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도 될까?”
이런 인한이형이 와버렸다. 어떻게 된 걸까…나는 주섬주섬 옷을 줏어입고 수현이를 밀쳐내며 얼른 대답했다.
“네 네 잠깐만요”
여튼 운동가인 인한이형은 왜경 놈들의 목을 치는 것을 반대하진 않겠지… 게다가 사부와 동년배니 사형들도 별 말하지 못할 것이다.
“부부행색을 하려거던 제대로 하거라. 사람들 눈치볼거야 없다만서도…”
“에햄. 그나저나 어쩐 일이오? 일보러 가지 않았소?”
“일이 좀 꼬였다.”
그그제 오정께 산아래로 내려간 인한이형은 경성으로 가기 위해 역사로 갔다. 근데 가토녀석을 만난 것이다. 가토… 인한이형도 그 녀석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임무가 있었고 또 동지가 있어 무시하고 가려는데 이놈의 가토녀석이 먼저 알아보고 왜경을 좌악 깔아버린 것이 아닌가?
“그때 최형이 아니면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같이 간 동지가 총격전을 벌이며 시간을 번 사이 인한이형은 홍등가로 도망쳤다. 그러나 소월이 누이의 가게는 이미 풍비박산이 난 후다
“행마잡이 조차 모조리 붙잡혀 갔더구나. 엄한 사내놈들이 돈을 탐내 들어와 있었고…”
그리하여 산길을 타고 넘어온 것이다. 자동차로도 반나절이 걸리는 길을 산길로 왔으니 하루 반이 꼬박 걸렸다. 오늘 새벽에 마을로 들어와서 간단히 요기만 하고 잠시 눈을 붙인 후 바로 왔단다. 암자까지 박살난 것은 수현에게 들었고…
“가토란 녀석이 보통내기가 아니다. 나야 얼굴이 어느정도 알려진 편이였으나, 신분도 들어나지 않은 상태인데다 소월이는 우리 조직에서조차 아는 자가 드문데 어떻게 알아냈는지 영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소월누이는”
“살아남지 못할게야. 직접적인 증거는 모조리 인멸하였지만, 아이들 중에 일을 약간이나마 아는 애들이 적지 않으니…”
“그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가토 녀석이 귀신같이 꼬리를 캔 것 같소. 달포 전부터 소월누이의 가게에 출입했다 하더이다.”
나는 가토가 지현이란 아이에 빠진 것을 위장하여 보름간 출입했었고, 왜경들이 들이친 후에 어떻게 보호했으며 또 어떤 함정을 쳤는지 소상히 이야기 했다.
“으음… 쉽게 풀릴 수도 있었을 문제인데…”
“내막을 모르는 아이들을 풀어두고 잡혀가면 건달들의 줄을 타고 서장쯤에 압력을 넣어 가토를 궁지로 몰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게 말이다. 그 아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가토는 산사까지 왜경을 보냈더이다.”
“이야기 들었다. 땡초가 죽었다고…”
“그런데도 사형들은 잡아온 왜경들의 목을 치지 못하게 하고 있소.”
“와하하하하 그 이야기도 들었느니라. 꼭 목을 쳐야 되느냐?”
“그럼 사부의 원수인데 목을 쳐야지 무엇을 치오리까?”
“그 자들은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다.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 그 자들의 목을 치면 그 자들의 신념을 지켜줄 뿐이지. 도리어 반가워 할 것이다.”
“그럼 어찌해야 되오리까?”
“爲國獻身軍人本分과는 거리가 멀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벌이 아니겠느냐?”
“네?”
“여기는 화전촌이니라. 저 녀석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힘을 쓰지 못하도록 손이나 발을 베어버린 후에 개간하지 않은 땅을 갈게하면 되지 않겠느냐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벌이지”
“이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것이 좋겠습니다.”
