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이조왕 말년에 왜 난리 나니
이천만 동포들 살길이 없네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일어나 싸우자 총칼을 매고
일제놈 쳐부숴 조국을 찾자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내고향 산천아 너 잘있거라
이내몸 독립군 떠나가노니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부모님 처자들 이별을 하고서
왜놈을 짓부숴 승리한 후에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태극기 휘날려 만세 만만세
승전고 울리며 돌아오리라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타박타박 발박자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다 보니 사황봉에서 시작하여 오봉, 인황봉, 주거봉, 아사봉 거쳐 산성골, 오봉골, 운계골, 회장골 그리고 원명골로 이어지는 50여리 길이 길지 않다. 석담 아래 포수마을이니 이제 거진 다온 셈이다. 수현이 그 아이는 무얼 하고 있을꼬…
“이상하오 지금 정오가 채 되지 않았는데 구들장 때는 연기가 마을 가득 올라오고 있소”
“그러게 노친네 모신 집이야 군불은 못되어도 작은 불은 때겠지만 이거 완전히 저녁 풍경인걸”
“우리마을에 노친네 모신 집이라고 해봐야 서너집인데 뭔가 잘못되었소”
“마을 들어가는 길이 석담 내리막길 하나요?”
인한이형이 말을 끊었다. 무엇인가 제대로 잘못된 것 같다. 그럭저럭 먹고살던 우리집 조차 엄동일지라도 저녁 때나 되어야 군불을 태웠는데 나무가 지천인 산골이라고 해도 팔 수 있는 것을 그리 함부로 쓰진 못하는 터…
“예서 내려가는 것이 제일 빠르고 동구로 바로 이어진다오. 산 내려가는 길로 나가긴 하는데 뭐 들어갈 수도 있고…”
“그외 샛길은 없소?”
“없을리가 있소 화전끼고 들어가는 길이 몇 군데 있소.”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요?”
“석담 밑으로 구릉이 하나 있고 신작로 나가는 길이 산허리를 자른 길이라 마을 굽어보는데는 별 문제가 없소”
“흠… 행수어른 박씨랑 잠시 구릉에 다녀와도 되겠소이까?”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는 것이니 그리 합시다.”
옆의 김씨로부터 왜병의 총을 건네 받은 인한이 형은 박씨 아저씨와 발걸음을 재촉해 구릉으로 내려갔다. 무슨 일일까 사실 해괴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선도를 보낸 것도 아니니 마을에서는 우리가 오는 것을 모른다. 우리 오는 시간에 맞춰 밥을 앉힐 리가 전혀 없고 밥을 하지 않으면 연기가 오르지 않는다. 왜병이 쳐들어올 수가 없을텐데… 소월 아씨가 고문을 못 이긴 것인가? 분명 덫이다. 이것은…
“아이들이 하나도 없고 동구 앞 나무들 사이사이로 왜병들이 진을 치고 있소”
순간 적막감이 감돌았다. 왜병은 불령선인의 마을은 지도에서 지워버린다. 아직 포수들을 체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을을 남겨둔 것이지 마을 사람은 몰살 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박장사 왜병이 확실하오?”
“나무 사이에 황색 군복을 입고 왼팔에 헌병 완장을 찬 것을 확인했고 신작로 위에 잘 위장된 기관총 진지도 있읍디다.”
“…”
“…”
“…”
“박장사 어찌하시겠소?”
“행수님 처분만 따르겠소”
“죽은 자는 잊읍시다. 일단 우리라도 살아야 하지 않겠소?”
“행수 그게 무슨 소리요. 저 놈들을 살려보내자는 이야기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오. 우리 아해들은…”
“아니되오…”
“자자… 나는 저들을 살리자고 한 적이 없소. 박장사 저들을 적은 손실로 전멸 시킬 방법이 없겠소?”
“이 아이에게 답이 있을 겁니다.”
아니 왜 나를… 시험일까?
