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부. 아버지를 향한 혁이의 큰 절
기호와 혜인은 다음날 일찍 일어나 혁이네 집으로 갔다.
“계세요?”
마당에서 기호가 부르자 잠시 후 혁이 어머니가 나왔다.
“아...경찰 양반들 오셨네. 그래 아침 식사는 하셨나?”
“아니오... 얼른 일 마치고 올라가는 길에 먹어야죠.”
“그럼 어여 들어와 한술 자시고 가요. 마침 혁이가 와서 밥을 많이 했으니까 어여 먹어요.”
혁이 어머니는 친절하게 두 사람을 맞이했다.
“아니에요... 근데 아드님은?”
“지 아버지 산소에 갔을거에요. 벌초도 해야 되고 해서...아까 낫과 도끼 갈아서 올라가던디...”
“여기서 먼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요 앞에 산 보이죠? 저 앞에...”
혁이 어머니는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산 중간쯤에 올라가면 거기서 벌초하고 있을거에유.”
“아...네...알겠습니다.”
“경찰 양반들... 그러지 말고 여기서 밥 먹고 기다리면 지가 다 하면 내려올텐데.... 뭐하러 발품 팔아가며 가나...여기서 찬찬히 진지나 잡수시다가 그놈 오면 만나면 되지...어여 들어와유.”
“아닙니다. 저희도 바빠서 얼른 만나고 가야죠.”
기호와 혜인은 손사레를 치며 거절했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안먹는데유? 어채피 먹을거면 여기서 하믄 되지...”
“아뇨...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그럼...”
두 사람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집을 나왔다.
산으로 가는 길에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서먹함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경장님...”
먼저 말을 연 쪽은 혜인이었다.
“응???어...”
기호는 멍하니 있다가 혜인의 부름에 살짝 놀라며 대답했다.
“어제...”
“어제 왜?”
“잠 못 주무시는 거 같던데? 무슨 일이라도...”
“아냐...”
“저 때문에 잠 설치신거 아니에요.”
“아냐...무슨 장순경 때문이 아냐.”
“너무 부담갖지 마세요.”
“부담? 무...무슨 부담... 그런거 없어...”
“그리고...”
혜인은 잠시 말을 멈췄다.
기호도 혜인이 말을 할 때 까지 기다리고 운전만 하였다.
“그리고... 고마웠어요.”
“뭐가?”
“그냥...저의 상황 이해도 해주시고...암튼....”
“장순경...이제 그만 잊자.”
“......”
“쉽지 않을거라는 알아. 그래도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해.”
“네...어제 다 잊었어요. 경장님이 도와주셔서...”
“그래? 그랬으면 고맙고...”
“뭐가 고마워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그렇게 되나?”
“그럼요.”
혜인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그렇게 웃어야지. 그래야 장순경이지, 장순경의 장점은 유쾌함, 쾌활함 그런거잖아.”
“어머머...제 장점은 섹시에요.”
“아...그런가?”
“아이 정말...어제 같이 밤을 보내시고 그런 것도 모르시나...푸훗...”
혜인이 웃었다.
“그래...내가 눈치가 없어서...”
“그러게요. 나같은 미인이 어디 있다고...”
“어....그...그렇다고 하자...”
“호호호...”
“하하하...”
두 사람은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 웃음은 혜인의 아픔과 혜인의 슬픔을 털어버리는 웃음인 것만 같았다.
차가 멈췄다.
더 이상 차로는 이동이 어려웠다.
이제부터는 산에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차에서 내려서 두사람은 산을 바라봤다.
그리 높지는 않은 산이었다.
중턱까지 올라가기에는 가벼운 등산이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의 완만산 산이었다.
“올라갈 수 있겠어?”
“어우...경사님...”
혜인은 째려보며 기호를 바라봤다.
“왜?”
“저를 뭘로 보고...저 이래도 대한민국 경찰이라구요. 그것도 특수수사대 소속 경찰이요.”
“그래...그럼 가자... 난 못 올라간다고 하면...”
