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여인이다.눈을 떴다
따가운 햇살이 눈과 코를 간지럽히는데, 손과 발은 차다.
"아..추워.."
어젯밤에 잠들때는 분명 더워서 속옷만 입고 잤는데,
오늘 아침날씨는 쌀쌀하다.
"가을이 왔나.."
아침저녁으로 날씨는 쌀쌀하고 , 햇빛은 뜨겁다.
"그래...그날도 이렇게 쌀쌀한 기운에 눈을 떴었지."
갑자기 어릴때 그날이 생각이난다.
내가 초등학생때였을때...지금 생각해보면
별일 아닐수도 있지만,
내가 그날..그것을 못봤다면
지금은 인생이 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 나이가 스물넷이고 그때는 초등학교 1-2학년때니까 벌써 15년정도 흐른건가?
그날도 이렇게 눈이 떠졌었다.
학교에 가야하는 평일에는 엄마가 서너번씩 깨워야 눈이 떠졌는데
일요일인데도...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없는데도..왜 이렇게 저절로 눈이 떠지는 걸까?
보통 8시에 눈을 떠서, 학교에 갔지만
그날은 7시가 조금 넘어서 눈이 떠졌다.그리고 궁금해졌다.
"정말..일요일 아침에 테레비에서 만화가 한다고?"
그래..그게 궁금해서였겠지. 전날 친구들이 학교에서..그리고 나를 맨날
무시하고 못살게 굴던 그 석진이새끼가 일요일 아침에
테레비에서 디즈니만화가 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거실에 티비가 있는 친구들은 일욜아침에 하는 디즈니만화를 본다고..
왜 너만 안보냐고..아이들의 대화에 끼지 못했던 경험, 그래서 느꼈던 부러움 때문일까?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당시 아홉살이던 나는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고민에 빠졌다.
우리집은 엄마, 아빠, 나 이렇게 세식구밖에 없어서 상의할 사람도, 작당을 모의할 사람도 없었다.
티비는 거실에 없고, 엄마아빠 침실에만 있었기때문에, 그 만화를 보려면
안방에 들어가는 수 밖에 없어서, 친구들이 그렇게 재밌다던 일욜아침 KBS에서 하는
디즈니 만화는 포기해야하나? 생각했지만..자꾸 미련이 남는다.
엄마 아빠는 식당을 한다.
그래서 항상 늦게까지 잔다.
엄마는 나를 깨워 학교에 보내야하기때문에 그나마 일찍 일어나지만
아침에 아빠가 눈을 뜬건 본적이 없다.
엄마 아빠가 같이 하는 식당은 돼지갈비집인데
토요일은 항상 바쁘고 새벽까지 일을 하다 오신다.
그리고 어젯밤엔 ..아 오늘 며칠전에.
아빠가 술을 먹었는지, 두분이 크게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게 목요일이었나?
아빠는 평소엔 조용하지만, 한번 화나면. 특히 술을 먹고 화내면
가끔 무섭다. 엄마가 맞기도 하는것 같았다.
"에이..안되겠네..."
그냥 포기해야할듯하다. 오늘 굳이 디즈니만화를 보기에는 너무 위험요소가 많다.
오늘 새벽까지 일했을텐데..엄마아빠가 나때메 깨기라도 하면
또 혼날꺼야..
천장을 보고 누웠다.
"야 김은수! 너 그 만화안봐? 그럼 구피만화도 못봐? 니네 테레비없는거 아니야?"
아...석진이 새끼가 또 무시할껀데..
그래도 엄마아빠 자는거 깨웠다가 혼나는거보다는 낫지..
방문을 열면 작은 복도가 있고, 그 앞이 안방이다.
"혹시 엄마아빠가 지금 일어나지 않았을까?"
말도 안되는 상상이다..일요일인데..그것도 일요일 아침인데
새벽까지 술과 고기를 팔고, 마무리하면서..아마 또 술을 드셨을
엄마아빤데...지금 깰리가 없다...
"아..근데 배고픈데.."
조용히 누워서 천장만 봐라봤다. 그때는 게임기도 없고
인터넷, 컴퓨터도 없을때다.
아이들에게 놀거리라곤 그저 텔레비전뿐. 테레비는 시간도 때우게 해줬고
또 아이들 사이에서 항상 화제거리도 제공해줬기 때문에, 관심사는 온통
테레비전이었고, 집이 부자고, 가난하고의 차이는 집에서 보유한 텔레비전의 성능과 대수에서
결판이 났었다.
