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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52 853회 0건
제 11 화

더욱 음란해진 세 마누라들과 즐겁게 오전을 보낸 은두는, 초선을 마중나온 매니저의 차량에 태워보내고, 늦게나마 연희를 차에 타워 직접 모난걸스쿨에 등교시켜 주었다. 그리고는 넷째 마누라 얻는 건을 지시하기 위해 북두칠성 센터에 있는 아지트에 들렸다.

북두칠성 센터는 1000미터짜리 초고층빌딩 일곱 개가 북두칠성 별자리의 모습으로 자리잡아, 도심 문화의 토탈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은두의 아지트는 특히나 연예와 패션모델에 관한 기획사가 몰려있고, 헤어 디자이너, 보지미용실, 바디 컨디션 센터 등도 층층히 있고, 옷가게, 구두가게, 여성용품 전문 매장들이 즐비한 곳이다. 그래서 멋쟁이 여인네들이 즐비하고, 따라서 그 여인네들을 노리는 남자들도 북적되는 곳으로 가장 번화한 인구밀집 빌딩이다.

ic카드로 인증하자, VIP 엘리베이터가 미리 지정되어 있는 층수로 은두를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

하늘색 셔츠에 H라인 스커트, 커피색 스타킹에 펌프스, 귓가에는 금제 귀걸이가 반짝이는,긴 생머리를 틀어 올린, 세련된 커리어 우먼 스타일의 여인이 은두에게 반듯하게 인사한다.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찾았어? ”

“예. 하지만 회사는 부도상태이고 재고품이 쌓인 창고만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

빈틈이 없어 보이는 외모와 야무진 행동을 보이는, 26살의 이 여인은, 하나라고 불리우는 은두의 대외활동 비서이자, tu그룹의 부회장이 은두에게 성상납한 부회장의 딸이다. 재벌 그룹에서는 종종 성상납이 이루어진다. 전문경영인들이 로열 패밀리들과 특별한 관계를 다지는 비결 중에 하나가 예쁜 딸을 오너에게 첩으로 바치는 것이다.

“주소는 어디지? ”

“직접 찾아가시겠습니까? ”

은두는 곁에서 정보지를 뒤적거리는 하나의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밴드 스타킹 위 매끄러운 허벅지를 매만졌다. 하나는 자신의 내밀한 부분을 더듬는 은두의 손길은 신경쓰지 않고 주소가 적힌 부분을 찾아 은두에게 건넸다.

“회장님의 전부인의 첫째처형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

“큰처형이? ”

은두는 편하게 하나의 엉덩이살을 주물렀다. 은두는 하나에게 T팬티만을 입도록 했다. 예쁜 여비서를 성희롱하는 것은 은두 뿐만이 아니라 웬만한 오너 회장이면 다 즐기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는 은두의 손길을 타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전혀 애교를 은두에게 부리지 않았다. 은두의 손가락이 자신의 보짓살을 살살 긁어주어도 비음소리 한 번 안낸다. 그리고 몸을 꼬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하게 업무를 처리할 뿐이다.

하나의 임무 중에 하나가 은두의 6시3타 시간에 맞추어 여자를 구해 대령해 놓거나 스케쥴에 펑크가 나면 자신이 직접 땜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는 은두와 성교를 할 때면 수동적으로 은두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은두를 껴안지도 않았고, 신음소리도 안냈고, 그저 인형처럼, 눈만 감아버린 채, 목석처럼 누워 있을 뿐이다.

너는 내 몸을 가질 수 있지만 내 마음은 가질 수는 없어.

하나뿐인 마누라가 하나가 하는 양 석녀처럼 굴면 곤란하겠지만 은두는 세마누라가 있고 이런저런 보지를 대줄 여자가 많다. 따라서 많은 여자 중에 하나가 좀 별나게 굴어도 참아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편리한 점도 있다. 하나 본인이 오르가즘을 맛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만틈 은두도 하나의 사정에 대해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집요한 남자라면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면서 하나를 억지로라도 절정에 올려 놓으려고 기를 쓰겠지만 은두는 그럴 노력은 세마누라들에게나 쏟고 싶었다. 그래서 은두는 하나를 편하게 이용했다.

성욕이 댕기면 보지에다 박다가 그냥 찍.