“못 올라간다고 하면요? 업고 올라가시게요?”
“아니...미쳤냐? 내가 장순경 업고 올라가게...머리채를 끌고 억지라고 갈려고 했지...크크크...”
“어유 참...”
혜인도 웃으며 기호의 농담을 받아줬다.
“저 머리 빠지기 싫어요. 올라가시죠.”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한 두 사람이 갈만한 조그맣게 난 길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을 숨을 가쁘게 내쉬며 올라갔다.
한 10여분을 올라갔을까?
기호와 혜인은 한 무덤에서 조그만 손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있는 청년을 만났다.
묘는 잘 관리가 되어 있었다.
잔디는 곱게 잘 자랐고 주변에는 풀도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가 되어 있었다.
묘 앞에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고 옆에는 하얀 국화가 담겨져 있는 병이 있었다.
국화도 새로 넣었는지 싱싱한 생화가 바람에 살짝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청년은 무덤 앞에 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저기요...”
기호가 청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예?”
나무를 자르던 청년은 기호를 바라봤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찰청 특수수사대 송기호 경장입니다.”
“아....예...안녕하세요?”
청년은 얼떨결에 인사를 했다.
“근데 무슨 일로...”
청년은 하던 일을 멈추고 기호에게 다가갔다.
청년의 손에는 도끼가 들려있었다.
“임혁씨되시죠? 벌초하시나봐요?”
“아...예...”
청년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왼손등으로 닦으며 말했다.
“벌초라기 보다는 그냥 관리 차원에서 하는거에요.”
“아...그래요? 잠시 쉬시고 저랑 이야기 좀 하시죠.”
“그러죠.”
“담배 피우시죠?”
“예...”
“그럼...”
기호는 담배를 내밀었다.
“저 옆으로 가서 피우면 안될까요? 아무리 돌아가셨어도 아버지인데...아버지 산소 앞에서 피기는 좀 그러네요.”
“그러죠.”
두 남자는 옆에 빈 공간에 조금만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서 앉았다.
두 남자가 이야기 하는 동안 혜인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무를 자르고 계셨나봐요?”
“예...아카시아 나무요. 어찌나 뿌리를 잘 내리는지...잘라내지 않으면 순식간에 번지거든요. 일본 놈들이 심었다는데....다 없앨 수는 없으니까 보이는 것만 자르는 거에요.”
“그러군요.”
“근데 무슨 일로....”
“아...예... 혹시 인터넷이나 뉴스를 통해 들어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내용을...”
“예...일본과 관련된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살인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기호는 혁이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일본인과 불륜 중이던 미혼 여성, 일본 배구선수 팬클럽 회원 여고생, 그리고 친일 작가, 일본인 교수가 연속적으로 오른쪽 넷째 손가락이 잘린 채 살해 되었습니다.”
“네...그런데요?”
“그 자리에서 이게 항상 발견되었는데 범인이 놓고 간 것입니다.”
기호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냈다.
하얀색 명함을 꺼내 혁이에게 전달해 주었다.
‘大韓國人’
네 글자가 박힌 명함이었다.
“그런데 왜 이걸 저한테 보여주시는거죠?”
“혹시 이 명함 못보셨나요?”
“글쎄요....기억이 안나는데...”
“우리가 조사해 본 결과 이 명함을 아버님이 제작을 하셨더라구요.”
“아버님은 돌아가셔서 저기에 계시지 않습니까?”
“혹시 뭔가 보신게 있나 해서 찾아왔습니다.”
“아니요. 기억이 안나요.”
혁이는 먼 곳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래요?”
“네...정말 본 적이 없어요. 왜 아버지가 이런 명함을 제작했는지도 알 수도 없구요.”
“이 사건이 2005년에도 있었습니다. 그 때는 사건이 단 한 건으로 끝났었는데 그 때 미해결 사건으로 아직까지 해결이 안되었는데 최근에 다시 사건이 발생된거죠.”
“그래요? 전혀...”
