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골프 한 게임 치고 오다가 줄거리가 생각나서 시작합니다. 그리 빨리 전개될 것 같지도 않고, 길게 갈것 같지도 않은데... 한 번 가보죠.
벼락 맞은 놈
16.425,000,000분의 1! 이것이 벼락에 맞을 확률이다. 수백억 로또에 맞을 확률 보다 더 어렵다. 그리고 그 벼락에 맞고 살아날 확률은 더 불가능하다.
그런데, 나는 그 벼락을 맞았고, 이렇게 살아있다. 뉴욕 맨해튼. 2009년 마지막 날 밤. 30살이 되는 2010년 뉴욕의 타임스퀘어 카운트다운을 보겠다고 친구들 몇 놈과 맨해튼을 헤매고 있었다. 24번가 우촌이라는 한국 식당에 들려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술, 이슬이도 몇 병 마셨다. 서서히 카운트다운 시간이 되어가기에 타임스퀘어 쪽으로 이동했다.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 것이 하늘에서 찌질하게 내린다. 그러나 누구도 불평하는 이 없다. 다들 타임스퀘어의 분위기에 휩싸인 것이다. 타임스퀘어의 무대에는 블랙아이드피라는 찌질이들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게 노래를 부른다고 떠들고 있고, 미친년들이 방방 뛰며 좋다고 소리 지르고 있다. 방광이 너무 아프다. 어디든 가서 응급 처치를 해야겠다. 작은 골목을 들어가니 지하철 환풍구 같은 곳이 있다. 아무도 없는 것 확인. 바닥의 환풍구를 향해 시원하게 발사!
“크으으으. 진작에 갈걸. 이렇게 시원한데...”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진다.
“10, 9, 8, 7, 6, 5, 4, 3, 2, 1. Happy New Year!!!!”
그 순간 나는 내 오줌을 타고 지하철 환풍구에서 올라오는 강한 빛줄기를 봤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천둥소리도 들었다.
‘츠릇! 츠르르르릇!’
“꽈르르르르릉!”
그리고는 깜깜.
눈을 떴을 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아니 정신이 들었을 때, 눈이 떠지지 않았다. 무엇인가 내 눈을 덮고 있었고, 온 몸이 화끈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불로 온 몸을 지지는 듯 한 느낌이었다.
“으아아아악!!!!”
“엄마!!!!!! 오빠 정신이!!!”
“간호사!!! 의사 불러!!!”
시끌시끌하더니, 얼굴에 무엇인가가 덮인다. 그리고 다시 깜깜.
정신이 다시 들었다. 지난번의 악몽과 같은 고통은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온 몸이 화끈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빠, 정신들어?”
“진태야! 흐흐흐흐흑!!!”
“엄마! 오빠 그만 울어. 그래서 오빠 이제 정신 돌아온 것 같아.”
“그래 그래. 죽지 않은 것만 해도 기적이다. 기적이야.”
며칠 후, 나는 온 몸에 붕대를 감은 채 일반 병실로 옮겨져 있었다. 그때서야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환기통에 ‘쉬’를 하는 순간, 지하철의 전류가 내 오줌을 타고 올라왔고, 그 순간 번개가 나를 쳤다는 것이다.
‘이런 개같은...!!!’
기적은 지하철 순간 전류 이만 오천 볼트가 몸을 타고 오르는 순간 그것이 마치 피뢰침 역할을 하여 번개를 끌어당겼고, 육만 볼트가 넘는 번개의 전류는 그대로 다시 지하철 환풍기를 통해 땅에 매설된 어쓰 단자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내 몸이 비인지 눈인지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말은 길지만 순간의 일이었다. 그러나 고압 전류가 몸을 지나면서 나는 그대로 기절했고, 친구들에게 발견되 병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병원에 도착했지만 의학적으로는 삼도 화상을 입은 군데군데 몸의 피하 세포들이 다 죽어버려 곪기 시작했고, 결국 의사들은 내 피부를 부분 부분 길게 째내서 곪은 고름들을 다 씻어냈고, 온몸을 바셀린으로 포장해서 얼음 통에 넣었단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이제 일반 병실로 옮겨 온 것이다.
