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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19:50 834회 0건
[ 23부 ]
최후의 통첩 18시간전(3)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저녁이었다..
새벽에 자행된 "새벽별"의 핵(核)공격으로 전 세계는 구세주 탄생의 기쁨이 아닌 악몽의 종말을 맞이하고 있었고, 언제다시 그들의 공격이 시작될지 공포에 떨며 귀추를 주목하고 있었다.
그들이 정한 최후의 통첩..18시간 전임을 알고 있는 자는 지구상에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서울...오후 6시.
거리는 텅 비어있었지만 간간히 문을 연 "숍"의 윈도우에 걸쳐진 "크리스마스"트리의 반짝거리는 전구가 이채롭게 보였고, 잠시 그쳤던 싸락눈이 가로등불을 휘감아 돌아 흐트러지고 있었다.

강남의 "D"오피스텔...

"으으~~으윽!..."

"제임스 장"은 어김없이 "불기둥"에 쫓기고 있었다.
하늘 높이까지 치솟아 오른 불기둥이 휘오리처럼 휘감아 돌며 덮쳐오는것에 그는 사력을 다해 도망을 치고 있는 중이었다.
그랬다..
"제임스 장"은 현재 자신이 악몽(惡夢)에 시달리고 있음을 몸부림을 치며 알고 있었지만, 후다닥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은 임지현때문이었던 것이다.
항상 악몽을 꾸게 되면 자신 말고는 쫓기는 자가 없었던 것인데...앞서 도망을 치고 있는 임지현이 보여 더 초초했던 것이다.

"쿵~쾅~앙!....우르르....쐐~에엑!..."

순간, 앞쪽의 지면이 갈라지며 또 하나의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그 바람에 "제임스 장"은 임지현과 떨어지게 되어 버렸다.

"푸~쉭!~.....우르르르...."

지축이 다시 흔들렸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얼핏 보였던 임지현의 모습은 아예 불기둥과 부글,부굴 끓어 튀어 오르는 용암으로 가려져 버렸다.

"아! 제~임스.! 제임~스! 어디에 있어요 살려..주세요!.."

아득히 들려오는 임지현의 공포에 질린 목소리에 "제임스 장"은 손을 뻗으며 나아갔다. 하지만...둘 사이의 불기둥은 그를 너무도 무기력하게 만들며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그러던 그가 이를 악 물고 불기둥으로 뛰어 들었다. 순간 몸에 불이 확..붙으며 살갗이 오그라 드는 고통으로 절규를 하고 말았다.

"으아~아아악!...."

"제임스 장"의 비통한 부르짖음이 불기둥 사이를 뚫고 천지를 울려 나갔다.

"이것..보시오! 이것..봐~요! 장..형! 장~형!"

백상택이 "제임스 장"을 흔들어 깨웠다. 그 느낌 또한 너무도 생생하다는 것을 "제임스 장"은 알고 있었다.

"장 형!..장...."
"됐소...괜찮소!..."

"제임스 장"은 백상택의 손길을 걷어내며 상체를 일으켰다.

"우..............."

머리가 쪼개질려는 두통을 느끼며 "제임스 장"은 비척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와 "아스피린"을 찾았다.
냉장고의 차가운 생수를 집으며 "아스피린"을 세알이나 입에 털어 넣을 때였다.

"호호홋?....킬킬....쿵! 쿵!...으으으...."

미친듯이 웃었다가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벽에 찧어대는 소리에 "제임스 장"은 최민영을 바라봤다. 그녀가 연락을 해온것이 12시경이었고, 구출을 하러 들이닥친 지하실은 말그대로 피 바다였었다.
충격을 받은 그녀가 제정신을 잃고 미쳐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제임스 장"은 생각했다.

"히히힛?...쿡쿡쿡...나...가져..요! 자! 자!"
"뿌드득!...우지익!"

최민영이 입고 있는 옷을 스스로 찢었다.
벌써, 몇번째 갈아 입힌 옷인지 몰랐다 지금 그녀가 찢어버리고 있는 상의가 자신의 셔츠란 사실에 "제임스 장"의 입에서 한숨이 배여 나왔다.

"민영~씨!..정신..차려..욧! 네?.."

백상택이 시트로 그녀의 상체를 가려주며 달렸지만 최민영의 광기(狂氣)는 정도를 더 해 갔다.

"나..먹어..욧!...나 육감적이...쵸?...흐흣?..."

이번엔 하의를 벗어 던지며 백상택에게 요염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어이~구...우!..참나!"

백상택이 자신의 머리칼을 쥐어 뜯어며 안절부절하는 것에 그제야 "제임스 장"이 약 상자에서 진정제가 담겨진 주사기를 찾아 들었다.

"좀...잡으시오!"

"제임스 장"이 백상택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의 손에 쥐어진 주사기를 바라본 백상택이 최민영을 앞에서 껴안았다.

"호홋?...나 ?씨..하~쵸?"
"어어!...참나.."

최민영이 백상택을 오히려 껴안으며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흡사 남녀간의 교접행위자세가 되어 버린 백상택은 허둥거렸다.

"아...빨리..해 줘요!..네? 자..자!...얼~릉!!..."

초민영이 가랭이를 스스로 벌리며 허리를 꼬아 나가자 그녀의 가랭이 깊은곳의 "옥문"까지 적날하게 훤히 드러나고 있었다. "제임스 장"은 주사기를 거침없이 최민영의 엉덩이에 꽂았다.

