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기동대]
제4부 영호의 갈등
주요인물
김영호 : 나이 3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위
이혜경 : 나이 32세, 김영호의 부인, 서울 경찰청 강력계 순경 출신
최동만 : 나이 4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총경
우지만 : 나이 3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사
송기호 : 나이 30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장
박민서 : 나이 2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정동효 : 나이 26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서선희 : 나이 2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따르릉...따르릉...
아침 7시 30분.
영호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다.
영호는 전화기를 바라봤다.
액정에 전화번호가 찍히지 않았다.
영호는 혜경이 연락이 되지 않자 이리저리 혜경을 수소문하던 중이었다.
"여보세요..."
영호는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영호씨..."
저 멀리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소리는 분명 혜경이었다.
"당신....어디야?"
"여보...흑흑흑..."
혜경은 영호의 목소리를 듣더니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여보...무슨 일이야? 여보세요."
혜경은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영호...잘 들어라."
그 때 전화기 넘어 혜경이 아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누구야?"
"그건 알 것 없고... 네 마누라와 너의 부하 둘을 내가 보호하고 있다."
"뭐...뭐라고?"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우선 내가 알려주는 장소로 와라. 물론 혼자 와야 하는 것은 알고 있겠지? 만일 다른 경찰이 같이 오거나 수상한 점이 있으면 네 와이프와 부하들은 죽는다. 알았나?"
"알았다. 장소는?"
"우선 중부 고속도로를 타라. 그리고 대전방향으로 직진해라. 내가 1시간 후에 다시 연락하겠다. 1시간이면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겠지. 그 때 정확한 장소를 알려준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꼭 혼자와야 한다."
상대방이 전화를 끊었다.
영호는 지체없이 옷과 총을 가지고 나갔다.
"반장님. 어디 가십니까?"
같이 있던 송기호가 물었으나 영호는 아무런 말없이 기동대를 빠져나갔다.
영호는 주차장에 가서 차에 올라타더니 시동을 걸었다.
따르릉...따르릉...
영호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영호는 핸드폰의 액정으로 발신자를 확인했다.
기호였다.
"여보세요?"
"반장님...어디 가십니까?"
"어...급하게 일이 생겨서...서장님께는 잘 말씀드리고...그리고 출근시간까지 출근못하는 대원이 있을거야. 그 사람들이 누군지 나한테 연락해줘."
"예??무슨 말씀이신지..."
"암튼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이야기할게. 그럼 끊을게.."
영호는 전화를 끊고 중부고속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제발...아무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영호는 빠르게 빠르게 규정 속도를 무시한 채 달리기 시작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
안성을 향해 달리는데 영호의 핸드폰이 또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지금쯤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겠지... 물론 다른 동료나 경찰에게는 연락하지 않았겠지?"
"어디냐? 어디로 가야하냐?"
"성격 급하시기는...네 마누라와 부하들은 멀쩡하다. 내가 지금부터 이 쪽으로 오는 길을 설명하겠다. 단 한 번만 설명할테니 잘 듣고 기억해서 찾아와라. 여기는 진천이다...."
전화기로 사내는 자신과 혜경, 부하들이 잡혀있는 장소를 설명해 주었다.
영호는 남자의 말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남자와의 전화 통화를 끊은 영호는 더욱 액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장소를 안 이상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르릉...따르릉...
다시 영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번에는 송기호였다.
"반장님...접니다."
"어...그래..."
"박순경과 정순경이 아직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전화 연락도 안되구요."
"그래...알았어."
"근데 무슨 일이..."
"음...아무래도 사고가 있는 거 같아. 내가 상황을 보고 다시 전화하지."
영호는 기호가 말을 할 시간도 없이 전화기를 끊어버렸다.
영호는 진천을 향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무슨 소리야?"
"아니...그게 말입니다."
기동대의 최동만 총경이 송기호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근무하던 사람이 뛰어 나가더니 이번에는 두 명이나 출근을 안하고 연락도 안된다고?"
"예...저도 무슨 영문인지..."
"서순경...빨리 김반장 섭외해봐."
"전화를 안받습니다. 그럼 핸드폰 위치 추적해봐."
