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하늘에 별만 무성히 빛난다. 어제만 해도 아버지 사랑에서 별을 헤었건만,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리고 내 누이들도 다 죽었다. 아마 매형과 큰 누이 그리고 조카녀석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조카는 이제 갓 백일이 되었는데…
“정신 차린 것 안다. 이제 앉아라”
“…”
“그래 네 속 안다.”
“네가 무엇인데 내게 반말 짓거리이며, 네가 무엇이건데 내 속을 안다 하느냐?”
“그래 나도 반가의 자제이다. 비록 무반이지만, 어영에 몸을 담으셨던 박승환 참령이 내 조부 되시느니라 내 망국조신의 자제라는 신분을 떠나더라도 반상이 혁파된 지 오래인데 손위인 내게 네게 하대를 못할 이유 어디 있더냐?”
박승환 참령…
1907년 7월19일 고종 황제께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의 사주를 받은 이완용 송병준 내각의 강요로 순종에게 양위 소칙을 발표했다. 20여일이 지나 군대가 해산된 그날 서울 동대문 밖 훈련원에 맨손 훈련을 한다고 병사들을 집합시켜 놓고 갑자기 군부협판 한진창이 순종의 ‘군대해산 소칙’을 낭독하였다. 놀란 병사들이 주위를 살펴 보니 이미 일본 헌병들이 중무장한 채 둘러싸 있었다.그 자리에서 계급장을 떼고 약간의 돈푼을 나눠준 뒤 해산시켰다. 길거리로 나오면서 온백성과 함께 통곡하고 수치스러운 돈을 던져버렸다.
그때, 이 기막힌 소식을 들은 황실근위부대 제1대대장이 격분하여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기고 자결, 순국하였다.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했으니 만번 죽은들 무엇이 아깝겠는가?”
대대장의 자결로 격분한 병사들이 무기고를 열어 총을 들고 남대문 밖 일본군 주둔지를 공격했으나 기다렸다는 듯 일본군이 일제 사격하여 괴멸되었다 이것이 8.1치욕이고 자결한 황실근위부대 제 1대대장이 박승환 참령 박영감이다.
조선 팔도에 박영감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비록 30년이 다 되가는 지금이지만 말이다.
“박영감의 손이오?”
“이미 반상은 혁파되었고 새 세상이 온지 오래이다. 빌어먹을 왜놈세상이긴 하나, 그것은 되 찾으면 그만인 것이다.”
“…”
“아무 연고 없는 너희 집에 내 들어가게 되어 일가를 멸족시킨 것은 참으로 후회막급이고 네게 정말 얼굴 들기 민망하나, 너희 아버지의 유훈을 들어 너를 꼭 지켜주겠다.”
“…”
“그래 가만히 쉬거라. 오늘밤은 산허리에서 잠깐 쉬고 새벽어름에 다시 시내로 들어가자 숨을 곳이 있다.”
나는 아직 어리다. 반가의 교육도 받고 신학문을 공부해 조숙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도 아직 12살 어린 아이다. 무섭기만 했던 아버지, 차분한 어머니, 그리고 너무 이쁜 누나들이 그리운 것이다. 바로 오늘 아침만 해도 금침에서 일어났지만 지금은 추운 산속이다. 봄이라고 해도 아직은 꽃샘바람이 새큰하고 밤에는 섣달에 버금가게 춥다. 몸을 덮은 것은 마른 나뭇가지와 썩은 낙엽이요 왠일인지 불도 아니 피웠다. 점심도 거르고 나왔는데…
“배가 고파요…”
“나도 고프다. 참아라”
“추워요 불을 피우면 안될까요?”
“아직 추격꾼이 있다. 내 일부러 시간을 끌어 가까이에 숨어 있지만 불을 피우면 발각이 된단 말이다.”
“어떻해요…”
“참아라 너희 아버지는 묏동도 못쓰시고 한데 계시지 않느냐…”
“…”
“춥고 배고픈데…”
“…”
나도 어느정도 생각은 있다. 물론 지금 불을 피운다거나 먹을 것을 구하러 동리로 내려가는 것은 섶을 지고 불 속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것 쯤은 안다. 하지만 나는 어린애 아닌가? 그때 낮에 내 동무 주혁이가 바꿔온 엿이 생각이 났다. 안 섭에 넣어두었는데… 있다.