"아악!~..아퍼.....때리지..마! 으~흐흐흑!..."

주사기가 살을 파고 드는 따금함에 최민영이 갑자기 다시 흐느꼈다.
그랬다...
그것은 조건반사였다. 혹독하게 매질을 당하면서 윤간(奸)을 두번씩이나 당한 그녀였기에 아픔을 느끼면 동시에 악몽이 떠 올라졌던 것이다.

"아...흐...으으.....흐음!..."

최민영이 흐느끼다가 사지에 힘을 빼며 스르륵 잠이 들기 시작했다.

"어~휴...참나!.."

백상택이 머쓱해 하며 최민영에게 시트를 덮어주었다. 그녀의 몸 곳곳에 난 피멍의 자국을 바라보며 "제임스 장"은 가슴에 예리한 칼이 꽂혀오는것 처럼 고통을 느꼈다.
그것은 임지현 때문이었던 것이다.

..."지..현씨!...."

"제임스 장"이 속으로 임지현의 이름을 나직히 불러 보았다.
지금 그녀가 당하고 있을 고통을 생각하니 자신의 살이 도려내지며 뼈가 으스러지는 아픔이 가슴을 헤집어 왔다.

[...정신이 혼미해..서! 잘,잘..몰라..요..자세히 듣지...못했지만..일본...말을 했어..요!..]

최민영을 구출해서 임지현의 행방을 물었을때 그녀가 제 정신으로 내뱉은 유일한 말이었다.

..."야마오..키!"....

"제임스 장"은 임지현이 숙적인 "야마오키"에게 납치를 당했다고 확신을 하고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제임스 장"이 천천히 웃옷을 걸쳐 입었다.

"어쩔...시..려고!"

백상택이 "제임스 장"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백..형! 민영씰..부탁합니다..그리고 절대로 밖으로 나가지 마시오!"
"아..그,그..거야..."

"제임스 장"의 무서운 시선을 피하며 백상택이 말을 우물거렸다. 두 여자가 납치를 당했었고, 임지현의 행방불명이 된 지금...어쨌든 자신의 잘못이 컸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럼..."

"제임스 장"이 오피스텔을 나섰다..
건물밖은 싸락눈이 진눈깨비로 변하여 제법 굵은 눈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부~웅!..부우~아아아~~앙!!"

검정색 아우디 스포츠카가 을씨년스런 도심의 텅빈 도로를 질주했다.

"살아만..있어...줘요.."

"제임스 장"은 핸들을 움켜쥐며 눈을 부릅떴다. 눈앞엔 임지현이 헤 맑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이 시작되고 있었다.

+ + + + +

"꿈의 장미농원"...저녁 8시.

지하벙커 3층의 방엔 한 여자가 벽에 등을 댄체 결박되어져 있었다. 옷은 발가벗겨 진체 팔과 다리를 "X"자로 묶여진 여자의 알몸엔 채찍이 만들어 낸 생체기에선 피가 배여나오고 있었고, 붉은색의 피멍은 여자가 당한 혹독한 고문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오~우!! 육감적인...데?"
"푸훗?...대니~얼..지금 여체를 감상 할때가..아니야.."

"로즈"는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지만, 질투가 끓어 올랐다. "카시오피아"의 번들거리는 눈빛에서 노골적인 색끼를 읽었던 것이다.

"지독한....계집..이야!"
"흠...."

"로즈"가 눈을 치켜뜨며 표독스런 표정으로 여자를 쏘아봤다.

"다른 방법이..없을...까?"

"카시오피아"가 "로즈"와 여자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손으로 파리한 턱을 문질렀다.

"없지는..않아!...다만!"
"다...만?"

"로즈"의 말에 "카시오피아"가 반문을 했다.

"응...뇌를 파 헤치는..거야!..근데...저~치가 견디어 내지 못하고 죽어 버리면...헛사..지!"
"아....."

"카시오피"아는 "로즈"의 뜻을 이해 하고 있었다.
그것은 미국의 조직에서 비밀리 운영하고 있는 "플로리다"의 연구실에서 이미 실험을 거듭 해본 "뇌파이종(腦破移從)"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인간의 뇌(腦)속으로 침투한 파장으로 그가 알고 있는 모든 기억을 읽을 수 있는 방식이었지만, 파장으로 인해 대상자가 즉사를 할 수 있는 위험한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달리..방법이 없잖아?"
"그..렇군!...."

"카시오피"가 눈을 깜빡이며 "로즈"의 말을 수긍했다.
그랬다..
둘은 초(秒)를 다투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상생 디스켓"의 행방을 찾아야 하는 그들로서는 위험한 방식이었지만 "뇌파이종"을 통해 여자가 알고 있는 정보를 한시라도 빨리 캐어내어야 했던 것이다.

"시작...해!"

"로즈"가 이미 결심을 하고 준비를 했었던지 연구원에게 지시를 했고,그 연구원이 원통모양의 기기를 여자앞으로 밀고갔다.

"아......"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공포에 질려 두리번거렸다.
이미...혹독하게 고문을 당한탓에 얼굴은 초췌해져 파리한 빛으로 죽음을 앞둔 병자같은 모습이었다.

"웬만하면...스스로 모든것을 털어 놓을것..같은데...쩝!.."
". . . . . . . . . .!!"

