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1부 32장 구출작적(7)
“무슨 소리가 났다고?”
황급히 물을 열고 나온 아귀는 병규를 향에 되물었다.
“네. 상택이가 살펴보러 갔으니 곧 알게 될 것입니다.”
“아니다. 아마 안 올게다.”
“그게 무슨....?”
아귀는 혜령의 황홀한 몸매에 정신이 팔려 마을에서 느꼈던 살기에 대해서 잊고 있었다. 자칭 무도인으로써 크나큰 실수를 범하고 만 것이다.
“애들을 불러라!”
“넵!”
아귀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나직이 말했고 병규는 그의 명령을 신속하게 수행하기 위해 몸을 틀었다.
“집합! 집합!”
병규가 소리 친지 몇 초나 흘렀을까. 지은이 감금되어 있던 방에서 3명의 사내가 옷가지는 손에 든체 뛰쳐나왔다. 아직도 빳빳하게 세운 자지에는 번들거렸고 하얀 거품 같은 것도 묻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 쿵쾅거리며 2층에 있던 사내들도 뛰어 내려왔다.
“이 새끼들이 집합! 집합!”
병규는 충분히 바깥의 모든 사내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도 외쳤다. 먼저도 그랬고 다시 왜친 소리는 더욱 컸다. 그러나 수초가 지난 후에도 더 이상의 사내들은 오지 않았다.
총 15명...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육성한 살인 병기들... 그러나 지금 모인 인원은 6명뿐이었다. 아귀는 이 침입자에게 경외심까지 들었다.
“이게 다인가?”
“아무래도...”
“흠... 대단하군... 바깥쪽 9명은 벌써 당했다고 봐야겠지?”
아귀의 질문에 병규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때 조용히 현관문이 열리며 한 사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자넨가?”
“....”
“혼자뿐이로군. 바깥에 있던 얘들에 대해서 물어도 되겠지?”
“죽지는 않을 거요.”
“역시... 그렇군...”
아귀는 문앞에 서있는 사내의 기풍으로 그가 상당한 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대답.... 자신의 부하들이 죽지는 않을 거라는 그의 말에 그에게 대항할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임무를 맡고 있는 깡패다. 그의 임무를 방해하러 온 이 고수를 처리해야 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난 조용히 그들만 데려가면 됩니다.”
민혁이 똑 부러진 말투로 아귀를 향해 그가 온 목적을 말했다.
민혁이 조금 앞으로 나서자 아귀의 부하들이 움찔 거리며 여차하면 공격하겠다는 자세를 잡았다. 아귀는 혈혈단신으로 여자들을 구하기 위해 온 사내를 처음으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가 여자였다면 자신도 반해버릴 정도로 사내는 매력이 넘쳤다. 근육으로 무장한 육체는 고수로써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골격을 갖추고 있었다. 다시 말해 아귀는 사내에게 반해버린 것이다. 자신 또한 자신만의 실전 무술을 연마한 사람으로서 무도인이라면 무도인이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고수를 알아보았고 최선을 다해 그와 대련해보고 싶었다. 그 대련으로 자신의 목숨을 잃는다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외적으로 풍기는 인상과 기풍만으로 자신을 압도하는 고수라면...
“내가... 제안 하나 하지...”
“....”
그의 뜻박의 말에 민혁도 놀랐지만 병규도 놀란 눈으로 아귀를 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존경의 눈빛이 보였다.
“어차피 우리 애들이 함께 덤벼도 자네 털끝하나 건들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아네... 이 애들도 한다면 하는 놈들이지만 자네한텐 무리겠지...”
“형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저놈을 짓이겨 놓겠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저런 놈이 뭐라고... 형님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아귀의 부하들은 앞 다투어 그에게 출전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면서 씩씩 거렸다.
“아니야... 너희들이 상대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아귀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씩씩거리는 부하들 앞으로 한걸음 나아갔다.
“어떤가! 나와 한번 겨뤄봄이? 자네가 이기면 여자들을 보내주지... 허나 내가 이기면 자넨 내 부하가 되어야 하네.. 물론 목숨이 붙어있을 경우에만 해당하겠지... 해보지 않겠나?”
