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같은 내 여친고양이 같은 내 여친
사케 잔을 홀짝이는 지민의 손은 점점 더 바빠지기만 했다.
누가 보아도 빈잔임에도 틀림없는데 지민은 잔을 들어서 입에 가져다대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를 반복하는 중이었다. 뒤에서 보이는 장면인지라 앞의 모습을 바라볼수는 없었지만 그의 손은 틀림없이 지민의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심장이 멈추는 듯하는 느낌과 함께 마치 롤러코스터에서 밑으로 떨어지는듯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멈출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미치게해왔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가 바라던 광경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도저히 용납할수가 없었다.
이대로 지민이 넘어가서도 안될것같았고, 이대로 멈출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지민에게 연락해서 다 털어놓을수도 없다.
말그대로 나는 손쓸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오른손이 지민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지민은 흠칫하며 허리를 곧추세웠고 들고 있던 사케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손이 지민의 가디건안으로 파고든다. 지민의 옆구리를 살살 간지럽히는 것이 틀림없다. 지민은 옆구리가 유난히 성감대였다.
왼손은 어느새 방치해두었던 지민의 왼 허벅지를 끊임없이 쓰다듬어 왔다. 지민의 치마는 어느새 둔덕이 드러나보일지도 모를만큼 걷어올려져있었다.
내 귀의 이어폰에서는 무슨 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다들 조금씩 술이 들어가 분위기가 업되었는지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그둘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지민은 잔을 내려놓고 오른손으로 옆구리에 있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손을 잡은 지민의 손이 살짝 떨리는것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난처한 기색으로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억지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때 그가 갑자기 지민의 볼에 살짝 입맞추었다.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듯한 모습이었다.
정면에서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지민의 볼에 살짝 뽀뽀하는 정도로 보일지 몰라도 뒤편의 카메라로 바라보는 내게는 그가 혀를 내밀어 지민의 볼을 살짝 핥아내는 것이 선명히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오른손을 지민의 옆구리에서 떼어내며 젓가락을 들어 회를 한 점 집었고 입에 넣으려다가 짐짓 젓가락과 함께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는 "어이쿠" 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고개를 숙여 지민의 허벅지 옆에 떨어진 회와 젓가락을 주으며 지민의 치마가 말려올라가 드러난 허벅지를 살짝 혀로 핥았다. 지민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몸을 살짝 떨었다. 크게 놀란듯했다.
지민의 살색 스타킹위로 그의 침이 묻었는지 주황색 조명에 그가 핥은 지민의 허벅지 부분이 살짝 반짝였다.
그때 갑자기 그가 지민에게 고개를 가져다대더니 오른손으로 지민의 귀를 잡아서 자신의 입을 가져다대었다. 뭐라고 속삭이는듯했다. 나는 이어폰에 집중을 했지만, 자세히 들을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지민은 옆구리쪽의 가디건자락을 다시 추스리고 치마를 당겨내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한창 옷차림을 바로한 지민은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어 보더니 문자를 확인하고는 조심스레 자리를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둘이 밖에서 만나는건가?"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벨 소리가 들렸고 나는 또다시 화들짝 놀랐다. 민아가 그새 도착한 모양이었다.
나는 어쩔줄을 몰랐다. 이 모니터들을 그대로 놔뒀다가는 분명히 이상한 취급받을테고 나는 급히 전선을 모두 뽑아버리고 침대 밑으로 다 던져넣었다. 미칠것만 같았다. 더 이상 화면을 확인할수 없는걸까. 녹화기능은 있는걸까. 녹화는 하고 있는걸까. 이대로 더 이상 볼 수 없는걸까 지민은 어떻게 할건지..
벨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나는 와인병을 들어 한 모금 더 마시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에 문을 열었다.
-퍽
문을 열자마자 민아의 핸드백이 내 머리를 내리쳤다.
"윽, 뭐하는거야"
"왜 이렇게 문을 늦게 열어? 죽을래?"
