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미궁 속으로...
주요인물
김영호 : 나이 3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경위, 반장
이혜경 : 나이 33세, 김영호의 부인, 서울 경찰청 강력계 순경 출신
최동만 : 나이 4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총경, 책임자
우지만 : 나이 3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경사
송기호 : 나이 31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경장
박민서 : 나이 2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순경
서선희 : 나이 2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순경
장혜인 : 나이 2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순경
영호가 지만을 불렀다.
“우경사...우경사...”
한 쪽에서 서류를 살피던 지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영호에게 다가섰다.
“국과수의 지문검식 결과가 나왔어.”
“그래요?”
“응. 방금 연락이 왔는데...”
“...”
“...”
“그런데요?”
“그게...지문 결과가 우리와는 전혀 달라.”
“예? 무슨 말씀인지...”
“지문의 주인공은 최순임. 나이 55세. 주소지는 학교와 가까운 인근 지역주민이야.”
“최순임이요? 그게 누구죠?”
“학교 청소부야.”
“예???”
“지금 송경장한테 연락해서 최순임을 이쪽으로 데려오라고 해.”
“예...”
두 시간 후...
낡은 남방에 몸빼 바지를 입은 아줌마가 부들부들 떨면서 수사대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자...최순임씨...제가 묻는 말에 대답해 보세요.”
영호가 다정스럽게 이야기 했지만 순임은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영호와의 눈도 마주치지 않을려고 했다.
영호가 여러번 대화를 시도할려고 했지만 순임이 말도 못하는 바람에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반장님...제가 해볼게요.”
민서가 영호를 대신해 자리에 앉았다.
“아줌마... 긴장 푸세요.”
“저...전...죄...죄가 없어요.”
“맞아요. 아줌마는 죄가 없어요.”
“근데...왜 여기에 데리고 왔어요?”
“음...뭐라고 할까? 조사 하던 중에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가위가 발견되었어요. 그것을 조사하니 아줌마의 지문이 나왔어요.”
“아니에요. 전...전 아니에요.”
두 사람의 대화를 바라보던 동만과 영호가 대화를 나누었다.
“김반장 생각은 어때?”
“아니에요. 아닐 겁니다.”
“그렇지?”
“예...”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예...저 아줌마 최초의 사건 목격자입니다. 최초 목격자가 범인일 가능성은 지극히 적지요. 그럴만큼 용의주도한 면이 없습니다.”
“적당히 물어보고 내보내. 시간만 낭비하는거야. 알리바이만 조사하고 완벽하면 보내. 알았지?”
“예...”
약 30분간 대화를 나누던 민서가 영호에게 다가왔다.
영호는 다가오는 민서를 향해 고개를 가로 저였다. 그러자 민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시간 후 수사대의 회의실에 다시 대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조사해본 결과 최순임은 범인이 아닙니다.”
“왜죠?”
민서의 브리핑에 혜인이 질문을 했다.
“우선 알리바이가 완벽합니다. 또한 피해자를 죽일만한 동기도 그럴만한 용기도 없었습니다. 또한 사건 현장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입니다. 최순임의 말로는 화장실 입구에 가위가 떨어져 있어서 무심결에 주워들었고 그제서야 피가 묻은 줄 알았답니다. 그리고 그 이후 화장실 바닥의 피를 발견했고 화장실 변기 앞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답니다.”
“거짓말의 가능성은???”
이번에는 기호가 물었다.
“거짓말 할 사람은 아니었어. 바짝 긴장해서 내가 물어봤을 때 말도 못했어. 심지어 얼굴조차 마주하지 않았으니까...”
“그럼 지문은 실패이네요.”
“그렇지.”
“어떻게 하죠?”
“우선 송경장은 가위의 출처를 알아봐.”
“제가 하겠습니다.”
지만이 먼저 자신이 하겠다고 나섰다.
“학교에서 구매한 것일거야. 학교 구매 담당자에게 문의해서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또 어디로 들어왔는지 알아봐.”
“예...”
“그리고 다시 주변인물 인터뷰를 해봐. 교수사회는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지적이거나 인간적이지를 못해. 아무래도 몇 차례 만나면 뭔가 나올거야.”
회의실에서 나온 지만은 핸드폰을 꺼내들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지영아...나야......구매담당자가 누구지? 웅? 별거아니고 조사할 것이 있어서...그래...알았어...고맙다. 내일 보자. 그럼...”
지만은 구매담당자를 만나서 가위를 구매한 부서나 학과를 알아볼 계획이었다.
다음 날...
지만은 구매담당자에게 가위를 보여주며 서류를 확인했다.
그러나 제품번호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조사에 시간이 걸렸다.
“대개 이런 소모품은 학과에서 주문을 합니다. 그러나 들어오는 가위의 종류가 많고 학과도 많기 때문에 제품 번호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알 수가 없습니다. 또 언제 들어왔는지 중복해서 여러 학과가 주문을 하면 알 수가 없죠. 학과 조교를 소집해서 물어볼까요?”
“아니요. 만약에 조교들 중에 범인이 있다면 그렇지 않더라도 사건과 연관이 된다면 오히려 조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 없을까요?”
“우선 각 소모품 업체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서 제품번호를 확인해야죠.”
“오래 걸리나요?”