아귀의 뜻밖의 요청에 민혁도 다소 놀라웠다. 그도 앞에 선 아귀에게서 고수의 기풍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 대련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들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 때문에 생각을 접고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아귀 쪽에서 먼저 대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한 번의 대련으로 여자들을 내어주겠다는 그의 말에도 신뢰감이 묻어 있었다. 자신이 대련에서 지면 저자의 부하게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좋습니다. 다만 당신이 약속을 꼭 지킬 것이라는 확신만 준다면....”
민혁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말을 괜히 붙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내뱉은 말이다. 아귀에게서 풍겨지는 지금의 모습은 청부 깡패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무술인으로써의 모습이었다. 그런 그에게 민혁이 내뱉은 말은 잘못하면 수치스러움을 줄 수 도 있었다.
“후훗... 걱정 말게... 자네나 약속을 잊지 말고... 얘들아 여자들을 데려와라!”
아귀의 뒤에 섰던 날렵한 몸의 사내가 지은이 갇혀있는 방으로 몸을 돌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라 그 스스로 움직인 것이다. 병규는 아귀의 말에 혜령을 데려오기 위해 자리를 떴다.
“그럼... 밖으로 나가는 게 좋겠지? 나갈까?”
아귀는 조금은 흥분한 어투로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즐거운 것이다. 오랜만에 자신을 능가할 지도 모를 고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민혁은 몸을 돌려 문을 나섰다. 이어 아귀와 부하들도 따라 나섰다.
********************
드넓은 벌판에 두 사내가 마주 섰다. 한 사내의 주위에는 몇 명의 사내들이 뒤로 물러나 서있다. 두 사내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이 결투의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었다. 다시 말해 그들의 싸움은 벌써 시작된 것이다. 그것을 알리 없는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그저 가만히 서있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민혁이 볼 때도 아귀라는 사내는 고수였다. 그의 능력이 어디까지 인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아귀는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적어도 반대편 지구의 카렌 정도는 되 보였다.
“자네가 먼저 시작하겠나? 아니지... 이건 누가 봐도 내가 하수니 내가 먼저 가지.”
아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카롭게 선 발끝이 민혁의 턱을 노리고 날아왔다.
팡! 팡! 팡!
그저 단순한 발차기인줄 알았지만 아귀는 그 상태에서 세 번의 발차기를 시도했다. 물론 발끝이 대상에 닫지 않았기 때문에 연속 공격이 들어간 것이다. 민혁의 움직임은 가히 놀랄 만했다. 그는 절대로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발차기 공격에 맞지 않을 정도만 움직였다. 그리곤 그의 공격이 끝나자 뒤로 물러나며 아귀가 안전하게 착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첫 공격에 대한 예의였다.
“발끝이 매섭군요.”
“하하.. 세 번을 모두 피하다니 대단하군.”
“이번엔 제가 가보겠습니다.”
쉬익....추악!
팡! 팡! 투둑!
민혁은 낮은 자세로 빠르게 쇄도하다 아귀의 앞에서 몸을 솟구쳐 왼발과 오른발 공격을 날렸다. 그리고 오른발 공격이 끝남과 동시에 그 회전력을 이용해 왼발 뒷굽으로 아귀의 관자놀이를 후려쳤다. 아귀는 그 공격은 피할 수 없었는지 양팔을 엑스자로 만들어 막았다. 막았다곤 하지만 그의 팔에서 전해지는 고통과 힘은 그를 비틀거리게 했다.
“매섭군... 특별한 형식은 없지만 자넨 그냥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군...”
서로 한차례씩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았다.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는 이제 모두 파악이 되었을 것이다.
어느새 혜령과 지은이 아귀 뒤쪽 무리에 서있었다. 민혁은 아귀 뒤로 보이는 그녀들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혜령은 혼자 서있는 폼으로 보아 별다른 이상은 없어보였다. 그러나 지은의 상태는 매우 안 좋아 보였다. 간신히 옆의 사내에게 부축을 받으며 서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민혁은 자신의 앞에 서있는 아귀의 존재를 잠시 놓쳤다. 그것을 놓칠 아귀가 아니었다.
“틈!”
사사삭... 추악.. 팟.. 팡! 퍽!
주먹 공격에 이은 두 번의 무릎 공격이 모두 막히자 발바닥으로 민혁의 가슴팍을 찼다. 그 탄력으로 그는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왔고 민혁은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야 했다.