"아오..늦게 열 수도 있는거지"
"아무튼, 뭐하고 있었어? 갑자기 웬 호텔이야? 애인만나는거야? 아님 나 만나려구?"
"그냥 그럴 일이 좀 있었어"
"근데 혼자야? 어라 웬 와인? 너 혼자 지지리 궁상 떨고 있었구만 멋있는척하냐? 킥킥"
"그냥 술 생각은 좀 나고 호텔인데 소주는 안어울리고, 맥주보다는 와인이 낫겠다 싶어서"
"흐음...그래? 너 야동보구 있었니? 킥킥킥"
"응? 무슨 말이야?"
"얼씨구, 너 바지를 한 번 보시지? 야 바지를 뚫고 나오겠다. 날 보자마자 그렇게 커진 건 아닐테고 뭔가 하고 있었구만"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수상한데...아무튼 나 오늘 되게 피곤하다. 나 좀 안마 해줘봐"
그러면서 민아는 침대에 몸을 던지며 큰 대자로 누웠다.
난 그제서야 멍하니 민아의 몸을 훑어보았다. 한 마리의 학 같은 여자였다. 늘씬한 키와 곧게 뻗은 다리 그와 같이 가녀린 팔과 무협지에서 일컫던 섬섬옥수가 이런것이구나 싶을 정도의 희고 고운 손.
옷을 입은 상태여서 보이진 않지만 누운 상태에서도 탄력을 잃지 않는 가슴. 탐스러운 머릿결
분명히 색기가 흐르는 얼굴을 가졌음에도 고고한 자태도 갖추고 있는 아름다운 여자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지민의 동태가 궁금했지만, 가슴은 다시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적당히 둘러댄 후에 그녀를 보내거나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좀 전까지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한없이 흥분했던 내 몸은 강렬하게 여자를 원하고 있었다. 마음 한구석엔 분명히 녹화가 되고 있겠지라는 생각, 혹은 그런 자기위안을 시작해 버렸다.
"과연 저 여자를 거부할 수 있는 남자는 몇이나 될까?"
민아는 오늘 마치 스쿨룩과 치어걸을 합친듯한 옷을 입고 있었다. 짧은 주름치마와 블라우스, 그리고 그 위에 걸친 야구점퍼처럼 생긴 옷까지. 발랄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서있는데 민아가 옆으로 비스듬히 돌아누으며 한 손으로 머리를 괴었다.
"야 뭐해? 안마 좀 해보라니까?"
"엉? 어어.."
나는 쭈뼛쭈뼛 그냥 서있었다. 민아는 다리를 꼬으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 내게 손가락을 까딱까딱해보였다.
"뭐해?"
나는 민아에게로 다가가서 그녀의 팔을 붙잡고 끌어앉힌 다음 겉옷을 어깨너머로 벗겨냈다.
민아는 그런 내 눈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민아의 눈길을 피하면서 옷을 벗겨내는 내 손에만 시선을 주었다.
"쿡쿡, 안마해달랬는데 옷은 왜 벗겨?"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민아의 손을 잡아서 지압을 해주었다. 지민이에게 자주 해주던거라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것이었다.
갑자기 또 다시 지민의 생각이 났다. 둘이 분명히 같이 밖으로 나갔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혹시 둘이 같이 호텔이라도 가는걸까? 아까전에 켜지 않은 모니터가 하나 있었는데 설마 그것은 호텔방에 설치 된 것일까? 그렇다면 설마 이 옆방에 들어오거나 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온갖 생각에 빠져들며 또 다시 묘하게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가만있는것이 너무 힘들었다. 이대로 민아를 덮치든지 아니면 모니터를 다시 바라보든지 그것도 안된다면 밖으로 나가서 한 동안은 뛰어야만 이 가슴이 가라앉을것만 같았다.
"무슨 생각하는거야 너?"
"응? 아무것도..흡."
