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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56 605회 0건

진행이 조금 느립니다.

그럼 즐감 ㅠㅠ





1화 나는 다시 태어났다.


2.
명문사립 우화고등학교.
서울의 가장 유명한 재단법인은 공립학교와 대립되는 말그대로 부자들만이 다닐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학교를 시설했다. 내가 듣기로는 역사가 겨우 10년 밖에 안 되긴 했지만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들 중에 대부분이 이름 높은 기업의 사장들이거나 대기업에서 일하는 지체 높은 인사 층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강남에 위치한 이 학교를 다니기 위해 강동이나 송파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강남 사람들에게 매우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데 아무래도 나는 그것이 단순한 지역과 지역을 나누는 편견 속에 인간의 가장 어리석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같은 교복을 입히면 똑같은 학생이거늘....

퇴원을 하긴 했지만 곧바로 학교로 갈 수 없어 이틀 뒤, 드디어 나는 학교로 향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심히 아침 길이 좀 부담스러웠다. 내 양 옆에 마치 보디가드라는 되는 양 가을과 가희가 꼭 붙어 있었다. 이러고 지하철 타러 가니 순식간에 주목을 받는 건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다.

“우아, 저기 좀 봐. 우화고의 미녀자매야!”

“그런데 가운데 놈은 뭐야? 졸라 못생겼네.”

“.................”

... 참자. 참어. 남학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든 안 받든 간에 어째 너무 과보호를 받는 것 같아 도리어 내가 다 무안할 정도였다. 하지만 용감무쌍한 이 쌍둥이 자매 양들은 정말 전직이 보디가드가 아닌가 생각 될 정도로 앞뒤로 나를 감싸며 마치 세상 물정 모르고 나온 도련님 지키는 뜻한 자세를 유지했다.

“저기, 누나들? 우리 좀 거리를 유지하는 게 낫지 않을까?”

“무슨 소리야? 우리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정도 쯤은 해줘야지.”

가희가 검지로 내 관자놀이 부근을 콕콕 찌르며 말했다. 연약해 보이는 이 두 소녀에게 보호받을 정도로 이 몸의 전 주인은 그렇게 한심 녀석이었나? 어휴, 가을은 그냥 미소만 짓고 있어 그렇다 쳐도 가희는 너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리어 부담이 되었다. 역을 지날수록 우화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원래 지하철 이용객이 엄청나게 많았으니 나는 그녀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대끼지 않도록 적당히 입구 쪽 구석으로 이동하게 만들었다.

“정말 학교 가는 길은 항상 전쟁이라니까. 되게 복잡해.”

“그러게 말이야. 후훗, 그런데 진이는 우리를 보호하는 걸까?”

살며시 내 손을 잡는 가을의 말에 나도 모르게 붉어졌다. 윽, 그래도 조금 부끄럽긴 하군. 그러자 가희는 한숨을 내쉬며 그동안 지하철에서 겪은 많은 일들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았다.

“정말 우리 같은 미모의 자매는 이런데 이용하면 안 된다니까. 매일 아침마다 치한들을 보는데 오죽하면 순진한 우리 언니가 이제는 치한을 만나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 정도라니까.”

"어머, 얘는. 그러는 너야말로 이제는 치한만 만나면 이단옆차기나 날리잖니."

"후훗, 제대로 걸리면 작살나는 거야!"

가희는 아주 자신감에 넘치는 듯 두 손을 불끈 쥐어 보였다. 하긴 그럴 것 같긴 하네. 복잡한 틈을 타 치한 짓을 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다. 멀쩡해 보이다가도 알게 모르게 스윽, 만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전생에서도 많이 봐왔다. 그러던 그때 아무도 닿지 않게 구석으로 보냈음에도 손을 뻗어 내 누나들의 엉덩이를 만지려는 파렴치한 손이 내 눈에 그야말로 위성레이더처럼 포착되었다. 그녀들이 다른데 시선을 돌린 틈을 타서 나는 그 손을 덥석 붙잡았다.

“죽고 싶지 않으면 꺼져라.”

“!”

