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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아, 차돌아 - 10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2:49 586회 0건


차돌아, 차돌아 [제103부]......


곰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천천히 말을 꺼낸다.

[사소한 이야기라 내가 왜 깡패가 되었는지는 말하지 않겠네,
대장이 알고자하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 테고.......맞네, 한때 나는 우리나라에서
내 노라 하는 조직 중에서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중앙파의 두목이었네......
그러나....세상은 날 그냥두지 않았네.
우리 중앙파가 깡패조직이고 힘을 우선으로 하는 집단이지만 결코 약자를 괴롭히거나
마약이나 밀수 등 더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고 자부하네.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네,,,,,,,,,,
그런데 어느 날.........
상록순가 뭔가 하는 회장에게서 통첩이 왔네.........
자기 밑으로 들어와 자기의 지시를 받으라는 이야기야.
난 사실 상록수를 알고 있었고 주변의 조직과 아니 전국의 막강한 조직들은 암암리에
거의 상록수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을..........
난 거부했네.........
난 조직이 권력이나 세력의 우세로 날 부하 취급하는 것이 마땅치 않았지.
우리 같은 세계란 먼저 힘이 우선해야하고 어느 드라마처럼 조직의 보스와 견주려면
마땅히 그 정도의 세력이 우선되어야함에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검은 베일에 싸인
상록수라는 회장의 명을 받들기엔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네........
상록수의 지배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하고부터 우리 중앙 파엔 이상한 압력이 가해졌지.
조그만 일에도 조직의 동생들이 잡혀가고 주위의 조직들이 겁 없이 침범하고 위해를
가하 더 군
난 조직의 형제들에게 전면전을 선포하고 놈들과 싸우기로 하였지.
그런 어느 날 난 조직이 관리하는 술집에서 형제들과 한잔하고 상길 이와 돌아가는데
나에게 반감을 갖고 있던 가마모도란 놈과 그를 따르는 놈들 그리고 다른 조직 놈들의
공격을 받았어.
가마모도란 놈은 상록수회장이란 놈의 밀약을 받았는지 의리를 저버리고 우리를
제거하려들더군.
우린 싸웠어.
그러나 이미 우린 술에 취해있었고 그렇게 엉망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어.
반죽음이 되도록 맞을 수밖에 없었고 싸움 소리에 조금씩 몰려든 시민들에 의해 놈들은 이미 우리가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을 것이란 것을 보고 물러나더군.
우린 피신할 수밖에 없었어.
우린 갈 데가 없었고 할 수없이 나를 중앙파의 보스를 물려준 대부의 숨겨진 딸에게로
가서 몸을 숨겼어.
놈들은 시민들에 의해 물러났지만 우리가 꺼 름 직 해서 인지 결말을 보고자 우릴
수소문하며 찾고 있다는 걸 알았고 우린 잠수할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사실 그때 일로 상길이가 팔을 잃었지.
우린 복수를 결심하고 숨어 절치부심했어나 거대한 상록수를 건드리기엔 역부족이란 걸
깨달았어.
그래서 모든 걸 잊자고 생각하고 두 번 다시 주먹을 쓰지 않으려 다짐하고 숨어
지내고시피하다가 우연히 대장 집에 있게 되었고 이때까지 그렇게 살아 온 거야.
그런데 대장이 중앙파와 원한이 엮여 있을 줄이야............진정 몰랐어.
이젠 우리가 있는 곳을 놈들은 알았을 것이고 상록수회장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
우린 인생을 그런 식으로 살아와 죽어도 괜찮지만 대장은 틀려.
대장이 상록수를 건드리기엔 그 조직이 너무나 커..........
대장은 몸을 피해.....우린 결심했어. 죽기로 싸우기로......... ]

곰은 자기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해서 차돌 이와 있게 되었다는 이유를 나름대로 간략하게 정리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상록수라는 단체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조직이 아니라 실로 거대한 조직임을 가르쳐주고 차라리 원한관계가 있는 자기가 나서겠다고 선언한다.

