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소피아의 맥주가게
뚜그덕 뚜그덕! 말 발굽소리와 함께 저 먼 모래먼지 안개에서 백마탄 여장부 조안나가 달려온다. 햇빛을 등 진 그녀. 뭐라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묘한- 태양과 같은 따뜻하고도 강렬한 분위기를 가진 그녀.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양가죽으로 만든 멋스러운 모자가 햇살같은 그녀의 반묶음머리를 숨기고서, 여성스러운 면모를 가리고 마치 사내 행색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 이글 거리는 두눈, 햇빛에 잠시 비춰 번뜩거린 그곳에는 많은 것들이 가려져있었다. 야망인 동시에 평화를, 광활한 황무지의 위엄있는 보안관이자, 사랑스러운 소녀의 따뜻한 언니. 깎아 지르듯 바위에 새겨진 조각상 같이 아름답게 솟은 코와, 주근깨, 꿀빛 피부, 앙 다문 결의에 찬 입술, 자켓과 조끼, 조끼에 달린 보안관 배찌는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녀는 여느 남정네와 같이 바지를 입었다. 그녀의 영특한 말 막시무스는 황무지에 쌓인 뼛조각, 도랑 따위를 솜씨있게 비껴가고 뛰어 오르면서도 안정감있게 빠른 속도를 유지했다. 은빛 갈기와 섬세한 근육이 아름다운 여리여리한 그녀의 애마였다.
그녀가 향한곳은 변방의 작은 마을, 맥주와 도박의 마을 위즐리. 술취한 남정네들의 퀘퀘한 냄새와 곰팡이 썩은내가 나는 작고 침침한 술가게 "소피아의 맥주가게"는 서로를 비난하는 온갖 욕설들이 점거하고 있었다. 가게 주인 소피아가 어쩔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였다. 문이 열리고 햇살과 함께 아름다운 보안관 조안나가 등장하고, 그녀 특유의 우렁찬 사자후를 터트리며 일순간 가게의 험악하고 울그락불그락한 건달들과 술 주정뱅이들을 얌전하게 만들었다.
"그만~ 아이들아!"
소피아는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고, 가게의 건달들, 목청높은 구경꾼들, 육탄전을 벌이던 두 사내까지도 자기 자리에 얌전히 앉아 소피아의 다음 말을 학교의 어린아이들 처럼 기다렸다. 상황을 죽 둘러보던 조안나 곁으로 소피아가 조그마한 귓속말을 한다.
무거운 표정으로 소피아의 말을 경청하던 조안나가 잠시후 우렁찬 웃음을 터트렸다. 주위의 눈치를 보던 소피아도 작고 귀여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상황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남정네들도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오직 늦게 들어와 건달들의 싸움만을 보았던 구경꾼들만 어리둥절하게 주위를 살필 뿐이였다.
조안나가 가게를 가로질러 무희들이 춤추고 노래부르는 무대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제임스, 그리고 굴드."
싸움의 당사자인 두 험악한 사내들이 조안나의 호명에 무대위로 올라섰다. 조안나는 두 사람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두 건달들은 얌전한 고양이처럼 그녀의 품에 파고들며 더이상 따지거나 욕지거리 하지 않고, 다만 서로를 째려보며 조안나의 판결을 기다릴 뿐이였다.
조안나는 두 사람의 대갈통을 쥐고 심벌즈 치듯 박치기 시켰다. 제임스와 굴드 험상궂고 덩치큰 두 남성 모두 바닥을 뒹굴르며 눈에 눈물 하나씩을 대롱대롱 달고 원망어린 눈으로 조안나를 보았다. 무대 아래 관객들을 여장부 하나가 두 남정네들을 솜씨있게 다루는 모습을 보며 배를 잡고 웃어댔다. 조안나는 모두가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일은 둘 다 잘못한거야!"
"하지만 저 녀석이 져 놓고 술값을 안 내잖아요. 저 녀석이 나빠요!"
두 남정네중 하나가 투정부리자, 조안나는 그 건달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아주 가까히 댔다. 얼굴 크기가 두배가량 차이났다. 건달은 얼굴을 붉히며 눈깔을 이리저리 굴리며 부끄러워 하면서도 조안나가 얼굴을 잡아주어 다만 싫지만은 않는 듯 빳빳히 세운 목에 힘을 풀고 얼굴을 조금 숙였다. 조안나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임도 굴드도 나쁘지 않아. 도박이 나쁜거야."
제임스는 굴드에 대한 부러움을 빈정거림으로 대신했다. 조안나는 그런 제임스를 째려보았고, 굴드를 고양이새끼같다고 비아냥대던 제임스는 금방 꼬리 내린 강아지가 되었다. 조안나가 말했다.
"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제일 싫어!"
"...죄송합니다."