우리집은 동네에서 꽤 유명한 고깃집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튼 텔레비전은 안방에 한대뿐이었고
난 항상 그게 슬펐다.
"쓰윽...쏙..쩌.."
앵?
이게 무슨소리지?
"쓰..쓰..삐걱"
소리...라고 하기에는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는,
무언가 소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무언가가 들린다.
우리집은 엄마, 아빠, 나...이렇게 세식군데..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면...엄마, 아빠방에서 나는 소린가?
그럼 엄마아빠가 일어난건가?
왠지 만화를 볼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희망이 생긴다!
나는 잽싸게 튀어올라서 내 방문을 열었다.
안방문이 보인다.
안방문이 열리지 않은거 보니...아직 완전히 일어나진 않으신거 같다.
"아...엄마아빠도 배고프니까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방문을 열고보니
엄마아빠 목소리도 들리는것 같다.
근데 목소리가 좀 이상하다..
무슨 얘기 하는거지?
엄마 목소리 같은데..."흐...으..흐....흥..."
하는 소리가 들린다..
왜 저러지?
간간히 엄마 목소리 사이에 아빠 목소리도 들린다.
무슨 소리지?
또 싸우나?엄마가 우는 소린가?
다시 기분이 가라앉는다.
에이..아직도 또 싸우는건가?
아빠가 엄마 또 때리는 건가?
아빠가 무섭긴 하지만..그래도..노는날 아침부터
엄마를 때리는 건 좀 엄마입장에선 억울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도 가야되는데...교회에서는 또 둘이 엄청 잉꼬부부인척 할꺼면서
엄마나 아빠가 다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또 조용하다..
"다시 자나? 에이...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0살도 안된 초딩들은
모르는척을 하는 거고, 무서워서 말을 안하고,
귀여움을 더 받고 싶어서 천진난만한 척을 하는거지
아이들은 다 안다.
며칠전에 싸워놓고..
밤에 엄마 때려놓고..그것도 모자라서 아빠가 엄마를 프로레슬링 기술로
누르기 했다는거 나도 아는데..
엄마도 반격하면서 아빠 목을 조른다는거...
밤에 오줌누러 갔다 오는길에
본적 있는데,
"그래..내가 일요일 아침이라 잘줄알고..나 몰래 싸우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슬프다. 대체 우리 엄마아빠는 왜저렇게 싸울까..
하면서 궁금해진다.
금지된것...남들이 안보여주는 것을 보고 싶은것.
그런 욕구는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잠가두면 잠가둘수록 더 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까치발을 들고 나왔다.
문틈.
안방 사이의 문틈..한 1mm나 되려나?
가끔 엄마가 옷을 갈아입을때
윤경이 이모가 우리집에서 샤워를 하고 안방에서 옷을 입을때
내가 가끔 이용하는 문틈이다.
한발한발 다가가서
문틈에 눈을 들이밀었다.
보인다.
아빠 얼굴이 보인다.
아빠는 의자에 앉아있다.
엄마는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난 눈물이 날것 같다.
우리 엄마...천사같은 우리 엄마가 아빠한테 맞았구나.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아침부터 아빠는 무릎을 꿇으라고 한건가..
눈물이 난다.
아빠 정말 나쁘다.
아빠는 엄마보다 10살이나 많으면서...왜 엄마를 못살게 굴까.
여자를 보호해줘야한다고, 특히 어린 사람은 보호하는게 어른의 임무라고
학교 선생님이 분명히 그랬는데,..분명 아빠는 공부도 못했을꺼고
힘만 좋아허 고깃집 사장이 됐을꺼다.
난 엄마처럼 이쁜 여자를 본적이 없다.
엄마는 항상 가게 카운터를 보기 때문에 화장도 이쁘게하고 있고
치마만 입는다. 특히 교회에 있을땐 사람들이 최집사..최집사하면서
니네 엄마 참 이쁘다며...나까지 인기가 많다.
그런 엄마를 무릎을 꿇고벌을 주다니..
너무 속이 상했다..며칠전에도 엄마 못살게 굴더니..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가게에서도 그렇다.
아빠는 맨날 주방에만 처박혀있고
일은 엄마가 더 많이 하는데...얼굴도 이쁘고 상냥한 우리 엄마
왜 우리엄마를 괴롭혀..아무리 아빠래도..못참겠다.