“그리고 다혜양도 스케쥴을 잡기를 원하셨습니다. ”

“그 년은 왜 또? ”

다혜는 은두가 스폰서를 봐주고 있는 인기연예인이다. 긴 생머리의 창백한 피부, 청순가련형의 외모와 심금을 자극하는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를 발표했다 하면 그 날 즉시 1위를 먹는 인기여가수이자, 드라마나 영화에도 요 근래 대형히트작을 연이어 낸 이 시대의 스타로 등극한 샛별이었다.

그런데 은두는 다혜를 싫어했다. 인기가 갑자기 높아지자, 청순하게 생긴 것과 달리 애가 싸가지가 없어지고 교만하게 굴었다. 뭐 성격은 인기연예인이야 다 그렇다 치고, 스폰서가 원하면 제 때 와서 보지라도 척척 대줘야 하는데, 이 년은 녹음 준비와 촬영 때문에 바쁘다면서 슬슬 빼다가, 어느날 갑자기 전화해서는 호스트바의 호스트를 찾는 것처럼 은두를 찾곤 했다.

다혜를 향한 짜증을 토해내자, 따먹는 즐거움이라도 누리는 은두와 달리, 잡무로서 다혜의 스폰서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하나가 그래도 다혜의 역성을 들어준다.

“그래도 다혜양은 회장님에게 충실하지 않습니까? 성격좋은 인기스타를 찾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쇼비지니스계에는 대부분이 성격나쁘고 성적으로도 방종한 부류입니다. ”

“후후....글쎄.... 자넨 뭘 모르는군. 한 남자에게 충실하다는 것은 여자의 장점도 되지만 단점도 되는 것이야. 만난 지 1개월된 섹파가 충실하다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3년된 섹파가 충실하다는 것은 남자에게 점점 악몽으로 변하는 일이지. ”

하지만 은두가 다혜를 끊지 못하는 것은 역시 다혜가 은두에 대한 정조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혜는 싸가지 없는 년이지만, 자신은 절대 착한 놈(?)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는 은두로서는 자신이 먼저 여자를 버리는 일 따위는 절대 할 수 없었다.

“그리고 OP그룹 회장님께서도 전화를 주셨습니다. 오늘 북두칠성 센터에 들르신다고 하십니다. ”

“장모님이? ”

연희모 예원은 은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집에서 유유자적하는 것을 싫어라 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그래서 예원은 은두에게 연락을 취할 때면 집으로 하지 않고 아지트에 있는 하나를 통해서 메시지를 남기곤 했다.

은두는 하나의 스커트 속에서 손을 꺼내 입에 가져가 침을 바른다. 그리고는 다시 하나의 스커트 속에 들이 밀었다. 연희모 예원을 안을 생각을 하니 자지가 슬그머니 발기하기 시작한다. 연희모 예원과의 관계는 이제 은두가 많이 올라서서, 처음 대면했을 때의 어머니같은 큰누나와 어린동생 관계에서 이제는 나이차가 별로 안나는 막내누나와 남동생같은 관계로 변화하였다.

역시 남자는 여자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아니면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 한다. 만일 은두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연희모 예원과의 관계는 어느 여름날의 불장난으로 끝났을 것이다.

하나는 장모와의 섹스로 들떠있는 은두를 무심히 보았다. 개천에서 용이 된 케이스이지만 하는 행태는 다른 재벌가문 출신의 남자랑 다를 것이 없다. 하나는 은두와 살을 섞고 있기에 요새 말하는 육정이 드는가 싶을 때도 있지만, 배덕의 관계에 희열을 느끼는 은두를 보노라면 없던 정도 식는 것 같았다.

재벌가의 남자들에게 모든 것이 상품이다. 아내도, 장모도 모두 거래가 가능하고 교환가능한 상품이다. 그리고 욕망의 대상이다. 평민 계층에서 보이는 친족간의 따스함과 우의는 찾아볼 수 없다. 재벌가 사전에서 친족이란 그저 특권을 공유하고 수호하는 이익집단의 공동체일 뿐이다.