방심했다. 지은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방심했던 것이 실수였다.
“쿨럭! ?!”
그가 뱉어낸 침 속에는 피가 섞였다. 방금 받은 가슴공격의 충격으로 허파 쪽에 내상을 입은 것이다.
“방심은 금물이지... 이번만은 봐주지만 다음번엔 어름 없을 거야.”
아귀는 방금 전의 상황이 불공평했다고 생각 했다. 그는 여자들의 안위가 걱정될 것이다. 그런 그 앞에 그녀들을 내놓은 것이 방심을 유도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좋습니다.”
민혁은 자세를 가다듬고 아귀를 향해 신영을 날렸다. 아귀도 그런 민혁을 향에 몸을 날렸다.
츠츠츠츳... 사사삿.. 추악.. 휘릭... 팟! 팡! 퍽! 투둑. 퍽! 팟! 팟!
구경하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볼 수 없었다. 단지 뭔가가 맞닿는 소리 때문에 그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몇 차례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했고 그 결과... 민혁은 입술이 터져 피가 흘렀고 셔츠 몇 군데가 찢어졌다. 하지만 대체로 괜찮은 상태였다. 그러나 아귀의 상태는 달랐다. 그는 한쪽 무릎에 손을 얹어 지탱하듯 상체를 숙이고 있었다. 한쪽 다리는 힘을 줄 수 없는지 약간 늘어진 듯 보였다. 손을 집지 않은 팔은 간신히 다른 팔위에 얹어 놓았다.
“꿀럭! 헉..... 헉..... 헉...”
그의 입에서 한덩이의 핏덩이가 떨어졌다. 그 핏덩이로 인해 숨이 막혔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당신이 졌습니다. 비록 제가 이겼지만 모처럼 당신과 같은 고수를 만나 한수 잘 배웠습니다.”
“헉...헉... 무슨 소리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 헉...헉... 내...가... 좀 전에 한말을 잊었나? 두 사람 중 한사람의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이 대결은 끝나지 않아! 꿀럭!”
아귀는 다시 핏덩이를 쏟아 냈다. 누가 봐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였지만 눈빛만은 아직 불타고 있었다. 아귀의 뒤쪽에 그의 부하들이 더 늘어났다. 민혁이 별장에 침투할 때 외곽에 있던 사내들이었다. 거구의 사내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씩씩거리며 자신의 보스를 다치게 한 사내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아귀가 그를 제지하고 숨을 고르며 다시 한 번 심기일전을 위해 자세를 바로 잡았다.
서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쪽 다리는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팔 또한 축 늘어졌다.
“전 그들만 데려가면 됩니다. 당신에 대해선 아무런 감정도 없습니다. 당신에게 이 같은 짓을 시킨 사람이 누군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몸을 무리하지 마십시오.”
민혁의 다부진 말에 아귀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는 싸움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신이 패배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그가 굳이 결투를 신청한 것은 단순한 호기여서가 아니라 무인으로써의 자부심이었다. 그는 어떤 조직에도 소속되지 않고 혈혈단신 국내 폭력조직의 거물급들과 대결 했다. 어떤 이권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무엇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사나이로써 무인으로써 그와 같은 일을 했고 대부분의 조직이 그의 발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는 그 세계를 떠났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아무 미련 없이 밤의 대통령 자리를 떠났다. 그 곳을 떠나올 때 지금의 부하들을 포함해 50명의 부하를 데리고 무술 연마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이들과 함께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정한수를 만났고 그의 야비한 수법에 걸려 다시 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그러다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자신이 잘못 걸어온 길을.... 그는 밤의 대통령 자리를 떠나올 때 새겼던 각오를 세속에 휩쓸려 잊고 있었다.
“여자를 보내줘라....”
그는 힘없이 지시를 내렸다. 그의 말에 병규가 혜령을 살짝 떠밀었다. 혜령은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민혁을 보며 두 눈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은도 간신히 고개를 들어 민혁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혜령은 지은을 부축하여 민혁의 앞으로 조금씩 움직였다. 그것을 뒤에서 지켜보던 날렵한 사내가 지은이 다른 쪽을 부축해 지은이 걷는 것을 도와주었다. 사내는 지은을 민혁에게 넘기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섰다.
“그럼....”
짧은 목례로 인사한 뒤 민혁은 몸을 돌려 혜령과 함께 지은을 부축해 걸었다.
