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부------------------------------
무림에 나가기 위한 노력은 조금은 처절했다.
우선 나의 용모를 바꾸었고 지화나 운지의 용모도 바꾸었다.
문제는 지화였는데 역용술을 알려줘도 어느새 풀려버려 면사를 쓰는 방법을 택했다.
다만 면사를 벗을 땐 반드시 역용을 하는 조건으로.
운지야 환수니까 자유자재로 변한다.
눈에 띄는 모습보다 평범한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그 뒤를 천마대가 소리 없이 따라왔다.
우선 날이 밝기 시작하자 마음의 짐이 조금 놓이는 듯 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녹림의 일을 신경쓰다보니 그들에게 많은 정을 줬나보다.
내게 있어서 정이란 정말이지 대책없는 짐이 되어버린다.
정을 준 사람이 잘못 되는 것은 죽어도 보기 싫으니까.
그렇다 보니 일일이 신경을 써서 가르쳐야 하고 한명한명에게 드는 심력이 얼마인데 물경 십만의 인원에 대한 신상을 파악했으니...
아무리 내가 천재라고 하지만 십만의 인원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지.
지금 그런 일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니 마음이 편할 수 밖에.
내가 없는 동안은 지들이 알아서 운영을 해야지.
현사라면 아주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돈이고 힘이고 다 있는 조직이 뭐든 못하려고.
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면 금세 알아챌 수 있을 테니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구경을 했다.
지화는 그동안 새장의 새처럼 갇혀 있다가 나온 것이어서 인지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하나하나 살피고 있었다.
시장에 들어가서는 장신구며 의복에 정신이 팔려서 강한 소유욕을 보였다.
뭐 운지에 비하면 천사라고 할까?
“주인님. 이거 예쁘죠. 우와 넘 잘 어울리는거 같지 않아요?”
“제자리에 둬.”
“손님과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그렇죠? 주인님 저 이거 사줘요.”
“돈 없어.”
“이렇게 예쁜 종이 사달라는데 공자님 너무 무심하시군요.”
“주인장. 그런 웃음 짓지마.”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운지는 자신의 맘에 드는 물건을 몽땅 들고 자리를 떠났다.
믿었던 지화마저 약간의 물건을 챙겨서...
주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투덜거리며 찻집으로 들어갔다.
“무슨 여자들이 그렇게 허영심이 많아?”
“에게. 주인님은 돈도 많으면서 아까우세요?”
“상공. 죄송해요. 제가 도로 물러올께요.”
눈물을 머금고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어찌 그러라고 한단 말이야.
“괜찮아. 농담이야. 그래 맘에 들어?”
“네 아주 예뻐요. 이런건 처음 봤어요.”
이런 저런 일상의 대화가 이렇게 행복하게 느껴지다니.
엽차를 마시며 요기 거리도 시켰다.
다행히 평소의 모습들이 아니라 시선을 끌지는 않았지만 지화의 면사가 몇몇 남성들을 자극시켰나 보다.
얼굴은 가렸다고 하지만 몸매를 바꾸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생각지 못한 변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한마디.
“아가씨. 우리 같이 차나 한잔할까?”
그러면 남자가 일어나서 이렇게 말을 하지.
“무엄하구나. 저리 꺼지지 못하겠느냐.”
“꼴에 남자라고 유세는. 다치기 전에 너나 꺼지는게 좋을 거야.”
그리고 투닥투닥 싸움이 일어나서 남자가 괴한을 물리치는 그림...
뭐 지나가는 비디오로 상상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뭔가 밴질한 놈이 우리 자리로 다가오더니 부드럽게 한마디 한다.
“점창의 곽이웅이라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운지가 자리를 내어주었다.
주로 내가 녹림에 있을 때 자신의 이름을 대는 사람과는 대화를 하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배인 습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지는 자리를 일어나 내 옆으로 옮겨 앉았고 곽이웅은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제갈천이라 합니다.”
처음엔 뜨끔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마 녹림종사 제갈천은 아니겠지요?”
“하하하. 종종 그런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그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겠지요. 듣자 하니 그자는 안하무인의 사람이라는 소문이던데. 게다가 마두의 우두머리이니 이런곳에서 모습을 드러낼리는 없겠지요.”