[후후후.......그랬어...형이 그런 사람이었구나.
형, 지나간 일은 아무것도 없어.
형들이나 나, 우린 형제야.
이미 중앙 파는 화해 된 거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상록수가 우릴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후후후.....모조리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 버릴 거야.
난 그럴 능력이 분명히 있으니까........
그나저나 오늘 형이 너무 수고했는데 우리 술이라도 한잔 어때........]

차돌 이는 두 사람에게 자신감을 보인다.
이미 마음속에 상록수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결심을 굳힌 그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두 사람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 역시 이번 일에 두 사람이 끼어들기를 원치 않았고 혹 그랬다가 불상사라도 생기면 그 죄책감에 견딜 재간도 없었다.
허나 마음속에 분노는 더욱 타오르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집단이기에 이토록 세상이 벌벌 떨 수가 있는지.......
차돌 이는 두 손을 불끈 쥔다.
그런 모습을 본 둘은 차돌이의 능력을 알지만 너무나 거대한 집단 앞에서도 큰소리치는 것이 부담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대장이 결심한 일이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 차돌이가 한잔하자는 소리에 모든 것을 잊고 술이라도 마셔 취하고 싶어진다.

[그럽시다, 형님..대장이 권하니 그냥 취하도록 마시고 잊어버립시다.
까짓 거 죽기 아니면 까 무라 치기 아닙니까.
내 아무리 병신이지만 아직 패기마저 병신이 된 건 아니니... 형님, 그만 술이라도
한잔하며 옛날 일을 잊읍시다.]

외팔이가 만사 생각하기 싫은지 곰을 향해 큰소리로 말한다.
곰은 그런 외팔이를 쳐다보더니 웃고 만다.

[그러자, 동생. 인생이 별거야..........하하.....]

곰도 그만 고민을 잊기로 했다.
고민한다고 해결할일도 아니고 어차피 차돌이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중앙파와 커다란 시비가 있은 모양이고 이 나라 어디를 가도 상록수를 피하긴 어려운 실정이라 나중일은 그때 생각하고 술이나 마시고 싶어진다.
...........................

주거니 받거니 술이 오가고 세 사람은 거나해진다.
술이 파해갈 무렵,
갑자기 곰이 주위의 모든 사람을 물리치게 하고 차돌 이와 둘이 있게 시간을 달라한다.
차돌 이는 곰이 아직 자기에게 할 말이 있는 것으로 여기고 외팔이와 모든 사람들을 멀리 가있도록 지시한다.
곰은 차돌 이와 단둘이 있게 되자 말문을 꺼내기가 어려운지 자기 앞에 있는 술을 마시더니 천천히 말문을 연다.

[대장, 나 부탁하나 들어주시오.]

곰이 갑자기 존대를 하며 부탁을 해오자 차돌이가 어리둥절해진다.

[형, 왜 그래. 내가 언제 형의 부탁을 저버린 적 있어.
무슨 부탁이건 들어줄 테니 이러지 마.........]

차돌 이는 갑자기 곰이 이러한 행동을 보이자 당황했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을 보일 때에는 그것이 매우 심각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짐작이 되었다.
그러나 차돌 이는 형제의 부탁을 저버릴 정도로 의리 없는 놈은 아니니 무슨 일이든 솔직하게 털어놓으라고 하며 곰의 행동을 만류하는 것이다.

[분명 들어준다 했소. 대장...........]

곰은 다시 차돌이의 대답에 확약을 받는다.

[알았어, 형, 무슨 일인데 그렇게 뜸을 들여. 말해봐. 무엇인데......]

곰은 다시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말을 꺼낸다.

