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reak A Heart 의 외전입니다.
외전이라기 보다는 프롤로그에 가까운데... 이미 1부를 올려버려서 외전으로 대신합니다.
팬픽적인 요소가 있지만, 본편과는 거리가 있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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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최고에요! 너무 멋져요! 섹시해요!”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관중들의 인사에 밝게 웃으며 화답하던 모습과 달리 무대 뒤의 대기실로 들어서자 곧 성난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대 뒤에서 멋진 공연을 보여준 그녀를 축하해 주려던 동료들과 스텝들은 그녀의 표정에 당황 했다. 동료들은 ‘반응이 만족스럽지 못 했었나’라는 생각을, 스텝들은 ‘조명이나 마이크에 문제가 있어서 저러는 걸까’라는 생각을.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대기실 쇼파에 몸을 대(大)자로 뉘였다. 하얀색 탱크탑만 입은 그녀는 아찔한 몸매를 가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착용하고 있던 커다란 액세서리 목걸이를 내던지고 눈을 감았다.
그녀가 무방비 상태로 눕자 봉긋하게 솟아 오른 가슴이 땀에 흠뻑 젖은 탱크탑 속의 검은색 브래지어와 함께 비치며 숨막히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게다가 하반신이 아래로 내려가게 누워 있어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라인이 더욱 돋보여 주위 남자들을 질식하게 만들고 있었다. 주위의 남자 스텝들은 그 모습에 연신 눈을 흘깃거리기 바빴다. 여자스텝들은 부러워하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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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려 보이는 남자 코디에게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효연은 어느 순간부터 코디의 손길이 이상해졌다고 느꼈다. 평소에는 털털하지만 메이크업이 생명인 그녀는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순간만큼은 굉장히 민감한 상태다. 순간 갑자기 왜 그러냐고 짜증을 내려 했지만 귀엽고 선이 가는,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코디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바꿨다. 효연은 ‘나는 역시 인내심이 깊고 세심해’ 라고 생각하며 내색하지 않고 앞에 비치는 거울을 통해 코디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봤다. 남자 코디의 얼굴을 품평하던 그녀는 쉴새 없이 움직이는 그의 눈동자를 발견했다.
‘뭐야 이 녀석.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니까 부끄러움 타는 건가? 진짜 볼수록 귀엽네. 끝나고 한번 말이나 걸어줘야지’
수영은 효연의 뒤에서 그녀가 메이크업을 받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 보고 있었다. ‘왜 효연이는 메이크업을 집중적으로 받는데도 다른 멤버들만큼 예뻐지지 않을까?’ 입 밖에 낼 수 없는 혼자만의 의문을 가진 채로. 그러던 중 수영은 갑자기 손이 느려지는 남자 코디의 모습을 감지 했다.
‘뭐야 쟤? 너무 오래 해서 손이 아픈가?’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남자 코디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잠자코 살펴 보던 수영은 그 원인이 다른 곳, 즉 쇼파에 누워있는 누군가에 있음을 알았다. 효연의 메이크업이 망가지는걸 두고 볼 수 없었던 수영은 쇼파에 누워있는 그녀에게 소리쳤다.
“야! 누워 있으려면 뭐라도 덥고 있어. 여기 우리 남자 코디님들 정신 사나워지잖아! 특히 여기 이 분은 좀 심각해 보이는데? 크크크”
지적 받은 남자 코디는 갑작스럽게 정곡을 찌르는 수영의 말에 얼굴이 빨갛게 되어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모습을 본 효연은 안타까워 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 최수영! 꼭 넌 그렇게 내 기분을 망쳐야겠냐! 나는 상상도 못 하냐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어. 그럼, 그렇지. 나를 보고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건…… 여자 밖에 없어. 흑 ㅠ.ㅠ’ 자신을 위해 신경 써준 수영을 절대 알지 못 할 효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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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누워있는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사실 그녀는 지금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또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제 때문에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그녀는 오늘 있을 콘서트를 위해 몇 일 동안 밤 샘 춤 연습을 했다. 이날 공연에 있을 노출 때문에 몇 달 동안 먹고 싶은 건 먹지도 못 하고 정해진 식단만을 먹으며 몸매 관리를 했다. 사람들은 모르리라. 그녀가 그녀의 수많은 팬들이 아닌 오직 한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오늘을 준비 했다는 걸.