20대 초반 여자인 경우, 재벌가의 딸들은 다른 사회계층 출신의 여자들보다 훨씬 더 숫처녀 비율이 높다. 결혼하면 자식들도 2명 이상씩 낳고 무자식인 가정은 드물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많고 제사 등의 전통도 지켜지고 있다. 합작회사가 깨지면 당연히 이혼하기는 하지만, 그 외의 이유로 이혼하는 법은 거의 없다. ( 불륜이 원인이 되어 이혼한 수연의 케이스는 극히 특이한 케이스이다. ) 따라서 결혼생활이 안정적이다.

하지만 40세 이후에서 한 여자가 성관계를 맺고 있는 남자 수, 즉 바람피는 정도를 조사해보면 재벌가의 여자들이 월등히 많은 남자와 놀아나고 있었다. (평민계층에서는 혼인 시작 연령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일부다처와 남자가 축첩하는 비율도 재벌가에서 월등하게 높았고 이혼은 안 하지만 각방을 쓰는 별거상태 비율은 다른 사회계층과 비교할 수 없다. 그리고 근친상간의 비율도 다른 사회계층 집단보다 월등하게 재벌가에서 높았다.

아다시피 인류가 고대부터 근친결합을 금지시킨 까닭은 근친상간을 통해 낳은 자식은 경험상으로 기형아나 바보가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DNA의 발견과 그에 따른 연구로 열성 유전자의 존재가 들어나면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게 되었다.

형부-처제, 사위-장모, 시아버지-며느리, 제부-처형, 시동생-형수

따라서 위의 관계는 열성 유전자 축적과 관계가 없으므로 근친상간에서 제외해야 마땅했고 이 시대에는 그렇게 되었다. 재벌가에서는 시집보낸 딸이 죽어버리자 합작회사의 지분 유지를 위해 홀로된 장모가 대타로 사위와 결혼을 하였고 자식까지 낳은 사례가 있고, 황제재벌인 yh 일가만 해도 현재 후계자로 유력시되는 장남은 자신을 낳은 어머니의 의붓여동생과 결혼하였다. 뭐, 형부-처제와의 결혼은 평민계층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루어지는 것이니 논할 필요도 없다.

( 이 시대에서 근친상간이란 유전자의 공유 비율에 따라 정해진다. 똑같은 유전자가 30% 미만이면 결혼할 수 있다. 따라서 아들-엄마, 아빠-딸, 남매 간의 관계만 근친상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근친상간은 재벌가에서 특히나 터부시되었는데 그 까닭은, 재벌가의 성립 목적인, 부모와 자식간의 안정적인 부의 이전을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재산을 상속하는데 아빠와 딸 사이에서 아들을 낳는다면, 그 아들은 손자로서 재산을 상속받을 것인가 아니면 아들로서 상속받을 것인가? 이것은 게임의 규칙을 혼란케 하는 것으로 재벌가의 가주들이 모인 총회에서 근친상간을 통해서 낳은 자식은 상속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

근친상간, 아니 친족간의 성적결합이 재벌가에 많은 까닭은 간단하다. 재벌가의 부녀자들이 빈번하게 만나는 남자들이 재벌가의 남자들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이 평민 계층의 아가씨도 취하면서 오입질을 하는 남자들과 달리, 자신보다 경제적 사회적 지위가 낮은 남자들과는 본능적으로 만남을 꺼리는 재벌가의 여자들은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남자들인 가까운 친인척의 남자들과 성적인 관계를 맺게된다.

“흠음.. 그런데 말야. 자네 아버지도 나보고 회사 발전을 위해 더 마누라를 얻으라 하고... 그래서... 나도 결혼시장에 참가하려는데 어떻게 해야하지? ”

보지 구멍 안에 은두의 손가락이 들어가 있어도 끄덕 없던 하나의 얼굴표정이 약간 굳어졌다. 하지만 이내 정상을 회복하고 하나는 재벌가의 결혼시장에 대해서 대략 브리핑을 시작했다. 하나는 재벌가 혼수품을 겨냥한 광고마켓팅 작업을 한 적이 있고, 은두의 결혼식 준비도 도맡아 했기에 재벌가 결혼시장에 대해 빠삭했다.