두 눈을 부릅뜨고 살기를 뿜어대며 조금 마름 뜻한 체형의 안경 쓴 남자에게 경고를 보내자 남자는 놀라 허둥지둥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그 사람 덕에 여기저기 부딪친 사람들은 불쾌한 눈으로 도망치는 그 사람의 뒤통수를 노려본다. 별 것도 아닌 놈이 어딜 만지려고. 그러자 가희가 나를 보며 물었다.

“어?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무것도.”

누군가 누나 엉덩이 만지려고 했어, 라고 말해주면 방방 날뛸 건 뻔할 뻔자니 적당히 넘어가 줬다. 운 좋은 줄 알아, 치한 남. 이윽고 강남역에 도달하자 수많은 인파들이 마치 썰물 나가듯이 밀려나가니 늦지 않기 위해서 나나 두 자매는 서둘러 계단을 밟고 역에서 벗어났다. 과연 강남이라고 해야 되나? 고층 건물들이 엄청났다. 지나다니는 차도 외국산이 대부분을 차지 할 정도로 이곳은 부유한 계층이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강남에 중점을 두지 않아 잘 와보진 않았지만 이제 보니 그 가치가 엄청난데?

“진아, 뭐해? 빨리 안 오고.”

“아? 으, 응. 알았어.”

가을이가 내 팔을 잡자 나는 그녀들을 따라 도보를 걸었다. 이제 여름이 되 감에 따라 햇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가로수에 새파란 잎사귀들이 바람에 따라 천천히 떨어졌다. 모퉁이를 지나 4차선 도로의 저 반대편에는 명문사립 우화고등학교라 불리는 서울 최대의 학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건물이 무려 여섯 개나 되고 그 크기도 크기지만 조형물의 아름다움이 마치 대학교를 보는 것 같군.

학교를 보니 왠지 설렘을 느꼈다. 훗, 내가 졸업 한지 몇 년이 되었더라? 이제는 거의 까마득하군. 하긴 거의 90년대 초반에 졸업했으니, 거의 컴퓨터 세대도 아닐 나이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었다. 40대를 바라볼 나이에 조직을 크게 이룩했지만 어이없이 분열되어 조직은 무너지고 결국 동생의 죽음과 동시에 목숨을 끊은 내게 다시금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학생 신분인 것 자체가 굉장히 새롭고 무언가 그립게만 느껴진다.

두 자매를 양 옆에 끼고 걷는 내게 당연히 주변의 눈길이 심심치 않았다. 물론 부담스러워서 떨어지려고 했지만 그런 내게 장난스럽게 팔 장까지 끼며 재밌게 웃는 자매들에게 항복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교단을 지나 나보다 한 학년 높은 그녀들은 내게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고서는 3학년 교실이 있는 북쪽 별관 쪽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나로서는 귀찮지 않게 돼서 좋기는 했지만 문제는.... 2학년 건물이 어디지?

“젠장, 이거 물어 볼 수도 없고.”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명찰의 색깔로 확인 할 수 있으니 나와 같은 파란색의 명찰을 지닌 학생들이 향하는 쪽으로 걸으면 분명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운동장 두 개에 체육관 세 개, 그리고 건물이 여섯 개라....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구만. 이런 부자 학교에 그러한 폭력이 존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질 나쁜 놈들에 공부를 아무리 못해도 부모가 돈이 많으면 모든 것을 다 해결 하 수 있으니까.

“야, 한진!”

누군가 나를 불렀다. 꼭 딱가리 부르는 뜻한 기분 나쁜 목소리였다. 돌아보니 키가 제법 크고 머리색은 노랗게 물들인 녀석과 그리고 그 녀석 뒤로 두 명의 소년들이 각기 껌을 씹거나 교정에 함부로 침을 뱉으며 삐딱하게 서있었다. 제법 고급스럽고 새하얀 우화고의 교복을 저렇게 엉망으로 입다니..... 학교 망신이구만.

“넌 뭐냐?”

“뭐? 몇 달 동안 못 보던 세에 이 새끼가 미쳤나.”