그 때 혜인은 묘지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다.
딱히 뭘 찾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그 때 비석 앞에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혜인은 그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제단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있었다.
“내년에 복학이라고 하던데...”
“예...복학해서 얼른 졸업해서 취업해야죠. 어머니도 연세도 많으시고 아버지도 안계신데 얼른 돈 벌어서 어머니 호강은 못시켜드리더라도 고생은 그만하게 하셔야죠.”
“지금 아르바이트 한다고 하던데 참 효자인가봐요.”
“아버지만 살아계셨으면 아르바이트도 안했겠죠.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어머니한테 어제 이야기 들었습니다. 힘든 곳에서 일하신다고 하던데요. 참 요즘 젊은 사람 같지 않네요.”
“후후후..그래요? 잘 봐주시니까 그러죠. 도축장에서 일하는데 정말 힘들어요. 그런데 돈을 많이 주거든요. 대신 고기도 자주 먹을 수 있어서 그건 좋대요.”
“그 도끼는 도살장에서 가져온 건가요?”
뒤에서 혜인이 물었다.
“아뇨. 집에 있던 거에요.”
“잠깐만 주시겠어요?”
“왜요?”
“너무 날을 잘 갈아놓으셔서...잠깐 구경좀 하게요.”
혁이는 도끼를 혜인에게 건네주었다.
“어머...정말 날이 잘 서있네요.”
“도축장에서 이런거 많이 갈거든요.”
“그래서 이것으로 사람을 죽였나요?”
혜인이 당돌한 자세로 물었다.
“무슨 말이시죠?”
혜인의 말에 혁이가 자리에 일어나며 물었다.
“이 도끼로 사람을 죽이고 손가락을 잘랐냐고 물었는데요.”
갑자기 분위기가 긴장되기 시작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죠?”
“아버지 묘비 앞 제단이 움직이네요. 그 안에서 이번 사건을 해결한 증거물을 발견했습니다. 제단이 서랍식으로 제작이 되었더군요.”
혜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혁이의 손과 몸이 움직였다.
“악~~~”
“장순경...”
두 경찰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혁이가 혜인에게 달려들어 도끼를 손으로 잡았고 혜인의 몸을 돌려 혜인을 뒤에서 안은 자세로 바꾸었다.
특수부대 출신답게 빠르고 과감한 행동이었다.
혜인의 손에 들려 있던 손도끼는 혁이의 손에 들려있었고 날카롭게 선 도끼날이 혜인의 머리 위에 있었다.
여차하면 혜인의 머리 위에 도끼가 꽂힐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이봐~ 임혁...그거 내려놔.”
기호가 혁이를 향해 소리쳤다.
“아직 잡히기에는 억울합니다. 할일이 많다구요...”
“알아...네 마음...그러지 말고 도끼 내려놔.”
“알긴 뭘 알아요?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아직 할 일이 남았는데...”
“어서 내려놔...임혁...어서...”
기호의 설득은 계속 되었다.
하지만 혁이는 요지부동이었다.
“혁이씨...그런다고 바뀌는 거는 없어요.”
그 때 혜인이 말을 열었다.
“일본이 밉죠? 일본이 싫죠? 왜 싫은지...왜 미운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저도 일본이 싫어요.”
“무...무슨 소리입니까?”
혁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숨소리가 가빠졌다.
“저도 일본이 싫습니다. 죽을만큼...아니 죽는거 보다도 더 싫습니다.”
혜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저는 경찰을 하면서 후회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후회할 일이 생겼습니다...”
혜인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혁이씨는 일본 놈들한테 어떤 일을 당하셨죠? 저는 납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제로 마약을 투여 받았습니다. 그리고...그리고...”
혜인은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리고...강간을 당했습니다. 일본 놈한테... 짓밟힐 때로 짓밟히고 능욕을 당할 때로 당했스니다...”
혜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혜인의 눈물이 혜인의 목을 깜싸고 있는 혁이의 팔뚝에 떨어졌다.