‘그가 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건 알고 있어.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한 번쯤은 고갤 돌려 봐야 되는 것 아냐? 사람들이 그 정도 반응을 보였으면 궁금해서, 아니 놀래서라도 돌아 보겠다, 나였으면 이 때다 싶어서 계속 쳐다 봤을 텐데. 아 진짜! 짜증나 아아악! .’
“아아악!”
“뭐, 뭐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누구야? 무슨 일이야?”
‘벌컥’
“뭐야, 왜 그래? 태연아 무슨 일이야?”
“아니, 쟤가 또 갑자기 소리를 지르네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_-;;“
“또 쟤야? 쟤 요즘 왜 저래? 연습하다가 갑자기 실실 웃질 않나, 졸다가 깨서 소리 치질 않나. 너희들이 좀 알아봐. 아무래도 심각한 것 같아.”
“네~”
그녀는 주위에서 자신을 걱정(?)하는 대화들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만이 머리 속에 맴돌고 있었다. 수수께끼의 답을 찾기 위해서 머리를 하도 굴렸더니 이상한 답까지 생각 하게 됐다. ‘남자들한테 나는 매력이 없는 걸까?’ 라는 말도 안 되는, 용서 할 수 없는 생각을 말이다.
‘내가 뭐 잘 못 한 것 있나? 아냐 그거랑은 상관 없어. 내가 왜 걔 눈치를 보지? 음…… 혹시 내 의상이 너무 야해서 부끄러워 못 쳐다 봤나? 아닌데~ 남자들은 내가 이렇게 입으면 눈에 불을 켜고 쳐다 보던데. 아니면…… 설마! 내가 매력이 없나?’
“야! 황미영! 전에 네가 나 매력 있다고 했지?”
“으응”
“어떤 남자도 날 좋아 할거라고 했지?”
“응, 그, 그랬지.”
“너 거짓말이면 죽을 줄 알아.”
‘쾅~’
“뭐, 뭐지 쟤?”
“미영아 무슨 말이야 그게? 왜 갑자기 자기가 매력이 있나 없나 묻고 뛰어가는 거야?”
“아, 그게. 그런 일이 있어.”
“뭐야! 황미영! 너 쟤랑 무슨 얘기 했었어? 너 뭐야. 어떡해 우리한테도 비밀이 있을 수 있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면 뭔데? 뭐냐고! 빨리 말해봐.”
“으,응. 어떡해 된 거냐 면……”
(자초지종 설명 중)
‘확인해봐야겠어. 내가 매력이 있는지 없는지. 없다고 하기만 해봐. 황미영 그냥 확!’
티파니는 현재 그녀의 사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티파니는 겉으로 보이는 띨빵한 모습과는 달리 조용하면서도 의외로 사려 깊은 성격으로, 덤벙대고 깝죽대는 그녀와 죽이 잘 맞았다. 과거 변신 전 이 쪽 방면으로 아픔이 많은 티파니는 상담에도 능했다. 조용하고 진지한 몇 번의 상담으로 티파니는 입이 무겁고 사려 깊은 아이로 그녀에게 인식되고 있었다. 그래서 티파니를 믿고 그녀는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 그리고 티파니는 그 믿음을 그녀의 동료들과 비밀의 공유를 통한 돈독한 관계 형성을 위해 져버리고 있는 중이었고.