황당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린 녀석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혹시 이놈이 명훈인가? 내 키는 불과 170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180이나 되는 놈을 올려다봐야 했다. 흠... 이거 왠지 자존심 상하는 군. 전생의 내 키는 그럭저럭 185를 유지했는데. 기분 나쁘군. 뭐라도 영양 좋은 것을 잔뜩 먹어야겠어.

“볼 일 없으면 방해하지 마라.”

“아니, 이 새끼가!”

녀석의 주먹이 나를 향했다. 그저 단순한 주먹 휘두르기였기에 나는 살짝 팔을 들어 그것을 막아냈다. 그러자 녀석의 얼굴이 새 빨게 지더니 금세 부어오른 자기 손을 부여잡으며 방방 뛰어다녔다.

“크으으! 아, 씨발, 뭐야! 으그그!”

심하게 아픈지 주저앉을 정도로 주먹을 감싸는 놈을 보니 내가 다 한심했다. 야 임마, 난 그냥 막기만 했다고. 척 봐도 형편없는 학교 양아치다. 아무래도 이놈은 명훈이란 놈이 아닌 것 같다. 그저 본래 이 몸 주인을 괴롭히던 녀석들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된다. 한심하게 생각한 나는 주저 없이 녀석의 턱을 걷어 올려 찼다.

- 파악!

“커헉!”

순식간에 몇 미터를 솟구친 놈은 그대로 수많은 옥수수들을 토해내고는 완벽히 대자로 뻗었다. 그야 말로 일순간의 일이다.

“거, 건석아!”

호? 그 놈 이름이 건석이었군. 놀라 어쩔 줄 모르는 그의 친구들을 향해 나는 씨익 웃으며 살기를 내뿜었다. 정면으로 나를 본 그들은 마치 얼어붙은 듯 후들후들 거리는 다리와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며 눈동자를 번뜩이며 말했다.

“말하면 알지?”

- 끄덕끄덕!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널브러진 놈을 버리고는 그들은 마치 무시무시한 살인자에게 쫓기는 것처럼 도망쳤다. 정말 그 모습이 얼마나 한심한지 이 녀석들을 상대하는 내가 다 쪽팔렸다. 나 참, 어이가 없군. 최소한 의리는 있어야 하잖아.

“별 볼일 없는 놈들 같으니.”

대자로 뻗은 건석인지 뭔지 하는 놈을 내버려두고서 나는 2학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2학년 7반의 신발장을 찾았고 나는 내 이름이 적힌 신발장을 찾았다. 그런데....

“..............”

그야말로 집단 따돌림이구만. 부서져 너덜너덜해진 신발장과 온갖 낙서들이 가득한 내 신발장.... 더구나 네 애미는 창녀다, 누나는 내가 맛있게 먹어주마 하는 상당히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슬슬 화가 나는 군. 오냐, 낙서한 놈들을 모두 짓밟아 주마.

- 콰앙!

그대로 내 주먹은 엉망이 되어버린 내 신발장으로 꽂혀버렸다. 그 근방은 완전히 박살나버려 너덜너덜해졌고 놀란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주시한다. 그런 그들을 무시하고 나는 적당히 실내화로 갈아 신어 신발을 가방에다 집어넣었다. 기분 나쁘기 그지없다. 불쾌하고 짜증이 났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명훈인가 하는 놈말고도 아예 집단으로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났다.

“으드득, 어디 내 앞에서 감히 나설 수 있을 지 두고 보자.”

이를 부드득 갈며 나는 여러 반을 지나 2학년 7반이라는 푯말이 달린 반 앞에 멈췄다. 완전 대리석으로 치장된 복도를 지나오면서 정말 부자들만 다니는 학교라는 것을 내심 실감하고는 있었지만 그러한 배경과 허영심이 나이 어린놈들에게까지 전해지고 있으니 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쾅!

부서질 정도로 세게 문을 열었다. 본래 익숙할, 비록 내게는 생전 처음 보는 녀석들뿐이지만 어쨌든 모두가 마치 정지라도 한 것처럼 꼼짝도 안하고 나를 응시한다. 후후, 황당한 표정들이군. 그리고 나는 천천히 교단으로 올랐다. 교단에는 최신형으로 보이는 컴퓨터와 여러 가지 서류들이 정돈되어 있었다. 나는 마치 전학생이라도 되는 기분으로 앞으로 함께 할 반 친구 녀석들을 내려다보았다.

