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가 없었다.
장난식으로 답장을 보내기가 무섭게 다시 이 정체불명의 작자에게 메일이 오다니..
그리고 그 메일의 내용이란 정말 가관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아직도 이 작자를 믿을 수 가 없었다.
아니 이런 식의 메일 내용을 믿는다는 것 자체가 바보나 하는 짓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녀석의 정체가 궁금했고 서둘러 답신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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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사람 : ; 개인별 주소록에 추가
참조 :
제목 : 김희준입니다.
내용
좋습니다.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일단 자기 소개부터 좀 해주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그쪽은 내 이름도 알고 있는데.. 제가 그쪽분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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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신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담배꽁초를 입에 물고 습관적으로 커피포트의 전원스위치를 올린 후 서둘러 종이컵에
봉지커피를 탔다.
커피 한모금을 홀짝 거리며 초조한 듯 담배연기를 모니터로 향해 길게 내뿜는다.
새로고침단추를 누름과 동시에 이 녀석의 답신이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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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소개를 하겠습니다. 09-10-14 (수)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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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사람: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이 모든것 또한 절차라고 생각하고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분명 재차 강조하지만 믿기 어려우실 겁니다.
저역시 김희준씨로부터 답신이 와서야 저의 불신을 깨트릴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저는 강원도 삼척시에 살고 있는 레드락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사십대이며, 남자입니다.
더 자세한 인적 사항은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이유는 다음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김희준씨와 같은 공간이겠지만 서로의 시간은 틀립니다.
지금 저의 시간은 정확히 2019년 10월14일 PM5:10분경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는 차츰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쉽게 말해 저는 과거로 메일을 보내드리는 것이고 김희준씨는 미래로 부터 메일을
받고 있는 겁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믿기 힘드시겠지만.. 사실입니다.
몇가지 증명을 해보이라면 당장 증명을 하겠습니다.
내일 날짜의 주가지수입니다.
물론 주식을 하고 있을 리 만무 하겠지만 첨부한 자료를 내일 지금 시간에 확인해 보십시오.
그리고 착각하시고 계신것 같아 몇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를 믿고,안믿고의 선택은 김희준씨가 결정하겠지만
이 모든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결정은 제가 하는 겁니다.
저는 지난 과거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신 때문에 엄청난 행운의 기회를 날려 버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저는 제2, 제3의 누군가에게 얼마든지 이런 기회를 드릴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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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하하... 뭐?? 2019년이라구??... 핫.."
이 작자의 메일을 읽으면서 어이없는 황당함에 웃음이 나왔지만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고 있는 것이다.
"어떤놈인지.. 분명.. 개수작일꺼야.. 나가지고 장난치는게 분명해.."
"근데..이새끼.. 말이 다.. 사실이라면.. 어쩌지??... "
그렇게 알 수 없는 흥분감과 긴장감이 계속되었다.
"....핫~!! 믿으라고?? 2019년을??.. 무슨 빽투더퓨쳐냐??.. 핫하하.. 씨이발.."
이녀석과 메일로 대화를 주고받은 지 다섯시간이 지났다.
자정이 지난 지금까지 나는 아무것도 할 수도 없었고, 계속 앉았다 일어났다 서성이길 반복하며
미친놈처럼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평소에도 이 시간에 잠들지는 않았다.
잠들다기 보다는 한창 게임에 열중할 타이밍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좋아하는 RPG게임에 아예 접속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녀석이 나에게 보내왔던 메일들을 다시한번 꼼꼼히 읽어보고 있었다.
도무지 게임을 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사냥하고 득템하고 존나게 바쁜데.... 에효~ 돈만 많아도 현질 팍팍~해서.. 다른놈들처럼 구색이나 좀 갖추지.."
비좁은 원룸안은 담배연기로 쩌들어 버렸고, 맑은 공기가 그리워 오피스텔건물 밖으로 나가버렸다.
제법 선선함이 느껴지는 찬바람이 어깨를 움추리게 만든다.
방금전까지의 일들이 꼭 무언가에 홀린듯 느껴졌고 이제서야 제 정신을 차린듯한 기분이 들었다.
"후우~... 카아악~!!! 퉤!!..."
"훗.. 그래.. 내가 착각한거야.. 어떤 씨방새인지 좃방새인지.. 하여간 내가 속은게 분명해.."