“살아났다는 것이 기적이에요. 완전히 치료가 되는 것이 가능할 지 어떨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로는 그저 안정을 취해야 하구요. 몸의 기능이 어떻게 돌아올지는 더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진태씨의 몸은 완전히...”
후에 알게 된 또 하나의 기적은 번개가 내리치는 순간, 고압의 전류가 내 고추를 터트리며 몸에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아무리 고압의 전류가 어쓰 단자로 흘러 갔다 하더라도, 나머지 잔류 전류가 몸에 남았다면, 나는 뇌나 기타 장기를 크게 상하게 되었을 것인데, 그 잔류 전류가 고추를 통해 완전히 빠져 나감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화상을 입고, 나머지 뇌나 장기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삼 개월. 퇴원해서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과 이웃들은 번개 맞고 살아난 놈이라고 방문해 왔고, 다니던 직장 변호사 사무실에도 계속 나가게 되었다. 로스쿨을 나왔지만, 별로 변호사라는 직업은 적성에 안 맞고, 그렇다고 배운 것은 도둑질 밖에 없고 해서 같은 로스쿨을 나온 친구 녀석과 사무실을 내서 나는 사무장을 맡고, 친구 놈은 변호사를 하고 있었다. 국제법과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주로 했기에, 규모는 작아도 제법 짭짤한 사무실이었다.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게 된 것은 일을 시작하고 한 달 쯤 지나서였다. 오랜만에 바다 바람도 쐬고 머리고 식힐 겸, 일주일 휴가를 얻어 자주 가던 Salt Grass Golf Resort를 찾았다. Golf도 치고,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자주 찾던 곳이다. 그저 혼자 쉬기 위해 온 곳이기에 아무런 준비 없이 그저 해변 쪽 방 하나 구해 들어왔다. 첫날은 그냥 쉬었다가, 둘째 날 오후에 골프클럽으로 갔다. 오후에 가야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대로 9 홀을 도는 동안 필드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날따라 공도 협조를 잘 해줘 기분 좋게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10 홀을 들어서는 데 갑자기 13 홀에서 사람들이 보였다. 재잘대는 모습이 여자 골퍼들이었다. 세 명. 금발이 둘, 붉은 머리 하나. 그리 멀지 않았기에 젊은 여인들임을 알 수 있었다.
‘흐음. 아가씨들 셋이서 왠 골프?’
나는 혼자서 다시 골프에 몰입했다. 11 홀. 12 홀. 13 홀. 14 홀. Par 5. 550 야드다. 드라이브에 290 야드. 괜찮다. 그러고 보니 사고 난 후 처음 골프를 치는 것인데, 감각이 아주 좋다. 아니 공이 날아가는 거리가 그 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기분탓이려니 하고 계속해 오고 있는데, 두 번째 아이언도 200 야드 가까이 간다. 다른 때 같았으면 샌드 벙커나 워터 헤저드 크릭에 빠졌을 텐데, 오늘은 그런 것도 없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점수가 장난이 아니다. 항상 30 타에서 50 타 가까이 오버였는데, 지금은 거의 싱글이다.
‘크하하하하! 이거 오늘 뭔가 되는 날인가 보다? 일찍 나올걸...’
Par 5에서 두 번째 샷에서 벌써 그린이다. 내 평생 이런적은... 그린에 올라섰다.
"나이스 샷! 정말 멋있었어요."
"짝짝짝!!!"
갑자기 16번 홀 쪽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들이 들린다. 조금 전 13번에서 보았던 아가씨들. 구조상 15번 그린과 16번 티그라운드가 작은 다리를 사이에 두고 있었기에 아가씨들이 보통 미인들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땡큐!"
나는 살짝 손을 흔들어 주었고, 다시 퍼팅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1.5 미터 정도 거리에 홀이 있다. 그린을 완전히 살피고 신중하게 퍼팅!
"또로로로로로록!"
"크으으으!"
진한 소주 한잔이 넘어가는 느낌! 환상이다. 그런데,
"Wow!!! Great Shot!"