"로즈"는 "카시오피아"의 혼잣말에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의 심정을 이미 읽은 그녀였던 것이다.
사실..자신이 봐도 아름다운 여자!...암캐였다. 육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골격(骨格)위에 탄력적이고 매끄러운 살결과 치켜올라간 유방...허벅지밑으로 보이는 늘씬하고 탄탄한 두 다리..고집스러워 보이지만 육감적인 도톰한 입술과 화살을 거꾸로 한 형태의 코는 물론 마음의 창(窓)으로 통하는 서글한 눈매는 수캐들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기 충분했다.
그것은 같은 실험용으로 육성시키고 있는 "B-Y0014"를 바라볼때도 느꼈던 감응이라는 것에 "로즈"의 눈빛이 질투로 이글거려지고 있었다.

"아!~...뭐,뭐..하는...짓이야...비,비...켜!"

연구원이 여자의 머리에 "파장기"를 씌우자 몸을 비틀었다.

"준비...됐습니다...!"

연구원이 돌아 보았다. "로즈"가 고개를 끄덕여 보인뒤 "컴"의 모니터를 바라보며 "버턴"을 눌러 나갔다.

"위~이잉!"
"크읍!....아아악!...."

순간, 여자의 몸이 전기쇼크를 당한 것 처럼 튀어 올랐다가 바르르 떨어 가는 것에 탄력적인 두개의 유방이 흔들리며 출렁거렸다.

"위잉!~..."
"아~아아악!.."

여자가 이번엔 몸을 비틀며 머리를 흔들며 고통스러워 했다.

"호..오! 괜찮..군!"

"로즈"가 "파장기"의 진동폭을 쏘아보며 찌푸렸던 표정을 폈다. 그것은 여자가 우려한 대로 즉사까지는 가지 않을것 같았던 것이다.

"오......."

"로즈"가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감탄을 내 뱉았다.
"뇌파이종"...이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모니터 화면에 복잡한 숫자들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었고, 알수 없는 광경이 번쩍거리고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타다닥!..."

"로즈"의 하얗고 긴 열개의 손가락이 미친듯이 자판기를 두드려 나갔다. 입력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전환방식에서 벗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뿌이이~~이잉!"
"아아아~~~아악!.....크..으읍!"

여자가 비명을 날카롭게 지른뒤 고개를 아래로 푹..떨어뜨려 버렸다.

"로즈!...여자가 기절을 한것..같군...그래!"

"카시오피아"가 "로즈"의 어께를 짚으며 속삭였다.

"뭐?...아...안돼...조금만...더...."

"로즈"의 표독스런 얼굴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은 깨어나 있어야 만이 "뇌파이종"이 가능 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오줌...까지...지리...는...군!...후훗!"

"카시오피아"가 여자를 바라보며 입을 뗐다.
그랬다...
여자는 "파장기"의 강력한 전파를 견디지 못하고 오줌을 줄줄 싸고 있었다. 그 오줌이 허벅지를 타고 아래로 흘려져 바닥을 흔근하게 젖시고 있는것에 "로즈"의 표정이 흥분한 페르시아 암코양이처럼 표독스럽게 변해갔다.

"깨~워! 깨우란..말이얏!"

"로즈"가 눈을 치켜 말아올리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로..즈! 쉬지 않으면..사망합니다.."
"우...이,이...런!"

연구원의 조심스러운 의견에 "로즈"가 모니터의 화면을 손바닥으로 B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맞는 말이었던 것이다. 모니터엔 이미 여자가 숨골파손으로 사망직전에 이르렀다는 붉은 글씨의 경고 표시가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로~즈! 허~니...서둘러야 하지만...착오가 생기면..모든게 끝~짱이야...아~웃! 이라구...허~니..좀 쉬었다..하지!"
". . . . . . . . . .!!"

"카시오피아"가 "로즈"를 껴안으며 그녀의 귓볼을 입술로 물었다.

"흠........"

"로즈"는 자신의 오른쪽 허벅지에 닿여져 오는 "카시오피아"의 딱딱한 "페니스"의 느낌을 받으며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잠시 잊고 있었던 질투가 파득 다시 끓어 올랐다. 껴안아 오며 귓볼을 혀로 ?아 오는 대니얼!.."카시오피아"는 묶여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욕정을 느꼈음이 분명했다.

"오~우..케이!...깨어나면 보고 햇!"

"로즈"가 "카시오피아"의 하체로 손을 내리뻗어 그의 발기한 "페니스"를 더듬으며 문을 나섰다. 자신 또한...육체의 본능이 불씨가 살아나고 있는것에 그의 "페니스"를 맛본뒤 몸속에 담고 싶다는 욕정이 끓어 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 . . . . . . . . .!!"

"카시오피아"는 "로즈"의 손에 자신의 손목이 잡혀져 문을 나서면서도 벽에 묶여진 여자를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힐끔거렸다.
벽에 사지가 "X"자로 묶여진체 발가벗겨진 여자...바로, 임지현이었다..

같은 시각.."꿈의 장미농원" 지하벙커 4층...
임지현의 동생 임지숙은 여전히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고 방의 구석에서 쭈그려 앉은 상태였다.

"아.....언,언.....니!.."

분명히 바라본 여자는 자신의 언니인 임지현이 분명했고, 언니를 만나게 한것은 머리를 짧게 깍은 여자와 금발의 파란눈을 가진 사내였었다.
처음엔, 서로를 알아 보지 못했다가 언니가 먼저 자신을 알아보고 울음을 터트려 오는것에 알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혹독한 고문을 지켜보게 했다. 발가벗겨진 언니의 나신에 그들은 가죽채찍을 휘둘렀고, 주먹과 몸둥이로 동물을 때려 잡듯이 언니를 고문하는 것에 지숙은 울부짖었었다.

