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중편 - 추격
주요인물
김영호 : 나이 3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위
이혜경 : 나이 32세, 김영호의 부인, 서울 경찰청 강력계 순경 출신
최동만 : 나이 4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총경
우지만 : 나이 3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사
송기호 : 나이 30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장
박민서 : 나이 2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서선희 : 나이 2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장혜인 : 나이 2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다음 날 아침...
합동특별수사본부가 임시로 설치된 지역 파출소에 기동대원과 다른 경찰들이 모두 모였다.
철인의 얼굴과 신분을 잘 아는 경찰들과 지역 경찰, 의경으로 구성된 합동특별수사본부는 최동만을 본부장으로 하여 서울기동대 소속 경찰 위주로 철인의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산이 비록 작지만 산세가 험하고 치악산으로 이어져 여차하면 철인을 놓칠 수도 있었다.
"상황은 어떻습니까?"
영호가 지역 경찰서장에게 물었다.
"이미 저희 병력이 산을 에워쌓고 서서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상대는 위험한 인물입니다. 그냥 쉽사리 접근했다가는 오히려 당할 수 있습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수의는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이미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인근 주민 및 산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아마 들키지 않을 것입니다. 주민 신고나 사건 신고가 들어오지는 않았지요?"
"예. 그렇습니다."
"반장님. 우선 조편성을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김반장. 어떻게 하면 좋겠나?"
"지리를 잘 아는 이 곳 소속 경찰과 다른 곳에서 지원온 저희나 형사들이 2인 1조로 해서 움직이면 될 것 같습니다."
"2인 1조라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상대가 보통놈이라야죠."
지만이 옆에서 물었다.
"3인 1조 하기에는 인원도 적고 의경을 후방에 배치시키면서 올라가면 괜찮을거야."
"산세가 보기보다 험한 것 같은데 쉽게 안보일텐데요."
"반대편 산은 어떤가요?"
영호가 다시 경찰서장에게 물었다.
"이 산은 치악산의 지류로 여러 산으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반대편에서 올라와서 공조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요? 생각보다 어렵겠는데...암튼 2인 1조로 움직이고 후방에 의경을 배치시키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지."
최동만은 조편성을 실시하고 유의사항이나 지시사항을 설명했다.
"흉악범이긴 하나 사람을 죽이고 탈옥이나 도망간 것이 아니므로 가능하면 생포를 하시기 바랍니다. 혼자 해결을 할려면 오히려 당할지도 모르니 가능하면 다른 조원이나 경찰들과 공조해서 체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조편성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제 1조는..."
동만은 조편성 현황을 설명하고 서로 인사를 시킨 다음 바로 투입시켰다.
기동대원들은 각각 현지 경찰들과 한 조가 되었다.
여자 경찰들은 투입을 배제하였지만 특별하게 기동대원만 투입되었다.
철인의 얼굴을 잘 알고 있었고 그동안의 성과로 봐서 남자 경찰 못지않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동대 설립 목적상 여자라고 빠질 수는 없었다.
베테랑 경찰과 경험이 적은 경찰이 한 조를 이루었다.
특히 민서, 선희, 혜인은 지역에서 가장 실력있는 경찰들과 한 조가 되었다.
민서는 최정수 경사, 선희는 민재용 경사, 혜인은 김영일 경위와 한 조가 되었다.
"아...하필 여자랑 될게 뭐람?"
최정수가 투덜대자 민재용이 달래듯이 말했다.
뭐...잡으면 오히려 더 낫잖아요. 여경이 잡았다고 하면 믿겠어요?"
"야...정수야...그 여자 가슴 크던데...누가 아냐? 한 번 줄지...낄낄낄..."
옆에서 영일이 한마디 도왔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에이...정말..."
최정수...
강원 경찰청 소속으로 강력 사건만 맡아온 지 거의 10여년.
이번에 경위로 승진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인물로 이번 사건 해결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만들려고 했는데 여자 경찰이 망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민서랑 같은 조 된 것이 불만인 것이다.
민재용은 최정수 2년 후배로 무사안일주위로 살아가는 인물.
노력도 하지 않지만 자신의 임무에는 충실히 하는 사람이다.
김영일...
김영호와 비슷해 보이는 얼굴로 뚱뚱한 몸과 나온 아랫배가 말해주듯이 비리 형사로 통하는 사람이다.
룸사롱, 단란주점을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접대를 많이 받고 있고 특히 여자를 밝혀 간혹 비뇨기과 병원을 이용하기도 한다.
혜인의 얼굴을 보고 어떻게 하면 혜인을 품어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출발합시다."
경찰들은 지도, 무기, 소형 후레쉬 등 각종 장비를 점검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각 조별 간격은 1km 정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형지물에 따라 간격이 좁혀졌다가 멀어지기도 했으며 지쳤는지 뒤에 떨어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갔을까?
허름한 집 한 채가 보였다.
"뭐지?"
영호와 그의 파트너는 다른 조가 먼저 갈 것을 말하고 집으로 갔다.
"계세요?"
"뉘슈?"
할머니 한 분이 방에서 나오면서 영호 일행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경찰입니다."
"예... 근데 여긴 웬일로?"
"혹시 이런 사람 못봤나요?"
영호는 철인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글쎄요."
"이런 사람 오면 조심하세요. 그리고 경찰에 연락주세요."
"그러지요. 조심히 가슈."
영호 일행은 집을 나와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여기를 들리지 않을 리가 없는데..."
"예?"
"아...황철인이 여기를 들렸을 거 같아서요. 아마 할머니가 거짓말하는 거 같네요."
"어떻게?"
"뭐...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할머니가 사진을 보지도 않고 대답하는게 웬지...암튼 그 놈이 들렸든 안들렸는 할머니가 무사하니까...얼른 갑시다."
경찰들이 산에 오르기 시작한지 약 2시간...
산이 다른 산과 이어지면서 원래 계획과는 달리 조별 간격이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휴...이...이제 어디로 가죠?"
민서가 정수에게 물었다.
민서 일행이 두 갈래 길을 만난 것이다.
"오른쪽은 다른 조들이 많으니 우린 왼쪽으로 갑시다."
정수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앞서 가기 시작했다.
"무지 무뚝뚝하네."
민서는 투덜대며 정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지쳤습니까? 그럼 혼자 갑니다."
정수는 민서가 뒤떨어지자 불만이 있는 듯 말하였다.
"아뇨." 민서는 이를 악물고 쫓아갔다.
"엄마야..."
털썩...
민서가 갑자기 넘어졌다.
뭔가에 빠진 것이다.
"에이...씨발. 또 뭐야?"
정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민서에게 다가갔다.
민서가 옆길로 돌아오다가 평지에서 넘어져 있는 것이다.
움푹 파인 곳에 낙엽이 쌓여 있어서 민서가 모르고 밟은 것이었다.
"아니...걸음마 안 배웠나요? 넘어지는 사이에 놈은 한 발짝이라도 더 도망갑니다."
"넘어졌으면 일으켜줘야 예의가 아닌가요?"
민서가 투덜되며 옷을 털고 일어났다.
"얼른 가요. 늦었어요."
정수가 앞장서서 가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또 뭐에요?"