"Nice!!!!"
"Fantastic!"
다시 세 명의 아리따운 목소리.
"뜨악!"
그녀들이 모두 내 그린 주변에 있다. 일부러 퍼팅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다. 흔한 일이 아니다. 그것도 금발과 붉은 머리의 미모의 아가씨들 셋이 동양인 하나에게 다가오기는... 그런데 진짜 굉장한 미인들이었다. 핫 숏 진 팬츠에 서로 다른 색깔의 행탑을 입은... 나도 키가 183인데, 이 아가씨들도 거의 180은 될 듯하다. 몸매도 완벽. 내가 말을 잊지 못하고 자신들을 쳐다보자, 한 금발 아가씨가
"미안해요. 방해하려 한 것은 아닌데... 11 번부터 치고 오시는 것을 봤는데 너무 멋있어서 그만.. 그린까지 실례를 했네요. 죄송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막가는 아가씨들은 아니었다. 예의도 있고, 말하는 것도 규모가 있다.
"아니예요. 너무 아름다운 미인들이 서계셔서 Charley"s Angel인줄 알았어요."
"호호호. 고마워요."
"호호호. 우리가 이쁘긴 이쁘죠."
"저는 신디."
"저는 앤지."
"저는 애일린이에요."
"저는 대니 진태 황. 코리언 어메리칸입니다."
"골프 얼마 하셨어요, 대니?"
"뭐~~~ 대학 졸업하고 시작했으니 한 7~8년 된 거 같군요. 하지만, 한 달에 한 번꼴로 친 것이니까 뭐 그냥 초보자죠."
"그렇지 않아요. 초보자라뇨. 우리는 대학 때부터 시작해서 이제 거의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나름 남들이 부러워하는 실력인데... 대니에 비하면 완전히 왕초보에요."
"맞아요. 대니 우리랑 같이 라운딩하면서 우리 좀 가르쳐줘요."
"그래요. 그렇게 해요"
"허...허...허"
세 명의 반라의 미녀들이 아무도 없는 넓은 골프클럽에서 덤벼든다. 이게 무슨 복이련가?
벼락 맞은 놈
16.425,000,000분의 1! 이것이 벼락에 맞을 확률이다. 수백억 로또에 맞을 확률 보다 더 어렵다. 그리고 그 벼락에 맞고 살아날 확률은 더 불가능하다.
그런데, 나는 그 벼락을 맞았고, 이렇게 살아있다. 뉴욕 맨해튼. 2009년 마지막 날 밤. 30살이 되는 2010년 뉴욕의 타임스퀘어 카운트다운을 보겠다고 친구들 몇 놈과 맨해튼을 헤매고 있었다. 24번가 우촌이라는 한국 식당에 들려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고,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술, 이슬이도 몇 병 마셨다. 서서히 카운트다운 시간이 되어가기에 타임스퀘어 쪽으로 이동했다.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 것이 하늘에서 찌질하게 내린다. 그러나 누구도 불평하는 이 없다. 다들 타임스퀘어의 분위기에 휩싸인 것이다. 타임스퀘어의 무대에는 블랙아이드피라는 찌질이들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게 노래를 부른다고 떠들고 있고, 미친년들이 방방 뛰며 좋다고 소리 지르고 있다. 방광이 너무 아프다. 어디든 가서 응급 처치를 해야겠다. 작은 골목을 들어가니 지하철 환풍구 같은 곳이 있다. 아무도 없는 것 확인. 바닥의 환풍구를 향해 시원하게 발사!
“크으으으. 진작에 갈걸. 이렇게 시원한데...”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진다.
“10, 9, 8, 7, 6, 5, 4, 3, 2, 1. Happy New Year!!!!”
그 순간 나는 내 오줌을 타고 지하철 환풍구에서 올라오는 강한 빛줄기를 봤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천둥소리도 들었다.
‘츠릇! 츠르르르릇!’
“꽈르르르르릉!”
그리고는 깜깜.