“한 놈은 사지 중 두쪽이나 떠버렸으나 다리는 치료하면 별 문제 없고 왜놈의 개는 네가 치고 싶은 곳을 쳐라. 잘 치료해서 부려먹으면 되니”
“하긴 포수 한명이 감시하고 일을 시켜도 될일이긴 하오. 개간지를 넓힐 수 있으니 한사람 몫이야 줄어든 들 무슨 표가 나겠소?”
“아니 한 사람이 줄진 않지. 너는 포수일을 배우게 될 것이니까”
“네?”
“칼쓰는 법이야 그만하면 되었다. 짬나는 대로 네 사형들에게 약간의 형과 법을 배우면 된다. 이제 총을 쏘아봐야 되지 않겠느냐?”
그날로 나는 팔자에 없던 포수일을 배우게 되었다. 사실 파리를 잡으면서 눈이 무척 좋아졌고 경신술을 해서 왠만한 험지는 별 문제 없다. 총이야 노리쇠를 제끼고 탄을 밀어 넣은 후에 조준자에 표적을 올려놓고 쏘면 그만 아닌가. 사나흘 만에 웬만한 일은 다 배울 수 있었다. 경험은 없지만…
문제는
“인석아 몇번을 해보아야 알겠느냐? 치지말고 베어라”
“네… 네…”
“검은 때리고(打), 치는(擊) 것 외에도 깎아 내리는(削) 법도 있다. 욘석아”
허리 전체를 써서 베는 검은 도무지 모르겠다. 왜검은 치고 때리면 그만인데 요놈의 본국검은 형이 어찌나 복잡하고 베는 방법도 왜 그리 다른지 한동작 한동작 하는 것이 곤욕 그 자체이다.
아침 나절부터 베기 시작한 짚단이 서너마장이요 두들겨 맞은 매가 몇대인지 모르겠다. 큰사형이 한차례 꾸지람 하면 작은 사형은 몸을 잡아주며 한두대씩 쥐어박는다. 나랑 비슷한 또래에 힘도 비슷한데 손은 어찌나 매운지 서러워 죽겠다.
“소 돼지도 너보다는 영특할 것이다. 아고 내 복장이여”
“욘석아 오늘은 처사님이 네녀석을 사냥에 데리고 가기로 해서 그만 하는 줄 알아라”
“네 사냥이염?”
“그래 임마 총질을 배웠으면 쏴보아야 할 것 아니냐. 내 처소로 가서 무복 벗어던지고 사냥옷으로 갈아입어라. 수현이가 다 준비해놨을 것이다.”
To be continued…
덧말.1>>
어제 아랫 글을 보고 복거일씨 생각이 난 것은 왜일까요?
쯔압…
덧말.2>>
헉스보님…
길주녀석을 러시아로 보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죠.
1. 헉스보님의 안 대로 간도에서 만주로 다시 연해주나 시베리아로 들어가는 루트
2. 녀석이 밀항선을 탔는데 영국, 미국 중 한군데로 가서 군사원조 프로그램에 의해 러시아로 가는 루트
3.신분이 복원되어 일본에서 정식 항공교육을 받고 러시아로 실습나가는 경우 혹은 독일로 위탁 교육 갔다가 독불 불가침 조약 체결 기념으로 제공되는 메서슈미츠의 운영요원으로 넘어가는 경우
뭐 이외에도 몇 가지 안이 더 있습니다. 같이 비행하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받아봤더니 외계인 납치까지 벼라별 경우가 다 나오더군요.
제 생각이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녀석이 튀는대로 가게 함 냅둬볼려구요. 기본 스토리 구상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제가 통제를 못하는 정도도 아니지만 함 굴러다니게 냅둬 볼가 싶습니다.
덧말.3>>
일단 박 전대통령의 공은 전혀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 공의 전부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에서 오로지 인건비 Benefit만을 달성하려는
무지막지한 기득권층에게 꾹꾹 눌려가며 군말 없이 일했던
우리네 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형님들에게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통이 아니라
우리네 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형님들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우리도 없었겠죠.
과야 너무 많아서 지면이 부족하지만요.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기도 하구요.