“아뇨. 하루 이틀이면 될 겁니다. 제가 연락을 드리죠.”
“아뇨...구매업체 연락처를 저에게 주십시오. 아무래도 제가 직접 하는게...”
“그러죠.”
구매 담당자는 업체 전화번호를 지만에게 적어 주었다.
지만은 업체 전화번호를 물어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찾아왔습니다.”
“뭐...언제든지...이번에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선희가 이한석을 다시 만나고 있었다.
“혹시 사건 당일 이 사람들 보지 못했나요?”
선희는 종이를 한 장 내밀었다.
종이에는 사건 당일 학교에 남아있던 네 사람의 사진과 이름이 적혀있었다.
“아뇨...저는 못봤습니다. 조교수도 못본걸요? 저는 조교수가 왜 여기와서 죽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구요.”
“이럴 말씀 드리기는 외람되지만...”
“말씀하세요. 조사를 위한 것이라면...”
“들리는 소문에 피해자 조인숙씨와 교수님께서 아주 친밀하셨다구요?”
“아...그건 전에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단지 친한 후배의 부탁으로...”
“그 정도가 아닌데요.”
민서는 이한석의 말을 자르며 이야기했다.
“제가 듣기로는 그 이상이라도 들었는데요.”
“그 이상이라니요? 어떤 뜻으로...”
“두 분의 관계는 모든 학교 사람들이 알고 있더라구요. 공공연히 두사람만 모른 척 하고 있다구요. 두 분은 이미 심각한 관계아니었나요?”
“이보세요. 형사 나으리. 이거 심한거 아니요?”
“혹시 불륜 관계를 미끼로 피해자가 교수님을 협박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교수님이 일을 벌였을 수도 있구요, 아니면 둘의 관계를 청산하자는 조인숙씨의 거절을 교수님이 거부하자 둘이 다투게 되었고 결국 사건으로 이어진게 아닙니까?”
선희가 또렷또렷 설명을 하지 이한규의 얼굴에는 붉은 빛이 맴돌았다.
“여보시오. 이...이...얼토당토 않은 말을... 근거가 있으면 영장을 첨부해서 정식으로 조사하시오. 내...내 이 수모를...당신...명예훼손 혐의와 협박, 공갈죄로 고소할지도 몰라. 이래뵈도 나 대학교수요. 일반인처럼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그러신가요? 피해자 부검 결과 남자의 정액이 자궁에서 발견되었습니다. A형의 남자더군요. DNA 결과 나왔습니다. DNA 조사 한 번 하시겠습니까?”
“이...이...이런...어느 놈이 그러오? 김철규 그 놈이 그러오? 범인이 이 중에 있다면 김철규일 것이오. 왜냐하면 김철규 그 천하의 호색꾼이 조교수를 품을려고 안달이 났으니까...”
“......”
“어느 날 조교수가 그러더군요. 김철규가 자기한테 찝쩍댄다고...다른 교수들도 그러는데 술김에 김철규가 한 말이 있는데 조인숙을 언젠가는 따먹겠다고 했답니다.”
“......”
“그러니 경찰 양반... 애꿎은 사람 잡지말고 김철규를 잡아서 조사하쇼. 그리고 다음부터는 정식으로 서류 가지고와 조사하시오. 이...이런 괘심한...”
이한규는 목에 핏줄이 서리도록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오버액션인지 아니면 진실에 대한 절규인지 구분은 되지 않았지만 선희는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물론 DNA 결과는 나왔지만 DNA 검사를 남자 용의자를 대상으로 할 계획은 아니었다. 나중에 일이 안풀릴 때 할 생각이었지만 선희는 급하게 달아오른 이한석을 유도해 정보를 알아낸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같은 시각 민서는 총학생회장인 배용상을 만나고 있었다.
“뵙기가 힘드네요. 안녕하세요? 경찰청 특수수사대 박민서 순경입니다. 잠시 자리에 앉아도 될까요?”
민서는 정중하게 용상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조인숙 씨 살해된 건 아시죠?”
“예. 들었습니다.”
“사건 당일 학교에 배용상씨가 있었더군요.”
“예. 그랬습니다.”
“무슨 일로???”
“2학기 사업계획을 짜고 있었습니다.”
“혼자 있었나요?”
“아뇨. 저 말고 두 명이 더 있었는데 중간에 갔고 저는 여기서 잔류를 했습니다.”
“혹시 그 외에 다른 사람 못봤나요?”
“예...”
용상은 민서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그럼 같이 있던 두 분은 언제 집에 갔죠?”
“아마 11시쯤이었을거에.”
“그럼 그 이후에는 용상씨 혼자 쭉 있었나요?”
“예...그런데 왜 저를 조사하죠?”
“아...그냥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나 나올까 해서요.”
“아직 범인을 못잡았나요?”
“예...그렇지만 조만간에 잡을 것입니다.”
“예...”
“그럼...수고하세요. 무슨일 있으면 연락주시구요.”
“민서는 용상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냈다. 용상은 정중하게 두 손으로 받았다.
그 때 용상의 손에 긁힌 자국을 민서는 발견했다.
“이 손의 상처는?”
“아...예...그...그게 일하다가 긁혔습니다.”
“아..그렇군요. 그럼...”