난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안방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눈물 범벅이 된 나는 소리쳤다.
"아빠! 엄마 때리지마!"
.
.
.
시간이 정지된것 같았다.
아니 시간이 정지되길 빌었다.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는게 정지되길 빌었고
무서운 아빠가 나를 때리지 않도록
정지되기를 빌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그냥 흐른거보다 더 나쁜 일이 일어났다
세상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돌아간것이다.
난 봤다.
내가 문을 열때
아빠의 표정을 봤다.
아빠는 화가나지 않았다.
웃고 있었다.아니 웃다기 보단..무언가 즐기는 표정이었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소리 지르기 시작할때
엄마가 깜짝 놀라며 나를 돌아봤다. 무릎을 꿇은 채로
그때 엄마의 표정을 봤다.
엄마 역시 화난 표정이 아니었다.
가끔 텔레비전 토요명화에서 보는 이쁜 서양 아줌마처럼
엄마는 웃던 엄마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건
엄마는 무릎을 꿇은채로
입에는 아빠의 꼬추를 물고 있었다.
대체왜..
엄마는 엄마의 꼬추를 물고 있었을까.
엄마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아빠의 커다란 자지를 입에서 빼면서
엄마는 "어머..얘가 왜 들어왔어?"라며 나를 무서운 눈으로 쳐다봤고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봐..내가 문 잠그자니까.."라며 엄마를 쳐다보며 잠깐 쳐다봤다.
아무도 싸우고 있지 않았고...엄마 아빠는 그저
웃고 있었었다.
특히, 엄마는 울고 있었던게 아니라, 털북숭이 아빠 자지를 입에 물고
놀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나의 실수라는 걸 직감했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여기서 그만두면 정말 혼날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아기인척 하기로 했다.
"엄마 때리지 말라고오!!"
하면서 더 크게 울었다.
계속 울어버렸다.
더크게..
갑자기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제 내나이 스물넷..
군대 제대한 김병장.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집안엔 어머니와 나
이렇게 둘이산다.
웃음이 나온다.
아버지 없는 집이 더 을씨년스러운
가을의 어느 일요일 아침이다.
따가운 햇살이 눈과 코를 간지럽히는데, 손과 발은 차다.
"아..추워.."
어젯밤에 잠들때는 분명 더워서 속옷만 입고 잤는데,
오늘 아침날씨는 쌀쌀하다.
"가을이 왔나.."
아침저녁으로 날씨는 쌀쌀하고 , 햇빛은 뜨겁다.
"그래...그날도 이렇게 쌀쌀한 기운에 눈을 떴었지."
갑자기 어릴때 그날이 생각이난다.
내가 초등학생때였을때...지금 생각해보면
별일 아닐수도 있지만,
내가 그날..그것을 못봤다면
지금은 인생이 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 나이가 스물넷이고 그때는 초등학교 1-2학년때니까 벌써 15년정도 흐른건가?
그날도 이렇게 눈이 떠졌었다.
학교에 가야하는 평일에는 엄마가 서너번씩 깨워야 눈이 떠졌는데
일요일인데도...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없는데도..왜 이렇게 저절로 눈이 떠지는 걸까?
보통 8시에 눈을 떠서, 학교에 갔지만
그날은 7시가 조금 넘어서 눈이 떠졌다.그리고 궁금해졌다.
"정말..일요일 아침에 테레비에서 만화가 한다고?"
그래..그게 궁금해서였겠지. 전날 친구들이 학교에서..그리고 나를 맨날
무시하고 못살게 굴던 그 석진이새끼가 일요일 아침에
테레비에서 디즈니만화가 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거실에 티비가 있는 친구들은 일욜아침에 하는 디즈니만화를 본다고..
왜 너만 안보냐고..아이들의 대화에 끼지 못했던 경험, 그래서 느꼈던 부러움 때문일까?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당시 아홉살이던 나는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고민에 빠졌다.
우리집은 엄마, 아빠, 나 이렇게 세식구밖에 없어서 상의할 사람도, 작당을 모의할 사람도 없었다.
티비는 거실에 없고, 엄마아빠 침실에만 있었기때문에, 그 만화를 보려면
안방에 들어가는 수 밖에 없어서, 친구들이 그렇게 재밌다던 일욜아침 KBS에서 하는
디즈니 만화는 포기해야하나? 생각했지만..자꾸 미련이 남는다.
