 더 짖궂게 그녀의 두 다리를 슬며시 좌우로 밀었다.
"여기 누가 보는거 처음이야?"
내가 묻자 유정이가 눈을 꼭 감은 얼굴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감격한 나는 다시 위로 올라가 그녀의 얼굴에 키스를 해주고는 금새 또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다리 사이를 바라보았다. M자로 살며시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나는 처음으로 유정이의 가장 은밀한 곳을 만났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이 뱃속을 채우며 전신으로 퍼졌다.
유정이의 보지는 뭐랄까.... 물 위에 아른거리는 연꽃을 보는 기분이었다. 젖꼭지도, 보지도, 누군가의 손길을 단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음을 내게 보여주듯이 분홍 빛깔을 뽐내고 있는 그녀의 몸은 그 자체로 한 송이 꽃잎이었다. 그 몸은 마치 내게 이 순간을 주기 위해서 지금까지 존재했던 것처럼 너무도 아름답게, 성스럽다고 느껴질 만큼 순결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 있었다.
그 몸에 처음으로 사내의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일종의 가학적인 파괴 행위와도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 가학적인 흥분과 충동에 힘입어, 나는 너무도 무례하게도 그녀의 성소에 얼굴을 파묻었다.
"으흑!"
보지에 내 입술이 닿자 유정이가 움츠러들며 달뜬 소리를 질렀다. 언제나 담담하고 씩씩했던 그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녀린 반응이었다. 그녀답지 않은, 하지만 오히려 숨김없는 그녀의 모습을 더욱 깊숙히 파헤치기 위해 나는 있는 힘껏 열심히 그녀의 보지를 빨기 시작했다.
"하아악....! 오, 오빠...."
일자로 단정하게 갈라진 분홍빛 조갯살에 내 혀가 닿자 유정이가 바둥바둥 몸부림을 쳤다. 혀는커녕 손길조차 닿지 않았던 보지이니만큼 많이 놀랐을 것이다.
마치 달래주듯이 나는 혀 끝을 세워 유정이의 음순 입구를 낼름낼름 핥았다. 갈라진 계곡 선을 따라서 보지를 핥아올리던 혀 끝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닿자 그 순간 유정이가 뭉텅이로 숨을 확 뱉었다.
"아하아악...."
"여기가 좋아?"
"오... 오빠.... 흑...."
유정이가 헐떡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니 그녀가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었다. 유정이의 눈물을 보는 것은 당연히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모습에서 현주의 모습이 겹쳐지나가지 않을 수 없었기에 나는 유정이의 얼굴을 부드럽게 껴안으며 물었다.
"왜 울어? 아파?"
"아, 아니요.... 너무 부끄러워서...."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올 뻔 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눈물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주면서 방금 전까지 보지를 빨던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키스 정도는 자신도 받아들이는 듯 그녀도 내 입술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하아.... 오빠...."
"응."
"나.... 조금 무서워요. 안 아프게 해줄 거에요?"
"응. 약속해."
이제 나는 어느새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보지를 다시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너무도 짖궂을 만큼 야릇한 충동이 떠올랐다. 이렇게 아름답고 황홀한 몸을 가지고 있는 유정이의 구석구석을 모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유정이의 두 엉덩이를 쥐고 살며시 위로 들어올렸다.
"아....!"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니, 계곡이 활짝 벌어지며 그녀의 가랑이 사이가 한 줌의 숨김도 없이 내 눈앞에 모조리 드러나고 말았다. 보지는 물론이고 엉덩이 사이의 풍경까지 모두 내게 드러나보이자 유정이가 다시 한번 울상이 되어 나를 바라보며 울먹거렸다. 하지만 나는 이번엔 그녀를 달래주지 않고, 오히려 더욱 심한 짓을 저질렀다.
"오, 오빠...! 뭐하는 거에요!"
유정이가 기겁을 해서 처음으로 나를 말리고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냅다 그녀의 항문에 혀를 들이민 것이었다. 성경험이 아예 없는 그녀로서는 그런 곳에까지 애무를 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인지 그녀는 그야말로 졸도 직전으로 기겁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렇게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 또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왜?"
"그... 그런 지저분한 곳까지...."
그녀는 죽기 일보직전으로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았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선 전혀 더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잘 모르겠지만 서연이와 섹스할 때마다 적어도 10분 이상은 그녀의 항문을 애무해주는게 습관이 되어있는 나였다. 심지어 최근에 있었던 몇 번의 항문 삽입으로 인해 이제 여간한 애널플레이에 대해서는 면역이 되어있는 나에게, 사랑스런 유정이의 항문을 핥는 것 정도는 오히려 꿀물을 마시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난 좋아. 네 몸 구석구석 다 맛보고 싶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예쁜 곳이 하나도 없는걸."
"흑...."
애처롭게 훌쩍이는 유정이였지만 나는 못됐게도 달래줄 생각을 않고 더욱 혀에 힘을 주어 항문을 낼름낼름 핥았다. 혀 끝이 똥구멍 끝을 뱀처럼 간질이자 천하의 유정이라도 수치심을 느끼는지 눈물을 찔금거리면서도, 한편으론 몸을 배배 꼬았다.
"아흑... 오빠... 너무 부끄럽단 말이에요...."
이제 유정이는 거의 히끅거리고 있었지만 나는 한술 더 떠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보지까지 어루만지고 있었다. 아까 내가 핥아올렸던 공알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손 끝으로 어렵지 않게 음핵의 위치를 더듬을 수 있었다. 성감대를 자극하면서 항문을 빨아대자 유정이가 마치 갓난 아기처럼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꼭 움켜쥐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정말 신기해. 난 태어나서 이렇게 두 구멍이 깨끗한 여자는 처음 봐."
그녀는 보지는 물론이고 항문까지도 깨끗했다. 사람인 이상 이슬만 먹고 살지는 않을 텐데, 태어나서 똥도 한번 안 싸본 것처럼 항문의 빛깔이 깨끗하고 선명했다. 주름이 오밀조밀하게 잡혀있는 그 구멍의 모습은 배설을 위한 기관이라기보다 차라리 아름다운 장식품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릴 것 같았다.
항문이란게 원래 그 역할이 더러우라고 있는 구멍인데 그마저도 분홍빛으로 빛나고 있다면 말 다했을까.... 순결의 아름다움이 가져다주는 극치를 나는 이 순간 누리고 있었다. 서연이에겐 미안한 말이었지만, 아니, 사실 서연이 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어떤 여자의 몸을 비교한다해도 유정이의 몸처럼 아름답고 깨끗하지는 못할 것 같았다.
"흑... 서연 언니하고도 이런거 하는 거에요?"
왜 유정이는 중요한 순간에 꼭 서연이의 이름을 꺼내는 걸까. 순수한 그녀의 정신세계를 아직은 굳이 오염시키고 싶지 않아서 나는 은근슬쩍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항문을 핥던 혀를 천천히 올려 다시금 보지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똥구멍을 간질이던 혀가 보지로 슬금슬금 올라오자 유정이가 방금 전과는 다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새하얀 눈발을 마구 짓밟듯이 음순 사이를 헤집고 내 마음대로 혀 끝을 안쪽으로 쏙 밀어넣으니, 아까와는 달리 찝찔한 맛이 조금씩 느껴져왔다. 유정이의 애액이었다.
"아... 유정아. 네 보짓물 너무 맛있어."
"하흑...."
토끼처럼 바들바들 떠는 유정이의 반응을 더욱 즐기며 나는 뜨거운 액을 뿜기 시작한 유정이의 그곳을 더 힘차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더듬어 올린 음핵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혀 끝으로 건들며 자극하자 유정이는 허리를 퉁겨올리며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움큼 쥐어잡았다.
머리카락이 뽑혀나갈 것 같은 아픔에 나는 놀랐지만 애써 참으며 계속해서 유정이의 보지를 빨았다. 두 손가락과 혀를 이용해 음핵과 질구 안쪽을 동시에 자극해대니 유정이가 참지 못하고 신음과 함께 씹물을 더욱 울컥울컥 내보내고 있었다.
"아흑! 오... 오빠...! 기분이... 너무 이상해요...."
그럭저럭 질벽 안쪽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쯤 나는 몸을 일으켰다. 원래 첫경험은 길게 끌수록 긴장만 늘어지는 법이라 쾌감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선 안에서 속전속결로 마무리를 해주는게 좋다. 내가 팬티를 벗고 흉측하게 솟아오른 내 물건을 꺼내어들자, 유정이가 헛숨을 삼키며 긴장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남자꺼 실제로는 처음 보는 거지?"
"......."
유정이는 겁에 질린 토끼처럼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성교육 선생님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괜찮아. 안 아프게 할게."
"그, 그게.... 내 몸으로.... 들어와요?"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유정이에게 그 물건을 보여주지 않으며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자세를 취했다. 물건이 한번도 드나든 적이 없는 그녀의 깨끗한 보지 앞에 내가 귀두 끝을 정조준하고 앉으니 유정이가 울상이 되어 나를 올려다보았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듯한 얼굴이었다.
"괜찮아. 안 아플 거야."
"아프면 어떡해요....?"
"그럼 나 때려도 괜찮아. 약속할게."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유정이는 딸꾹질까지 하고 있었다. 나는 유정이의 목을 뒤에서부터 끌어안아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었다. 혀와 혀가 서로 얽히는 것이 유정이가 마음을 가라앉히는데에 다소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아니면 얼굴이 포개어진 덕분에 자지를 두 눈으로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할게."