[..."그들의..요구를 들어...줘!...응?....줘..버렷! 언~니! 빨~리~이잇!"...]

자신이 울부짖으며 한 말이었고...언니는 입을 앙 다문체 눈빛으로 거부의 표시를 보내왔었다. 그리고 둘다 사지를 찢어 죽인다는 사내들의 협박에도 언니는 굴복하지 않았었다. 같이 자라오면서 언니가 의지가 강하다는 것은 알았었지만 혹독한 매질로 입에게거품을 물면서도 버티는 언니가 새삼스럽게 두렵게 느껴질 정도였던 것이다.

[..상생 디스켓...]

그랬다..."상생 디스켓"...
그 디스켓을 영문도 모르고 공항에서 제일 먼저 건내받은 건 자신이었다.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발신지로 보내 달라고 했었던 그 "상생 디스켓"으로 자신은 납치을 당했고 언니까지 납치를 당해온것에 지숙은 머리속이 엉켜진 실타래처럼 혼미스러워졌다.
도대체 그들이 혈안이 되어 찾고 있는 "상생 디스켓"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모를일이지만...그것을 모른다고 두 자매의 목숨까지 두렵게 생각지 않는 언니에게 서운함을 느낀건 사실이었다.

". . . . . . . . . .!!"

그들이 언니에게 "상생 디스켓"의 보관장소를 캐 물으면서 초조함을 감추지 않는 것을 보면 중요한것임이 틀림이 없었지만 혈육인 두 자매가 같은 장소에 납치를 당한 처절한 현실이 꿈만같이 생각이 들어 지숙의 눈에서 맑은 액체가 하염없이 넘쳐나왔다.

임지숙의 번민과 고뇌...
그건 그녀가 "꿈의 장미농원"으로 납치를 당해온지 한달여동안의 바깥 세상의 일을 전혀 모르기에 당연한 것이었다.
"새벽별"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자행하고 있는 테러를 그녀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언니의 돌발적인 출현과 고문을 당하면서도 그들이 요구하는 "상생 디스켓"이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 않는 언니..임지숙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는건 당연했다.

"아......어멋?..."

임지숙이 무릎을 펴며 아랫배를 움켜 잡았다.
잠시 잊고 있었던 느낌...즉 생명이 꿈틀거리는 느낌이 며칠전 부터는 고통을 동반하며 심장의 불규칙하게 뛰며 옥죄어져 오곤 했었다.

"하아..앗!....아으~...아,아...퍼!"

임지숙이 바닥으로 쓰러지며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아렛배속...자궁이 칼로 배어지는것 처럼 뜨끔!...한 고통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아....아악!...."

그런 그녀를 감시 카메라로 살피던 연구원이 안경을 고쳐쓰며 입을 뗐다.

"흠...너무 빨리 성장하..는..군!"

임지숙...
그녀의 자궁속에 수정된 "수퍼 배아줄기"는 단 15일 여만에 정상태아의 성장속도인 4개월정도 까지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태아"의 몸부림은 그녀의 자궁의 벽을 갑작스럽게 팽창하게 하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레~이 알파를 주사 해야 겠어!.."
"서두르...지!"

옆에서 같이지켜보고 있던 다른 연구원이 주사기에 초록색 액체를 담기시작했다. 그것은 "수퍼 배아줄기"의 급 성장을 늦추어 주는 조치였다. 잘못하면 "태아"가 뻥 튀기듯 커져서 여자의 배를 가르고 튀어 나올것임이 분명했던 것이다.

"아.............!!"

임지숙은 천정을 바라보고 누워 헐떡거렸다.
한번도 꺼지지 않았던 밝은 형광불빛이 빙빙 돌아가는 형상에 그녀는 기절을 하고 말았다..

...푸른잔뒤가 깔린 동산이었고 따스한 햇살은 눈이 부실정도로 화사한 봄날이었다. 배꽃이 만발한 과수원의 오두막에서 바라본 풍경은 한폭의 그림으로 보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미풍이 불어와 코에 닿는 배꽃 향기는 가슴을 뛰게 했고, 화동들의 조잘거림은 평화의 상징으로 들렸다. 뽀얀 배꽃속으로 바쁜 날개짓을 해대며 들락거리는 꿀벌들의 부지럼함은 인생의 단면을 나타내고 있었다.....