엄마 아빠는 식당을 한다.
그래서 항상 늦게까지 잔다.
엄마는 나를 깨워 학교에 보내야하기때문에 그나마 일찍 일어나지만
아침에 아빠가 눈을 뜬건 본적이 없다.
엄마 아빠가 같이 하는 식당은 돼지갈비집인데
토요일은 항상 바쁘고 새벽까지 일을 하다 오신다.
그리고 어젯밤엔 ..아 오늘 며칠전에.
아빠가 술을 먹었는지, 두분이 크게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게 목요일이었나?
아빠는 평소엔 조용하지만, 한번 화나면. 특히 술을 먹고 화내면
가끔 무섭다. 엄마가 맞기도 하는것 같았다.
"에이..안되겠네..."
그냥 포기해야할듯하다. 오늘 굳이 디즈니만화를 보기에는 너무 위험요소가 많다.
오늘 새벽까지 일했을텐데..엄마아빠가 나때메 깨기라도 하면
또 혼날꺼야..
천장을 보고 누웠다.
"야 김은수! 너 그 만화안봐? 그럼 구피만화도 못봐? 니네 테레비없는거 아니야?"
아...석진이 새끼가 또 무시할껀데..
그래도 엄마아빠 자는거 깨웠다가 혼나는거보다는 낫지..
방문을 열면 작은 복도가 있고, 그 앞이 안방이다.
"혹시 엄마아빠가 지금 일어나지 않았을까?"
말도 안되는 상상이다..일요일인데..그것도 일요일 아침인데
새벽까지 술과 고기를 팔고, 마무리하면서..아마 또 술을 드셨을
엄마아빤데...지금 깰리가 없다...
"아..근데 배고픈데.."
조용히 누워서 천장만 봐라봤다. 그때는 게임기도 없고
인터넷, 컴퓨터도 없을때다.
아이들에게 놀거리라곤 그저 텔레비전뿐. 테레비는 시간도 때우게 해줬고
또 아이들 사이에서 항상 화제거리도 제공해줬기 때문에, 관심사는 온통
테레비전이었고, 집이 부자고, 가난하고의 차이는 집에서 보유한 텔레비전의 성능과 대수에서
결판이 났었다.
우리집은 동네에서 꽤 유명한 고깃집을 하고 있었지만, 아무튼 텔레비전은 안방에 한대뿐이었고
난 항상 그게 슬펐다.
"쓰윽...쏙..쩌.."
앵?
이게 무슨소리지?
"쓰..쓰..삐걱"
소리...라고 하기에는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는,
무언가 소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무언가가 들린다.
우리집은 엄마, 아빠, 나...이렇게 세식군데..
내가 내는 소리가 아니면...엄마, 아빠방에서 나는 소린가?
그럼 엄마아빠가 일어난건가?
왠지 만화를 볼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희망이 생긴다!
나는 잽싸게 튀어올라서 내 방문을 열었다.
안방문이 보인다.
안방문이 열리지 않은거 보니...아직 완전히 일어나진 않으신거 같다.
"아...엄마아빠도 배고프니까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방문을 열고보니
엄마아빠 목소리도 들리는것 같다.
근데 목소리가 좀 이상하다..
무슨 얘기 하는거지?
엄마 목소리 같은데..."흐...으..흐....흥..."
하는 소리가 들린다..
왜 저러지?
간간히 엄마 목소리 사이에 아빠 목소리도 들린다.
무슨 소리지?
또 싸우나?엄마가 우는 소린가?
다시 기분이 가라앉는다.
에이..아직도 또 싸우는건가?
아빠가 엄마 또 때리는 건가?
아빠가 무섭긴 하지만..그래도..노는날 아침부터
엄마를 때리는 건 좀 엄마입장에선 억울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교회도 가야되는데...교회에서는 또 둘이 엄청 잉꼬부부인척 할꺼면서
엄마나 아빠가 다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또 조용하다..
"다시 자나? 에이...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0살도 안된 초딩들은
모르는척을 하는 거고, 무서워서 말을 안하고,
귀여움을 더 받고 싶어서 천진난만한 척을 하는거지
아이들은 다 안다.
며칠전에 싸워놓고..
밤에 엄마 때려놓고..그것도 모자라서 아빠가 엄마를 프로레슬링 기술로
누르기 했다는거 나도 아는데..