1층 편의점에서 왠 남녀커플이 캔맨주와 안주거리를 잔뜩 싸들고 나와 히히낙낙 거리며 오피스텔 건물로 들어간다.
옷차림새를 보아하니 우리 오피스텔에 사는 년과 이 기집년 집에 놀러온 남자친구놈 같다.
갑자기 성욕이 치솟는다.
하지만 무일푼 청년백수주제에 성욕해소란 곧 딸딸이를 의미하는 것일 뿐, 그 이상의 기대는 꿈도 꾸기 힘든 현실이다.
"상상 그 이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줄 수 있다고??...."
이윽고 길고 긴 시간이 지났고, 오늘의 코스피지수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종가지수가 1,658.99에.....누적수익률이...!!!..."
녀석이 나에게 보내온 캡쳐그림파일을 비교하고 있다. 물론 100% 일치한 내용이었다.
그순간 나는 어떤 공포감이 느껴졌다.
"이녀석.. 도대체 뭘까? 사실이란 말인가??..."
심호흡을 하고 녀석에게 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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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사람 : ; 개인별 주소록에 추가
참조 :
제목 : 김희준입니다.
내용
대단한 분이네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일단 뭐든 시키는데로 하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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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보낸 후 종이컵에 인스탄트 봉지커피 하나를 털어 넣었다.
그리고 끓는물을 따라부으며 담배한개피를 입에 물었다.
담배한개피가 이렇게나 길게 느껴진 건 처음이다.
모니터로 향한 후 메일확인란의 새로고침을 눌렀다.
아직 오지 않았다.
페티병에 담배꽁초를 쳐박은 후 뒤돌아 서며 다시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물고 화장실로 향했다.
변기카바를 젖혀 올리고 오줌줄기를 발사한다.
어제오늘 잠을 설쳐서인지 오줌색깔이 샛노랗기만 하다.
문득 거울속 내 얼굴과 마주쳤다.
알수없는 썩소에 기대반 두려움반이 느껴지는 면상이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메일이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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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시작할까요? 09-10-15 (목) 18:15:00
보낸사람: 주소록에 추가 | 수신차단하기
받는사람:
많이 놀라셨을 겁니다.
저역시 김희준씨에게 답장 메일을 확인했던 순간에도 그랬습니다.
설마 과거의 누군가에게 메일을 보낸다는게 가당찮은 이야기일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김희준씨께서는 저에게 보란듯 답장을 보내주셨고, 어제의 그 감동을 아직까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저역시 지금 이 시간이 무척 긴장되고 떨리는 순간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저와 김희준씨.. 아니 김희준씨와 저는 인류 역사상 어쩌면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엄청난
업적을 이루어낸 최초이자 마지막 사람일꺼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내일모레가 토요일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로또복권 359회차의 추첨일입니다.
1등이 여덟명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각각의 당첨금액은 12억8천정도입니다.
당첨번호는 1,10,19,20,24,40 이고 보너스번호가 23입니다.
만일 김희준씨가 1등이 된다면 당첨인원이 아홉명으로 늘어날 수 있는지 아닌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당첨금액은 변동될 수도 있다는 점 잊지마시고.. 이번은 그냥 몸풀기 차원이니까
다른 욕심은 삼가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본론을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저를 통해 알게되는 모든 정보로부터 발생된 이익금은 절반으로 나누셔야 합니다.
물론 저 복권의 1등 당첨금액에 대한 절반은 저의 이윤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김희준씨께서 어떠한 이의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만약 이의가 있으시다면 저와의 거래는 더이상 없습니다.
제가 이윤을 수령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메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이제부터 김희준씨께서는 수십억 아니 수백,수천억의 부자가 될 것입니다.
자.. 그럼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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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상에 공짜란 존재하지 않는 법.
이녀석이 나를 택한 이유가 있을게 분명했고, 무언가의 거래를 원할 것이라고 미리 짐작은 했었다.
만일 이 녀석이 악마라면... 진짜 악마라면..
나는 영혼이라도 팔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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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두편 달려보았습니다.
로또복권 얘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아름다운인생]ㅠㅠ 생각이 나는건 저만 그런건가요?
에혀~ 그것도 마감지어야 할 텐데..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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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11-03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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