...과수원이 갑자기 어둑해졌다. 하늘은 어느새 짙은 먹구름으로 뒤 덮혔고 사위가 컴컴해져 왔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재잘거리며 배 나무 사이를 뛰어 다니던 화동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꿀벌들이 날개짓을 하며 만들어냈던 윙,윙..거림도 들리지 않았다. 후두둑! 비가 그으졌고 아! 비가 내린다고 하늘을 다시올려다 볼때 번쩍 하며 번개가 수직으로 그려진뒤 뇌성이 내리치며 지축을 흔들었다. 봄날엔 좀처럼 볼 수 없는 소나비에 오두막의 지붕이 흔들리며 빗물이 세기 시작했고 사위는 더 어두워져갔다. 오두막 밑으로 내려섰다. 네개의 기둥 밑으로 몸을 움추리고 들어간뒤 사방을 다시 살폈다. 소낙비는 거칠기미가 없었고 앞을 바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지면을 내리치고 있었다.
아...오두막 밑둥이 흔들리고 기울어져 가는것에 그 밑에서도 나왔다. 그리곤 무작정 뛰었다. 비를 맞은 얇은 봄옷은 금새 알몸의 곡선이 드러났다. 양손으로 젖가슴을 가리며 배나무 밑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었을때 였다. 세찬 비로 떨어지는 배꽃이 어께와 등으로 투툭 거리며 떨어졌다. 그 꽃들이 온몸의 곳곳에 떨어진뒤 형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하얗던 배꽃이 꿈틀거리며 짙은 검정색으로 변하여 갔고, 곧이어서 빤질거리는 곤충처럼 길쭉하게 늘어진뒤 꿈틀거렸다.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쳐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도무지 입과 발이 들러 붙은것 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거머리였다. 살인 거미리처럼 놈들은 꼬물거리며 얇은 봄옷을 헤치고 급기야는 살을 파고 들어오고 시작했다.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도망을 치려고 사방을 둘러보니 소낙비에 떨어진 배꽃들이 모두 살인거머리로 변해서 자신을 향해 새카많게 몰려들고 있었던 것이다. 거미리들은 꼬물거리며 온놈을 파고 들었다. 어떤 놈들은 어느새 심벌을 헤치고 대음순과 소음순을 벌리고 옥문을 지나 "질"벽을 타고 기어 들어와 급기야는 자궁의 벽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눈꺼풀이 벌어지며 몸안으로 파고 들어 갔었던 거머리가 꼬물거리며 다시 기어 나오는것에 얼어붙어 있던 입이 그제사 벌어지며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아~아아아악....악!악!...아아아!~...아악!"

임지현은 눈을 부릅떴다.
눈을 비벼서 거머리를 떼어 내려고 손을 들었지만 손이 올려지지 않았다. "X"형태로 묶여진 양 손목은 피멍이 들어져 있었다.

"아........으흐...흐읍!"

지현은 떨구었던 고개를 들고 사방을 살피며 자신이 꿈을 꾸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목이 말랐다. 입안이 바싹 타들어가 갈라진지 오래였다. 사내들에게 채찍질을 당하며 고통의 몸부림을 칠때 흘린 피와 땀은 육체를 메마르게 했던 것이다.

"아..흐읏.....물..물!.."

지현은 자신의 몸뚱아리가 석고상이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히 부서지듯 금이 간뒤 부서져 내릴것 같은 갈증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물을 찾았다.
하지만..이내 누가 줄것인가?...를 깨우친뒤 울음이 목에서 울컥 올라왔다..
그 때였다..
누군가가 자신 앞으로 다가오는 기척에 지현은 묶여진 처지였지만 허벅지를 모았다. 적날하게 드러난 하체중앙의 무성한 심벌을 감추고 싶은 여자의 수치심이었던 것이다.

"주르륵....후투툭!..."

말과 함께 물 주전자에서 P아지는 물이 발 앞에 뿌려지고 있었다.

"헉!~......아아...."

지현은 고개를 치켜들고 상대방을 바라봤다.
자신을 채찍으로 동물처럼 매질을 해댔던 사내였다. 사내가 눈을 빛내며 물 주전자를 이번엔 더 높이 치켜들며 물을 P아냈다.

"후투툭! 투툭!....."

바닥에서 튀겨진 물 방울이 발등을 젖셔오자 그 차갑고 시원한 느낌에 지현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후훗!...물...를 마시고 싶은..모양..이군!"

사내가 이미 지현의 상태를 알고 있다는듯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빈정거렸다. 지현은 사내의 숨결에서 역한 술 내음을 느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버렸다.

"디스켓..어디에..있지?...말을 하면..이 물을 마시게..해주..지!"
"후투툭! 투툭!~.."

사내가 나직히 속삭여 오며 물 주전자를 또 기울였다. 바닥에서 튀어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방울의 소리를 차리리 듣고 싶지 않아 지현은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아니...차라리 말을 하고 물을 배가 터지도록 마시고 싶다는 충동을 누르고 있는 중이었다.

[..상생 디스켓...]

그 디스켓이 유일하게 살수 있는 방안이었다.
자신이 고문에 못이겨 말을 해버리고 나면 분명히 죽음이 기다린다는것 쯤을 모를 자신이 아니었다. 어디..자신 뿐인가!..동생인 지숙을 대면시키 가면서 둘다 사지를 찢어 죽인다고 협박을 해 올때도 버틴 이유는 살고 싶다는 희망을 버리지않았기 때문이었다.

"....지숙..아!...."

지현은 지숙을 속으로 불러보며 바싹마른 입술을 깨물었다.
그랬다...
머리는 물론 온몸의 체모를 다 깎여진 지숙의 모습에서 모든것을 체념하고 자포자기하고 싶었었다.그런 그녀가 "상생 디스켓"의 행방을 물어 오는 그들에게 죽기를 각오하고 반항한 것은 둘다 살아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지숙아...미안해!...조금만..더...견디어..보자..구나!.."

지현은 마른 입술에서 배어 나온 피덩이를 혀로 ?으며 눈물을 참아내고 있었다.
그것은...바로 "제임스 장"때문이었다.
어쩌면...그가 구출을 하러 올지 모른다는 희망....열망! 이 가슴속 깊이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말을 듣지 않아 납치를 당해온 사실 또한 어쩔 수 없었다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킬 정도로 "제임스 장"이 보고 싶어졌다.