“저는 이번에 범인을 잡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하지만... 이유가 어찌됐든 사람을 죽이는 일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 일은 굳이 혁이씨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법이 있고... 판사가 있고... 재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믿을 수 없지만... 우리 생각대로 해 주지...않지만...그래도 법이라는게...있습니다...법이 안되면 양심이...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우리 국민들의...의식이 있습니다.”
차분차분한 설명에 혁이의 마음이 움직였을까?
혁이는 혜인을 감쌌던 팔을 풀었다.
혜인은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혁이의 손을 잡았다.
“혁이씨...이제 그만...하세요...이제 죄를 그만 지으세요...그게 해결책은 아닙니다....”
혜인의 말이 끝나자 혁이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고 땅을 치며 울며 통곡했다.
“으아앙...으아앙...너무 너무 일찍 오셨어요. 아직 죽여할 할 놈들이 많은데...엉엉...일 마치면 자수할려고 했습니다....흑흑...”
기호와 혜인은 혁이에게 다가갔다.
기호가 혁이를 일으켰다. 그리고 혁이의 어깨를 깜싸안았다.
덩치가 큰 혁이는 힘없이 기호의 품에 기대었다.
혁이의 손에는 수갑 대신 담배가 들려 있었다.
혁이의 앞에는 혜인이...뒤에는 기호가 같이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후~~~”
담배 연기를 내뱉은 혁이가 말을 꺼냈다.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이 대단하셨습니다. 일본과의 축구 경기가 지는 날에는 화를 이기지 못해 술로 달래는 날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는 저에게는 항상 적국이었습니다. 증오의 대상이었죠.”
“그랬구나...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셨네.”
기호가 뒤에서 혁이의 말에 동감을 했다.
“그런 아버지가 군대 있을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놈이 몰던 차에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신호위반에 음주운전이었죠. 일본이라는 나라가 역사를 빼앗고 우리 조상을 짓밟더니 아버지마저 빼앗아 가더군요. 그런데 그런 일본보다 더 나쁜 놈들이 있었습니다. 친일파...친일작가 그리고 일본이라면 환장하는 정신없는 년놈들... 다 죽이고 싶었습니다.”
“명함은 어디서 난 거지?”
“아버지 죽고 나서 짐정리 하는데 아버지 일기장에 있더라구요. 아버지가 제작한게 맞습니다.”
“그럼 혹시...”
혜인이 뒤를 돌아 혁이를 바라보았다.
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2005년 대전 살인사건...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그날 엄청 우셨습니다. 아마 그 전부터 명함은 가지고 있었고 그날 다케시마의 날이 제정되자 아버지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 일을 벌리신거죠. 제가 일기장 보고 알았습니다. 그 영향이 컸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아버지의 뜻을 받들기로 한거죠.”
“잘라간 손가락은 왜 제단 밑에 넣어둔거지?”
기호가 물었다.
“아버지의 뜻을 받들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아버지께 바치는 선물인 셈이죠. 손가락을 자른거는 안중근 선생님의 뜻을 받는 거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직 건재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구요.”
“그것도 아버지의 뜻인가?”
“예...”
산으로 내려가던 중 혁이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돌아섰다.
기호와 혜인도 멈춰섰다.
혁이가 아버지의 산소 방향으로 서서 큰 절을 올렸다.
‘아버지...죄송합니다. 당분간은 못찾아뵐 거 같네요.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어머니는 아버지가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사랑합니다.’
혁이는 절을 한 채 그대로 한동안 엎드려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어미니에 대한 죄송함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었다.
그런 혁이를 바라보고 있는 혜인의 마음도 아팠다.
혜인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눈물이 땅에 떨어져 혁이의 아버지에게 전달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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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잘 보내셨나요.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어째됐든 또 한 편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 전부터 쓰고 싶었던 소재였습니다.
제 생각만큼 표현이 잘 안되게 아쉽기는 합니다.
예기치 못한 일로 생각보다 많이 늦었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기호와 혜인은 다음날 일찍 일어나 혁이네 집으로 갔다.