“오도독 쪽쪽”
“가만히 빨아먹어라 깨무는 소리에 짐승이 내려올 수도 있다. 지금 짐승이 오면 처리할 방법도 없어 조용히 해라”
“그래도… 씹어 먹을래요 배고파요”
“그래도 그러네 널 두고 나 혼자 내려간다.”
“알았어요 조용히 있을께요”
“꼬로록~”
청년의 뱃소리가 요란하다. 청년도 몹시 굶은 것 같다.
“좀 먹을래요?”
“되었다. 너나 먹어라 나는 아직 견딜만 하다.”
“아저씨 다쳤잖아요.”
“괜찮다. 너는 삼시 세끼 밥을 다 챙겼겠지만, 반도 민중 중에 하루 두끼 하는 사람도 적은 편이다. 한끼에 만족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인데… 하루쯤 굶는다고 무슨 대수겠느냐?”
“아니 다 농사를 짓는데 왜 굶어요?”
“너는 아직 세상을 모른다.”
“저도 잘 알아요.”
“조선엔 세 가지 농민이 있다. 자작농과 소작농 그리고 마름. 그나마 있던 자작농도 산미증식계획이나 비례 세제에 의해 몰락하고 이제 농민의 8할이 소작농이니라… 한해 농사가 아무리 풍년이면 무엇하겠느냐 소작농에게는 지주를 대신하여 세금을 낼 의무와 지주에게 소작료를 내야할 의무가 있다. 지세 1할과 소작료 5~6할을 제하면 단 3할만으로 1년을 살아야 하느니라… 작황이 좋다 하더라도 몇 마지기 안되는 소작지에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그뿐이더냐? 마름이란 자들이 있어 지주의 심부름을 하는데 소작료를 징수하고 소작 계약을 연장하는데 실질적인 힘을 가진 자들이니라 글을 모르는 농민들이 세금을 어찌 알겠느냐? 마름들이 중간에서 농간을 치니 어찌 농민들이 살수 있겠느냐?”
“마른 하늘에 이런 도적이 어디 있습니까?”
“그 뿐이 아니다. 모자란 먹거리로 마름이나 지주에게 빚을 지게 되는데 이 빚이 물건이니라 보릿고개를 버티기 위해 봄에 빚을 내면 가을에는 월 2할의 이자를 물어 원금보다 이자가 더 크게 되어 있느니라. 세금과 소작료, 마름의 농간 지주의 고리에 빠지면, 소작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게 되느니… 처음엔 농구를 팔고 텃밭을 내주고 집을 내주고 딸을 내놓고 아들을 팔아야 한다. 그러고도 농민은 그 자리에 있다.”
“순사는 도대체 그런 나쁜 자들을 왜 안 잡아 갑니까?”
“왜인들은 그 못된 지주와 마름과 한패라, 농민이 억울함을 지소에 가서 읍소하면 누구하나 들어주는 자가 없이 읍소한 농민만 경을 치게 되고 다음해 소작만 끊기게 되느니라. 자기 목이 걸려 있는데 아무도 나서지 못한다.”
“그럼 어찌 살아 갑니까?”
“나라 잃은 민초에게 무슨 힘이 있겠느냐?”
“어찌 맑은 하늘 아래 그런 억울한 일이 있겠습니까?
“그 뿐만이 아니다. 농민이 농지를 버리고 도시로 나와도 임금을 체불하는 악덕 업주의 상점이나 공장, 공사판에서 굶어 죽기 일쑤이고 팔려간 아이들은 노비처럼 부림을 당하며, 끌려간 여자 아이들은 유곽에서 왜인과 왜인 패인 조선개들을 하루에 열 댓명씩 받아야 하느니라.”
“말도 안돼…”
“너는 세상을 아직 모른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죠?”
“이보다 더 기가 막힌 일이 널려 있다. 내 도망길이긴 하나 네게 이런 것을 보여줄 시간은 있느니라. 너는 목숨 빚이 있는 자라 나와 같은 아나키스트의 길을 걸어서는 아니 되지만 알고 있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다면 운동가와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운동가요..?”