이런 인한이형이 와버렸다. 어떻게 된 걸까…나는 주섬주섬 옷을 줏어입고 수현이를 밀쳐내며 얼른 대답했다.
“네 네 잠깐만요”
여튼 운동가인 인한이형은 왜경 놈들의 목을 치는 것을 반대하진 않겠지… 게다가 사부와 동년배니 사형들도 별 말하지 못할 것이다.
“부부행색을 하려거던 제대로 하거라. 사람들 눈치볼거야 없다만서도…”
“에햄. 그나저나 어쩐 일이오? 일보러 가지 않았소?”
“일이 좀 꼬였다.”
그그제 오정께 산아래로 내려간 인한이형은 경성으로 가기 위해 역사로 갔다. 근데 가토녀석을 만난 것이다. 가토… 인한이형도 그 녀석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임무가 있었고 또 동지가 있어 무시하고 가려는데 이놈의 가토녀석이 먼저 알아보고 왜경을 좌악 깔아버린 것이 아닌가?
“그때 최형이 아니면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같이 간 동지가 총격전을 벌이며 시간을 번 사이 인한이형은 홍등가로 도망쳤다. 그러나 소월이 누이의 가게는 이미 풍비박산이 난 후다
“행마잡이 조차 모조리 붙잡혀 갔더구나. 엄한 사내놈들이 돈을 탐내 들어와 있었고…”
그리하여 산길을 타고 넘어온 것이다. 자동차로도 반나절이 걸리는 길을 산길로 왔으니 하루 반이 꼬박 걸렸다. 오늘 새벽에 마을로 들어와서 간단히 요기만 하고 잠시 눈을 붙인 후 바로 왔단다. 암자까지 박살난 것은 수현에게 들었고…
“가토란 녀석이 보통내기가 아니다. 나야 얼굴이 어느정도 알려진 편이였으나, 신분도 들어나지 않은 상태인데다 소월이는 우리 조직에서조차 아는 자가 드문데 어떻게 알아냈는지 영 신통방통하기만 하다.”
“소월누이는”
“살아남지 못할게야. 직접적인 증거는 모조리 인멸하였지만, 아이들 중에 일을 약간이나마 아는 애들이 적지 않으니…”
“그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가토 녀석이 귀신같이 꼬리를 캔 것 같소. 달포 전부터 소월누이의 가게에 출입했다 하더이다.”
나는 가토가 지현이란 아이에 빠진 것을 위장하여 보름간 출입했었고, 왜경들이 들이친 후에 어떻게 보호했으며 또 어떤 함정을 쳤는지 소상히 이야기 했다.
“으음… 쉽게 풀릴 수도 있었을 문제인데…”
“내막을 모르는 아이들을 풀어두고 잡혀가면 건달들의 줄을 타고 서장쯤에 압력을 넣어 가토를 궁지로 몰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게 말이다. 그 아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가토는 산사까지 왜경을 보냈더이다.”
“이야기 들었다. 땡초가 죽었다고…”
“그런데도 사형들은 잡아온 왜경들의 목을 치지 못하게 하고 있소.”
“와하하하하 그 이야기도 들었느니라. 꼭 목을 쳐야 되느냐?”
“그럼 사부의 원수인데 목을 쳐야지 무엇을 치오리까?”
“그 자들은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다.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 그 자들의 목을 치면 그 자들의 신념을 지켜줄 뿐이지. 도리어 반가워 할 것이다.”
“그럼 어찌해야 되오리까?”
“爲國獻身軍人本分과는 거리가 멀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벌이 아니겠느냐?”
“네?”
“여기는 화전촌이니라. 저 녀석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힘을 쓰지 못하도록 손이나 발을 베어버린 후에 개간하지 않은 땅을 갈게하면 되지 않겠느냐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벌이지”
“이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것이 좋겠습니다.”
