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마지막 문단 수정했습니다. 1부를 끝내면 전체적으로 한번 손을 본 총집편을 올려야겠네요.
평일엔 바빠서 주말이나 휴일에만 글을 올리네요. 아이디어나 피드백 주시면 보다 재밌는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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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들어주렴 마법의 지팡이야 편(3)-
예진은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뜨기에는 너무나 비참한 비명으로 가득했다. 처음엔 투기 어리게 달려들던 매직스틱의 부하들은 이제 멱 따이는 돼지처럼 울부짖었다. 마침내 그녀가 눈을 뜬 건, 비명이 신음으로 바뀌고 나서였다. 용기를 짜내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슬레셔 무비의 한 장면이었다.
창고 바닥은 온통 피투성이였고 공기 중엔 피비린내가 가득했다. 부하들은 그 수가 무색하게 박살 나 있었다. 몇몇은 바닥에 널브러진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몇몇은 영원히 멈춰버렸다. 대체 무엇으로 잘렸는지 팔과 목이 없는 이들도 있었다. 도망치려 했던지 문 앞에 쓰러져 있는 이의 뒤통수에는 손도끼가 박혀 있고 그 주위는 뇌수로 점철되어 있었다. 몰락은 회칼을 집어든 채 쓰러진 덩치의 가슴에 발을 올려놓고 있었다. 예진은 두려움과 동시에, 일말의 희망이 솟는 걸 느꼈다. 그가 누군지는 몰라도, 자신을 구해줄 사람이 있다면 그밖에 없었다.
몰락의 발밑에 깔린 덩치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맷집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오래 전 격투기 선수였던 시절 흠씬 얻어맞고도 맷집으로 버텨 상대를 쓰러트린 게 여러 번이었다. 그런데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얻어맞았다기보다는 트럭에 치인 기분이었다. 몰락이 발을 치운다고 해도 움직일 자신이 없었다. 그나마 그 맷집 덕분에 의식을 잃지 않은 건지 몰랐다.
“이, 빌어먹을 개새끼…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이 정신 나간 괴물 새끼야…. 지랄한 대가를 치를 거다 이 미친 개새끼… 아아아악!”
몰락이 덩치의 명치를 검은 부츠로 짓이기며 회칼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중국에 능지라는 형벌이 있었어. 산채로 회를 뜨는 벌이야. 중요한 건 살점을 최대한 많이 잘라내는 거야. 살아있는 상태에서. 우선 손가락이나 발가락 같은 부위부터 시작해. 없어도 안 죽거든. 몸 바깥부분을 모두 정리한 후에 근육으로 가는 거야. 그 다음엔 관절을 부수고, 혈관과 몸통을 가장 마지막에 자르지. 칼질을 조심하지 않으면 출혈로 사망할 수 있으니 정밀한 기술이 필요해. 나도 칼을 쓸 줄 아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할 수 있을지 궁금하더라고.”
몰락이 쭈그려 앉아 손가락에 칼을 가져다대자 덩치는 황급히 소리를 질렀다.
“씨발 그만! 미친 좆같은 새끼! 그만해! 뭘 원하는 거야 이 미친 새끼야!”
“말해봐.”
“너 형님을 쫓는 거지? 어디로 갔는지 알아. 어딘지 알려줄 수 있어.”
몰락은 칼을 치우고 진지하게 강의를 듣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너무 과장되어 장난처럼 보였다. 혹은 정말 장난인지도 몰랐다. 덩치는 가쁘게 숨을 쉬며 자신들의 아지트 겸 ‘공장’의 위치를 발설했다. 이걸 알면 매직스틱이 자기를 꼬챙이에다 꽂아버릴 게 분명하지만 당장 목숨이 급한데 뒷날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다른 건?”
“숫자! 몇 명이나 있는지 말해 줄 수 있어! 지금 아마 몽땅 부르고 있을 거야. 작정하면 씨발 백 명쯤 된다고. 그래, 총, 총도 있어. 흰둥이 새끼들한테서 챙긴 물건이 몇 박스야.”
“이런. 그저 그런 사채업자라더니 속았네. 그리고?”
“그리고 또 뭐 이 개새끼야! 그냥 뭘 원하는지 말하라고 이 빌어먹을 새끼야! 원하는 게 대체 뭐야! 돈이야 뭐야! 뭐든 말할 테니 얘기를 하라고 이 싸이코 새끼야!”
“그리고?”
숨이 점점 더 가빠왔다. 머리를 굴리며 말할 거리를 찾아왔지만 더 이상 뭘 말해야 될지 알 수가 없자 방언을 마냥 욕설이 터져 나왔다. 몰락은 물끄러미 덩치를 바라보며 욕설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
“끝인 거 같네. 고마워.”
그리고 덩치의 목덜미에 칼을 꽂아 넣었다. 칼날은 칼집에 들어가는 것처럼 부드럽고 경쾌하게 밀려들어갔다. 덩치는 붉어지는 시야로 오래 전 좋아했던 여자를 보았다. 그녀의 목소리에 행복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엔 이종격투기 세계 챔피언을 꿈꿨었다. 그 시절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삶도 무의미한 끝을 맞이했다. 그는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할 것이다.