인사를 하고 민서는 총학생회 사무실을 나왔다.
다음 날 저녁 5시...
일식집 참치 횟집으로 혜인이 들어섰다.
카운터에 가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자 종업원이 구석진 방으로 안내를 했다.
혜인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있던 키 크고 체격이 좋은 남자가 일어났다.
“어유...장순경님...이쪽으로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예...그런데 어쩐 일로...”
“예...전에는 제가 너무 바쁜 나머지 대답을 대충해드린 거 같아서... 이렇게 저녁이나 먹으면서 제가 수사에 도움을 드릴까 해서요...”
혜인의 맞은 편에 앉은 남자...
사회체육과 교수 김철규 교수였다.
혜인에게 철규가 먼저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했다.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혜인은 만사 제쳐놓고 달려온 것이다.
“먼저 뭐라도 드셔야죠? 제가 시켜도 될까요?”
“예...맘대로...”
철규는 종업원을 불렀고 종업원이 오자 철규는 주문을 했다. 그리고 소주도 시켰다.
‘뭐야? 이남자. 자신의 맘대로 시키네. 누가 술먹는다고 했나?’
혜인은 자세히 김철규를 쳐다보았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작은 얼굴, 검게 그을린 피부와 떡 벌어진 가슴은 여자인 자기가 보기에도 괜찮은 남자로 보였다. 더군다나 대학 교수가 아닌가?
‘잘생겼네. 암튼 좋은 정보만 줘라.’
혜인은 철규가 좋은 정보를 줄 것을 기대했다.
잠시 후 참치회와 푸른 병의 소주가 들어왔다.
철규는 소주를 따서 혜인에게 권했다.
“저는 술 안마실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야 하거든요.”
“아...정말이요. 그럼 괜한 자리를 만들었네요?”
“예?”
“음...뭐...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제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정보나 도움을 드릴 것은 없습니다.”
“......”
“단...학교에 있다보니 죽은 조교수와 주변 인물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뭔가 경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자리를 마련했는데....뭐 굳이 그러시다면 얼른 일어나는게 제가 도움을 주는 거 같네요.”
‘어라...이 자식봐라...’
혜인은 철규의 말에 기가 찼다.
“뭐...교수님 뜻이 그러시다면 제가 교수님의 박자는 맞춰드리죠.”
혜인은 생각이 바뀌었는지 소주잔을 내밀었다.
‘아이씨...이거 아무런 소득이 없는 거 아냐?’
혜인은 속으로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슨 정보가 나올지도 모르는 기대감에 눌러있기로 했다.
“자...한 잔 하시죠.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예...근데 별로 좋은 계기가 아니다 보니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네요.”
“하하하 그런가요?”
두 사람은 소주를 들이켰다.
“뭐 그 동안 조사한 거 중에 참고될만한 것이 나왔나요?”
“지금 저한테 도움을 주기위해 만나신 겁니까? 아니면 저를 조사하기 위해 만나신 겁니까? 경찰은 전데 왜 제가 조사받는 느낌이 들죠?”
혜인은 톡 쏘듯이 말했다.
“아...죄송합니다. 그렇게 느끼셨다면 제가 사과드리죠.”
“아니 사과할 것 까지는 없는데... 듣자하니 교수님께서 죽은 조인숙씨를 좋아했다면서요?”
혜인은 회의 때 나온 이야기 중에서 김철규에 대해서 들은 부분을 약점을 찌르듯이 말했다.
“하...누가 그럽니까?”
“글쎄요. 누가 그런지는 모르겠고 다른 대원의 조사내용 중에 있던 겁니다.”
“아~~누가 그런지 알겠다.”
철규는 건배를 제의했고 혜인은 소주를 입에 털어 넣었다.
“그 늙은 여우가 그랬군요.”
“늙은 여우요?”
“예...이한석 교수요. 그 노인네 노망이야. 노망...”
“무슨 말씀인지...”
“경찰에서 조사를 했으면 잔류한 4명을 위주로 조사했을텐데 그런 말 할 사람은 그 노인네 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 자식 예리하네.’
“그 노인네 조교수랑 불륜인 주제에 누구를 공격해.”
철규는 화가 났는지 소주를 들이켰다.
두 사람은 소주 한 병을 금방 비우고 추가로 들어온 소주마저 금방 마셔버렸다.
벌써 3병째 들어온 술이었다.
두 사람은 볼에 취기가 약간 오르고 있었다.
“조교수와 이교수...두 사람 불륜이었어요. 아니 불륜이라기 보다는 이교수가 조교수를 데리고 놀았죠.”
“......”
“교수 임용할 때 학장에게 말해서 조교수를 임용했거든요. 학장이랑 절친하거든요. 아마 이교수가 조인숙을 교수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거에요.”
선희는 철규의 말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자세히 듣고 있었다.
철규가 술 마실 때 같이 장단을 맞춰만 주고 있었다.
“저랑 나이가 비슷해요. 그래서 친하게 지낼려고 하면 그 노인네가 질투를 했는지 저랑 안어울리게 했나봐요. 자기 마누라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우연히 연수를 같이 가게 되었지요. 저녁에 술을 한 잔 같이 하는데 조교수가 그러더라구요. 저보고 바람둥이 아니냐고...그래서 웃으며 맞다고 하고 누가 그랬냐고 물었더니 이한석이가 그랬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저랑은 스타일이나 모든 면에 안맞아서 간혹 이교수랑 부딪히기도 합니다. 체육은 학문도 아니라나 뭐라나 하면서...경영이 학문의 시초이고 어쩌고 하면서 우리 과를 우습게 알더라구요.”
