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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렴 마법의 지팡이야 편(4)-
몰락이 그녀의 품에서 몸을 빼내더니 팔을 휘둘렀다. 소매 안쪽에서 칼날이 튀어나오며 그녀를 매달던 끈을 잘라냈다. 그녀가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파하.
"
아직 목에 남은 끈을 풀어헤치며 거칠게 숨을 쉬었다. 폐창고의 역겨운 공기마저 달게 느껴졌다. 오래 묶여있던 탓에 사지가 저렸다. 몰락은 그녀의 팔을 잡아들어 손목을 묶은 끈마저 자른 뒤 칼날을 집어넣었다.
예진은 머리를 흔들며 침을 삼켰다. 이제 막 피가 통하는 손은 움직이는 것조차 고통스러웠고 심한 두통이 일었지만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잠시 몸을 추스르며 그녀의 악마 같은 구조자를 올려다보았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 그리고 그의 눈은, 그 눈은 텅 빈 하늘만큼이나 맑았다. 하늘 너머 우주가 있듯 저 눈 너머에도 무언가가 있었다. 알게 되면 돌이킬 수 없을 불길한 무언가가.
“내가 뭘 얻는 거야?”
조금도 그늘지지 않은 천진한 목소리. 예진은 이를 악물며 움직였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한 손으로 그의 성기를 잡았다. 희고 긴 손가락들이 애액으로 번들대는 성기에 감겼다. 달군 것처럼 뜨겁고 단단했다. 앞뒤로 손을 흔들자 애액에 미끄러지며 마찰이 생겼다. 천천히, 그러다 점점 힘을 주어가며 빠르게, 그러다 다시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처럼 부드럽게 그러나 힘을 빼지 않으며 흔들었다. 그녀는 언제나 능숙했다. 그녀는 경험이나 연습 따위를 필요로 한 적이 없었다-그 점에 감사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기분좋은 자극을 받은 성기가 움틀댔다. 문득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예진은 마지막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곤, 그것을 삼켰다.
입안이 성기로 가득 찼다. 잠시 시간을 두며 성기를 혀와 타액으로 달랬다. 입안의 열기와 습기가 그에게로 전해졌다. 그의 입에서 짤막한 탄성이 터졌다. 나쁘지 않은 신호였다. 그녀는 입안의 압력을 증가시키며 머리를 움직였다. 점점 더 크게 움직였지만 성기가 입 밖으로 빠져나가는 일은 없었다. 점점 더 깊게 삼키다가, 그대로 목구멍까지 성기를 삼켰다. 기도가 눌리며 다시금 질식감을 느꼈지만 빼내는 대신 두 손으로 몰락의 허리를 감아 당기며 몰락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에서 야릇한 즐거움이 읽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버티다 성기를 뱉어냈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진 않았다. 그가 그녀의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채 삼키지 못하고 입가를 타 내리는 타액을, 화장을 망치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즐길 수 있도록. 남자들은 언제나 그 눈물에 야만적인 흥분을 느낀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오럴을 한 건 열네 살 때였다. 상대는 무려 열한 살이 많던 선생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선생은 자제력이 부족하긴 했어도 유다른 성도착자 따위는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몸이 너무 빨리 피어난 탓이 컸다. 또래 남자들은 그녀에게 반하는 대신 두려움을 느꼈다. 어쨌든 그들은 너무 어렸다. 여교사들은 본능적인 적대감을 품는 자신에게 당황했고, 남자 선생들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몸을 훑는 자신을 질책했다.
만약 그녀의 정신이 그녀의 몸만큼이나 성숙했더라면 이제 막 부임한 철부지 교사의 고백 따위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어리고 순진한, 호기심 많은 여자아이였다. 그녀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인식조차 못했던 때였다.