털썩!
“큰형님!”
민혁은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무심코 뒤로 돌아보았다. 아귀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런 소리가 당신에게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당신에게 빚을 졌습니다. 이 은혜 평생을 두고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아귀는 민혁이 자신과 싸울 때 치명적인 곳을 일부러 피하며 타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로 인해 민혁은 맞지 않아도 될 것을 일부러 맞을 때도 있었다. 최대한 상대를 배려한 결투였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민혁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싸움 속에 자신이 잊고 있던 각오를 되새겨 주었다.
민혁은 자리에 섰다. 사나이는 무릎을 함부로 꿇어서는 안 돼는 것이다. 부모와 사랑하는 여인,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존경하는 사람에게 허락된 것이다. 아귀는 지금 민혁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아귀의 입에서 또 다시 복종의 표시가 나왔다. 민혁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가 처음 아귀를 보았을 때 느꼈지만 그는 깡패라는 느낌보다는 무인에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의 결투에서 치명타는 가급적 피하거나 강도를 조절했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동생이 되기를 자청하고 있다.
민혁에게 할 일이 있다. 지구의 소멸을 막아야 하는 사명.... 그것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가 납치된 상황에서도 이곳에 온 것이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혼자보다는 자신을 수족처럼 따르는 수하가 필요하긴 했다. 그리고 앞으로 혜원과 혜령, 지은에게 어떤 위협이 닥쳐올지 모른다. 이번 일만 해도 혜원의 친구가 납치되면서 혜원의 목숨이 위협받았다. 그리고 동시에 혜령과 지은이 납치되었다. 거의 동시에 발생한 이런 위협이 앞으로도 또 있을 것이다. 자신이 없을 때 그들을 지켜줄 믿을 만한 심복이 필요했다.
거기에 아귀는 적합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15명의 충복이 있다.
“제가 한참 어립니다. 형님이라니요? 일어나십시오.”
“형님이 절 받아 주실 때까지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저 이동철... 진심으로 지난 날을 반성하고 예전의 최고의 무인되겠다는 각오로 형님을 모시겠습니다. 얘들아 큰형님께 인사올려라.”
“큰형님을 뵙습니다! 거두어 주십시오!”
아귀의 수하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박았다.
‘아... 아귀라는 자의 본명이 이동철인가 보군...’
민혁은 자신이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혜령과 지은이 저들로부터 무슨 짓을 당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민혁은 혜령과 지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혜령은 민혁의 눈빛에서 허락을 해달라는 의미를 읽었다. 자신에게 치욕을 주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은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준 이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저들의 모습은 위기를 급급하게 넘기기 위한 가식적인 행동이 아닌 진심에서 나온 행동임을 느낄 수 있었다. 혜령도 이번 일로 가장 많은 고통을 당한 지은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지은을 보았다. 지은의 눈에선 회한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다 결심한 듯 민혁을 올려다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로써는 힘든 결정일 것이다.
지은은 자신을 겁탈한 그들이 더 없이 미웠었다. 그러나 그녀의 천성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 사내들은 불쌍한 아이들이었다. 고등학생이거나 이제 막 학생티를 벗은 그들이 한없이 불쌍했다.
“좋습니다. 그럼 당신을 동생으로 받아들이죠. 허나 약속할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몸에 밴 건달의 모습을 하나도 남김없이 지워 주십시오.”
“넵! 큰형님. 높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날렵한 사내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지은의 발 아래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를 시작으로 그녀를 겁탈했던 사내들이 우루를 몰려나와 그녀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다. 거구의 사내는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의 잘못에 용서를 빌었다.
***************************
흠... 이거 스토리가 너무 진부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짜맞추기 한것처럼 보이나요..?
앞으로 전개될 민혁의 활동에 조직이 필요할 것 같아 스토리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제 구출작전 파트는 끝났습니다. 다음부터는 좀더 민혁의 스토리에 중심을 잡을까 합니다.
그런데요.. 제 소설이 재미없나 봅니다. 추천도 안오르고 댓글도 안달리는 걸 보니...
나름 열심히 쓰고 있는데... 힘을 주세요. 용기를 북돋아 주세요. 네~~
1부 32장 구출작적(7)
“무슨 소리가 났다고?”