“먼저 회사에 인수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로펌에 중개를 요청해야 합니다. 직접 중개인 명부에 이름을 올려도 상관없지만 중간에 로펌을 두어야 장래 사돈이 될 두 가문이 직접적으로 만나 얼굴 붉힐 일이 적어집니다...... 그리고. ”

“잠깐. 그런건 자네와 부회장이 알아서 하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내가 결혼시장에 상장되면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까? ”

“... ”

하나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에이, 그냥 말해봐. 진실을 말하기 거북하다면 아부라도 해봐. ”

“그럼 제 의견을 말하겠습니다. 조건만 따진다면 회장님은 나쁘지 않습니다. 세 명의 부인이 계시지만...... 세 분 다 정상적인 결혼시장에서 인수합병 절차를 통해서 회장님과 혼인을 맺으신 것이 아니기 때문에 tu그룹내에는 회장님이 결혼시장에 내걸 조건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

“하하하. 내가 스펙이 좀 되기는 하지. 그래도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핸디캡이지? ”

하나는 함박 웃는 은두에게 딱딱한 얼굴을 지어보이고는 말했다.

“그런데 재벌가에서 회장님의 평판이 안 좋은 것은 세 부인이 계시다는 것보다는, zc그룹을 공중분해 시킨 일이 더 크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을 하이에나로 부르며 과거의 기업사냥꾼으로 여기는 오너들이 많이 계십니다. ”

“하이에나? 하이에나는 떼로 몰려다니잖아? 나하고는 이미지가 다른데... ”

농담처럼 받아들이는 은두에게 하나는 말 안듣는 학생을 타이르는 선생님처럼 말했다.

“만일 회장님께서 세 부인과 더불어 3년 정도 좋은 부부생활을 하시면, 결혼을 이용해서 기업을 빼앗을 지도 모른다는 세간의 불안도 사라질 것이고, 회장님은 그때가 되도 젊으시니깐, 그 때쯤 좋은 혼처를 찾아보시는게... ”

“하나는 아빠인 부회장과는 생각이 다르네. 하나는 내가 마누라를 더 얻는게 싫은거야? ”

은두는 하나의 팬티를 끌어내리며 말했다. 하나는 왼발을 들어올리며 팬티를 벗기는 은두를 도왔다. 그리고 은두가 책상에서 서류더미를 치우자 익숙한 동작으로 치마를 걷어 올리고는 책상 위에 걸터 앉았다.

“싫을 리가요. 회장님의 부인이 많아지면 회장님은 더더욱이나 집에만 계실 터이고 그러면 그만큼 저는 자유시간이 많아지는데요. ”

“그런가? 그래도 내 비서는 계속할 생각이 있는 모양이군. ”

은두는 하나의 보지를 손으로 열어 보이며 말했다. 하나의 보지는 거웃을 완전히 밀어버린 백보지이다. 하지만 은두의 좋아하는 취향을 따라서 음모를 밀어버린 것이 아니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커트 안으로 파고드는 은두의 손과 자지 공세에 종종 몇 가닥의 음모가 떨어져 나와 스커트나 상의 뒤편 등에 붙어 있는 경우가 있었고,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프로페셔널한 대비자세에 하나는 보지거웃을 제거한 것이다.

“그것은 회장님과 계약을 맺은 데로. ”

“이런, 그 때 잘못 했어. 섹스를 할 때는 비음도 내야하고 요분질도 좀 쳐야 한다고 적어 넣는 건데 말야. ”

은두는 하나의 보지음순을 입에 문 채 중얼거렸다. 하나는 자신의 보지에 얼굴을 파묻은 채 혀를 낼름거리는 은두의 행각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tu그룹의 최근 경영상황에 대해 요약보고 하기 시작했다.

<<<<<<<< 과거 회상 >>>>>>>>>>

은두가 하나와 다혜를 만나게 된 인연은 어느 은퇴를 앞둔 지점장이 만들어 준 것이다. 연희의 모르모트 생활을 하면서 받아낸 기술 아이템과 은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덧붙여 다시 벤처를 시작했을 때, 그의 주거래 은행의 지점장이었다.

그때 은두는 어떻게든 은행의 대출승인을 얻어내려 은행문턱이 부서져라 드나들던 때였다. 하지만 기껏해야 과장급만 그를 상대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은행 마감시감 무렵 무장강도들이 닥쳤다. 그들은 총 몇자루를 든 단순 무장강도가 아닌 3분만에 은행금고 코드를 풀어버릴 만큼 최첨단 도구장비를 가진 프로 무장강도들이었다.