"........"
주사를 놓기 전에 미리 경고하는 간호사의 음성이라도 들은 것처럼, 유정이가 비장하게 눈을 질끈 감으며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런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아주며 나는 서서히, 젖어든 그녀의 동굴 입구로 귀두를 쓱 밀어넣었다.
"으응!"
그녀가 인상을 찡그리며 몸을 빳빳하게 굳혔다. 긴장을 할 수록 좋을게 없었기에 나는 되도록 그녀가 떨지 않도록 키스와 더불어 온 몸을 어루만져주는걸 소홀히 하지 않았다. 딱딱하게 굳은 몸 곳곳을 매만지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더 그녀의 안쪽으로 귀두를 밀어넣어보았다.
"하흑....!!"
조금만 세게 밀어넣어도 유정이는 신음을 지르며 움찔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가에 또다시 눈물 한방울이 찔끔 맺히는걸 보고 나는 걱정스러워 물었다.
"아파?"
"흐흑... 거짓말쟁이!"
"응?"
"안 아프다고 했잖아요!"
"......."
조금 머쓱해져서 나는 그만 뒤통수를 긁었다. 하긴 첫경험이 아프지 않을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작하기도 전에 "무지 아플거야. 흐흐, 긴장해!" 라고 말해줄 순 없지 않은가.
"마, 많이 아파? 그만 할까?"
사실 마음에 없는 소리였지만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나는 유정이의 반응을 살피며 물었다.
"흑... 이따가 죽도록 팰 거에요... 거짓말 했잖아요."
"......."
왠지 유정이라면 정말로 죽도록 팰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간담이 서늘했지만 어쨌든 그것은 나중의 일, 나는 조심스럽게 유정이의 안쪽을 향해서 더욱 자지를 깊숙히 밀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순간 유정이가 두 다리를 들어 나의 엉덩이를 다리로 감싸안았다.
"유, 유정아...."
"기, 기왕 할 거.... 빨리 해요. 참아볼게요."
마음의 준비를 한 걸까. 나는 유정이의 결심을 무시하지않고, 그녀의 허리를 양손으로 붙든 채 과감하게 힘을 주어 자지를 절반 이상 안쪽으로 콱 틀어박았다. 순식간에 굵직한 물건이 한움큼 안쪽으로 박히자 유정이가 단말마의 비명소리와 함께 나를 끌어안은 온 힘에 꾸욱 힘을 주었다.
"흐윽...!"
"괜찮아?"
"몰라요!"
묻지 않는게 차라리 낫겠다 싶어 나는 슬금슬금 자지를 살짝 뒤로 빼냈다가, 다시 한번 쑤욱 안쪽을 향해 밀어넣었다. 그러자 피스톤 운동에 힘입은 좆대가 마침내 뿌리 대부분을 포함해서 보지 안쪽으로 삼켜졌다.
"아흐윽...."
첫 섹스에서는 되도록 "섹스는 즐거운 것" 이라는 인식을 남겨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주를 대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맥락이었다. 심지어 유정이는 아예 숫처녀인 만큼 더더욱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써야만 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일단 내가 아무리 애를 쓴다한들 처녀막이 뚫리는 파과의 고통을 완전히 덜어줄 수는 없는 노릇인데다, 그것 이상으로 큰 이유는 유정이의 보지 조임이 너무도 무지막지했기 때문이었다. 자지를 박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질벽의 억센 움직임이 마치 자지를 끊어먹을 듯이 내 물건을 옥죄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나는 유정이가 무술을 수련한 단련된 몸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인지해냈다. 온 몸 곳곳에 미세하게 도드라져있는 근육의 윤곽을 포함해서, 이 무지막지한 질의 조임 또한 수련된 육체의 흔적인지는 몰라도 분명한 사실은 이 조임이 보통 여자들의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한다는 것이었다.
"며, 명기다..."
이 구멍은 틀림없이 명기다. 유정이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아마 모르겠지만, 나는 자지를 한번 박아본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좆을 쥐어짜는 것 같은 이 오밀조밀한 질벽의 조임.... 백명의 여자를 만나도 한 명 만날까 말까 한다는 그 환상의 명기 보지임에 틀림이 없었다.
"유, 유정아... 너 너무 맛있어."
"훌쩍... 네...?"
유정이는 코를 훌쩍거리면서도 그게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는 얼굴이었다. 하긴 그녀 입장에서는 맛있다는 표현이 마치 식인종처럼 느껴질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 황홀한 억센 조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머리 끝에서부터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었다.
"아아..."
바보 같이 숫처녀와의 섹스를 리드하고 있다는 본분도 잊고 나는 전율하며 척추를 부들부들 떨었다. 너무도 야무지게 자지를 꼭꼭 물어오는 구멍의 위력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제 겨우 뿌리까지 자지를 틀어박은 것 뿐인데 이것만으로도 이미 싸버릴 것 같았다.
단언하건대, 아까 서연이와의 섹스로 이미 한 차례 좆물을 뽑았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쯤 유정이의 보지 속에 좆물을 울컥 토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 움직일게."
비록 유정이는 자신의 보지가 뽐내는 위력을 실감조차 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나는 그 위력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겨우 정신을 붙들고는 나는 서서히 허리를 앞뒤로 놀려가며 좆질을 시작했다. 따스한 보짓살에 자지가 파묻히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온기가 짜르르 전신에 퍼지면서 눈 앞에 아득해졌다.
"하아.. 따뜻해..."
"오빠... 기분 좋아요?"
"으응.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넌 안 아파?"
"아까처럼 아프진 않아요...."
그녀의 보지도 이제 파과의 아픔에 서서히 익숙해져가는 듯 했다. 나는 조금 더 안심하고 의욕적으로 좆질을 해나갔다. 첫 섹스이니만큼 심한 고통을 줄 만큼 과격한 피스톤질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체위를 바꾸거나 하는 일 없이 이대로 끝을 향해 달려가기로 하고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하아... 하아아...."
하지만 역설적으로 마음 놓고 좆질을 할수록 그녀의 보지가 전해오는 엄청난 쾌감에 내 자지는 금새라도 좆물을 뿜을 듯이 움찔거리게 된다. 이 보지는 정말.... 무시무시한 명기였다.
"하아... 유정아... 나 진짜 미칠 것 같아. 네 보지 너무 엄청나.... 맛있어서 미칠 것 같아."
"하흑... 으흑... 으으응.... 하으으...."
푸욱푸욱푸욱푸욱!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격정적인 쾌감을 참지 못하고 나는 아무렇게나 지껄이기 시작했지만 유정이는 이미 그 말을 들어줄 정신도 없는 것 같았다. 점점 더 빨라지는 좆질의 속도 앞에 유정이는 신음소리를 마구 흘리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아흑... 아아아! 하아아악.... 아흐으으윽!!"
질컥질컥질컥! 푸욱푸욱푸욱!
"하아악!! 아아흐응!!! 으으으으응!!! 하아으으으응!!!!"
섹스러운 보짓물소리와 높아져가는 유정이의 신음소리.... 유정이가 이렇게까지 맛있을 거라고 내가 어떻게 상상이나 했겠는가.
피스톤질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유정이의 거대한 두 빨통이 아래위로 마치 폭포처럼 덜렁덜렁 세차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커다란 젖이 내 좆질에 맞추어 떨어져나갈듯이 출렁이는 모습이 그렇게 야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혹을 쏙 빼놓는 명기의 조임과 음란하고 적나라한 거유의 출렁임.... 그 아찔한 쾌락 앞에 나는 금새라도 녹아 없어질 듯 그렇게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흑...! 유정아...."
사정의 순간, 참지 못하고 애타게 유정이의 이름을 부르며 좆물을 뿜었다. 한줄기 이성이 남아있어 가까스로 구멍에서 자지를 뽑긴 했지만 좆물이 질벽 안쪽에까지 뿜어졌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정신이 없었다. 폭풍처럼 머리를 헤집어놓은 쾌감의 흔적 앞에 경련하듯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하아...! 오빠...!"
유정이도 그런 나를 애달프게 부르며 두 다리로 내 몸통을 꼬옥 끌어안았다. 그 모습만큼은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 처녀의 모습이라곤 상상할 수도 없는 요염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몸을 뜨겁게 끌어안은채로 아찔한 절정의 봉오리에 올랐다.
"하아... 하아...."
우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참 동안이나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고 누워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갔지만 그녀의 보지가 내게 남긴 격동의 흔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유정이 또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본 성교의 여운 때문에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오빠아..."
결국 먼저 입을 연 것은 유정이였다.
"응...."
"나... 나 어땠어요?"
"뭐... 가?"
"서연 언니만큼..., 좋으셨어요?"
서연이와의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찾으려고 하는 유정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답답하게 보였다. 나는 있는 힘껏 유정이의 알몸을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그러자 내 살갖에 유정이의 커다란 가슴이 부딪혀 부드럽게 뭉개졌다.
"좋았어. 너무너무.... 내가 여태껏 해봤던 섹스 중에 최고로 좋았어."
유정이가 믿을진 모르겠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것은 유정이가 백명 중 한명 꼴로 나올까 말까 한 명기이기 때문이 아니었고, 혹은 그녀가 E컵의 거유를 지니고 있기 때문도 아니었다. 오로지 그녀가 한유정이기 때문이었다.
