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돌이
‘말을 잘하려면 먼저 남의 얘기를 잘 들어라.’
큰아버지가 해주신 말이다. 남의 말을 잘 듣고 그 사람이 원하는 말을 해준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서 장사를 하시는 큰아버지는 돈을 많이 버셨다. 난 아직 돈을 많이 버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지금 나는 남의 말을 잘 들으란 얘기를 공감하고 있었다. 광은의 말을 잘 들어서 오늘 일직 하는 김윤정 선생님과 씹을 했으니까. 일단은 남의 말을 잘 듣고 실천에 옮겨서 좋은 일이 있었다.
“악!”
갑자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너 이 새끼! 너 누구야. 어떤 새끼가 교무실에 들어와서 숙직실을 엿보면서 딸딸이를 쳐?”
밖이 소란해졌다. 광은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 수업시간에 들었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지난번 시험시간에 학생 하나를 작살낼 때 들었던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였다. 선생님과 난 재빨리 떨어졌다. 주변에 널린 옷을 빠른 속도로 입었다. 아마 옷 입기 대회라도 나갔다면 우승했을 지도 모르겠다.
“퍽퍽퍽”
“아윽..... 선생님. 잘못했.... 오메!”
“조용해 새끼야. 퍽퍽퍽....”
광은이의 특기대로 줄기차게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맞는 학생은 제대로 변명조차 못했다. 문득, 목소리가 귀에 익은 듯한 생각이 들었다. 옷을 제대로 입었는지 확인할 시간도 없이 숙직실 문을 열었다.
“선우야!”
순간,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일까? 광은의 손길이 그대로 멈췄다. 광은의 무자비한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맞고만 있던 학생이 고개를 들었다.
“선...돌...아...”
“김선돌!”
“네.”
“아는 놈이야?”
“네. 우리반 제 짝이에요.”
“근데 왜 여기와 있어?”
“그건 잘 모르겠어요.”
“너 이 자식. 이리와!”
광은이 선우의 머리를 잡고 끌고 갔다. 선우는 재빨리 일어나 광은에게 끌려갔다. 광은이 자기 의자에 앉았다. 선우는 광은 앞에 서있었다. 마치 호랑이 앞에선 강아지마냥 잔뜩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떨지도 못하고 몸이 잔뜩 굳어있었다. 그런 선우가 가엽게 느껴졌다.
“김선돌.”
“네.”
“너도 이리와 서.”
광은의 목소리에 살기가 사라졌다. 평소 수업시간에 듣던 카랑카랑한 목소리였다. 난 광은이 앞으로 가 선우 옆에 섰다. 선우처럼 몸이 굳지는 않았지만 얌전한 자세로 섰다. 김윤정 선생님이 다가와 옆 자리에 앉았다.
“너 이 자식. 이름이 뭐야?”
“강선우요.”
선우의 목소리는 공포에 젖었는지 들릴 듯 말 듯했다. 그것도 아주 가늘게 갈라진 목소리였다. 평소 들었던 변성기가 아직 오지 않은 아이 같고 맑은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직까지 광은에게 맞았던 곳이 아픈지 약간 울음기도 섞였다.
“뭐? 크게 말 안 해?”
“강선웁니다.”
잔뜩 긴장했던 선우는 광은이 한 번 윽박지르자 교수실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소리로 이름을 외쳤다. 옆에 서있던 내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근데?”
“.......”
광은의 난데없는 질문에 선우가 멀뚱히 쳐다보았다.
“악!”
광은은 멀뚱히 쳐다보는 선우의 정강이를 찼다. 선우가 정강이를 감싸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섰다. 광은은 계속 씩씩거리고 있었다.
“근데 왜 교무실에 와서 숙직실을 훔쳐보면서 딸딸이를 쳐?”
광은의 말에 선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뿐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광은은 그런 선우를 무섭게 다그쳤다.
“이 새끼야. 기말고사가 낼 모렌데 집에 처박혀 공부나 할 것이지. 뭐하러 학교에는 나와서 숙직실을 기웃거려?”
“도서관에서 공부하러 왔어요.”
“집에서.....”
계속 다그치려는 광은이 말을 멈췄다. 김윤정 선생님이 광은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광은이 김윤정 선생님을 바라봤다.
“차선생. 진정하고....”
“아니 김선생.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이 자식이 숙직실에서 김선생하고....”
광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말았다. 김윤정 선생님이 손으로 광은의 입을 막았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좀 진정하고 차분하게 얘한테 자초지종을 자세히 듣고 얘기하자고- 응?”
“자초지종은 무슨? 지가 잘못했다고 살살 빌 때까지 냅다 두드려 패야지.”