하지만 치안경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ti연합의 대처도 빨라, 무장강도들이 도망가기 전에 몇 부대의 공안요원들이 은행 주위를 포위했고 상황은 인질극으로 돌변했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 은두는 은두대로 몇 개월동안 돈과 땀을 들여 완성한 시제품을 무장강도들의 발길질로부터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런 은두의 돌출행동은 무장강도들의 리더에게 거슬림을 샀고 은두는 지점장과 더불어 은행금고 안에 갇히게 되었다. 째깍째깍 산소가 소모되어 이산화탄소로 바뀌는 은행금고 안에서도 은두는 지점장에게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려 애를 썼고 그래서 은두는 지점장에게 신뢰를 얻게 되었다.

“나는 돈을 만질 운은 있지만 돈을 모을 운은 없어. 돈 좀 모았다하면 아들녀석이 동네애들을 패거나 마누라가 자동차 사고를 내는 일이 꼭 일어나. 그래서 지점장까지 올라섰지만 믿을 거라곤 젊은 시절부터 부은 연금밖에 없지. ”

본사의 임원진을 설득하고, 은행장까지 만난 끝에 지점장은 은두의 벤처에 대한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성사시켰다. 그것은 지점장의 마지막 실적이었다. 얼마후 모은 돈이 없던 지점장은 은퇴하고는 어쩔수없이 물가 싼 나라로 이민을 떠나야 했다. 은퇴하던 날, 지점장은 은두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었다.

“이 사람 만나봐. 취직시켜주면 딸을 성상납하겠다고 해서 임원직 리쿠르트 시장에서 비웃음을 사고 있는 모양인데, 무능력한 남자는 아니야. 나와 비슷하게 남의 재산은 키워주지만 자기 재산은 못 키우는 타입이지. 한번 오너에게 버려진 머슴은 재기하기 힘들지만 자네라면 기회를 줄 듯 싶은데...... 그리고 성상납하겠다는 딸도 만난 적이 있는데, 기가 세 보이긴 하지만 얼굴도 예쁘고 일처리도 확실해서 남자 고생 시킬 여자는 아니지. ”

“자네 운세는 주변에 여자가 많을 수록 힘을 받아 상승하는 타입이야. 그것도 예쁜 여자, 재능있는 여자, 남자라면 누구나 탐내는 여자들이 자네 주변에 많을 수록 자네는 사업도 잘 풀리고 행운도 넝쿨째 들어오고 그럴거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때 은두는 연희와 수연과 동거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내겐 아직 철이 덜 든 조카가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얼굴이 예뻤지, 그래서 사람들이 맨날 너는 연예인이 되라 그랬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연예기획사 오디션을 매일같이 참가하더니, 결국 지금 댄스그룹으로 데뷔하긴 했는데, 인기가 없어. 부하직원들도 잘 모르더라구. 내가 그토록 들어보라고 했는데도 말야. 그래서 말인데... 이 철이 덜 든 조카가 제딴에 자신이 연예인으로 성공하려면..... 스폰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야. 그래서 자꾸 나에게 조르는 것 있지. 스폰서 맡아줄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성형은 기본이요 스폰서는 필수요 가슴 노출은 선택이라는 것이 요새 뜨는 연예인의 길이라잖아. ”

지점장은 은두에게 조카의 스폰서를 맡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예? 제가 알기로 연예인의 스폰서라는 것은....... ”

“맞아. 자네가 생각하는 그대로야. 뭐, 그녀석의 똥고집은 알아주는 것이니깐 스폰서를 얻어야 겠다 싶으면 어디 손자손녀를 둔 노인네하고도 계약할 지 모르니깐. 이왕이면 자네는 내가 믿을 수 있으니깐. ”

“저는 이제 곧 결혼해야하는데... ”

“일단 만나봐. 조카는 나와 전혀 닮지 않았으니 걱정말고..... 그리고 만나다 육정이 쌓이면 그 때는..... ”

그 때 지점장은 은근하게 은두가 조카를 스폰서해주다가 적정한 시기가 오면 첩으로라도 거둬주기를 바라는 속마음을 내비췄다. 그만큼 지점장은 신생벤처사장이던 은두를 유망한 차세대재벌로 보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만나보죠. 조카에게 제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 보라고 하십시오. ”

은두는 지점장에게 명함을 건넸고 전화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은두는 싫은가 보다 하고 잊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하나의 성상납에 대한 계약서를 검토하고 있을 무렵, 전화가 울렸다. 그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스폰서일로....... 전화드렸는데요. ’ 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지점장의 조카, 세별은 삼촌에게 대실망했다.