"나도... 좋았어요."
많이 아팠을 텐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힐끔 시선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보지에서 뽑혀나온 내 자지를 바라보았다. 아니나다를까 자지 표면이 울긋불긋하게 피로 물들어있었다. 그녀의 순결을 내가 빼앗았다는 뚜렷한 흔적.... 처녀의 상실을 상징하는 파과의 혈이었다.
"아프지 않았어?"
"아팠어요."
그녀 또한 순결을 잃었다는 증거를 자신의 눈으로 바라볼 용기가 차마 나질 않는지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내 품 안에서 웅얼거렸다.
"그래도.
- 이 소설은 소.라.넷(sora.net) 작가 "상상의신비"가 연재 중인 작품입니다.
무단 불펌을 삼가해 주시길 부탁드리며, 퍼가시더라도 출처와 작가명을 꼭 남겨주십시오.
창작가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도리입니다.
* 1부 37장
"완전 힘들었어!"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마자 서연이는 내 품 안으로 와락 뛰어들었다. 뭐가 힘들었다는건진 모르겠으나 좌우지간 내가 자신의 칭얼거림을 받아주길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연이의 그런 애교 섞인 돌발적인 스킨십은.... 물론 평소 같았다면 절대 싫지 않았을 것이다.
"뭐, 뭐가?"
"학과 회의 말이야. 쓸 데 없는 이야기를 왜 그렇게 길게들 하는지...."
아무래도 학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온 것 같았다. 서연이는 너무도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내 품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며 나의 위로나 애정을 요구했다. 물론 그런 그녀를 달래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긴 했다. 이런 상황만 아니었어도 아마 나 역시 서연이의 애교에 뜨겁게 반응하며 곧장 그녀와 함께 침대로 몸을 던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왜 그래?"
서연이가 뭔가 이상한지 나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내가 그녀의 그런 육탄공세를 무척이나 즐긴다는걸 그녀 또한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 몸과 몸의 솔직한 대화로 맺어진 우리가 아니던가.
평소와 다른 나의 반응을 캐치하는 것쯤은 서연이에게 있어 너무도 손쉬운 일이었다. 그녀는 내가 자신을 마주 끌어안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모습을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등줄기에 흐르는 식은땀을 그녀가 부디 눈치채지 못하기만을 빌었다.
"아, 그게...."
"그러고보니까 안색도 좀 안 좋은 것 같고. 숨은 또 왜 이렇게 거칠어?"
오목조목 내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하는 서연이의 눈초리 앞에 나는 병신같이 더더욱 긴장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나는 연기자 체질은 못 되는 모양인지 태연하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을 할수록 오히려 더 태도가 뻣뻣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서연이는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뜨며 연신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수상해. 방 공기도 왠지 조금 후덥지근한 것 같은데.... 뭐하고 있었어?"
"무, 무슨 소리야? 그냥 누워있었어."
"그런 것 치고는 아까 나올 때 왠지 허둥거리는 것 같던데. 솔직히 말해."
"......."
"뭐했어?"
서로에 대해 너무도 잘 느낄 수 있다는건 이런 부작용까지 동반하는 법인가보다. 속일래야 도저히 속일 수가 없었다. 나도 머리가 아예 안 돌아가는 인간은 아닌지라 어설픈 변명을 해봤자 더욱 의심만 사게 될 것을 불보듯 뻔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소의 창피함을 무릅쓰고 강수를 던졌다.
"야, 야동 봤어."
입으로 내뱉으면서도 얼굴이 화끈거리는걸 느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뜨뜨미지근한 방 안의 공기와, 그녀 앞에서 허둥대던 내 모습, 그리고 이 공간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방금 전까지의 미묘한 어수선함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변명이 그것 외엔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에엥?"
아니나다를까 서연이의 표정이 애매하게 구겨졌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그녀에게 나는 휴대폰을 들어 메모리 한 구석에 저장되어 있는, 도무지 언제 받았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싸구려 포르노 하나를 보여주었다.
허구헌날 자위로 욕구를 달래곤 했던 그 예전 찌질하던 시절에, 별 생각없이 휴대폰에 넣어두고 보던 것을 지금까지 지우지 않고 있었던게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뭐야? 진짜 이런거나 보고 있었단 말야?"
서연이는 조금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밤낮 가리지 않고 서연이가 몸으로 내게 훌륭한 봉사를 해주는데 내가 허접한 야동 따위나 보며 욕구를 푼다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선 일종의 모욕으로 여겨지는 것 같았다. 비유하자면 명품요리 풀코스를 마다하고 불량식품이나 줏어먹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아... 그게... 남자는 가끔 혼자서 해결하고 싶을 때도 있거든."
물론 남자에게 있어서 섹스와 자위는 미묘하게 다른 맛이 있는 법이라 가끔 생각이 나긴 했지만, 서연이가 야동에서 접할 수 있는 각종 판타지들을 이미 충분히 채워주고 있었으므로 근래 들어서는 굳이 자위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 그런 변명이 먹혔던 것을 보면, 그래도 그 말이 제법 그럴싸하게는 들렸던 모양이었다.
"흥."
서연이는 자존심이 상하는지 콧방귀를 뀌며 내 휴대폰을 침대 위로 휙 집어던졌다. 그런 이유로 토라지는 서연이의 모습은 퍽 귀엽고 깜직했지만 나는 속으로 쉴 새 없이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이라면 그녀가 그런 특이한 자존심 덕분에 기분이 상함으로써 나를 바라보던 의심의 눈초리를 지워버렸단 것이었지만.... 사실 근본적인 상황 자체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여전히 난감하기만 했다.
"그래서, 혼자 딸딸이쳤어?"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표현할 줄이야. 명색이 여자친구 입에서 듣는 말이 딸딸이라니.... 다소 굴욕적인 기분을 느끼면서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기분 나빠."
서연이는 적잖이 토라졌는지 못마땅한 눈으로 나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나를 거친 손길로 침대에 밀어 자빠뜨렸다. 당황한 내가 허둥거릴 틈도 없이 서연이가 그 위에 올라타 내 몸을 깔고 앉아버렸다. 그러자 팔랑팔랑 거리는 치마자락이 걷혀올라가면서 스타킹에 곱게 감싸인 서연이의 늘씬한 다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뭐, 뭐하게?"
"가만 있어봐. 다시는 딸딸이 생각 같은거 안 들게 만들어 줄 테니까."
아, 맙소사.... 그 도발적인 멘트라니! 벌을 주는 것치고는 너무도 뇌쇄적인 체벌이었다. 서연이는 멍하니 넋을 놓는 내 얼굴을 내려다보며 보란 듯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훌렁훌렁 그녀의 옷이 한겹씩 벗겨져 침대 밑에 아무렇게나 툭툭 떨어져내렸다.
"아, 아니, 잠깐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상황이 지금과 같지만 않았더라도 나 또한 서연이 이상의 뜨거움으로 충분히 응수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그런 뜨거움을 사랑하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내게 너무도 가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시선은 자꾸만 내 방 한구석에 놓인 옷장을 몰래 곁눈질하고 있었다.
"뭐가 잠깐만이야?"
아무 것도 모르는 서연이로서는 그저 평소대로 불같이 활활 타오를 뿐.... 사실 그녀의 그런 뜨거움을 한층 더 불살라왔던 역할은 늘 나의 몫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내가 어서 짐승처럼 돌변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오, 오늘은 과제하기로 했잖아."
"근데?"
"과제부터 끝내고...."
변명치고는 너무도 옹색한 구실이었다. 서연이도 그렇게 생각하는게 분명했다. 그녀가 입술을 부루퉁하게 내밀며 투덜거렸다.
"어차피 유성이 오기 전까진 시간 좀 남잖아. 그러고보니 얘는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나보다 먼저 와있을 줄 알았는데."
"으응, 그게.... 아까 조금 늦는다고 연락이 왔었어."
말 끝을 흐림과 동시에 나는 굳게 닫힌 옷장의 문을 다시 한번 곁눈질했다. 초조한 그 눈빛을 서연이가 눈치채지 못한건 다행이지만 이대로 그녀가 이 방에 계속 있는다면 사태는 결코 진전되지 않을 것이었다. 나는 우선 어떻게든 서연이를 바깥으로 내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벌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유성이가 나한텐 그런 말 없었는데?"
"그, 글쎄... 너한테까지 연락할 필요는 없었겠지."
"뭐야. 사정이 있으면 학회장인 나한테 연락을 해야지 왜 자기한테 연락을 해? 혹시 유성이랑 평소에도 연락 주고받고 그러는 거야?"
"아니 뭐.... 딱히...."
"똑바로 말해. 그렇잖아도 나 예전부터 두 사람 사이 거슬렸었어."
"왜 화를 내고 그래. 혹시 유정이 질투하는거야?"
"당연하지. 그걸 말이라고 해?"
어줍잖은 도발로 화제를 돌려보려했는데, 역시 서연이는 서연이였다. 저렇게 진솔하게 인정해버리니 오히려 말문이 막힌다. 게다가 이 기회에 그동안 유정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로 인해 쌓였던 감정을 털어내려는듯 신랄하게 나를 몰아붙이기 시작한다.