-후에 이놈의 이 발언으로 인하여 천마대에 의해 반신불수가 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점창이라면 검으로 일가를 이룬 곳이라 들었습니다. 전 무림인이 아니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단한 위력을 뿜는다 들었습니다.”
“이런. 그럼 서생이라는 말씀이시군요.”
“네. 글공부가 지겨워 이렇게 유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곽이웅은 의아한 눈빛을 보였지만 이내 한점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내게서 의심의 시선을 거두었다.
“하하. 아릿다운 여인들과의 여행이라... 그렇게 나쁘지는 않군요.”
역용을 한다고 해도 분위기까지 바뀌지는 않는 법이다.
지화의 기품 있는 행동이나 운지의 자태는 얼굴로 따질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으니 말야.
“과찬이시군요. 이것도 인연인데 무림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무림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으신가 봅니다.”
“제가 이렇게 유랑을 하다보니 무림인들은 하늘을 날기도 하고 악한 무리를 혼내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지요. 저희 정파의 인물들은 마도나 사파의 인물을 보면 즉시 처단을 하죠. 그나마 이렇게 무림이 잠잠한 이유도 전부 무림맹이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무림맹은 어떻게 생긴 것입니까?”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직접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어벙한 표정으로 계속 질문을 했다.
곽이웅이란 놈도 그리 높은 직책은 아닌지 거의 아는게 없었다.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보다 못한 것 같았다.
음식이 나오고 한참을 얘기 하다가 소란스러움에 고개를 돌렸다.
아까의 예상 장면이 떠오르시는가?
딱 보기에도 불쾌하게 생긴놈 세놈이 우리 자리를 노리고 돌진하고 있었다.
대충보니 그들 세명이 덤벼도 곽이웅은 끄덕없을 것 같아 보고만 있었다.
“곽이웅. 잘 만났다. 드디어 복수를 하는구나.”
“또 너희들이야?”
마치 오랜 친구처럼 대답하는 곽이웅이 이상했지만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등에 메고 있던 검을 뽑아들며 곽이웅을 포위하는 형상으로 둘러쌓다.
“곽형. 괜찮겠습니까?”
“제갈형. 걱정마세요. 저들은 저의 적수가 되질 못합니다.”
그의 말이 맞기는 맞았다.
처음엔 그저 곽이웅이 잘 싸우는 줄 착각했지만 마치 무협 비디오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고도의 계산된 동작으로 서로 공방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적당히 치고 빠지는 모양이 무슨 무림의 초고수처럼 행동을 했으니까.
네명이서 보여주는 한편의 비디오는 주변의 사람들까지 몰입하게 만들었고 어느 순간 곽이웅은 극강의 고수로 비춰지고 있었다.
백합 정도의 초식을 교환하고 세명은 각기 가슴을 부여잡고 물러났다.
“하하하. 아직 멀었어. 더 실력을 쌓고 덤비거라.”
정말 뻔뻔스런 놈이구만.
이런 방법으로 여자의 환심을 사려고 하다니.
이미 지화와 운지는 그것을 간파했고 불쾌한 심사를 몸으로 보이고 있었다.
지금쯤 여인들의 몽롱한 시선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게 없자 곽이웅은 낙심하는 표정이었다.
“짝짝짝. 정말 대단하오. 곽형. 어찌 사람이 그렇게 빠르게 움직인단 말이요. 정말 무림인들은 대단한 것 같소.”
“뭐 별거 아닙니다.”
곽이웅은 맘이 상했는지 시큰둥하게 자리에 앉았다.
자신이 목표로 한 여인들은 반응이 없으니 열이 받은 것인가?
“만나서 반가웠소. 여행길 조심해서 잘 다니시길.”
마치 날 협박하는 느낌었지만 지깟놈이 협박을 해봐야...
대충 인사를 한 곽이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때 내 눈에는 한명의 인영이 그의 뒤를 따르는 것을 보았다.
‘부디 무사하시길...’
한 백장 밖에서 들리는 비명은 분명 곽이웅이지?
뭐 첫날부터 비디오도 보고 기분은 좋구만.
게다가 여인들도 오랜만에 나와서 인지 들떠서 즐거워 하고 말야.
“참 아까 말야.”
“아까 왜요?”
“우리 변장 풀고 다닐까?”