“그랬군요.”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거 대학 사람이라면 다 알겁니다. 그리고 둘이 호텔에서 나오다가 저랑 마주치기도 했죠.”
“그랬군요.”
“또 누구 이야기 해줄까요? 용상이 이야기 해줄까요?”
“좋아요?”
“아아....그냥은 안되지. 우리 거래합시다.”“예? 거래요?”
“예...저는 3명에 대한 정보를 장순경님께 주고 장순경님은 저한테 오늘 밤의 시간을 주고...”
‘뭐야? 이자식...응큼하네.’
“어때요?”
“음...좋아요. 까짓거 오늘 제가 교수님께 시간을 증정하죠.”
“자...그럼 다시 거래 성사의 축하기념으로 건배하죠. 자...브라자...”
“어머...이거 성추행 아닌가?”
“그런가요? 하하하...”
“자...마셔요...교수님은 브라자...저는 노브라입니다. 호호호...”
두 사람은 소주잔을 부딪쳤다.
두 시간 뒤...
참치 횟집 인근의 러브호텔
붉은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는 원형 침대에 김철규가 누워있고 그 중심에 혜인이 엎드려 있다.
붉은 빛을 받은 철규의 알몸은 더욱 강렬하게 보였으며 탄탄한 가슴과 굵은 허벅지는 혜인의 감탄을 절로 나오게 했다.
쪼...쪼옥...쪽...
혜인은 철규의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었다.
이미 두 사람은 알몸이었고 샤워를 같이 하고 나온 뒤였다.
“아...좋아...”
혜인의 애무에 철규는 만족한 듯 깎지를 뒷머리에 끼고 누워있었다.
혜인은 목구멍 깊숙이 철규의 물건을 넣은채 열심히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아...좋아...너무 좋아...”
헤인은 철규의 두 다리를 들어 철규의 배쪽을 제쳤다.
철규의 엉덩이가 동그랗게 말아올려졌다.
혜인은 혀로 철규의 항문을 핥아댔다.
혜인의 혀가 항문에 닿자 철규는 움찔거렸다.
혀를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움직이며 철규를 농락했다.
“하악...학...너...너무 좋아... 이런 것은 언제 배웠어?”
철규는 혜인의 애무에 완전히 녹아들고 있었다.
혜인이 철규의 다리를 내리고 침대 옆에 있는 테이블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 비닐포장된 것을 찢어 그 안에 물건을 꺼냈다.
콘돔이었다.
혜인은 콘돔을 빼서 철규의 자지에 씌웠다.
“이거 꼭 해야 되나? 그냥 하면 안되나?”
“위험한 기간이에요? 임신되면 안되잖아요.”
언제부터인지 철규는 혜인에게 반말로 말을 했다.
혜인은 콘돔을 다 씌운 다음 자신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손으로 잡아 조준을 한 다음 천천히 앉아버렸다.
혜인의 보지에 철규의 자지가 들어갔다.
혜인은 무릎을 살짝 세워 몸을 들썩였다.
“아...너무 좋아...당신 경찰 맞아?”
철규는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혜인의 움직임이 열대여섯번 정도 되자 철규가 혜인의 허리를 잡았다.
“그만...쌀 거 같아.”
그러나 혜인은 더욱 격렬하게 움직였다.
“으...윽....나...나온다....”
철규의 외침과 함께 정액이 분출됐다.
그러나 정액은 콘돔벽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했다.
“학...하....하...”
혜인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후 혜인이 철규의 몸에서 내려왔고 자지에 씌워진 콘돔을 빼고 휴지로 정성껏 닦아주었다.
“너무 좋았어. 아주 엑설런트했어...굳이야...굳...”
“좋았어요?”
“응...근데 당신의 오랄이 너무 좋아서 너무 금방 끝난 거 아닌지 몰라.”
“아니에요. 근데 왜 반말이에요?”
“어...그랬나....요...미안...”
철규는 침대에 등을 기대고 담배를 물었다.
그리고 혜인에게 담배를 권했다.
혜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참...제가 이야기 안했죠?”
“뭘요?”
“용상이...그 놈...총학생회장...그놈 디자인과 조교와 애인관계야.”
“예???”
“그놈 1학년 때 총학 차장단이었는데 그 때 같이 일했던게 송연하야...내가 알기로는 연인관계일거야. 그리고 죽은 조교수와는 친척일걸...그 놈 학생회장 나왔을 때 나한테 잘 봐달라고 조인숙이가 전화를 했더군. 알고보니 이종사촌인지 고종사촌 관계야. 그러니까 용상이와누나 동생 관계이지...”
“정말요...”
“웅...왜 내가 거짓말을 하지?”
철규는 담배를 끄고 혜인의 유방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입으로 혜인의 유두를 빨았다.
혜인은 다리를 벌려 철규를 받아들였다.