정수가 뒤를 돌아봤다.
민서가 자신이 넘어진 자리를 고개를 갸웃거리며 둘러보더니 낙엽더미를 치우기 시작했다.
"자... 손 잡아요."
김영일이 손을 내밀었다.
혜인은 영일의 손을 잡고 산을 올라갔다.
힘들고 가파른 곳은 영일이 항상 손을 잡아주는 것이었다.
"이 남자...혹시..."
혜인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영일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뚱뚱한 몸이며 튀어나온 배가 마음에 들지 않은 외모였다.
얼굴에는 기름기가 흘렀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음흉스러워 혜인은 은근히 영일을 경계하고 있었다.
"힘들죠?"
"아뇨."
"힘들면 얘기 해요."
"예?"
"힘들면 쉬었다 가죠."
"얼른 탈주범을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그...그거야 그렇죠. 근데 장순경님이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전 괜찮아요."
혜인은 힘들어도 힘든 척 하지 않고 열심히 올라갓다.
어느 정도 갔는데 앞에 혜인의 키 정도 되는 바위가 있었고 그 바위를 통해서만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발 하나 들어갈 수 있는 바위 틈에 발을 걸치고 손으로 나무며 바위를 잡고 올라가야만 했다.
"먼저 올라가시죠. 제가 밑에서 밀어드릴게요."
혜인은 하는 수 없이 먼저 올라갔다.
혜인이 바위를 붙잡고 올라가는데 밑에서 영일이 혜인의 엉덩이를 손으로 잡고 올리는 것이었다.
"아이...이 남자 어디를..."
엉덩이를 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만지는 것 같았다.
혜인은 영일의 손에 신경을 쓰다가 그만 미끌어져 영일의 몸 위로 떨어졌다.
"앗..."
"아이쿠..."
"어머...죄송해요."
혜인은 일어나면서 땅을 짚는다는 것이 그만 영일의 중심을 짚고 말았다.
아니 은근히 장난기가 발동된 혜인이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
"악..."
순간적으로 혜인에게 눌린 영일이 비명을 질렀다.
"어머...정말 죄송해요."
혜인은 겉으로 미안한 척 하며 속으로는 미소를 지었다.
"어때. 한 번만 더 그래봐라. 그래도 내 엉덩이가 매력있나보지. 빠빳하게 서 있는 것을 보니..."
"에구...하필 그 때 거기를 만지다니...무지 쪽팔리네."
혜인은 다시 바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 영일은 엉덩이가 아닌 신발 바닥을 손으로 밀었고 혜인은 올라가기 힘든 척 하면서 영일의 얼굴을 짓밟고 올라갔다.
민서는 낙엽더미를 다 치웠다.
그러자 남자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넓이의 공간이 나왔다.
"여기에요."
"예?"
"맞아요. 황철인이 여기서 어제 잔 거에요. 낙엽더미를 덮고 추위를 이겨내며 밤을 보낸 것입니다. 보세요. 사방에는 바위와 나무가 바람을 많이 막고 있어서 밤을 새기에는 가장 충분한 조건일거에요."
"음...그러네요."
"얼른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겠어요."
민서가 무전기를 꺼냈다.
"잠깐만요."
정수가 민서를 말렸다.
"아직 정확한 것이 아니잖아요. 괜히 이 쪽으로 병력을 이동했다가 아니면...우선 더 올라가보고 결정합시다."
"그래두..."
"좀 더 확인을 해보자구요."
정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민서는 생각했다.
정수도 민서의 추리력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수는 자신이 일을 해결하고 싶었다. 철인을 직접 손으로 잡고 승진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철인은 조그만 바위에 앉아서 칙뿌리를 씹고 있었다.
배가 고파서 칙뿌리를 캔 것이다.
그나마 먹을 것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철인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난감했다.
우선 도망은 쳤지만 경찰의 추적이 시작되었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철인은 이런저런 고민에 쌓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저 아래에서 무엇인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철인은 순간적으로 사람인 것을 알고 자리를 피했다.
사람이 이 곳까지 올라올 일이 없었기 때문에 경찰이 아닌가 싶어 다른 곳에 올라가서 지켜보기로 했다.
두 사람이었다.
한 명은 남자. 한 명은 여자였다.
멀리서 보는데 여자는 웬지 낯이 익었다.
형체를 알아볼 정도로 가까워졌다.
"박...민서...박민서 같은데..."
철인은 민서를 알아봤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두 사람이 철인이 있던 바위까지 왔다.
"잠깐만요? 이게 뭐죠?"
민서가 바위 주변에 떨어진 무엇을 발견했다.
"이거...칙인데...누가 씹다 여기다가 뱉었네."
정수와 민서가 서로 마주보았다.
민서가 칙을 만졌다.
침인지 칙물인지 모르겠지만 액체가 손에 묻었다.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순간 두 사람은 머리가 쭈뼛하게 서는 느낌이 들었다.
팍....
"악..."
정수가 얼굴을 감싸며 쓰러졌다.
어디서 돌맹이가 날아와 정수의 얼굴을 정확히 맞춘 것이다.
"최 경사님."
민서가 쓰러진 정수를 일으켜 세웠다.
정수의 얼굴에서 피가 났다.
민서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정수의 얼굴을 닦았다.
"으...어서 놈을... 잡으러 갑시다."
정수가 얼굴에 수건을 댄 채 일어났다.
민서가 무전기를 꺼내 연락을 취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지 연락이 안되었다.
아무래도 갈림길이 많아지면서 서로 흩어진 것 같았다.
정수가 피나는 얼굴을 감싸고 앞으로 뛰어올라갔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올라간 것이다.
민서도 무전을 포기하고 뒤따라 올라갔다.
정수와 민서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남자의 체력을 따라갈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위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지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민서가 힘을 내며 올라갔다.
"헉.."
정수가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서는 계속 피가 나고 있었고 옷에는 흙이 묻어있었다.
다리에서도 피가 났고 팔은 부러진 듯 힘이 없어 땅을 짚고 있지도 못했다.
"최 경사님..."
"놈을 조심해요. 너무나도 강한 놈이에요."
그 때였다. 옆에서 부스럭 소리가 난 것이었다.
민서는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누군가가 뛰어가는 것이었다.
민서는 무전기를 최경사에게 주었다.
"다른 팀과 연락을 취하세요."
민서는 소리나는 쪽으로 뛰어갔다.
앞에서 어떤 사람이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민서의 시야에서 살짝살짝 보였다가 사라지고 다시 보였다가 사라지곤 했다.
철인이 분명했다.
"황철인...거기 서..."
민서가 소리를 치며 쫓아갔다.
그러나 철인은 민서와의 간격을 넓히지도 좁히지도 않은 채 도망가고 있었다.
한참 쫓아가던 민서가 그 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평평하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고 한 쪽은 낭떠러지인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정작 있어야 할 철인은 보이지 않았다.
민서는 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갑자기 등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언제 올라갔는지 나무 위에서 철인이 뛰어내려 민서를 공격한 것이다.
민서의 어깨 위로 철인이 떨어졌다.
철퍼덕..
두 사람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나 곧바로 일어났다.