"술 값은 둘이 반반씩 내도록 해. 그리고 귀여운 소피아에게 가게에서 소란을 피워서 미안하다고 사과드려."
"에이.. 사나이 자존심이 있지 저렇게 작은 여자애한테 어떻게 사과를.."
조안나가 굴드를 째려보자 굴드는 다시 꼬리내렸다.
"미안해요 소피아."
"저도 미안합니다. 소피아."
"아.. 괜찮아요. 다음부턴 소란피우지 말아주세요. 보안관님을 번거롭게 하니까요."
무대를 보던 관객들 사이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린다.
"그래도 이런 변방 마을에서 아름다운 보안관님 얼굴을 보다니. 가끔씩은 소란피워도 되죠?"
"거기 너, 죽고싶어?"
"이크. 죄송합니다."
구경꾼들이 웃었다. 욕지거리로 가득차던 작은 가게, 소피아의 맥주가게는 화목한 웃음소리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 위즐리도 오랜만이네. 그만큼 마을이 평화롭다는 뜻이겠지?"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걸요."
소피아가 쓴 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조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가 왔다는 소식에 작은 가게 소피아의 맥주가게는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 사람들이 꽉차 미어 터져있었다. 밭일을 하던 농부들도, 맥주를 만들던 기술자들도, 학교에서 놀던 아이들도 모인 탓이다. 조안나는 위즐리 시민들을 둘러보며 사자후를 터트렸다.
"내가 없을 땐 소피아가 위즐리의 보안관이다! 소피아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나한테 죽을줄 알어!"
소피아는 얼굴을 붉혔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관객들 사이에서 농담끼의 항의의 뜻이 들렸다.
"아이 참, 보안관님도 농담은~"
"저렇게 가녀린 여자가 어떻게 보안관을요."
"내가 아는 소피아는 그저 가녀린 여자가 아니라 지혜로운 여성이다. 내 뜻이 그러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라."
"자자. 시덥잖은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오랜만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였는데 맥주파티나 즐깁시다."
"그래요, 보안관님, 우리 맥주나 즐겨요."
"어린 애들은 가라."
조안나가 흔쾌히 대답한다.
"그럴까?"
"소피아! 술을 따르라."
조안나는 굴드의 머리통을 내리친다.
"직접 가져와."
"네.."
험악한 온갖욕설로 가득 매워졌던 "소피아의 맥주가게"에 웃음이 가득찼다.
뚜그덕 뚜그덕! 말 발굽소리와 함께 저 먼 모래먼지 안개에서 백마탄 여장부 조안나가 달려온다. 햇빛을 등 진 그녀. 뭐라 말로 형언 할 수 없는 묘한- 태양과 같은 따뜻하고도 강렬한 분위기를 가진 그녀.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양가죽으로 만든 멋스러운 모자가 햇살같은 그녀의 반묶음머리를 숨기고서, 여성스러운 면모를 가리고 마치 사내 행색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 이글 거리는 두눈, 햇빛에 잠시 비춰 번뜩거린 그곳에는 많은 것들이 가려져있었다. 야망인 동시에 평화를, 광활한 황무지의 위엄있는 보안관이자, 사랑스러운 소녀의 따뜻한 언니. 깎아 지르듯 바위에 새겨진 조각상 같이 아름답게 솟은 코와, 주근깨, 꿀빛 피부, 앙 다문 결의에 찬 입술, 자켓과 조끼, 조끼에 달린 보안관 배찌는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녀는 여느 남정네와 같이 바지를 입었다. 그녀의 영특한 말 막시무스는 황무지에 쌓인 뼛조각, 도랑 따위를 솜씨있게 비껴가고 뛰어 오르면서도 안정감있게 빠른 속도를 유지했다. 은빛 갈기와 섬세한 근육이 아름다운 여리여리한 그녀의 애마였다.
그녀가 향한곳은 변방의 작은 마을, 맥주와 도박의 마을 위즐리. 술취한 남정네들의 퀘퀘한 냄새와 곰팡이 썩은내가 나는 작고 침침한 술가게 "소피아의 맥주가게"는 서로를 비난하는 온갖 욕설들이 점거하고 있었다. 가게 주인 소피아가 어쩔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였다. 문이 열리고 햇살과 함께 아름다운 보안관 조안나가 등장하고, 그녀 특유의 우렁찬 사자후를 터트리며 일순간 가게의 험악하고 울그락불그락한 건달들과 술 주정뱅이들을 얌전하게 만들었다.
"그만~ 아이들아!"
소피아는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고, 가게의 건달들, 목청높은 구경꾼들, 육탄전을 벌이던 두 사내까지도 자기 자리에 얌전히 앉아 소피아의 다음 말을 학교의 어린아이들 처럼 기다렸다. 상황을 죽 둘러보던 조안나 곁으로 소피아가 조그마한 귓속말을 한다.