“이보게 한량-대웅을 벤 후 내 공식 호칭이다.- 우리가 어찌 해야할지 이야기 해주시게”
사실 깜깜하다. 적은 이미 마을을 완벽히 포위했고 기관총 진지까지 구축한 상태 적어도 20명이 마을에 있을 것이다. 포수는 13명 무장은 왜병 소총 네정에 구형 머스킷 소총… 기관총이 있으니 마을에는 통신소를 만들었을 것이고 매복한 왜병과 교대병이 운용될 터이니 한번에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으음… 일단 저들은 별도의 통신선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일단 외부의 선을 끊고 일거에 저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박장사 매복한 왜병은 몇쯤이오?”
공식석상(?)이니 공식 명칭을 불러줘야겠지…
“매복한 왜병은 8명에 신작로에는 기관총 진지 1개소 2명의 병력이 진지를 지키고 있소”
“마을에 통신소와 같은 곳이 있더이까?”
“삼신 나무 근처에 지휘소가 있는 것 같았소.”
“성황당 근처겠구먼”
“행수님 바로 그렇소”
진화타겁이다. 어차피 구난 신호는 나간다. 복수를 한 다음에 산속으로 들어가 훗날을 기약하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구월산은 넓고 몇 안되는 불령선인 잡으러 병력을 투입하기엔 계륵인 것이다.
“행수어른”
나는 가능한 겸손하게 말을 꺼냈다.
“교대 시간에 치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동시에 통신소를 제압하더라도 정기 교신이 있을 터 구월산에서 단 몇 시간 버는 것은 큰 차이가 없을 듯합니다. 먼저 샛길로 마을 뒷산에 소리소문 없이 진입한 후 총눈이 좋은 박씨 아저씨와 김씨 아저씨가 기관총 진지를 제압함과 동시에 교대병을 먼저 사살하고 매복병을 상대하도록 하죠. 우리는 포수들인데다 위에 있고 저들이 매복한 사실을 알고 있으니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퇴로는?”
“저와 인한이형이 맞겠습니다.
“괜찮겠소?”
“기관총 진지를 점거할 것입니다. 저들은 샛길을 모르니 매복병이 제거되면 신작로로 빠질 것이 분명합니다. 뒤에는 아저씨들이 지키고 있고 앞은 기관총이니 저들은 독 안에 든 쥐 입니다.”
“묘수 이외다.”
“요는 정확한 저격과 저들이 교대하는 산란한 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탄을 아낄 필요는 없지만 저들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그야 물론이지 마을이 길어야 2~3리도 안 되는데 포수라는 작자들이 그 정도 거리에서 녀석들의 미간에 못박아 넣으면 손 잘라야지”
“식은 죽 먹기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한량 양반”
“그럼 움직입시다.”
행수 말에 포수들은 등짐을 풀고 산길을 돌아 달려갔다. 샛길까지는 1리 반쯤… 샛길에 도착하니 정오가 되었는지 마을에서 흩어진 옷차림으로 왜병들이 마을 중앙 온나무(큰 나무) 밑에 모인다. 늦잠을 잤는지 부시시 한 데다 탄띠도 제대로 안 찬 자가 태반이다. 매복한 자들 역시 총을 걸쳐 메고 광장만 보고 있다.승부는 갈린 것이다.
구릉 위에 박씨 아저씨가 신호를 기다린다. 나는 행수어른의 표정을 살피고 인한이형의 얼굴을 봤다. 생글 웃는다. 시작하는 뜻이다.