[대장, 사실 난 불구자요.
그때 당한 휴우 증으로 남자로써 구실을 할 수없는 불구자란 말이오.
내게는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소원이 있었는데 불구자가 되어 포기했는데....
대장을 믿고 진정으로 부탁하는 것이오.
지금 내 처는 호적상으론 내 처도 아니오.
저 사람이 어릴 때부터 나를 따랐고 선친의 유언을 소중하게 여겨 날 부군으로
섬기지만 난 이런 꼴만 아니었어도 저 사람을 절대 찾지 않았을 것이오.
내가 저 사람의 행복마저 빼앗은 꼴이 되어버렸으니........
그래서 부탁하오.
저 사람을 안아주시오.
그리고, 저 사람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를 날 주시오.
내가 제일 소원이 자식에게 아버지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라오.
난 이제 능력이 없고 저 사람에게 기대어야하는데 아이의 실질적인 아버지가 대장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간절하게 부탁하니 거절하지 마시고 제발 제청을 들어주시오.]

실로 듣기 민망하고 어마어마한 소리가 아닌가,
곰은 지금 진심을 이야기하며 엄숙하지만 듣는 차돌 이는 어찌 평정심은 가질 수 있는 이야긴가.
곰은 자기가 한말이 차돌 이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리라는 것을 알지만 항시 품은 마음이고 다른 누구보다 처를 행복하게 그리고 남자로서 여자를 기쁘게 해줄 사람은 차돌이라 확신했기에 체면이나 도덕 그런 모든 걸 팽개치고 사정하며 매달리는 것이다.
또한 남자로서 동료가 아닌 자기가 믿을 벗이라 여겼기에.............
벗이란 무엇인가......
벗은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보듬어주는 존재가 아닌가.
마음속의 열어 흉금 없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곧 벗이 아니던가.
어려운 일을 당하면 마치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것도 벗이라야만 할 수 있다.
곰은 차돌이가 자기를 진정한 벗으로 대한 다 여겼고 자기도 그러했기에 지금까지 가슴앓이하며 숨기고 지녀왔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아니, 형..그게 무슨....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난 안들은 걸로 하겠어.]

차돌 이는 순간 쓰러질 뻔 했다.
곰이 이러한 청을 해오리란 상상도 못했기에.........
이것이 어디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아무리 여자를 밝히고 즐기기는 하지만 자기가 형이라 믿고 의지하려는 사람의 마누라를 어찌 범할 수 있단 말인가...
곰의 돌발적인 부탁이 헛소리가 아닌 진정인 것을 알지만 그는 그 청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곰은 여전히 진지했다.

[대장, 대장도 알 것이오.
여자의 행복이 무엇인지를........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사람이오.
밤마다 저 사람이 갈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내가 어찌 보고 견딜 수 있겠소.
저 사람만큼이나 내가 더욱 가슴에 상처가 커진다오.
당장이 아니라도 좋소.
그러나 나를 위해서 저 사람을 위해서 안아주시오.
난 그 일로 인해 대장에게 원망을 가지거나 추호도 슬퍼하지 않고 도리어 기쁘게
생각할 것이오.
저 사람을 영영 가져준다면 더없는 바램 이지만 다만 한 가지 저사람 에 게서 아이가
생긴다면 첫아이만큼은 나에게 주시오.
나의 부탁은 진실이며 절실히 원하고 갈망하오. 제발..........]

곰의 표정은 조금도 가식이 없는 진실로 가득했다.
오히려 자기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하는 차돌이가 서운하다는 표정도 숨기지 않는다.
어차피 처가 상처를 안고 살아가기엔 젊고 언제 변할지 모르는 것이 사람 마음이고 자기도 언젠가 저 여자를 풀어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차돌이란 존재가 나타나고 그의 뛰어난 모든 것에 반하고 그렇다면 차라리 차돌 이와 역게 해서 자기나 처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하고 그런 마음의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없는 고민과 고뇌와 싸우다가 용기를 내어 겨우 말한 것이다.
그리고 말이 나오자 속에 있는 모든 것을 전부 토해내고 만다.

[형, 안들은 걸로 한다 했어.
그리고 손을 한번 줘봐........]

차돌 이는 곰의 말을 무시하고 다짜고짜 곰의 손을 잡고 맥을 잡아본다.
그리고 그 맥을 통해 기를 주입시킨다.
그렇게 곰의 혈을 살펴나가던 차돌이가 흠칫 놀란다.
곰의 혈이 단전을 통해 회음으로 가는 혈이 파괴되고 이미 그 상태에서 굳은지라 영영 남자로서의 구실을 할 수가 없음을 알았다.
곰의 말이 장난이 아니란 걸 깨닫는다.
차돌 이는 기를 회수하고 슬며시 손을 놓는다.
곰이 그런 차돌 이를 보며 말한다.

