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1일 춘천 Bar 라쿠스
이야기를 마치고 난 경희는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 남자의 변호사가 유능했는지 경찰이 무능했는지 검찰이 게을렀는지 강제 추행도 아니고 폭행죄로만 기소되었다. 머리카락에 감춰져 있는 흉터들이 그 흔적들인듯했다.
남편은 그런 그녀를 더 외면했고, 외로움에 누군가를 유혹하고 싶었지만, 두려웠다.
그리고 아기가 자신을 볼 것 같았다.
2009년 9월 11일 춘천 후편동
"괜찮아요?"
"괜...찮아..."
찬수는 술에 만취한 경희를 부축하고 있었다. 제대로 몸을 못가누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같이 가자..."
"예, 바래다 드릴께요."
"아니... 나랑... 하자."
"... 율곡동이라고 하셨죠?"
"아니... 나랑 가자고..."
"..."
"나랑 하자고..."
"..."
난감할따름이었다. 주말을 맞아 기분을 풀겸 술 한잔이 생각나 나왔지만, 계속된 상황들에 마음놓고 취할 수 도 없게 되었다. 겨우 두 시간만에 경희는 완전히 취해버렸고, 찬수가 그녀를 챙기고 있었다.
"내가 싫어?"
아니, 이제는 경희의 술주정에 술이 깨는 기분이었다.
"늦었어요. 집에 가야죠."
"음... 누가 집에... 간대?"
"그럼요?"
"한 잔 더 하자."
"많이 드셨어요."
"응? 맥주 하나씩만..."
"... 주소부터 말해줘요. 그러면 같이 맥주 한 잔 마실께요."
협상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한 잔 말고 한 병."
"알았어요. 집 주소 얘기해주세요."
"응... 찬수 엉큼하네... 우리 집에서 마시려고?"
"... 말해주세요."
옥신각신 실랑이를 계속하다가 겨우 몇 단지인지까지는 들었다.
2007년 5월 23일 양평 종마산 천문대
"너무 좋았어요."
"자, 이제 집에 바래다 줄게."
천문대를 나오며 한참 상기된 나은에게 찬수가 말했다.
"웅... 아쉬워요."
"그래도 오늘 집에 들어가야 내일 학교에 갈 수 있잖니."
"..."
"출석일수도 채워야 올해는 수능도 볼 수 있잖니. 가자."
"... 오빠"
"응?"
"다음에도 같이 보러갈거죠?"
"... 그래."
나은은 찬수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했다.
"꼭이요."
"응."
"어디라고 했지?"
운전석에 앉은 찬수는 지도를 꺼내 다시 확인했다. 더 늦기 전에 나은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길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학사동이요."
"기차역쪽이구나."
"예, 그 앞에 보이는 아파트요."
2009년 9월 11일 춘천 후편동
"여기서 좀 내려가야했구나..."
부근 지리를 생각해보던 찬수의 머릿속에 나은이 살던 동네가 떠올랐다.
"응? 우리 찬수 무슨 생각해?"
"..."
"야한 생각했구나. 그지?"
경희는 여전히 주정을 하고 있었다.
"..."
"자, 누나네 집에 가자. 안주도 줄게."
"예."
찬수의 반응에 재미가 없었는지 경희는 더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찬수로서는 차라리 이쪽이 마음이 편했다. 지금의 흐트러진 경희를 혼자 택시에 태워서 보냈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다.
‘불안해서였겠지.’
몇 년 전 지선의 결혼식 날 동생이 굳이 따라나오려던 것도 이런 탓이었겠구나 싶었다.
2004년 1월 17일 방포1동 미래애 아파트
"같이 가 오빠."
집을 나서려는 찬수를 동생이 따라 나왔다.
"넌 왜?"
"오빠 지선 언니 결혼식 갈거잖아."
"..."
"같이가."
"네가 왜?"
"오빠 혼자 거기 못보내겠으니까. 나도 외출해볼래."
찬수는 그런 동생을 봤다.
"지팡이 없어도 되겠어?"
"이제는 괜찮아."
그 사고로 오른쪽 발가락 전부를 잃고, 다리도 크게 다친 후유증으로 퇴원후에도 목발이나 지팡이를 써야했고, 아직도 동생은 걷는 것이 불편했었다. 하지만 사춘기 소녀에게 지팡이나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한다는 것은 역시 쉬운 결정이 아닌것처럼 보였다.
"그럼 같이 갔다가 오는길에 네 옷이나 사러 가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찬수가 입을 뗐다.
"응?"