어쨌든 그녀는 그 남자에게 직접 확인하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그녀가 복도를 달려갈 때 마다 땀 냄새와 그녀 특유의 독특한 향기가 어우러져 묘한 냄새가 났다. 누가 그러던데 페르몬 향이라고. 사슴 같은 목과 길고 가느다란 팔, 물이 고일 만큼 깊게 파인 쇄골, 한줌 밖에 안 될 것 같은 잘록한 허리를 드러낸 채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는 그녀는 진정 여신이 급한 일이 있어 하강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수 많은 사람이 들어선 콘서트장 이었지만 영상 감상 시간이었기 때문에 실내는 조용했고, 내부 사람들도 스크린에 설치된 영상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덕분에 여신의 포스를 내면서도 그녀는 별 소란 없이 그를 찾아 갈 수 있었다. 아까 공연 할 때 그가 있던 위치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치의 망설이 없이 나아갔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을 열자 찬 공기가 느껴졌다. 땀이 마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순간 오한이 들었지만 그 정도로는 그녀의 발걸음을 막지 못 했다. 정작 그녀의 발걸음을 막은 것은 낯선 손길들이었다.
대기실 우측 B지점에 대기하고 있던 2조 요원들은 대형 스크린에 상영중인 소녀시대 찬양송을 정신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들이 대기 중인 바로 앞에 스크린이 위치해 있음을 감사하며. 그 때 자신들이 서 있던 문 뒤쪽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체 누가 이렇게 문을 세게 여는 거야?’ 약간 짜증을 내며 뒤돌아 본 그들은 자신들의 앞에 여신이 잔뜩 성난 표정을 지으며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들이 무슨 잘 못을 했길래 여신님이 화를 내고 있을까?’ 3초 정도 진지하게 고민한 그들은 곧 앞에 있는 여인이 여신의 모습을 한 사람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도.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그들이다.
“저…... 무슨 일이신지? 지금 나가시면 안 됩니다.”
“비켜주세요.”
“지금 영상 상영 중이라 나가시면 큰 소란이 벌어집니다.”
“다시 말할게요. 비켜주세요.”
“안 됩니다. 영상 상영 중에는 지시 없이 내보내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저기요! 저 누군지 몰라요? 제가 오늘 여기 주인공이라고요.”
“알고 있습니다.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명령은 명령입니다.”
“아이씨, 비켜요. 저 나갈 거에요.”
“죄송합니다.”
“아아악!”
“읍.읍 읍.”
(몸 싸움 중)
“무슨 일이야?”
“아, 실장님. 아가씨께서 막무가내로 나가겠다고 하셔서 말리는 중이었습니다.”
“그래? 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가씨 무슨 일이 길래 지금 나가겠다고 하시는지?”
“읍,읍 손 떼요! 아, 진짜. 저기 저 자식한테 볼일 있어서 좀 가려고 하는데 왜 막는 거에요?”
“저 자식이라면……. 저기 두 번째 서 있는 녀석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잠깐 뭐 좀 확인하려는데 대체 왜 못 가게 해요?”
“아가씨. 지금 영상 본다고 다들 조용한데 아가씨가 나가면 어떡해 되겠습니까? 그리고 저 많은 팬들과 카메라 앞에서 저 녀석하고 둘이 대화를 나누겠다고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왜 안 되요? 저는 대화도 함부로 하면 안 되나요?”
“그런 말이 아닌 것 잘 알지 않습니까? 아가씨는 공인 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걸 그룹의 멤버 입니다. 알 만큼 아는 분이 이러시면 저희도 곤란합니다. 자꾸 이러시면 매니저님께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녀의 눈에서 눈물이 고인다.)
“크흠, 급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신 공연 끝나고 저 녀석한테 아가씨 찾아가라고 말해놓겠습니다.”
“….. 정말 이죠? 꼭 오라고 말해 주시는 거죠?”
“ (귀, 귀엽다.) 그, 그럼요. 꼭 전해 주겠습니다.”
“알았어요, 지금은 돌아갈게요. 대신에 약속 잊지 마세요. 지켜지지 않을 경우! S♡NE 게시판에 글올릴 거에요. 실장님이 약속 안 지키셔서 저 울렸다고.”
“헉! 그, 그런. 너무 한 거 아닙니까? 제가 무슨 잘 못을……”
“그만! 약속 지키시면 되잖아요. 별로 어려운 일 아니잖아요. 그럼 되잖아요.”