주요인물
김영호 : 나이 3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경위, 반장
이혜경 : 나이 33세, 김영호의 부인, 서울 경찰청 강력계 순경 출신
최동만 : 나이 4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총경, 책임자
우지만 : 나이 3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경사
송기호 : 나이 31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경장
박민서 : 나이 2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순경
서선희 : 나이 2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순경
장혜인 : 나이 2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대원, 순경
영호가 지만을 불렀다.
“우경사...우경사...”
한 쪽에서 서류를 살피던 지만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영호에게 다가섰다.
“국과수의 지문검식 결과가 나왔어.”
“그래요?”
“응. 방금 연락이 왔는데...”
“...”
“...”
“그런데요?”
“그게...지문 결과가 우리와는 전혀 달라.”
“예? 무슨 말씀인지...”
“지문의 주인공은 최순임. 나이 55세. 주소지는 학교와 가까운 인근 지역주민이야.”
“최순임이요? 그게 누구죠?”
“학교 청소부야.”
“예???”
“지금 송경장한테 연락해서 최순임을 이쪽으로 데려오라고 해.”
“예...”
두 시간 후...
낡은 남방에 몸빼 바지를 입은 아줌마가 부들부들 떨면서 수사대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자...최순임씨...제가 묻는 말에 대답해 보세요.”
영호가 다정스럽게 이야기 했지만 순임은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영호와의 눈도 마주치지 않을려고 했다.
영호가 여러번 대화를 시도할려고 했지만 순임이 말도 못하는 바람에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반장님...제가 해볼게요.”
민서가 영호를 대신해 자리에 앉았다.
“아줌마... 긴장 푸세요.”
“저...전...죄...죄가 없어요.”
“맞아요. 아줌마는 죄가 없어요.”
“근데...왜 여기에 데리고 왔어요?”
“음...뭐라고 할까? 조사 하던 중에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가위가 발견되었어요. 그것을 조사하니 아줌마의 지문이 나왔어요.”
“아니에요. 전...전 아니에요.”
두 사람의 대화를 바라보던 동만과 영호가 대화를 나누었다.
“김반장 생각은 어때?”
“아니에요. 아닐 겁니다.”
“그렇지?”
“예...”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예...저 아줌마 최초의 사건 목격자입니다. 최초 목격자가 범인일 가능성은 지극히 적지요. 그럴만큼 용의주도한 면이 없습니다.”
“적당히 물어보고 내보내. 시간만 낭비하는거야. 알리바이만 조사하고 완벽하면 보내. 알았지?”
“예...”
약 30분간 대화를 나누던 민서가 영호에게 다가왔다.
영호는 다가오는 민서를 향해 고개를 가로 저였다. 그러자 민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시간 후 수사대의 회의실에 다시 대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조사해본 결과 최순임은 범인이 아닙니다.”
“왜죠?”
민서의 브리핑에 혜인이 질문을 했다.
“우선 알리바이가 완벽합니다. 또한 피해자를 죽일만한 동기도 그럴만한 용기도 없었습니다. 또한 사건 현장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입니다. 최순임의 말로는 화장실 입구에 가위가 떨어져 있어서 무심결에 주워들었고 그제서야 피가 묻은 줄 알았답니다. 그리고 그 이후 화장실 바닥의 피를 발견했고 화장실 변기 앞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답니다.”
“거짓말의 가능성은???”
이번에는 기호가 물었다.
“거짓말 할 사람은 아니었어. 바짝 긴장해서 내가 물어봤을 때 말도 못했어. 심지어 얼굴조차 마주하지 않았으니까...”
“그럼 지문은 실패이네요.”
“그렇지.”
“어떻게 하죠?”
“우선 송경장은 가위의 출처를 알아봐.”
“제가 하겠습니다.”
지만이 먼저 자신이 하겠다고 나섰다.
“학교에서 구매한 것일거야. 학교 구매 담당자에게 문의해서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또 어디로 들어왔는지 알아봐.”
“예...”
“그리고 다시 주변인물 인터뷰를 해봐. 교수사회는 우리가 생각했던 만큼 지적이거나 인간적이지를 못해. 아무래도 몇 차례 만나면 뭔가 나올거야.”
회의실에서 나온 지만은 핸드폰을 꺼내들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지영아...나야......구매담당자가 누구지? 웅? 별거아니고 조사할 것이 있어서...그래...알았어...고맙다. 내일 보자. 그럼...”
지만은 구매담당자를 만나서 가위를 구매한 부서나 학과를 알아볼 계획이었다.
다음 날...
지만은 구매담당자에게 가위를 보여주며 서류를 확인했다.
그러나 제품번호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조사에 시간이 걸렸다.
“대개 이런 소모품은 학과에서 주문을 합니다. 그러나 들어오는 가위의 종류가 많고 학과도 많기 때문에 제품 번호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알 수가 없습니다. 또 언제 들어왔는지 중복해서 여러 학과가 주문을 하면 알 수가 없죠. 학과 조교를 소집해서 물어볼까요?”
“아니요. 만약에 조교들 중에 범인이 있다면 그렇지 않더라도 사건과 연관이 된다면 오히려 조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 없을까요?”
“우선 각 소모품 업체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서 제품번호를 확인해야죠.”
“오래 걸리나요?”
“아뇨. 하루 이틀이면 될 겁니다. 제가 연락을 드리죠.”