“상공. 그럼 상공이 불편하시지 않으시겠어요? 게다가 현사님의 말도 있는데.”
“괜찮아. 나도 역용을 하려니 불편하네. 설마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으려고.”
“그건 그래요 주인님. 그때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마도나 사파의 인물들이었어요. 지금 말을 들어보니 여기는 무림맹의 지역이라 주인님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들물 것이예요.”
이런 저런 상황을 종합했을 때 역용은 무의미 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숨어 다닌단 말인가?
게다가 귀찮은 천마대도 지근에서 날 호위하는데 뭐가 문제될게 없지.
첫날의 피곤함을 풀기 위해서 서둘러 방을 잡았다.
원래는 두 개를 잡으려 했지만 떨어지지 않으려는 여인들 때문에 큰방을 하나 잡아 목욕물을 준비 시켰다.
역시 내 여인들이 해주는 목욕 시중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준다.
내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는 지화나 나의 성감을 정확히 찾아서 자극해 주는 운지의 합작은 항상 날 최고로 흥분 시킨다.
힘든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 하는 것은 예전 세계에서도 중요한 일과였다.
내가 목욕을 마치고 탕에서 나오면 여인들은 내 몸을 소중하게 닦아 내고 자신들의 몸을 씻는다.
다만 나의 주문에 둘은 서로를 씻기고 그 와중에 서로의 성감을 건드려 알아서 전희를 치르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씻고 있는 그녀들을 보면 나의 물건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하며 우뚝 솟아오르고 그것을 보는 여인들은 더욱 신음을 날리며 서로의 몸을 탐한다.
촉촉이 젖은 몸으로 침대에 다가오는 여인의 육향은 살인적이다.
한명의 젖가슴을 입에 물며 다른 한명의 옥문엔 나의 물건을 밀어 넣는다.
이미 세명이서 즐기는 모든 방법을 알고 있기에 스스로가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자세로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처음 맞이하는 외부에서의 밤은 그렇게 진득한 육향을 피우며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날 부터는 사람들이 말하는 명승지를 다니기로 했다.(명승지 이름 모름다. 죄송함다.)
주로 사찰과 성터를 보며 그 옛날 사람들의 회한을 느끼고 유명한 주루에 들어가 아름다운 음률에 빠지며 차를 마시기도 했다.
원래의 모습으로 다니니 가는곳 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다.
정말 천상의 선녀가 있다면 그녀들을 칭하는 말이리라.
무림에 오미가 있다는데 당장 칠미로 바꾸어야 한다는 소리도 들렸다.
우리가 본 모습으로 다닌지 딱 일주일 만에 얻은 칭호는 일룡이미(一龍二美)였다.
뭐 별거 아닌 외호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긴 했다.
누군가가 나에 대한 정체를 말한다면 활동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무림맹에서 날 건들지만 않으면 되는데 그게 내 맘대로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지금이야 천마교와 무림맹의 중간 위치에 있으니 크게 분쟁이 나진 않겠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모든 사건은 사전에 예방을 하면 그만큼 수고가 줄어든다.
난 여인들을 재촉하여 천마교의 세력으로 들어가려했다.
아무래도 그쪽이 활동이 편할테니까.
내 얼굴을 안다면 감히 대들지 못할 것이고 안다고 해도 내가 손본다고 천마교가 나설 입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천마교주도 건드리지 못하는 나를 그들이 해할 순 없으니까.
우리는 빠른 속도로 일단은 무림맹의 권역을 벗어났다.
물론 추적자가 있었겠지만 천마대가 가만 있진 않았겠지.
무림맹주가 겉으로는 광명정대한 것 같지만 능구렁이 같았다.
알게 모르게 암살대를 파견했었고 그것을 천마대가 막은 것만도 수십번이 넘었다.
은근히 피어오르는 살기 때문에 짜증이 났었는데 내가 천마교의 영역으로 들어서자 그것이 사그라들었다.
난 천마대주를 불러 무림맹에 편지를 한통 전하게 했다.
건드린 만큼 되돌려 줘야 하기에.
뭐 사상자가 없으니 큰 손실은 없지만 그래도 날 건드린 것은 참을 수 없다.
들리겠다고 분명히 말을 했는데도 먼저 손을 쓰다니.