“계세요?”
마당에서 기호가 부르자 잠시 후 혁이 어머니가 나왔다.
“아...경찰 양반들 오셨네. 그래 아침 식사는 하셨나?”
“아니오... 얼른 일 마치고 올라가는 길에 먹어야죠.”
“그럼 어여 들어와 한술 자시고 가요. 마침 혁이가 와서 밥을 많이 했으니까 어여 먹어요.”
혁이 어머니는 친절하게 두 사람을 맞이했다.
“아니에요... 근데 아드님은?”
“지 아버지 산소에 갔을거에요. 벌초도 해야 되고 해서...아까 낫과 도끼 갈아서 올라가던디...”
“여기서 먼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요 앞에 산 보이죠? 저 앞에...”
혁이 어머니는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말했다.
“산 중간쯤에 올라가면 거기서 벌초하고 있을거에유.”
“아...네...알겠습니다.”
“경찰 양반들... 그러지 말고 여기서 밥 먹고 기다리면 지가 다 하면 내려올텐데.... 뭐하러 발품 팔아가며 가나...여기서 찬찬히 진지나 잡수시다가 그놈 오면 만나면 되지...어여 들어와유.”
“아닙니다. 저희도 바빠서 얼른 만나고 가야죠.”
기호와 혜인은 손사레를 치며 거절했다.
“아무리 바빠도 밥은 안먹는데유? 어채피 먹을거면 여기서 하믄 되지...”
“아뇨...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그럼...”
두 사람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집을 나왔다.
산으로 가는 길에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서먹함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다.
“경장님...”
먼저 말을 연 쪽은 혜인이었다.
“응???어...”
기호는 멍하니 있다가 혜인의 부름에 살짝 놀라며 대답했다.
“어제...”
“어제 왜?”
“잠 못 주무시는 거 같던데? 무슨 일이라도...”
“아냐...”
“저 때문에 잠 설치신거 아니에요.”
“아냐...무슨 장순경 때문이 아냐.”
“너무 부담갖지 마세요.”
“부담? 무...무슨 부담... 그런거 없어...”
“그리고...”
혜인은 잠시 말을 멈췄다.
기호도 혜인이 말을 할 때 까지 기다리고 운전만 하였다.
“그리고... 고마웠어요.”
“뭐가?”
“그냥...저의 상황 이해도 해주시고...암튼....”
“장순경...이제 그만 잊자.”
“......”
“쉽지 않을거라는 알아. 그래도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해.”
“네...어제 다 잊었어요. 경장님이 도와주셔서...”
“그래? 그랬으면 고맙고...”
“뭐가 고마워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그렇게 되나?”
“그럼요.”
혜인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그렇게 웃어야지. 그래야 장순경이지, 장순경의 장점은 유쾌함, 쾌활함 그런거잖아.”
“어머머...제 장점은 섹시에요.”
“아...그런가?”
“아이 정말...어제 같이 밤을 보내시고 그런 것도 모르시나...푸훗...”
혜인이 웃었다.
“그래...내가 눈치가 없어서...”
“그러게요. 나같은 미인이 어디 있다고...”
“어....그...그렇다고 하자...”
“호호호...”
“하하하...”
두 사람은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 웃음은 혜인의 아픔과 혜인의 슬픔을 털어버리는 웃음인 것만 같았다.
차가 멈췄다.
더 이상 차로는 이동이 어려웠다.
이제부터는 산에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차에서 내려서 두사람은 산을 바라봤다.
그리 높지는 않은 산이었다.
중턱까지 올라가기에는 가벼운 등산이라고 생각하면 될 정도의 완만산 산이었다.
“올라갈 수 있겠어?”
“어우...경사님...”
혜인은 째려보며 기호를 바라봤다.
“왜?”
“저를 뭘로 보고...저 이래도 대한민국 경찰이라구요. 그것도 특수수사대 소속 경찰이요.”
“그래...그럼 가자... 난 못 올라간다고 하면...”
