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앞으로 5분만 버티자, 절대 당하면 안 된다!”
“부우웅...”
인공이와 지윤이가 타고 대전으로 향하는 그들은 국도를 통해 내달리고 있다. 다행인 것은 남쪽은 아직 핵공격의 피폭을 받지 않은 상태였기에 마음 것 달릴 수 있었다. 달리던 인공이의 오토바이에 이상이 생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부릉... 부릉...”
“탈탈탈...”
“어, 왜 이러죠?”
“연료가 다 떨어졌네요, 근처에 주유소도 없는데...”
“그런데 이곳은 어디쯤이죠?”
“천안 근처 일 겁니다, 아까 이정표에서 살짝 봤으니까요.”
“그렇군요.”
“우선 이 근처에서 하룻밤 쉬었다 가는 게...”
“네?!”
인공이의 제안에 지윤이가 놀라며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그리고는 인공이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며 물었다.
“저... 저희 둘이요?”
“당연히 저희 둘이죠, 여기 누구 또 있나요?”
“헉...”
“응? 왜 그러시죠?”
“......”
지윤이의 행동에 인공이가 당황하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대충 눈치를 챘고...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신호를 하기 위해 두 팔을 벌려 손을 좌우로 젓기 시작했다. 그 동작에 지윤이가 놀라며 뒷걸음질을 하고 뒷걸음질을 하던 지윤이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려 하자 인공이가 달려들며 지윤이를 안았다.
“뭉클...”
“......”
인공이의 기사도 행동에 뜻하지 않은 오해의 행동이 발생하고 말았고...
“끼야악!”
“헉...”
“어... 어딜 만지시는 거예요?!”
“그... 그게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이런 음흉한 생각을 하고 계신 건 아니시죠?”
“절대 아닙니다, 정말 실수였다고요.”
“......”
둘의 사이는 냉랭하기만 했고 인공이가 놀란 지윤이를 달래주기 위해 다가가려 하자 지윤이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윤이는 인공이의 호의에 수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역시... 처음 만난 남자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게 아니었어.’
오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억울했던 인공이가 한숨을 쉬며 머리만 긁적이게 되었고 인근 마음을 둘러보며 하룻밤 묵어갈 숙소를 찾기로 했다. 외진 지역 이였기에 눈에 보이는 풍경은 논과 밭, 그리고 산 밖에는 없었다. 그러다 작은 집이 하나 보였고 자신 때문에 놀란 지윤이에게 그곳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건넨다.
“저... 저만 여기다 놓고요?”
“저곳까지 다녀오려면 힘드실 것인데...”
“싫어요, 그래도 같이 갈래요.”
“언제는 접근도 못하게 하더니...”
“그... 그건...!”
“알았어요, 알겠으니까 제 뒤만 따라오세요.”
“......”
얼마나 걸었을까... 인공이도 힘들어하는 거리를 지윤이가 따라가려니 정말 힘이 많이 드는 모습이다. 길옆에는 작은 개울가가 있었고 날씨가 너무 더워 세수라도 하고 가고 싶었던 인공이는 개울가로 천천히 내려간다.
“어... 어디가요?”
“세수 좀 하려고요, 어푸... 어푸...”
“빨리 가서 도움을 청하고 저를 대전으로 보내주세요.”
“세수만 하고 갑시다, 너무 냉정하시네.”
“......”
“안 더워요?”
“......”
“이리와요, 세수 좀 해요. 여기 물 너무 시원하고 좋네요. 어서요.”
“네...”
지윤이가 인공이가 있는 개울가로 내려가며 불안한 모습으로 위태위태 했고 그런 모습에 덩달아 인공이도 조마조마했다. 역시나...
“어멋!”
“어, 어! 조심해요!”
다시 한 번 인공이 품으로 안기게 된 지윤이는 이번에도 자신의 젖가슴에 인공이의 손이 닿았다는 사실에 침묵하게 되었고 인공이도 고의가 아닌 실수라는 사실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연속된 실수에 둘은 서로만 응시하며 잠시 적막이 흘렀다.
“콜록, 콜록.”
“고... 고마워요, 잡아 주셔서.”
“거, 조심히 좀 내려오시지...”
민망한 듯 지윤이는 인공이가 있는 개울가로 향했고 또 넘어질까 걱정하는 마음에 인공이가 손을 내민다. 인공이의 손을 잡은 지윤이가 개울가 한 가운데로 향하고 손에 물을 묻이자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기를 느끼게 되었고.