"박민서...오랫만이다. 용기가 많군. 혼자서 날 잡으러 오다니..."
민서는 총을 놓쳤다.
민서가 총 있는 곳을 바라볼 때 철인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을 했다.
철인의 발이 민서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민서가 몸을 틀어 가까스로 피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주먹이 민서의 얼굴을 타겟으로 날아왔다.
민서가 손을 들어 막고 반대 손으로 역습을 시도했다.
그러자 철인이 민서의 몸에 자신의 몸을 붙였다.
멀리서 보면 두 사람이 안고 있는 그런 자세였다.
철인은 민서의 발을 걸였다.
그리고 그대로 체중을 실었다.
민서는 뒷걸음질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졌다.
그러나 바닥에 떨어진 것은 민서가 아니라 철인이었다.
떨어지면서 민서가 철인의 허리를 잡았고 밀고 들어오는 철인의 힘을 이용해 몸을 틀은 것이다.
쿵...
철인의 몸에 큰 충격이 왔다.
내장이 파열되는 거 같았고 머리도 땅에 부딪혔다.
그리고 등이 아파왔다.
바닥에 돌이 날카롭게 박혀있었는데 그 위로 철인이 떨어진 것이었다.
"으..."
철인이 나즈막히 비명을 질렀다.
민서가 자리에 일어났으나 철인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았다.
민서는 철인이 움직일 수 없음을 알고 뛰어가서 총을 주웠다.
그리고 철인에게 가서 총을 겨누고 말했다.
"황철인...일어나."
철인은 움직이지 않았다.
"황철인...헛튼 수작부리지 말고 일어나."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철인이 그제서야 몸을 비틀고 일어났다.
민서가 철인에게 수갑을 채우기 위해 수갑을 꺼낼려고 한 손을 뒤로 가져갔다.
그러나 잡혀야 할 수갑이 잡히지 않았다.
민서가 허리를 더듬으며 경계를 늦추자 철인이 앞발로 민서의 손을 찼다.
민서는 총을 놓쳤다.
철인은 총을 찬 발을 앞에 놓았고 뒷발을 한발 움직이며 앞발로 옆차기를 찼다.
당황한 민서가 그대로 가슴으로 철인을 발을 받았다.
민서는 철인의 발에 의해 뒤로 밀렸고 나무 뿌리에 걸려 뒤로 넘어지며 굴렀다.
그러자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민서의 뒤가 낭떠러지였던 것이다.
민서는 굴러 결국 낭떠리지로 떨어졌다.
그러나 가까스로 낭떠러지에 살고 있는 나무가지를 잡았다.
"헉..."
민서가 아래를 내려보았다.
아래에는 바위가 있었다. 떨어지면 죽는 것은 확실하였다.
민서가 기를 쓰고 올라갈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철인이 다가왔다.
그리고 민서 눈을 바라보았다.
민서는 "이제는 죽었구나" 생각을 했다.
손이 점점 나무에서 미끌어졌다.
민서는 눈을 감고 나무를 더욱 꽉 쥐었다.
그러나 미끌어지는 손은 어쩔 수 없었다.
민서의 몸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민서의 손이 나무아래로 내려가더니 결굴 나무에서...
드디어 나무에서 손이 빠지는 순간...
"아악..."
민서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민서는 그대로 매달려 있었다.
철인이 민서의 손이 나무에서 빠지는 순간 민서의 손목을 잡은 것이다.
민서는 철인이 자신을 잡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철인은 민서를 끌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철인이 민서 쪽으로 끌러가는 것이었다.
철인은 남은 팔로 주변의 나무를 잡고 민서를 끌어 올렸다.
비록 여자였지만 큰 키에 글래머한 몸매의 매달려 있는 성인 여자를 한 손으로 혼자서 끌어올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야..."
철인은 기합을 넣으며 힘을 다해 민서를 끌어올렸다.
민서를 잡은 철인의 팔이 낭떠러지 끝에 긁히며 피가 나기 시작했다.
민서는 두 손으로 철인의 손을 잡았다.
약 10여분의 사투가 진행되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하며 민서를 끌어올리고 말았다.
그리고 철인은 그 자리에 쓰러져 누워버리고 말았다.
"학...학...학"
철인은 가쁜 숨을 몰아넣고 있었다.
민서도 얼굴에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왜???왜지? 왜 나를 살렸지?"
민서가 철인을 향해 말했다.
그러나 철인은 눈을 감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민서는 철인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끌어올리던 오른팔이 긁혀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민서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민서는 돌아섰다.
그리고 자켓을 벗고 남방을 벗었다.
그러자 안에 받쳐입고 있는 흰 색의 반팔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민서를 그 티를 벗었다.
그리고 다시 남방과 자켓을 입고 벗은 티를 찢었다.
티는 민서의 땀으로 젖어있었다.
그래도 이것이라도 필요했다.
민서는 티를 찢어 피나는 철인의 피를 감싸 매었다.
어느 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자..내려가자구."
"지금? 미쳤군. 여기서 내려가다가 길을 잃기 쉽지. 여긴 산이 험해서 낭떠러지도 많아. 여차하다가 황천길이야."
"그럼 어떡할려구?"
"이 근처에서 밤을 지낼 곳을 찾아야지."
철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넘어지면서 등에 돌을 찍힌 부분의 상처가 컸기 때문이었다.
"왜 그래?"
민서가 철인을 부축하여 일으켜 주었다.
"어디 다쳤어? 팔 말고 또 어디야?"
철인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민서는 조금 전에 싸움을 생각하였다.
잠시 철인이 넘어진 것을 기억하였다.
민서는 철인의 옷을 들어 등을 보았다.
등에 큰 상처가 있었다.
다행히 피는 멈췄지만 상당히 아플 것 같았다.
"가자."
철인이 움직였다.
두 사람은 산 여기 저기를 살펴보았다.
약 30분 정도 산을 살펴보았다.
동굴이 하나 보였다.
그리 큰 동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밤이슬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철인은 주변에서 나무를 주워왔다.
늦가을이라 그런지 마른 나무가지가 많았다.
그리고 민서는 나뭇잎을 주워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두 사람을 서로 조금씩 힘이 되고 있었다.
철인이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나뭇잎에 불이 붙자 그 위에 나무가지를 올려놓았다.
그런대로 따뜻하게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친데는 괜찮아?"
민서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난 항상 상처투성이였어. 이 정도는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거야? 얼른 자. 안도망갈테니. 어차피 갈 곳도 없어."
민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물끄러미 철인을 바라보았다.
"경찰과 범인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민서는 속으로 생각하며 불 옆에 누웠다.
"아까 왜 나를 살렸지?"
"글쎄...그냥...죄를 더 이상 짓고 싶지 않아서...아니 지금까지 내가 지은 죄 갚아볼려고..."
"그래? 그게 이유였나? 아이러니하네."
민서는 서서히 눈이 감겨왔다.
잠이 쏟아지는 것이었다.
민서는 철인을 바라봤다.
철인은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타오르는 불만 바라보고 있었다.
민서는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눈을 감고 말았다.
"학..하악..."
귀에 신음소리가 들렸다.
거친 숨소리였다.
정신이 점점 맑아지고 있었다.