"우리 사귀기 전까지 내가 유성이 때문에 얼마나 속 끓였는지 몰라? 그리고 "유정이"라는 그 이름도 쓰지마. 둘이 무슨 애인사이도 아니면서 애칭은 무슨 얼어죽을 애칭이야? 유성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왜 자기만 다르게 부르는 거야? 특별해보여서 싫으니까 그런거 하지마."
"진정해.... 우, 우리 일단 밖으로 좀 나갈까?"
"싫어."
내 속도 모르고 완강하게 토라지는 서연이를 보니 답답해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그녀를 밖으로 끌어내야하는데 분위기를 보건대 도저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어, 어쩔 수 없나.... 타임 리와인더를...."
나는 바닥에 벗어놓은 상의 안쪽을 더듬어 은색의 초시계를 꺼냈다. 이 능력이 모든 상황에 대한 만능의 대처법은 결코 아니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것 말고 딱히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적당한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어쩌면 유정이와의 해프닝도 다시 한번 좋게 마무리 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래, 딱 한 시간만."
결정을 했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곧장 바늘을 한칸 옆으로 옮기고나서 나는 그 직후에 찾아올 특유의 어질어질한 감각에 대비했다. 이제 나는 한 시간 전으로 되돌아 갈 것이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서연이가 없는 이 방에 서 있을 것이다.... 어쩌면 유정이가 내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워 할지도 모르지. 그럼 어떻게 수습한다....?
"어...?"
다음 순간, 나는 얼빠진 소리를 내며 바보같이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특유의 요동치는 그 느낌도 없었고, 여전히 서연이는 내 눈 앞에서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시간이 되돌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뭐, 뭐야?"
나는 당황하여 시계를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그 순간 가히 기겁할 만한 일이 일어났다. 언젠가 내가 본 적이 있었던, 평평한 기계판 위로 새겨지는 그 음각의 문자들이 다시 한번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WARNING - ERROR]
예전 계곡에서 분명히 한번 본적이 있는 그 에러코드가 다시 한번 시계의 금속판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딱딱한 금속이 물결처럼 일그러지는 그 해괴한 모습을 서연이가 보게 놔둘 순 없었기에 나는 시계를 감추면서도 당혹스러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가, 갑자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뭐야! 내 말 제대로 듣고 있긴 한 거야?"
딴짓에 정신이 팔려있는 나를 보며, 서연이가 정말로 기분이 상한 듯이 윽박을 질렀다. 나도 모르게 등 뒤로 더욱 깊숙히 타임 리와인더를 감추었다.
"어어, 응...."
그 순간 서연이가 내게로 달려들어 다시 한번 나를 침대 위로 밀어 넘어뜨렸다. 벌러덩 뒤로 넘어가면서 나는 타임 리와인더를 주머니에 집어넣긴 했지만 여전히 마음 속은 의구심으로 가득한 채였다. 멀쩡했던 물건이 왜 또 이제와서 말썽이란 말인가? 심지어 이번엔 물에 빠지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자기 오늘 정말 이상해. 왜 이렇게 얼이 빠져있는거야? 나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
"아, 아냐! 그런거 없어."
겨우 누그러뜨렸던 의심의 불씨를 다시 키우게 되는 사태만큼은 정말 피하고 싶었다.
"그런데 왜 그래?"
"그, 그냥.... 기분이 좀 그러네. 우리 나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
"싫어. 왜 좋은 곳 놔두고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거야."
"갑갑한 방 안이 좋긴 뭐가 좋아."
"여긴 우리만의 비밀공간이잖아. 안 그래?"
따지고보면 현주가 있으니 굳이 서연이와 나만의 공간은 아니었지만, 좌우지간 그녀는 나와 수차례 사랑을 나누었던 장소인 이 좁은 자취방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런 낭만적인 감상이야 아무래도 좋았지만 이 상황이 도무지 내 뜻대로 풀려가지 않는데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후의 수단이라 여겼던 타임 리와인더마저 먹통이니 이젠 정말 어찌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 둘 밖에 없고...."
이 순간만큼은 정말로 야속하게도, 서연이는 자꾸만 분위기를 야릇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내 살다살다 서연이의 그런 적극적인 모습을 싫어하게 될 날이 올거라곤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지만 분명 그녀는 지금 나를 곤란의 극치로 몰고 가고 있었다.
"아니, 저기...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야."
"왜 이럴 때가 아닌데?"
"곧 유정이가 올지도 모르잖아."
"또! 또! 유정이라는 이름 듣기 싫댔지!"
"유, 유성이가 올지도 모르잖아...."
"아까는 늦는다고 했다며?"
"그래도 곧 올지도 모르는데...."
"상관없어. 빨리 끝내면 되지."
"야... 그러다 중간에 들이닥치면 어쩌려구 그래."
"오히려 스릴 있고 좋네 뭐. 자기 그런 스릴 플레이 좋아하잖아."
아우...! 신이시여-!!!
"자기 나랑 섹스하는거 싫어?"
밍기적거리는 내 태도애 결국 서연이도 김이 빠지는지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는 환장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저었지만 서연이는 여전히 기분이 나빠보였다.
"나 오늘 학교에서 스트레스 엄청 받았단 말야. 자기 만나서 품에 안기고나면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얼마나 서둘러 왔는줄 알아? 그런데 자기는 내 얼굴 봐도 하나도 반가운 기색도 없구.... 나 진짜 기분 나빠."
"아, 아니야 서연아...."
"혹시 내가 벌써 싫증나는거야? 사귄지 얼마나 됐다고...."
차라리 있는대로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미안하진 않았을 것이다. 상황이 최악임엔 틀림없었지만 서연이 또한 내게 너무도 소중한 여자임은 분명했기에 그 와중에도 그런 그녀의 모습이 무척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절대 그런거 아냐. 알잖아, 내가 너 얼마나 좋아하는데...."
솔직히 이 말을 하면서도 옷장 문을 흘끗거리는 나의 모습은 정말로 구차해보였다. 현주와 서연이의 문제가 일단락됨으로써 이제는 이런 자괴감을 느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나보다.
"솔직히 말해봐. 이제 현주 씨하고 섹스할 수 있게 됐으니까, 사실 내가 필요 없어진거 아니야?"
"뭐?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럼 그 태도는 뭐야? 예전엔 내 몸만 봐도 못 참고 달려들더니 이젠 오히려 내가 유혹해도 시큰둥하잖아. 난 자기랑 섹스하는게 지금도 너무너무 좋은데.... 그걸로 위로 받으려고 학교에서 힘든 것도 다 참고 견뎠는데.... 자기는 지금 전혀 나를 원하는 것 같지 않아."
내 소극적인 모습이 서연이로 하여금 그런 생각까지 하게 만들거라곤 미처 몰랐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듣고 있자니 최근 현주와 있었던 일로 인해 내심으로는 서연이가 그런 불안함을 가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 문득 내가 그녀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은 상황이지만, 서연이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내가 바보 같이 가만히 있을 수도 없었다. 대체 어찌하는게 좋단 말인가....
"이리 와."
나는 서연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녀를 감싸안으려 했다. 그녀는 내 손길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자신이 굉장히 화나있음을 내게 어필했다. 하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그녀를 더욱 힘껏 안았다. 적극적인 포옹 앞에 서연이도 못 이기는척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기분은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미안해. 그냥.... 좀 생각이 많아서 그랬어. 네가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데 싫증이라니, 말도 안 돼. 그런 기분 느끼게 할 정도로 내가 소홀했다면 사과할게."
"흥... 그럼 아니란걸 보여줘. 지금 당장 증명해보라구."
"지, 지금 여기서?"
"그래. 뭐 문제 있어?"
타임 리와인더를 갖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내 초라한 자취방에, 요새는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자꾸만 일어난단 말인가. 얼마 전엔 현주가 보는 앞에서 서연이와 섹스를 했는데 심지어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자꾸만 옷장의 문을 돌아보게 된다. 비록 저 초라한 문짝이 나와 서연이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가려주기는 하겠지만 그게 과연 소리까지도 막아줄 수 있을까....? 그러나 여기서 거절했다가는 분명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말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극한의 상황이 거듭해서 일어난단 말인가....
"빨리... 나 사랑해줘."
아찔할 정도로 치명적인 서연이의 유혹 한 마디가 다시 한번 내 가슴을 후벼팠다.
*
"하악! 아아... 흐응!"
솔직히 이젠 나도 잘 모르겠다. 방 안에 서연이의 신음소리와, 질척거리는 음란한 물소리가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나도 거진 반쯤은 이성을 놓아버렸다.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던 것 같다.
"아앙... 하아으흑...!! 좋아..."
서연이가 내 자지를 몸 안에 쑤욱 집어삼킨 채로 허리를 마구 놀려댔다. 고무줄처럼 탄력있게 휘어지는 그녀의 허리놀림 앞에 내 자지가 그녀의 동굴 속으로 삼켜졌다 드러났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기둥의 뿌리를 뽑아낼 듯한 아찔한 요분질 앞에 나는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잊고 만다.
"하아... 하아.... 아응... 아아앙.... 아으응!"
서연이는 정말 있는 그대로 숨김없이 자신의 쾌락을 내게 다 드러내보이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서연이가 움직이는 덕분에 나는 별로 할 것이 없었다. 덕분에 여분의 신경을 굳게 닫힌 옷장 문에 쏟을 수 있었지만 신경을 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자기야.... 나 잊고 있었던게 있어."
