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권은 숙경을 가게까지 데려다 주고 택시를 탔다. 걸어가기엔 열정이 죽었다.
요즘같아선 살아가는 이유를 찾기가 힘들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나 짓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면 좀 편해질 수 있을까.
택시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서는데 병희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영권은 고개를 돌려 병희의 모습을 확인했고 102동 앞에 택시가 서자 요금을 계산하고 내렸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알 수없는 감정이 조만간 자신을 집어삼킬 것 같아서 몸서리가 쳐졌다.
영권은 천천히 괴물처럼 버티고 서있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열쇠로 현관문을 따고 들어가자 거실에는 불이 꺼져 있었는데 근래에는 두 사람의 기분을 반영하듯 밤에 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침실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불빛을 보며 영권은 쿵하고 세게 현관문을 닫았다.
화장대에 앉아서 고개를 돌렸을 선화가 보이는 듯 했다.
영권은 신발을 벗고 침실을 향해 힘차게 걸어갔다.
문을 열자 진짜로 화장대에 앉아 있던 선화가 놀란 듯 고개를 휙 돌려 쳐다보았다.
그리고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영권에게 말했다.
"왜 이래. 나가줘."
선화의 일침은 이성을 버린 영권을 더욱 자극했고 공격성을 띠게 만들었다.
"병희 왔다 갔지?"
영권의 말에 선화는 움찔했지만 이내 정색하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상관이야."
"이제 내 집에서 마음놓고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군. 그래 녀석이랑 재미가 좋았어?"
영권은 선화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왜 이래? 이거 놔!"
하지만 영권은 이미 평소의 눈빛을 잃고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선화의 뺨을 후려갈기며 침대 위로 팽게쳤다.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선화는 그대로 엎드려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물에도 흔들리지 않고 영권은 선화를 덥쳤다.
"아악! 미쳤어?"
선화는 심히 놀라며 영권을 밀쳐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영권은 썩은 고개를 탐하는 하이에나처럼 집요하게 달려들어 선화를 능멸하고 있었다.
"어때? 병희놈이랑 하는 것보다 좋지. 이 나쁜 년아. 하룻밤에 두 남자와 섹스하는 것도 좋지?"
영권은 반은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이기적인 욕구와 열등감들을 토해냈고 선화는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엉망으로 흐트러져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선화를 그대로 방치한 채 영권은 작은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선화는 한참 동안을 그대로 울고 있다가 샤워룸으로 가서 오랫동안 몸을 씻었다.
그리고 무슨 죄를 지엇기에 남편에게 강간을 당하게 되었을까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몸이 떨려서 오래 생각할 수가 없었다.
방으로 돌아온 선화는 우두커니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부엌으로 향한 선화는 조용히 서랍을 열고 고기칼을 꺼내 들었다.
중금속의 무게감과 날카로움의 전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칼을 부여잡은 선화는 조용한 걸음으로 거실로 향했고 남편의 작은 방 앞에 서서 문고리를 돌렸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문은 잠겨있었고 선화는 일단 거기에서 멈추었다.
칼은 그냥 거실의 소파 밑에 넣어두고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구고 술을 더 마시다가 새벽 두 시경에 잠을 청했다.
요즘같아선 살아가는 이유를 찾기가 힘들었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나 짓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면 좀 편해질 수 있을까.
택시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서는데 병희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영권은 고개를 돌려 병희의 모습을 확인했고 102동 앞에 택시가 서자 요금을 계산하고 내렸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알 수없는 감정이 조만간 자신을 집어삼킬 것 같아서 몸서리가 쳐졌다.
영권은 천천히 괴물처럼 버티고 서있는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열쇠로 현관문을 따고 들어가자 거실에는 불이 꺼져 있었는데 근래에는 두 사람의 기분을 반영하듯 밤에 거실에 불이 켜져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침실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불빛을 보며 영권은 쿵하고 세게 현관문을 닫았다.
화장대에 앉아서 고개를 돌렸을 선화가 보이는 듯 했다.
영권은 신발을 벗고 침실을 향해 힘차게 걸어갔다.
문을 열자 진짜로 화장대에 앉아 있던 선화가 놀란 듯 고개를 휙 돌려 쳐다보았다.
그리고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영권에게 말했다.
"왜 이래. 나가줘."
선화의 일침은 이성을 버린 영권을 더욱 자극했고 공격성을 띠게 만들었다.
"병희 왔다 갔지?"
영권의 말에 선화는 움찔했지만 이내 정색하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상관이야."
"이제 내 집에서 마음놓고 다른 남자와 놀아나는군. 그래 녀석이랑 재미가 좋았어?"
영권은 선화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웠다.
"왜 이래? 이거 놔!"
하지만 영권은 이미 평소의 눈빛을 잃고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선화의 뺨을 후려갈기며 침대 위로 팽게쳤다.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선화는 그대로 엎드려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물에도 흔들리지 않고 영권은 선화를 덥쳤다.
"아악! 미쳤어?"
선화는 심히 놀라며 영권을 밀쳐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영권은 썩은 고개를 탐하는 하이에나처럼 집요하게 달려들어 선화를 능멸하고 있었다.
"어때? 병희놈이랑 하는 것보다 좋지. 이 나쁜 년아. 하룻밤에 두 남자와 섹스하는 것도 좋지?"
영권은 반은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이기적인 욕구와 열등감들을 토해냈고 선화는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엉망으로 흐트러져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선화를 그대로 방치한 채 영권은 작은 방으로 돌아가버렸다.
선화는 한참 동안을 그대로 울고 있다가 샤워룸으로 가서 오랫동안 몸을 씻었다.
그리고 무슨 죄를 지엇기에 남편에게 강간을 당하게 되었을까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몸이 떨려서 오래 생각할 수가 없었다.
방으로 돌아온 선화는 우두커니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부엌으로 향한 선화는 조용히 서랍을 열고 고기칼을 꺼내 들었다.
중금속의 무게감과 날카로움의 전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칼을 부여잡은 선화는 조용한 걸음으로 거실로 향했고 남편의 작은 방 앞에 서서 문고리를 돌렸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문은 잠겨있었고 선화는 일단 거기에서 멈추었다.
칼은 그냥 거실의 소파 밑에 넣어두고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구고 술을 더 마시다가 새벽 두 시경에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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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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