민아가 갑자기 내게 키스를 해왔다. 혀를 내밀어 내 입술 주위를 핥으며 두 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안았다. 촉촉한 그녀의 입술 감촉에 나는 결국 이성을 잃고 민아의 가슴으로 손을 향했다. 그때 한참 키스를 하던 민아가 입술을 떼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주먹을 살짝 쥐고 내 이마를 살짝 때렸다.
"무슨일 있는게 맞는거 같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아~ 재미없다. 나는 간당~"
"어? 응? 간다니?"
"재미없다구우 가련당"
"아니 이까지와서 어딜가"
"이까지가 어딘데?"
호텔이라는 말을 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남자의 괜스런 자존심이었을까. 매달리기 싫어서였을까.
"됐네요~ 나는 클럽이나 가련다. 멋진놈이나 하나 잡아먹어야지. 담에 연락할게~"
나는 붙잡았던 민아의 손을 스르르 놓아버렸고 민아는 문을 닫고 나갔다. 잠시 멍하니 있던 나는 번개를 맞은듯 정신을 차렸다.
"모니터!"
나는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기자재들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콘센트를 꽂고 아까 올려두었던 테이블에 다시 올려서 전원을 다시 켰다.
"아뿔싸"
내가 급히 전선들을 뜯어낼때 아무 생각없이 빼어내버렸던지 케이블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전원이 들어왔다고 해서 카메라와 그대로 연결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했던것이 오산이었다. 화면은 여전히 먹통이었고 검은화면만 내 눈앞을 가득 채워왔다.
나는 계속 이리저리 선을 연결해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원래 기계치였던지라 결국 화면을 살려내지 못하고 말았다. 급히 휴대폰을 꺼내서 지민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Jim Brickman의 Valentine 이 흘러나온다 지민의 컬러링이다. 예전에 피아노로 한 번 쳐준 이후로는 몇년째 지민의 컬러링인 곡이었다. 평소에는 차분하게 나를 가라앉혀주던 노래가 나를 조급하게만 만들고 있었다. 지민은 결국 전화를 받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거야?"
지민에게 급히 어디냐고 문자를 보냈다. 10분이 지나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나는 방안을 서성이면서 그에게 연락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둘이 같이 있는데 괜시리 내가 연락했다가 지민에게 들키게 되면 빼도박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나는 결국 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문자를 보내고 말았다. 기계가 먹통인데 어찌해야 하냐고 일단 돌려서 문자를 보냈다. 역시나 10분이 다 되어가도록 답신은 오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신호음이 1시간처럼 느껴져왔다. 그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말 둘이서 호텔방이라도 들어가있는건가? 여기 어딘가에 그 둘이서 자고 있는건 아닐까.
급히 시계를 바라보았다. 1시간정도밖엔 지나지 않았는데...전화 한 두번 받지 않는다고 해서 전화를 계속 하는 일은 지민과 나 사이에는 결코 없는 일이었다. 받지 않으면 그냥 바쁜가보다 하면서 기다리면 부재중을 확인하고 바로 전화해주는 것이 서로의 관례처럼 되어있는터라서 자꾸만 전화를 걸기도 마땅치가 않았다.
호텔방 밖으로 나갔다. 괜시리 객실근처를 다 돌고 나서는 차에 타고 논현동 근처를 한바퀴 맴돌았다.
"그래...이렇게 해서 마주칠리도 없지. 일단 집으로 들어가자."
나는 집으로 향하다가 다시 차를 돌려서 지민의 학교로 향했다. 지민은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는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한 바퀴 더 돌아보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었다. 지민의 기숙사 정문앞에 도착해서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일까. 그래, 부재중 확인하면 연락오겠지. 집으로 돌아가자"
그러면서 잠깐 바람이나 쐬자 싶어서 차에서 내려서 기숙사 편의점에서 병 커피 한 잔을 샀다. 근처에 길가에 대충 앉아서 커피를 홀짝이며 마음을 추스리려고 했다. 그때 낯이 익은 차가 한 대 기숙사로 들어왔다. 나는 잠시 얼어붙었다가 길가쪽으로 피해섰다.