"예...바로 협조 요청하겠습니다."
"그리고 송경장은 정형사 집에 전화해서 오늘 몇시에 출근했는지 알아보고...아무래도 뭔가 일이 터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최동만은 빠르게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려고 머리를 싸매고 생각에 잠겼다.
"서장님...정형사 어제 집에 안들어왔답니다. 그리고 김반장이 나갈 때 누가 출근 못하는지 알려달라고 해서 제가 전화를 해서 알려줬습니다."
"그래???그러면 김반장은 이미 누가 출근 못할 것이라고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인데..."
...
"누가 기동대를 노리고 두 사람을 납치 또는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아."
"예??? 아니 어떻게 경찰을..."
송기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냐...우리가 강력한 사건을 담당한 사람들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우경사...최근 사건 파일 분석해서 그럴 만한 인물이 있나 찾아봐."
"정순경...정순경"
민서가 동효를 보며 소리쳤다.
동효는 의자에 앉힌 채 묶여 있는 상태였고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끌끌끌...소리 안질러도 돼. 죽지 않았으니까..."
불도저가 민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곧이어 띨빡이 바가지로 물을 담아 동효에게 뿌렸다.
두 세 번을 연속으로 물을 뿌리자 그 때서야 동효가 눈을 뜨기 시작했다.
"정순경...괜찮아..."
민서가 동효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정신이 제대로 못차린 듯 동효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어 소리나는 쪽을 바라봤다.
"헉..."
동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두 팔이 머리 위로 쭉 펴진 채 민서와 혜경이 묶여 있었고 두 사람은 거의 발가벗긴 상태로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거기에 민서는 팬티만 입은 채 젖가슴을 노출한 상태로 있는 것이다.
동효를 본 민서나 혜경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얼마나 맞았는지 눈은 퉁퉁 부어 올라있고 입술은 터져 있는 것이 사람의 얼굴이 아닌 것이었다.
"얼마나 사람을 때렸으면..."
혜경은 동효의 얼굴을 보자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동효가 일어나기 위해 몸을 썼지만 이미 의자에 단단하게 묶여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였다.
"조금만 기다려라...너희를 구하러 한 남자가 열심히 호랑이 굴로 들어오고 있으니까..."
쇼파에 철인이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영호씨가..."
혜경은 달려오는 남자가 영호라는 느낌이 들었다.
"형님...그 놈은 어떻게 잡을까요?"
"절대 1:1로 붙어서는 어려워. 내게 좋은 수가 있어. 우선 그 놈만 잡으면 기동대의 반 이상은 잡은 것이라고 보면 돼."
철인은 웃으며 자신감을 내비췄고 그 모습을 보는 혜경은 마음 속으로 불안감이 밀려 들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 있던 점박이가 들어왔다.
"형님...놈이 온 거 같습니다."
철인은 눈을 감고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밖에 나갔다.
멀리 차 한 대가 질주를 하듯 달려오고 있었다.
"그 놈인 거 같다. 들어가자..."
철인은 공장 안으로 들어오자 혜경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혜경의 손에 묶인 밧줄을 풀었다.
그러자 혜경이 힘없이 바닥에 풀썩 떨어지며 쓰러졌다.
"네 낭군님이 오셨다."
철인은 혜경의 뒤로 가서 혜경을 끌고 나갔다.
어느 정도 밖에서 기다리니 영호의 모습이 나타났다.
철인은 혜경의 목을 뒤에서 감싸 안으며 혜경의 목에 칼을 대었다.
"어서 오시게나."
철인이 영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철인의 소리에 깜짝 놀란 영호는 권총을 꺼내들고 철인 쪽으로 조준을 했다.
철인이 속옷차림의 혜경 뒤에서 칼을 혜경의 목에 대고 서 있는 것이었다.
"허허...성격도 급하시지."
영호는 아무런 말없이 한발짝 한발짝 조심스럽게 앞으로 움직였다.
"김영호. 잘 왔다."
영호는 철인의 얼굴을 뚤어지게 쳐다봤다.
"아니...넌..."
"그래 날 알아보시는군."
"어서 내 부인과 부하들은 보내라."