“모두 반갑다. 4개월 전 자살 시도하다 운 좋게 되살아난 한 진이라고 한다. 어차피 다 알고 있겠지만 쪽팔리게 왕따였다. 이제부터 각인 시켜주지. 나 한 진은 네 놈들이 집단으로 괴롭히던 예전의 내가 아니다. 날 괴롭혔던 놈 하나하나 모두 짓밟아 줄 테니까 각오해라!”

내 두 눈에서 뿜어지는 살기로 인해 남녀 할 것 없이 입도 뻥긋 할 수 없을 정도로 심리적인 큰 압박을 주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교단에서 내려와 제일 앞줄부터 시작해 천천히 나의 충실한 반 친구들이 될 녀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훑어보았다. 모두가 두려움에 질려 감히 내 눈과 마주치는 놈은 없었다. 그러던 중 개중에 양아치처럼 보이는 놈의 책상에서 내 누나들의 이름과 같이 상당히 눈에 거슬리는 적나라한 낙서 쓰여 있는 것을 보았다.

“한가을&한가희 졸라 따먹고 싶어. 한진이 새퀴 학교에 안 오나? 아 씨발 졸라 따먹고 싶어 미치겠다. 애들 모아서 강간이나 할까?...... 네가 썼냐?”

“아, 아니 내가 쓴 게....”

- 퍼억!

말 할 것도 없이 난 놈의 면상을 날려버렸다. 그러자 안면의 코뼈가 거의 부서질 정도로 나자빠진 녀석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짓밟아 주었다. 배를 걷어차고 가슴을 짓눌렀다. 뭐? 애들 모아서 강간? 네 놈이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그딴 짓을 못하겠지!

- 퍼억! 퍽! 퍽! 퍼퍽!

“아악! 제, 제발! 악! 아흐아악!”

거의 반죽을 때까지 밟아주었다. 그나마 힘을 많이 빼서 밟은 거니 죽지는 않을 거다. 내가 진짜 힘을 주어 밟았으면 내장이 터지고 뼈가 으스러졌겠지. 하지만 그랬다간 골치 아파지니까 적정한 선에서 끝내주었다.

“야!”

- 움찔

내가 이놈 옆자리에 앉은 놈을 부르자 화들짝 놀라면서 내 눈과 마주칠라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떨었다. 거 참, 보기 안쓰럽군. 죽인 것도 아닌데 말이야.

“이 놈 양호실이나 데리고 가라. 계단에서 심하게 굴렀다고 해. 알겠지?”

“아, 알겠습니다!”

음? 내가 얼마나 두려웠으면 존댓말까지 튀어나올까. 정말 한심하구만. 내가 지목한 녀석이 실컷 밟아준 녀석을 엎고 손살 같이 튀어나가자 나는 그 다음 친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았다. 무섭겠지. 살기라는 것이 어떤 건지 모르는 철부지 놈들. 그런 주제에 힘 약한 녀석들이 괴롭히는 이중성이나 가진 것들. 특히 여학생들은 볼만했다. 예쁘게 화장하고 왔을 텐데 땀에 다 씻겨 내려갔으니 말이야.

“아, 그런데 명훈이란 놈이 누구지?”

그 말에 대부분의 급우들이 움찔거렸다. 오, 알긴 아는 모양이군. 그중 바로 앞에 있는 여 학우에게 물었다.

“며, 명훈이는 1반이야.”

1반? 아니 그럼 다른 반 놈에게 괴롭힘을 당한 건가? 어이가 없군. 그 놈은 나중에 손봐주기로 하고 일단 2학년 7반의 학급 우들에게 교육을 시킬 필요성이 있다. 물론 먼저 맞은 놈처럼 이상한 낙서라든지 모욕적인 일을 했을 때 실컷 짓밟아 주면 된다. 마지막 녀석까지 전부 일일이 들여다 본 후에야 그때서야 조례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선생이 들어오기 전 나는 5분단 맨 마지막 줄에 앉았다. 그런데 앉기 전 내 책상 속에 갖은 쓰레기들이 들어있는 것과 사물함에 들어있는 교과서들이 찢어져 있는 것을 보고 또 뒷골이 땡겨 왔다. 아 또 열 받네.