내 올린 손과 동시에
- 탕, 탕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신작로 옆 구릉에 멍청히 서 있던 왜병 둘이 쓰러진다. 기관총 진지가 제압된 것이다. 별도의 행동이 필요 없었다. 정확히 열 세발의 총성과 동시에 광장에 집결한 왜병이 쓰러졌고 숲에 반쯤 나온 왜병들이 엎드리기도 전에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열 두발의 총성이 울리고 모두 대자로 쓰러져 버렸다. 빨리 기관총 진지를 점거해야한다. 왜병들도 이젠 정신을 차리고 응사하기 시작했다. 몇 채 안 되는 마을이라 샛길 아래 화전에서도 적들이 훤히 보인다. 물론 왜병들은 우리가 보이지 않겠지만.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총소리가 어지럽다. 하지만 소총 소리는 점점 잦아들어간다. 적은 우리의 위치를 모를 뿐만 아니라 여기는 우리 마을이라 적이 숨을만한 위치는 손바닥 보이듯 보인다. 게다가 이쪽은 전부 포수가 아닌가?
기관총 진지에 도착해 보니 왜병 둘이 큰 대자로 뻗어 있었다. 기관총을 잡은 인한이 형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쏠 왜병이 단 한 명도 안 남은 것이다. 신작로로 나오는 길에 왜병들이 가지런히 쓰러져 있다. 기관총 진지 근처로 온 녀석은 한명도 없다. 마을 중심에서 서너 발짝도 못떼고 모조리 쓰러졌다.
“내려가도 되겠는 걸 대장”
인한이 형이 예의 생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농을 건다. 내 생각보다 더 쉽게 일이 끝났다. 잘 훈련된 왜병들인데 싱겁게 끝나버린 것이다.
-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인한이 형이 기관총으로 지휘소에 사격을 가했다. 백여발 쏘자 두 녀석의 왜병이 뛰쳐나왔다. 그래봐야 두 발짝도 못 움직이고
- 탕, 탕
끝난 것이다. 녀석들이 골수를 뿌리면서 쓰러졌다. 구릉 위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라 화전에서 쐈다. 3리 정도 되는 꽤 먼 거리지만 깔끔하다.
“아재들 이제 내려갑시다.!!!!!”
To Be Continued…
덧말>>
그간 좀 바빴습니다.
다음장이면 이 지겨운 "1부 길주의 수난"이 끝납니다. 휴...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이조왕 말년에 왜 난리 나니
이천만 동포들 살길이 없네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일어나 싸우자 총칼을 매고
일제놈 쳐부숴 조국을 찾자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내고향 산천아 너 잘있거라
이내몸 독립군 떠나가노니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부모님 처자들 이별을 하고서
왜놈을 짓부숴 승리한 후에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태극기 휘날려 만세 만만세
승전고 울리며 돌아오리라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 났네
독립군 아리랑 불러를 보세
타박타박 발박자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다 보니 사황봉에서 시작하여 오봉, 인황봉, 주거봉, 아사봉 거쳐 산성골, 오봉골, 운계골, 회장골 그리고 원명골로 이어지는 50여리 길이 길지 않다. 석담 아래 포수마을이니 이제 거진 다온 셈이다. 수현이 그 아이는 무얼 하고 있을꼬…
“이상하오 지금 정오가 채 되지 않았는데 구들장 때는 연기가 마을 가득 올라오고 있소”
“그러게 노친네 모신 집이야 군불은 못되어도 작은 불은 때겠지만 이거 완전히 저녁 풍경인걸”
“우리마을에 노친네 모신 집이라고 해봐야 서너집인데 뭔가 잘못되었소”
“마을 들어가는 길이 석담 내리막길 하나요?”
인한이형이 말을 끊었다. 무엇인가 제대로 잘못된 것 같다. 그럭저럭 먹고살던 우리집 조차 엄동일지라도 저녁 때나 되어야 군불을 태웠는데 나무가 지천인 산골이라고 해도 팔 수 있는 것을 그리 함부로 쓰진 못하는 터…
“예서 내려가는 것이 제일 빠르고 동구로 바로 이어진다오. 산 내려가는 길로 나가긴 하는데 뭐 들어갈 수도 있고…”
“그외 샛길은 없소?”
“없을리가 있소 화전끼고 들어가는 길이 몇 군데 있소.”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요?”