무거운 표정으로 소피아의 말을 경청하던 조안나가 잠시후 우렁찬 웃음을 터트렸다. 주위의 눈치를 보던 소피아도 작고 귀여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자 상황을 처음부터 지켜보던 남정네들도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오직 늦게 들어와 건달들의 싸움만을 보았던 구경꾼들만 어리둥절하게 주위를 살필 뿐이였다.
조안나가 가게를 가로질러 무희들이 춤추고 노래부르는 무대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제임스, 그리고 굴드."
싸움의 당사자인 두 험악한 사내들이 조안나의 호명에 무대위로 올라섰다. 조안나는 두 사람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두 건달들은 얌전한 고양이처럼 그녀의 품에 파고들며 더이상 따지거나 욕지거리 하지 않고, 다만 서로를 째려보며 조안나의 판결을 기다릴 뿐이였다.
조안나는 두 사람의 대갈통을 쥐고 심벌즈 치듯 박치기 시켰다. 제임스와 굴드 험상궂고 덩치큰 두 남성 모두 바닥을 뒹굴르며 눈에 눈물 하나씩을 대롱대롱 달고 원망어린 눈으로 조안나를 보았다. 무대 아래 관객들을 여장부 하나가 두 남정네들을 솜씨있게 다루는 모습을 보며 배를 잡고 웃어댔다. 조안나는 모두가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일은 둘 다 잘못한거야!"
"하지만 저 녀석이 져 놓고 술값을 안 내잖아요. 저 녀석이 나빠요!"
두 남정네중 하나가 투정부리자, 조안나는 그 건달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아주 가까히 댔다. 얼굴 크기가 두배가량 차이났다. 건달은 얼굴을 붉히며 눈깔을 이리저리 굴리며 부끄러워 하면서도 조안나가 얼굴을 잡아주어 다만 싫지만은 않는 듯 빳빳히 세운 목에 힘을 풀고 얼굴을 조금 숙였다. 조안나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임도 굴드도 나쁘지 않아. 도박이 나쁜거야."
제임스는 굴드에 대한 부러움을 빈정거림으로 대신했다. 조안나는 그런 제임스를 째려보았고, 굴드를 고양이새끼같다고 비아냥대던 제임스는 금방 꼬리 내린 강아지가 되었다. 조안나가 말했다.
"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제일 싫어!"
"...죄송합니다."
"술 값은 둘이 반반씩 내도록 해. 그리고 귀여운 소피아에게 가게에서 소란을 피워서 미안하다고 사과드려."
"에이.. 사나이 자존심이 있지 저렇게 작은 여자애한테 어떻게 사과를.."
조안나가 굴드를 째려보자 굴드는 다시 꼬리내렸다.
"미안해요 소피아."
"저도 미안합니다. 소피아."
"아.. 괜찮아요. 다음부턴 소란피우지 말아주세요. 보안관님을 번거롭게 하니까요."
무대를 보던 관객들 사이에서 목소리 하나가 들린다.
"그래도 이런 변방 마을에서 아름다운 보안관님 얼굴을 보다니. 가끔씩은 소란피워도 되죠?"
"거기 너, 죽고싶어?"
"이크. 죄송합니다."
구경꾼들이 웃었다. 욕지거리로 가득차던 작은 가게, 소피아의 맥주가게는 화목한 웃음소리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 위즐리도 오랜만이네. 그만큼 마을이 평화롭다는 뜻이겠지?"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걸요."
소피아가 쓴 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조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가 왔다는 소식에 작은 가게 소피아의 맥주가게는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 사람들이 꽉차 미어 터져있었다. 밭일을 하던 농부들도, 맥주를 만들던 기술자들도, 학교에서 놀던 아이들도 모인 탓이다. 조안나는 위즐리 시민들을 둘러보며 사자후를 터트렸다.
"내가 없을 땐 소피아가 위즐리의 보안관이다! 소피아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나한테 죽을줄 알어!"
소피아는 얼굴을 붉혔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관객들 사이에서 농담끼의 항의의 뜻이 들렸다.
"아이 참, 보안관님도 농담은~"
"저렇게 가녀린 여자가 어떻게 보안관을요."
"내가 아는 소피아는 그저 가녀린 여자가 아니라 지혜로운 여성이다. 내 뜻이 그러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라."
"자자. 시덥잖은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오랜만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였는데 맥주파티나 즐깁시다."
"그래요, 보안관님, 우리 맥주나 즐겨요."
"어린 애들은 가라."
조안나가 흔쾌히 대답한다.
"그럴까?"
"소피아! 술을 따르라."
조안나는 굴드의 머리통을 내리친다.
"직접 가져와."
"네.."
험악한 온갖욕설로 가득 매워졌던 "소피아의 맥주가게"에 웃음이 가득찼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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