“못 올라간다고 하면요? 업고 올라가시게요?”
“아니...미쳤냐? 내가 장순경 업고 올라가게...머리채를 끌고 억지라고 갈려고 했지...크크크...”
“어유 참...”
혜인도 웃으며 기호의 농담을 받아줬다.
“저 머리 빠지기 싫어요. 올라가시죠.”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한 두 사람이 갈만한 조그맣게 난 길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을 숨을 가쁘게 내쉬며 올라갔다.
한 10여분을 올라갔을까?
기호와 혜인은 한 무덤에서 조그만 손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있는 청년을 만났다.
묘는 잘 관리가 되어 있었다.
잔디는 곱게 잘 자랐고 주변에는 풀도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가 되어 있었다.
묘 앞에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고 옆에는 하얀 국화가 담겨져 있는 병이 있었다.
국화도 새로 넣었는지 싱싱한 생화가 바람에 살짝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청년은 무덤 앞에 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저기요...”
기호가 청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예?”
나무를 자르던 청년은 기호를 바라봤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찰청 특수수사대 송기호 경장입니다.”
“아....예...안녕하세요?”
청년은 얼떨결에 인사를 했다.
“근데 무슨 일로...”
청년은 하던 일을 멈추고 기호에게 다가갔다.
청년의 손에는 도끼가 들려있었다.
“임혁씨되시죠? 벌초하시나봐요?”
“아...예...”
청년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왼손등으로 닦으며 말했다.
“벌초라기 보다는 그냥 관리 차원에서 하는거에요.”
“아...그래요? 잠시 쉬시고 저랑 이야기 좀 하시죠.”
“그러죠.”
“담배 피우시죠?”
“예...”
“그럼...”
기호는 담배를 내밀었다.
“저 옆으로 가서 피우면 안될까요? 아무리 돌아가셨어도 아버지인데...아버지 산소 앞에서 피기는 좀 그러네요.”
“그러죠.”
두 남자는 옆에 빈 공간에 조금만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서 앉았다.
두 남자가 이야기 하는 동안 혜인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무를 자르고 계셨나봐요?”
“예...아카시아 나무요. 어찌나 뿌리를 잘 내리는지...잘라내지 않으면 순식간에 번지거든요. 일본 놈들이 심었다는데....다 없앨 수는 없으니까 보이는 것만 자르는 거에요.”
“그러군요.”
“근데 무슨 일로....”
“아...예... 혹시 인터넷이나 뉴스를 통해 들어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내용을...”
“예...일본과 관련된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살인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기호는 혁이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일본인과 불륜 중이던 미혼 여성, 일본 배구선수 팬클럽 회원 여고생, 그리고 친일 작가, 일본인 교수가 연속적으로 오른쪽 넷째 손가락이 잘린 채 살해 되었습니다.”
“네...그런데요?”
“그 자리에서 이게 항상 발견되었는데 범인이 놓고 간 것입니다.”
기호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냈다.
하얀색 명함을 꺼내 혁이에게 전달해 주었다.
‘大韓國人’
네 글자가 박힌 명함이었다.
“그런데 왜 이걸 저한테 보여주시는거죠?”
“혹시 이 명함 못보셨나요?”
“글쎄요....기억이 안나는데...”
“우리가 조사해 본 결과 이 명함을 아버님이 제작을 하셨더라구요.”
“아버님은 돌아가셔서 저기에 계시지 않습니까?”
“혹시 뭔가 보신게 있나 해서 찾아왔습니다.”
“아니요. 기억이 안나요.”
혁이는 먼 곳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래요?”
“네...정말 본 적이 없어요. 왜 아버지가 이런 명함을 제작했는지도 알 수도 없구요.”
“이 사건이 2005년에도 있었습니다. 그 때는 사건이 단 한 건으로 끝났었는데 그 때 미해결 사건으로 아직까지 해결이 안되었는데 최근에 다시 사건이 발생된거죠.”
“그래요? 전혀...”
그 때 혜인은 묘지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다.