TU 코퍼레이션? 은두?

어느 검색엔진에도 검색되는 결과가 없었다. 잘나가는 사장님을 소개시켜 달랬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도 홈페이지 하나 없는 회사의 사장을 소개시켜주더니.

“괜찮아. 세별아. 내가 마담 언니에게 네 몫까지 부탁했으니깐. 재벌 7세랑 친한 마담언니이니깐 금방 소식이 올거야. ”

“그래? ”

세별이 속한 신인여성댄스그룹 ‘유비아’의 댄서 릴리가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릴리는 룸살롱 호스테스 출신이다. 릴리가 세별이에게 남자 접대하는 법을 가르치며 장난을 치는데, 유비아의 리더이자 리드보컬인 정인이 합숙소에 들어온다.

“야 결정났어. 해체야. ”

“에에! 정말? ”

말로는 놀란 척하지만 세별이도 릴리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디지털 앨범 하나 내놓고 사라지는 많은 댄스그룹의 운명을 유비아도 밟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미 예상되는 바였다. 그래서 유비아의 네명의 멤버는 각자 살아남기 위해 스폰서를 절실히 구하게 된 것이다.

“마담 언니? 저예요. 릴리. 부탁한 거 어떻게 되었어요? 예엣? 재벌 7세 파티에? 아이, 좋죠. 뭐. ”

릴리는 기뻐서 팔짝팔짝 뛰었다. 며칠 후에 있을 재벌 7세 파티인데 여자손님이 부족해서 여자연예인을 찾는다는 소식이었다. 마담 언니는 재벌 7세 파티에 참가해서 잘 놀다가 재주껏 스폰서를 구해보라는 권유했다. 물론 릴리는 승낙했다.

“그런데 멤버 전원이 와줬으면 한다는데? ”

“다혜도? ”

정인, 세별, 릴리는 방 한구석에서 자신들이 출연했던 방송을 모니터하고 있는 다혜를 노려보았다. 네 명이 전부인 댄스그룹 유비아이지만, 정인, 세별, 릴리는 다혜를 따돌림 놓고 있었다. 선머슴, 로리타, 섹시 코드가 청순 코드를 따돌림 놓고 있는 것이다. 다혜는 못 들은 척, 못 본척 텔레비전에만 몰두했다.

“야, 파티 분위기 망칠 일 있냐? 이 년은 생리 때문에 못 왔다고 하면 돼. ”

“생리? ”

“낄낄낄. 무슨 20세기 농담이니. 요새 누가 생리한다고? ”

“그만큼 촌년이라는 거지 뭐. 킥킥킥. ”

“다혜야. 너는 여기에다 전화해봐. 벤처사기꾼과 촌년, 왠지 영화이름 같다야. ”

지점장의 조카, 세별은 삼촌이 건넨 명함에 침을 뱉고는 구깃구깃 구겨 휴지통에 던졌다. 그리고는 정인, 릴리와 함께 섹시한 속옷을 쇼핑하러 합숙소를 나섰다.

한참동안 멍하니, 눈이 쌓인 스키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달리기를 하는,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장면을 보던 다혜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합숙소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벌벌 떠는 손으로 세별이가 휴지통에 버린 명함을 집어 냈다. 그리고는 휴지로 세별의 침을 닦고 명함을 잘 폈다.

현재 누구보다 스폰서가 필요한 것은 다혜였다. 기획사의 매니저는 유비아의 멤버중 다혜에게만 누드 사진을 찍어보라고 설득 중이었다. 19세의 나이로 누드 사진집을 내버리면 대스타의 꿈은 접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혜는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를 옮겨 적기 시작했다.

<<<<<<<< 회상 끝 >>>>>>>>

‘독한년. ’

은두는 마음 속으로 하나에 대해 투덜거렸다. 간만에 신경써서 보지를 빨아주는데 전화벨이 울리자 ‘잠깐만요’ 하며 은두의 머리를 밀어낸다. 그리고는 능숙한 동작으로 손수건을 꺼내 보지에 뭍은 애액과 은두의 침을 닦아내고는 스커트를 내리고 또각또각 자신의 책상에서 울리는 전화를 받으러 간다.