“그래 나 같은 사람을 운동가라 부른다. 왜놈들은 불령선인이라고들 하지…”
To be Continued…
“정신 차린 것 안다. 이제 앉아라”
“…”
“그래 네 속 안다.”
“네가 무엇인데 내게 반말 짓거리이며, 네가 무엇이건데 내 속을 안다 하느냐?”
“그래 나도 반가의 자제이다. 비록 무반이지만, 어영에 몸을 담으셨던 박승환 참령이 내 조부 되시느니라 내 망국조신의 자제라는 신분을 떠나더라도 반상이 혁파된 지 오래인데 손위인 내게 네게 하대를 못할 이유 어디 있더냐?”
박승환 참령…
1907년 7월19일 고종 황제께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의 사주를 받은 이완용 송병준 내각의 강요로 순종에게 양위 소칙을 발표했다. 20여일이 지나 군대가 해산된 그날 서울 동대문 밖 훈련원에 맨손 훈련을 한다고 병사들을 집합시켜 놓고 갑자기 군부협판 한진창이 순종의 ‘군대해산 소칙’을 낭독하였다. 놀란 병사들이 주위를 살펴 보니 이미 일본 헌병들이 중무장한 채 둘러싸 있었다.그 자리에서 계급장을 떼고 약간의 돈푼을 나눠준 뒤 해산시켰다. 길거리로 나오면서 온백성과 함께 통곡하고 수치스러운 돈을 던져버렸다.
그때, 이 기막힌 소식을 들은 황실근위부대 제1대대장이 격분하여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기고 자결, 순국하였다.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했으니 만번 죽은들 무엇이 아깝겠는가?”
대대장의 자결로 격분한 병사들이 무기고를 열어 총을 들고 남대문 밖 일본군 주둔지를 공격했으나 기다렸다는 듯 일본군이 일제 사격하여 괴멸되었다 이것이 8.1치욕이고 자결한 황실근위부대 제 1대대장이 박승환 참령 박영감이다.
조선 팔도에 박영감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비록 30년이 다 되가는 지금이지만 말이다.
“박영감의 손이오?”
“이미 반상은 혁파되었고 새 세상이 온지 오래이다. 빌어먹을 왜놈세상이긴 하나, 그것은 되 찾으면 그만인 것이다.”
“…”
“아무 연고 없는 너희 집에 내 들어가게 되어 일가를 멸족시킨 것은 참으로 후회막급이고 네게 정말 얼굴 들기 민망하나, 너희 아버지의 유훈을 들어 너를 꼭 지켜주겠다.”
“…”
“그래 가만히 쉬거라. 오늘밤은 산허리에서 잠깐 쉬고 새벽어름에 다시 시내로 들어가자 숨을 곳이 있다.”
나는 아직 어리다. 반가의 교육도 받고 신학문을 공부해 조숙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도 아직 12살 어린 아이다. 무섭기만 했던 아버지, 차분한 어머니, 그리고 너무 이쁜 누나들이 그리운 것이다. 바로 오늘 아침만 해도 금침에서 일어났지만 지금은 추운 산속이다. 봄이라고 해도 아직은 꽃샘바람이 새큰하고 밤에는 섣달에 버금가게 춥다. 몸을 덮은 것은 마른 나뭇가지와 썩은 낙엽이요 왠일인지 불도 아니 피웠다. 점심도 거르고 나왔는데…
“배가 고파요…”
“나도 고프다. 참아라”
“추워요 불을 피우면 안될까요?”
“아직 추격꾼이 있다. 내 일부러 시간을 끌어 가까이에 숨어 있지만 불을 피우면 발각이 된단 말이다.”
“어떻해요…”
“참아라 너희 아버지는 묏동도 못쓰시고 한데 계시지 않느냐…”
“…”
“춥고 배고픈데…”
“…”
나도 어느정도 생각은 있다. 물론 지금 불을 피운다거나 먹을 것을 구하러 동리로 내려가는 것은 섶을 지고 불 속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것 쯤은 안다. 하지만 나는 어린애 아닌가? 그때 낮에 내 동무 주혁이가 바꿔온 엿이 생각이 났다. 안 섭에 넣어두었는데… 있다.