딱히 뭘 찾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세심하게 살피고 있었다.
그 때 비석 앞에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혜인은 그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제단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있었다.
“내년에 복학이라고 하던데...”
“예...복학해서 얼른 졸업해서 취업해야죠. 어머니도 연세도 많으시고 아버지도 안계신데 얼른 돈 벌어서 어머니 호강은 못시켜드리더라도 고생은 그만하게 하셔야죠.”
“지금 아르바이트 한다고 하던데 참 효자인가봐요.”
“아버지만 살아계셨으면 아르바이트도 안했겠죠.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어머니한테 어제 이야기 들었습니다. 힘든 곳에서 일하신다고 하던데요. 참 요즘 젊은 사람 같지 않네요.”
“후후후..그래요? 잘 봐주시니까 그러죠. 도축장에서 일하는데 정말 힘들어요. 그런데 돈을 많이 주거든요. 대신 고기도 자주 먹을 수 있어서 그건 좋대요.”
“그 도끼는 도살장에서 가져온 건가요?”
뒤에서 혜인이 물었다.
“아뇨. 집에 있던 거에요.”
“잠깐만 주시겠어요?”
“왜요?”
“너무 날을 잘 갈아놓으셔서...잠깐 구경좀 하게요.”
혁이는 도끼를 혜인에게 건네주었다.
“어머...정말 날이 잘 서있네요.”
“도축장에서 이런거 많이 갈거든요.”
“그래서 이것으로 사람을 죽였나요?”
혜인이 당돌한 자세로 물었다.
“무슨 말이시죠?”
혜인의 말에 혁이가 자리에 일어나며 물었다.
“이 도끼로 사람을 죽이고 손가락을 잘랐냐고 물었는데요.”
갑자기 분위기가 긴장되기 시작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죠?”
“아버지 묘비 앞 제단이 움직이네요. 그 안에서 이번 사건을 해결한 증거물을 발견했습니다. 제단이 서랍식으로 제작이 되었더군요.”
혜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혁이의 손과 몸이 움직였다.
“악~~~”
“장순경...”
두 경찰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혁이가 혜인에게 달려들어 도끼를 손으로 잡았고 혜인의 몸을 돌려 혜인을 뒤에서 안은 자세로 바꾸었다.
특수부대 출신답게 빠르고 과감한 행동이었다.
혜인의 손에 들려 있던 손도끼는 혁이의 손에 들려있었고 날카롭게 선 도끼날이 혜인의 머리 위에 있었다.
여차하면 혜인의 머리 위에 도끼가 꽂힐 수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이봐~ 임혁...그거 내려놔.”
기호가 혁이를 향해 소리쳤다.
“아직 잡히기에는 억울합니다. 할일이 많다구요...”
“알아...네 마음...그러지 말고 도끼 내려놔.”
“알긴 뭘 알아요? 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아직 할 일이 남았는데...”
“어서 내려놔...임혁...어서...”
기호의 설득은 계속 되었다.
하지만 혁이는 요지부동이었다.
“혁이씨...그런다고 바뀌는 거는 없어요.”
그 때 혜인이 말을 열었다.
“일본이 밉죠? 일본이 싫죠? 왜 싫은지...왜 미운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저도 일본이 싫어요.”
“무...무슨 소리입니까?”
혁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숨소리가 가빠졌다.
“저도 일본이 싫습니다. 죽을만큼...아니 죽는거 보다도 더 싫습니다.”
혜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저는 경찰을 하면서 후회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후회할 일이 생겼습니다...”
혜인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혁이씨는 일본 놈들한테 어떤 일을 당하셨죠? 저는 납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제로 마약을 투여 받았습니다. 그리고...그리고...”
혜인은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리고...강간을 당했습니다. 일본 놈한테... 짓밟힐 때로 짓밟히고 능욕을 당할 때로 당했스니다...”
혜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혜인의 눈물이 혜인의 목을 깜싸고 있는 혁이의 팔뚝에 떨어졌다.