“때릴 때 때리더라도 얘기는 들어봐야지. 그리고 잘못이 있다면 그 때가서 때려도 늦지 않아. 그리고.....”
김윤정 선생님이 말을 잠시 멈추었다. 광은은 김윤정 선생님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쳐다봤다. 김윤정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오늘 일직 선생은 나니까 때리더라도 내가 때릴 거야.”
“알았어. 너 이 새끼 똑바로 말해!”
“예.”
광은은 김윤정 선생님의 단호한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애꿎은 선우에게 화풀이 하듯 머리를 한 대 때렸다. 그렇지 않아도 잔뜩 주눅이 들어있던 선우는 지체없이 대답했다.
“강선우!”
“예. 선생님.”
광은이 보다는 좀 부드러운 김윤정 선생님의 말에 선우는 또렷하게 대답했다.
“선생님이 알기로 넌 성적이 상위권은 아니어도 착실한 모범생으로 알고 있다. 오늘 학교에는 왜 왔니?”
“기말고사 시험 공부하러 왔어요.”
“집에서도 할 수 있는데 굳이 학교에 까지 와서 공부할 이유라도 있어?”
“그건 아니지만, 집에서는 심부름도 하고 TV도 보고..... 제대로 공부할 수가 없어요. 도서관에 오면 그래도 공부가 좀 잘 되요. 그리고.....”
“그리고?”
“사실은 선돌이랑 같이 공부하려고 그랬는데.....”
“선돌이랑? 왜?”
“그게.... 선돌이가 저보다 조금 더 공부도 잘하고... 짝이기도 하고... 성격도 활발해서 저 보다 친구들도 많아서 선돌이랑 정말 친한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김윤정 선생님을 비롯해서 광은과 나는 계속되는 선우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일요일이라 선우는 집에서 시험공부를 했다. 고등학생인 형에게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았다가 자꾸 타박을 받았다. 마치 그런 문제를 물어보는 선우가 꼴등하는 학생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부모님은 소리를 크게 하고 TV를 보시는 바람에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 평소 학교에서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알려주던 선돌이 생각이 났다.
“안녕하세요? 저 선돌이 친구 선우라고 합니다. 선돌이 지금 집에 있을까요?”
내가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러 나갔다는 것을 알았다. 점심을 먹고 학교에 왔다. 학교 앞에서 김윤정 선생님하고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선돌이를 멀리서 봤다. 선돌이를 부르려다가 선생님과 같이 있어서 못 불렀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공부를 했는데 도서관이 조금 소란스러웠다. 점심을 먹고 왔는지 두세 명씩 모여 두런두런 얘기들을 했다. 집중이 안 되고 좀이 쑤셨다. 도서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두시가 조금 못됐다. 학교 앞 오락실에서 잠간 오락을 하고 오려고 학교를 나섰다.
오락실에 학생들이 꽤 있었다. 평소 자주하던 게임을 하려했지만 자리가 없었다. 게중에 한명이 잘하는 것 같았다. 뒤에 서서 게임하는 것을 보았다.
‘아하- 저기는 저렇게 피해가면 되는구나!’
선우는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아무런 피해 없이 돌파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며 구경에 열중했다. 선우는 자기가 가장 잘했을 때보다 두 배가 넘는 점수를 올리며 게임하는 것을 계속 서서 구경했다. 다리가 아팠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꾹 참으며 끝까지 구경했다. 선우 옆에서 서너 명이 더 구경하고 있었다. 결국 그 학생의 게임이 끝나고 나가자 선우가 그 자리에 앉았다.
벽에 부딪쳤던 장면에서 아까 보았던 방법을 이용해 보았다. 처음에는 실수를 했지만 몇 번 만에 통과할 수 있었다. 선우는 지금까지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어린아이처럼 신이 났다. 동전이 몇 개 더 들어가서야 선우는 자기 점수에 만족하고 오락실에서 나왔다. 나올 때 오락실의 시계를 보니 4시였다.
잠간만 하려고 들렸던 오락실에서 두 시간 넘게 있었다. 선우는 오락할 때 좋았던 기분이 다 사라졌다. 오늘 계획한 공부를 끝내려면 남은 시간에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힘겨울 것 같았다. 부리나케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으로 올라가면서 누군가 교무실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얼핏 보니 선돌이 같았지만 교무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 부르지 못했다.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는 선우의 눈에 글자가 들어오지 않았다. 자꾸 아까 오락실에서 했던 오락이 눈에 아른거렸다.
‘아~ 그때는 그 쪽으로 빠져야 했는데..... 그 괴물을 피할 때는 좀 더 왼쪽으로 빠졌으면 죽지 않고 통과하는 건데....’
선우는 화장실에 가 세수를 하려고 일어났다. 지나가다 보니 선돌이의 책이 보였다.