"저 차는 분명..."
배창훈. 그의 차였다. 차는 기숙사 정문 앞에 멈춰섰고 조수석문이 열리더니 지민이 내렸다. 지민은 별 말 없이 그냥 돌아서서 기숙사로 뛰어들어갔다. 그때 차에서 지민을 부르는가 싶더니 지민이 돌아섰다. 지민이 다시 차로 다가가서 창문을 통해서 뭐라 얘기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지민이 다시 기숙사로 들어가버렸다.
"대체 어떻게 되어가는거지?"
나는 잠시 커피를 마시면서 캠퍼스안을 서성였다. 그러다가 다시 차에 올라타고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서 생각을 정리해봤다. 시간상으로는 분명 호텔까지 다녀올시간은 아녔다. 물론 그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으리라고는 생각할수는 없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정황까지만 두고보더라도 분명히 그 둘은 밖에서 따로 만나려고 화장실을 가는척하는 것임에 틀림은 없었다.
어디까지 간건지 종잡을수가 없었다. 나는 배창훈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 그래 자넨가."
"예, 아까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만 답장이 없으시던데..."
"아 이제야 확인을 했지. 그런데 모니터가 말썽이라니? 무슨 말인가?"
"제가 잘못해서 전선을 뽑아버렸었는데, 그 이후로 연결이 안되어서요"
"그럼 상황을 못본겐가?"
"....네 그렇게 되었습니다"
"음...그건 자네 잘못이니 어쩔수 없는거 아닌가 허헛"
"그래서 말씀인데...밖으로 나가신 후에 어떻게 되신 겁니까? 여태 무엇 하셨구요?"
"나는 자네에게 다 확인 할 수 있게 해줬는데 자네 실수인것을...내가 내 입으로 다시 설명하려니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아서 말일세"
"말해주실수 없으신건지..."
"우선 자네 여친에게 물어보지 그러나? 일단 나도 좀 피곤하기도 하고 말일세 다음에 얘기하도록 함세"
".........예 알겠습니다"
차마 붙잡고 말해달라고 매달릴수는 없었다. 아마 내 눈 앞이었다면 멱살을 움켜쥐고라도 다 털어놓으라고 윽박질렀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어 지민아"
나는 전화를 받는 지민이 너무 반가웠다.
"응 오빠"
"어디야 마쳤어?"
"응. 마쳤어"
"오빠가 데릴러갈까?"
"아니야 벌써 들어왔어"
"그래? 나한테 미리 얘기하지 데리러 갔을텐데..."
"아 그냥 누가 데려다줬어"
"그래? 누가?"
"아..그냥 교수님이..."
"응...그래...별일없었구?"
"응 별일 없었어. 오빠 나 무지 피곤한데 내일 얘기하자 응?"
"아 그래 알았어, 그럼 내일 봐"
"응 오빠 잘자"
"응 그래 끊을게"
나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집으로 돌아갔다. 가슴의 묘한 떨림이 멈추질 않았다.
자려고 침대에 누워서도 내 뇌리속에는 아까전의 모니터의 장면이 사라지질 않았다.
그가 지민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장면. 지민의 볼을 핥던 장면과, 지민의 스타킹신은 허벅지를 혀로 핥던 장면...
나는 결국 자위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후에도 사그러지지 않는 이 떨림.
대체 둘은 내가 못봤을때 뭘 한 걸까.
다음날. 나는 지민의 학교 앞 카페에서 지민을 만났다.
p.s 그건 좀 바빴습니다 ㅠ 문명때문 아니고요 ㅎ 문명은 일주일하니까 질리더라고요
쪽지 보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낼부터 예비군 ㅠ
사케 잔을 홀짝이는 지민의 손은 점점 더 바빠지기만 했다.