황급히 물을 열고 나온 아귀는 병규를 향에 되물었다.
“네. 상택이가 살펴보러 갔으니 곧 알게 될 것입니다.”
“아니다. 아마 안 올게다.”
“그게 무슨....?”
아귀는 혜령의 황홀한 몸매에 정신이 팔려 마을에서 느꼈던 살기에 대해서 잊고 있었다. 자칭 무도인으로써 크나큰 실수를 범하고 만 것이다.
“애들을 불러라!”
“넵!”
아귀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나직이 말했고 병규는 그의 명령을 신속하게 수행하기 위해 몸을 틀었다.
“집합! 집합!”
병규가 소리 친지 몇 초나 흘렀을까. 지은이 감금되어 있던 방에서 3명의 사내가 옷가지는 손에 든체 뛰쳐나왔다. 아직도 빳빳하게 세운 자지에는 번들거렸고 하얀 거품 같은 것도 묻어 있었다. 그리고 이어 쿵쾅거리며 2층에 있던 사내들도 뛰어 내려왔다.
“이 새끼들이 집합! 집합!”
병규는 충분히 바깥의 모든 사내들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소리도 외쳤다. 먼저도 그랬고 다시 왜친 소리는 더욱 컸다. 그러나 수초가 지난 후에도 더 이상의 사내들은 오지 않았다.
총 15명...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육성한 살인 병기들... 그러나 지금 모인 인원은 6명뿐이었다. 아귀는 이 침입자에게 경외심까지 들었다.
“이게 다인가?”
“아무래도...”
“흠... 대단하군... 바깥쪽 9명은 벌써 당했다고 봐야겠지?”
아귀의 질문에 병규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때 조용히 현관문이 열리며 한 사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자넨가?”
“....”
“혼자뿐이로군. 바깥에 있던 얘들에 대해서 물어도 되겠지?”
“죽지는 않을 거요.”
“역시... 그렇군...”
아귀는 문앞에 서있는 사내의 기풍으로 그가 상당한 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대답.... 자신의 부하들이 죽지는 않을 거라는 그의 말에 그에게 대항할 수 없는 위압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임무를 맡고 있는 깡패다. 그의 임무를 방해하러 온 이 고수를 처리해야 한다.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난 조용히 그들만 데려가면 됩니다.”
민혁이 똑 부러진 말투로 아귀를 향해 그가 온 목적을 말했다.
민혁이 조금 앞으로 나서자 아귀의 부하들이 움찔 거리며 여차하면 공격하겠다는 자세를 잡았다. 아귀는 혈혈단신으로 여자들을 구하기 위해 온 사내를 처음으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가 여자였다면 자신도 반해버릴 정도로 사내는 매력이 넘쳤다. 근육으로 무장한 육체는 고수로써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골격을 갖추고 있었다. 다시 말해 아귀는 사내에게 반해버린 것이다. 자신 또한 자신만의 실전 무술을 연마한 사람으로서 무도인이라면 무도인이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는 고수를 알아보았고 최선을 다해 그와 대련해보고 싶었다. 그 대련으로 자신의 목숨을 잃는다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외적으로 풍기는 인상과 기풍만으로 자신을 압도하는 고수라면...
“내가... 제안 하나 하지...”
“....”
그의 뜻박의 말에 민혁도 놀랐지만 병규도 놀란 눈으로 아귀를 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빛에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존경의 눈빛이 보였다.
“어차피 우리 애들이 함께 덤벼도 자네 털끝하나 건들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아네... 이 애들도 한다면 하는 놈들이지만 자네한텐 무리겠지...”
“형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제가 저놈을 짓이겨 놓겠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저런 놈이 뭐라고... 형님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아귀의 부하들은 앞 다투어 그에게 출전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면서 씩씩 거렸다.
“아니야... 너희들이 상대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아귀는 분을 삭이지 못하고 씩씩거리는 부하들 앞으로 한걸음 나아갔다.
“어떤가! 나와 한번 겨뤄봄이? 자네가 이기면 여자들을 보내주지... 허나 내가 이기면 자넨 내 부하가 되어야 하네.. 물론 목숨이 붙어있을 경우에만 해당하겠지... 해보지 않겠나?”