“(귀, 귀엽지 않아. 악녀잖아 이건.) 크흠, 알겠습니다. 꼭 보내드리겠습니다.”
“부탁 드릴게요, 그럼. 다음에 뵐게요. 수고하세요.”
“…”
“실장님.”
“실장님!”
“으,응? 왜?”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세요?”
“이 자식아! 지금 안 심각하게 생겼냐? 저 자식 끝나면 붙잡아놔. 무슨 일이 있어도. 알겠냐? 저 놈 놓치면 너희들 다 모가지야. 각오해!”
“시,실장님!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어디 있긴 여기 있지. 확실히 잡아둬! 에이~ 큰일났네. 젠장”
“야, 실장님 왜 저러시는 거야?”
“바보. 넌 그걸 몰라서 묻냐?”
“그렇다 왜. 게시판에 글 올린다는 것 때문에 그래? 쟤 보내면 되잖아. 그러면 걱정할 일도 아닌데 뭐.”
“너 쟤 몰라? 쟤 정식 요원도 아니잖아. 어디 학교에서 차출 돼서 온 거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일만 끝나면 칼 같이 집에 가. 어찌나 빨리 가는지 같이 옷 갈아입던 사람들도 눈치 못 챈다더라.”
“저기 있으면 S조잖아! 그럼 근접 경호 하는 애들 아냐?”
“맞아. 게다가 쟤가 아까 아가씨 외부 일정 때 개인 경호야. 그런데 주제에 학생이라고 일도 제대로 안 한다던데? 그거 때문에 아까 그 난리 친 것 같은데 말이야.”
“뭐야 정식 요원도 아니고 학생도 아니면 잡아 놓는 거야 일도 아니지. 별걸 걱정 다 하네.”
“네가 안 겪어 봐서 모르지 뭐. 어쨌든 있다가 잘 잡아둬라. 모가지 안 당하려면.”
“재수 없는 소리 마!”
------------------------- 상편 끝---------------------------------------------------------------
외전이라기 보다는 프롤로그에 가까운데... 이미 1부를 올려버려서 외전으로 대신합니다.
팬픽적인 요소가 있지만, 본편과는 거리가 있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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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최고에요! 너무 멋져요! 섹시해요!”
엄청난 환호를 이끌어낸 주인공은 관중들의 인사에 밝게 웃으며 화답하던 모습과 달리 무대 뒤의 대기실로 들어서자 곧 성난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대 뒤에서 멋진 공연을 보여준 그녀를 축하해 주려던 동료들과 스텝들은 그녀의 표정에 당황 했다. 동료들은 ‘반응이 만족스럽지 못 했었나’라는 생각을, 스텝들은 ‘조명이나 마이크에 문제가 있어서 저러는 걸까’라는 생각을.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대기실 쇼파에 몸을 대(大)자로 뉘였다. 하얀색 탱크탑만 입은 그녀는 아찔한 몸매를 가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착용하고 있던 커다란 액세서리 목걸이를 내던지고 눈을 감았다.
그녀가 무방비 상태로 눕자 봉긋하게 솟아 오른 가슴이 땀에 흠뻑 젖은 탱크탑 속의 검은색 브래지어와 함께 비치며 숨막히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게다가 하반신이 아래로 내려가게 누워 있어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라인이 더욱 돋보여 주위 남자들을 질식하게 만들고 있었다. 주위의 남자 스텝들은 그 모습에 연신 눈을 흘깃거리기 바빴다. 여자스텝들은 부러워하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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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려 보이는 남자 코디에게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효연은 어느 순간부터 코디의 손길이 이상해졌다고 느꼈다. 평소에는 털털하지만 메이크업이 생명인 그녀는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순간만큼은 굉장히 민감한 상태다. 순간 갑자기 왜 그러냐고 짜증을 내려 했지만 귀엽고 선이 가는,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코디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바꿨다. 효연은 ‘나는 역시 인내심이 깊고 세심해’ 라고 생각하며 내색하지 않고 앞에 비치는 거울을 통해 코디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봤다. 남자 코디의 얼굴을 품평하던 그녀는 쉴새 없이 움직이는 그의 눈동자를 발견했다.