“석담 밑으로 구릉이 하나 있고 신작로 나가는 길이 산허리를 자른 길이라 마을 굽어보는데는 별 문제가 없소”
“흠… 행수어른 박씨랑 잠시 구릉에 다녀와도 되겠소이까?”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는 것이니 그리 합시다.”
옆의 김씨로부터 왜병의 총을 건네 받은 인한이 형은 박씨 아저씨와 발걸음을 재촉해 구릉으로 내려갔다. 무슨 일일까 사실 해괴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선도를 보낸 것도 아니니 마을에서는 우리가 오는 것을 모른다. 우리 오는 시간에 맞춰 밥을 앉힐 리가 전혀 없고 밥을 하지 않으면 연기가 오르지 않는다. 왜병이 쳐들어올 수가 없을텐데… 소월 아씨가 고문을 못 이긴 것인가? 분명 덫이다. 이것은…
“아이들이 하나도 없고 동구 앞 나무들 사이사이로 왜병들이 진을 치고 있소”
순간 적막감이 감돌았다. 왜병은 불령선인의 마을은 지도에서 지워버린다. 아직 포수들을 체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을을 남겨둔 것이지 마을 사람은 몰살 당했을 것이 분명하다.
“박장사 왜병이 확실하오?”
“나무 사이에 황색 군복을 입고 왼팔에 헌병 완장을 찬 것을 확인했고 신작로 위에 잘 위장된 기관총 진지도 있읍디다.”
“…”
“…”
“…”
“박장사 어찌하시겠소?”
“행수님 처분만 따르겠소”
“죽은 자는 잊읍시다. 일단 우리라도 살아야 하지 않겠소?”
“행수 그게 무슨 소리요. 저 놈들을 살려보내자는 이야기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시오. 우리 아해들은…”
“아니되오…”
“자자… 나는 저들을 살리자고 한 적이 없소. 박장사 저들을 적은 손실로 전멸 시킬 방법이 없겠소?”
“이 아이에게 답이 있을 겁니다.”
아니 왜 나를… 시험일까?
“이보게 한량-대웅을 벤 후 내 공식 호칭이다.- 우리가 어찌 해야할지 이야기 해주시게”
사실 깜깜하다. 적은 이미 마을을 완벽히 포위했고 기관총 진지까지 구축한 상태 적어도 20명이 마을에 있을 것이다. 포수는 13명 무장은 왜병 소총 네정에 구형 머스킷 소총… 기관총이 있으니 마을에는 통신소를 만들었을 것이고 매복한 왜병과 교대병이 운용될 터이니 한번에 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으음… 일단 저들은 별도의 통신선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일단 외부의 선을 끊고 일거에 저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박장사 매복한 왜병은 몇쯤이오?”
공식석상(?)이니 공식 명칭을 불러줘야겠지…
“매복한 왜병은 8명에 신작로에는 기관총 진지 1개소 2명의 병력이 진지를 지키고 있소”
“마을에 통신소와 같은 곳이 있더이까?”
“삼신 나무 근처에 지휘소가 있는 것 같았소.”
“성황당 근처겠구먼”
“행수님 바로 그렇소”
진화타겁이다. 어차피 구난 신호는 나간다. 복수를 한 다음에 산속으로 들어가 훗날을 기약하면 되는 것이다. 어차피 구월산은 넓고 몇 안되는 불령선인 잡으러 병력을 투입하기엔 계륵인 것이다.
“행수어른”
나는 가능한 겸손하게 말을 꺼냈다.
“교대 시간에 치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동시에 통신소를 제압하더라도 정기 교신이 있을 터 구월산에서 단 몇 시간 버는 것은 큰 차이가 없을 듯합니다. 먼저 샛길로 마을 뒷산에 소리소문 없이 진입한 후 총눈이 좋은 박씨 아저씨와 김씨 아저씨가 기관총 진지를 제압함과 동시에 교대병을 먼저 사살하고 매복병을 상대하도록 하죠. 우리는 포수들인데다 위에 있고 저들이 매복한 사실을 알고 있으니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
“퇴로는?”