‘어? 선돌이 왔네?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더니 어디 갔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온 선우에게 교무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얼핏 선돌이가 교무실로 들어간 것이 생각났다.
‘선돌이가 교무실에 들어가 무얼 하고 있을까? 오늘도 선생님이 나오셨나? 혹시 국어선생님이 나오셨으면 문제를 좀 물어봐야지?’
선우는 교무실 앞에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잠시 서있던 선우가 조심스럽게 교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교무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금 더 기다릴지 아니면 그냥 도서관으로 갈지를 정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 있다가 갑자지 수위아저씨라도 들어오면 괜한 의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겁이 났다. 도서관으로 가려고 발길을 돌리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어?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보니 교무실 한 쪽에 따로 있는 방 같은 곳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다시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잘못 들었나?’
적막에 휩싸여있는 교무실에 혼자 있자니 조금 무서웠다.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하는데 다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하... 아....”
작은 소리지만 분명히 들렸다. 조심조심 천천히 고양이처럼 발걸음을 옮겼다. 긴장을 하니 더 겁이 났다. 그렇지만 겁보다는 호기심이 앞섰다. 발뒤꿈치를 들고 소리 나지 않게 조심해서 방에 가까이 다가갔다.
“학.”
무슨 신음소리 같은 것을 조금 더 크게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 선우의 손에 땀이 났다. 선우는 어릴 때 시골에서 서리하던 때를 생각했다. 어른들 몰래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먹을 때도 이렇게 긴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방문에 바짝 붙어서 살며시 귀를 기울였다.
“허..... 헝....”
우는 소리 같았지만 분명 우는 소리는 아니었다. 순간 선우의 머리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소리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방문을 살짝 열었다.
‘오메! 저것이 지금 뭔 짓이디야?’
선우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살짝 연 문 사이로 방안이 보였다. 안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두 사람이 알몸으로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한 사람은 선우에게 낯설지 않은 사람이었다.
‘선돌이 아녀?’
선우는 생각지 못했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눈이 커질 대로 커졌다. 선우의 눈에 선돌이가 벌거벗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문을 조금 더 열어보았다. 알몸으로 선돌이와 안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오메! 미술선생님?’
선우의 입은 다물어질 줄 몰랐다. 눈은 두 사람의 행동에 못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광경을 선우는 보고 말았다. 그것도 미술선생님하고 선돌이가 그 주인공이었다.
‘선돌이의 손이 미술선생님 보지에......’
선우의 자지에 힘이 들어갔다. 선돌이의 손가락을 보지에 끼어 넣은 채 몸부림치는 미술선생님을 보면서 흥분되었다. 자지가 꼴려서 발딱 일어섰다. 소리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지퍼를 열고 자지를 꺼냈다.
“가끔씩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딸딸이를 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 누구? 나?”
선우의 말을 끊으며 김윤정 선생님이 물었다. 선우는 말하기 곤란한 듯 머뭇거리고 있었다. 다시 김윤정 선생님이 부드럽게 말했다.
“부끄러워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말해봐. 네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네 잘못이 없어지거나 더해지지는 않으니까. 일단 할 말은 다 해야지 않겠니?”
“그거이.....”
“괜찮아.”
말을 못하고 머뭇거리던 선우의 눈길이 광은에게로 향했다. 광은이 놀란 듯 말했다.
“누구? 나?”
“예.”
선우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천하의 암사자를 생각하며 딸딸이를 쳤단 말이지? 호호호........”
광은이 선우의 말을 듣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한참을 웃던 광은이 웃음을 멈췄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의 암사자를 생각하며 딸딸이를 치다니.... 너 참 대담한 놈이구나?”
“죄송합니다.”
역시 계속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선우가 대답했다.
“그래서 두 사람을 보면서 또 나를 생각하며 딸딸이를 쳤다고?”
“예.”
“그러느라 내가 교무실에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뒤에까지 오는 것도 모르고 계속 딸딸이만 쳤다고?”
“예.”
얼굴에 웃음기까지 머금으며 물어보는 광은의 말에 선우는 여전히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할 뿐이었다.
“호호호......”
교무실 안은 광은이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만 진동했다. 김윤정 선생님과 나는 그런 광은을 바라만 보았다. 선우는 고양이 앞에선 쥐 모양으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하고 싶냐?”
웃음을 멈추고 광은이 선우에게 물었다. 선우는 광은이 한 말의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이 멍청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나하고 하고 싶냐?”
“.........”
“괜찮아. 말해봐.”
“예.”
“뭐가?”
“예?”
“나하고 뭐가 하고 싶은지 말해봐.”
“그거이.....”
“짜식이. 말해도 안 때릴 거니까 빨리 말해.”