“앗! 차가워.”
“차갑긴요, 시원한데.”
“시골이라 그런지 정말 물이 차갑네요.”
“......”
허리를 숙인 채 위로 올려다보는 인공이는 지윤이의 머리 뒤편에 해가 있는 것을 알고 아우라가 비추는 듯 그녀의 매력에 조금씩 설레기 시작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긴 생머리, 백옥같은 피부와 얇상한 목선... 그 모든 것이 인공이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눈을 땔 수 없어 한동안 지윤의 모습에 시선이 고정되고 이를 느낀 지윤이 다소곳하게 고개를 돌린다.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아, 아닙니다. 죄송해요.”
둘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교차되고 있었다. 한편, 그 시각 서해로 중국의 J-20을 막기 위해 출격을 서두르는 수원 공군기지는 비행기들의 굉음이 울려 퍼진다.
“쿠우웅...”
“슈우웅~!”
“K-1, 출격 준비로 대기 바란다.”
“롸저.”
수원 공군기지로 참모총장과 공군 작전사령관이 출격을 준비하는 전투기를 쌍안경으로 확인하며 대화를 나눈다.
“승률은 어떻게 되나요?”
“글쎄요, 한국전쟁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중국 공군력과 붙어 본 경험이 없어서...”
“기본 적인 데이터는 어떻습니까?”
“F계열의 전투기가 중국산 전투기와 맞붙은 전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승산이 매우 높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 파일럿들이 중국 쪽보다는 훈련이나 기본 능력면에서 우월한 것으로 나타나니까요.”
“적을 알아야 우리가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중국 쪽에서 몇 대나 날아오며 우리 쪽에서는 몇 대나 뜹니까?”
“현재 파악된 것으로는 중국 쪽에서 20대의 J-20이 날아오고 있으며 추가 지원 병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쪽에서 이를 대응하기 위해 F-15k만 30대를 출동 시킬 예정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군.”
“출동 시킬 까요?”
“그렇게 하세요.”
참모총장의 지시에 따라 예열을 끝마친 F-15k들이 일제히 불꽃을 내뿜기 시작한다.
“크아아앙...!”
활주로에 사열되어 있던 전투기 중 일부가 아직 출격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참모총장이 공군 작전사령관에게 물었다.
“10대만 뜨고 20대는 왜 뜨지 않는 겁니까?”
“10대는 초기 대응을 위해 이륙하는 것이고 20대는 무기를 교체 중에 있습니다.”
“교체? 특별한 무기라도 있는 겁니까?”
“적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상대입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을 것이고요. 유리섬유 복합재에 카본블랙으로 뒤덮은 J-20을 공중전으로 상대하는 건 무리라는 말씀이죠. 우리 레이더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대공 미사일은 무의미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레이더에만 의존하지 않고 열 추적이 가능한 미사일로 교체, 채프(레이더에 크게 반사되는 알루미늄 조각들, 미사일 공격을 피할 때 사용하는 무기)를 다량으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완전 대비를 한 뒤 20대는 후발로 뜬다는 말씀이군요.”
“반드시 승리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공군의 놀라운 전술과 기술을 중국은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후후후...”
치밀한 대비를 하고 출격을 준비하는 20대의 전투기와 이미 서해 상공으로 출격을 시작한 10대의 F-15k의 숨 막히는 공중전을 예상 할 수 있었다. 선발로 출격한 10대의 편대장은 9대의 파일럿들과 긴밀한 교신을 주고받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고...
“편대장님, 적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습니다.”
“J-20이라잖아, 이해가 안 가노?”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편대장은 조금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이다.
“무작정 다가간다고 적들과 만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무조건 날아라, 편대 마하 비행으로 전속력 전진 할 기야. 적이 우릴 레이더에 잡을 때 쯤 우리는 무조건 공격이다. 알겠노?!”
“예!”
“과속 비행 한 번 해 볼까.”
10대의 F-15k 전속력으로 비행을 준비할 때 수원 공군기지 관제탑에서 무전이 들려온다.
“호근아.”
“응? 누고? 누군데 이름을 막 부르는 기야?”
“내다, 정규.”
“문디 자슥... 이름 부르지 말고 계급을 불러라, 꽉 마!”