“한 놈은 사지 중 두쪽이나 떠버렸으나 다리는 치료하면 별 문제 없고 왜놈의 개는 네가 치고 싶은 곳을 쳐라. 잘 치료해서 부려먹으면 되니”
“하긴 포수 한명이 감시하고 일을 시켜도 될일이긴 하오. 개간지를 넓힐 수 있으니 한사람 몫이야 줄어든 들 무슨 표가 나겠소?”
“아니 한 사람이 줄진 않지. 너는 포수일을 배우게 될 것이니까”
“네?”
“칼쓰는 법이야 그만하면 되었다. 짬나는 대로 네 사형들에게 약간의 형과 법을 배우면 된다. 이제 총을 쏘아봐야 되지 않겠느냐?”
그날로 나는 팔자에 없던 포수일을 배우게 되었다. 사실 파리를 잡으면서 눈이 무척 좋아졌고 경신술을 해서 왠만한 험지는 별 문제 없다. 총이야 노리쇠를 제끼고 탄을 밀어 넣은 후에 조준자에 표적을 올려놓고 쏘면 그만 아닌가. 사나흘 만에 웬만한 일은 다 배울 수 있었다. 경험은 없지만…
문제는
“인석아 몇번을 해보아야 알겠느냐? 치지말고 베어라”
“네… 네…”
“검은 때리고(打), 치는(擊) 것 외에도 깎아 내리는(削) 법도 있다. 욘석아”
허리 전체를 써서 베는 검은 도무지 모르겠다. 왜검은 치고 때리면 그만인데 요놈의 본국검은 형이 어찌나 복잡하고 베는 방법도 왜 그리 다른지 한동작 한동작 하는 것이 곤욕 그 자체이다.
아침 나절부터 베기 시작한 짚단이 서너마장이요 두들겨 맞은 매가 몇대인지 모르겠다. 큰사형이 한차례 꾸지람 하면 작은 사형은 몸을 잡아주며 한두대씩 쥐어박는다. 나랑 비슷한 또래에 힘도 비슷한데 손은 어찌나 매운지 서러워 죽겠다.
“소 돼지도 너보다는 영특할 것이다. 아고 내 복장이여”
“욘석아 오늘은 처사님이 네녀석을 사냥에 데리고 가기로 해서 그만 하는 줄 알아라”
“네 사냥이염?”
“그래 임마 총질을 배웠으면 쏴보아야 할 것 아니냐. 내 처소로 가서 무복 벗어던지고 사냥옷으로 갈아입어라. 수현이가 다 준비해놨을 것이다.”
To be continued…
덧말.1>>
어제 아랫 글을 보고 복거일씨 생각이 난 것은 왜일까요?
쯔압…
덧말.2>>
헉스보님…
길주녀석을 러시아로 보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죠.
1. 헉스보님의 안 대로 간도에서 만주로 다시 연해주나 시베리아로 들어가는 루트
2. 녀석이 밀항선을 탔는데 영국, 미국 중 한군데로 가서 군사원조 프로그램에 의해 러시아로 가는 루트
3.신분이 복원되어 일본에서 정식 항공교육을 받고 러시아로 실습나가는 경우 혹은 독일로 위탁 교육 갔다가 독불 불가침 조약 체결 기념으로 제공되는 메서슈미츠의 운영요원으로 넘어가는 경우
뭐 이외에도 몇 가지 안이 더 있습니다. 같이 비행하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받아봤더니 외계인 납치까지 벼라별 경우가 다 나오더군요.
제 생각이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녀석이 튀는대로 가게 함 냅둬볼려구요. 기본 스토리 구상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제가 통제를 못하는 정도도 아니지만 함 굴러다니게 냅둬 볼가 싶습니다.
덧말.3>>
일단 박 전대통령의 공은 전혀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 공의 전부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에서 오로지 인건비 Benefit만을 달성하려는
무지막지한 기득권층에게 꾹꾹 눌려가며 군말 없이 일했던
우리네 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형님들에게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통이 아니라
우리네 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형님들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우리도 없었겠죠.
과야 너무 많아서 지면이 부족하지만요.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기도 하구요.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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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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