“정말이라?”
“걱정 마 새끼야. 네가 나랑 섹스를 하고 싶다고 해도 안 때린다.”
“참말로 선생님이랑 뺑꼬하고 싶다고 해도라?”
광은이 어르고 달래면서 말을 하자 용기를 얻었는지 선우의 입에서 정상적인 말이 튀어나왔다. 난 선우의 말을 들으면서 ‘뺑꼬’란 말을 알 수가 없었다.
선우는 5학년 때 전라도에서 전학을 왔다고 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전라도 사투리가 나오면 모르는 말이 있기도 했다. 그 때마다 선우에게 물어보면 멋쩍은 듯이 웃으며 그 말에 맞는 표준말을 알겨주곤 했었다. ‘뺑꼬’란 말은 오늘 처음 들은 말이었다.
“뺑꼬? 뺑꼬가 뭔데?”
모르기는 김윤정 선생님이나 광은도 마찬가지였다. 광은의 물음에 선우는 얼굴이 빨개지며 안절부절 못했다. 몸을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는 모습이 다시 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 같았다.
“빨리 말 안 해? 너 죽고 싶어?”
광은이 다시 다그쳤다. 선우는 쭈뼛거리며 말을 못하고 있었다. 잠시 뒤 선우가 간신히 말을 했다.
“그....것이.... 거시기..... 남자하고 여자랑..... 머시기..... 하는 것이요.”
“거시기는 뭐고 또 머시기는 뭐야?”
“거시기.... 남자랑 여자랑 둘이서 빨개 벗고..... 하는 씨-입...”
“씹?”
“예.”
“섹스?”
“예. 쓰요.”
“그러니까 뺑꼬가 섹스라고?”
“예. 우리 고향 전라도에서는 씹이라고도 하지만 ‘뺑.꼬.’라고 말 한당께요.”
선우는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아예 포기해 버린 것 같았다. 평소 그렇게 사투리 쓰는 것을 조심하던 선우는 말투마저 완전히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
“호호호..... 그러니까 섹스를 우리말로 하면 씹이고, 경상도 말로 하면 빠구리고, 전라도 말로하면 뺑꼬라 이거지? 호호호...........”
“전라도에서 빠구리는 다른 말 인디...”
“무슨 뜻인데?”
깔깔 웃는 광은이 대신 지금까지 듣고 있던 김윤정 선생님이 나섰다.
“거시기요. 수업 빼먹고 나가서 노는 거요....”
“땡땡이?”
“예. 그라지라. 땡땡이를 전라도 가믄 빠구리라 그요.”
선우는 신이 났는지 계속해서 전라도 사투리에 대해서 얘기했다. ‘인나(일어나), 안거(앉어), P눠(누어), 까파(뒤짚어)’부터 시작해서 ‘폴께(팔)’나 ‘대그빡(머리)’ 그리고 ‘폴쎄(벌써)’, ‘뽈깡(발딱)’ 같은 전라도 사투리를 늘어놓았다. 전라도 특유의 억양으로 말하는 것을 들으며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호호호.....”
“하하하.....”
“호호호.....”
“헤헤헤......”
선우는 쑥스러운 듯 우리를 따라 ‘헤헤’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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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짧아졌습니다.
더 이어봤자 별 내용이 없이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을 것 같아서요.
이어지는 내용은 새로운 문장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원하시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저도 조금 서운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회원님들 많이 응원해주세요.
추천도.... 댓글도..... 많은 힘이 되니까요.
참. 그리고 제 게시판에 문장의 길이에 대한 의견을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문장이 길어야 할 지 짧아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 회원님들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시고 건필기원까지 해주신 소시윤아님, 처랑처랑님, 비망초님, 페리건님, 롤랑님의 응원이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가당찮은 칭찬(맞나?)에 추천까지 보내주신 로스남님,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고 날카로운 비평을 기대하겠습니다.
선돌이가 대단하고 부럽다고요? 소시윤아님, 보우러스님, 페리건님, 너무 선돌이만 추켜세우시면 안됩니다. 저 질투할 수도 있다고요.....
훈련에서 오자마자 바로 좆돌이를 찾으신 야생아님, 혹시 훈련 빠구리(땡땡이)친 건 아니겠죠?
댓글로 선돌이를 아껴주시는 회원님들 참 고맙습니다.
선돌이의 좆돌은 뺑꼬를 멈추지 않습니다.
잠시 쉴 지언정.....
화산보지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선돌이의 돌좆은 절대 죽지 않습니다.
다음 편에도...............
‘말을 잘하려면 먼저 남의 얘기를 잘 들어라.’