‘뭐야 이 녀석.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니까 부끄러움 타는 건가? 진짜 볼수록 귀엽네. 끝나고 한번 말이나 걸어줘야지’
수영은 효연의 뒤에서 그녀가 메이크업을 받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 보고 있었다. ‘왜 효연이는 메이크업을 집중적으로 받는데도 다른 멤버들만큼 예뻐지지 않을까?’ 입 밖에 낼 수 없는 혼자만의 의문을 가진 채로. 그러던 중 수영은 갑자기 손이 느려지는 남자 코디의 모습을 감지 했다.
‘뭐야 쟤? 너무 오래 해서 손이 아픈가?’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남자 코디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잠자코 살펴 보던 수영은 그 원인이 다른 곳, 즉 쇼파에 누워있는 누군가에 있음을 알았다. 효연의 메이크업이 망가지는걸 두고 볼 수 없었던 수영은 쇼파에 누워있는 그녀에게 소리쳤다.
“야! 누워 있으려면 뭐라도 덥고 있어. 여기 우리 남자 코디님들 정신 사나워지잖아! 특히 여기 이 분은 좀 심각해 보이는데? 크크크”
지적 받은 남자 코디는 갑작스럽게 정곡을 찌르는 수영의 말에 얼굴이 빨갛게 되어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모습을 본 효연은 안타까워 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아! 최수영! 꼭 넌 그렇게 내 기분을 망쳐야겠냐! 나는 상상도 못 하냐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어. 그럼, 그렇지. 나를 보고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건…… 여자 밖에 없어. 흑 ㅠ.ㅠ’ 자신을 위해 신경 써준 수영을 절대 알지 못 할 효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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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누워있는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사실 그녀는 지금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또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문제 때문에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그녀는 오늘 있을 콘서트를 위해 몇 일 동안 밤 샘 춤 연습을 했다. 이날 공연에 있을 노출 때문에 몇 달 동안 먹고 싶은 건 먹지도 못 하고 정해진 식단만을 먹으며 몸매 관리를 했다. 사람들은 모르리라. 그녀가 그녀의 수많은 팬들이 아닌 오직 한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오늘을 준비 했다는 걸.
‘그가 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건 알고 있어.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한 번쯤은 고갤 돌려 봐야 되는 것 아냐? 사람들이 그 정도 반응을 보였으면 궁금해서, 아니 놀래서라도 돌아 보겠다, 나였으면 이 때다 싶어서 계속 쳐다 봤을 텐데. 아 진짜! 짜증나 아아악! .’
“아아악!”
“뭐, 뭐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누구야? 무슨 일이야?”
‘벌컥’
“뭐야, 왜 그래? 태연아 무슨 일이야?”
“아니, 쟤가 또 갑자기 소리를 지르네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_-;;“
“또 쟤야? 쟤 요즘 왜 저래? 연습하다가 갑자기 실실 웃질 않나, 졸다가 깨서 소리 치질 않나. 너희들이 좀 알아봐. 아무래도 심각한 것 같아.”
“네~”
그녀는 주위에서 자신을 걱정(?)하는 대화들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직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만이 머리 속에 맴돌고 있었다. 수수께끼의 답을 찾기 위해서 머리를 하도 굴렸더니 이상한 답까지 생각 하게 됐다. ‘남자들한테 나는 매력이 없는 걸까?’ 라는 말도 안 되는, 용서 할 수 없는 생각을 말이다.
‘내가 뭐 잘 못 한 것 있나? 아냐 그거랑은 상관 없어. 내가 왜 걔 눈치를 보지? 음…… 혹시 내 의상이 너무 야해서 부끄러워 못 쳐다 봤나? 아닌데~ 남자들은 내가 이렇게 입으면 눈에 불을 켜고 쳐다 보던데. 아니면…… 설마! 내가 매력이 없나?’