누가 보아도 빈잔임에도 틀림없는데 지민은 잔을 들어서 입에 가져다대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를 반복하는 중이었다. 뒤에서 보이는 장면인지라 앞의 모습을 바라볼수는 없었지만 그의 손은 틀림없이 지민의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심장이 멈추는 듯하는 느낌과 함께 마치 롤러코스터에서 밑으로 떨어지는듯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멈출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미치게해왔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가 바라던 광경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도저히 용납할수가 없었다.
이대로 지민이 넘어가서도 안될것같았고, 이대로 멈출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지민에게 연락해서 다 털어놓을수도 없다.
말그대로 나는 손쓸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오른손이 지민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지민은 흠칫하며 허리를 곧추세웠고 들고 있던 사케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손이 지민의 가디건안으로 파고든다. 지민의 옆구리를 살살 간지럽히는 것이 틀림없다. 지민은 옆구리가 유난히 성감대였다.
왼손은 어느새 방치해두었던 지민의 왼 허벅지를 끊임없이 쓰다듬어 왔다. 지민의 치마는 어느새 둔덕이 드러나보일지도 모를만큼 걷어올려져있었다.
내 귀의 이어폰에서는 무슨 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다들 조금씩 술이 들어가 분위기가 업되었는지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그둘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지민은 잔을 내려놓고 오른손으로 옆구리에 있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손을 잡은 지민의 손이 살짝 떨리는것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난처한 기색으로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억지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때 그가 갑자기 지민의 볼에 살짝 입맞추었다.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듯한 모습이었다.
정면에서 보는 사람들의 시선에는 지민의 볼에 살짝 뽀뽀하는 정도로 보일지 몰라도 뒤편의 카메라로 바라보는 내게는 그가 혀를 내밀어 지민의 볼을 살짝 핥아내는 것이 선명히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오른손을 지민의 옆구리에서 떼어내며 젓가락을 들어 회를 한 점 집었고 입에 넣으려다가 짐짓 젓가락과 함께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는 "어이쿠" 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고개를 숙여 지민의 허벅지 옆에 떨어진 회와 젓가락을 주으며 지민의 치마가 말려올라가 드러난 허벅지를 살짝 혀로 핥았다. 지민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몸을 살짝 떨었다. 크게 놀란듯했다.
지민의 살색 스타킹위로 그의 침이 묻었는지 주황색 조명에 그가 핥은 지민의 허벅지 부분이 살짝 반짝였다.
그때 갑자기 그가 지민에게 고개를 가져다대더니 오른손으로 지민의 귀를 잡아서 자신의 입을 가져다대었다. 뭐라고 속삭이는듯했다. 나는 이어폰에 집중을 했지만, 자세히 들을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갔다.
그가 나가자마자 지민은 옆구리쪽의 가디건자락을 다시 추스리고 치마를 당겨내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한창 옷차림을 바로한 지민은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어 보더니 문자를 확인하고는 조심스레 자리를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둘이 밖에서 만나는건가?"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벨 소리가 들렸고 나는 또다시 화들짝 놀랐다. 민아가 그새 도착한 모양이었다.
나는 어쩔줄을 몰랐다. 이 모니터들을 그대로 놔뒀다가는 분명히 이상한 취급받을테고 나는 급히 전선을 모두 뽑아버리고 침대 밑으로 다 던져넣었다. 미칠것만 같았다. 더 이상 화면을 확인할수 없는걸까. 녹화기능은 있는걸까. 녹화는 하고 있는걸까. 이대로 더 이상 볼 수 없는걸까 지민은 어떻게 할건지..
벨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나는 와인병을 들어 한 모금 더 마시고 크게 심호흡을 한 뒤에 문을 열었다.
-퍽
문을 열자마자 민아의 핸드백이 내 머리를 내리쳤다.
"윽, 뭐하는거야"
"왜 이렇게 문을 늦게 열어? 죽을래?"