“저와 인한이형이 맞겠습니다.
“괜찮겠소?”
“기관총 진지를 점거할 것입니다. 저들은 샛길을 모르니 매복병이 제거되면 신작로로 빠질 것이 분명합니다. 뒤에는 아저씨들이 지키고 있고 앞은 기관총이니 저들은 독 안에 든 쥐 입니다.”
“묘수 이외다.”
“요는 정확한 저격과 저들이 교대하는 산란한 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탄을 아낄 필요는 없지만 저들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그야 물론이지 마을이 길어야 2~3리도 안 되는데 포수라는 작자들이 그 정도 거리에서 녀석들의 미간에 못박아 넣으면 손 잘라야지”
“식은 죽 먹기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한량 양반”
“그럼 움직입시다.”
행수 말에 포수들은 등짐을 풀고 산길을 돌아 달려갔다. 샛길까지는 1리 반쯤… 샛길에 도착하니 정오가 되었는지 마을에서 흩어진 옷차림으로 왜병들이 마을 중앙 온나무(큰 나무) 밑에 모인다. 늦잠을 잤는지 부시시 한 데다 탄띠도 제대로 안 찬 자가 태반이다. 매복한 자들 역시 총을 걸쳐 메고 광장만 보고 있다.승부는 갈린 것이다.
구릉 위에 박씨 아저씨가 신호를 기다린다. 나는 행수어른의 표정을 살피고 인한이형의 얼굴을 봤다. 생글 웃는다. 시작하는 뜻이다.
내 올린 손과 동시에
- 탕, 탕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신작로 옆 구릉에 멍청히 서 있던 왜병 둘이 쓰러진다. 기관총 진지가 제압된 것이다. 별도의 행동이 필요 없었다. 정확히 열 세발의 총성과 동시에 광장에 집결한 왜병이 쓰러졌고 숲에 반쯤 나온 왜병들이 엎드리기도 전에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열 두발의 총성이 울리고 모두 대자로 쓰러져 버렸다. 빨리 기관총 진지를 점거해야한다. 왜병들도 이젠 정신을 차리고 응사하기 시작했다. 몇 채 안 되는 마을이라 샛길 아래 화전에서도 적들이 훤히 보인다. 물론 왜병들은 우리가 보이지 않겠지만.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총소리가 어지럽다. 하지만 소총 소리는 점점 잦아들어간다. 적은 우리의 위치를 모를 뿐만 아니라 여기는 우리 마을이라 적이 숨을만한 위치는 손바닥 보이듯 보인다. 게다가 이쪽은 전부 포수가 아닌가?
기관총 진지에 도착해 보니 왜병 둘이 큰 대자로 뻗어 있었다. 기관총을 잡은 인한이 형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쏠 왜병이 단 한 명도 안 남은 것이다. 신작로로 나오는 길에 왜병들이 가지런히 쓰러져 있다. 기관총 진지 근처로 온 녀석은 한명도 없다. 마을 중심에서 서너 발짝도 못떼고 모조리 쓰러졌다.
“내려가도 되겠는 걸 대장”
인한이 형이 예의 생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농을 건다. 내 생각보다 더 쉽게 일이 끝났다. 잘 훈련된 왜병들인데 싱겁게 끝나버린 것이다.
-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인한이 형이 기관총으로 지휘소에 사격을 가했다. 백여발 쏘자 두 녀석의 왜병이 뛰쳐나왔다. 그래봐야 두 발짝도 못 움직이고
- 탕, 탕
끝난 것이다. 녀석들이 골수를 뿌리면서 쓰러졌다. 구릉 위에서 날아온 것이 아니라 화전에서 쐈다. 3리 정도 되는 꽤 먼 거리지만 깔끔하다.
“아재들 이제 내려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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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좀 바빴습니다.
다음장이면 이 지겨운 "1부 길주의 수난"이 끝납니다. 휴...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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