처음에는 행복의 연속이었다. 그는 또래 남자들과는 다른 성숙한 어른이었고 다른 세계였다.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랑 앞에서 나이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비밀이라는 점은 그 사랑을 더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위험한 비밀을 공유하는 것만큼 흥분되는 것도 없다. 첫 키스를 할 때도 세상은 아름다웠다. 그가 그녀의 목덜미와 가슴을 쓸어 만졌을 때 아직은 정체를 몰랐던 불안감에 휩싸이긴 했어도 괜찮았다. 사랑한다면 더 나아갈 수도 있는 거니까. 아직 괜찮아, 아직은 괜찮아, 괜찮아. 세상은 그러던 어느 날 무너져버린다.
평소처럼 그의 방에서 놀던 어느 날이었다. 그가 그녀를 갖기 원했다. 그녀로선 당황스러운 일이었지만 내심 상상해왔던 일이기도 했다.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고, 그렇다면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기를 원했다. 그녀는 그를 받아들였다.
채광이 잘 되던 그의 방에서 그가 말했다.
"네 몸을 보고 싶어."
그래서 그녀는 보여주었다. 그 순간 관계의 주도권이 영영 바뀌었다는 걸 두 사람은 깨닫지 못했다.
햇살에 드러난 그녀의 나신이 드러났다. 그는 넋을 잃었다. 단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었다. 분명 아름답긴 해도, 그가 보았던 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다른 여자와도 잔 적이 있었고, 굳이 거론하자면 거친 여자가 많았다. 그러나 예진의 몸은, 지금껏 만난 그 어떤 여자와도 달랐다. 단지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의 몸에는,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끝없이 음욕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그녀는, 문득 그에게 더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 가는대로 벽에 기댄 채로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무너져 내리는 것 같으면서 절실한 얼굴을 한 소녀의 나체. 그리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 남은 이성을 부숴버렸다. 그는 그녀를 거칠게 쓰러트렸다.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걸 직감했지만 그래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를 더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움직였다. 첫 삽입에 피가 나긴 했어도 통증이 없었기에 크게 거리낄 것도 없었다.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스스로 부끄러울 정도로 일찍 사정해버렸다.
상상했던 것만큼 느끼지도 못한 첫경험이 아쉬웠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실망하지 않았다. 그날 그녀가 집에 돌아갈 때까지 그는 몇 번이고 그녀의 몸에 올라탔지만 그녀는 군말 없이 몸을 열었다. 나중에는 아랫도리가 욱신거리고 아팠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요구했다. 오럴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그녀에게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그녀는 그가 경험한 어떤 여자보다도 능숙했다. 그는 정신없이 그녀의 육체에 빠져들었다.
이제 그의 방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관계를 가졌다. 쉬는 시간에 불러내 오럴을 요구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었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따로 불러내 학교 당직실에서 관계를 가질 때도 있었다. 심한 날은 하루에 여섯, 일곱 차례나 그를 사정시켜야 했다, 그의 상식은 점점 무너져내려갔고 피임조차 위태로웠다. 예진은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의 지나친 요구들을 거부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노리개처럼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관계는 그녀의 아버지가 쓰레기통에서 임신테스트기를 발견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지쳤던 그녀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그는 사회에서 매장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저 첫 남자에 지나지 않았고 가장 심한 경우도 아니었다.
예진은 눈을 질끈 감으며 옛 기억을 털어내고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집중했다. 이미 그녀의 얼굴은 침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지금 그녀의 얼굴은, 그녀를 스치고 간 어느 남자가 말했던 것처럼, 끝없이 가학성을 불러일으키는 얼굴이었다. 가장 부드러운 남자들조차 그 얼굴을 보면 주체할 수 없는 야만성이 치솟는 걸 느꼈다.