편대장 이호근 중령과 관제탑에서 무전을 보내는 이정규 중령은 공군사관학교 동창이자 고향 절친이다. 전투를 떠나는 친구에게 관제탑에 있던 이 중령이 교신을 보낸 것이다.
“흐흐흐, 이따 저녁에 소주나 한 잔하려고 약속 잡는 기다.”
“소주? 미z냐? 나라가 지금 전쟁인데 뭔 소주고?”
“살아서 돌아와라, 내 친구.”
“......”
“감동 받았나? 울지 마라.”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내 여자 친구 지윤이 소식이나 알아 봐라.”
“롸저.”
“미친놈... 술 약속은... 롸저!”
10대의 편대는 마하 2.3의 최고 속도로 서해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마하의 속도로 진입하는 순간 엄청난 소닉붐의 충격파가 하늘을 뒤덮을 듯한 기상으로 울려 퍼진다.
“콰아아아아앙~!!”
중국 쪽 공군 사령부에는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의 전투부대를 맞이하기 위해 출격한 전투기들을 확인하고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한국 쪽에서 전투부대를 서해 쪽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5분 후면 마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공군을? 훗... 우리 J-20의 놀라운 전투력을 맛보고 싶다는 것인가?”
“어떻게 지시할까요?”
“고민할게 뭐가 있어?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하기 전에 몸 풀기로 한국군과 놀아주는 것도 괜찮지. 무서움을 보여주라고 해!”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항속거리가 부족한 우리 공군이 일본으로 가지 못하고 다시 중국으로 회향해야 합니다.”
“돌아오면 다시 정비해서 가면 되는 것이잖아!”
“아, 알겠습니다.”
5분... 5분이면 서해의 공중은 붉은 하늘이 될 것이다. 이제 앞으로 3분도 남지 않은 교전을 대비하며 중국 공군 편대도 전투 대비를 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공군 편대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다 J-20 레이더에 잡힌 F-15k 편대. F-15k의 레이더는 깨끗했다. 중국 전투 편대 편대장이 다른 파일럿들에게 무전으로 말한다.
“AIM-9M 사이드와인더 발사!”
“롸저!”
“슈우우우...”
불을 뿜으며 날아가는 중국의 미사일들은 10대의 편대 비행 중인 F-15k 편대로 날아들게 되고 이를 모르고 있던 파일럿들은 높은 압력과 기압 상태에서 중국의 J-20으로 날아가고 있다. 그리고 얼마 후...
“삐삐삐!”
“응? RWR(레이더 경보장치)경고음이 들린다!”
“누군가 락온(조준) 된 것 같습니다!”
“큭... 상대가 우릴 파악한 것 같다, 모두 미사일을 피해라!”
“롸저!”
F-15k 파일럿들은 모두 ECM(레이더 교란 장치)를 켜고는 편대를 이탈하며 날아오는 AIM-9M 사이드와인더를 피하기 위해 고개비행을 시작했다. 발사된 중국의 미사일 10발 중 9발이 빗나갔고 한 발이 편대장 이호근 중령의 비행기를 ?기 시작한다. 다른 파일럿들이 이러한 사실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이 중령에게 무전을 보낸다.
“편대장님, 뒤에 미사일이 따라갑니다.”
“채프를 뿌리시고 하강하세요!”
“큭...”
“펑!”
이 중령이 탄 전투기에서 채프가 뿌려졌고 날아오는 미사일이 채프에 걸려 폭발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채프로 미사일을 따돌린다는 작전은 수포로 돌아가고...
“이 중령님!”
“젠장, 내 알아서 미사일 따돌릴게. 모두 편대를 유지하고 중국 놈들이 다가오면 사격하기 바란다!”
“행운을 빕니다!”
고개비행을 하며 자신의 꼬리를 바짝 따라붙는 AIM-9M 사이드와인더를 따돌리기 위해 이 중령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지난 과거에 전술수업을 거치며 익혔던 방법 중 떠오르는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빔기동으로 미사일을 따돌린다!”
빔기동이란 전투기의 3시 방향과 9시 방향을 말하는데, 빔 기동은 적 미사일이 전투기의 3시나 9시 방향에 오도록 방향을 유지하는 것을 뜻했다. 즉, 비사일이 비켜가게 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미사일과 정명을 바라보게 해야 했고 가속을 붙인 이 중령의 전투기는 시계방향으로 회전을 하며 사이드와인더와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좋아, 이 새끼! 어디 한 번 덤벼 봐라!!”