“아뇨...구매업체 연락처를 저에게 주십시오. 아무래도 제가 직접 하는게...”
“그러죠.”
구매 담당자는 업체 전화번호를 지만에게 적어 주었다.
지만은 업체 전화번호를 물어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죄송합니다. 다시 찾아왔습니다.”
“뭐...언제든지...이번에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선희가 이한석을 다시 만나고 있었다.
“혹시 사건 당일 이 사람들 보지 못했나요?”
선희는 종이를 한 장 내밀었다.
종이에는 사건 당일 학교에 남아있던 네 사람의 사진과 이름이 적혀있었다.
“아뇨...저는 못봤습니다. 조교수도 못본걸요? 저는 조교수가 왜 여기와서 죽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구요.”
“이럴 말씀 드리기는 외람되지만...”
“말씀하세요. 조사를 위한 것이라면...”
“들리는 소문에 피해자 조인숙씨와 교수님께서 아주 친밀하셨다구요?”
“아...그건 전에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단지 친한 후배의 부탁으로...”
“그 정도가 아닌데요.”
민서는 이한석의 말을 자르며 이야기했다.
“제가 듣기로는 그 이상이라도 들었는데요.”
“그 이상이라니요? 어떤 뜻으로...”
“두 분의 관계는 모든 학교 사람들이 알고 있더라구요. 공공연히 두사람만 모른 척 하고 있다구요. 두 분은 이미 심각한 관계아니었나요?”
“이보세요. 형사 나으리. 이거 심한거 아니요?”
“혹시 불륜 관계를 미끼로 피해자가 교수님을 협박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교수님이 일을 벌였을 수도 있구요, 아니면 둘의 관계를 청산하자는 조인숙씨의 거절을 교수님이 거부하자 둘이 다투게 되었고 결국 사건으로 이어진게 아닙니까?”
선희가 또렷또렷 설명을 하지 이한규의 얼굴에는 붉은 빛이 맴돌았다.
“여보시오. 이...이...얼토당토 않은 말을... 근거가 있으면 영장을 첨부해서 정식으로 조사하시오. 내...내 이 수모를...당신...명예훼손 혐의와 협박, 공갈죄로 고소할지도 몰라. 이래뵈도 나 대학교수요. 일반인처럼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오.”
“그러신가요? 피해자 부검 결과 남자의 정액이 자궁에서 발견되었습니다. A형의 남자더군요. DNA 결과 나왔습니다. DNA 조사 한 번 하시겠습니까?”
“이...이...이런...어느 놈이 그러오? 김철규 그 놈이 그러오? 범인이 이 중에 있다면 김철규일 것이오. 왜냐하면 김철규 그 천하의 호색꾼이 조교수를 품을려고 안달이 났으니까...”
“......”
“어느 날 조교수가 그러더군요. 김철규가 자기한테 찝쩍댄다고...다른 교수들도 그러는데 술김에 김철규가 한 말이 있는데 조인숙을 언젠가는 따먹겠다고 했답니다.”
“......”
“그러니 경찰 양반... 애꿎은 사람 잡지말고 김철규를 잡아서 조사하쇼. 그리고 다음부터는 정식으로 서류 가지고와 조사하시오. 이...이런 괘심한...”
이한규는 목에 핏줄이 서리도록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오버액션인지 아니면 진실에 대한 절규인지 구분은 되지 않았지만 선희는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물론 DNA 결과는 나왔지만 DNA 검사를 남자 용의자를 대상으로 할 계획은 아니었다. 나중에 일이 안풀릴 때 할 생각이었지만 선희는 급하게 달아오른 이한석을 유도해 정보를 알아낸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같은 시각 민서는 총학생회장인 배용상을 만나고 있었다.
“뵙기가 힘드네요. 안녕하세요? 경찰청 특수수사대 박민서 순경입니다. 잠시 자리에 앉아도 될까요?”
민서는 정중하게 용상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조인숙 씨 살해된 건 아시죠?”
“예. 들었습니다.”
“사건 당일 학교에 배용상씨가 있었더군요.”
“예. 그랬습니다.”
“무슨 일로???”
“2학기 사업계획을 짜고 있었습니다.”
“혼자 있었나요?”
“아뇨. 저 말고 두 명이 더 있었는데 중간에 갔고 저는 여기서 잔류를 했습니다.”
“혹시 그 외에 다른 사람 못봤나요?”
“예...”
용상은 민서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그럼 같이 있던 두 분은 언제 집에 갔죠?”
“아마 11시쯤이었을거에.”
“그럼 그 이후에는 용상씨 혼자 쭉 있었나요?”
“예...그런데 왜 저를 조사하죠?”
“아...그냥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나 나올까 해서요.”
“아직 범인을 못잡았나요?”
“예...그렇지만 조만간에 잡을 것입니다.”
“예...”
“그럼...수고하세요. 무슨일 있으면 연락주시구요.”
“민서는 용상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냈다. 용상은 정중하게 두 손으로 받았다.
그 때 용상의 손에 긁힌 자국을 민서는 발견했다.
“이 손의 상처는?”
“아...예...그...그게 일하다가 긁혔습니다.”
“아..그렇군요. 그럼...”
인사를 하고 민서는 총학생회 사무실을 나왔다.