"아오..늦게 열 수도 있는거지"
"아무튼, 뭐하고 있었어? 갑자기 웬 호텔이야? 애인만나는거야? 아님 나 만나려구?"
"그냥 그럴 일이 좀 있었어"
"근데 혼자야? 어라 웬 와인? 너 혼자 지지리 궁상 떨고 있었구만 멋있는척하냐? 킥킥"
"그냥 술 생각은 좀 나고 호텔인데 소주는 안어울리고, 맥주보다는 와인이 낫겠다 싶어서"
"흐음...그래? 너 야동보구 있었니? 킥킥킥"
"응? 무슨 말이야?"
"얼씨구, 너 바지를 한 번 보시지? 야 바지를 뚫고 나오겠다. 날 보자마자 그렇게 커진 건 아닐테고 뭔가 하고 있었구만"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수상한데...아무튼 나 오늘 되게 피곤하다. 나 좀 안마 해줘봐"
그러면서 민아는 침대에 몸을 던지며 큰 대자로 누웠다.
난 그제서야 멍하니 민아의 몸을 훑어보았다. 한 마리의 학 같은 여자였다. 늘씬한 키와 곧게 뻗은 다리 그와 같이 가녀린 팔과 무협지에서 일컫던 섬섬옥수가 이런것이구나 싶을 정도의 희고 고운 손.
옷을 입은 상태여서 보이진 않지만 누운 상태에서도 탄력을 잃지 않는 가슴. 탐스러운 머릿결
분명히 색기가 흐르는 얼굴을 가졌음에도 고고한 자태도 갖추고 있는 아름다운 여자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지민의 동태가 궁금했지만, 가슴은 다시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적당히 둘러댄 후에 그녀를 보내거나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좀 전까지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한없이 흥분했던 내 몸은 강렬하게 여자를 원하고 있었다. 마음 한구석엔 분명히 녹화가 되고 있겠지라는 생각, 혹은 그런 자기위안을 시작해 버렸다.
"과연 저 여자를 거부할 수 있는 남자는 몇이나 될까?"
민아는 오늘 마치 스쿨룩과 치어걸을 합친듯한 옷을 입고 있었다. 짧은 주름치마와 블라우스, 그리고 그 위에 걸친 야구점퍼처럼 생긴 옷까지. 발랄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멍하니 서있는데 민아가 옆으로 비스듬히 돌아누으며 한 손으로 머리를 괴었다.
"야 뭐해? 안마 좀 해보라니까?"
"엉? 어어.."
나는 쭈뼛쭈뼛 그냥 서있었다. 민아는 다리를 꼬으면서 나머지 한 손으로 내게 손가락을 까딱까딱해보였다.
"뭐해?"
나는 민아에게로 다가가서 그녀의 팔을 붙잡고 끌어앉힌 다음 겉옷을 어깨너머로 벗겨냈다.
민아는 그런 내 눈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민아의 눈길을 피하면서 옷을 벗겨내는 내 손에만 시선을 주었다.
"쿡쿡, 안마해달랬는데 옷은 왜 벗겨?"
"........"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민아의 손을 잡아서 지압을 해주었다. 지민이에게 자주 해주던거라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것이었다.
갑자기 또 다시 지민의 생각이 났다. 둘이 분명히 같이 밖으로 나갔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혹시 둘이 같이 호텔이라도 가는걸까? 아까전에 켜지 않은 모니터가 하나 있었는데 설마 그것은 호텔방에 설치 된 것일까? 그렇다면 설마 이 옆방에 들어오거나 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온갖 생각에 빠져들며 또 다시 묘하게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가만있는것이 너무 힘들었다. 이대로 민아를 덮치든지 아니면 모니터를 다시 바라보든지 그것도 안된다면 밖으로 나가서 한 동안은 뛰어야만 이 가슴이 가라앉을것만 같았다.
"무슨 생각하는거야 너?"
"응? 아무것도..흡."