뜬금없이 옷을 사러 가자는 찬수의 말에 동생은 당황했다.
"요즘 맞는 옷도 없을거 아냐."
사고 후 병원에 입원해있고, 주로 집에 있는 탓에 편한 옷만 입어 티가 안났지만, 그 1년 남짓한 사이 동생은 살이 찌기 시작했고 최근 몇 달동안은 터무니없을만큼 키도 크기 시작해 예전 옷은 작아보였다.
"으...응..."
그말에 의식을 했는지 치마 아랫자락를 끌어내렸다.
동생이 입고 따라나온 옷도 찬수의 기억이 맞다면 작년까지는 그저 펑퍼짐한 원피스였지만, 지금은 타이트한 원피스가 되어버렸다. 그나마도 전에 비해 키가 크면서 옷은 더 짧아졌다.
2009년 9월 11일 춘천 후편동
“그래~ 가자.”
경희는 찬수의 팔을 끌어안고는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집에 제대로 찾아는 갈지 의문이었지만, 찬수는 그녀가 이끄는대로 갔다.
-=-=-=-=-=-=-=-=-=-=-=
* 등장 인물, 단체명, 지명은 실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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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법에서는 연방저작권법(Federal Copyright Act.)에 의거. 이의 침해시 저작권 침해자는 저작권 침해 행위와 저작권 침해로 얻은 실제 이익에 대해 피해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각 침해건에 대해 200$~15만$의 피해 보상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발생하는 원저작자의 변호사 선임비용과 재판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피해보상과 별도로 징역형이 부가될 수 있습니다."
* 일에 치이며 틈틈이 쓰고 있었지만 근래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은듯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당분간은 연재 간격이 길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다른 작가분들의 소설을 보며 제 소설은 독자분들이 기다려가시며 읽으시게 되는지가 종종 궁금해집니다.
* 외전3에 출연한 황선생은 수건만 목에 두르면 어느 고전 게임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외모입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난 경희는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 남자의 변호사가 유능했는지 경찰이 무능했는지 검찰이 게을렀는지 강제 추행도 아니고 폭행죄로만 기소되었다. 머리카락에 감춰져 있는 흉터들이 그 흔적들인듯했다.
남편은 그런 그녀를 더 외면했고, 외로움에 누군가를 유혹하고 싶었지만, 두려웠다.
그리고 아기가 자신을 볼 것 같았다.
2009년 9월 11일 춘천 후편동
"괜찮아요?"
"괜...찮아..."
찬수는 술에 만취한 경희를 부축하고 있었다. 제대로 몸을 못가누고 비틀거리고 있었다.
"같이 가자..."
"예, 바래다 드릴께요."
"아니... 나랑... 하자."
"... 율곡동이라고 하셨죠?"
"아니... 나랑 가자고..."
"..."
"나랑 하자고..."
"..."
난감할따름이었다. 주말을 맞아 기분을 풀겸 술 한잔이 생각나 나왔지만, 계속된 상황들에 마음놓고 취할 수 도 없게 되었다. 겨우 두 시간만에 경희는 완전히 취해버렸고, 찬수가 그녀를 챙기고 있었다.
"내가 싫어?"
아니, 이제는 경희의 술주정에 술이 깨는 기분이었다.
"늦었어요. 집에 가야죠."
"음... 누가 집에... 간대?"
"그럼요?"
"한 잔 더 하자."
"많이 드셨어요."
"응? 맥주 하나씩만..."
"... 주소부터 말해줘요. 그러면 같이 맥주 한 잔 마실께요."
협상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한 잔 말고 한 병."
"알았어요. 집 주소 얘기해주세요."
"응... 찬수 엉큼하네... 우리 집에서 마시려고?"
"... 말해주세요."
옥신각신 실랑이를 계속하다가 겨우 몇 단지인지까지는 들었다.
2007년 5월 23일 양평 종마산 천문대
"너무 좋았어요."
"자, 이제 집에 바래다 줄게."
천문대를 나오며 한참 상기된 나은에게 찬수가 말했다.
"웅... 아쉬워요."
"그래도 오늘 집에 들어가야 내일 학교에 갈 수 있잖니."
"..."
"출석일수도 채워야 올해는 수능도 볼 수 있잖니. 가자."
"... 오빠"
"응?"
"다음에도 같이 보러갈거죠?"
"... 그래."
나은은 찬수의 팔에 팔짱을 끼며 말했다.
"꼭이요."
"응."
"어디라고 했지?"
운전석에 앉은 찬수는 지도를 꺼내 다시 확인했다. 더 늦기 전에 나은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길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학사동이요."