"무슨 소리... 내가 그럴려고 널 불렀나?"
"네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나? 넌 잡히게 되며 또 다시 교도소를 가야한다. 아마 이번에는 청송교도소로 보내질걸..."
"그건 네가 상관할 바 아니지 않나? 그리고 난 안잡혀. 죽으면 죽었지 잡히지 않을거야."
영호는 더욱 앞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인철의 머리를 향해 정조준하였다.
"쏘실려고???그래...한번 쏴 봐."
영호는 인철을 향해 정확히 조준하였다.
"여기 너의 사랑스런 마누라가 있다. 네가 쏘는 동시에 네 마누라는 죽어."
"여보...상관말고 쏘세요."
혜경이 소리쳤다.
"쏘라구...내가 죽으면 저 안에 있는 네 부하 둘도 죽는다. 어서 쏴..."
"영호씨...방아쇠 당기세요. 안그러면 당신도...당신도 잡혀요."
영호는 이마와 등줄기에서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언제나 사격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자신의 아내를 앞에 두고 있는 사내를 향해 어찌 방아쇠를 당길 수 있겠는가?
그리고 설령 철인을 맞혔다 하더라도 혜경이 살 수 있다는 것과 민서와 동효가 살 수 있다는 것이 보장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경찰 양반...맘이 약해서 못 쏘는가? 이런이런...경찰이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의 경찰이 자신의 부인 때문에 눈 앞에서 범인을 놓치겠군...이런...하하하..."
영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앞에서 철인은 비웃으며 자신을 놀리고 있었고 영호 스스로도 자존심이 상해 있었지만 그래도 혜경을 앞에 두고 총을 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여보...당신마저 여기서 무너지면 다 끝나는 거에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
혜경이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영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영호씨...나 당신 총에 맞아도 괜찮아요. 난 안죽어요. 당신 가슴에 영원히 있을거에요. 쏘세요. 당당하게 대한민국 최고의 경찰답게 쏘세요."
"김영호...쏴...당신의 아내가 당당하게 쏘라고 하잖아. 내 얼굴을 정확히 놓고 쏘라구..."
철인이 영호를 자극했다.
그러나 철인은 영호가 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 비꼬듯이 이야기 했다.
영호의 손 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손에 땀이 났다.
"반장님..."
문 쪽에서 또 한 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서였다.
점박이가 철인처럼 민서의 뒤에서 칼을 민서의 목에 대고 서있었다.
영호는 놀랬다.
혜경의 속옷 차림도 놀랬지만 이번에 민서는 커다란 유방이 드러난 채 팬티만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호의 두 눈에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영호는 상당히 흥분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부인을 능멸하고 자신의 부하를 욕보인 자를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음...자신의 부하의 벗은 몸을 보니 흥분되나? 흐흐흐...걱정하지 말게. 아직 아무런 일도 없었으니까...하지만 이제부터야. 네가 우릴 이기면 괜찮지만 지게 되면 정말 네가 생각한 일이 벌어질지도...어서 쏘라구...네 부인과 네 부하를 욕보이지 않을려면...하하하..."
철인이 큰 소리로 웃자 옆에서 점박이도 같이 웃었다.
영호는 다시 철인의 얼굴에 총을 조준하였다.
오른손으로 총을 겨눴고 왼 손으로 총을 받쳐 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서서히 검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탕...
영호의 총에서 소리가 났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숨을 죽이는 고요함이 흘렀다.
......
영호가 총을 떨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으하하...대한민국 최고의 경찰도 결국 쏘지 못하는군... 얘들아... 김영호 경위님을 조용히 모셔라..."
"여보..."
"반장님...흐흑..."
영호는 결국 철인을 향해 쏘지 못하고 허공을 향해 총알을 날려 버렸다.
최고의 경찰 김영호도 사랑하는 부인 앞에서는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불도저와 띨빡, 갈치가 앉아있는 영호의 팔과 상체를 밧줄로 묶었다.