다음 날 저녁 5시...
일식집 참치 횟집으로 혜인이 들어섰다.
카운터에 가서 자신의 이름을 밝히자 종업원이 구석진 방으로 안내를 했다.
혜인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있던 키 크고 체격이 좋은 남자가 일어났다.
“어유...장순경님...이쪽으로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예...그런데 어쩐 일로...”
“예...전에는 제가 너무 바쁜 나머지 대답을 대충해드린 거 같아서... 이렇게 저녁이나 먹으면서 제가 수사에 도움을 드릴까 해서요...”
혜인의 맞은 편에 앉은 남자...
사회체육과 교수 김철규 교수였다.
혜인에게 철규가 먼저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했다.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혜인은 만사 제쳐놓고 달려온 것이다.
“먼저 뭐라도 드셔야죠? 제가 시켜도 될까요?”
“예...맘대로...”
철규는 종업원을 불렀고 종업원이 오자 철규는 주문을 했다. 그리고 소주도 시켰다.
‘뭐야? 이남자. 자신의 맘대로 시키네. 누가 술먹는다고 했나?’
혜인은 자세히 김철규를 쳐다보았다.
뚜렷한 이목구비와 작은 얼굴, 검게 그을린 피부와 떡 벌어진 가슴은 여자인 자기가 보기에도 괜찮은 남자로 보였다. 더군다나 대학 교수가 아닌가?
‘잘생겼네. 암튼 좋은 정보만 줘라.’
혜인은 철규가 좋은 정보를 줄 것을 기대했다.
잠시 후 참치회와 푸른 병의 소주가 들어왔다.
철규는 소주를 따서 혜인에게 권했다.
“저는 술 안마실렵니다. 사무실에 들어가야 하거든요.”
“아...정말이요. 그럼 괜한 자리를 만들었네요?”
“예?”
“음...뭐...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제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정보나 도움을 드릴 것은 없습니다.”
“......”
“단...학교에 있다보니 죽은 조교수와 주변 인물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뭔가 경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자리를 마련했는데....뭐 굳이 그러시다면 얼른 일어나는게 제가 도움을 주는 거 같네요.”
‘어라...이 자식봐라...’
혜인은 철규의 말에 기가 찼다.
“뭐...교수님 뜻이 그러시다면 제가 교수님의 박자는 맞춰드리죠.”
혜인은 생각이 바뀌었는지 소주잔을 내밀었다.
‘아이씨...이거 아무런 소득이 없는 거 아냐?’
혜인은 속으로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슨 정보가 나올지도 모르는 기대감에 눌러있기로 했다.
“자...한 잔 하시죠.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예...근데 별로 좋은 계기가 아니다 보니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네요.”
“하하하 그런가요?”
두 사람은 소주를 들이켰다.
“뭐 그 동안 조사한 거 중에 참고될만한 것이 나왔나요?”
“지금 저한테 도움을 주기위해 만나신 겁니까? 아니면 저를 조사하기 위해 만나신 겁니까? 경찰은 전데 왜 제가 조사받는 느낌이 들죠?”
혜인은 톡 쏘듯이 말했다.
“아...죄송합니다. 그렇게 느끼셨다면 제가 사과드리죠.”
“아니 사과할 것 까지는 없는데... 듣자하니 교수님께서 죽은 조인숙씨를 좋아했다면서요?”
혜인은 회의 때 나온 이야기 중에서 김철규에 대해서 들은 부분을 약점을 찌르듯이 말했다.
“하...누가 그럽니까?”
“글쎄요. 누가 그런지는 모르겠고 다른 대원의 조사내용 중에 있던 겁니다.”
“아~~누가 그런지 알겠다.”
철규는 건배를 제의했고 혜인은 소주를 입에 털어 넣었다.
“그 늙은 여우가 그랬군요.”
“늙은 여우요?”
“예...이한석 교수요. 그 노인네 노망이야. 노망...”
“무슨 말씀인지...”
“경찰에서 조사를 했으면 잔류한 4명을 위주로 조사했을텐데 그런 말 할 사람은 그 노인네 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 자식 예리하네.’
“그 노인네 조교수랑 불륜인 주제에 누구를 공격해.”
철규는 화가 났는지 소주를 들이켰다.
두 사람은 소주 한 병을 금방 비우고 추가로 들어온 소주마저 금방 마셔버렸다.
벌써 3병째 들어온 술이었다.
두 사람은 볼에 취기가 약간 오르고 있었다.
“조교수와 이교수...두 사람 불륜이었어요. 아니 불륜이라기 보다는 이교수가 조교수를 데리고 놀았죠.”
“......”
“교수 임용할 때 학장에게 말해서 조교수를 임용했거든요. 학장이랑 절친하거든요. 아마 이교수가 조인숙을 교수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거에요.”
선희는 철규의 말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자세히 듣고 있었다.
철규가 술 마실 때 같이 장단을 맞춰만 주고 있었다.