“야! 황미영! 전에 네가 나 매력 있다고 했지?”
“으응”
“어떤 남자도 날 좋아 할거라고 했지?”
“응, 그, 그랬지.”
“너 거짓말이면 죽을 줄 알아.”
‘쾅~’
“뭐, 뭐지 쟤?”
“미영아 무슨 말이야 그게? 왜 갑자기 자기가 매력이 있나 없나 묻고 뛰어가는 거야?”
“아, 그게. 그런 일이 있어.”
“뭐야! 황미영! 너 쟤랑 무슨 얘기 했었어? 너 뭐야. 어떡해 우리한테도 비밀이 있을 수 있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면 뭔데? 뭐냐고! 빨리 말해봐.”
“으,응. 어떡해 된 거냐 면……”
(자초지종 설명 중)
‘확인해봐야겠어. 내가 매력이 있는지 없는지. 없다고 하기만 해봐. 황미영 그냥 확!’
티파니는 현재 그녀의 사정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티파니는 겉으로 보이는 띨빵한 모습과는 달리 조용하면서도 의외로 사려 깊은 성격으로, 덤벙대고 깝죽대는 그녀와 죽이 잘 맞았다. 과거 변신 전 이 쪽 방면으로 아픔이 많은 티파니는 상담에도 능했다. 조용하고 진지한 몇 번의 상담으로 티파니는 입이 무겁고 사려 깊은 아이로 그녀에게 인식되고 있었다. 그래서 티파니를 믿고 그녀는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 그리고 티파니는 그 믿음을 그녀의 동료들과 비밀의 공유를 통한 돈독한 관계 형성을 위해 져버리고 있는 중이었고.
어쨌든 그녀는 그 남자에게 직접 확인하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그녀가 복도를 달려갈 때 마다 땀 냄새와 그녀 특유의 독특한 향기가 어우러져 묘한 냄새가 났다. 누가 그러던데 페르몬 향이라고. 사슴 같은 목과 길고 가느다란 팔, 물이 고일 만큼 깊게 파인 쇄골, 한줌 밖에 안 될 것 같은 잘록한 허리를 드러낸 채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는 그녀는 진정 여신이 급한 일이 있어 하강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수 많은 사람이 들어선 콘서트장 이었지만 영상 감상 시간이었기 때문에 실내는 조용했고, 내부 사람들도 스크린에 설치된 영상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덕분에 여신의 포스를 내면서도 그녀는 별 소란 없이 그를 찾아 갈 수 있었다. 아까 공연 할 때 그가 있던 위치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치의 망설이 없이 나아갔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을 열자 찬 공기가 느껴졌다. 땀이 마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순간 오한이 들었지만 그 정도로는 그녀의 발걸음을 막지 못 했다. 정작 그녀의 발걸음을 막은 것은 낯선 손길들이었다.
대기실 우측 B지점에 대기하고 있던 2조 요원들은 대형 스크린에 상영중인 소녀시대 찬양송을 정신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들이 대기 중인 바로 앞에 스크린이 위치해 있음을 감사하며. 그 때 자신들이 서 있던 문 뒤쪽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체 누가 이렇게 문을 세게 여는 거야?’ 약간 짜증을 내며 뒤돌아 본 그들은 자신들의 앞에 여신이 잔뜩 성난 표정을 지으며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들이 무슨 잘 못을 했길래 여신님이 화를 내고 있을까?’ 3초 정도 진지하게 고민한 그들은 곧 앞에 있는 여인이 여신의 모습을 한 사람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도.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그들이다.
“저…... 무슨 일이신지? 지금 나가시면 안 됩니다.”
“비켜주세요.”
“지금 영상 상영 중이라 나가시면 큰 소란이 벌어집니다.”
“다시 말할게요. 비켜주세요.”
“안 됩니다. 영상 상영 중에는 지시 없이 내보내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저기요! 저 누군지 몰라요? 제가 오늘 여기 주인공이라고요.”
“알고 있습니다.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명령은 명령입니다.”
“아이씨, 비켜요. 저 나갈 거에요.”