큰아버지가 해주신 말이다. 남의 말을 잘 듣고 그 사람이 원하는 말을 해준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서 장사를 하시는 큰아버지는 돈을 많이 버셨다. 난 아직 돈을 많이 버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지금 나는 남의 말을 잘 들으란 얘기를 공감하고 있었다. 광은의 말을 잘 들어서 오늘 일직 하는 김윤정 선생님과 씹을 했으니까. 일단은 남의 말을 잘 듣고 실천에 옮겨서 좋은 일이 있었다.
“악!”
갑자기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너 이 새끼! 너 누구야. 어떤 새끼가 교무실에 들어와서 숙직실을 엿보면서 딸딸이를 쳐?”
밖이 소란해졌다. 광은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 수업시간에 들었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지난번 시험시간에 학생 하나를 작살낼 때 들었던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였다. 선생님과 난 재빨리 떨어졌다. 주변에 널린 옷을 빠른 속도로 입었다. 아마 옷 입기 대회라도 나갔다면 우승했을 지도 모르겠다.
“퍽퍽퍽”
“아윽..... 선생님. 잘못했.... 오메!”
“조용해 새끼야. 퍽퍽퍽....”
광은이의 특기대로 줄기차게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맞는 학생은 제대로 변명조차 못했다. 문득, 목소리가 귀에 익은 듯한 생각이 들었다. 옷을 제대로 입었는지 확인할 시간도 없이 숙직실 문을 열었다.
“선우야!”
순간,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일까? 광은의 손길이 그대로 멈췄다. 광은의 무자비한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맞고만 있던 학생이 고개를 들었다.
“선...돌...아...”
“김선돌!”
“네.”
“아는 놈이야?”
“네. 우리반 제 짝이에요.”
“근데 왜 여기와 있어?”
“그건 잘 모르겠어요.”
“너 이 자식. 이리와!”
광은이 선우의 머리를 잡고 끌고 갔다. 선우는 재빨리 일어나 광은에게 끌려갔다. 광은이 자기 의자에 앉았다. 선우는 광은 앞에 서있었다. 마치 호랑이 앞에선 강아지마냥 잔뜩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떨지도 못하고 몸이 잔뜩 굳어있었다. 그런 선우가 가엽게 느껴졌다.
“김선돌.”
“네.”
“너도 이리와 서.”
광은의 목소리에 살기가 사라졌다. 평소 수업시간에 듣던 카랑카랑한 목소리였다. 난 광은이 앞으로 가 선우 옆에 섰다. 선우처럼 몸이 굳지는 않았지만 얌전한 자세로 섰다. 김윤정 선생님이 다가와 옆 자리에 앉았다.
“너 이 자식. 이름이 뭐야?”
“강선우요.”
선우의 목소리는 공포에 젖었는지 들릴 듯 말 듯했다. 그것도 아주 가늘게 갈라진 목소리였다. 평소 들었던 변성기가 아직 오지 않은 아이 같고 맑은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직까지 광은에게 맞았던 곳이 아픈지 약간 울음기도 섞였다.
“뭐? 크게 말 안 해?”
“강선웁니다.”
잔뜩 긴장했던 선우는 광은이 한 번 윽박지르자 교수실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큰소리로 이름을 외쳤다. 옆에 서있던 내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근데?”
“.......”
광은의 난데없는 질문에 선우가 멀뚱히 쳐다보았다.
“악!”
광은은 멀뚱히 쳐다보는 선우의 정강이를 찼다. 선우가 정강이를 감싸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섰다. 광은은 계속 씩씩거리고 있었다.
“근데 왜 교무실에 와서 숙직실을 훔쳐보면서 딸딸이를 쳐?”
광은의 말에 선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뿐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광은은 그런 선우를 무섭게 다그쳤다.
“이 새끼야. 기말고사가 낼 모렌데 집에 처박혀 공부나 할 것이지. 뭐하러 학교에는 나와서 숙직실을 기웃거려?”
“도서관에서 공부하러 왔어요.”
“집에서.....”
계속 다그치려는 광은이 말을 멈췄다. 김윤정 선생님이 광은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광은이 김윤정 선생님을 바라봤다.
“차선생. 진정하고....”
“아니 김선생.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이 자식이 숙직실에서 김선생하고....”
광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말았다. 김윤정 선생님이 손으로 광은의 입을 막았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좀 진정하고 차분하게 얘한테 자초지종을 자세히 듣고 얘기하자고- 응?”
“자초지종은 무슨? 지가 잘못했다고 살살 빌 때까지 냅다 두드려 패야지.”
“때릴 때 때리더라도 얘기는 들어봐야지. 그리고 잘못이 있다면 그 때가서 때려도 늦지 않아. 그리고.....”
