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여자네."
영권이 뒤따라 들어오자 숙경이 말했다.
"당신, 여복은 있는 모양이야."
숙경은 옷을 입으려던 영권의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대신 그에게 뜨겁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빼앗고 싶어졌어. 당신을 내 남자로 만들고 싶어."
오기가 발동한 영권도 숙경을 맞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오래 버티지는 못하고 끝나버렸다.
숙경은 아쉬워하면서도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웠고 영권은 물을 마시러 밖으로 나왔다.
"그만 갈까."
영권은 돌아가려 했지만 웬일인지 숙경은 그러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영권도 알 수가 없었지만 느리게 담배를 피우고 영권의 책상에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 걸로 봐서 조금 더 머무르길 원하는 것 같았다.
"좀 있다가 가."
"왜? 난 별로 내키지 않는데."
영권은 주인인 스스로가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린 집에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고 숙경이 머무르려는 이유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자신만만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왜 그러는지 말이나 해봐."
영권은 바로 나가는 것은 포기하고 방바닥에 앉았다.
"오늘 정리해버려. 깨끗하게."
"뭘?"
"와이프하고 정리하라고. 병희씨 오면 셋이서 깔끔하게 정리해, 그리고 나서 완전히 떠나. 그럴 수 있지?"
"...... 음."
"대답이 뭐가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하자."
아직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영권은 그녀의 말대로 할 것이다.
언젠가는 해야만 할 부담스러운 일이라면 기회가 생겼을 때 서둘러 처리하는 것이 좋겠지.
두 사라은 방안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선화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영권이 졸음을 느끼며 베개를 내려 잠시 누웠을 때, 초인종이 울렸고 그때서야 선화는 방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때 잠갔던 문이 딱 소리를 내며 풀리는 소리를 영권은 들었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떴다.
집으로 들어온 병희는 누가 왔느냐고 물었고 선화는 두 사람이 찾아온 것을 말해주었다.
그때쯤 영권은 천천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영권은 무거운 입때문에 말을 꺼내지 못했지만 병희는 그저 친구를 만날 때처럼 아는 체를 해왔고 방안에 있는 숙경을 보고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숙경은 대강 답례를 하고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곧 병희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영권은 상의할 게 있다는 정도로 말했을 뿐이며 방안의 숙경은 답답한 듯 혼자서 고개를 저었다.
"난 배가 고픈데, 뭐라도 먹으면서 얘기해도 되겠지? 차라리 술이나 한잔 하면서 하지."
병희는 자신의 집이라도 되는 것처럼 영권의 술을 꺼내어 식탁에 앉았고 손님들을 불렀다.
네 명이 식탁에 모여 앉았고 서로의 시선을 외면하느라 바쁜 이상한 저녁의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그래 무슨 말인지 들어보자."
네 잔의 술잔에 투명한 눈물같은 술을 차례로 따른 병희가 포문을 열듯 먼저 말을 꺼냈다.
영권은 독주를 단숨에 들이키고 잔을 내려놓았다.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더 이상 지저분한 게 싫어서 말이야. 내가 선화와 이혼하겠다. 그러면 모든 게 정리되는 건가. 너도 준비가 되는대로 떠나주기 바란다."
병희는 자료를 받아들이는 로보트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영권의 잔에 술을 채워주었고 자기 잔을 비웠다.
"그래. 알았다. 그럼 모든 게 정리가 되겠지. 깨끗하게. 가능한 빨리 그렇게 할게. 어찌됐건 미안하게 되었다."
영권은 기대하지도 않은 사과의 말을 듣자 가슴이 울컥해졌고 이미 저만치 멀어진 선화에 대한 미련이 생기는 것 같아 속으로 억눌러야 했다.
"그럼 얘기가 다 끝난 건가."
영권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병희는 더 할 말이 남았다며 앉으라고 했다.
"무슨 얘긴데."
"왜 그렇게 서둘러, 시간도 많은데. 자 다같이 한잔 하자."
병희는 자기 잔을 들어 식탁 한가운데로 내밀었고 머뭇거리던 세 명은 뒤늦게 잔을 들어 건배했다.
"사실......"
병희는 얘기를 할지 말지 망설이는 것 같았다. 아니면 해야할 말인지 해서는 안될 말인지를 재고 있는 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선화를 좋아하기는 했어. 둘이 사귀고 얼마 안 돼서 일거야, 아마. 같이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호감이 있었지만 친구의 여자를 어떻게 할 수 없었지.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때 난 초심자에 불과했거든."
병희가 숨겨두었던 과거의 생각들을 꺼내놓기 시작하자 집안을 감싸고 있던 이상기류가 급히 커지면서 온통 휩싸고 돌았다.
영권은 슬픈 노래를 듣는 것처럼 멈추게 하고 싶었지만 자꾸 빠져드는 것을 느끼며 병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친구의 얼굴은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한동안 잊고 지냈지. 너와 연락도 없이 지낸게 꽤 오래되었기도 하고 바쁜 시간을 보낸 탓도 있었지. 그래도 내가 선화를 좋아한 건 사실이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라."
병희는 한껏 진지하게 말했지만 영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몸통이 빠진 생선처럼 어딘가 온전치 못하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영권이 뒤따라 들어오자 숙경이 말했다.