“죄송합니다.”
“아아악!”
“읍.읍 읍.”
(몸 싸움 중)
“무슨 일이야?”
“아, 실장님. 아가씨께서 막무가내로 나가겠다고 하셔서 말리는 중이었습니다.”
“그래? 왜?”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가씨 무슨 일이 길래 지금 나가겠다고 하시는지?”
“읍,읍 손 떼요! 아, 진짜. 저기 저 자식한테 볼일 있어서 좀 가려고 하는데 왜 막는 거에요?”
“저 자식이라면……. 저기 두 번째 서 있는 녀석 말씀하시는 겁니까?”
“맞아요. 잠깐 뭐 좀 확인하려는데 대체 왜 못 가게 해요?”
“아가씨. 지금 영상 본다고 다들 조용한데 아가씨가 나가면 어떡해 되겠습니까? 그리고 저 많은 팬들과 카메라 앞에서 저 녀석하고 둘이 대화를 나누겠다고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왜 안 되요? 저는 대화도 함부로 하면 안 되나요?”
“그런 말이 아닌 것 잘 알지 않습니까? 아가씨는 공인 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걸 그룹의 멤버 입니다. 알 만큼 아는 분이 이러시면 저희도 곤란합니다. 자꾸 이러시면 매니저님께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녀의 눈에서 눈물이 고인다.)
“크흠, 급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신 공연 끝나고 저 녀석한테 아가씨 찾아가라고 말해놓겠습니다.”
“….. 정말 이죠? 꼭 오라고 말해 주시는 거죠?”
“ (귀, 귀엽다.) 그, 그럼요. 꼭 전해 주겠습니다.”
“알았어요, 지금은 돌아갈게요. 대신에 약속 잊지 마세요. 지켜지지 않을 경우! S♡NE 게시판에 글올릴 거에요. 실장님이 약속 안 지키셔서 저 울렸다고.”
“헉! 그, 그런. 너무 한 거 아닙니까? 제가 무슨 잘 못을……”
“그만! 약속 지키시면 되잖아요. 별로 어려운 일 아니잖아요. 그럼 되잖아요.”
“(귀, 귀엽지 않아. 악녀잖아 이건.) 크흠, 알겠습니다. 꼭 보내드리겠습니다.”
“부탁 드릴게요, 그럼. 다음에 뵐게요. 수고하세요.”
“…”
“실장님.”
“실장님!”
“으,응? 왜?”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세요?”
“이 자식아! 지금 안 심각하게 생겼냐? 저 자식 끝나면 붙잡아놔. 무슨 일이 있어도. 알겠냐? 저 놈 놓치면 너희들 다 모가지야. 각오해!”
“시,실장님!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어디 있긴 여기 있지. 확실히 잡아둬! 에이~ 큰일났네. 젠장”
“야, 실장님 왜 저러시는 거야?”
“바보. 넌 그걸 몰라서 묻냐?”
“그렇다 왜. 게시판에 글 올린다는 것 때문에 그래? 쟤 보내면 되잖아. 그러면 걱정할 일도 아닌데 뭐.”
“너 쟤 몰라? 쟤 정식 요원도 아니잖아. 어디 학교에서 차출 돼서 온 거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일만 끝나면 칼 같이 집에 가. 어찌나 빨리 가는지 같이 옷 갈아입던 사람들도 눈치 못 챈다더라.”
“저기 있으면 S조잖아! 그럼 근접 경호 하는 애들 아냐?”
“맞아. 게다가 쟤가 아까 아가씨 외부 일정 때 개인 경호야. 그런데 주제에 학생이라고 일도 제대로 안 한다던데? 그거 때문에 아까 그 난리 친 것 같은데 말이야.”
“뭐야 정식 요원도 아니고 학생도 아니면 잡아 놓는 거야 일도 아니지. 별걸 걱정 다 하네.”
“네가 안 겪어 봐서 모르지 뭐. 어쨌든 있다가 잘 잡아둬라. 모가지 안 당하려면.”
“재수 없는 소리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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