김윤정 선생님이 말을 잠시 멈추었다. 광은은 김윤정 선생님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듯 쳐다봤다. 김윤정 선생님은 단호하게 말했다.
“오늘 일직 선생은 나니까 때리더라도 내가 때릴 거야.”
“알았어. 너 이 새끼 똑바로 말해!”
“예.”
광은은 김윤정 선생님의 단호한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애꿎은 선우에게 화풀이 하듯 머리를 한 대 때렸다. 그렇지 않아도 잔뜩 주눅이 들어있던 선우는 지체없이 대답했다.
“강선우!”
“예. 선생님.”
광은이 보다는 좀 부드러운 김윤정 선생님의 말에 선우는 또렷하게 대답했다.
“선생님이 알기로 넌 성적이 상위권은 아니어도 착실한 모범생으로 알고 있다. 오늘 학교에는 왜 왔니?”
“기말고사 시험 공부하러 왔어요.”
“집에서도 할 수 있는데 굳이 학교에 까지 와서 공부할 이유라도 있어?”
“그건 아니지만, 집에서는 심부름도 하고 TV도 보고..... 제대로 공부할 수가 없어요. 도서관에 오면 그래도 공부가 좀 잘 되요. 그리고.....”
“그리고?”
“사실은 선돌이랑 같이 공부하려고 그랬는데.....”
“선돌이랑? 왜?”
“그게.... 선돌이가 저보다 조금 더 공부도 잘하고... 짝이기도 하고... 성격도 활발해서 저 보다 친구들도 많아서 선돌이랑 정말 친한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김윤정 선생님을 비롯해서 광은과 나는 계속되는 선우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일요일이라 선우는 집에서 시험공부를 했다. 고등학생인 형에게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았다가 자꾸 타박을 받았다. 마치 그런 문제를 물어보는 선우가 꼴등하는 학생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부모님은 소리를 크게 하고 TV를 보시는 바람에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 평소 학교에서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편하게 알려주던 선돌이 생각이 났다.
“안녕하세요? 저 선돌이 친구 선우라고 합니다. 선돌이 지금 집에 있을까요?”
내가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러 나갔다는 것을 알았다. 점심을 먹고 학교에 왔다. 학교 앞에서 김윤정 선생님하고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선돌이를 멀리서 봤다. 선돌이를 부르려다가 선생님과 같이 있어서 못 불렀다. 한 시간 조금 넘게 공부를 했는데 도서관이 조금 소란스러웠다. 점심을 먹고 왔는지 두세 명씩 모여 두런두런 얘기들을 했다. 집중이 안 되고 좀이 쑤셨다. 도서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두시가 조금 못됐다. 학교 앞 오락실에서 잠간 오락을 하고 오려고 학교를 나섰다.
오락실에 학생들이 꽤 있었다. 평소 자주하던 게임을 하려했지만 자리가 없었다. 게중에 한명이 잘하는 것 같았다. 뒤에 서서 게임하는 것을 보았다.
‘아하- 저기는 저렇게 피해가면 되는구나!’
선우는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아무런 피해 없이 돌파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며 구경에 열중했다. 선우는 자기가 가장 잘했을 때보다 두 배가 넘는 점수를 올리며 게임하는 것을 계속 서서 구경했다. 다리가 아팠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꾹 참으며 끝까지 구경했다. 선우 옆에서 서너 명이 더 구경하고 있었다. 결국 그 학생의 게임이 끝나고 나가자 선우가 그 자리에 앉았다.
벽에 부딪쳤던 장면에서 아까 보았던 방법을 이용해 보았다. 처음에는 실수를 했지만 몇 번 만에 통과할 수 있었다. 선우는 지금까지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어린아이처럼 신이 났다. 동전이 몇 개 더 들어가서야 선우는 자기 점수에 만족하고 오락실에서 나왔다. 나올 때 오락실의 시계를 보니 4시였다.
잠간만 하려고 들렸던 오락실에서 두 시간 넘게 있었다. 선우는 오락할 때 좋았던 기분이 다 사라졌다. 오늘 계획한 공부를 끝내려면 남은 시간에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힘겨울 것 같았다. 부리나케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으로 올라가면서 누군가 교무실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얼핏 보니 선돌이 같았지만 교무실로 들어가는 걸 보고 부르지 못했다.
도서관에 앉아 책을 보는 선우의 눈에 글자가 들어오지 않았다. 자꾸 아까 오락실에서 했던 오락이 눈에 아른거렸다.
‘아~ 그때는 그 쪽으로 빠져야 했는데..... 그 괴물을 피할 때는 좀 더 왼쪽으로 빠졌으면 죽지 않고 통과하는 건데....’
선우는 화장실에 가 세수를 하려고 일어났다. 지나가다 보니 선돌이의 책이 보였다.