[대장, 난 대장의 능력을 아오.
내 몸의 상태를 대장은 알았을 것이오.
내말이 진실이라는 것을...대장, 제발 나의 소원을 들어주시오.]

곰은 일어나더니 다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으며 진심으로 소원한다.
차돌 이는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는 곰을 일으켜 앉힌다.

[형, 솔직히 형 말이 맞아.
이미 고칠 수가 없는 상황이야.........
그러나 그렇다 해도 형의 소원을 들어주기에는 내가 허락이 안 돼......
그런 일은 형이나 내 맘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차돌 이는 곰이 회복불능 상태라는 것을 알았다.
곰이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심정이 백번 이해도 간다.
그러나 서로 형제라 칭하며 지내왔는데 곰의 부탁을 수락하기엔 너무나 가책이 가는 일이기에 들어줄 수가 없는 것이다.

[대장 그런 일이라면 이미 이야기는 끝났소.
난 저사람 에게 내 소망을 이야기했고 저 사람도 대장이라면 거부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느낀바 있소.
난 더 이상 대장을 괴롭히지 않겠소.
기회가 된다면 저사람 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웃음을 주길 간절히 바랄뿐이오.
그럼 나도 이젠..........]

곰은 일어나더니 차돌이가 더 이상 반대이야기를 듣기 싫다는 듯 순식간에 밖으로 나가버린다.
차돌 이는 닭 ?는 개가 된 느낌이다.
지금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간지도 모를 지경이다.
곰이 아무러면 이런 부탁을 해오리라곤.......얼마나 절실했으면.... 또한 이런 부탁이 얼마나 하기 어려운 부탁인지도 알기에 곰을 이해하려 하지만 얼떨떨한 것만은 사실이다.
곰의 부탁을 두고두고 생각을 정리해보자.
그러나 아무래도 역시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다시 시간을 만들어 곰에게 부탁을 거둬달라고 그리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권해보리라 생각하고 만다.
.
.
북한산
야트막한 능선을 이루고 있는 산자락의 넓은 임야다.
싱그러운 나무들이 저마다의 기상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있다.
작은 계곡엔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산새지저귀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 아래 자락에서 좌우를 살펴보며 올라오는 두 사람이 있었다.
차돌 이와 곰 이였다.
두 사람은 무엇인가 이야기하며 웃기도 하고 상당히 즐거운 표정이었다.
넓고 경사졌지만 평탄하게 느껴질 임야를 올라온 두 사람은 이제 가파르고 급격히 경사로 이루어진 곳까지 와서는 걸음을 멈춘다.

[형, 도대체 이곳 땅이 몇 평이야.]

차돌 이는 기주가 넘겨준 땅이 너무 넓은 것에 놀라 곰에게 물어본다.
자기가 생각한 정도를 너무나 벗어난 어마한 넓이였다.

[대장,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이곳까지야, 십만 평이 조금 넘어.......]

곰은 손을 움직여 땅의 범위를 대충 알려주고는 여기 경계까지의 평수를 알려주고 있다

[십 만평이라.......그분에게 큰 은혜를 입었군.
좌우간 너무 좋아, 경치도 공기도...
그래 형....저 정도에 누나와 내가 머물 집을 짓는 게 어때...........]

차돌 이는 뒤에 큰 나무와 숲이 우거져있고 그 아래 작은 나무와 평탄한 임야를 보며 말한다.
첫눈에 확 떠일 정도로 전망도 좋고 뒤의 산야의 경치도 그저 그만이었다.

[나도 그곳이 좋겠다고 생각했어,
대장도 그 곳이 좋다하니 서둘러 공사를 해야겠어.]