아귀의 뜻밖의 요청에 민혁도 다소 놀라웠다. 그도 앞에 선 아귀에게서 고수의 기풍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 대련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들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 때문에 생각을 접고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아귀 쪽에서 먼저 대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한 번의 대련으로 여자들을 내어주겠다는 그의 말에도 신뢰감이 묻어 있었다. 자신이 대련에서 지면 저자의 부하게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좋습니다. 다만 당신이 약속을 꼭 지킬 것이라는 확신만 준다면....”
민혁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말을 괜히 붙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내뱉은 말이다. 아귀에게서 풍겨지는 지금의 모습은 청부 깡패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무술인으로써의 모습이었다. 그런 그에게 민혁이 내뱉은 말은 잘못하면 수치스러움을 줄 수 도 있었다.
“후훗... 걱정 말게... 자네나 약속을 잊지 말고... 얘들아 여자들을 데려와라!”
아귀의 뒤에 섰던 날렵한 몸의 사내가 지은이 갇혀있는 방으로 몸을 돌렸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라 그 스스로 움직인 것이다. 병규는 아귀의 말에 혜령을 데려오기 위해 자리를 떴다.
“그럼... 밖으로 나가는 게 좋겠지? 나갈까?”
아귀는 조금은 흥분한 어투로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즐거운 것이다. 오랜만에 자신을 능가할 지도 모를 고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민혁은 몸을 돌려 문을 나섰다. 이어 아귀와 부하들도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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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벌판에 두 사내가 마주 섰다. 한 사내의 주위에는 몇 명의 사내들이 뒤로 물러나 서있다. 두 사내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이 결투의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었다. 다시 말해 그들의 싸움은 벌써 시작된 것이다. 그것을 알리 없는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그저 가만히 서있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민혁이 볼 때도 아귀라는 사내는 고수였다. 그의 능력이 어디까지 인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아귀는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적어도 반대편 지구의 카렌 정도는 되 보였다.
“자네가 먼저 시작하겠나? 아니지... 이건 누가 봐도 내가 하수니 내가 먼저 가지.”
아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날카롭게 선 발끝이 민혁의 턱을 노리고 날아왔다.
팡! 팡! 팡!
그저 단순한 발차기인줄 알았지만 아귀는 그 상태에서 세 번의 발차기를 시도했다. 물론 발끝이 대상에 닫지 않았기 때문에 연속 공격이 들어간 것이다. 민혁의 움직임은 가히 놀랄 만했다. 그는 절대로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발차기 공격에 맞지 않을 정도만 움직였다. 그리곤 그의 공격이 끝나자 뒤로 물러나며 아귀가 안전하게 착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첫 공격에 대한 예의였다.
“발끝이 매섭군요.”
“하하.. 세 번을 모두 피하다니 대단하군.”
“이번엔 제가 가보겠습니다.”
쉬익....추악!
팡! 팡! 투둑!
민혁은 낮은 자세로 빠르게 쇄도하다 아귀의 앞에서 몸을 솟구쳐 왼발과 오른발 공격을 날렸다. 그리고 오른발 공격이 끝남과 동시에 그 회전력을 이용해 왼발 뒷굽으로 아귀의 관자놀이를 후려쳤다. 아귀는 그 공격은 피할 수 없었는지 양팔을 엑스자로 만들어 막았다. 막았다곤 하지만 그의 팔에서 전해지는 고통과 힘은 그를 비틀거리게 했다.
“매섭군... 특별한 형식은 없지만 자넨 그냥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군...”
서로 한차례씩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았다.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는 이제 모두 파악이 되었을 것이다.
어느새 혜령과 지은이 아귀 뒤쪽 무리에 서있었다. 민혁은 아귀 뒤로 보이는 그녀들을 보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혜령은 혼자 서있는 폼으로 보아 별다른 이상은 없어보였다. 그러나 지은의 상태는 매우 안 좋아 보였다. 간신히 옆의 사내에게 부축을 받으며 서있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민혁은 자신의 앞에 서있는 아귀의 존재를 잠시 놓쳤다. 그것을 놓칠 아귀가 아니었다.
“틈!”
사사삭... 추악.. 팟.. 팡! 퍽!
주먹 공격에 이은 두 번의 무릎 공격이 모두 막히자 발바닥으로 민혁의 가슴팍을 찼다. 그 탄력으로 그는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왔고 민혁은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야 했다.