명문정파가 어쩌고는 예전 말인가?
천마교주는 내가 방문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꼭 들린다는 보장이 없는데도 뭔가 내게 바라는 것이 있는 느낌이다.
일단은 구경을 하며 점점 천마교의 성으로 이동했다.
여인들은 마교인들이 무조건 괴팍하고 사악하다는 생각을 이쯤에서 접었다.
그들이 만나는 마교인들은 그들에게 최선을 다한 친절과 행동을 보였다.
뭐 내가 있어서라기보다 원래 그들의 성정이 그렇기 때문이다.
우호적인 입장이라면 아주 친근하게 배타적인 입장이라면 잔인하리 만치 대한다.
마교 뿐 아니라 정파도 그건 마찬가지이지만 방법의 문제로 다르게 불리는 것이다.
아무튼 둘러볼 것을 둘러보고도 천마교의 본성으로 들어가는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처음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가 점점 풀리더니 빨리 가자는 대세를 따른 것이다.
천마교주는 성대한 환영식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고 천마교인들도 ‘녹림종사 만세’를 외치며 환영해 주었다.
기분이야 좋지만 실실 웃음을 날리는 천마교주가 미심쩍다.
“형님. 뭔가 좋은 일이 있나 봅니다.”
“허허허. 그렇게 보였나? 사실은 말야...”
천마교주가 하는 말이 길어지면서 나의 얼굴 표정은 시시각각 변했다.
자신의 2세가 드디어 출관을 했다는 말과 내가 집어준 무공 요결을 익혀 역대 천마교의 고수보다 한단계 높은 경지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기 천마교주로 내정되어 지금 교의 일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마지막 말이 날 쇼킹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말야 자네가 우리 애의 사위로 결정났네.”
ps 우선 힘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글이 정리되지 않음은 너무도 확실한 것이기에
제가 수정을 해서 올리는 경지는 못됩니다
생각이 떠 오르면 바로 글로 옮기고 이렇게 적지요
봐 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무림에 나가기 위한 노력은 조금은 처절했다.
우선 나의 용모를 바꾸었고 지화나 운지의 용모도 바꾸었다.
문제는 지화였는데 역용술을 알려줘도 어느새 풀려버려 면사를 쓰는 방법을 택했다.
다만 면사를 벗을 땐 반드시 역용을 하는 조건으로.
운지야 환수니까 자유자재로 변한다.
눈에 띄는 모습보다 평범한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그 뒤를 천마대가 소리 없이 따라왔다.
우선 날이 밝기 시작하자 마음의 짐이 조금 놓이는 듯 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녹림의 일을 신경쓰다보니 그들에게 많은 정을 줬나보다.
내게 있어서 정이란 정말이지 대책없는 짐이 되어버린다.
정을 준 사람이 잘못 되는 것은 죽어도 보기 싫으니까.
그렇다 보니 일일이 신경을 써서 가르쳐야 하고 한명한명에게 드는 심력이 얼마인데 물경 십만의 인원에 대한 신상을 파악했으니...
아무리 내가 천재라고 하지만 십만의 인원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지.
지금 그런 일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니 마음이 편할 수 밖에.
내가 없는 동안은 지들이 알아서 운영을 해야지.
현사라면 아주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돈이고 힘이고 다 있는 조직이 뭐든 못하려고.
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면 금세 알아챌 수 있을 테니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구경을 했다.
지화는 그동안 새장의 새처럼 갇혀 있다가 나온 것이어서 인지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하나하나 살피고 있었다.
시장에 들어가서는 장신구며 의복에 정신이 팔려서 강한 소유욕을 보였다.
뭐 운지에 비하면 천사라고 할까?
“주인님. 이거 예쁘죠. 우와 넘 잘 어울리는거 같지 않아요?”
“제자리에 둬.”
“손님과 너무 잘 어울리시네요.”
“그렇죠? 주인님 저 이거 사줘요.”
“돈 없어.”
“이렇게 예쁜 종이 사달라는데 공자님 너무 무심하시군요.”
“주인장. 그런 웃음 짓지마.”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운지는 자신의 맘에 드는 물건을 몽땅 들고 자리를 떠났다.
믿었던 지화마저 약간의 물건을 챙겨서...