“저는 이번에 범인을 잡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하지만... 이유가 어찌됐든 사람을 죽이는 일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 일은 굳이 혁이씨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법이 있고... 판사가 있고... 재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믿을 수 없지만... 우리 생각대로 해 주지...않지만...그래도 법이라는게...있습니다...법이 안되면 양심이...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우리 국민들의...의식이 있습니다.”
차분차분한 설명에 혁이의 마음이 움직였을까?
혁이는 혜인을 감쌌던 팔을 풀었다.
혜인은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혁이의 손을 잡았다.
“혁이씨...이제 그만...하세요...이제 죄를 그만 지으세요...그게 해결책은 아닙니다....”
혜인의 말이 끝나자 혁이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고 땅을 치며 울며 통곡했다.
“으아앙...으아앙...너무 너무 일찍 오셨어요. 아직 죽여할 할 놈들이 많은데...엉엉...일 마치면 자수할려고 했습니다....흑흑...”
기호와 혜인은 혁이에게 다가갔다.
기호가 혁이를 일으켰다. 그리고 혁이의 어깨를 깜싸안았다.
덩치가 큰 혁이는 힘없이 기호의 품에 기대었다.
혁이의 손에는 수갑 대신 담배가 들려 있었다.
혁이의 앞에는 혜인이...뒤에는 기호가 같이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후~~~”
담배 연기를 내뱉은 혁이가 말을 꺼냈다.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이 대단하셨습니다. 일본과의 축구 경기가 지는 날에는 화를 이기지 못해 술로 달래는 날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는 저에게는 항상 적국이었습니다. 증오의 대상이었죠.”
“그랬구나...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셨네.”
기호가 뒤에서 혁이의 말에 동감을 했다.
“그런 아버지가 군대 있을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놈이 몰던 차에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신호위반에 음주운전이었죠. 일본이라는 나라가 역사를 빼앗고 우리 조상을 짓밟더니 아버지마저 빼앗아 가더군요. 그런데 그런 일본보다 더 나쁜 놈들이 있었습니다. 친일파...친일작가 그리고 일본이라면 환장하는 정신없는 년놈들... 다 죽이고 싶었습니다.”
“명함은 어디서 난 거지?”
“아버지 죽고 나서 짐정리 하는데 아버지 일기장에 있더라구요. 아버지가 제작한게 맞습니다.”
“그럼 혹시...”
혜인이 뒤를 돌아 혁이를 바라보았다.
혁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2005년 대전 살인사건...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그날 엄청 우셨습니다. 아마 그 전부터 명함은 가지고 있었고 그날 다케시마의 날이 제정되자 아버지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 일을 벌리신거죠. 제가 일기장 보고 알았습니다. 그 영향이 컸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아버지의 뜻을 받들기로 한거죠.”
“잘라간 손가락은 왜 제단 밑에 넣어둔거지?”
기호가 물었다.
“아버지의 뜻을 받들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아버지께 바치는 선물인 셈이죠. 손가락을 자른거는 안중근 선생님의 뜻을 받는 거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직 건재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구요.”
“그것도 아버지의 뜻인가?”
“예...”
산으로 내려가던 중 혁이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돌아섰다.
기호와 혜인도 멈춰섰다.
혁이가 아버지의 산소 방향으로 서서 큰 절을 올렸다.
‘아버지...죄송합니다. 당분간은 못찾아뵐 거 같네요.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어머니는 아버지가 잘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사랑합니다.’
혁이는 절을 한 채 그대로 한동안 엎드려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어미니에 대한 죄송함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었다.
그런 혁이를 바라보고 있는 혜인의 마음도 아팠다.
혜인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눈물이 땅에 떨어져 혁이의 아버지에게 전달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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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잘 보내셨나요.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어째됐든 또 한 편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 전부터 쓰고 싶었던 소재였습니다.
제 생각만큼 표현이 잘 안되게 아쉽기는 합니다.
예기치 못한 일로 생각보다 많이 늦었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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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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