은두는 바닥에 떨어진 하나의 팬티를 집어 들었다. 심플한 블랙 컬러의 티팬티이다. 하나의 몸에서 떨어져 나오니 특별히 야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은두는 팬티의 안쪽을 살펴본다. 음모를 밀어버린 하나인만큼 터럭같은 것이 존재 할 리 없다. 은두는 팬티를 코에다 대고 냄새를 맡아본다. 기대했던 지린내는 없다. 언제가 맡아본 적이 있는 보지전용 향수의 향이다.

‘꽤 비싼 향수였는데, 상표명이...... 기억이 안나네. ’

기억을 더듬기 위해 팬티를 코에 대고 다시 한번 향을 맡아보는데 벌컥 하나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잠시동안 은두의 코에 걸쳐 있는 자신의 팬티에 은두를 노려본다. 그리고는 또각또각 다가와 팬티를 낚아채간다.

“회장님의 전부인의 첫째처형께서 다시한번 연락을 주셨습니다. 이 근처에 따님과 함께 계시답니다. ”

“딸과 함께? ”

“예. 연락처를 남기셨습니다. ”

“흠으음... 가서 데리고 와. ”

은두는 zc일가에 대한 초선의 조언을 떠올렸다. 초선은 zc일가에 대해서 인정을 남기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다. 지금은 어렵더라도 zc일가가 10년 후이든, 30년 후이든 은두의 핏줄에 대해서 복수를 할 수도 있는 것, 초선은 한때 자신의 시집이기도 했던 zc일가를 처절히 파멸시키기를 원했다.

은두의 귀여운 셋째 마누라이지만 그 본색은 마녀인 것이다.

초선은 이제도 사람을 고용해 zc일가를 감시하는 모양이었다. 그것을 아는 지 지방에 거주하며 tu그룹의 자회사의 자회사에 포장재를 납품하는 둘째처형은 명절이 되면 꼬박꼬박 은두네 집을 찾아와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가 든 선물박스를 남기고 내려갔다. 교만하고 사치스러운 둘째처형이라 풍지박살난 집안에 일찌감치 홧병으로 죽을 것만 같았는데, zc일가 중 누구보다 몰락한 환경에 대해 적응이 빨랐다.

“첫째처형님과 따님께서 오셨습니다. ”

마중나갔던 하나는 금방 되돌아왔다. 아마도 큰처형은 주자창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큰처형은 쭈뼛쭈뼛 거리며 은두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은두는 복수의 강간극이 벌어지던 날 이후 가까이서 큰처형을 대한 적이 없었다.

“요즘 편안하신가 봐요? 살이 많이 붙으셨네요. ”

“응? ......요새.......바빠서....... ”

큰처형의 몸매는 망가지고 있었다. 아랫배가 좀 나오고 허리살도 붙었다. 그런데 몸에 걸친 옷은 옛날 날씬했던 시절의 것이라 뭔가 어색했다.

“동서는 잘 계시죠? ”

“......그게..... ”

은두는 이미 알고 있었다. 큰처형의 남편이 회삿돈을 횡령하고는 연하의 애인이랑 야반도주를 했다는 것을. 초선이 건네준 보고서에 따르자면 큰처형의 아들도 어머니를 구타하고 은행통장과 도장을 강탈한 뒤 가출했다고 한다. 그래서 큰처형은 현재 열 세 살짜리 딸과 단둘이서 임대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분명히 부탁이 있어서 왔을건만, 큰처형은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했다.

은두가 zc일가 데릴사위 노릇을 하던 시절, 큰처형은 남편과 금술도 좋았고 아이들도 잘 보살폈다. 그래서 은두는 zc일가에게 인정을 베풀 때 둘째처형네보다 첫째처형네가 그나마 가족의 형태를 유지할 줄 알았다.

어색한 침묵이 커져갈 때, 하나가 들어와 찻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화장실에 다녀온 큰처형의 딸, 세리가 들어왔다. 질질 끄는 힙합바지에 엉덩이를 덮는 박스 티셔츠, 그리고 야구모자를 깊이 눌러 쓴 세리는 이모부에게 인사드리는 엄마의 말에 고개만 까닥이고는 소파에 털썩 앉는다.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하다.