주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투덜거리며 찻집으로 들어갔다.
“무슨 여자들이 그렇게 허영심이 많아?”
“에게. 주인님은 돈도 많으면서 아까우세요?”
“상공. 죄송해요. 제가 도로 물러올께요.”
눈물을 머금고 그런 말을 하면 내가 어찌 그러라고 한단 말이야.
“괜찮아. 농담이야. 그래 맘에 들어?”
“네 아주 예뻐요. 이런건 처음 봤어요.”
이런 저런 일상의 대화가 이렇게 행복하게 느껴지다니.
엽차를 마시며 요기 거리도 시켰다.
다행히 평소의 모습들이 아니라 시선을 끌지는 않았지만 지화의 면사가 몇몇 남성들을 자극시켰나 보다.
얼굴은 가렸다고 하지만 몸매를 바꾸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생각지 못한 변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들려오는 한마디.
“아가씨. 우리 같이 차나 한잔할까?”
그러면 남자가 일어나서 이렇게 말을 하지.
“무엄하구나. 저리 꺼지지 못하겠느냐.”
“꼴에 남자라고 유세는. 다치기 전에 너나 꺼지는게 좋을 거야.”
그리고 투닥투닥 싸움이 일어나서 남자가 괴한을 물리치는 그림...
뭐 지나가는 비디오로 상상이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뭔가 밴질한 놈이 우리 자리로 다가오더니 부드럽게 한마디 한다.
“점창의 곽이웅이라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합석해도 되겠습니까?”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운지가 자리를 내어주었다.
주로 내가 녹림에 있을 때 자신의 이름을 대는 사람과는 대화를 하는 편이라 자연스럽게 배인 습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지는 자리를 일어나 내 옆으로 옮겨 앉았고 곽이웅은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제갈천이라 합니다.”
처음엔 뜨끔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설마 녹림종사 제갈천은 아니겠지요?”
“하하하. 종종 그런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그 사람은 아닙니다.”
“그렇겠지요. 듣자 하니 그자는 안하무인의 사람이라는 소문이던데. 게다가 마두의 우두머리이니 이런곳에서 모습을 드러낼리는 없겠지요.”
-후에 이놈의 이 발언으로 인하여 천마대에 의해 반신불수가 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점창이라면 검으로 일가를 이룬 곳이라 들었습니다. 전 무림인이 아니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단한 위력을 뿜는다 들었습니다.”
“이런. 그럼 서생이라는 말씀이시군요.”
“네. 글공부가 지겨워 이렇게 유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곽이웅은 의아한 눈빛을 보였지만 이내 한점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 내게서 의심의 시선을 거두었다.
“하하. 아릿다운 여인들과의 여행이라... 그렇게 나쁘지는 않군요.”
역용을 한다고 해도 분위기까지 바뀌지는 않는 법이다.
지화의 기품 있는 행동이나 운지의 자태는 얼굴로 따질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으니 말야.
“과찬이시군요. 이것도 인연인데 무림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무림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으신가 봅니다.”
“제가 이렇게 유랑을 하다보니 무림인들은 하늘을 날기도 하고 악한 무리를 혼내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지요. 저희 정파의 인물들은 마도나 사파의 인물을 보면 즉시 처단을 하죠. 그나마 이렇게 무림이 잠잠한 이유도 전부 무림맹이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무림맹은 어떻게 생긴 것입니까?”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직접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어벙한 표정으로 계속 질문을 했다.
곽이웅이란 놈도 그리 높은 직책은 아닌지 거의 아는게 없었다.
오히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보다 못한 것 같았다.
음식이 나오고 한참을 얘기 하다가 소란스러움에 고개를 돌렸다.
아까의 예상 장면이 떠오르시는가?
딱 보기에도 불쾌하게 생긴놈 세놈이 우리 자리를 노리고 돌진하고 있었다.
대충보니 그들 세명이 덤벼도 곽이웅은 끄덕없을 것 같아 보고만 있었다.
“곽이웅. 잘 만났다. 드디어 복수를 하는구나.”
“또 너희들이야?”
마치 오랜 친구처럼 대답하는 곽이웅이 이상했지만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등에 메고 있던 검을 뽑아들며 곽이웅을 포위하는 형상으로 둘러쌓다.
“곽형. 괜찮겠습니까?”