"하악...하학...음...으..."
신음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민서는 순간적으로 눈을 떴다.
몸에 한기가 느껴졌다.
타오르던 불도 꺼져 재에 불씨만 남아있었다.
"하악...학...으....으..."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철인이었다.
철인의 입술이 파랗게 변한 채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아무래도 낮에 입은 상처가 심했고 일부 출혈이 있었던 것이 이제서야 몸을 통해 나타나는 것 같았다.
더구나 바닥은 차가운 습기가 올라오는 동굴이었다.
민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주워온 나무가 있었다.
민서는 불씨가 남아있는 재에 나뭇가지에서 나뭇잎을 떼어 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올려놓았다.
"후...후...후..."
몇 차례 입으로 바람을 불자 금새 불이 붙었다.
민서는 철인에게 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황철인...황철인...괜찮나?"
철인은 눈을 떴다. 그러나 눈동자는 흐려 있었고 아무런 말도 못한 채 입술을 떨고 있었다.
민서는 자켓을 벗어 불 옆에 깔았다. 그리고 철인의 점퍼를 벗겼다.
그리고 민서의 자켓 옆에 깔았다.
민서는 철인을 바닥에 깐 옷 위로 옮겼다.
떨어진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서 철인의 몸을 주물렀다.
혈액 순환을 빨리 해서 산소를 재빠르게 온 몸에 공급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철인의 몸은 변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민서는 철인의 옷을 벗겼다.
웃옷을 벗기자 매끈한 철인의 상체가 들어났다. 그리고 바지를 벗겼다.
철인은 민서에 의해 팬티차림의 알몸이 된 것이다.
민서는 철인의 허벅지에 앉아 철인의 온몸을 더욱 빠르고 세게 주물렀다.
불 옆에서 철인의 몸을 주물르다 보니 민서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손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쉬지 않고 민서는 계속 철인의 몸을 주물렀다.
한 동안 주물르자 체온이 돌아왔는지 철인의 몸에 한기는 가신 것 같았다.
파랗던 입술도 제 빛을 찾았고 떨던 입도 멈췄다.
민서의 이마에서 땀이 철인의 가슴으로 떨어졌다.
민서는 계속해서 철인의 팔과 다리, 가슴을 주물러 댔다.
철인의 가슴을 주물르던 민서의 손을 철인이 잡았다.
민서는 철인을 쳐다보았다.
"......"
철인이 민서를 향해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민서는 철인의 입에 귀를 대었다.
"그...만...해도...괜...찮...아."
민서는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 철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철인은 눈빛으로 민서보고 내려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마른 입술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고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민서가 철인의 입술에 손을 대었다.
마른 입술이 까칠까칠하게 만져졌다.
철인의 입술이 가볍게 떨렸다.
민서가 다시 귀를 대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민서가 고개를 들다가 철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술을 철인의 입술에 대었다.
민서의 입술이 철인의 입술 곳곳을 적셨다.
아랫입술을 핥았다가 윗입술을 핥았다가 하기도 하였고 혀를 이용해 철인의 입술을 적시기고 하였다.
그리고 혀를 철인의 입안에 집어넣어 철인의 입안 곳곳을 적시기도 하였다.
민서가 자신의 티를 벗었다.
그러자 큰 가슴이 브래지어 속에 모습을 감춘 채 나타났다.
민서가 철인의 젖꼭지를 힘차게 빨았다.
그러자 철인의 속눈썹이 파르르 가볍게 떨렸다.
민서의 입이 철인의 상체를 공격했다.
때로는 빨아대기도 했고 때로는 혀를 이용해 살짝살짝 터치도 하였다.
혀와 입의 위력이었는지 죽어있던 철인의 세포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몸이 아까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민서의 입이 가슴에서 배꼽으로 내려갔다.
배꼽을 애무하면서 두 손은 철인의 팬티를 서서히 내렸다.
중간쯤 내리자 철인의 엉덩이에 팬티가 걸려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민서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발기할대로 발기된 철인의 자지가 반쯤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신경은 잠시 마비가 되어 있어도 말초신경은 죽지 않았던 모양인가보다.
민서는 팬티를 힘껏 아래로 잡아 내렸다.
팬티가 발목까지 내려갔고 철인의 자지는 천장을 향해 솟구쳤다.
민서는 자지를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리고 손으로 서서히 물건을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입으로는 허벅지와 배꼽 주위를 핥아댔다.
철인의 물건이 점점 단단해지는 것 같았다.
귀두 부분이 자지에서 나온 물로 서서히 적셔지고 있었다.
민서는 자지를 입에 물었다.
몸통, 귀두를 정성껏 입에 넣고 빨아댔다. 마치 깨끗하게 입으로 씻겨주듯이...
"아..."
철인의 입에서 드디어 신음소리가 터졌다.
민서는 철인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서 손을 뒤로 해서 브래지어를 풀어 벗어버렸다.
크고 탄력있는 유방이 얼굴을 드러냈다.
민서는 유방을 자지에 대고 엎드렸다.
그리고 상체를 서서히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단단하고 큰 철인의 자지와 풍만하고 부드러운 민서의 유방이 만난 것이다.
철인의 자지는 민서의 유방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렸다.
"아...아..."
철인이 옅은 신음 소리를 냈다.
민서가 몸을 일으킨 다음 다시 입으로 자지를 물었다.
이번에는 입에 넣고 머리를 흔들어 목구멍까지 자지를 집어넣었다.
비릿하면서도 찝찌름한 맛이 나기도 했다.
민서는 계속해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으...으..."
계속된 펠라치오에 입이 얼얼할 때는 입을 떼고 손으로 그리고 잠시 후에는 다시 입으로 이렇게 계속 철인을 애무했다.
철인은 눈을 찡긋이 감으며 고개를 옆으로 간혹 흔들었다.
민서가 입으로 계속 자지를 물고 흔들어댔다.
철인의 하체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굵은 허벅지의 근육이 굴곡을 그리며 나타났다.
민서는 더욱 빠르게 머리를 움직였다.
"아...으....나...나올려고..."
철인이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민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흑...흐윽....흑"
철인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철인의 발가락이 앞으로 당겨지고 허벅지 근육이 더욱 튀어나왔다.
자지에 힘이 점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자지가 껄떡이더니 민서의 입에 정액을 쏟아냈다.
일부는 민서의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일부는 민서의 입에서 흘러나와 자지 기둥을 타고 밖으로 나왔다.
한동안 사정은 계속 되었다.
민서는 계속해서 자지를 애무하였다.
민서는 사정이 끝나자 입으로 정성스럽게 자지를 핥으며 닦아주었고 입안에 있던 정액은 뱉어냈다.
"?..."
침과 정액이 섞인 채 바닥에 떨어졌다.
"하악...하악...학..."
그 때까지도 철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민서는 자신의 티와 바지, 철인의 웃옷을 깔고 철인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 철인의 팔을 베고 손으로 철인의 몸을 껴안았다.
중편 - 추격
주요인물
김영호 : 나이 3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위
이혜경 : 나이 32세, 김영호의 부인, 서울 경찰청 강력계 순경 출신
최동만 : 나이 4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총경
우지만 : 나이 3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사
송기호 : 나이 30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장
박민서 : 나이 2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서선희 : 나이 2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장혜인 : 나이 2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다음 날 아침...
