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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47 532회 0건
‘오예! 나이스! 이거 생각지도 못한 반응이잖아?!’
김범인은 속으로 쾌재를 내질렀다.
처음 봤을 때 만해도 차갑고 내정하기 그지없는 여인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반응으로 보아하니 보통 여인들과 다를 바가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여기서 승부를 내야한다.
조금 너무나 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건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따위가 아니다.
목숨과도 관련된 러시안 룰렛이라 할 수 있었다.
잘못 당기면 죽는다!
‘지금!’
탕!
김범인은 권총을 쐈다.
“어쨌든… 미안하게 됐어.”
김범인은 힘겨운 표정을 지으며 수련에게 다가갔다.
수련의 몸이 움찔하며 김범인을 경계하는 듯 했지만, 거부하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좋아, 좋아. 이대로만 가자.’
목숨을 건 도박이 결코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한번으로 도박이 성공 하냐, 실패 하냐가 갈린다.
김범인은 수련의 몸에 자신의 겉옷을 걸쳐줬다.
겉옷을 걸치면서 닿은 수련의 피부는 무척이나 차가웠다.
어떤 무공을 배웠기에 이렇게 피부가 차가운지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아니, ‘그것’을 할 때만해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더욱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일지도 몰랐다.
“이…게…….”
“응?”
수련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너무나 작아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김범인은 고개를 숙이며 자신도 모르게 응? 이라고 하며 귀를 가까이 댔다.
짜아아악!
명쾌한 싸다구가 김범인의 뺨에 작렬했다.
휘리리리리릭!
쾅!
김범인의 몸은 허공에서 회전을 하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건 무슨 상황이지?’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이 생각이 더 앞섰다.
도대체 자신이 왜 맞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걸로 끝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게 미안하다고 하면 끝날 일로 생각하느냐?”
수련의 안색은 어느새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목소리에서는 다시 한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김범인은 어안이 벙벙해져 멍한 눈으로 수련을 바라봤다.
‘이런, 시부랄! 아무리 여인의 변화는 변화무쌍이라고 한다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김범인은 자신의 볼이 퉁퉁 불어가고 있다는 것은 느끼지도 못하며 생각했다. 하지만 반대로 죽지 않은 것이 얼마인가 하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퍽!
“커헉!”
잠시 방심하고 있는 사이, 수련이 김범인의 복부를 거세게 걷어찼다.
김범인은 대비도 하지 못하고 있던 탓에 비명을 질렀다.
싸다구를 거세게 맞은 탓에 터져버린 입안에서 핏물이 흘러나왔다.
이빨이 날아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런 씨벌!’
차라리 미리 말이라도 했다면 이렇게까지 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 때린다고 말을 하는 게 이상한건가?’
김범인은 자신이 잠깐 정신이 나갔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때린다고 미리 말을 하는 게 이상하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또 맞을 지도 모른다.
그것만큼은 절대로 피하고 싶었다.
“크윽!”
김범인은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빠르게 수련과의 거리를 벌렸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리를 벌리는 순간까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었다.
꿀꺽.
침이 저절로 목울대를 넘어갔다.
긴장감을 극도로 이끌며 수련의 재차 이어지는 공격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레벨로 치면 몇일까? 300? 400?’
정확한 수치를 측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전에 진첨검신을 키우면서 적의 강함을 어느 정도 측정할 수 있는 눈을 얻었다.
적어도 300이상은 되는 것으로 보였다.
300이상이면 화경을 갓 넘겼다고 할 수 있다.
창천에서는 레벨에 따라 캐릭터의 강함을 나눈다.
레벨 100까지는 일류고수라고 칭한다.
물론 레벨 1짜리가 일류고수라고 불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레벨 100까지가 일류고수라고 칭하는 이유는 무협의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굳이 기준을 표현하지만, 무협에서 삼류의 기준은 이제 막 검이나 무공을 배우기 시작한 단계라 할 수 있다. 내공이라고는 쥐뿔도 없고 사용할 줄도 모른다. 이류가 되면 심법을 통해서 내공을 익혀가기는 하지만 내공은 좁쌀만하고, 자칫 잘못하면 삼류에게도 질 수도 있다.
삼류와 이류가 그렇다면 일류부터는 그 사정은 달라진다.
일류부터는 삼십년 이상의 내공을 지니고 있고, 무공 또한 이류와는 압도적으로 차이 날만큼 숙련도의 차이가 다르다.
절정은 일갑자, 초절정은 일갑자 이상, 화경은 이갑자, 현경은 삼갑자 등 이렇게 말이다.
각기 기준이 잡혀있기는 하지만, 창천에서는 그것을 수치로 표현해야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것을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아무리 무협이라고는 하지만, 삼십년이 정확하게 어떤 수치인지 누가 판단할 수 있겠는가?
각 소설에 따라, 작가에 따라 세계관 또한 다르다. 그래서 창천에서는 레벨로 그것을 구분했다.
레벨 100은 일류, 200은 절정, 250은 초절정, 300은 화경, 그리고 500을 현경으로 말이다. 하지만 익히고 있는 무공과 스탯, 장비에 따라 강함은 천차만별로 차이가 난다.
같은 레벨 100이라도 일 초식 만에 적을 베어낼 수 있지만, 반대로 수백 초식을 사용하도 적을 이기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만약 지금 김범인이 있는 이곳이 현실이라면?
그리고 눈앞에 있는 수련이 자신의 판단처럼 레벨 300이상이라는 화경의 경지에 오른 절대 고수라면?