“제갈형. 걱정마세요. 저들은 저의 적수가 되질 못합니다.”
그의 말이 맞기는 맞았다.
처음엔 그저 곽이웅이 잘 싸우는 줄 착각했지만 마치 무협 비디오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고도의 계산된 동작으로 서로 공방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적당히 치고 빠지는 모양이 무슨 무림의 초고수처럼 행동을 했으니까.
네명이서 보여주는 한편의 비디오는 주변의 사람들까지 몰입하게 만들었고 어느 순간 곽이웅은 극강의 고수로 비춰지고 있었다.
백합 정도의 초식을 교환하고 세명은 각기 가슴을 부여잡고 물러났다.
“하하하. 아직 멀었어. 더 실력을 쌓고 덤비거라.”
정말 뻔뻔스런 놈이구만.
이런 방법으로 여자의 환심을 사려고 하다니.
이미 지화와 운지는 그것을 간파했고 불쾌한 심사를 몸으로 보이고 있었다.
지금쯤 여인들의 몽롱한 시선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게 없자 곽이웅은 낙심하는 표정이었다.
“짝짝짝. 정말 대단하오. 곽형. 어찌 사람이 그렇게 빠르게 움직인단 말이요. 정말 무림인들은 대단한 것 같소.”
“뭐 별거 아닙니다.”
곽이웅은 맘이 상했는지 시큰둥하게 자리에 앉았다.
자신이 목표로 한 여인들은 반응이 없으니 열이 받은 것인가?
“만나서 반가웠소. 여행길 조심해서 잘 다니시길.”
마치 날 협박하는 느낌었지만 지깟놈이 협박을 해봐야...
대충 인사를 한 곽이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때 내 눈에는 한명의 인영이 그의 뒤를 따르는 것을 보았다.
‘부디 무사하시길...’
한 백장 밖에서 들리는 비명은 분명 곽이웅이지?
뭐 첫날부터 비디오도 보고 기분은 좋구만.
게다가 여인들도 오랜만에 나와서 인지 들떠서 즐거워 하고 말야.
“참 아까 말야.”
“아까 왜요?”
“우리 변장 풀고 다닐까?”
“상공. 그럼 상공이 불편하시지 않으시겠어요? 게다가 현사님의 말도 있는데.”
“괜찮아. 나도 역용을 하려니 불편하네. 설마 내 얼굴을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으려고.”
“그건 그래요 주인님. 그때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마도나 사파의 인물들이었어요. 지금 말을 들어보니 여기는 무림맹의 지역이라 주인님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들물 것이예요.”
이런 저런 상황을 종합했을 때 역용은 무의미 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숨어 다닌단 말인가?
게다가 귀찮은 천마대도 지근에서 날 호위하는데 뭐가 문제될게 없지.
첫날의 피곤함을 풀기 위해서 서둘러 방을 잡았다.
원래는 두 개를 잡으려 했지만 떨어지지 않으려는 여인들 때문에 큰방을 하나 잡아 목욕물을 준비 시켰다.
역시 내 여인들이 해주는 목욕 시중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준다.
내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는 지화나 나의 성감을 정확히 찾아서 자극해 주는 운지의 합작은 항상 날 최고로 흥분 시킨다.
힘든 하루를 이렇게 마무리 하는 것은 예전 세계에서도 중요한 일과였다.
내가 목욕을 마치고 탕에서 나오면 여인들은 내 몸을 소중하게 닦아 내고 자신들의 몸을 씻는다.
다만 나의 주문에 둘은 서로를 씻기고 그 와중에 서로의 성감을 건드려 알아서 전희를 치르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씻고 있는 그녀들을 보면 나의 물건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힘을 발휘하며 우뚝 솟아오르고 그것을 보는 여인들은 더욱 신음을 날리며 서로의 몸을 탐한다.
촉촉이 젖은 몸으로 침대에 다가오는 여인의 육향은 살인적이다.
한명의 젖가슴을 입에 물며 다른 한명의 옥문엔 나의 물건을 밀어 넣는다.
이미 세명이서 즐기는 모든 방법을 알고 있기에 스스로가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자세로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처음 맞이하는 외부에서의 밤은 그렇게 진득한 육향을 피우며 끝나가고 있었다.