"뭔데...?"
마치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듯이, 나는 서연이에게도 귀를 기울였다.
"내가 2학기에 왜 학회장을 하겠다고 나섰는지.... 잊고 있었는데 그냥 방금 전에 생각났어. 그거 자기 때문이었어.... 자기한테 가까이 가고 싶었는데 그 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학회장이 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가갈 구실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엠티에 같이 가자고 졸랐던 이유도 그런 것 때문이었어."
"......."
"결국 그것 때문에 지금도 학교에서 조금 바쁘고 힘들지만 난 괜찮아. 그 덕분에 내가 자기랑 이렇게 이어지게 됐으니까. 자기는 그동안 이런 내 마음 몰랐지....?"
사실 몰랐다. 서연이가 왜 그런 힘든 일을 굳이 하겠다고 나섰는지 나는 그동안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게다가 그녀가 산더미 같은 업무에 시달릴 때조차도 그녀에게 별 도움이 되주질 못했다. 심지어 오늘도 그럴 뻔 했다.
"바보야. 왜 그랬어."
"그냥. 난 내가 갖고 싶은건 꼭 가져야 하거든.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우리가 잘 될 것 같지가 않아서...."
새삼 그녀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고 만다. 지금 이렇게 우리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이유도 사실은 모두 그녀의 그런 적극성 덕분이었다. 그러니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의 그 불같은 사랑법을 결코 기만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미안해."
"사과 들으려고 한 얘기 아니야. 그냥 좀 더 사랑해 달라는 거야. 그게 나한테 힘이 되니까."
사실 내가 미안하다고 한 것은, 그녀가 미처 모르고 있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랑곳 않고 몸의 대화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잠시 유정이의 존재를 내 머리에서 지우기로 한 것이다. 유정이만큼이나 서연이 또한 내게 소중한 여자임이 분명했기에....
"으응! 흐으응... 아흑...! 좋아!"
"좋아?"
"으응... 좋아! 난 이 느낌이 너무 좋아... 자기만이 나한테 이런 기분을 줄 수 있어. 난 자기를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이렇게 안겨있는게 너무 행복한걸.... 싫은 기억이 다 날아갈 정도로."
나중일이야 어쨌건간에 지금은, 나를 너무도 사랑하는 이 여자를 사랑해주어야만 했다. 이성이 반쯤 마비된 두뇌로 나는 나중에라도 타임 리와인더가 제대로 작동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상황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을 테니까.
"하아... 아아아... 아아으응.... 아흐으읏!!!!"
서연이의 신음소리가 점점 더 크게 높아져가고 있었다. 비록 내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내 몸은 서연이의 몸에 너무도 알맞게 길들여져 있는지, 생각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처럼 자동적으로 그녀의 쾌감을 자극하는 법을 알고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아하아아악!!"
결국 서연이가 한차례 절정에 오른다. 몸을 부르르 떨던 그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쓰러졌다. 나는 부디 유정이가 이 광경을 보지 못하길 바랐지만, 그녀가 이 소리를 모두 듣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니 마음 한 구석이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아아...."
비록 평소만큼 만족스러운 섹스는 아니었어도 서연이는 이제야 직성이 조금 풀리는듯 내 가슴에 연신 뜨거운 숨결을 뱉으며 볼을 부벼댔다. 비록 시선은 여전히 옷장 문과 그녀의 얼굴을 오가고 있는 채였지만, 강아지 같은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나는 그 와중에도 품에 그녀를 끌어안았다.
"나... 오늘 자고 갈래."
"어...? 응?"
하지만 첩첩산중으로 그녀가 이 방에서 나갈 기미는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었다.
"지, 집에서 걱정하시지 않을까?"
"괜찮아.... 나.... 졸려.... 섹스하고 나니까.... 너무 나른하다...."
들어왔을 때부터 많이 피곤해보이더라니 결국 섹스 후에 찾아오는 아늑함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가 수마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순간 "과제는?" 하는 물음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왔지만 나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이대로 그녀를 재우는게 차라리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행스럽게도 몸이 많이 고단했던 탓인지 그녀는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졸음 속으로 빠져들었다.
"나... 이따가 깨워줘.... 과제.... 해야... 되는...."
그 말을 끝으로 서연이는 새근거리며 규칙적인 숨소리만을 내뱉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완전히 잠들었는지를 수차례 이상 확인한 이후, 껴안았던 팔을 조심스럽게 풀고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더없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하지만 초조함이 묻어나는 움직임으로 나는 옷장을 향해 달려갔다.
끼익...
들릴듯 말듯 위태로운 경첩 소리를 울리며 천천히 열리는 문.
"........"
유정이는 마치 딱딱하게 굳은 석상처럼 옷장 안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채, 여전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서연이와 섹스를 하는 동안 그녀가 얼마나 오랜시간을 그 불편한 모습으로 있어야 했는지 나는 알 수 있었기에 차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까 싶었지만 그 말로는 너무 부족한 것 같았다.
"유정아..."
"......."
마치 소곤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나는 그녀를 불렀다. 유정이는 아직까지도 알몸인 채였다. 미처 옷을 입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옷가지들을 품에 꼭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서연이가 초인종을 눌렀던 그 순간 유정이가 보여주었던 기민함은 정말이지 내가 상상도 못할 수준으로 민첩했다.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내가 옷장 문을 열어젖히자마자 유정이는 마치 영화 속의 여닌자들이 보여줄 법한 움직임으로 쏜살같이 바닥에 주워진 옷가지들을 주워들어 그 안으로 뛰어든 것이다.
보통 여자들이라면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경우 소위 "멘붕"이 와서 어찌해야 할지 모를 법도 한데, 유정이가 옷장 안으로 뛰어들어가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당시에는 나도 놀랄 여유조차 없어 허겁지겁 문을 닫았을 뿐이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이렇게나마 흘러갈 수 있었던건 모두 그녀의 기민함 덕분이었다.
"괜... 찮아?"
"......."
한심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유정이는 보일듯 말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사실 그 긴박한 순간에 내가 옷장을 떠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방에서 유일하게 몸을 숨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그 곳밖에 없었기 때문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내가 예전에 현아 때문에 옷장에 숨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상황에 왜 현아의 얼굴이 떠올랐는진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간에 경험이란 이런 식으로 중요한 순간에 도움이 되는 법인가보다.
"미... 미안해..."
"괜찮아요. 그보다... 빨리 여기서 나가는게..."
유정이도 행여나 서연이가 깰까 싶어 귀에 들릴듯 말듯 낮게 속삭였다. 나와 유정이는 함께 숨죽이고 서연이의 눈치를 살폈지만 천만다행스럽게도 서연이는 생각보다 깊은 잠에 빠진 것 같았다. 규칙적으로 새근거리는 서연이의 숨소리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우리는 고양이걸음으로 살금살금 문을 향해 움직였다.
문을 나서기 전에 유정이는 다급하게 옷을 주섬주섬 껴입었는데, 굳이 보려고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 허공에서 크게 대롱대롱거리는 유정이의 커다란 젖가슴을 나도 모르게 보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군침이 꿀꺽 넘어가며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대충 옷을 주워입자마자 우리는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잠든 서연이를 뒤로하고 우리는 잽싸게 복도를 가로질러 1층으로 내려왔다. 유정이의 방인 105호 앞에 도착한 후에야 우리는 숨을 헐떡이며 쌓였던 긴장을 비로소 털어낼 수 있었다.
"큰일날 뻔 했어요...."
유정이는 차마 내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문 앞에 서서 웅얼거렸다. 그녀는 복도에 서 있는 것조차 불안한지 자신의 방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는데, 나 또한 자연스럽게 그녀를 따라 그 안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전혀 예정에 없었던 갑작스러운 일이긴 했지만 어쩌다보니 이렇게 유정이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고 만 것이다.
"나, 나 들어가도 돼?"
"네..."
이미 들어와놓고 쓸 데 없는 질문이었지만 유정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여전히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초조하게 입술을 적시며 괜스레 다시 한번 타임 리와인더를 꺼내보았다. 혹시나 싶어 바늘을 한번 더 옮겨보았다. 하지만 똑같은 메시지가 여전히 금속판 위에 떠오를 뿐이었다.
[WARNING - ERROR]
젠장! 대체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지?
"오빠."
"으... 응?"
나는 다시 타임 리와인더를 주머니 깊숙한 곳으로 밀어넣으며 대꾸했다. 유정이는 여전히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가 나와의 대화를 거부하려는 것 같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서연 언니랑 그거 하면 행복한가요?"
"어, 어? 뭐라구?"
"서연 언니랑 섹스하는거요. 행복하냐구요."
"......."
그러고보니 문득 떠올랐다. 유정이는 이미 나와 서연이의 정사를 한번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계곡에서 나와 서연이가 했던 섹스는 방금 전에 비해서 훨씬 더 격했으면 격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따지고보면 새삼 유정이 앞에서 부끄러워 할 이유는 없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마치 죄를 지은 것마냥 면목이 없어지고 고개가 숙여지는 것을 부정할 순 없었다. 분명 서연이가 들이닥치지만 않았어도 나와 유정이는 모든 것을 잊은채 사랑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두 사람 모두 그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에 대해 섣불리 대화를 이을 수가 없었다.