레벨이라는 기준의 통상은 전혀 소용없는 것이 된다.
아무리 김범인이 모르게 스탯이 깎였다고는 하지만, 압도적인 수준의 차이는 극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진천검신 본캐라면 어떻게 할만 할텐데…….’
진천검신 본캐라면 수련과는 동등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다.
레벨만 해도 400대에 들어섰거니와 장비, 무공 전부다 최고라 칭해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아쉽다고 해도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본캐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다.
수련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 하냐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하지.”
온몸에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던 김범인의 귓가로 수련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
순간 맥이 축 빠져버렸다.
미친놈이라 욕먹어도 어쩔 수 없지만, 갑자기 그만하자는 말이 이렇게 허탈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오죽하면 여태껏 별별 생각을 하고 있던 자신은 병X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겠는가?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리고…….”
“그리고……?
차갑게 말을 하던 수련이 갑자기 얼굴을 살짝 붉혔다.
김범인은 자신도 모르게 수련의 뒷말을 따라했다.
“내, 내 처음을 취하지 않았느냐.”
수련의 이 말에 김범인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릴 뻔하였다. 여자의 마음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다지만, 이건 너무해도 정말로 너무했다.
조금 전까지 싸다구를 날리고 복부를 발로 찰 때는 언제고 이런다는 것인가?
“그나저나… 아얏!”
김범인은 수련에게 다가가며 무언가 말을 하려다 볼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토했다.
지금까지 긴장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렸기에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으나, 수련의 말 한마디에 긴장감이 확 풀려버렸다.
“입 안이 완전히 걸레가 된 모양이네…….”
손으로 볼을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인벤토리 창에서 금창약을 꺼내 입안에 발랐다.
혹여나 수련이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해서 몸을 돌리고 꺼낸 것은 당연했다.
어차피 재생 스킬이 있기에 금방 나을 것이다.
“괘, 괜찮느냐?”
수련은 김범인의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다.
옷이 걸쳐져 있다고는 하지만, 어깨와 등을 가린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얼굴을 붉히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차가운 얼굴이다.
붉게 물든 얼굴, 그리고 차가운 표정.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투때문인지, 묘하게 어울린다.
‘서, 설마! 이게 바로 쿨데레란 말인가?!’
김범인은 수련의 모습에서 쿨데레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쿨데레란 무엇인가?
우선 쿨데레를 설명하기 전에 츤데레에 대해 알아보자.
츤데레란 일본에서 파생되어온 일종의 인터넷 유행어라고 할 수 있는데,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는 일본어 의태어인 츤츤(つんつん)과 부끄러워하는 것을 나타내는 일본어 의태어 데레데레(でれでれ)의 합성어이다.
즉, 츤데레는 처음엔 퉁명스럽고 새침한 모습을 보이지만, 애정을 갖기 시작하면 부끄러워 하는 성격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쿨데레란 츤데레와는 차이가 무엇인가?
쿨데레는 츤데레에서 츤을 빼고 차갑고 과묵한 성격의 쿨(Cool)이 들어간 형태라 할 수 있다.
츤데레와 함께 대상에게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으로 서, 츤데레가 심한 감정의 변화를 보이는데 비해 쿨데레는 대상에게 관심을 전혀 두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며, 매우 냉정하고 말수가 적다. 하지만 대상이 알게 모르게 배려해주는 등 태도로서 그 본심을 표현한다.
‘조금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여하튼 쿨데레라는 거잖아!’
턱.
잠시 생각하는 사이, 수련의 손이 김범인의 턱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입 안을 벌리게 하고 조심스럽게 살폈다.
“흥.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군.”
입안을 살핀 수련은 붉게 물들어 있던 얼굴을 차갑게 식히며 툭 내뱉었다.
차가운 목소리가 김범인의 귓가를 울렸지만, 쿨데레라는 것을 안 순간 더 이상 차갑게 들리지 않았다.
‘으음… 발사체가 서려고 하고 있어.’
김범인은 오히려 수련의 아름다운 육체를 보고 욕정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겨우 어떻게 상황을 모면한 상태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괜히 어설프게 말을 꺼내거나, 허튼 짓을 하면 정말로, 그것도 정말로 죽게되는 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길쭉하고 매끄러운 다리가 눈에 보였다.
남자로서의 본능으로 인해 저절로 눈이 돌아간 것이었다.
‘시, 시펄.’
김범인은 욕망에 움직이는 더러운 남자가 바로 자신이라 생각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럴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고 있는 자신이 한심한 것이었다.
‘잠깐만…….’
생각해보니 자신의 하체가 시원하다는 것을 알았다.
옷을 입었다면 분명 하체가 시원할 리가 없다.
그렇단 말은……?
자신의 하체 또한 알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니, 하체뿐만이 아니다.
그나마 입고 있던 상의는 수련에게 걸쳐줬다.
‘하하…… 하얗게 불태웠어.’
수련의 시선이 자신의 하체로 향해 있는 것을 눈치 챘다.
발사체에는 붉은 선혈이 묻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 ‘그것’으로 인해 딱딱하게 굳어버린 고체들 또한 덕지덕지 붙어있을 것이다.
‘망했어… 망했다구!’
수련의 얼굴이 다시금 붉어지는 것이 보였다.
정말로 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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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넷 주소를 찾지 못해서 못올리고 있었는데...
알고 있던 트위터가 엉뚱한 곳이었네요..
구글에서 다시 검색해보니까 바로 나오다니.. 하하...
나는 멍청멍청...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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