합동특별수사본부가 임시로 설치된 지역 파출소에 기동대원과 다른 경찰들이 모두 모였다.
철인의 얼굴과 신분을 잘 아는 경찰들과 지역 경찰, 의경으로 구성된 합동특별수사본부는 최동만을 본부장으로 하여 서울기동대 소속 경찰 위주로 철인의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산이 비록 작지만 산세가 험하고 치악산으로 이어져 여차하면 철인을 놓칠 수도 있었다.
"상황은 어떻습니까?"
영호가 지역 경찰서장에게 물었다.
"이미 저희 병력이 산을 에워쌓고 서서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상대는 위험한 인물입니다. 그냥 쉽사리 접근했다가는 오히려 당할 수 있습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수의는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이미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인근 주민 및 산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아마 들키지 않을 것입니다. 주민 신고나 사건 신고가 들어오지는 않았지요?"
"예. 그렇습니다."
"반장님. 우선 조편성을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김반장. 어떻게 하면 좋겠나?"
"지리를 잘 아는 이 곳 소속 경찰과 다른 곳에서 지원온 저희나 형사들이 2인 1조로 해서 움직이면 될 것 같습니다."
"2인 1조라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상대가 보통놈이라야죠."
지만이 옆에서 물었다.
"3인 1조 하기에는 인원도 적고 의경을 후방에 배치시키면서 올라가면 괜찮을거야."
"산세가 보기보다 험한 것 같은데 쉽게 안보일텐데요."
"반대편 산은 어떤가요?"
영호가 다시 경찰서장에게 물었다.
"이 산은 치악산의 지류로 여러 산으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반대편에서 올라와서 공조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요? 생각보다 어렵겠는데...암튼 2인 1조로 움직이고 후방에 의경을 배치시키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지."
최동만은 조편성을 실시하고 유의사항이나 지시사항을 설명했다.
"흉악범이긴 하나 사람을 죽이고 탈옥이나 도망간 것이 아니므로 가능하면 생포를 하시기 바랍니다. 혼자 해결을 할려면 오히려 당할지도 모르니 가능하면 다른 조원이나 경찰들과 공조해서 체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조편성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제 1조는..."
동만은 조편성 현황을 설명하고 서로 인사를 시킨 다음 바로 투입시켰다.
기동대원들은 각각 현지 경찰들과 한 조가 되었다.
여자 경찰들은 투입을 배제하였지만 특별하게 기동대원만 투입되었다.
철인의 얼굴을 잘 알고 있었고 그동안의 성과로 봐서 남자 경찰 못지않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기동대 설립 목적상 여자라고 빠질 수는 없었다.
베테랑 경찰과 경험이 적은 경찰이 한 조를 이루었다.
특히 민서, 선희, 혜인은 지역에서 가장 실력있는 경찰들과 한 조가 되었다.
민서는 최정수 경사, 선희는 민재용 경사, 혜인은 김영일 경위와 한 조가 되었다.
"아...하필 여자랑 될게 뭐람?"
최정수가 투덜대자 민재용이 달래듯이 말했다.
뭐...잡으면 오히려 더 낫잖아요. 여경이 잡았다고 하면 믿겠어요?"
"야...정수야...그 여자 가슴 크던데...누가 아냐? 한 번 줄지...낄낄낄..."
옆에서 영일이 한마디 도왔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에이...정말..."
최정수...
강원 경찰청 소속으로 강력 사건만 맡아온 지 거의 10여년.
이번에 경위로 승진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인물로 이번 사건 해결로 자신의 입지를 확실히 만들려고 했는데 여자 경찰이 망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민서랑 같은 조 된 것이 불만인 것이다.
민재용은 최정수 2년 후배로 무사안일주위로 살아가는 인물.
노력도 하지 않지만 자신의 임무에는 충실히 하는 사람이다.
김영일...
김영호와 비슷해 보이는 얼굴로 뚱뚱한 몸과 나온 아랫배가 말해주듯이 비리 형사로 통하는 사람이다.
룸사롱, 단란주점을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접대를 많이 받고 있고 특히 여자를 밝혀 간혹 비뇨기과 병원을 이용하기도 한다.
혜인의 얼굴을 보고 어떻게 하면 혜인을 품어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출발합시다."
경찰들은 지도, 무기, 소형 후레쉬 등 각종 장비를 점검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각 조별 간격은 1km 정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형지물에 따라 간격이 좁혀졌다가 멀어지기도 했으며 지쳤는지 뒤에 떨어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약 1시간 정도 갔을까?
허름한 집 한 채가 보였다.
"뭐지?"
영호와 그의 파트너는 다른 조가 먼저 갈 것을 말하고 집으로 갔다.
"계세요?"
"뉘슈?"
할머니 한 분이 방에서 나오면서 영호 일행을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경찰입니다."
"예... 근데 여긴 웬일로?"
"혹시 이런 사람 못봤나요?"
영호는 철인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글쎄요."
"이런 사람 오면 조심하세요. 그리고 경찰에 연락주세요."
"그러지요. 조심히 가슈."
영호 일행은 집을 나와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여기를 들리지 않을 리가 없는데..."
"예?"
"아...황철인이 여기를 들렸을 거 같아서요. 아마 할머니가 거짓말하는 거 같네요."
"어떻게?"
"뭐...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할머니가 사진을 보지도 않고 대답하는게 웬지...암튼 그 놈이 들렸든 안들렸는 할머니가 무사하니까...얼른 갑시다."
경찰들이 산에 오르기 시작한지 약 2시간...
산이 다른 산과 이어지면서 원래 계획과는 달리 조별 간격이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휴...이...이제 어디로 가죠?"
민서가 정수에게 물었다.
민서 일행이 두 갈래 길을 만난 것이다.
"오른쪽은 다른 조들이 많으니 우린 왼쪽으로 갑시다."
정수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앞서 가기 시작했다.
"무지 무뚝뚝하네."
민서는 투덜대며 정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지쳤습니까? 그럼 혼자 갑니다."
정수는 민서가 뒤떨어지자 불만이 있는 듯 말하였다.
"아뇨." 민서는 이를 악물고 쫓아갔다.
"엄마야..."
털썩...
민서가 갑자기 넘어졌다.
뭔가에 빠진 것이다.
"에이...씨발. 또 뭐야?"
정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민서에게 다가갔다.
민서가 옆길로 돌아오다가 평지에서 넘어져 있는 것이다.
움푹 파인 곳에 낙엽이 쌓여 있어서 민서가 모르고 밟은 것이었다.
"아니...걸음마 안 배웠나요? 넘어지는 사이에 놈은 한 발짝이라도 더 도망갑니다."
"넘어졌으면 일으켜줘야 예의가 아닌가요?"
민서가 투덜되며 옷을 털고 일어났다.
"얼른 가요. 늦었어요."
정수가 앞장서서 가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또 뭐에요?"
정수가 뒤를 돌아봤다.
민서가 자신이 넘어진 자리를 고개를 갸웃거리며 둘러보더니 낙엽더미를 치우기 시작했다.