"기차역쪽이구나."
"예, 그 앞에 보이는 아파트요."
2009년 9월 11일 춘천 후편동
"여기서 좀 내려가야했구나..."
부근 지리를 생각해보던 찬수의 머릿속에 나은이 살던 동네가 떠올랐다.
"응? 우리 찬수 무슨 생각해?"
"..."
"야한 생각했구나. 그지?"
경희는 여전히 주정을 하고 있었다.
"..."
"자, 누나네 집에 가자. 안주도 줄게."
"예."
찬수의 반응에 재미가 없었는지 경희는 더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찬수로서는 차라리 이쪽이 마음이 편했다. 지금의 흐트러진 경희를 혼자 택시에 태워서 보냈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다.
‘불안해서였겠지.’
몇 년 전 지선의 결혼식 날 동생이 굳이 따라나오려던 것도 이런 탓이었겠구나 싶었다.
2004년 1월 17일 방포1동 미래애 아파트
"같이 가 오빠."
집을 나서려는 찬수를 동생이 따라 나왔다.
"넌 왜?"
"오빠 지선 언니 결혼식 갈거잖아."
"..."
"같이가."
"네가 왜?"
"오빠 혼자 거기 못보내겠으니까. 나도 외출해볼래."
찬수는 그런 동생을 봤다.
"지팡이 없어도 되겠어?"
"이제는 괜찮아."
그 사고로 오른쪽 발가락 전부를 잃고, 다리도 크게 다친 후유증으로 퇴원후에도 목발이나 지팡이를 써야했고, 아직도 동생은 걷는 것이 불편했었다. 하지만 사춘기 소녀에게 지팡이나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한다는 것은 역시 쉬운 결정이 아닌것처럼 보였다.
"그럼 같이 갔다가 오는길에 네 옷이나 사러 가자."
엘리베이터 안에서 찬수가 입을 뗐다.
"응?"
뜬금없이 옷을 사러 가자는 찬수의 말에 동생은 당황했다.
"요즘 맞는 옷도 없을거 아냐."
사고 후 병원에 입원해있고, 주로 집에 있는 탓에 편한 옷만 입어 티가 안났지만, 그 1년 남짓한 사이 동생은 살이 찌기 시작했고 최근 몇 달동안은 터무니없을만큼 키도 크기 시작해 예전 옷은 작아보였다.
"으...응..."
그말에 의식을 했는지 치마 아랫자락를 끌어내렸다.
동생이 입고 따라나온 옷도 찬수의 기억이 맞다면 작년까지는 그저 펑퍼짐한 원피스였지만, 지금은 타이트한 원피스가 되어버렸다. 그나마도 전에 비해 키가 크면서 옷은 더 짧아졌다.
2009년 9월 11일 춘천 후편동
“그래~ 가자.”
경희는 찬수의 팔을 끌어안고는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집에 제대로 찾아는 갈지 의문이었지만, 찬수는 그녀가 이끄는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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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 인물, 단체명, 지명은 실제가 아닙니다.
* 소라넷에만 연재중입니다. 허가되지 않은 복사, 변형, 도용을 금지합니다.
"개인의 저작물은 형식은 물론 인터넷,오프라인 여부를 불문하고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이 됩니다. 현행법상 저작물을 창작한 자에게는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저작권이 발생하며, 타인이 당해 저작물을 임의로 인터넷상에 게재하는 것은 복제권 및 전송권 침해가 됩니다.
또한 저작물의 내용을 임의로 변경한 경우에는 2차 저작물 작성권 침해에 해당될 수 있으며, 저작물의 형식이나 제호 등을 임의로 변경한 경우에는 저작인격권 침해도 성립될 수 있습니다."
"미국법에서는 연방저작권법(Federal Copyright Act.)에 의거. 이의 침해시 저작권 침해자는 저작권 침해 행위와 저작권 침해로 얻은 실제 이익에 대해 피해보상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각 침해건에 대해 200$~15만$의 피해 보상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발생하는 원저작자의 변호사 선임비용과 재판비용을 지불해야 하며 피해보상과 별도로 징역형이 부가될 수 있습니다."
* 일에 치이며 틈틈이 쓰고 있었지만 근래에는 그마저도 쉽지 않은듯합니다. 유감스럽게도 당분간은 연재 간격이 길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다른 작가분들의 소설을 보며 제 소설은 독자분들이 기다려가시며 읽으시게 되는지가 종종 궁금해집니다.
* 외전3에 출연한 황선생은 수건만 목에 두르면 어느 고전 게임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외모입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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