이 중령의 전투기가 사이드와인더와 거리가 좁혀지며 이를 지켜보는 다른 파일럿들은 숨이 멎을 것 같았고 오기에 찬 이 중령의 고함 소리와 함께 사이드와인더는 전투기 3시 방향으로 목표를 잃고 지나친다.
“피유우우웅...”
“와, 진짜 살 떨리네!”
“편대장님! 나이스!”
“등골이 오싹해서 이거 전투하겠어?!”
모두 이 중령의 비행전술에 환호성을 치며 기뻐하는 가운데 k-4 호칭이 붙은 비행기의 파일럿이 큰 소리로 소리친다.
“적이다! 적의 나타났습니다!”
“뭐라고? 어디야?!”
“12시 방향입니다!”
“고도 유지하고 지원 편대 올 동안 모두 버텨야 한다, 꼭 살아남아라!”
“롸저!”
하지만 이들에게는 너무 힘든 싸움이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적군의 비행기를 격추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열 추적 미사일을 장착하지 않은 선발 편대는 오로지 꽁무니가 빠지게 선회하며 기회를 잡아 발칸포를 이용한 공격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반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적외선 감지 미사일 준비해!”
“적외선으로 가능할까요?! 으악!”
“무슨 소리야? 어? k-2!”
J-20의 공격을 피하던 k-2호가 적이 쏜 미사일에 락온 되었고 끝내 피하지 못하고 격추되고 만다.
“펑!!”
“k-2!!”
“저 개새끼들!”
“안 돼, k-2!!”
한국의 편대는 k-2호를 잃었고 이 중령은 분노에 찼다. 치열한 공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후발로 출격하는 나머지 20대는 앞으로 5분 후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해 상공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앞으로 5분만 버티자, 절대 당하면 안 된다!”
“예!”
공격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중령의 기체에 락온을 알리는 알림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삐삐삐...!!”
“큭, 이번에는 나잖아!”
“편대장님이 락온에 걸렸다!”
“이렇게 당할 수는 없는데... 젠장!”
“쿠아아아아...”
굉음의 서해 상공은 불바다가 되어 가고 있다.
“부우웅...”
인공이와 지윤이가 타고 대전으로 향하는 그들은 국도를 통해 내달리고 있다. 다행인 것은 남쪽은 아직 핵공격의 피폭을 받지 않은 상태였기에 마음 것 달릴 수 있었다. 달리던 인공이의 오토바이에 이상이 생기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부릉... 부릉...”
“탈탈탈...”
“어, 왜 이러죠?”
“연료가 다 떨어졌네요, 근처에 주유소도 없는데...”
“그런데 이곳은 어디쯤이죠?”
“천안 근처 일 겁니다, 아까 이정표에서 살짝 봤으니까요.”
“그렇군요.”
“우선 이 근처에서 하룻밤 쉬었다 가는 게...”
“네?!”
인공이의 제안에 지윤이가 놀라며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그리고는 인공이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며 물었다.
“저... 저희 둘이요?”
“당연히 저희 둘이죠, 여기 누구 또 있나요?”
“헉...”
“응? 왜 그러시죠?”
“......”
지윤이의 행동에 인공이가 당황하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대충 눈치를 챘고...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신호를 하기 위해 두 팔을 벌려 손을 좌우로 젓기 시작했다. 그 동작에 지윤이가 놀라며 뒷걸음질을 하고 뒷걸음질을 하던 지윤이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려 하자 인공이가 달려들며 지윤이를 안았다.
“뭉클...”
“......”
인공이의 기사도 행동에 뜻하지 않은 오해의 행동이 발생하고 말았고...
“끼야악!”
“헉...”
“어... 어딜 만지시는 거예요?!”
“그... 그게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이런 음흉한 생각을 하고 계신 건 아니시죠?”
“절대 아닙니다, 정말 실수였다고요.”
“......”
둘의 사이는 냉랭하기만 했고 인공이가 놀란 지윤이를 달래주기 위해 다가가려 하자 지윤이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윤이는 인공이의 호의에 수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역시... 처음 만난 남자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 게 아니었어.’
오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억울했던 인공이가 한숨을 쉬며 머리만 긁적이게 되었고 인근 마음을 둘러보며 하룻밤 묵어갈 숙소를 찾기로 했다. 외진 지역 이였기에 눈에 보이는 풍경은 논과 밭, 그리고 산 밖에는 없었다. 그러다 작은 집이 하나 보였고 자신 때문에 놀란 지윤이에게 그곳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건넨다.