세리는 알고 있었다. 이 남자는 집안의 원수라는 것을. 부자였던 집안을 지금 이 꼴의 가난뱅이로 만들어 버린...

“예쁘게 컸네. 세리 안녕? ”

성형미인인 엄마와 달리 세리는 어렸을 때부터 귀여운 여자애였다. 그리고 지금은 어여쁜 소녀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하얀 피부에 큼지막한 눈망울. 비록 지금은 가난하지만 은연히 배여있는 귀티가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

은두가 이리저리 화제를 바꾸어 보지만 큰처형은 은두를 방문한 까닭을 밝히지 못했다. 큰처형은 여전히 재벌가 딸인 시절의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머리를 굽히고 남에게 부탁이라는 것을 하지 못했다.

은두는 짜증이 났다.

요새 은두에게 신종 병이 생겼다면, 성적인 관심이 가지 않는 여자와 오래 대화를 하지 못하는 병이다. 미장원은 몇 달째 가보지 못한 듯한 헤어스타일에 탄력이 없어보이는 얼굴피부, 그리고 망가진 몸매의 큰처형은 이제 전혀 은두의 관심밖 대상이었다.

은두는 일어나서 책상 앞으로 가서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는 바디 컨디션 센터 1년 이용권을 몇 장 집어들고는 큰처형에게 건넸다.

“하하, 이거 경품으로 몇 장 들어온건데.... 받으세요. ”

큰처형은 은두가 건네는 종이쪼가리의 정체를 알아차리고는 반색한다. 젊음을 유지할 돈이 사라지자 급격하게 몸에 노화가 찾아들어왔고, 그 사실을 매일같이 거울을 통해 확인하는 일은 큰처형에게 큰 고통이었다.

‘결국 돈을 구걸하러 온 것이군. ’

은두는 초선이 알면 또 잔소리를 하겠지만 큰처형 이름으로 즉시연금보험을 들어줄 생각을 굳혔다. 옛날 강간하며 따먹은 보지와 항문값으로는 좀 거액이긴 하지만.

“그럼, 저는 잠시 후 손님을 만나야 해서... ”

은두가 출객령을 내리는데도 큰처형은 일어나 섰을 뿐, 입술을 깨물며 쭈뼛쭈뼛거렸다.

“엄마, 빨리 가자. ”

“......잠깐..만....세나야...... ”

세리가 엄마 손을 잡아 끌었다. 하지만 큰처형은 잡힌 손목을 풀며 세리의 어깨를 잡고는 은두에게 돌려세웠다.

“제부, 우리 세리가 노래를 잘해. 들어보지 않겠어? ”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은두는 황당해서 대답을 못하고는 세나 얼굴과 큰처형 얼굴을 교대로 바라보았다. 엄마의 뜬금없는 말에 세리는 화가 잔뜩 나서 입이 삐죽 튀어 나왔다. 은두는 화가 난 표정의 세리에서 지금은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린 애나의 존재를 느꼈다.

“하하하, 잘 알죠. 세리가 어렸을 적에 저랑 같이 듀엣으로 부른 노래도 기억 나는걸요. ”

은두는 세리에게 자신이 가르쳐준 노래 몇 곡의 제목을 대었다. 하지만 세리는 다 잊어먹은 것 같았다. 고개만 설레설레 젓는 세리에 대해 은두는 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성질나쁜 어린애이긴 했지만 악의는 없어, 다른 식구들 몰래 은두방에 들어와 소꿉장난하며 놀곤 했었는데......

“세리야. 제부 앞에서 노래해봐. ”

큰처형은 자꾸 세리보고 노래하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세리는 팔짱끼고 들은 척도 안했다. 모녀의 다툼에 민망해진 은두가 한 마디 안 할 수 없었다.

“하하하, 왜 가수라도 시킬시려고요? 왜 자꾸 세리보고 노래 해보라고 하세요? ”

은두는 별 생각없이 한 말이지만 그 말은 정곡을 찔렀다. 세리의 어깨를 붙잡고 있던 큰처형은 두 손을 놓고 은두를 향해 돌아서고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응. 제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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