그녀는 그의 몸이 점점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그녀는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몸의 힘을 빼면서도 입안의 느낌을 유지하도록 애썼다. 곧 그가 거칠게 그녀의 머리를 흔들며 절정의 순간으로 치달았다. 긴 성기가 강제로 목구멍을 틀어막는 건 괴로운 일이었지만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사정했다. 정액은 그대로 그녀의 입안으로 쏟아져 들어갔고 그녀는 남김없이 마셨다. 꼴깍꼴깍 소리와 함께 정액이 목구멍을 타 내려갔다. 머리채를 휘어잡은 그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성기를 입안에서 빼낸 뒤, 성기 옆으로 얼굴을 바싹 가져다대었다. 사정 직후의 귀두는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보다 둔감한 부분을 혀와 입술로 자극했다. 생각지 못한 행동에 몰락은 잠시 멈추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정액과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성기를 부드럽게 잡아 문지르며, 입으로 뿌리 부분과 그 아래 고환을 입술로 깨물 듯이 애무했다. 느릿느릿 둔감한 자극을 계속하자 사정 직후 작아지려던 성기가, 다시 빳빳해지며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대단한걸.”
몰락이 쾌활하게 말했다. 예진은 턱과 손이 욱신거렸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슬며시 뒤로 물러나 엉덩이를 깔고 자리에 앉았다. 등 뒤에 두 손을 짚은 채 두 다리를 M자 모양으로 벌리자 치마가 들려올라가며 그녀의 분홍빛 음부가 탁한 불빛 아래 드러났다. 그녀 육신의 일부답게, 음부는 그녀 스스로 부끄러울 만큼 질척이고 있었다. 몰락이 장난스레 휘파람을 불었다.
몰락은 유쾌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갑자기 다리를 오므리며 그곳을 감추자 그는 재미있다는 듯이 킬킬댔다.
“뭘 원하지?”
“부탁이 있어요.”
“내 마음대로 가질 수 있어.”
“내가 줄 수 있는 만큼은 아니죠.”
“왜 그래야 하지?”
“만족스럽지 않았나요?”
예진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침착했다. 그녀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몰락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살폈다.
“무엇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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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렴 마법의 지팡이야 편(4)-
몰락이 그녀의 품에서 몸을 빼내더니 팔을 휘둘렀다. 소매 안쪽에서 칼날이 튀어나오며 그녀를 매달던 끈을 잘라냈다. 그녀가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파하.
"
아직 목에 남은 끈을 풀어헤치며 거칠게 숨을 쉬었다. 폐창고의 역겨운 공기마저 달게 느껴졌다. 오래 묶여있던 탓에 사지가 저렸다. 몰락은 그녀의 팔을 잡아들어 손목을 묶은 끈마저 자른 뒤 칼날을 집어넣었다.
예진은 머리를 흔들며 침을 삼켰다. 이제 막 피가 통하는 손은 움직이는 것조차 고통스러웠고 심한 두통이 일었지만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잠시 몸을 추스르며 그녀의 악마 같은 구조자를 올려다보았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 그리고 그의 눈은, 그 눈은 텅 빈 하늘만큼이나 맑았다. 하늘 너머 우주가 있듯 저 눈 너머에도 무언가가 있었다. 알게 되면 돌이킬 수 없을 불길한 무언가가.
“내가 뭘 얻는 거야?”
조금도 그늘지지 않은 천진한 목소리. 예진은 이를 악물며 움직였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한 손으로 그의 성기를 잡았다. 희고 긴 손가락들이 애액으로 번들대는 성기에 감겼다. 달군 것처럼 뜨겁고 단단했다. 앞뒤로 손을 흔들자 애액에 미끄러지며 마찰이 생겼다. 천천히, 그러다 점점 힘을 주어가며 빠르게, 그러다 다시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처럼 부드럽게 그러나 힘을 빼지 않으며 흔들었다. 그녀는 언제나 능숙했다. 그녀는 경험이나 연습 따위를 필요로 한 적이 없었다-그 점에 감사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기분좋은 자극을 받은 성기가 움틀댔다. 문득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예진은 마지막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곤, 그것을 삼켰다.