엄마도 반격하면서 아빠 목을 조른다는거...
밤에 오줌누러 갔다 오는길에
본적 있는데,
"그래..내가 일요일 아침이라 잘줄알고..나 몰래 싸우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슬프다. 대체 우리 엄마아빠는 왜저렇게 싸울까..
하면서 궁금해진다.
금지된것...남들이 안보여주는 것을 보고 싶은것.
그런 욕구는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잠가두면 잠가둘수록 더 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까치발을 들고 나왔다.
문틈.
안방 사이의 문틈..한 1mm나 되려나?
가끔 엄마가 옷을 갈아입을때
윤경이 이모가 우리집에서 샤워를 하고 안방에서 옷을 입을때
내가 가끔 이용하는 문틈이다.
한발한발 다가가서
문틈에 눈을 들이밀었다.
보인다.
아빠 얼굴이 보인다.
아빠는 의자에 앉아있다.
엄마는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난 눈물이 날것 같다.
우리 엄마...천사같은 우리 엄마가 아빠한테 맞았구나.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아침부터 아빠는 무릎을 꿇으라고 한건가..
눈물이 난다.
아빠 정말 나쁘다.
아빠는 엄마보다 10살이나 많으면서...왜 엄마를 못살게 굴까.
여자를 보호해줘야한다고, 특히 어린 사람은 보호하는게 어른의 임무라고
학교 선생님이 분명히 그랬는데,..분명 아빠는 공부도 못했을꺼고
힘만 좋아허 고깃집 사장이 됐을꺼다.
난 엄마처럼 이쁜 여자를 본적이 없다.
엄마는 항상 가게 카운터를 보기 때문에 화장도 이쁘게하고 있고
치마만 입는다. 특히 교회에 있을땐 사람들이 최집사..최집사하면서
니네 엄마 참 이쁘다며...나까지 인기가 많다.
그런 엄마를 무릎을 꿇고벌을 주다니..
너무 속이 상했다..며칠전에도 엄마 못살게 굴더니..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가게에서도 그렇다.
아빠는 맨날 주방에만 처박혀있고
일은 엄마가 더 많이 하는데...얼굴도 이쁘고 상냥한 우리 엄마
왜 우리엄마를 괴롭혀..아무리 아빠래도..못참겠다.
난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안방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눈물 범벅이 된 나는 소리쳤다.
"아빠! 엄마 때리지마!"
.
.
.
시간이 정지된것 같았다.
아니 시간이 정지되길 빌었다.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는게 정지되길 빌었고
무서운 아빠가 나를 때리지 않도록
정지되기를 빌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그냥 흐른거보다 더 나쁜 일이 일어났다
세상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돌아간것이다.
난 봤다.
내가 문을 열때
아빠의 표정을 봤다.
아빠는 화가나지 않았다.
웃고 있었다.아니 웃다기 보단..무언가 즐기는 표정이었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소리 지르기 시작할때
엄마가 깜짝 놀라며 나를 돌아봤다. 무릎을 꿇은 채로
그때 엄마의 표정을 봤다.
엄마 역시 화난 표정이 아니었다.
가끔 텔레비전 토요명화에서 보는 이쁜 서양 아줌마처럼
엄마는 웃던 엄마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건
엄마는 무릎을 꿇은채로
입에는 아빠의 꼬추를 물고 있었다.
대체왜..
엄마는 엄마의 꼬추를 물고 있었을까.
엄마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아빠의 커다란 자지를 입에서 빼면서
엄마는 "어머..얘가 왜 들어왔어?"라며 나를 무서운 눈으로 쳐다봤고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봐..내가 문 잠그자니까.."라며 엄마를 쳐다보며 잠깐 쳐다봤다.
아무도 싸우고 있지 않았고...엄마 아빠는 그저
웃고 있었었다.
특히, 엄마는 울고 있었던게 아니라, 털북숭이 아빠 자지를 입에 물고
놀고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나의 실수라는 걸 직감했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여기서 그만두면 정말 혼날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아기인척 하기로 했다.
"엄마 때리지 말라고오!!"
하면서 더 크게 울었다.
계속 울어버렸다.
더크게..
갑자기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제 내나이 스물넷..
군대 제대한 김병장.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집안엔 어머니와 나
이렇게 둘이산다.
웃음이 나온다.
아버지 없는 집이 더 을씨년스러운
가을의 어느 일요일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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