눈을 떴을 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아니 정신이 들었을 때, 눈이 떠지지 않았다. 무엇인가 내 눈을 덮고 있었고, 온 몸이 화끈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불로 온 몸을 지지는 듯 한 느낌이었다.
“으아아아악!!!!”
“엄마!!!!!! 오빠 정신이!!!”
“간호사!!! 의사 불러!!!”
시끌시끌하더니, 얼굴에 무엇인가가 덮인다. 그리고 다시 깜깜.
정신이 다시 들었다. 지난번의 악몽과 같은 고통은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온 몸이 화끈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빠, 정신들어?”
“진태야! 흐흐흐흐흑!!!”
“엄마! 오빠 그만 울어. 그래서 오빠 이제 정신 돌아온 것 같아.”
“그래 그래. 죽지 않은 것만 해도 기적이다. 기적이야.”
며칠 후, 나는 온 몸에 붕대를 감은 채 일반 병실로 옮겨져 있었다. 그때서야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환기통에 ‘쉬’를 하는 순간, 지하철의 전류가 내 오줌을 타고 올라왔고, 그 순간 번개가 나를 쳤다는 것이다.
‘이런 개같은...!!!’
기적은 지하철 순간 전류 이만 오천 볼트가 몸을 타고 오르는 순간 그것이 마치 피뢰침 역할을 하여 번개를 끌어당겼고, 육만 볼트가 넘는 번개의 전류는 그대로 다시 지하철 환풍기를 통해 땅에 매설된 어쓰 단자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내 몸이 비인지 눈인지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말은 길지만 순간의 일이었다. 그러나 고압 전류가 몸을 지나면서 나는 그대로 기절했고, 친구들에게 발견되 병원으로 옮겨진 것이다. 병원에 도착했지만 의학적으로는 삼도 화상을 입은 군데군데 몸의 피하 세포들이 다 죽어버려 곪기 시작했고, 결국 의사들은 내 피부를 부분 부분 길게 째내서 곪은 고름들을 다 씻어냈고, 온몸을 바셀린으로 포장해서 얼음 통에 넣었단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이제 일반 병실로 옮겨 온 것이다.
“살아났다는 것이 기적이에요. 완전히 치료가 되는 것이 가능할 지 어떨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로는 그저 안정을 취해야 하구요. 몸의 기능이 어떻게 돌아올지는 더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진태씨의 몸은 완전히...”
후에 알게 된 또 하나의 기적은 번개가 내리치는 순간, 고압의 전류가 내 고추를 터트리며 몸에서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아무리 고압의 전류가 어쓰 단자로 흘러 갔다 하더라도, 나머지 잔류 전류가 몸에 남았다면, 나는 뇌나 기타 장기를 크게 상하게 되었을 것인데, 그 잔류 전류가 고추를 통해 완전히 빠져 나감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화상을 입고, 나머지 뇌나 장기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삼 개월. 퇴원해서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과 이웃들은 번개 맞고 살아난 놈이라고 방문해 왔고, 다니던 직장 변호사 사무실에도 계속 나가게 되었다. 로스쿨을 나왔지만, 별로 변호사라는 직업은 적성에 안 맞고, 그렇다고 배운 것은 도둑질 밖에 없고 해서 같은 로스쿨을 나온 친구 녀석과 사무실을 내서 나는 사무장을 맡고, 친구 놈은 변호사를 하고 있었다. 국제법과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주로 했기에, 규모는 작아도 제법 짭짤한 사무실이었다. 내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게 된 것은 일을 시작하고 한 달 쯤 지나서였다. 오랜만에 바다 바람도 쐬고 머리고 식힐 겸, 일주일 휴가를 얻어 자주 가던 Salt Grass Golf Resort를 찾았다. Golf도 치고,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자주 찾던 곳이다. 그저 혼자 쉬기 위해 온 곳이기에 아무런 준비 없이 그저 해변 쪽 방 하나 구해 들어왔다. 첫날은 그냥 쉬었다가, 둘째 날 오후에 골프클럽으로 갔다. 오후에 가야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대로 9 홀을 도는 동안 필드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날따라 공도 협조를 잘 해줘 기분 좋게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10 홀을 들어서는 데 갑자기 13 홀에서 사람들이 보였다. 재잘대는 모습이 여자 골퍼들이었다. 세 명. 금발이 둘, 붉은 머리 하나. 그리 멀지 않았기에 젊은 여인들임을 알 수 있었다.
