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이 있은 후 집으로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는 것은 영권에게 당연한 일이었다.
아예 집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도 있었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았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열쇠로 열고 들어가자 그 소리를 듣고 선화가 방에서 나와서 영권을 맞았다.
하지만 영권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작은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선화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방문까지 냉큼 닫아버린 남편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 모두 머리가 복잡해서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영권은 자꾸만 요의가 느껴져서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려야만 했다.
자리에 누우면 과연 내일이 올지 의문이었다.
내일이 온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옳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영권은 아내와 몇 번 마주치기는 했지만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지나쳐갔다.
그리고 식탁에 차려진 아침도 먹지 않고 집을 나가는 영권을 선화도 붙잡지 않았다.
부부는 그렇게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만 같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선화는 병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병희는 어제 일어난 일을 그녀에게 설명했다.
선화는 잠깐 놀라긴 했지만 이내 올 것이 왔다는 마음을 가졌다.
언젠가는 빛이 들어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법이니 자신의 비밀도 때가 이르면 밝혀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게 오늘이 된 것 뿐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남편인 영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선화는 커피 한잔을 타서 식탁에 앉았다.
전같으면 맛있게 싹싹 비워졌을 음식들이 식어버린 채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
선화는 두근거리는 가슴이 멈추지 않는 것을 느끼고 눈을 감았다.
병희와의 첫 만남, 남편의 실종, 병희에게 사로잡히던 날들.
선화는 돌아갈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 것을 알았다.
영권은 하루 종일 상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운전을 하면서도 가게에서 돈 계산을 하면서도 선화와 병희가 만나는 장면이 떠올라 마음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그렇게 믿었던 선화가 자신의 친구와 그런 짓을 벌일 수 있었는지, 스스로도 잘못한 일이 있었지만 아내의 그런 행동은 더욱 놀랍게 느껴졌다.
화려할 것 없었지만 평탄하고 안정적이었던 결혼 생활이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게 무언가가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돌이킬 생각도 해봤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억지로 결혼을 유지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아침에도 선화에게 할 말이 없었듯이 영권은 앞으로도 그의 부정한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자 영권은 답답하다 못해 숨이 턱턱 막혀오는 것 같았다.
첫 휴가를 갔다가 부대로 복귀할 때의 기분이 그랬던가.
한숨이 자꾸만 나오고 머리는 답답하고 등에는 식은 땀이 맺혀서 아픈 사람처럼, 걷고 있는지 흘러가는지 알지 못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아파트 앞에 도착한 영권.
다리가 물에 불은 것처럼 무겁게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고 증력은 영권의 등 뒤에서 작용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예 집에 들어가지 않을 생각도 있었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았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열쇠로 열고 들어가자 그 소리를 듣고 선화가 방에서 나와서 영권을 맞았다.
하지만 영권은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작은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선화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방문까지 냉큼 닫아버린 남편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 모두 머리가 복잡해서 잠이 오지 않는 밤이었다.
영권은 자꾸만 요의가 느껴져서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려야만 했다.
자리에 누우면 과연 내일이 올지 의문이었다.
내일이 온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옳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당연했다.
영권은 아내와 몇 번 마주치기는 했지만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지나쳐갔다.
그리고 식탁에 차려진 아침도 먹지 않고 집을 나가는 영권을 선화도 붙잡지 않았다.
부부는 그렇게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만 같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선화는 병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병희는 어제 일어난 일을 그녀에게 설명했다.
선화는 잠깐 놀라긴 했지만 이내 올 것이 왔다는 마음을 가졌다.
언젠가는 빛이 들어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법이니 자신의 비밀도 때가 이르면 밝혀지고 말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게 오늘이 된 것 뿐이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남편인 영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선화는 커피 한잔을 타서 식탁에 앉았다.
전같으면 맛있게 싹싹 비워졌을 음식들이 식어버린 채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
선화는 두근거리는 가슴이 멈추지 않는 것을 느끼고 눈을 감았다.
병희와의 첫 만남, 남편의 실종, 병희에게 사로잡히던 날들.
선화는 돌아갈 수 없는 길을 떠났다는 것을 알았다.
영권은 하루 종일 상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운전을 하면서도 가게에서 돈 계산을 하면서도 선화와 병희가 만나는 장면이 떠올라 마음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그렇게 믿었던 선화가 자신의 친구와 그런 짓을 벌일 수 있었는지, 스스로도 잘못한 일이 있었지만 아내의 그런 행동은 더욱 놀랍게 느껴졌다.
화려할 것 없었지만 평탄하고 안정적이었던 결혼 생활이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게 무언가가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돌이킬 생각도 해봤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억지로 결혼을 유지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아침에도 선화에게 할 말이 없었듯이 영권은 앞으로도 그의 부정한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자 영권은 답답하다 못해 숨이 턱턱 막혀오는 것 같았다.
첫 휴가를 갔다가 부대로 복귀할 때의 기분이 그랬던가.
한숨이 자꾸만 나오고 머리는 답답하고 등에는 식은 땀이 맺혀서 아픈 사람처럼, 걷고 있는지 흘러가는지 알지 못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아파트 앞에 도착한 영권.
다리가 물에 불은 것처럼 무겁게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고 증력은 영권의 등 뒤에서 작용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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