‘어? 선돌이 왔네?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더니 어디 갔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나온 선우에게 교무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얼핏 선돌이가 교무실로 들어간 것이 생각났다.
‘선돌이가 교무실에 들어가 무얼 하고 있을까? 오늘도 선생님이 나오셨나? 혹시 국어선생님이 나오셨으면 문제를 좀 물어봐야지?’
선우는 교무실 앞에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잠시 서있던 선우가 조심스럽게 교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교무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금 더 기다릴지 아니면 그냥 도서관으로 갈지를 정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아무도 없는 교무실에 있다가 갑자지 수위아저씨라도 들어오면 괜한 의심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갑자기 겁이 났다. 도서관으로 가려고 발길을 돌리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어?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보니 교무실 한 쪽에 따로 있는 방 같은 곳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다시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잘못 들었나?’
적막에 휩싸여있는 교무실에 혼자 있자니 조금 무서웠다.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리려고 하는데 다시 작은 소리가 들렸다.
“하... 아....”
작은 소리지만 분명히 들렸다. 조심조심 천천히 고양이처럼 발걸음을 옮겼다. 긴장을 하니 더 겁이 났다. 그렇지만 겁보다는 호기심이 앞섰다. 발뒤꿈치를 들고 소리 나지 않게 조심해서 방에 가까이 다가갔다.
“학.”
무슨 신음소리 같은 것을 조금 더 크게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 선우의 손에 땀이 났다. 선우는 어릴 때 시골에서 서리하던 때를 생각했다. 어른들 몰래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먹을 때도 이렇게 긴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방문에 바짝 붙어서 살며시 귀를 기울였다.
“허..... 헝....”
우는 소리 같았지만 분명 우는 소리는 아니었다. 순간 선우의 머리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소리 나지 않게 조심하면서 방문을 살짝 열었다.
‘오메! 저것이 지금 뭔 짓이디야?’
선우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살짝 연 문 사이로 방안이 보였다. 안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두 사람이 알몸으로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한 사람은 선우에게 낯설지 않은 사람이었다.
‘선돌이 아녀?’
선우는 생각지 못했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눈이 커질 대로 커졌다. 선우의 눈에 선돌이가 벌거벗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문을 조금 더 열어보았다. 알몸으로 선돌이와 안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오메! 미술선생님?’
선우의 입은 다물어질 줄 몰랐다. 눈은 두 사람의 행동에 못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광경을 선우는 보고 말았다. 그것도 미술선생님하고 선돌이가 그 주인공이었다.
‘선돌이의 손이 미술선생님 보지에......’
선우의 자지에 힘이 들어갔다. 선돌이의 손가락을 보지에 끼어 넣은 채 몸부림치는 미술선생님을 보면서 흥분되었다. 자지가 꼴려서 발딱 일어섰다. 소리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지퍼를 열고 자지를 꺼냈다.
“가끔씩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딸딸이를 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 누구? 나?”
선우의 말을 끊으며 김윤정 선생님이 물었다. 선우는 말하기 곤란한 듯 머뭇거리고 있었다. 다시 김윤정 선생님이 부드럽게 말했다.
“부끄러워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말해봐. 네가 여기서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네 잘못이 없어지거나 더해지지는 않으니까. 일단 할 말은 다 해야지 않겠니?”
“그거이.....”
“괜찮아.”
말을 못하고 머뭇거리던 선우의 눈길이 광은에게로 향했다. 광은이 놀란 듯 말했다.
“누구? 나?”
“예.”
선우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천하의 암사자를 생각하며 딸딸이를 쳤단 말이지? 호호호........”
광은이 선우의 말을 듣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한참을 웃던 광은이 웃음을 멈췄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의 암사자를 생각하며 딸딸이를 치다니.... 너 참 대담한 놈이구나?”
“죄송합니다.”
역시 계속해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선우가 대답했다.
“그래서 두 사람을 보면서 또 나를 생각하며 딸딸이를 쳤다고?”
“예.”
“그러느라 내가 교무실에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뒤에까지 오는 것도 모르고 계속 딸딸이만 쳤다고?”
“예.”
얼굴에 웃음기까지 머금으며 물어보는 광은의 말에 선우는 여전히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할 뿐이었다.
“호호호......”
교무실 안은 광은이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만 진동했다. 김윤정 선생님과 나는 그런 광은을 바라만 보았다. 선우는 고양이 앞에선 쥐 모양으로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하고 싶냐?”
웃음을 멈추고 광은이 선우에게 물었다. 선우는 광은이 한 말의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이 멍청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나하고 하고 싶냐?”
“.........”
“괜찮아. 말해봐.”
“예.”
“뭐가?”