민아가 갑자기 내게 키스를 해왔다. 혀를 내밀어 내 입술 주위를 핥으며 두 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안았다. 촉촉한 그녀의 입술 감촉에 나는 결국 이성을 잃고 민아의 가슴으로 손을 향했다. 그때 한참 키스를 하던 민아가 입술을 떼고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주먹을 살짝 쥐고 내 이마를 살짝 때렸다.
"무슨일 있는게 맞는거 같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아~ 재미없다. 나는 간당~"
"어? 응? 간다니?"
"재미없다구우 가련당"
"아니 이까지와서 어딜가"
"이까지가 어딘데?"
호텔이라는 말을 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남자의 괜스런 자존심이었을까. 매달리기 싫어서였을까.
"됐네요~ 나는 클럽이나 가련다. 멋진놈이나 하나 잡아먹어야지. 담에 연락할게~"
나는 붙잡았던 민아의 손을 스르르 놓아버렸고 민아는 문을 닫고 나갔다. 잠시 멍하니 있던 나는 번개를 맞은듯 정신을 차렸다.
"모니터!"
나는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기자재들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콘센트를 꽂고 아까 올려두었던 테이블에 다시 올려서 전원을 다시 켰다.
"아뿔싸"
내가 급히 전선들을 뜯어낼때 아무 생각없이 빼어내버렸던지 케이블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전원이 들어왔다고 해서 카메라와 그대로 연결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했던것이 오산이었다. 화면은 여전히 먹통이었고 검은화면만 내 눈앞을 가득 채워왔다.
나는 계속 이리저리 선을 연결해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원래 기계치였던지라 결국 화면을 살려내지 못하고 말았다. 급히 휴대폰을 꺼내서 지민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Jim Brickman의 Valentine 이 흘러나온다 지민의 컬러링이다. 예전에 피아노로 한 번 쳐준 이후로는 몇년째 지민의 컬러링인 곡이었다. 평소에는 차분하게 나를 가라앉혀주던 노래가 나를 조급하게만 만들고 있었다. 지민은 결국 전화를 받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거야?"
지민에게 급히 어디냐고 문자를 보냈다. 10분이 지나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나는 방안을 서성이면서 그에게 연락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둘이 같이 있는데 괜시리 내가 연락했다가 지민에게 들키게 되면 빼도박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나는 결국 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문자를 보내고 말았다. 기계가 먹통인데 어찌해야 하냐고 일단 돌려서 문자를 보냈다. 역시나 10분이 다 되어가도록 답신은 오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신호음이 1시간처럼 느껴져왔다. 그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말 둘이서 호텔방이라도 들어가있는건가? 여기 어딘가에 그 둘이서 자고 있는건 아닐까.
급히 시계를 바라보았다. 1시간정도밖엔 지나지 않았는데...전화 한 두번 받지 않는다고 해서 전화를 계속 하는 일은 지민과 나 사이에는 결코 없는 일이었다. 받지 않으면 그냥 바쁜가보다 하면서 기다리면 부재중을 확인하고 바로 전화해주는 것이 서로의 관례처럼 되어있는터라서 자꾸만 전화를 걸기도 마땅치가 않았다.
호텔방 밖으로 나갔다. 괜시리 객실근처를 다 돌고 나서는 차에 타고 논현동 근처를 한바퀴 맴돌았다.
"그래...이렇게 해서 마주칠리도 없지. 일단 집으로 들어가자."
나는 집으로 향하다가 다시 차를 돌려서 지민의 학교로 향했다. 지민은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는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냥 한 바퀴 더 돌아보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었다. 지민의 기숙사 정문앞에 도착해서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일까. 그래, 부재중 확인하면 연락오겠지. 집으로 돌아가자"
그러면서 잠깐 바람이나 쐬자 싶어서 차에서 내려서 기숙사 편의점에서 병 커피 한 잔을 샀다. 근처에 길가에 대충 앉아서 커피를 홀짝이며 마음을 추스리려고 했다. 그때 낯이 익은 차가 한 대 기숙사로 들어왔다. 나는 잠시 얼어붙었다가 길가쪽으로 피해섰다.