곰도 차돌 이에게 그곳을 천거하려한 모양 이었다.
그런데 차돌이가 와서 보고는 그곳이 좋겠다고 말하자 즉시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말한다.
곰은 차돌이가 하루속히 그 집에서 나왔으면 하는 것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그래, 형. 그리고 아까 내가 말한 대로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짓도록 해........
누나가 기거할 집은 최대로 화려하고 멋지게 말이야.
난 누나에게 그런 집에 살게 하겠다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생각을 빼먹은
적이 없어.]

차돌 이는 화려하고 멋진 집을 지어야하는 이유를 곰에게 말해주고 자기의 소원을 이루게 된 것에 기뻐하고 있다.

[그럴 참이야, 대장이 살 집이야.
최대로 멋지게 호화롭게 진시왕의 아방궁이 부럽지 않게 짓도록 해보겠어.
그리고 다른 건물은 사실 짓기는 한 다만은 우리가 너무 염치없는 것이
아닌가하여..........]

곰이 선뜻 대답을 못한다.
차돌이가 이 건물뿐 아니라 또 다른 건물을 지으라고 했고 그 용도를 알기에 체면이 서지 않는 것이다.
그만큼 차돌이의 마음씀씀이가 깊기에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형, 형이나 우린 모두 가족이야....
난 그렇게 생각하고 살 것이고 그런 가족들이 같이 모여 살자는데 이유가 있을 수
없어.
무조건 내가 하라는 데 로 해...
난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전까진 절대 가족을 버리는 그런 일은 없어.]

차돌 이는 잘라 말한다.
가족 간에 무슨 체면 따위가 필요 하느냐 그런 말이다.
무조건 시키는 데 로 하라는 강경한 지시이기도 하고........차돌 이는 흐뭇했다.
이렇게 경치 좋고 맑은 곳에서 자기가 가족이라 생각하는 모든 사람과 같이 살수 있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마음을 환하게 그리고 기쁘게 하는 것이다.
이젠 모두가 외롭고 쓸쓸할 때 한쪽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었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 생을 살아가면서 우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접하지만 진정으로 아픈 마음을 이야기하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젠 그런 사람들끼리 같은 곳에서 오순도순 모여살수 있다는 생각이....그리고 이젠 혼자가 아닌 혈육과 같은 식구들이 자기 곁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진정 뿌듯했고 또 그러한 사람들과 지척에서 보며 살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먼 고생 끝에 오는 기쁨,
마치 오랜 병고에서 벗어난 환자의 평화스런 숨결처럼 가슴이 활짝 펴지는 감흥을 차돌 이는 느끼고 있었다.
얼마나 바라고 고대했던가,
이런 삶을 살고자 지나온 세월이 아니던가,
지난날의 힘든 고생이 오늘을 위한 것이 아닌가.
그곳에서 돌아오는 내내 차돌 이는 흐뭇한 미소를 끊질 못했다.
물론 곰의 입가에도 감격의 미소가 넘치고 있었다.
그 역시 차돌이의 명을 거절하거나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사람이란 상대의 청을 너무 거절하거나 선뜻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사는데 걸림돌이 치워지듯 그냥 편하게 받아들이자 생각했다.
겸손이 지나치면 비굴하게 보이는 법.
자신을 비하하며 처지를 한탄할 이유도 없었다.
그가 우리를 형제라 생각하듯 우리 또한 그가 형제이기에...........

..........................................