그리고 영호와 혜경, 민서는 철인 일당에게 이끌려 다시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제4부 영호의 갈등
주요인물
김영호 : 나이 3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위
이혜경 : 나이 32세, 김영호의 부인, 서울 경찰청 강력계 순경 출신
최동만 : 나이 4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총경
우지만 : 나이 3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사
송기호 : 나이 30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경장
박민서 : 나이 28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정동효 : 나이 26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서선희 : 나이 25세, 서울 경찰청 특수 기동대 순경
따르릉...따르릉...
아침 7시 30분.
영호의 핸드폰이 울리고 있다.
영호는 전화기를 바라봤다.
액정에 전화번호가 찍히지 않았다.
영호는 혜경이 연락이 되지 않자 이리저리 혜경을 수소문하던 중이었다.
"여보세요..."
영호는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영호씨..."
저 멀리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소리는 분명 혜경이었다.
"당신....어디야?"
"여보...흑흑흑..."
혜경은 영호의 목소리를 듣더니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여보...무슨 일이야? 여보세요."
혜경은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영호...잘 들어라."
그 때 전화기 넘어 혜경이 아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누구야?"
"그건 알 것 없고... 네 마누라와 너의 부하 둘을 내가 보호하고 있다."
"뭐...뭐라고?"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우선 내가 알려주는 장소로 와라. 물론 혼자 와야 하는 것은 알고 있겠지? 만일 다른 경찰이 같이 오거나 수상한 점이 있으면 네 와이프와 부하들은 죽는다. 알았나?"
"알았다. 장소는?"
"우선 중부 고속도로를 타라. 그리고 대전방향으로 직진해라. 내가 1시간 후에 다시 연락하겠다. 1시간이면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겠지. 그 때 정확한 장소를 알려준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꼭 혼자와야 한다."
상대방이 전화를 끊었다.
영호는 지체없이 옷과 총을 가지고 나갔다.
"반장님. 어디 가십니까?"
같이 있던 송기호가 물었으나 영호는 아무런 말없이 기동대를 빠져나갔다.
영호는 주차장에 가서 차에 올라타더니 시동을 걸었다.
따르릉...따르릉...
영호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영호는 핸드폰의 액정으로 발신자를 확인했다.
기호였다.
"여보세요?"
"반장님...어디 가십니까?"
"어...급하게 일이 생겨서...서장님께는 잘 말씀드리고...그리고 출근시간까지 출근못하는 대원이 있을거야. 그 사람들이 누군지 나한테 연락해줘."
"예??무슨 말씀이신지..."
"암튼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이야기할게. 그럼 끊을게.."
영호는 전화를 끊고 중부고속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제발...아무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영호는 빠르게 빠르게 규정 속도를 무시한 채 달리기 시작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
안성을 향해 달리는데 영호의 핸드폰이 또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지금쯤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겠지... 물론 다른 동료나 경찰에게는 연락하지 않았겠지?"
"어디냐? 어디로 가야하냐?"
"성격 급하시기는...네 마누라와 부하들은 멀쩡하다. 내가 지금부터 이 쪽으로 오는 길을 설명하겠다. 단 한 번만 설명할테니 잘 듣고 기억해서 찾아와라. 여기는 진천이다...."
전화기로 사내는 자신과 혜경, 부하들이 잡혀있는 장소를 설명해 주었다.
영호는 남자의 말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남자와의 전화 통화를 끊은 영호는 더욱 액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장소를 안 이상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르릉...따르릉...
다시 영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번에는 송기호였다.
"반장님...접니다."
"어...그래..."
"박순경과 정순경이 아직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전화 연락도 안되구요."
"그래...알았어."
"근데 무슨 일이..."
"음...아무래도 사고가 있는 거 같아. 내가 상황을 보고 다시 전화하지."
영호는 기호가 말을 할 시간도 없이 전화기를 끊어버렸다.
영호는 진천을 향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무슨 소리야?"
"아니...그게 말입니다."
기동대의 최동만 총경이 송기호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근무하던 사람이 뛰어 나가더니 이번에는 두 명이나 출근을 안하고 연락도 안된다고?"
"예...저도 무슨 영문인지..."
"서순경...빨리 김반장 섭외해봐."
"전화를 안받습니다. 그럼 핸드폰 위치 추적해봐."