“저... 저만 여기다 놓고요?”
“저곳까지 다녀오려면 힘드실 것인데...”
“싫어요, 그래도 같이 갈래요.”
“언제는 접근도 못하게 하더니...”
“그... 그건...!”
“알았어요, 알겠으니까 제 뒤만 따라오세요.”
“......”
얼마나 걸었을까... 인공이도 힘들어하는 거리를 지윤이가 따라가려니 정말 힘이 많이 드는 모습이다. 길옆에는 작은 개울가가 있었고 날씨가 너무 더워 세수라도 하고 가고 싶었던 인공이는 개울가로 천천히 내려간다.
“어... 어디가요?”
“세수 좀 하려고요, 어푸... 어푸...”
“빨리 가서 도움을 청하고 저를 대전으로 보내주세요.”
“세수만 하고 갑시다, 너무 냉정하시네.”
“......”
“안 더워요?”
“......”
“이리와요, 세수 좀 해요. 여기 물 너무 시원하고 좋네요. 어서요.”
“네...”
지윤이가 인공이가 있는 개울가로 내려가며 불안한 모습으로 위태위태 했고 그런 모습에 덩달아 인공이도 조마조마했다. 역시나...
“어멋!”
“어, 어! 조심해요!”
다시 한 번 인공이 품으로 안기게 된 지윤이는 이번에도 자신의 젖가슴에 인공이의 손이 닿았다는 사실에 침묵하게 되었고 인공이도 고의가 아닌 실수라는 사실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연속된 실수에 둘은 서로만 응시하며 잠시 적막이 흘렀다.
“콜록, 콜록.”
“고... 고마워요, 잡아 주셔서.”
“거, 조심히 좀 내려오시지...”
민망한 듯 지윤이는 인공이가 있는 개울가로 향했고 또 넘어질까 걱정하는 마음에 인공이가 손을 내민다. 인공이의 손을 잡은 지윤이가 개울가 한 가운데로 향하고 손에 물을 묻이자 얼음장처럼 차가운 냉기를 느끼게 되었고.
“앗! 차가워.”
“차갑긴요, 시원한데.”
“시골이라 그런지 정말 물이 차갑네요.”
“......”
허리를 숙인 채 위로 올려다보는 인공이는 지윤이의 머리 뒤편에 해가 있는 것을 알고 아우라가 비추는 듯 그녀의 매력에 조금씩 설레기 시작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긴 생머리, 백옥같은 피부와 얇상한 목선... 그 모든 것이 인공이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눈을 땔 수 없어 한동안 지윤의 모습에 시선이 고정되고 이를 느낀 지윤이 다소곳하게 고개를 돌린다.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아, 아닙니다. 죄송해요.”
둘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교차되고 있었다. 한편, 그 시각 서해로 중국의 J-20을 막기 위해 출격을 서두르는 수원 공군기지는 비행기들의 굉음이 울려 퍼진다.
“쿠우웅...”
“슈우웅~!”
“K-1, 출격 준비로 대기 바란다.”
“롸저.”
수원 공군기지로 참모총장과 공군 작전사령관이 출격을 준비하는 전투기를 쌍안경으로 확인하며 대화를 나눈다.
“승률은 어떻게 되나요?”
“글쎄요, 한국전쟁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중국 공군력과 붙어 본 경험이 없어서...”
“기본 적인 데이터는 어떻습니까?”
“F계열의 전투기가 중국산 전투기와 맞붙은 전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승산이 매우 높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 파일럿들이 중국 쪽보다는 훈련이나 기본 능력면에서 우월한 것으로 나타나니까요.”
“적을 알아야 우리가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중국 쪽에서 몇 대나 날아오며 우리 쪽에서는 몇 대나 뜹니까?”
“현재 파악된 것으로는 중국 쪽에서 20대의 J-20이 날아오고 있으며 추가 지원 병력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쪽에서 이를 대응하기 위해 F-15k만 30대를 출동 시킬 예정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군.”
“출동 시킬 까요?”
“그렇게 하세요.”
참모총장의 지시에 따라 예열을 끝마친 F-15k들이 일제히 불꽃을 내뿜기 시작한다.
“크아아앙...!”