[...동생을 내가 납치했기에...내 손으로 구출을 해 내겠오! 나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는 뜻이오..]

"제임스 장"이 깊고 맑은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한 말이었다.

"지독한...계집....이군!..."

잠시 생각에 잠긴 지현의 턱을 손으로 받쳐 올리며 사내가 이를 갈았다.

"푸후~~~~웃!"
"헙!....으읍!"

사내가 입에 머금은 물을 지현의 얼굴에 뿜어냈다.

"크하하핫!...?어! ?어...먹어란 말이..얏!"

사내가 지현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물방울을 바라보며 웃어 제꼈다.

"개....자...식!..."
"뭐?....쿡쿡!...그래...아직 기력이 남아..있군...그래!..."

지현의 앙칼진 독설에 사내가 채찍을 집어 올렸다. 그 모습에 지현은 입을 앙 다물며 눈을 감아 버렸다.

..."아............."...

곧 몸에 감겨져 올 채찍의 아픔을 기다리던 지현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곤 눈을 떠 보았다.

"아!~......."

언제 나타났는지 파라눈에 금발의 사내가 채찍을 든 사내의 손목을 움켜쥐고 서 있는것에 지현은 자신도 모르게 한탄을 뱉아 냈던 것이다.

"미스...임?...영어를 알아 들을 수 있소?"

채찍을 뺏아 바닥에 던져 버린 "카시오피아"가 지현에게 부드럽게 물었다.

..."이,이..사내는..누굴까?....."

지현은 사내를 바라보며 눈을 부릅떴다.

"영어를 알아 듣을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오...."

"카시오피아"가 물 주전자를 들고 다가오며 또 다시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지현은 사내의 친절함 보다는 그의 손에 쥐어진 물 주전자를 더 애타게 쏘아보았다.

"자....마셔...요!"

"카시오피아"가 물 주전자의 꼭지를 지현의 입에 대어 주었다.

"흡!....꿀꺽!...끕!....끄읍!...."

지현은 주전자의 꼭지를 물고 미친없이 빨아 들이켰다.

"후투툭!...투투툭!..투툭!"

입밖으로 흘러나온 물이 지현의 목을 타고 흘러내려 탐스헌 유방의 계곡을 지나 아랫배의 옴폭 들어간 배꼽속을 채운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우!...천천히!...슬로..우웃!"

"카시오피아"가 지현의 입에서 주전자를 떼어냈다. 하지만 지현은 혀로 입술을 ?으며 여전히 그의 손에 들려진 물 전자를 바라 볼 뿐이었다.


"미~스..임! 난...당신과 협상을 하러 왔어요!...그러니 우리 천천히 대화를 해 봅시다.."

"카시오피아"가 자신의 파아란 턱을 손으로 쓰윽 문지르며 지현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 . . . . . . . . . .!!"

지현은 사내의 유화적인 제스쳐에 멍..한눈으로 바라봤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카시오피아"는 또 다시 온화한 눈길을 보내며 반대편 의자에 앉았다.
순간..지현은 수치심과 모멸감이 다시 느껴졌다. 사내의 파란눈이 자신의 나신을 똑 바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허벅지를 안쪽으로 모았지만 무성한 체모는 감출 수 없었다.

"헤~이잇!...여자의 하체를 가려 줘~랏!"

"카시오피아"는 임지현의 수치스러워 함을 정확히 읽어내고 지켜보고 있는 사내에게 명령을 했다.

"카시오피아"의 심령술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 + + +

그 시각...저녁 11시..

남산 중턱의 "H"호텔이 바라다 보이는 한남동의 한 건물을 에워싸는 검은 그림자들이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치익!~...건물 지하에 파티 중이고 경비근무자 수명이 정문과 중앙 현관에 보인다"
"접수!....대기 하랏!"

윤서경 경감은 자외선 망원경으로 건물의 내부까지 살핀뒤 보고를 해온 블랙 7팀에게 대기를 명령한뒤 몸을 숙였다.

"우웁!.....쩌~업!"

어김 없이 왼쪽어께의 총상이 고통스러웠다. 병원에서 1주일이상 치료을 받아야 한다는 담당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뛰어온 현장이었다. 그만큼,"블랙 엔젤!"...윤서경 경감의 능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엔~젤! 나 국장이..닷!"
"치~익! 아 국장님!..."

후방 지휘무선차량속에서 대기중인 민흥식 국장의 비장한 목소리에 윤서경 경감은 귀에 꽂은 이어폰을 눌렀다.

"타~킷 제로의 행방이 묘연하다! 현장엔 없다는 보고..닷!"
"아......"

윤서경 경감은 국장의 말에 허탈한 기분을 애써 눌렀다.

"엔젤! 하지만 곧...수배 하겠다..우선 모든것을 신속하게 접수한뒤 정리를 하랏!"
"넵..국장님! 1분 후에 작전을 개시 하겠습니다"

"치익! 좋다!...모든 작전권을 엔~젤에게 부여한다!"
"접수!..."

윤서경 경감이 국장과의 무선을 마치고 공동망으로 작전팀에게 명령을 내리려고 할때였다.

"띠리릭!..."

핸펀이 울려 서둘러 폴더를 열었다.

"누구...얏?"