“저랑 나이가 비슷해요. 그래서 친하게 지낼려고 하면 그 노인네가 질투를 했는지 저랑 안어울리게 했나봐요. 자기 마누라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우연히 연수를 같이 가게 되었지요. 저녁에 술을 한 잔 같이 하는데 조교수가 그러더라구요. 저보고 바람둥이 아니냐고...그래서 웃으며 맞다고 하고 누가 그랬냐고 물었더니 이한석이가 그랬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저랑은 스타일이나 모든 면에 안맞아서 간혹 이교수랑 부딪히기도 합니다. 체육은 학문도 아니라나 뭐라나 하면서...경영이 학문의 시초이고 어쩌고 하면서 우리 과를 우습게 알더라구요.”
“그랬군요.”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거 대학 사람이라면 다 알겁니다. 그리고 둘이 호텔에서 나오다가 저랑 마주치기도 했죠.”
“그랬군요.”
“또 누구 이야기 해줄까요? 용상이 이야기 해줄까요?”
“좋아요?”
“아아....그냥은 안되지. 우리 거래합시다.”“예? 거래요?”
“예...저는 3명에 대한 정보를 장순경님께 주고 장순경님은 저한테 오늘 밤의 시간을 주고...”
‘뭐야? 이자식...응큼하네.’
“어때요?”
“음...좋아요. 까짓거 오늘 제가 교수님께 시간을 증정하죠.”
“자...그럼 다시 거래 성사의 축하기념으로 건배하죠. 자...브라자...”
“어머...이거 성추행 아닌가?”
“그런가요? 하하하...”
“자...마셔요...교수님은 브라자...저는 노브라입니다. 호호호...”
두 사람은 소주잔을 부딪쳤다.
두 시간 뒤...
참치 횟집 인근의 러브호텔
붉은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는 원형 침대에 김철규가 누워있고 그 중심에 혜인이 엎드려 있다.
붉은 빛을 받은 철규의 알몸은 더욱 강렬하게 보였으며 탄탄한 가슴과 굵은 허벅지는 혜인의 감탄을 절로 나오게 했다.
쪼...쪼옥...쪽...
혜인은 철규의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었다.
이미 두 사람은 알몸이었고 샤워를 같이 하고 나온 뒤였다.
“아...좋아...”
혜인의 애무에 철규는 만족한 듯 깎지를 뒷머리에 끼고 누워있었다.
혜인은 목구멍 깊숙이 철규의 물건을 넣은채 열심히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아...좋아...너무 좋아...”
헤인은 철규의 두 다리를 들어 철규의 배쪽을 제쳤다.
철규의 엉덩이가 동그랗게 말아올려졌다.
혜인은 혀로 철규의 항문을 핥아댔다.
혜인의 혀가 항문에 닿자 철규는 움찔거렸다.
혀를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움직이며 철규를 농락했다.
“하악...학...너...너무 좋아... 이런 것은 언제 배웠어?”
철규는 혜인의 애무에 완전히 녹아들고 있었다.
혜인이 철규의 다리를 내리고 침대 옆에 있는 테이블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 비닐포장된 것을 찢어 그 안에 물건을 꺼냈다.
콘돔이었다.
혜인은 콘돔을 빼서 철규의 자지에 씌웠다.
“이거 꼭 해야 되나? 그냥 하면 안되나?”
“위험한 기간이에요? 임신되면 안되잖아요.”
언제부터인지 철규는 혜인에게 반말로 말을 했다.
혜인은 콘돔을 다 씌운 다음 자신이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손으로 잡아 조준을 한 다음 천천히 앉아버렸다.
혜인의 보지에 철규의 자지가 들어갔다.
혜인은 무릎을 살짝 세워 몸을 들썩였다.
“아...너무 좋아...당신 경찰 맞아?”
철규는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혜인의 움직임이 열대여섯번 정도 되자 철규가 혜인의 허리를 잡았다.
“그만...쌀 거 같아.”
그러나 혜인은 더욱 격렬하게 움직였다.
“으...윽....나...나온다....”
철규의 외침과 함께 정액이 분출됐다.
그러나 정액은 콘돔벽에 막혀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했다.
“학...하....하...”
혜인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후 혜인이 철규의 몸에서 내려왔고 자지에 씌워진 콘돔을 빼고 휴지로 정성껏 닦아주었다.
“너무 좋았어. 아주 엑설런트했어...굳이야...굳...”
“좋았어요?”
“응...근데 당신의 오랄이 너무 좋아서 너무 금방 끝난 거 아닌지 몰라.”
“아니에요. 근데 왜 반말이에요?”
“어...그랬나....요...미안...”
철규는 침대에 등을 기대고 담배를 물었다.
그리고 혜인에게 담배를 권했다.
혜인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참...제가 이야기 안했죠?”
“뭘요?”
“용상이...그 놈...총학생회장...그놈 디자인과 조교와 애인관계야.”
“예???”
“그놈 1학년 때 총학 차장단이었는데 그 때 같이 일했던게 송연하야...내가 알기로는 연인관계일거야. 그리고 죽은 조교수와는 친척일걸...그 놈 학생회장 나왔을 때 나한테 잘 봐달라고 조인숙이가 전화를 했더군. 알고보니 이종사촌인지 고종사촌 관계야. 그러니까 용상이와누나 동생 관계이지...”
“정말요...”
“웅...왜 내가 거짓말을 하지?”
철규는 담배를 끄고 혜인의 유방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입으로 혜인의 유두를 빨았다.
혜인은 다리를 벌려 철규를 받아들였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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