활주로에 사열되어 있던 전투기 중 일부가 아직 출격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참모총장이 공군 작전사령관에게 물었다.
“10대만 뜨고 20대는 왜 뜨지 않는 겁니까?”
“10대는 초기 대응을 위해 이륙하는 것이고 20대는 무기를 교체 중에 있습니다.”
“교체? 특별한 무기라도 있는 겁니까?”
“적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상대입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을 것이고요. 유리섬유 복합재에 카본블랙으로 뒤덮은 J-20을 공중전으로 상대하는 건 무리라는 말씀이죠. 우리 레이더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대공 미사일은 무의미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레이더에만 의존하지 않고 열 추적이 가능한 미사일로 교체, 채프(레이더에 크게 반사되는 알루미늄 조각들, 미사일 공격을 피할 때 사용하는 무기)를 다량으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완전 대비를 한 뒤 20대는 후발로 뜬다는 말씀이군요.”
“반드시 승리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공군의 놀라운 전술과 기술을 중국은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후후후...”
치밀한 대비를 하고 출격을 준비하는 20대의 전투기와 이미 서해 상공으로 출격을 시작한 10대의 F-15k의 숨 막히는 공중전을 예상 할 수 있었다. 선발로 출격한 10대의 편대장은 9대의 파일럿들과 긴밀한 교신을 주고받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고...
“편대장님, 적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습니다.”
“J-20이라잖아, 이해가 안 가노?”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편대장은 조금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이다.
“무작정 다가간다고 적들과 만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무조건 날아라, 편대 마하 비행으로 전속력 전진 할 기야. 적이 우릴 레이더에 잡을 때 쯤 우리는 무조건 공격이다. 알겠노?!”
“예!”
“과속 비행 한 번 해 볼까.”
10대의 F-15k 전속력으로 비행을 준비할 때 수원 공군기지 관제탑에서 무전이 들려온다.
“호근아.”
“응? 누고? 누군데 이름을 막 부르는 기야?”
“내다, 정규.”
“문디 자슥... 이름 부르지 말고 계급을 불러라, 꽉 마!”
편대장 이호근 중령과 관제탑에서 무전을 보내는 이정규 중령은 공군사관학교 동창이자 고향 절친이다. 전투를 떠나는 친구에게 관제탑에 있던 이 중령이 교신을 보낸 것이다.
“흐흐흐, 이따 저녁에 소주나 한 잔하려고 약속 잡는 기다.”
“소주? 미z냐? 나라가 지금 전쟁인데 뭔 소주고?”
“살아서 돌아와라, 내 친구.”
“......”
“감동 받았나? 울지 마라.”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내 여자 친구 지윤이 소식이나 알아 봐라.”
“롸저.”
“미친놈... 술 약속은... 롸저!”
10대의 편대는 마하 2.3의 최고 속도로 서해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마하의 속도로 진입하는 순간 엄청난 소닉붐의 충격파가 하늘을 뒤덮을 듯한 기상으로 울려 퍼진다.
“콰아아아아앙~!!”
중국 쪽 공군 사령부에는 대한민국에서 자신들의 전투부대를 맞이하기 위해 출격한 전투기들을 확인하고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사령관님, 한국 쪽에서 전투부대를 서해 쪽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5분 후면 마주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공군을? 훗... 우리 J-20의 놀라운 전투력을 맛보고 싶다는 것인가?”
“어떻게 지시할까요?”
“고민할게 뭐가 있어?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하기 전에 몸 풀기로 한국군과 놀아주는 것도 괜찮지. 무서움을 보여주라고 해!”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항속거리가 부족한 우리 공군이 일본으로 가지 못하고 다시 중국으로 회향해야 합니다.”
“돌아오면 다시 정비해서 가면 되는 것이잖아!”
“아, 알겠습니다.”
5분... 5분이면 서해의 공중은 붉은 하늘이 될 것이다. 이제 앞으로 3분도 남지 않은 교전을 대비하며 중국 공군 편대도 전투 대비를 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공군 편대를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다 J-20 레이더에 잡힌 F-15k 편대. F-15k의 레이더는 깨끗했다. 중국 전투 편대 편대장이 다른 파일럿들에게 무전으로 말한다.
“AIM-9M 사이드와인더 발사!”
“롸저!”
“슈우우우...”