"자... 손 잡아요."
김영일이 손을 내밀었다.
혜인은 영일의 손을 잡고 산을 올라갔다.
힘들고 가파른 곳은 영일이 항상 손을 잡아주는 것이었다.
"이 남자...혹시..."
혜인은 도움을 받으면서도 영일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뚱뚱한 몸이며 튀어나온 배가 마음에 들지 않은 외모였다.
얼굴에는 기름기가 흘렀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음흉스러워 혜인은 은근히 영일을 경계하고 있었다.
"힘들죠?"
"아뇨."
"힘들면 얘기 해요."
"예?"
"힘들면 쉬었다 가죠."
"얼른 탈주범을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그...그거야 그렇죠. 근데 장순경님이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전 괜찮아요."
혜인은 힘들어도 힘든 척 하지 않고 열심히 올라갓다.
어느 정도 갔는데 앞에 혜인의 키 정도 되는 바위가 있었고 그 바위를 통해서만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발 하나 들어갈 수 있는 바위 틈에 발을 걸치고 손으로 나무며 바위를 잡고 올라가야만 했다.
"먼저 올라가시죠. 제가 밑에서 밀어드릴게요."
혜인은 하는 수 없이 먼저 올라갔다.
혜인이 바위를 붙잡고 올라가는데 밑에서 영일이 혜인의 엉덩이를 손으로 잡고 올리는 것이었다.
"아이...이 남자 어디를..."
엉덩이를 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만지는 것 같았다.
혜인은 영일의 손에 신경을 쓰다가 그만 미끌어져 영일의 몸 위로 떨어졌다.
"앗..."
"아이쿠..."
"어머...죄송해요."
혜인은 일어나면서 땅을 짚는다는 것이 그만 영일의 중심을 짚고 말았다.
아니 은근히 장난기가 발동된 혜인이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
"악..."
순간적으로 혜인에게 눌린 영일이 비명을 질렀다.
"어머...정말 죄송해요."
혜인은 겉으로 미안한 척 하며 속으로는 미소를 지었다.
"어때. 한 번만 더 그래봐라. 그래도 내 엉덩이가 매력있나보지. 빠빳하게 서 있는 것을 보니..."
"에구...하필 그 때 거기를 만지다니...무지 쪽팔리네."
혜인은 다시 바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에 영일은 엉덩이가 아닌 신발 바닥을 손으로 밀었고 혜인은 올라가기 힘든 척 하면서 영일의 얼굴을 짓밟고 올라갔다.
민서는 낙엽더미를 다 치웠다.
그러자 남자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넓이의 공간이 나왔다.
"여기에요."
"예?"
"맞아요. 황철인이 여기서 어제 잔 거에요. 낙엽더미를 덮고 추위를 이겨내며 밤을 보낸 것입니다. 보세요. 사방에는 바위와 나무가 바람을 많이 막고 있어서 밤을 새기에는 가장 충분한 조건일거에요."
"음...그러네요."
"얼른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겠어요."
민서가 무전기를 꺼냈다.
"잠깐만요."
정수가 민서를 말렸다.
"아직 정확한 것이 아니잖아요. 괜히 이 쪽으로 병력을 이동했다가 아니면...우선 더 올라가보고 결정합시다."
"그래두..."
"좀 더 확인을 해보자구요."
정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민서는 생각했다.
정수도 민서의 추리력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정수는 자신이 일을 해결하고 싶었다. 철인을 직접 손으로 잡고 승진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철인은 조그만 바위에 앉아서 칙뿌리를 씹고 있었다.
배가 고파서 칙뿌리를 캔 것이다.
그나마 먹을 것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철인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난감했다.
우선 도망은 쳤지만 경찰의 추적이 시작되었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철인은 이런저런 고민에 쌓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저 아래에서 무엇인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철인은 순간적으로 사람인 것을 알고 자리를 피했다.
사람이 이 곳까지 올라올 일이 없었기 때문에 경찰이 아닌가 싶어 다른 곳에 올라가서 지켜보기로 했다.
두 사람이었다.
한 명은 남자. 한 명은 여자였다.
멀리서 보는데 여자는 웬지 낯이 익었다.
형체를 알아볼 정도로 가까워졌다.
"박...민서...박민서 같은데..."
철인은 민서를 알아봤다. 그리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두 사람이 철인이 있던 바위까지 왔다.
"잠깐만요? 이게 뭐죠?"
민서가 바위 주변에 떨어진 무엇을 발견했다.
"이거...칙인데...누가 씹다 여기다가 뱉었네."
정수와 민서가 서로 마주보았다.
민서가 칙을 만졌다.
침인지 칙물인지 모르겠지만 액체가 손에 묻었다.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순간 두 사람은 머리가 쭈뼛하게 서는 느낌이 들었다.
팍....
"악..."
정수가 얼굴을 감싸며 쓰러졌다.
어디서 돌맹이가 날아와 정수의 얼굴을 정확히 맞춘 것이다.
"최 경사님."
민서가 쓰러진 정수를 일으켜 세웠다.
정수의 얼굴에서 피가 났다.
민서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정수의 얼굴을 닦았다.
"으...어서 놈을... 잡으러 갑시다."
정수가 얼굴에 수건을 댄 채 일어났다.
민서가 무전기를 꺼내 연락을 취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지 연락이 안되었다.
아무래도 갈림길이 많아지면서 서로 흩어진 것 같았다.
정수가 피나는 얼굴을 감싸고 앞으로 뛰어올라갔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올라간 것이다.
민서도 무전을 포기하고 뒤따라 올라갔다.
정수와 민서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남자의 체력을 따라갈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위 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지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
민서가 힘을 내며 올라갔다.
"헉.."
정수가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서는 계속 피가 나고 있었고 옷에는 흙이 묻어있었다.
다리에서도 피가 났고 팔은 부러진 듯 힘이 없어 땅을 짚고 있지도 못했다.
"최 경사님..."
"놈을 조심해요. 너무나도 강한 놈이에요."
그 때였다. 옆에서 부스럭 소리가 난 것이었다.
민서는 소리가 난 곳을 쳐다보았다.
누군가가 뛰어가는 것이었다.
민서는 무전기를 최경사에게 주었다.
"다른 팀과 연락을 취하세요."
민서는 소리나는 쪽으로 뛰어갔다.
앞에서 어떤 사람이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민서의 시야에서 살짝살짝 보였다가 사라지고 다시 보였다가 사라지곤 했다.
철인이 분명했다.
"황철인...거기 서..."
민서가 소리를 치며 쫓아갔다.
그러나 철인은 민서와의 간격을 넓히지도 좁히지도 않은 채 도망가고 있었다.
한참 쫓아가던 민서가 그 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평평하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고 한 쪽은 낭떠러지인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정작 있어야 할 철인은 보이지 않았다.
민서는 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갑자기 등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언제 올라갔는지 나무 위에서 철인이 뛰어내려 민서를 공격한 것이다.
민서의 어깨 위로 철인이 떨어졌다.
철퍼덕..
두 사람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러나 곧바로 일어났다.
"박민서...오랫만이다. 용기가 많군. 혼자서 날 잡으러 오다니..."