집에 돌아온 차돌 이는 무랑이의 상태를 살펴보고 별로 걱정할 정도의 상처가 아님을 알고는 외출할 것을 지시하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무랑 이를 대동하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차를 타고 어디론 가를 달리는 동안 차돌 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두 눈을 감고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지나온 세월을 돌이키고 있었다.
얼마 살아오지도 않은 세월에 참으로 많은 곡절 속에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세월 속에 자랑거리도 후회할일도 많았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 어찌 곡절이 없을 수가 있는가...........
현재의 상황도 그렇다.
좋은 일에 마가 낀다고..................
그냥 조용히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덮어버리고 살고도 싶었다.
사람의 인생이란 게 그렇지 않는 가..........
하늘이 흐리다 맑고 맑다가도 흐리는 법.............
이 모든 것은 하늘의 이치가 아닌가.........
맑은 하늘이 햇살을 내리고 흐린 하늘은 비를 내려 대지의 모든 생물을 살게 하지
않는가..........
하지만 하늘이 찌푸리면 새들은 근심을 하는 법.
그것은 이후의 일이 걱정되어서가 아닐까...
태풍이 올지 폭우가 쏟아질지를 몰라서일 것이다.
사람의 인생도 이와 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청명하게 맑으면 생기를 가지고 밝은 마음이 된다.
반면에 마음이 어둡고 불안하고 그렇게 흐리게 찌푸려지면 자신도 모르게 폭우가 쏟아지고 태풍이 온다.
걷잡을 수가 없는 지경까지 갈수가 있는 법이다.
분노하고 증오하는 것, 등등이 마음이 불어내는 폭풍이며 태풍인 것이다.
하늘에 태풍이 불면 산천초목이 상처를 입고 폭우가 쏟아지면 물고기도 냇가로 나와 풀포기를 물어야 산다했다.
마음이 분노와 증오에 매달리면 태풍보다 더 앙칼지고 폭우보다 더 무자비해진다.
그렇게 해서 남는 게 무엇인가.
황폐하고 부폐 한 모습뿐이 아니겠는가,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
이러한 위기로부터 자기 마음을 구하려면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찌푸린 하늘처럼 우울하지 말고 암담하고 캄캄할수록 마음속에 촛불을 켜야 한다.
그리고 살아있음을 기뻐하고 만족할 줄 알아야한다.
이 모든 것은 스스로 자제하고 감내하며 인내로 견뎌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용기가 아니겠는가...........
그의 머릿속에는 모든 것이 정립되어 있었다.
지금의 행복이 다른 조그만 무엇에 상처받기가 싫었다.
.
........................................

30층도 넘어 보일 것 같은 어마어마한 높이의 건물지하실에 차를 주차하고 차돌 이는 28층 회장실을 찾는다.
회장실 층에 내리자 아리따운 젊은 아가씨가 만면에 웃음을 띠우고 방문객을 맞는다.

[ 여긴 회장실입니다. 어디서 오셨는지요.]

[전 손 차돌이라 합니다.
이미 회장님과 선약이 있는데........]

차돌이도 웃으며 아가씨를 바라보며 자기를 밝힌다.

[아,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몇 번인가 회장님이 손님이 오셨는가 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 회장님 비서실 김 서향이라고 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회장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아가씨는 다시 한 번 차돌 이에게 허리를 숙인다.
그리고는 바로 인터폰을 들고 누군가와 말을 나누더니 곧장 일어나서 차돌 이를 안내한다.

[자,,절 따라오십시오.
회장님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가씨를 따라 차돌이가 사무실로 들어서자 안에서 근무하고 있던 몇 안 되는 사람들이 일어나 인사를 한다.
그리고 40정도 되어 보이는 말쑥한 신사가 차돌 이를 맞는다.

[전 비서실장 문 태우라 합니다.
회장님께서 조용히 만나기를 원하십니다.]

차돌 이는 자기에게 일행이 있음을 알고 비서가 말하는 이유를 알았다.
차돌 이는 무랑 이에게 여기서 기다리라는 짤막한 말을 남기고 비서실 안에서 이어진 문을 밀고 들어간다.
차돌이가 들어서자 환하게 웃으며 의자에서 일어나 곧장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하하하....어서 오시게.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네.]

김 기주였다.
그는 만면에 미소를 그리며 반갑게 차돌 이를 맞이한다.

[그간 안녕하신지요,]

차돌이도 정중히 허리를 굽힌다.

[자...자....이리와 앉으시게.]

기주가 차돌이의 손을 잡고 반가움을 표시하곤 넓은 응접실 한가운데 놓인 쇼 파로 이끈다.
차돌이가 쇼 파에 앉으려니 쇼 파에는 누군가 한사람이 앉아있었다.
머리가 벗겨지고 대략 60정도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보기에도 근엄하고 학자풍이 몸에 배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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