입안이 성기로 가득 찼다. 잠시 시간을 두며 성기를 혀와 타액으로 달랬다. 입안의 열기와 습기가 그에게로 전해졌다. 그의 입에서 짤막한 탄성이 터졌다. 나쁘지 않은 신호였다. 그녀는 입안의 압력을 증가시키며 머리를 움직였다. 점점 더 크게 움직였지만 성기가 입 밖으로 빠져나가는 일은 없었다. 점점 더 깊게 삼키다가, 그대로 목구멍까지 성기를 삼켰다. 기도가 눌리며 다시금 질식감을 느꼈지만 빼내는 대신 두 손으로 몰락의 허리를 감아 당기며 몰락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표정에서 야릇한 즐거움이 읽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버티다 성기를 뱉어냈다. 그러나 고개를 돌리진 않았다. 그가 그녀의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채 삼키지 못하고 입가를 타 내리는 타액을, 화장을 망치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즐길 수 있도록. 남자들은 언제나 그 눈물에 야만적인 흥분을 느낀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오럴을 한 건 열네 살 때였다. 상대는 무려 열한 살이 많던 선생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선생은 자제력이 부족하긴 했어도 유다른 성도착자 따위는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몸이 너무 빨리 피어난 탓이 컸다. 또래 남자들은 그녀에게 반하는 대신 두려움을 느꼈다. 어쨌든 그들은 너무 어렸다. 여교사들은 본능적인 적대감을 품는 자신에게 당황했고, 남자 선생들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몸을 훑는 자신을 질책했다.
만약 그녀의 정신이 그녀의 몸만큼이나 성숙했더라면 이제 막 부임한 철부지 교사의 고백 따위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어리고 순진한, 호기심 많은 여자아이였다. 그녀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인식조차 못했던 때였다.
처음에는 행복의 연속이었다. 그는 또래 남자들과는 다른 성숙한 어른이었고 다른 세계였다. 그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랑 앞에서 나이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비밀이라는 점은 그 사랑을 더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위험한 비밀을 공유하는 것만큼 흥분되는 것도 없다. 첫 키스를 할 때도 세상은 아름다웠다. 그가 그녀의 목덜미와 가슴을 쓸어 만졌을 때 아직은 정체를 몰랐던 불안감에 휩싸이긴 했어도 괜찮았다. 사랑한다면 더 나아갈 수도 있는 거니까. 아직 괜찮아, 아직은 괜찮아, 괜찮아. 세상은 그러던 어느 날 무너져버린다.
평소처럼 그의 방에서 놀던 어느 날이었다. 그가 그녀를 갖기 원했다. 그녀로선 당황스러운 일이었지만 내심 상상해왔던 일이기도 했다.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고, 그렇다면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기를 원했다. 그녀는 그를 받아들였다.
채광이 잘 되던 그의 방에서 그가 말했다.
"네 몸을 보고 싶어."
그래서 그녀는 보여주었다. 그 순간 관계의 주도권이 영영 바뀌었다는 걸 두 사람은 깨닫지 못했다.
햇살에 드러난 그녀의 나신이 드러났다. 그는 넋을 잃었다. 단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었다. 분명 아름답긴 해도, 그가 보았던 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다른 여자와도 잔 적이 있었고, 굳이 거론하자면 거친 여자가 많았다. 그러나 예진의 몸은, 지금껏 만난 그 어떤 여자와도 달랐다. 단지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의 몸에는,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끝없이 음욕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그녀는, 문득 그에게 더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 가는대로 벽에 기댄 채로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 무너져 내리는 것 같으면서 절실한 얼굴을 한 소녀의 나체. 그리고 그것이 그의 마지막 남은 이성을 부숴버렸다. 그는 그녀를 거칠게 쓰러트렸다.
이 모든 것이 그녀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걸 직감했지만 그래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를 더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움직였다. 첫 삽입에 피가 나긴 했어도 통증이 없었기에 크게 거리낄 것도 없었다.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스스로 부끄러울 정도로 일찍 사정해버렸다.