윤서경 경감은 긴장된 순간에 자신이 핸펀의 전원을 끄지 않았음을 자책하며 낮은 목소리로 성질을 버럭 냈다.

"응....나..야!"
"어...선...배!"

윤서경 경감은 상대방이 김판돌 경위임을 단번에 알아 차리고 입가에 미소를 달았다.

"나...지금 뭐..하는지 알고 있~슈?"
"응...여기서도 다..보여!"

김판돌 경위의 근심에 찬 말투를 읽으며 윤서경 경감이 속삭였다.

"상황실....에서 보이는 나..모습...이~뽀?"
"허...참나...사람....두!"

윤서경 경감의 재치있고 은근한 응답에 김판돌 경위는 얼굴이 달아 올랐다.

"40초전이야....몸 조심해...아직 정상이 아니야...지켜 볼께! 끊는다..."

김판돌 경위가 전화를 끊으려 하는것에 윤서경 경감이 빠르고 나직히 속삭였다.

"한마디...만 해줘! 나...사랑...해?"
"허..........."

윤서경 경감이 말을 한뒤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어째서 이 순간 김판돌 경위에게 불쑥 "사랑한다"는 말이 듣고 싶은지 그녀 스스로 생각해도 우습고 어이가 없었지만 어차피 내 뱉은 말이었다.

"할려...면 빨리...해~엣!"

윤서경 경감이 주변에 있는 블랙요원들의 눈치를 살피며 목소리를 더 죽였다.
잠시...아니, 몇초가 흘렀다. 그 순간이 너무도 길다는 것은 두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일 것이다.

"서경...아! 사,사...랑...한다!"

김판돌 경위의 말을 들으며 윤서경 경감의 눈에서 맑은 액체가 반짝 배여 나오고 있었다.

"선배...아니,김~판~돌!...씨 고마워..요! 작전 마치고...마포 할매~찌입..알죠?"
"으응!...그래....몸 조심햇...알았지?"

윤서경 경감은 통화를 마치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똑 같은 우중충한 겨울밤의 하늘이었지만 달라 보였다.
진눈깨비를 뿌려대는 하늘이었지만 그 진눈깨비가 "꽃"비(雨)처럼 보였다.

"후훗!...우웁!...크윽!"

윤서경 경감이 뛰어 오는 심장을 주체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가 어께의 총상 고통으로 이마에 주름을 잡았다.

"엔~젤! 10초 전입니다..."

뒤에서 엄호를 하고 있던 블랙 1팀 차석이 나직히 알려왔다.

"좋~아! 또! 한판...뜨자!"
"촤아~아악!...."

윤서경 경감이 "매그덤55"의 노리쇠를 전진시키며 눈을 부릅떴다.

같은시각...
건물내의 지하 대형홀에선 "크리스마스"이브 파티가 한창이었다. "비상계엄"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식탁은 호화판의 음식으로 넘쳐났고, 참석자들은 떠들썩하게먹고 마셔댔다.

"처..장님!"

한 사내가 메인테이블에 앉아 있는 깡마른 사내에게 다가와 전화기를 건냈다.

"넵! 강...입니다!"

사내가 몸을 돌려 고개를 숙이며 전화를 받았다.

"네?...뭐,뭐.....라구요?"

사내가 전화를 받으며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주변의 참석자들은 서로의 잔에 30년산 "발렌타인"을 부어주며 낄낄거리고 잇었다.

"야~아앗! 모두들 조용햇!"
"쾅!~"

전화를 받던 사내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소리를 버럭 질렀고, 그제사 대형홀내는 쥑 죽은듯 조용해 졌다..

"얏! 3처장! 3..처장! 비상이..닷!"

사내가 전화를 던지며 옆 테이블의 사내를 부를때였다.

"탕탕탕탕!~..."
"펑!~...."

"쾅!...."
"우지직!..."

"뭐,뭐...야앗!"

연발로 B어대는 기관총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난뒤 파티장의 중앙문이 박살나며 검은 복장의 무장요원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꼼짝마!...모두 벽으로 붙엇"
"척!척!...촤아~착!!"

수십명의 블랙요원들이 MP5SD를 겨누었고, 대형홀의 사내들도 일제히 권총들을 뽑아들고 일어났다.

"뭐야..너~희 덜!..으응?"
"다시한번 경고 한닷! 권총을 내려고 순순히 벽으로 붙어~랏!"

습격을 받은 사내들중 한명이 "베레타"권총을 겨누며 앞으로 성큼 나오자 블랙 2팀장이 MP5SD의 총신에 달린 레이져 빔을 사내의 정수리에 겨누며 경고 했다.

"어어!~..이,이...쒜이덜이...."
"철~커덕!"

사내가 이마의 땀을 번들거리며 권총의 노리쇠를 전진 시켰다.

"촤아악! ?!...."

동시에 블랙요원들의 총신이 높여지며 대응하고 있는 사내들의 이마를 향했다.
그 순간이었다..

"국! 정! 원!...은 이 시간부로 K!S!P!..가 접수 한닷!"

블랙요원들을 헤치고 윤서경 경감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허!~지랄...을 해랏!..응? 누구의 명령이얏!"

처장급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인상의 소유자가 앞으로 나서며 비웃었다. 그 사내가 양 진영으로 들어 서는 순간이었다.

"휙!~"
"퍽!"
"푸~우웁!"

"촤악...철~컥!"