다음날 부터는 사람들이 말하는 명승지를 다니기로 했다.(명승지 이름 모름다. 죄송함다.)
주로 사찰과 성터를 보며 그 옛날 사람들의 회한을 느끼고 유명한 주루에 들어가 아름다운 음률에 빠지며 차를 마시기도 했다.
원래의 모습으로 다니니 가는곳 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렸다.
정말 천상의 선녀가 있다면 그녀들을 칭하는 말이리라.
무림에 오미가 있다는데 당장 칠미로 바꾸어야 한다는 소리도 들렸다.
우리가 본 모습으로 다닌지 딱 일주일 만에 얻은 칭호는 일룡이미(一龍二美)였다.
뭐 별거 아닌 외호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긴 했다.
누군가가 나에 대한 정체를 말한다면 활동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무림맹에서 날 건들지만 않으면 되는데 그게 내 맘대로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지금이야 천마교와 무림맹의 중간 위치에 있으니 크게 분쟁이 나진 않겠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모든 사건은 사전에 예방을 하면 그만큼 수고가 줄어든다.
난 여인들을 재촉하여 천마교의 세력으로 들어가려했다.
아무래도 그쪽이 활동이 편할테니까.
내 얼굴을 안다면 감히 대들지 못할 것이고 안다고 해도 내가 손본다고 천마교가 나설 입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천마교주도 건드리지 못하는 나를 그들이 해할 순 없으니까.
우리는 빠른 속도로 일단은 무림맹의 권역을 벗어났다.
물론 추적자가 있었겠지만 천마대가 가만 있진 않았겠지.
무림맹주가 겉으로는 광명정대한 것 같지만 능구렁이 같았다.
알게 모르게 암살대를 파견했었고 그것을 천마대가 막은 것만도 수십번이 넘었다.
은근히 피어오르는 살기 때문에 짜증이 났었는데 내가 천마교의 영역으로 들어서자 그것이 사그라들었다.
난 천마대주를 불러 무림맹에 편지를 한통 전하게 했다.
건드린 만큼 되돌려 줘야 하기에.
뭐 사상자가 없으니 큰 손실은 없지만 그래도 날 건드린 것은 참을 수 없다.
들리겠다고 분명히 말을 했는데도 먼저 손을 쓰다니.
명문정파가 어쩌고는 예전 말인가?
천마교주는 내가 방문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꼭 들린다는 보장이 없는데도 뭔가 내게 바라는 것이 있는 느낌이다.
일단은 구경을 하며 점점 천마교의 성으로 이동했다.
여인들은 마교인들이 무조건 괴팍하고 사악하다는 생각을 이쯤에서 접었다.
그들이 만나는 마교인들은 그들에게 최선을 다한 친절과 행동을 보였다.
뭐 내가 있어서라기보다 원래 그들의 성정이 그렇기 때문이다.
우호적인 입장이라면 아주 친근하게 배타적인 입장이라면 잔인하리 만치 대한다.
마교 뿐 아니라 정파도 그건 마찬가지이지만 방법의 문제로 다르게 불리는 것이다.
아무튼 둘러볼 것을 둘러보고도 천마교의 본성으로 들어가는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처음엔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가 점점 풀리더니 빨리 가자는 대세를 따른 것이다.
천마교주는 성대한 환영식으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고 천마교인들도 ‘녹림종사 만세’를 외치며 환영해 주었다.
기분이야 좋지만 실실 웃음을 날리는 천마교주가 미심쩍다.
“형님. 뭔가 좋은 일이 있나 봅니다.”
“허허허. 그렇게 보였나? 사실은 말야...”
천마교주가 하는 말이 길어지면서 나의 얼굴 표정은 시시각각 변했다.
자신의 2세가 드디어 출관을 했다는 말과 내가 집어준 무공 요결을 익혀 역대 천마교의 고수보다 한단계 높은 경지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기 천마교주로 내정되어 지금 교의 일을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마지막 말이 날 쇼킹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말야 자네가 우리 애의 사위로 결정났네.”
ps 우선 힘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글이 정리되지 않음은 너무도 확실한 것이기에
제가 수정을 해서 올리는 경지는 못됩니다
생각이 떠 오르면 바로 글로 옮기고 이렇게 적지요
봐 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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