"저 차는 분명..."
배창훈. 그의 차였다. 차는 기숙사 정문 앞에 멈춰섰고 조수석문이 열리더니 지민이 내렸다. 지민은 별 말 없이 그냥 돌아서서 기숙사로 뛰어들어갔다. 그때 차에서 지민을 부르는가 싶더니 지민이 돌아섰다. 지민이 다시 차로 다가가서 창문을 통해서 뭐라 얘기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지민이 다시 기숙사로 들어가버렸다.
"대체 어떻게 되어가는거지?"
나는 잠시 커피를 마시면서 캠퍼스안을 서성였다. 그러다가 다시 차에 올라타고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서 생각을 정리해봤다. 시간상으로는 분명 호텔까지 다녀올시간은 아녔다. 물론 그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으리라고는 생각할수는 없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정황까지만 두고보더라도 분명히 그 둘은 밖에서 따로 만나려고 화장실을 가는척하는 것임에 틀림은 없었다.
어디까지 간건지 종잡을수가 없었다. 나는 배창훈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 그래 자넨가."
"예, 아까 문자를 보내드렸습니다만 답장이 없으시던데..."
"아 이제야 확인을 했지. 그런데 모니터가 말썽이라니? 무슨 말인가?"
"제가 잘못해서 전선을 뽑아버렸었는데, 그 이후로 연결이 안되어서요"
"그럼 상황을 못본겐가?"
"....네 그렇게 되었습니다"
"음...그건 자네 잘못이니 어쩔수 없는거 아닌가 허헛"
"그래서 말씀인데...밖으로 나가신 후에 어떻게 되신 겁니까? 여태 무엇 하셨구요?"
"나는 자네에게 다 확인 할 수 있게 해줬는데 자네 실수인것을...내가 내 입으로 다시 설명하려니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아서 말일세"
"말해주실수 없으신건지..."
"우선 자네 여친에게 물어보지 그러나? 일단 나도 좀 피곤하기도 하고 말일세 다음에 얘기하도록 함세"
".........예 알겠습니다"
차마 붙잡고 말해달라고 매달릴수는 없었다. 아마 내 눈 앞이었다면 멱살을 움켜쥐고라도 다 털어놓으라고 윽박질렀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어 지민아"
나는 전화를 받는 지민이 너무 반가웠다.
"응 오빠"
"어디야 마쳤어?"
"응. 마쳤어"
"오빠가 데릴러갈까?"
"아니야 벌써 들어왔어"
"그래? 나한테 미리 얘기하지 데리러 갔을텐데..."
"아 그냥 누가 데려다줬어"
"그래? 누가?"
"아..그냥 교수님이..."
"응...그래...별일없었구?"
"응 별일 없었어. 오빠 나 무지 피곤한데 내일 얘기하자 응?"
"아 그래 알았어, 그럼 내일 봐"
"응 오빠 잘자"
"응 그래 끊을게"
나는 그렇게 전화를 끊고 집으로 돌아갔다. 가슴의 묘한 떨림이 멈추질 않았다.
자려고 침대에 누워서도 내 뇌리속에는 아까전의 모니터의 장면이 사라지질 않았다.
그가 지민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장면. 지민의 볼을 핥던 장면과, 지민의 스타킹신은 허벅지를 혀로 핥던 장면...
나는 결국 자위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후에도 사그러지지 않는 이 떨림.
대체 둘은 내가 못봤을때 뭘 한 걸까.
다음날. 나는 지민의 학교 앞 카페에서 지민을 만났다.
p.s 그건 좀 바빴습니다 ㅠ 문명때문 아니고요 ㅎ 문명은 일주일하니까 질리더라고요
쪽지 보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낼부터 예비군 ㅠ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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