윤서경 경감의 발이 사내의 목 울대를 돌려 버렸고, 그녀의 "매그덤55"의 총구가 이마를 눌렀다.

"마미작 경고..닷! 모두들 총 버렷! 피차에 피를 보는 최악의 사태를 만들고 싶지 않다"

윤서경 경감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마지막 경고를 한뒤 바닥에 쓰러진 사내의 이마에서 총구를 떼어 낼때였다.

"으하핫! 장난..그만..해! 응!~ 우리가 누군지..알고....알았어! 알았~다구!...비상 출동 연습 인거...말이야...하하핫!"

윤서경 경감은 너스레를 떨며 다가오는 사내를 바라봤다.
국정원의 1처장...즉 국정원의 2인자였다.

"그..자리에...섯!"
"철~커덕!"

1처장에게 "매그덤55"를 겨누며 윤서경 경감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어...허!...이것봐! 윤서경..이! 너...증~마~알...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고 날~뛸꺼야? 응?"
"박..민..철 국정원 1처장! 넌 이 시간부로 직위 해제와 함께 부정부폐의 뇌물 공여죄로 체포한다! 또 조국의 반역에 방조한 혐의를 추가 한다!"

윤서경 경감의 단호한 목소리가 대형홀을 쩌렁.쩌렁하게 울려나갔고, 그녀의 말에 1처장인 박민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

"셋을 세겠다...셋 이후에도 권총을 겨누고 있는 자...들! 대갈통을 날려 버리겠다! 모두 조~준!..."
"촤악~악!"
"척! 척!.."

윤서경 경감의 명령으로 블랙팀요원들이 일제히 국정원 사내들의 이마에 붉은 레이져 빔을 쏘아 조준했다.

"어!~..어!..이 쨔식덜이..정말..쏘..겠다..이거지?"

대응하며 권총을 겨누고 있던 사내들이 일제히 당황했다.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며 눈치를 살피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쏘아보며 윤서경 경감이 "매그덤55"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아무리 썩어 문드러진 정보요원들이지만 그중엔 겁없이 방아쇠를 당길 놈도 분명히 있다고 짐작이 되었던 것이다.

"하~나앗!..."

윤서경 경감이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순간...이들이 항복을 순순히 하지 않는다면?....서로의 난사로 많은 인명손실을 감수해야 할 판이었고,자신도 또한 각오를 단단히해야 했다.

"두~울!...."
"철~커덕!"

윤서경 경감은 "둘"을 세고 난뒤 눈을 부릅떤뒤 한 사내를 겨누었다. 바로 1처장인 박민철의 이마였다. 서로 난사를 하게 되면 그라도 대갈통을 날려 버리고 싶었던 것이다.

..."아...결국은..이들이..진정!.."

윤서경 경감은 마지막 "셋"을 목구멍에서 뱉아내며 방아쇠의 손가락에 힘을 천천히 주었다.
그 순간이었다...

"그만!~ 그만들...햇! 모두 총..내렷!"

메인 테이블에서 머리가 하얗게 쉰 사내가 소리를 질렀고, 그의 명령에 국정원 사내들이 천천히 권총을 바닥에 내려 놓기시작 했다.
윤서경 경감은 여전히 총을 1처장인 박민철의 이마를 겨누며 항복을 명령한 사내를 쏘아봤다.

"아......."

그 사내는 바로 국정원의 원로격으로 고문으로 활동중인 거물급 정치인이었다. 국정원이 중앙정보부란 명칭으로 재 창립될때 창설 멤버였던 그 였던 것이다.

"에~잇!"
"텅!~....."

잠시 그 초로의 백발 사내를 바라보며 한눈을 파는사이 1처장 박민철이 권총을 집어 드는것에 윤서경 경감의 "매그덤55"가 불을 뿜었다.

"크~읍!...."

1처장이 허벅지를 움켜 잡으며 바닥으로 나 뒹굴었다. 그러던 그가 왼쪽 종아리에서 뭔가를 뽑아 들었다.

"텅! 텅!~....."

연이어 "매그덤55"가 굵은 탄피를 튀겨 내었고, 1처장은 어께와 다리에 각각 총을 맞고 떼구르 굴렀다.

"턱!..."

그의 손에 쥐어진 권총을 블랙요원 한명이 발로 차버렸다. 베레타 소형 톰켓(TomCat)이 나 뒹굴었다.

"아!....민..국장! 아니지..이젠...국가안전위원회 수석대표...이면서 신임 국정원장이..신가?...후훗!"

초로의 백발 사내가 민흥식 국장을 알아보고 손을 내 밀었지만, 그 손을 민흥식 국장은 잡지 않았다. 대신 늙은 너구리를 바라보는 눈초리는 매섭게 빛나고 있었다..부정부폐의 대부이며 미국 CIA와 내통해서 국가를 위기에 빠트리게 하려고 했던 그룹의 수장격이었던 것이다.
마음 같아선...당장에라도 그의 대갈통에 총알을 박고 싶었지만 민흥식 국장은 그 충동을 애써 눌렀다.

"모두 정리....햇!"

민흥식 국장이 여전히 초로의 백발사내를 쏘아보며 명령을 했고,블랙요원들이 일제히 국정원의 사내들이 결박을 해 나갔다.
그랬다...
50여년의 전통을 지켜온 정보의 메카!...대한민국 "국정원"이 "KSP"로 합병되는 순간이었다.

[ 24부에서 계속 할께요...꾸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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