“여기다 쓰레기 쑤셔 박은 놈이랑 교과서 못쓰게 만든 놈들 당장 이리로 튀어나와라. 10초 준다. 다 알아내는 방법이 있으니까 지금 나오면 한 대로 봐주겠다.”

- 후다다닥!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여섯 명의 급우들이 마치 목숨의 위험이라도 받는 듯 창백한 표정으로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하하... 남자 셋에 여자 셋이라....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제일 먼저 여자 셋의 볼기짝을 거의 쫘악 소리가 날 정도로 세 개 쳤고 남자 놈들은 안면 복부 할 것 없이 약속대로 한 대 씩 갈겨주었다.

“크으으... 으으윽!”

“당장 자리로 튀어가서 각각 한명 씩 교과서 가지고 오도록.”

고통에 겨워 바닥을 기고 있는 여섯에게 그렇게 명령을 내리니 기어서라도 자리에 돌아가 각기 교과서 한 권씩을 가지고 온다. 다른 급우들의 표정이 참 볼만했다. 오직 앞만을 보고나 모르는 척 책만 보고 있는 모습이 정말 우습다. 폭력으로 지배해야 사람을 부릴 수 있는가? 여지없이 보여주는 광경이군. 정말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 학교란 곳이 이런 데였다니.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었을 텐데.

“응? 분위기가 왜 이래?”

제법 예쁘장하게 생긴 여선생이 들어오자 싸해진 분위기에 이상함을 느꼈는지 자기 반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호오, 제법 예쁜 담임이군. 늘씬한 몸매에 성숙미가 돋보인다. 하지만 그에 앞서 선생보다 나를 더 의식한다는 것에 그저 웃기기만 할 뿐이다.

"혹시 무슨 일 있었니?"

그러나 대답하는 이는 없다. 시큰둥한 반응에 여선생은 조금 이상하다는 식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출석부를 뒤졌다. 그리고 한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자, 모두 그렇게 굳어 있지 말고 오늘 아주 기쁜 소식을 전해주겠어요. 교통사고를 당했던 진이가 드디어 오늘부터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자, 모두 맨 뒤에 앉아 있는 진이에게 축하의 박수를 주세요.”

- 짝짝짝

이봐, 선생님. 박수 치는 건 당신 밖에 없어. 그리고 교통사고? 아주 그럴 듯한 이유를 붙혔구만. 나는 실소를 터트리며 선생님에게 말했다.

“환영인사를 받을 정도는 아닙니다. 조례나 해주세요.”

“아.. 그, 그래? 일단 다시 복귀해서 기쁘군요. 진이 학생.”

흥, 관심조차 없었던 주제에 무슨. 원래 교무실에 들려서 선생과 같이 들어와야 하지만 나는 그것이 싫었고 먼저 선생이 오기 전에 정리 할 것이 있어 조례가 되기 전에 폭풍처럼 반을 들쑤셨다. 효과가 있는지 담임선생이 나가고서 다른 선생들이 들어와도 한 결 같이 조용하기만 했다. 마치 몸이 굳은 석상처럼 아무도 대화를 하는 사람도 없었고 그저 화장실을 나가는데 만도 일일이 내 눈치를 봐야 할 정도니, 이거 내가 좀 심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야, 네 반 분위기가 왜 이러냐?”
“쉬, 쉿! 조용! 나가서 얘기하자.”

다른 반에서 놀러 온 친구들을 데리고 마치 큰 죄를 지은 것 마냥 나가는 꼴도 웃 길 따름이다. 이봐, 내가 언제 그런 것도 눈치 보라고 했나? 뭐, 자기들이 알아서 기어주는 건데 나야 귀찮은 일 없겠지만. 하긴, 왕따 녀석이 복귀한다고 하니까 어떻게 잔뜩 괴롭혀 줄까 생각하던 놈들이니 도리어 그 왕따에게 무시무시한 위협을 받고 특이나 집중적으로 괴롭혔던 놈들이 뒤지게 얻어 터졌으니 두려워 할 수밖에. 그렇게 실컷 괴롭혀 놓고서 말이다.