상상했던 것만큼 느끼지도 못한 첫경험이 아쉬웠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실망하지 않았다. 그날 그녀가 집에 돌아갈 때까지 그는 몇 번이고 그녀의 몸에 올라탔지만 그녀는 군말 없이 몸을 열었다. 나중에는 아랫도리가 욱신거리고 아팠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는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요구했다. 오럴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그녀에게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그녀는 그가 경험한 어떤 여자보다도 능숙했다. 그는 정신없이 그녀의 육체에 빠져들었다.
이제 그의 방이 아니라 학교에서도 관계를 가졌다. 쉬는 시간에 불러내 오럴을 요구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었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따로 불러내 학교 당직실에서 관계를 가질 때도 있었다. 심한 날은 하루에 여섯, 일곱 차례나 그를 사정시켜야 했다, 그의 상식은 점점 무너져내려갔고 피임조차 위태로웠다. 예진은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의 지나친 요구들을 거부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노리개처럼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관계는 그녀의 아버지가 쓰레기통에서 임신테스트기를 발견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지쳤던 그녀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고, 그는 사회에서 매장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저 첫 남자에 지나지 않았고 가장 심한 경우도 아니었다.
예진은 눈을 질끈 감으며 옛 기억을 털어내고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집중했다. 이미 그녀의 얼굴은 침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지금 그녀의 얼굴은, 그녀를 스치고 간 어느 남자가 말했던 것처럼, 끝없이 가학성을 불러일으키는 얼굴이었다. 가장 부드러운 남자들조차 그 얼굴을 보면 주체할 수 없는 야만성이 치솟는 걸 느꼈다.
그녀는 그의 몸이 점점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그녀는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몸의 힘을 빼면서도 입안의 느낌을 유지하도록 애썼다. 곧 그가 거칠게 그녀의 머리를 흔들며 절정의 순간으로 치달았다. 긴 성기가 강제로 목구멍을 틀어막는 건 괴로운 일이었지만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사정했다. 정액은 그대로 그녀의 입안으로 쏟아져 들어갔고 그녀는 남김없이 마셨다. 꼴깍꼴깍 소리와 함께 정액이 목구멍을 타 내려갔다. 머리채를 휘어잡은 그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성기를 입안에서 빼낸 뒤, 성기 옆으로 얼굴을 바싹 가져다대었다. 사정 직후의 귀두는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걸 알기에 그녀는 보다 둔감한 부분을 혀와 입술로 자극했다. 생각지 못한 행동에 몰락은 잠시 멈추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정액과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성기를 부드럽게 잡아 문지르며, 입으로 뿌리 부분과 그 아래 고환을 입술로 깨물 듯이 애무했다. 느릿느릿 둔감한 자극을 계속하자 사정 직후 작아지려던 성기가, 다시 빳빳해지며 커지는 것이 느껴졌다.
“대단한걸.”
몰락이 쾌활하게 말했다. 예진은 턱과 손이 욱신거렸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슬며시 뒤로 물러나 엉덩이를 깔고 자리에 앉았다. 등 뒤에 두 손을 짚은 채 두 다리를 M자 모양으로 벌리자 치마가 들려올라가며 그녀의 분홍빛 음부가 탁한 불빛 아래 드러났다. 그녀 육신의 일부답게, 음부는 그녀 스스로 부끄러울 만큼 질척이고 있었다. 몰락이 장난스레 휘파람을 불었다.
몰락은 유쾌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갑자기 다리를 오므리며 그곳을 감추자 그는 재미있다는 듯이 킬킬댔다.
“뭘 원하지?”
“부탁이 있어요.”
“내 마음대로 가질 수 있어.”
“내가 줄 수 있는 만큼은 아니죠.”
“왜 그래야 하지?”
“만족스럽지 않았나요?”
예진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침착했다. 그녀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몰락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살폈다.
“무엇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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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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