방심했다. 지은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방심했던 것이 실수였다.
“쿨럭! ?!”
그가 뱉어낸 침 속에는 피가 섞였다. 방금 받은 가슴공격의 충격으로 허파 쪽에 내상을 입은 것이다.
“방심은 금물이지... 이번만은 봐주지만 다음번엔 어름 없을 거야.”
아귀는 방금 전의 상황이 불공평했다고 생각 했다. 그는 여자들의 안위가 걱정될 것이다. 그런 그 앞에 그녀들을 내놓은 것이 방심을 유도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좋습니다.”
민혁은 자세를 가다듬고 아귀를 향해 신영을 날렸다. 아귀도 그런 민혁을 향에 몸을 날렸다.
츠츠츠츳... 사사삿.. 추악.. 휘릭... 팟! 팡! 퍽! 투둑. 퍽! 팟! 팟!
구경하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볼 수 없었다. 단지 뭔가가 맞닿는 소리 때문에 그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몇 차례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했고 그 결과... 민혁은 입술이 터져 피가 흘렀고 셔츠 몇 군데가 찢어졌다. 하지만 대체로 괜찮은 상태였다. 그러나 아귀의 상태는 달랐다. 그는 한쪽 무릎에 손을 얹어 지탱하듯 상체를 숙이고 있었다. 한쪽 다리는 힘을 줄 수 없는지 약간 늘어진 듯 보였다. 손을 집지 않은 팔은 간신히 다른 팔위에 얹어 놓았다.
“꿀럭! 헉..... 헉..... 헉...”
그의 입에서 한덩이의 핏덩이가 떨어졌다. 그 핏덩이로 인해 숨이 막혔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당신이 졌습니다. 비록 제가 이겼지만 모처럼 당신과 같은 고수를 만나 한수 잘 배웠습니다.”
“헉...헉... 무슨 소리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 헉...헉... 내...가... 좀 전에 한말을 잊었나? 두 사람 중 한사람의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이 대결은 끝나지 않아! 꿀럭!”
아귀는 다시 핏덩이를 쏟아 냈다. 누가 봐도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였지만 눈빛만은 아직 불타고 있었다. 아귀의 뒤쪽에 그의 부하들이 더 늘어났다. 민혁이 별장에 침투할 때 외곽에 있던 사내들이었다. 거구의 사내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씩씩거리며 자신의 보스를 다치게 한 사내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아귀가 그를 제지하고 숨을 고르며 다시 한 번 심기일전을 위해 자세를 바로 잡았다.
서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쪽 다리는 힘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팔 또한 축 늘어졌다.
“전 그들만 데려가면 됩니다. 당신에 대해선 아무런 감정도 없습니다. 당신에게 이 같은 짓을 시킨 사람이 누군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몸을 무리하지 마십시오.”
민혁의 다부진 말에 아귀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는 싸움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신이 패배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그가 굳이 결투를 신청한 것은 단순한 호기여서가 아니라 무인으로써의 자부심이었다. 그는 어떤 조직에도 소속되지 않고 혈혈단신 국내 폭력조직의 거물급들과 대결 했다. 어떤 이권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무엇을 바라고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사나이로써 무인으로써 그와 같은 일을 했고 대부분의 조직이 그의 발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는 그 세계를 떠났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아무 미련 없이 밤의 대통령 자리를 떠났다. 그 곳을 떠나올 때 지금의 부하들을 포함해 50명의 부하를 데리고 무술 연마를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이들과 함께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정한수를 만났고 그의 야비한 수법에 걸려 다시 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그러다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자신이 잘못 걸어온 길을.... 그는 밤의 대통령 자리를 떠나올 때 새겼던 각오를 세속에 휩쓸려 잊고 있었다.
“여자를 보내줘라....”
그는 힘없이 지시를 내렸다. 그의 말에 병규가 혜령을 살짝 떠밀었다. 혜령은 자신을 향해 웃고 있는 민혁을 보며 두 눈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은도 간신히 고개를 들어 민혁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혜령은 지은을 부축하여 민혁의 앞으로 조금씩 움직였다. 그것을 뒤에서 지켜보던 날렵한 사내가 지은이 다른 쪽을 부축해 지은이 걷는 것을 도와주었다. 사내는 지은을 민혁에게 넘기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섰다.