“오도독 쪽쪽”
“가만히 빨아먹어라 깨무는 소리에 짐승이 내려올 수도 있다. 지금 짐승이 오면 처리할 방법도 없어 조용히 해라”
“그래도… 씹어 먹을래요 배고파요”
“그래도 그러네 널 두고 나 혼자 내려간다.”
“알았어요 조용히 있을께요”
“꼬로록~”
청년의 뱃소리가 요란하다. 청년도 몹시 굶은 것 같다.
“좀 먹을래요?”
“되었다. 너나 먹어라 나는 아직 견딜만 하다.”
“아저씨 다쳤잖아요.”
“괜찮다. 너는 삼시 세끼 밥을 다 챙겼겠지만, 반도 민중 중에 하루 두끼 하는 사람도 적은 편이다. 한끼에 만족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인데… 하루쯤 굶는다고 무슨 대수겠느냐?”
“아니 다 농사를 짓는데 왜 굶어요?”
“너는 아직 세상을 모른다.”
“저도 잘 알아요.”
“조선엔 세 가지 농민이 있다. 자작농과 소작농 그리고 마름. 그나마 있던 자작농도 산미증식계획이나 비례 세제에 의해 몰락하고 이제 농민의 8할이 소작농이니라… 한해 농사가 아무리 풍년이면 무엇하겠느냐 소작농에게는 지주를 대신하여 세금을 낼 의무와 지주에게 소작료를 내야할 의무가 있다. 지세 1할과 소작료 5~6할을 제하면 단 3할만으로 1년을 살아야 하느니라… 작황이 좋다 하더라도 몇 마지기 안되는 소작지에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그뿐이더냐? 마름이란 자들이 있어 지주의 심부름을 하는데 소작료를 징수하고 소작 계약을 연장하는데 실질적인 힘을 가진 자들이니라 글을 모르는 농민들이 세금을 어찌 알겠느냐? 마름들이 중간에서 농간을 치니 어찌 농민들이 살수 있겠느냐?”
“마른 하늘에 이런 도적이 어디 있습니까?”
“그 뿐이 아니다. 모자란 먹거리로 마름이나 지주에게 빚을 지게 되는데 이 빚이 물건이니라 보릿고개를 버티기 위해 봄에 빚을 내면 가을에는 월 2할의 이자를 물어 원금보다 이자가 더 크게 되어 있느니라. 세금과 소작료, 마름의 농간 지주의 고리에 빠지면, 소작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게 되느니… 처음엔 농구를 팔고 텃밭을 내주고 집을 내주고 딸을 내놓고 아들을 팔아야 한다. 그러고도 농민은 그 자리에 있다.”
“순사는 도대체 그런 나쁜 자들을 왜 안 잡아 갑니까?”
“왜인들은 그 못된 지주와 마름과 한패라, 농민이 억울함을 지소에 가서 읍소하면 누구하나 들어주는 자가 없이 읍소한 농민만 경을 치게 되고 다음해 소작만 끊기게 되느니라. 자기 목이 걸려 있는데 아무도 나서지 못한다.”
“그럼 어찌 살아 갑니까?”
“나라 잃은 민초에게 무슨 힘이 있겠느냐?”
“어찌 맑은 하늘 아래 그런 억울한 일이 있겠습니까?
“그 뿐만이 아니다. 농민이 농지를 버리고 도시로 나와도 임금을 체불하는 악덕 업주의 상점이나 공장, 공사판에서 굶어 죽기 일쑤이고 팔려간 아이들은 노비처럼 부림을 당하며, 끌려간 여자 아이들은 유곽에서 왜인과 왜인 패인 조선개들을 하루에 열 댓명씩 받아야 하느니라.”
“말도 안돼…”
“너는 세상을 아직 모른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죠?”
“이보다 더 기가 막힌 일이 널려 있다. 내 도망길이긴 하나 네게 이런 것을 보여줄 시간은 있느니라. 너는 목숨 빚이 있는 자라 나와 같은 아나키스트의 길을 걸어서는 아니 되지만 알고 있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다면 운동가와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운동가요..?”
“그래 나 같은 사람을 운동가라 부른다. 왜놈들은 불령선인이라고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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