"당신, 여복은 있는 모양이야."
숙경은 옷을 입으려던 영권의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대신 그에게 뜨겁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빼앗고 싶어졌어. 당신을 내 남자로 만들고 싶어."
오기가 발동한 영권도 숙경을 맞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인지 오래 버티지는 못하고 끝나버렸다.
숙경은 아쉬워하면서도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녀는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웠고 영권은 물을 마시러 밖으로 나왔다.
"그만 갈까."
영권은 돌아가려 했지만 웬일인지 숙경은 그러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영권도 알 수가 없었지만 느리게 담배를 피우고 영권의 책상에서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 걸로 봐서 조금 더 머무르길 원하는 것 같았다.
"좀 있다가 가."
"왜? 난 별로 내키지 않는데."
영권은 주인인 스스로가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린 집에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고 숙경이 머무르려는 이유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특별한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자신만만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왜 그러는지 말이나 해봐."
영권은 바로 나가는 것은 포기하고 방바닥에 앉았다.
"오늘 정리해버려. 깨끗하게."
"뭘?"
"와이프하고 정리하라고. 병희씨 오면 셋이서 깔끔하게 정리해, 그리고 나서 완전히 떠나. 그럴 수 있지?"
"...... 음."
"대답이 뭐가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하자."
아직 완전히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영권은 그녀의 말대로 할 것이다.
언젠가는 해야만 할 부담스러운 일이라면 기회가 생겼을 때 서둘러 처리하는 것이 좋겠지.
두 사라은 방안에 머물면서 시간을 보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선화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영권이 졸음을 느끼며 베개를 내려 잠시 누웠을 때, 초인종이 울렸고 그때서야 선화는 방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때 잠갔던 문이 딱 소리를 내며 풀리는 소리를 영권은 들었고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떴다.
집으로 들어온 병희는 누가 왔느냐고 물었고 선화는 두 사람이 찾아온 것을 말해주었다.
그때쯤 영권은 천천히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영권은 무거운 입때문에 말을 꺼내지 못했지만 병희는 그저 친구를 만날 때처럼 아는 체를 해왔고 방안에 있는 숙경을 보고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숙경은 대강 답례를 하고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곧 병희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영권은 상의할 게 있다는 정도로 말했을 뿐이며 방안의 숙경은 답답한 듯 혼자서 고개를 저었다.
"난 배가 고픈데, 뭐라도 먹으면서 얘기해도 되겠지? 차라리 술이나 한잔 하면서 하지."
병희는 자신의 집이라도 되는 것처럼 영권의 술을 꺼내어 식탁에 앉았고 손님들을 불렀다.
네 명이 식탁에 모여 앉았고 서로의 시선을 외면하느라 바쁜 이상한 저녁의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그래 무슨 말인지 들어보자."
네 잔의 술잔에 투명한 눈물같은 술을 차례로 따른 병희가 포문을 열듯 먼저 말을 꺼냈다.
영권은 독주를 단숨에 들이키고 잔을 내려놓았다.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더 이상 지저분한 게 싫어서 말이야. 내가 선화와 이혼하겠다. 그러면 모든 게 정리되는 건가. 너도 준비가 되는대로 떠나주기 바란다."
병희는 자료를 받아들이는 로보트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영권의 잔에 술을 채워주었고 자기 잔을 비웠다.
"그래. 알았다. 그럼 모든 게 정리가 되겠지. 깨끗하게. 가능한 빨리 그렇게 할게. 어찌됐건 미안하게 되었다."
영권은 기대하지도 않은 사과의 말을 듣자 가슴이 울컥해졌고 이미 저만치 멀어진 선화에 대한 미련이 생기는 것 같아 속으로 억눌러야 했다.
"그럼 얘기가 다 끝난 건가."
영권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병희는 더 할 말이 남았다며 앉으라고 했다.
"무슨 얘긴데."
"왜 그렇게 서둘러, 시간도 많은데. 자 다같이 한잔 하자."
병희는 자기 잔을 들어 식탁 한가운데로 내밀었고 머뭇거리던 세 명은 뒤늦게 잔을 들어 건배했다.
"사실......"
병희는 얘기를 할지 말지 망설이는 것 같았다. 아니면 해야할 말인지 해서는 안될 말인지를 재고 있는 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선화를 좋아하기는 했어. 둘이 사귀고 얼마 안 돼서 일거야, 아마. 같이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호감이 있었지만 친구의 여자를 어떻게 할 수 없었지.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때 난 초심자에 불과했거든."
병희가 숨겨두었던 과거의 생각들을 꺼내놓기 시작하자 집안을 감싸고 있던 이상기류가 급히 커지면서 온통 휩싸고 돌았다.
영권은 슬픈 노래를 듣는 것처럼 멈추게 하고 싶었지만 자꾸 빠져드는 것을 느끼며 병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친구의 얼굴은 안개에 가려진 것처럼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한동안 잊고 지냈지. 너와 연락도 없이 지낸게 꽤 오래되었기도 하고 바쁜 시간을 보낸 탓도 있었지. 그래도 내가 선화를 좋아한 건 사실이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라."
병희는 한껏 진지하게 말했지만 영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몸통이 빠진 생선처럼 어딘가 온전치 못하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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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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