“그럼....”
짧은 목례로 인사한 뒤 민혁은 몸을 돌려 혜령과 함께 지은을 부축해 걸었다.
털썩!
“큰형님!”
민혁은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무심코 뒤로 돌아보았다. 아귀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런 소리가 당신에게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당신에게 빚을 졌습니다. 이 은혜 평생을 두고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아귀는 민혁이 자신과 싸울 때 치명적인 곳을 일부러 피하며 타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로 인해 민혁은 맞지 않아도 될 것을 일부러 맞을 때도 있었다. 최대한 상대를 배려한 결투였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민혁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싸움 속에 자신이 잊고 있던 각오를 되새겨 주었다.
민혁은 자리에 섰다. 사나이는 무릎을 함부로 꿇어서는 안 돼는 것이다. 부모와 사랑하는 여인,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존경하는 사람에게 허락된 것이다. 아귀는 지금 민혁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아귀의 입에서 또 다시 복종의 표시가 나왔다. 민혁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가 처음 아귀를 보았을 때 느꼈지만 그는 깡패라는 느낌보다는 무인에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그와의 결투에서 치명타는 가급적 피하거나 강도를 조절했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동생이 되기를 자청하고 있다.
민혁에게 할 일이 있다. 지구의 소멸을 막아야 하는 사명.... 그것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가 납치된 상황에서도 이곳에 온 것이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혼자보다는 자신을 수족처럼 따르는 수하가 필요하긴 했다. 그리고 앞으로 혜원과 혜령, 지은에게 어떤 위협이 닥쳐올지 모른다. 이번 일만 해도 혜원의 친구가 납치되면서 혜원의 목숨이 위협받았다. 그리고 동시에 혜령과 지은이 납치되었다. 거의 동시에 발생한 이런 위협이 앞으로도 또 있을 것이다. 자신이 없을 때 그들을 지켜줄 믿을 만한 심복이 필요했다.
거기에 아귀는 적합한 인물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15명의 충복이 있다.
“제가 한참 어립니다. 형님이라니요? 일어나십시오.”
“형님이 절 받아 주실 때까지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저 이동철... 진심으로 지난 날을 반성하고 예전의 최고의 무인되겠다는 각오로 형님을 모시겠습니다. 얘들아 큰형님께 인사올려라.”
“큰형님을 뵙습니다! 거두어 주십시오!”
아귀의 수하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박았다.
‘아... 아귀라는 자의 본명이 이동철인가 보군...’
민혁은 자신이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혜령과 지은이 저들로부터 무슨 짓을 당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민혁은 혜령과 지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혜령은 민혁의 눈빛에서 허락을 해달라는 의미를 읽었다. 자신에게 치욕을 주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은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준 이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저들의 모습은 위기를 급급하게 넘기기 위한 가식적인 행동이 아닌 진심에서 나온 행동임을 느낄 수 있었다. 혜령도 이번 일로 가장 많은 고통을 당한 지은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지은을 보았다. 지은의 눈에선 회한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다 결심한 듯 민혁을 올려다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로써는 힘든 결정일 것이다.
지은은 자신을 겁탈한 그들이 더 없이 미웠었다. 그러나 그녀의 천성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 사내들은 불쌍한 아이들이었다. 고등학생이거나 이제 막 학생티를 벗은 그들이 한없이 불쌍했다.
“좋습니다. 그럼 당신을 동생으로 받아들이죠. 허나 약속할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몸에 밴 건달의 모습을 하나도 남김없이 지워 주십시오.”
“넵! 큰형님. 높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날렵한 사내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지은의 발 아래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를 시작으로 그녀를 겁탈했던 사내들이 우루를 몰려나와 그녀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구했다. 거구의 사내는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의 잘못에 용서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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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거 스토리가 너무 진부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억지로 짜맞추기 한것처럼 보이나요..?
앞으로 전개될 민혁의 활동에 조직이 필요할 것 같아 스토리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제 구출작전 파트는 끝났습니다. 다음부터는 좀더 민혁의 스토리에 중심을 잡을까 합니다.
그런데요.. 제 소설이 재미없나 봅니다. 추천도 안오르고 댓글도 안달리는 걸 보니...
나름 열심히 쓰고 있는데... 힘을 주세요. 용기를 북돋아 주세요. 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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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2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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