불을 뿜으며 날아가는 중국의 미사일들은 10대의 편대 비행 중인 F-15k 편대로 날아들게 되고 이를 모르고 있던 파일럿들은 높은 압력과 기압 상태에서 중국의 J-20으로 날아가고 있다. 그리고 얼마 후...
“삐삐삐!”
“응? RWR(레이더 경보장치)경고음이 들린다!”
“누군가 락온(조준) 된 것 같습니다!”
“큭... 상대가 우릴 파악한 것 같다, 모두 미사일을 피해라!”
“롸저!”
F-15k 파일럿들은 모두 ECM(레이더 교란 장치)를 켜고는 편대를 이탈하며 날아오는 AIM-9M 사이드와인더를 피하기 위해 고개비행을 시작했다. 발사된 중국의 미사일 10발 중 9발이 빗나갔고 한 발이 편대장 이호근 중령의 비행기를 ?기 시작한다. 다른 파일럿들이 이러한 사실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이 중령에게 무전을 보낸다.
“편대장님, 뒤에 미사일이 따라갑니다.”
“채프를 뿌리시고 하강하세요!”
“큭...”
“펑!”
이 중령이 탄 전투기에서 채프가 뿌려졌고 날아오는 미사일이 채프에 걸려 폭발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채프로 미사일을 따돌린다는 작전은 수포로 돌아가고...
“이 중령님!”
“젠장, 내 알아서 미사일 따돌릴게. 모두 편대를 유지하고 중국 놈들이 다가오면 사격하기 바란다!”
“행운을 빕니다!”
고개비행을 하며 자신의 꼬리를 바짝 따라붙는 AIM-9M 사이드와인더를 따돌리기 위해 이 중령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지난 과거에 전술수업을 거치며 익혔던 방법 중 떠오르는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빔기동으로 미사일을 따돌린다!”
빔기동이란 전투기의 3시 방향과 9시 방향을 말하는데, 빔 기동은 적 미사일이 전투기의 3시나 9시 방향에 오도록 방향을 유지하는 것을 뜻했다. 즉, 비사일이 비켜가게 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미사일과 정명을 바라보게 해야 했고 가속을 붙인 이 중령의 전투기는 시계방향으로 회전을 하며 사이드와인더와 정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좋아, 이 새끼! 어디 한 번 덤벼 봐라!!”
이 중령의 전투기가 사이드와인더와 거리가 좁혀지며 이를 지켜보는 다른 파일럿들은 숨이 멎을 것 같았고 오기에 찬 이 중령의 고함 소리와 함께 사이드와인더는 전투기 3시 방향으로 목표를 잃고 지나친다.
“피유우우웅...”
“와, 진짜 살 떨리네!”
“편대장님! 나이스!”
“등골이 오싹해서 이거 전투하겠어?!”
모두 이 중령의 비행전술에 환호성을 치며 기뻐하는 가운데 k-4 호칭이 붙은 비행기의 파일럿이 큰 소리로 소리친다.
“적이다! 적의 나타났습니다!”
“뭐라고? 어디야?!”
“12시 방향입니다!”
“고도 유지하고 지원 편대 올 동안 모두 버텨야 한다, 꼭 살아남아라!”
“롸저!”
하지만 이들에게는 너무 힘든 싸움이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적군의 비행기를 격추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열 추적 미사일을 장착하지 않은 선발 편대는 오로지 꽁무니가 빠지게 선회하며 기회를 잡아 발칸포를 이용한 공격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반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적외선 감지 미사일 준비해!”
“적외선으로 가능할까요?! 으악!”
“무슨 소리야? 어? k-2!”
J-20의 공격을 피하던 k-2호가 적이 쏜 미사일에 락온 되었고 끝내 피하지 못하고 격추되고 만다.
“펑!!”
“k-2!!”
“저 개새끼들!”
“안 돼, k-2!!”
한국의 편대는 k-2호를 잃었고 이 중령은 분노에 찼다. 치열한 공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후발로 출격하는 나머지 20대는 앞으로 5분 후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해 상공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앞으로 5분만 버티자, 절대 당하면 안 된다!”
“예!”
공격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중령의 기체에 락온을 알리는 알림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삐삐삐...!!”
“큭, 이번에는 나잖아!”
“편대장님이 락온에 걸렸다!”
“이렇게 당할 수는 없는데... 젠장!”
“쿠아아아아...”
굉음의 서해 상공은 불바다가 되어 가고 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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