타임 리와인더만 제대로 작동한다면 아마도 그 순간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겠지. 속으로 나는 옆집 여자를 떠올렸다. 그녀에게는 이것 뿐만이 아니라 똑같은 능력을 가진 시계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다. 그녀와 대화할 수만 있다면 시계의 능력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든....
"오빠."
"응...?"
그러나 다음 순간 귀에 꽂힌 유정이의 한 마디는 심히 놀라웠다.
"우리 아까 하던거.... 계속 할까요?"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또박또박 다음 말을 이어나갔고, 그 말이 내 마음을 크게 뒤흔들었다.
"이대로 끝나는건 싫어요."
너무도 신기한 일이었다. 마치 유정이가 타임 리와인더를 쓰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그 말 한 마디로 인해 우리는 아까의 그 몽환적인 공간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곳이 나의 방인지, 아니면 그녀의 방인지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유정이가 나를 돌아보고 서로 눈이 마주친 순간에, 우리는 서로가 아까의 그 꿈결 같은 감각을 다시 한번 갈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본능 이상의 어떤 기이한 이끌림이, 도저히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는 거부할 수가 없는 강력한 힘이 우리를 움직이게 했다.
"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나는 유정이에게로 달려들어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고 있었다. 짧은 유정이의 신음소리가 허공에 묻히기도 전에 우리는 거의 넘어지다시피하며 방 안의 깊숙한 곳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우리는 다시 우리만의 우주로 돌아와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는 모른다. 이유도, 논리도 없는, 오로지 우리의 감각만이 존재하는 그 꿈 같은 세계 위에 서 있었다. 타임 리와인더가 없이도 우리는 마치 시간을 되돌아오듯 그 감각을 되짚었다.
불과 한 순간만에 사그라들었던 불씨가 다시 타올랐지만 우리 둘 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햇는지는 알 수 없었고, 사실 그런 것 따위에 궁금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오직 서로에 대한 갈망 뿐이었다. 다른 무엇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올 수가 없었다. 심지어 서연이의 존재조차도....
"하아아...."
키스만 했을 뿐인데 유정이의 숨결이 뜨거워져있었다. 아까보다 더 정열적인 반응이었다. 혹시나 서연이와의 섹스를 들은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었던 걸까? 이 감각, 이 공간 안에서 우리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읽을 수가 있었기에 나는 유정이가 지금 나만큼이나 애타고 있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오빠....!"
유정이가 다시 한번 나를 그렇게 애타게 불렀을 때, 나를 옥죄고 있던 나머지 자잘한 것들이 모조리 끊어져버렸다. 서로의 입술을 맞댄 채 혀를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나는 유정이를 끌어안은 팔을 풀지 않고 그대로 방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키스를 하면서 움직이려니 쉽지 않았지만 우리 둘 다 입술을 떼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마치 한 몸이라도 된 듯이 혀를 얽으며 방 안으로 어렵사리 함께 걸음을 옮겨 들어가보니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이삿짐들이 여기저기 흐트러져 있는게 보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침대 하나만이 내 눈에 띄었다. 짐더미의 잔해들을 헤치고 침대까지 다가간 나는 조심스럽게 유정이를 침대 위로 눕혔다.
"방이 좀.... 더럽죠?"
부끄러운 모양인지 유정이는 별 쓸 데 없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건 지금 우리에게 있어 개미눈물만큼도 의미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대답 대신 다시 유정이의 입술을 입으로 틀어막았다.
"하아...."
서로의 끈끈한 숨까지 난잡하게 뒤섞이면서 공기가 뜨거워졌다. 그러고보니 서연이에겐 유정이가 이 건물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었다. 아마도 그녀가 그걸 알게 되면 기분 나빠하겠지....
"오빠...."
"응...?"
"나.... 계속 유정이라고 불러줄 거에요?"
"응. 당연하지."
"서연 언니가 그렇게 부르는거 싫다고 했잖아요."
"그래도 나한테 너는 한유정이니까 난 그렇게 부를 거야."
"약속할 수 있어요?"
"그럼."
그녀도 나름대로 서연이를 질투했던걸까? 그녀에게 있어 서연이는 닮고 싶은 목표이자 이상형이었다. 그런 사람을 경쟁의 상대로 여기게 된다면 무슨 기분일지....
불을 켜지는 않았지만 은은하게 달빛이 들어오고 있어서 충분히 그녀의 모습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아까 전에 대충 옷을 주워입기는 했지만 급하게 나왔기 때문인지 무명천은 아직도 풀려있는 채였다. 나는 비로소 유정이가 평소에 얼마나 가슴을 천으로 꽁꽁 싸매고 다녔는지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명천을 두르지 않은 본연의 상태로 그녀가 티셔츠를 입으니 부풀어오른 가슴의 윤곽을 옷이 감당하지 못하고 마치 찢어질 듯이 팽팽하게 솟아올라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게다가 브래지어를 대신하는 기능까지 맡았던 천쪼가리가 없는 탓에 지금은 젖꼭지가 여과없이 고스란히 티셔츠 위로 볼록하니 솟아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은 오히려 홀랑 벗은 것보다도 더 야하게 느껴졌다.
"유정아.... 너 가슴 진짜 커. 젖소 같애."
거의 수박이나 다름없는 노브라의 거대한 두 젖통을 보고 있자니 온갖 원색적이고 적나라한 상상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나를 괴롭히고 자극했다. 보드라운 티셔츠 자락 위로 발딱 솟아있는 유정이의 젖꼭지를 살짝 꼬집어보니 유정이가 눈을 질끈 감으며 몸을 떨었다.
"그, 그게 뭐에요. 젖소라니....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죠?"
"좋은 뜻이야. 보고 있으니까 미칠 것 같아."
유정이는 좀체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이었지만 나는 아랑곳 않고 다시 키스를 이어나가며 그녀의 가슴을 애처롭게 가리고 있는 티셔츠를 위로 올려버렸다. 오히려 가리는 것보다 더 못하는 쓸모없던 기능의 티셔츠가 말려올라가며, 답답하게 파묻혀있던 두 커다란 젖통이 마치 스프링처럼 퉁 하며 허공을 향해 튕겨올랐다.
90cm도 훌쩍 넘어보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두 가슴이, 그 볼륨에도 불구하고 탄력을 잃지 않은채 허공에서 대롱거리고 있는 모습은 이미 그 자체로 감격적이었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굳이 참을 것도 없이, 나는 정신없이 그녀의 가슴으로 입술을 옮겼다.
"아아... 하악...!"
다시 한번 가슴이 유린당하기 시작하자 유정이는 몸을 꼬으기 시작했다. 아까 했던 행위의 연속이었지만 그녀는 그 때보다 한층 더 뚜렷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나는 너무도 흡족했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한도 끝도 없이 방 안에 메아리쳤다. 쉴 새 없이 가슴을 물고 빨아대는 혀의 움직임과 더불어 내 손도 그녀의 몸 여기저기를 더듬고 있었다. 왼쪽 유방의 젖봉오리를 빨아대며 오른쪽 유방은 부드럽게 손으로 주물러주니 유정이가 뜨거운 숨을 뱉으면서 나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아응...!"
크기가 하도 크다보니 아무리 빨아대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대로 모유가 나올 때까지 쭉쭉 빨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처음 애무를 겪어보는 여자를 상대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나는 그녀의 가슴을 괴롭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이어지는 애무 앞에 결국 유정이의 젖꼭지가 빳빳하게 굳어졌다.
연분홍빛의 너무도 예쁜 젖꼭지가 딱딱하게 굳어 고개를 발딱 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아찔할 수가 없었다. 혀가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배꼽을 건드리기 시작하자 유정이가 간지러운지 몸을 한껏 오므리면서도 내 머리를 끌어안은 손을 놓지 않았다.
"아... 거긴...!"
배꼽을 지나 그녀의 수풀 사이로 내 얼굴이 비집고 들어가려하자 유정이가 애타게 숨을 헐떡였다. 강인한 여자인 그녀가 그런 수줍은 반응을 보인다는게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놀라서 당황하면서도 미처 제지하지는 못하는 그녀의 태도 덕분에 나 또한 흥분이 배가 되었다.
"아.... 학...."
보들보들한 수풀을 지나서 가장 깊숙한 안쪽을 향해 내가 더운 숨결을 불어넣으니 유정이가 찌르르 울리듯이 몸을 떨었다. 그 반응이 귀여워 나는 더 짖궂게 그녀의 두 다리를 슬며시 좌우로 밀었다.
"여기 누가 보는거 처음이야?"
내가 묻자 유정이가 눈을 꼭 감은 얼굴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감격한 나는 다시 위로 올라가 그녀의 얼굴에 키스를 해주고는 금새 또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다리 사이를 바라보았다. M자로 살며시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나는 처음으로 유정이의 가장 은밀한 곳을 만났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격이 뱃속을 채우며 전신으로 퍼졌다.
유정이의 보지는 뭐랄까.... 물 위에 아른거리는 연꽃을 보는 기분이었다. 젖꼭지도, 보지도, 누군가의 손길을 단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음을 내게 보여주듯이 분홍 빛깔을 뽐내고 있는 그녀의 몸은 그 자체로 한 송이 꽃잎이었다. 그 몸은 마치 내게 이 순간을 주기 위해서 지금까지 존재했던 것처럼 너무도 아름답게, 성스럽다고 느껴질 만큼 순결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 있었다.