"예...바로 협조 요청하겠습니다."
"그리고 송경장은 정형사 집에 전화해서 오늘 몇시에 출근했는지 알아보고...아무래도 뭔가 일이 터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최동만은 빠르게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하려고 머리를 싸매고 생각에 잠겼다.
"서장님...정형사 어제 집에 안들어왔답니다. 그리고 김반장이 나갈 때 누가 출근 못하는지 알려달라고 해서 제가 전화를 해서 알려줬습니다."
"그래???그러면 김반장은 이미 누가 출근 못할 것이라고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인데..."
...
"누가 기동대를 노리고 두 사람을 납치 또는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아."
"예??? 아니 어떻게 경찰을..."
송기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냐...우리가 강력한 사건을 담당한 사람들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우경사...최근 사건 파일 분석해서 그럴 만한 인물이 있나 찾아봐."
"정순경...정순경"
민서가 동효를 보며 소리쳤다.
동효는 의자에 앉힌 채 묶여 있는 상태였고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끌끌끌...소리 안질러도 돼. 죽지 않았으니까..."
불도저가 민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곧이어 띨빡이 바가지로 물을 담아 동효에게 뿌렸다.
두 세 번을 연속으로 물을 뿌리자 그 때서야 동효가 눈을 뜨기 시작했다.
"정순경...괜찮아..."
민서가 동효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정신이 제대로 못차린 듯 동효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어 소리나는 쪽을 바라봤다.
"헉..."
동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두 팔이 머리 위로 쭉 펴진 채 민서와 혜경이 묶여 있었고 두 사람은 거의 발가벗긴 상태로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거기에 민서는 팬티만 입은 채 젖가슴을 노출한 상태로 있는 것이다.
동효를 본 민서나 혜경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얼마나 맞았는지 눈은 퉁퉁 부어 올라있고 입술은 터져 있는 것이 사람의 얼굴이 아닌 것이었다.
"얼마나 사람을 때렸으면..."
혜경은 동효의 얼굴을 보자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동효가 일어나기 위해 몸을 썼지만 이미 의자에 단단하게 묶여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였다.
"조금만 기다려라...너희를 구하러 한 남자가 열심히 호랑이 굴로 들어오고 있으니까..."
쇼파에 철인이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영호씨가..."
혜경은 달려오는 남자가 영호라는 느낌이 들었다.
"형님...그 놈은 어떻게 잡을까요?"
"절대 1:1로 붙어서는 어려워. 내게 좋은 수가 있어. 우선 그 놈만 잡으면 기동대의 반 이상은 잡은 것이라고 보면 돼."
철인은 웃으며 자신감을 내비췄고 그 모습을 보는 혜경은 마음 속으로 불안감이 밀려 들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 있던 점박이가 들어왔다.
"형님...놈이 온 거 같습니다."
철인은 눈을 감고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밖에 나갔다.
멀리 차 한 대가 질주를 하듯 달려오고 있었다.
"그 놈인 거 같다. 들어가자..."
철인은 공장 안으로 들어오자 혜경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혜경의 손에 묶인 밧줄을 풀었다.
그러자 혜경이 힘없이 바닥에 풀썩 떨어지며 쓰러졌다.
"네 낭군님이 오셨다."
철인은 혜경의 뒤로 가서 혜경을 끌고 나갔다.
어느 정도 밖에서 기다리니 영호의 모습이 나타났다.
철인은 혜경의 목을 뒤에서 감싸 안으며 혜경의 목에 칼을 대었다.
"어서 오시게나."
철인이 영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철인의 소리에 깜짝 놀란 영호는 권총을 꺼내들고 철인 쪽으로 조준을 했다.
철인이 속옷차림의 혜경 뒤에서 칼을 혜경의 목에 대고 서 있는 것이었다.
"허허...성격도 급하시지."
영호는 아무런 말없이 한발짝 한발짝 조심스럽게 앞으로 움직였다.
"김영호. 잘 왔다."
영호는 철인의 얼굴을 뚤어지게 쳐다봤다.
"아니...넌..."
"그래 날 알아보시는군."
"어서 내 부인과 부하들은 보내라."