“야! 한진이란 새끼가 누구야!?”

쉬는 시간이 끝나 갈 때 즈음 갑자기 누군가 반으로 들어오더니 대뜸 그렇게 외쳤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거 참, 쑥스럽구만. 육중한 몸의 남자에게 나는 귀찮다는 듯이 내 존재를 알렸다.

“난 데? 넌 뭐냐?”
“건석이를 그 지경으로 만들다니! 너 오늘 죽었.....!”

- 퍼억! 철푸덕!

“웃기는 놈일세.”

놈이 바로 내 앞까지 와서 손을 쓰기도 전에 내가 먼저 주먹을 내질러 복부를 가격했다. 큰 충격을 받은 듯 그 육중한 몸이 크게 솟구쳐 저 딱딱한 대리석 바닥에 구르게 되었다. 뭐야? 완전 순 두부살이구만. 한방에 나가떨어지는 꼴하고는. 그러고 보니 건석? 아아, 아침에 내게 덤비다 한 방에 나가떨어진 놈? 복수하려고 달려왔나? 참 내, 그러면 실력 좀 있어야지.

“거기 너, 저 놈 좀 양호실에 데려다 줘라. 자빠져서 계단을 굴렀다고 해.”

아침에 짓밟아 줬던 놈을 양호실로 데려다준 급우에게 다시 그렇게 명령하니 녀석은 아주 울상인 표정이 되었다. 넌 앞으로 운송용이야. 쓰러진 놈들 처리용. 하여간 이일로 순식간에 교내에 소문이 퍼진 듯싶다. 귀찮군. 난 옆에 앉은 급우 중 한 놈에게 물었다.

"학교 짱이 누구야?"

"어? 우리학교 짱은 유장길이야. 3학년 3만에 다니는...."

3학년이라.... 지금 점심 먹고 직접 쳐들어가서 박살을 내야지. 괜히 어중이떠중이들이 몰려오면 귀찮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다음 수업 시간에 열중했다. 뭐, 말이 사립학교지 배우는 건 똑같을 뿐이다. 다만 시설들이나 가르치는 교사들의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알아 먹는데 꽤 애먹었다. 이런... 나도 학창 시절 당시 수재라고 불렸는데 요샌 하나도 모르겠군.

지루한 수업이 끝나고 뻣뻣하게 굳어 있는 학우들을 뒤로하고서 나는 교실에서 나왔다. 혹시 내가 없는 후의 반응을 살펴봤는데 역시나 내가 없으니 순식간에 시끌시끌해진다. 나 참, 어이가 없구나.

"아, 진아!"

응? 이 목소리는 가희 아니야. 돌아보니 가희와 가을이 각각 손에 도시락을 들고 있었다. 복도를 지나는 많은 남학생들은 이 학교 최고의 미녀들이라 불리는 두 자매를 구경하려 잔뜩 몰려들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나만을 바라보고 있다.

"여긴 웬 일이야?"

"어머, 얘 좀 봐. 친절하고 다정하신 누님들이 친히 이곳까지 와서 점심을 같이 먹어주겠다는데 뭐가 어째? 잔말 말고 도시락 들고 따라와."

"아, 아니 잠깐 난 볼 일이.... 아, 알았어. 따라갈게."

지그시 노려보는 가희의 압력에 굴하여 결국 나는 내 자리로 돌아가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꺼냈다. 원래 이 학교는 급식 제이긴 했지만 워낙에 급식비가 비싸서 우리처럼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이 종종 있었다. 덕분에 도시락을 먹는 사람은 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박혀 있어서 대개의 학생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급식을 먹는 실정이다. 하긴 급식비가 한 달에 85만이라니..... 무슨 최고급 재료만 들어가더냐! 실로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비쌀 따름이다.










다음 편에 므흣한 것이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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