일어서던 몰락과 예진의 눈이 마주쳤다. 그가 덩치를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걸 보고 나자 예진은 정말 그에게 도움을 청해야할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더 이상 발끝으로 서 있는 건 무리였다. 발이 덜덜 떨리며 바닥으로 내려갈수록 목의 줄이 조여 왔고, 목이 조일수록 숨을 쉬기도 정신을 차리기도 힘들었다. 몰락은 재미있는 물건을 살펴보는 표정으로 예진에게 다가오더니 그녀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녀는 그의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아버렸다. 그녀의 인생에서 많은 남자들이 그런 눈을 하고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타오르는 불빛을 응시하는 것처럼 그녀를 보았다. 누군가는 부드럽게, 또 누군가는 폭력적으로 다가왔지만 그들이 원하는 건 매한가지였다. 그리고 그때마다 그녀가 얻는 건 고통밖에 없었다.
몰락이 유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감사히.”
그렇게 말하곤 바지를 끄르기 시작했다.
“그만둬요…! 뭘 하려는…!”
“삽입.”
몰락이 예진의 두 다리를 들어 올려 양 옆구리에 끼워 안았다. 예진의 피부는 온통 땀에 젖어 번들거렸다. 그녀의 희고 긴 다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리는 광택제라도 바른 것처럼 희미한 전등 아래 빛났다.
“이거 놔요!”
그녀가 거칠게 머리를 흔들며 발버둥치자 이마에 들러붙었던 머리가 휘날리며 땀방울을 주위에 흩뿌렸다. 채 흩뿌려지지 못한 방울들은 그녀의 얼굴을 따라 목덜미까지 흘러내렸다. 주인의 의지와는 달리 그녀의 몸은 타고난 색기를 뿜어냈다. 그리고 그건 예진의 의지에 도움이 됐던 적이 없었다.
몰락은 그녀의 저항도 즐겁다는 듯 해맑게 미소 지었다. 예진은 잠시나마 희망을 품은 자신이 가엾게 느껴졌다. 그도 그녀와 미희를 납치한 이들과 다를 바 없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짐승이었다. 지친 몸으로 아무리 몸부림쳐봤자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사냥감이 더 이상 반항할 수 없을 때까지 목덜미를 물고 있는 맹수처럼, 몰락은 예진의 아름다운 다리를 잡고만 있었다. 예진이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하자, 점점 그녀의 가장 깊은 부분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몰락의 두 손이 그녀의 탄력적이고 미끈미끈한 두 허벅지를 잡자 그의 성기가 예진의 틈새에 닿았다. 예진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의 성기가 틈 바깥에서 조금씩 움직이며 그녀의 안으로 파고들려 했다. 성기가 입구를 열고 그녀의 축축한 질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성기가 질벽을 자극하며 밀어닥치자 그녀의 몸은 자극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며 움찔거렸다. 이내 자궁입구에 그것의 끝이 닿았다. 누군가의 입에서 신음이 흘렀다. 잠시 여운을 즐기며 자신의 끝으로 자궁의 끝을 감각하던 그는 한 팔로 그녀를 받친 채 다른 팔로 그녀의 땀투성이 허리를 감고 보다 적극적으로 허리를 쓰기 시작했다. 예진의 의지 따위는 조금의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 이기적인 움직임이었다. 그의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예진의 몸은 들썩이며 위 아래로 흔들렸다. 머리위로 묶인 예진의 두 손은 하얗게 질렸음에도 목을 걸린 끈을 붙잡고 있어야 했다. 그의 피스톤 운동에 몸이 오르내릴 때마다 목이 졸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고 선이 고운 얼굴은 쏠린 피로 붉게 달아올랐다. 몰락은 일부러 그녀의 목이 더 졸리도록 그녀를 크게 움직였다. 그녀의 목이 졸릴 때마다 그녀의 아래는 강하게 수축해들었다.
예진은 눈을 감고 밀려오는 자극을 외면하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자신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억울하다 못해 쓰라렸다. 그녀의 인생은 언제나 녹록치 않았다. 타고난 미모와 색기는 그녀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것 때문에 더 많은 괴로움을 맛보아야 했다. 그저 평온한 삶을 바랬을 뿐인데도.
불현듯 미희에게 생각이 미쳤다. 그녀는 아직 살아있을까? 그녀를 끌고 왔던 남자가 지껄인 대로라면 미희의 몸은 곧 파헤쳐질지도 몰랐다. 비록 미희 때문에 이런 지경에 빠졌어도, 그녀를 내버려둘 수 없었다. 미희가 쫓긴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나 경망스러워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숨겨주었다. 자신을 도와주고 지켜주었던 건 미희가 유일했으니까. 그런 그녀를 죽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럼 어떻게 그녀를 살려야 할까. 경찰에 신고할까? 그러나 그건 너무 늦으리라. 전화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경찰을 찾는 데만도 한참 걸릴 것이다. 경찰을 찾았다고 해도, 경찰이 제시간에 그녀를 찾고 구해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전에 이 남자가 나를 살려둘까?
예진은 숨을 고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잠시, 잠시만요.”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목소리에 몰락이 멈췄다.
“이걸, 풀어주세요. 그럼, 제가, 제가 할게요.”
몰락이 재미있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몰락의 눈을 응시하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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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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