“예?”
“나하고 뭐가 하고 싶은지 말해봐.”
“그거이.....”
“짜식이. 말해도 안 때릴 거니까 빨리 말해.”
“정말이라?”
“걱정 마 새끼야. 네가 나랑 섹스를 하고 싶다고 해도 안 때린다.”
“참말로 선생님이랑 뺑꼬하고 싶다고 해도라?”
광은이 어르고 달래면서 말을 하자 용기를 얻었는지 선우의 입에서 정상적인 말이 튀어나왔다. 난 선우의 말을 들으면서 ‘뺑꼬’란 말을 알 수가 없었다.
선우는 5학년 때 전라도에서 전학을 왔다고 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전라도 사투리가 나오면 모르는 말이 있기도 했다. 그 때마다 선우에게 물어보면 멋쩍은 듯이 웃으며 그 말에 맞는 표준말을 알겨주곤 했었다. ‘뺑꼬’란 말은 오늘 처음 들은 말이었다.
“뺑꼬? 뺑꼬가 뭔데?”
모르기는 김윤정 선생님이나 광은도 마찬가지였다. 광은의 물음에 선우는 얼굴이 빨개지며 안절부절 못했다. 몸을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는 모습이 다시 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 같았다.
“빨리 말 안 해? 너 죽고 싶어?”
광은이 다시 다그쳤다. 선우는 쭈뼛거리며 말을 못하고 있었다. 잠시 뒤 선우가 간신히 말을 했다.
“그....것이.... 거시기..... 남자하고 여자랑..... 머시기..... 하는 것이요.”
“거시기는 뭐고 또 머시기는 뭐야?”
“거시기.... 남자랑 여자랑 둘이서 빨개 벗고..... 하는 씨-입...”
“씹?”
“예.”
“섹스?”
“예. 쓰요.”
“그러니까 뺑꼬가 섹스라고?”
“예. 우리 고향 전라도에서는 씹이라고도 하지만 ‘뺑.꼬.’라고 말 한당께요.”
선우는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을 아예 포기해 버린 것 같았다. 평소 그렇게 사투리 쓰는 것을 조심하던 선우는 말투마저 완전히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
“호호호..... 그러니까 섹스를 우리말로 하면 씹이고, 경상도 말로 하면 빠구리고, 전라도 말로하면 뺑꼬라 이거지? 호호호...........”
“전라도에서 빠구리는 다른 말 인디...”
“무슨 뜻인데?”
깔깔 웃는 광은이 대신 지금까지 듣고 있던 김윤정 선생님이 나섰다.
“거시기요. 수업 빼먹고 나가서 노는 거요....”
“땡땡이?”
“예. 그라지라. 땡땡이를 전라도 가믄 빠구리라 그요.”
선우는 신이 났는지 계속해서 전라도 사투리에 대해서 얘기했다. ‘인나(일어나), 안거(앉어), P눠(누어), 까파(뒤짚어)’부터 시작해서 ‘폴께(팔)’나 ‘대그빡(머리)’ 그리고 ‘폴쎄(벌써)’, ‘뽈깡(발딱)’ 같은 전라도 사투리를 늘어놓았다. 전라도 특유의 억양으로 말하는 것을 들으며 우리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호호호.....”
“하하하.....”
“호호호.....”
“헤헤헤......”
선우는 쑥스러운 듯 우리를 따라 ‘헤헤’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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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짧아졌습니다.
더 이어봤자 별 내용이 없이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을 것 같아서요.
이어지는 내용은 새로운 문장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원하시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저도 조금 서운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회원님들 많이 응원해주세요.
추천도.... 댓글도..... 많은 힘이 되니까요.
참. 그리고 제 게시판에 문장의 길이에 대한 의견을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문장이 길어야 할 지 짧아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 회원님들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시고 건필기원까지 해주신 소시윤아님, 처랑처랑님, 비망초님, 페리건님, 롤랑님의 응원이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가당찮은 칭찬(맞나?)에 추천까지 보내주신 로스남님,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고 날카로운 비평을 기대하겠습니다.
선돌이가 대단하고 부럽다고요? 소시윤아님, 보우러스님, 페리건님, 너무 선돌이만 추켜세우시면 안됩니다. 저 질투할 수도 있다고요.....
훈련에서 오자마자 바로 좆돌이를 찾으신 야생아님, 혹시 훈련 빠구리(땡땡이)친 건 아니겠죠?
댓글로 선돌이를 아껴주시는 회원님들 참 고맙습니다.
선돌이의 좆돌은 뺑꼬를 멈추지 않습니다.
잠시 쉴 지언정.....
화산보지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선돌이의 돌좆은 절대 죽지 않습니다.
다음 편에도...............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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