민서는 총을 놓쳤다.
민서가 총 있는 곳을 바라볼 때 철인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을 했다.
철인의 발이 민서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민서가 몸을 틀어 가까스로 피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주먹이 민서의 얼굴을 타겟으로 날아왔다.
민서가 손을 들어 막고 반대 손으로 역습을 시도했다.
그러자 철인이 민서의 몸에 자신의 몸을 붙였다.
멀리서 보면 두 사람이 안고 있는 그런 자세였다.
철인은 민서의 발을 걸였다.
그리고 그대로 체중을 실었다.
민서는 뒷걸음질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넘어졌다.
그러나 바닥에 떨어진 것은 민서가 아니라 철인이었다.
떨어지면서 민서가 철인의 허리를 잡았고 밀고 들어오는 철인의 힘을 이용해 몸을 틀은 것이다.
쿵...
철인의 몸에 큰 충격이 왔다.
내장이 파열되는 거 같았고 머리도 땅에 부딪혔다.
그리고 등이 아파왔다.
바닥에 돌이 날카롭게 박혀있었는데 그 위로 철인이 떨어진 것이었다.
"으..."
철인이 나즈막히 비명을 질렀다.
민서가 자리에 일어났으나 철인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았다.
민서는 철인이 움직일 수 없음을 알고 뛰어가서 총을 주웠다.
그리고 철인에게 가서 총을 겨누고 말했다.
"황철인...일어나."
철인은 움직이지 않았다.
"황철인...헛튼 수작부리지 말고 일어나."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철인이 그제서야 몸을 비틀고 일어났다.
민서가 철인에게 수갑을 채우기 위해 수갑을 꺼낼려고 한 손을 뒤로 가져갔다.
그러나 잡혀야 할 수갑이 잡히지 않았다.
민서가 허리를 더듬으며 경계를 늦추자 철인이 앞발로 민서의 손을 찼다.
민서는 총을 놓쳤다.
철인은 총을 찬 발을 앞에 놓았고 뒷발을 한발 움직이며 앞발로 옆차기를 찼다.
당황한 민서가 그대로 가슴으로 철인을 발을 받았다.
민서는 철인의 발에 의해 뒤로 밀렸고 나무 뿌리에 걸려 뒤로 넘어지며 굴렀다.
그러자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민서의 뒤가 낭떠러지였던 것이다.
민서는 굴러 결국 낭떠리지로 떨어졌다.
그러나 가까스로 낭떠러지에 살고 있는 나무가지를 잡았다.
"헉..."
민서가 아래를 내려보았다.
아래에는 바위가 있었다. 떨어지면 죽는 것은 확실하였다.
민서가 기를 쓰고 올라갈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철인이 다가왔다.
그리고 민서 눈을 바라보았다.
민서는 "이제는 죽었구나" 생각을 했다.
손이 점점 나무에서 미끌어졌다.
민서는 눈을 감고 나무를 더욱 꽉 쥐었다.
그러나 미끌어지는 손은 어쩔 수 없었다.
민서의 몸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민서의 손이 나무아래로 내려가더니 결굴 나무에서...
드디어 나무에서 손이 빠지는 순간...
"아악..."
민서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민서는 그대로 매달려 있었다.
철인이 민서의 손이 나무에서 빠지는 순간 민서의 손목을 잡은 것이다.
민서는 철인이 자신을 잡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철인은 민서를 끌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철인이 민서 쪽으로 끌러가는 것이었다.
철인은 남은 팔로 주변의 나무를 잡고 민서를 끌어 올렸다.
비록 여자였지만 큰 키에 글래머한 몸매의 매달려 있는 성인 여자를 한 손으로 혼자서 끌어올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야..."
철인은 기합을 넣으며 힘을 다해 민서를 끌어올렸다.
민서를 잡은 철인의 팔이 낭떠러지 끝에 긁히며 피가 나기 시작했다.
민서는 두 손으로 철인의 손을 잡았다.
약 10여분의 사투가 진행되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하며 민서를 끌어올리고 말았다.
그리고 철인은 그 자리에 쓰러져 누워버리고 말았다.
"학...학...학"
철인은 가쁜 숨을 몰아넣고 있었다.
민서도 얼굴에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왜???왜지? 왜 나를 살렸지?"
민서가 철인을 향해 말했다.
그러나 철인은 눈을 감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민서는 철인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끌어올리던 오른팔이 긁혀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민서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민서는 돌아섰다.
그리고 자켓을 벗고 남방을 벗었다.
그러자 안에 받쳐입고 있는 흰 색의 반팔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민서를 그 티를 벗었다.
그리고 다시 남방과 자켓을 입고 벗은 티를 찢었다.
티는 민서의 땀으로 젖어있었다.
그래도 이것이라도 필요했다.
민서는 티를 찢어 피나는 철인의 피를 감싸 매었다.
어느 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자..내려가자구."
"지금? 미쳤군. 여기서 내려가다가 길을 잃기 쉽지. 여긴 산이 험해서 낭떠러지도 많아. 여차하다가 황천길이야."
"그럼 어떡할려구?"
"이 근처에서 밤을 지낼 곳을 찾아야지."
철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넘어지면서 등에 돌을 찍힌 부분의 상처가 컸기 때문이었다.
"왜 그래?"
민서가 철인을 부축하여 일으켜 주었다.
"어디 다쳤어? 팔 말고 또 어디야?"
철인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민서는 조금 전에 싸움을 생각하였다.
잠시 철인이 넘어진 것을 기억하였다.
민서는 철인의 옷을 들어 등을 보았다.
등에 큰 상처가 있었다.
다행히 피는 멈췄지만 상당히 아플 것 같았다.
"가자."
철인이 움직였다.
두 사람은 산 여기 저기를 살펴보았다.
약 30분 정도 산을 살펴보았다.
동굴이 하나 보였다.
그리 큰 동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밤이슬은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철인은 주변에서 나무를 주워왔다.
늦가을이라 그런지 마른 나무가지가 많았다.
그리고 민서는 나뭇잎을 주워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두 사람을 서로 조금씩 힘이 되고 있었다.
철인이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나뭇잎에 불이 붙자 그 위에 나무가지를 올려놓았다.
그런대로 따뜻하게 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친데는 괜찮아?"
민서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난 항상 상처투성이였어. 이 정도는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거야? 얼른 자. 안도망갈테니. 어차피 갈 곳도 없어."
민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물끄러미 철인을 바라보았다.
"경찰과 범인이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 만났으면 좋았을텐데..."
민서는 속으로 생각하며 불 옆에 누웠다.
"아까 왜 나를 살렸지?"
"글쎄...그냥...죄를 더 이상 짓고 싶지 않아서...아니 지금까지 내가 지은 죄 갚아볼려고..."
"그래? 그게 이유였나? 아이러니하네."
민서는 서서히 눈이 감겨왔다.
잠이 쏟아지는 것이었다.
민서는 철인을 바라봤다.
철인은 무슨 생각에 잠겼는지 타오르는 불만 바라보고 있었다.
민서는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눈을 감고 말았다.
"학..하악..."
귀에 신음소리가 들렸다.