‘흐음. 아가씨들 셋이서 왠 골프?’
나는 혼자서 다시 골프에 몰입했다. 11 홀. 12 홀. 13 홀. 14 홀. Par 5. 550 야드다. 드라이브에 290 야드. 괜찮다. 그러고 보니 사고 난 후 처음 골프를 치는 것인데, 감각이 아주 좋다. 아니 공이 날아가는 거리가 그 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기분탓이려니 하고 계속해 오고 있는데, 두 번째 아이언도 200 야드 가까이 간다. 다른 때 같았으면 샌드 벙커나 워터 헤저드 크릭에 빠졌을 텐데, 오늘은 그런 것도 없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점수가 장난이 아니다. 항상 30 타에서 50 타 가까이 오버였는데, 지금은 거의 싱글이다.
‘크하하하하! 이거 오늘 뭔가 되는 날인가 보다? 일찍 나올걸...’
Par 5에서 두 번째 샷에서 벌써 그린이다. 내 평생 이런적은... 그린에 올라섰다.
"나이스 샷! 정말 멋있었어요."
"짝짝짝!!!"
갑자기 16번 홀 쪽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들이 들린다. 조금 전 13번에서 보았던 아가씨들. 구조상 15번 그린과 16번 티그라운드가 작은 다리를 사이에 두고 있었기에 아가씨들이 보통 미인들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땡큐!"
나는 살짝 손을 흔들어 주었고, 다시 퍼팅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1.5 미터 정도 거리에 홀이 있다. 그린을 완전히 살피고 신중하게 퍼팅!
"또로로로로로록!"
"크으으으!"
진한 소주 한잔이 넘어가는 느낌! 환상이다. 그런데,
"Wow!!! Great Shot!"
"Nice!!!!"
"Fantastic!"
다시 세 명의 아리따운 목소리.
"뜨악!"
그녀들이 모두 내 그린 주변에 있다. 일부러 퍼팅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것이다. 흔한 일이 아니다. 그것도 금발과 붉은 머리의 미모의 아가씨들 셋이 동양인 하나에게 다가오기는... 그런데 진짜 굉장한 미인들이었다. 핫 숏 진 팬츠에 서로 다른 색깔의 행탑을 입은... 나도 키가 183인데, 이 아가씨들도 거의 180은 될 듯하다. 몸매도 완벽. 내가 말을 잊지 못하고 자신들을 쳐다보자, 한 금발 아가씨가
"미안해요. 방해하려 한 것은 아닌데... 11 번부터 치고 오시는 것을 봤는데 너무 멋있어서 그만.. 그린까지 실례를 했네요. 죄송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막가는 아가씨들은 아니었다. 예의도 있고, 말하는 것도 규모가 있다.
"아니예요. 너무 아름다운 미인들이 서계셔서 Charley"s Angel인줄 알았어요."
"호호호. 고마워요."
"호호호. 우리가 이쁘긴 이쁘죠."
"저는 신디."
"저는 앤지."
"저는 애일린이에요."
"저는 대니 진태 황. 코리언 어메리칸입니다."
"골프 얼마 하셨어요, 대니?"
"뭐~~~ 대학 졸업하고 시작했으니 한 7~8년 된 거 같군요. 하지만, 한 달에 한 번꼴로 친 것이니까 뭐 그냥 초보자죠."
"그렇지 않아요. 초보자라뇨. 우리는 대학 때부터 시작해서 이제 거의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나름 남들이 부러워하는 실력인데... 대니에 비하면 완전히 왕초보에요."
"맞아요. 대니 우리랑 같이 라운딩하면서 우리 좀 가르쳐줘요."
"그래요. 그렇게 해요"
"허...허...허"
세 명의 반라의 미녀들이 아무도 없는 넓은 골프클럽에서 덤벼든다. 이게 무슨 복이련가?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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