"무슨 소리... 내가 그럴려고 널 불렀나?"
"네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나? 넌 잡히게 되며 또 다시 교도소를 가야한다. 아마 이번에는 청송교도소로 보내질걸..."
"그건 네가 상관할 바 아니지 않나? 그리고 난 안잡혀. 죽으면 죽었지 잡히지 않을거야."
영호는 더욱 앞으로 전진했다. 그리고 인철의 머리를 향해 정조준하였다.
"쏘실려고???그래...한번 쏴 봐."
영호는 인철을 향해 정확히 조준하였다.
"여기 너의 사랑스런 마누라가 있다. 네가 쏘는 동시에 네 마누라는 죽어."
"여보...상관말고 쏘세요."
혜경이 소리쳤다.
"쏘라구...내가 죽으면 저 안에 있는 네 부하 둘도 죽는다. 어서 쏴..."
"영호씨...방아쇠 당기세요. 안그러면 당신도...당신도 잡혀요."
영호는 이마와 등줄기에서 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언제나 사격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자신의 아내를 앞에 두고 있는 사내를 향해 어찌 방아쇠를 당길 수 있겠는가?
그리고 설령 철인을 맞혔다 하더라도 혜경이 살 수 있다는 것과 민서와 동효가 살 수 있다는 것이 보장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경찰 양반...맘이 약해서 못 쏘는가? 이런이런...경찰이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의 경찰이 자신의 부인 때문에 눈 앞에서 범인을 놓치겠군...이런...하하하..."
영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앞에서 철인은 비웃으며 자신을 놀리고 있었고 영호 스스로도 자존심이 상해 있었지만 그래도 혜경을 앞에 두고 총을 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여보...당신마저 여기서 무너지면 다 끝나는 거에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
혜경이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영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영호씨...나 당신 총에 맞아도 괜찮아요. 난 안죽어요. 당신 가슴에 영원히 있을거에요. 쏘세요. 당당하게 대한민국 최고의 경찰답게 쏘세요."
"김영호...쏴...당신의 아내가 당당하게 쏘라고 하잖아. 내 얼굴을 정확히 놓고 쏘라구..."
철인이 영호를 자극했다.
그러나 철인은 영호가 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 비꼬듯이 이야기 했다.
영호의 손 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손에 땀이 났다.
"반장님..."
문 쪽에서 또 한 명의 목소리가 들렸다.
민서였다.
점박이가 철인처럼 민서의 뒤에서 칼을 민서의 목에 대고 서있었다.
영호는 놀랬다.
혜경의 속옷 차림도 놀랬지만 이번에 민서는 커다란 유방이 드러난 채 팬티만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호의 두 눈에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영호는 상당히 흥분되기 시작했다.
자신의 부인을 능멸하고 자신의 부하를 욕보인 자를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음...자신의 부하의 벗은 몸을 보니 흥분되나? 흐흐흐...걱정하지 말게. 아직 아무런 일도 없었으니까...하지만 이제부터야. 네가 우릴 이기면 괜찮지만 지게 되면 정말 네가 생각한 일이 벌어질지도...어서 쏘라구...네 부인과 네 부하를 욕보이지 않을려면...하하하..."
철인이 큰 소리로 웃자 옆에서 점박이도 같이 웃었다.
영호는 다시 철인의 얼굴에 총을 조준하였다.
오른손으로 총을 겨눴고 왼 손으로 총을 받쳐 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서서히 검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탕...
영호의 총에서 소리가 났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숨을 죽이는 고요함이 흘렀다.
......
영호가 총을 떨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으하하...대한민국 최고의 경찰도 결국 쏘지 못하는군... 얘들아... 김영호 경위님을 조용히 모셔라..."
"여보..."
"반장님...흐흑..."
영호는 결국 철인을 향해 쏘지 못하고 허공을 향해 총알을 날려 버렸다.
최고의 경찰 김영호도 사랑하는 부인 앞에서는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불도저와 띨빡, 갈치가 앉아있는 영호의 팔과 상체를 밧줄로 묶었다.
그리고 영호와 혜경, 민서는 철인 일당에게 이끌려 다시 공장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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