그 몸에 처음으로 사내의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일종의 가학적인 파괴 행위와도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그 가학적인 흥분과 충동에 힘입어, 나는 너무도 무례하게도 그녀의 성소에 얼굴을 파묻었다.
"으흑!"
보지에 내 입술이 닿자 유정이가 움츠러들며 달뜬 소리를 질렀다. 언제나 담담하고 씩씩했던 그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녀린 반응이었다. 그녀답지 않은, 하지만 오히려 숨김없는 그녀의 모습을 더욱 깊숙히 파헤치기 위해 나는 있는 힘껏 열심히 그녀의 보지를 빨기 시작했다.
"하아악....! 오, 오빠...."
일자로 단정하게 갈라진 분홍빛 조갯살에 내 혀가 닿자 유정이가 바둥바둥 몸부림을 쳤다. 혀는커녕 손길조차 닿지 않았던 보지이니만큼 많이 놀랐을 것이다.
마치 달래주듯이 나는 혀 끝을 세워 유정이의 음순 입구를 낼름낼름 핥았다. 갈라진 계곡 선을 따라서 보지를 핥아올리던 혀 끝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닿자 그 순간 유정이가 뭉텅이로 숨을 확 뱉었다.
"아하아악...."
"여기가 좋아?"
"오... 오빠.... 흑...."
유정이가 헐떡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니 그녀가 눈물을 찔끔거리고 있었다. 유정이의 눈물을 보는 것은 당연히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모습에서 현주의 모습이 겹쳐지나가지 않을 수 없었기에 나는 유정이의 얼굴을 부드럽게 껴안으며 물었다.
"왜 울어? 아파?"
"아, 아니요.... 너무 부끄러워서...."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올 뻔 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눈물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주면서 방금 전까지 보지를 빨던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키스 정도는 자신도 받아들이는 듯 그녀도 내 입술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하아.... 오빠...."
"응."
"나.... 조금 무서워요. 안 아프게 해줄 거에요?"
"응. 약속해."
이제 나는 어느새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보지를 다시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너무도 짖궂을 만큼 야릇한 충동이 떠올랐다. 이렇게 아름답고 황홀한 몸을 가지고 있는 유정이의 구석구석을 모두 눈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유정이의 두 엉덩이를 쥐고 살며시 위로 들어올렸다.
"아....!"
다리를 벌린 상태에서 엉덩이가 위로 올라가니, 계곡이 활짝 벌어지며 그녀의 가랑이 사이가 한 줌의 숨김도 없이 내 눈앞에 모조리 드러나고 말았다. 보지는 물론이고 엉덩이 사이의 풍경까지 모두 내게 드러나보이자 유정이가 다시 한번 울상이 되어 나를 바라보며 울먹거렸다. 하지만 나는 이번엔 그녀를 달래주지 않고, 오히려 더욱 심한 짓을 저질렀다.
"오, 오빠...! 뭐하는 거에요!"
유정이가 기겁을 해서 처음으로 나를 말리고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냅다 그녀의 항문에 혀를 들이민 것이었다. 성경험이 아예 없는 그녀로서는 그런 곳에까지 애무를 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인지 그녀는 그야말로 졸도 직전으로 기겁하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렇게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 또한 처음 보는 것이었다.
"왜?"
"그... 그런 지저분한 곳까지...."
그녀는 죽기 일보직전으로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았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선 전혀 더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잘 모르겠지만 서연이와 섹스할 때마다 적어도 10분 이상은 그녀의 항문을 애무해주는게 습관이 되어있는 나였다. 심지어 최근에 있었던 몇 번의 항문 삽입으로 인해 이제 여간한 애널플레이에 대해서는 면역이 되어있는 나에게, 사랑스런 유정이의 항문을 핥는 것 정도는 오히려 꿀물을 마시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난 좋아. 네 몸 구석구석 다 맛보고 싶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예쁜 곳이 하나도 없는걸."
"흑...."
애처롭게 훌쩍이는 유정이였지만 나는 못됐게도 달래줄 생각을 않고 더욱 혀에 힘을 주어 항문을 낼름낼름 핥았다. 혀 끝이 똥구멍 끝을 뱀처럼 간질이자 천하의 유정이라도 수치심을 느끼는지 눈물을 찔금거리면서도, 한편으론 몸을 배배 꼬았다.
"아흑... 오빠... 너무 부끄럽단 말이에요...."
이제 유정이는 거의 히끅거리고 있었지만 나는 한술 더 떠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보지까지 어루만지고 있었다. 아까 내가 핥아올렸던 공알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손 끝으로 어렵지 않게 음핵의 위치를 더듬을 수 있었다. 성감대를 자극하면서 항문을 빨아대자 유정이가 마치 갓난 아기처럼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꼭 움켜쥐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정말 신기해. 난 태어나서 이렇게 두 구멍이 깨끗한 여자는 처음 봐."
그녀는 보지는 물론이고 항문까지도 깨끗했다. 사람인 이상 이슬만 먹고 살지는 않을 텐데, 태어나서 똥도 한번 안 싸본 것처럼 항문의 빛깔이 깨끗하고 선명했다. 주름이 오밀조밀하게 잡혀있는 그 구멍의 모습은 배설을 위한 기관이라기보다 차라리 아름다운 장식품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릴 것 같았다.
항문이란게 원래 그 역할이 더러우라고 있는 구멍인데 그마저도 분홍빛으로 빛나고 있다면 말 다했을까.... 순결의 아름다움이 가져다주는 극치를 나는 이 순간 누리고 있었다. 서연이에겐 미안한 말이었지만, 아니, 사실 서연이 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어떤 여자의 몸을 비교한다해도 유정이의 몸처럼 아름답고 깨끗하지는 못할 것 같았다.
"흑... 서연 언니하고도 이런거 하는 거에요?"
왜 유정이는 중요한 순간에 꼭 서연이의 이름을 꺼내는 걸까. 순수한 그녀의 정신세계를 아직은 굳이 오염시키고 싶지 않아서 나는 은근슬쩍 대답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항문을 핥던 혀를 천천히 올려 다시금 보지 안쪽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똥구멍을 간질이던 혀가 보지로 슬금슬금 올라오자 유정이가 방금 전과는 다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새하얀 눈발을 마구 짓밟듯이 음순 사이를 헤집고 내 마음대로 혀 끝을 안쪽으로 쏙 밀어넣으니, 아까와는 달리 찝찔한 맛이 조금씩 느껴져왔다. 유정이의 애액이었다.
"아... 유정아. 네 보짓물 너무 맛있어."
"하흑...."
토끼처럼 바들바들 떠는 유정이의 반응을 더욱 즐기며 나는 뜨거운 액을 뿜기 시작한 유정이의 그곳을 더 힘차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더듬어 올린 음핵을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혀 끝으로 건들며 자극하자 유정이는 허리를 퉁겨올리며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움큼 쥐어잡았다.
머리카락이 뽑혀나갈 것 같은 아픔에 나는 놀랐지만 애써 참으며 계속해서 유정이의 보지를 빨았다. 두 손가락과 혀를 이용해 음핵과 질구 안쪽을 동시에 자극해대니 유정이가 참지 못하고 신음과 함께 씹물을 더욱 울컥울컥 내보내고 있었다.
"아흑! 오... 오빠...! 기분이... 너무 이상해요...."
그럭저럭 질벽 안쪽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쯤 나는 몸을 일으켰다. 원래 첫경험은 길게 끌수록 긴장만 늘어지는 법이라 쾌감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선 안에서 속전속결로 마무리를 해주는게 좋다. 내가 팬티를 벗고 흉측하게 솟아오른 내 물건을 꺼내어들자, 유정이가 헛숨을 삼키며 긴장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남자꺼 실제로는 처음 보는 거지?"
"......."
유정이는 겁에 질린 토끼처럼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성교육 선생님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괜찮아. 안 아프게 할게."
"그, 그게.... 내 몸으로.... 들어와요?"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유정이에게 그 물건을 보여주지 않으며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자세를 취했다. 물건이 한번도 드나든 적이 없는 그녀의 깨끗한 보지 앞에 내가 귀두 끝을 정조준하고 앉으니 유정이가 울상이 되어 나를 올려다보았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듯한 얼굴이었다.
"괜찮아. 안 아플 거야."
"아프면 어떡해요....?"
"그럼 나 때려도 괜찮아. 약속할게."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유정이는 딸꾹질까지 하고 있었다. 나는 유정이의 목을 뒤에서부터 끌어안아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었다. 혀와 혀가 서로 얽히는 것이 유정이가 마음을 가라앉히는데에 다소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아니면 얼굴이 포개어진 덕분에 자지를 두 눈으로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할게."
"........"
주사를 놓기 전에 미리 경고하는 간호사의 음성이라도 들은 것처럼, 유정이가 비장하게 눈을 질끈 감으며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런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아주며 나는 서서히, 젖어든 그녀의 동굴 입구로 귀두를 쓱 밀어넣었다.
"으응!"
그녀가 인상을 찡그리며 몸을 빳빳하게 굳혔다. 긴장을 할 수록 좋을게 없었기에 나는 되도록 그녀가 떨지 않도록 키스와 더불어 온 몸을 어루만져주는걸 소홀히 하지 않았다. 딱딱하게 굳은 몸 곳곳을 매만지면서 한편으로는 조금 더 그녀의 안쪽으로 귀두를 밀어넣어보았다.