거친 숨소리였다.
정신이 점점 맑아지고 있었다.
"하악...하학...음...으..."
신음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민서는 순간적으로 눈을 떴다.
몸에 한기가 느껴졌다.
타오르던 불도 꺼져 재에 불씨만 남아있었다.
"하악...학...으....으..."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철인이었다.
철인의 입술이 파랗게 변한 채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아무래도 낮에 입은 상처가 심했고 일부 출혈이 있었던 것이 이제서야 몸을 통해 나타나는 것 같았다.
더구나 바닥은 차가운 습기가 올라오는 동굴이었다.
민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주워온 나무가 있었다.
민서는 불씨가 남아있는 재에 나뭇가지에서 나뭇잎을 떼어 넣었다.
그리고 그 위에 나뭇가지를 올려놓았다.
"후...후...후..."
몇 차례 입으로 바람을 불자 금새 불이 붙었다.
민서는 철인에게 가 그를 흔들어 깨웠다.
"황철인...황철인...괜찮나?"
철인은 눈을 떴다. 그러나 눈동자는 흐려 있었고 아무런 말도 못한 채 입술을 떨고 있었다.
민서는 자켓을 벗어 불 옆에 깔았다. 그리고 철인의 점퍼를 벗겼다.
그리고 민서의 자켓 옆에 깔았다.
민서는 철인을 바닥에 깐 옷 위로 옮겼다.
떨어진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나서 철인의 몸을 주물렀다.
혈액 순환을 빨리 해서 산소를 재빠르게 온 몸에 공급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철인의 몸은 변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민서는 철인의 옷을 벗겼다.
웃옷을 벗기자 매끈한 철인의 상체가 들어났다. 그리고 바지를 벗겼다.
철인은 민서에 의해 팬티차림의 알몸이 된 것이다.
민서는 철인의 허벅지에 앉아 철인의 온몸을 더욱 빠르고 세게 주물렀다.
불 옆에서 철인의 몸을 주물르다 보니 민서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손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쉬지 않고 민서는 계속 철인의 몸을 주물렀다.
한 동안 주물르자 체온이 돌아왔는지 철인의 몸에 한기는 가신 것 같았다.
파랗던 입술도 제 빛을 찾았고 떨던 입도 멈췄다.
민서의 이마에서 땀이 철인의 가슴으로 떨어졌다.
민서는 계속해서 철인의 팔과 다리, 가슴을 주물러 댔다.
철인의 가슴을 주물르던 민서의 손을 철인이 잡았다.
민서는 철인을 쳐다보았다.
"......"
철인이 민서를 향해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민서는 철인의 입에 귀를 대었다.
"그...만...해도...괜...찮...아."
민서는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 철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철인은 눈빛으로 민서보고 내려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마른 입술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고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민서가 철인의 입술에 손을 대었다.
마른 입술이 까칠까칠하게 만져졌다.
철인의 입술이 가볍게 떨렸다.
민서가 다시 귀를 대었다.
그러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민서가 고개를 들다가 철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술을 철인의 입술에 대었다.
민서의 입술이 철인의 입술 곳곳을 적셨다.
아랫입술을 핥았다가 윗입술을 핥았다가 하기도 하였고 혀를 이용해 철인의 입술을 적시기고 하였다.
그리고 혀를 철인의 입안에 집어넣어 철인의 입안 곳곳을 적시기도 하였다.
민서가 자신의 티를 벗었다.
그러자 큰 가슴이 브래지어 속에 모습을 감춘 채 나타났다.
민서가 철인의 젖꼭지를 힘차게 빨았다.
그러자 철인의 속눈썹이 파르르 가볍게 떨렸다.
민서의 입이 철인의 상체를 공격했다.
때로는 빨아대기도 했고 때로는 혀를 이용해 살짝살짝 터치도 하였다.
혀와 입의 위력이었는지 죽어있던 철인의 세포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몸이 아까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민서의 입이 가슴에서 배꼽으로 내려갔다.
배꼽을 애무하면서 두 손은 철인의 팬티를 서서히 내렸다.
중간쯤 내리자 철인의 엉덩이에 팬티가 걸려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민서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발기할대로 발기된 철인의 자지가 반쯤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신경은 잠시 마비가 되어 있어도 말초신경은 죽지 않았던 모양인가보다.
민서는 팬티를 힘껏 아래로 잡아 내렸다.
팬티가 발목까지 내려갔고 철인의 자지는 천장을 향해 솟구쳤다.
민서는 자지를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리고 손으로 서서히 물건을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입으로는 허벅지와 배꼽 주위를 핥아댔다.
철인의 물건이 점점 단단해지는 것 같았다.
귀두 부분이 자지에서 나온 물로 서서히 적셔지고 있었다.
민서는 자지를 입에 물었다.
몸통, 귀두를 정성껏 입에 넣고 빨아댔다. 마치 깨끗하게 입으로 씻겨주듯이...
"아..."
철인의 입에서 드디어 신음소리가 터졌다.
민서는 철인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서 손을 뒤로 해서 브래지어를 풀어 벗어버렸다.
크고 탄력있는 유방이 얼굴을 드러냈다.
민서는 유방을 자지에 대고 엎드렸다.
그리고 상체를 서서히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단단하고 큰 철인의 자지와 풍만하고 부드러운 민서의 유방이 만난 것이다.
철인의 자지는 민서의 유방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렸다.
"아...아..."
철인이 옅은 신음 소리를 냈다.
민서가 몸을 일으킨 다음 다시 입으로 자지를 물었다.
이번에는 입에 넣고 머리를 흔들어 목구멍까지 자지를 집어넣었다.
비릿하면서도 찝찌름한 맛이 나기도 했다.
민서는 계속해서 위아래로 움직였다.
"으...으..."
계속된 펠라치오에 입이 얼얼할 때는 입을 떼고 손으로 그리고 잠시 후에는 다시 입으로 이렇게 계속 철인을 애무했다.
철인은 눈을 찡긋이 감으며 고개를 옆으로 간혹 흔들었다.
민서가 입으로 계속 자지를 물고 흔들어댔다.
철인의 하체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굵은 허벅지의 근육이 굴곡을 그리며 나타났다.
민서는 더욱 빠르게 머리를 움직였다.
"아...으....나...나올려고..."
철인이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민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흑...흐윽....흑"
철인의 신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철인의 발가락이 앞으로 당겨지고 허벅지 근육이 더욱 튀어나왔다.
자지에 힘이 점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자지가 껄떡이더니 민서의 입에 정액을 쏟아냈다.
일부는 민서의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일부는 민서의 입에서 흘러나와 자지 기둥을 타고 밖으로 나왔다.
한동안 사정은 계속 되었다.
민서는 계속해서 자지를 애무하였다.
민서는 사정이 끝나자 입으로 정성스럽게 자지를 핥으며 닦아주었고 입안에 있던 정액은 뱉어냈다.
"?..."
침과 정액이 섞인 채 바닥에 떨어졌다.
"하악...하악...학..."
그 때까지도 철인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민서는 자신의 티와 바지, 철인의 웃옷을 깔고 철인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 철인의 팔을 베고 손으로 철인의 몸을 껴안았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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