"하흑....!!"
조금만 세게 밀어넣어도 유정이는 신음을 지르며 움찔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가에 또다시 눈물 한방울이 찔끔 맺히는걸 보고 나는 걱정스러워 물었다.
"아파?"
"흐흑... 거짓말쟁이!"
"응?"
"안 아프다고 했잖아요!"
"......."
조금 머쓱해져서 나는 그만 뒤통수를 긁었다. 하긴 첫경험이 아프지 않을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작하기도 전에 "무지 아플거야. 흐흐, 긴장해!" 라고 말해줄 순 없지 않은가.
"마, 많이 아파? 그만 할까?"
사실 마음에 없는 소리였지만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나는 유정이의 반응을 살피며 물었다.
"흑... 이따가 죽도록 팰 거에요... 거짓말 했잖아요."
"......."
왠지 유정이라면 정말로 죽도록 팰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간담이 서늘했지만 어쨌든 그것은 나중의 일, 나는 조심스럽게 유정이의 안쪽을 향해서 더욱 자지를 깊숙히 밀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순간 유정이가 두 다리를 들어 나의 엉덩이를 다리로 감싸안았다.
"유, 유정아...."
"기, 기왕 할 거.... 빨리 해요. 참아볼게요."
마음의 준비를 한 걸까. 나는 유정이의 결심을 무시하지않고, 그녀의 허리를 양손으로 붙든 채 과감하게 힘을 주어 자지를 절반 이상 안쪽으로 콱 틀어박았다. 순식간에 굵직한 물건이 한움큼 안쪽으로 박히자 유정이가 단말마의 비명소리와 함께 나를 끌어안은 온 힘에 꾸욱 힘을 주었다.
"흐윽...!"
"괜찮아?"
"몰라요!"
묻지 않는게 차라리 낫겠다 싶어 나는 슬금슬금 자지를 살짝 뒤로 빼냈다가, 다시 한번 쑤욱 안쪽을 향해 밀어넣었다. 그러자 피스톤 운동에 힘입은 좆대가 마침내 뿌리 대부분을 포함해서 보지 안쪽으로 삼켜졌다.
"아흐윽...."
첫 섹스에서는 되도록 "섹스는 즐거운 것" 이라는 인식을 남겨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주를 대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맥락이었다. 심지어 유정이는 아예 숫처녀인 만큼 더더욱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써야만 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일단 내가 아무리 애를 쓴다한들 처녀막이 뚫리는 파과의 고통을 완전히 덜어줄 수는 없는 노릇인데다, 그것 이상으로 큰 이유는 유정이의 보지 조임이 너무도 무지막지했기 때문이었다. 자지를 박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질벽의 억센 움직임이 마치 자지를 끊어먹을 듯이 내 물건을 옥죄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나는 유정이가 무술을 수련한 단련된 몸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인지해냈다. 온 몸 곳곳에 미세하게 도드라져있는 근육의 윤곽을 포함해서, 이 무지막지한 질의 조임 또한 수련된 육체의 흔적인지는 몰라도 분명한 사실은 이 조임이 보통 여자들의 그것과는 차원을 달리한다는 것이었다.
"며, 명기다..."
이 구멍은 틀림없이 명기다. 유정이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아마 모르겠지만, 나는 자지를 한번 박아본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좆을 쥐어짜는 것 같은 이 오밀조밀한 질벽의 조임.... 백명의 여자를 만나도 한 명 만날까 말까 한다는 그 환상의 명기 보지임에 틀림이 없었다.
"유, 유정아... 너 너무 맛있어."
"훌쩍... 네...?"
유정이는 코를 훌쩍거리면서도 그게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는 얼굴이었다. 하긴 그녀 입장에서는 맛있다는 표현이 마치 식인종처럼 느껴질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그 황홀한 억센 조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머리 끝에서부터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었다.
"아아..."
바보 같이 숫처녀와의 섹스를 리드하고 있다는 본분도 잊고 나는 전율하며 척추를 부들부들 떨었다. 너무도 야무지게 자지를 꼭꼭 물어오는 구멍의 위력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제 겨우 뿌리까지 자지를 틀어박은 것 뿐인데 이것만으로도 이미 싸버릴 것 같았다.
단언하건대, 아까 서연이와의 섹스로 이미 한 차례 좆물을 뽑았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쯤 유정이의 보지 속에 좆물을 울컥 토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 움직일게."
비록 유정이는 자신의 보지가 뽐내는 위력을 실감조차 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나는 그 위력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겨우 정신을 붙들고는 나는 서서히 허리를 앞뒤로 놀려가며 좆질을 시작했다. 따스한 보짓살에 자지가 파묻히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온기가 짜르르 전신에 퍼지면서 눈 앞에 아득해졌다.
"하아.. 따뜻해..."
"오빠... 기분 좋아요?"
"으응.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넌 안 아파?"
"아까처럼 아프진 않아요...."
그녀의 보지도 이제 파과의 아픔에 서서히 익숙해져가는 듯 했다. 나는 조금 더 안심하고 의욕적으로 좆질을 해나갔다. 첫 섹스이니만큼 심한 고통을 줄 만큼 과격한 피스톤질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체위를 바꾸거나 하는 일 없이 이대로 끝을 향해 달려가기로 하고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하아... 하아아...."
하지만 역설적으로 마음 놓고 좆질을 할수록 그녀의 보지가 전해오는 엄청난 쾌감에 내 자지는 금새라도 좆물을 뿜을 듯이 움찔거리게 된다. 이 보지는 정말.... 무시무시한 명기였다.
"하아... 유정아... 나 진짜 미칠 것 같아. 네 보지 너무 엄청나.... 맛있어서 미칠 것 같아."
"하흑... 으흑... 으으응.... 하으으...."
푸욱푸욱푸욱푸욱!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격정적인 쾌감을 참지 못하고 나는 아무렇게나 지껄이기 시작했지만 유정이는 이미 그 말을 들어줄 정신도 없는 것 같았다. 점점 더 빨라지는 좆질의 속도 앞에 유정이는 신음소리를 마구 흘리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아흑... 아아아! 하아아악.... 아흐으으윽!!"
질컥질컥질컥! 푸욱푸욱푸욱!
"하아악!! 아아흐응!!! 으으으으응!!! 하아으으으응!!!!"
섹스러운 보짓물소리와 높아져가는 유정이의 신음소리.... 유정이가 이렇게까지 맛있을 거라고 내가 어떻게 상상이나 했겠는가.
피스톤질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유정이의 거대한 두 빨통이 아래위로 마치 폭포처럼 덜렁덜렁 세차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커다란 젖이 내 좆질에 맞추어 떨어져나갈듯이 출렁이는 모습이 그렇게 야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혹을 쏙 빼놓는 명기의 조임과 음란하고 적나라한 거유의 출렁임.... 그 아찔한 쾌락 앞에 나는 금새라도 녹아 없어질 듯 그렇게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흑...! 유정아...."
사정의 순간, 참지 못하고 애타게 유정이의 이름을 부르며 좆물을 뿜었다. 한줄기 이성이 남아있어 가까스로 구멍에서 자지를 뽑긴 했지만 좆물이 질벽 안쪽에까지 뿜어졌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정신이 없었다. 폭풍처럼 머리를 헤집어놓은 쾌감의 흔적 앞에 경련하듯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하아...! 오빠...!"
유정이도 그런 나를 애달프게 부르며 두 다리로 내 몸통을 꼬옥 끌어안았다. 그 모습만큼은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 처녀의 모습이라곤 상상할 수도 없는 요염한 모습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몸을 뜨겁게 끌어안은채로 아찔한 절정의 봉오리에 올랐다.
"하아... 하아...."
우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참 동안이나 서로의 몸을 부둥켜안고 누워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갔지만 그녀의 보지가 내게 남긴 격동의 흔적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유정이 또한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본 성교의 여운 때문에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오빠아..."
결국 먼저 입을 연 것은 유정이였다.
"응...."
"나... 나 어땠어요?"
"뭐... 가?"
"서연 언니만큼..., 좋으셨어요?"
서연이와의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찾으려고 하는 유정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답답하게 보였다. 나는 있는 힘껏 유정이의 알몸을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그러자 내 살갖에 유정이의 커다란 가슴이 부딪혀 부드럽게 뭉개졌다.
"좋았어. 너무너무.... 내가 여태껏 해봤던 섹스 중에 최고로 좋았어."
유정이가 믿을진 모르겠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것은 유정이가 백명 중 한명 꼴로 나올까 말까 한 명기이기 때문이 아니었고, 혹은 그녀가 E컵의 거유를 지니고 있기 때문도 아니었다. 오로지 그녀가 한유정이기 때문이었다.
"나도... 좋았어요."
많이 아팠을 텐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힐끔 시선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보지에서 뽑혀나온 내 자지를 바라보았다. 아니나다를까 자지 표면이 울긋불긋하게 피로 물들어있었다. 그녀의 순결을 내가 빼앗았다는 뚜렷한 흔적.... 처녀의 상실을 상징하는 파과의 혈이었다.
"아프지 않았어?"
"아팠어요."
그녀 또한 순결을 잃었다는 증거를 자신의 눈으로 바라볼 용기가 차마 나질 않는지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내 품 안에서 웅얼거렸다.
"그래도.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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