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관리원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이거 작업을 끝냈는데 실험해 볼 대상이 없으니 원...."
빨리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성능을 검증하고픈 심정인 것이다.
"아쉽네...."
젊은 여성이 들어오기만 바라며 카운터에 앉아있던 민수가 아쉬움에 이서연을 쳐다본다.
"서연이를 어떻게 옷을 갈아입게 만들거나 샤워를 시킬 방법이 없을까...."
아무리 방법을 강구하지만 역시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거 참.... 얘는 겨울에는 잘만 샤워하고 가더니 왜 날씨 풀리고는 집에 가서 샤워를 하는 거야"
끼이익.
그 때 문이 열리고 반사적으로 민수는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쳐다본다.
"민수야 안녕"
그저께 늦게 나와서 미안하다며 휴관일에 맛있는 걸 사온다는 아줌마였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밤에 일이 있어서. 그런데 민수야, 어제 휴관이더라? 난 그것도 모르고 맛있는 거 잔뜩 사들고 왔다가 헛탕만 쳤지 뭐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감시간까지 근무를 하는 근무자의 입장에서는 그깟 맛있는 음식 보다는 회원이 시간을 지켜주는 게 훨씬 좋다. 민수 또한 그러한 생각으로 말을 끌며 간접적으로 그녀에게 무언가를 전달한다.
"아니요.... 괜찮아요 뭐...."
역시 남의 입장은 남의 입장인 것일까? 그녀는 민수의 사인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자신의 말을 잇는다.
"그래서 그냥 가족들 먹였지 뭐야. 떡이라서 시간 지나면 상하고 딱딱해지고 난리 나거든"
"네....현명한 선택이셨어요...."
그녀와 생각이 통하지 않으니 대화 또한 흥미롭지 않다. 그녀 또한 민수와 생각이 통하지는 않아도 수다쟁이 여자답게 민수의 대화태도는 쉽게 읽은 듯하다.
"음.... 운동이나 해야겠다. 다음에 맛있는 거 사올게. 미안~"
"네"
건성으로 대답한 민수는 탈의실로 들어가는 그녀를 보고 한숨을 쉰다.
"후.... 왜 탱탱한 아가씨들은 오질 않냐.... 그냥 저 아줌마한테 테스트하고 있다가 아가씨들이나 제대로 볼까?"
요즘 부쩍 판단과 행동이 빨라진 민수다. 순식간에 사다리를 펼치고는 2층으로 올라간다.
"옷만 갈아입고 곧 나올테니 중간에 난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되려나...."
민수가 탈의실 중간에 뚫린 구멍에 눈을 갖다 댄다. 그러니 곧 좀 전에 보았던 그녀가 눈에 들어온다.
"생각보다 잘 보이긴 하는데 이거 역시 위에서 내려다보니 각도가 참 아쉽네"
역시 훔쳐보는 것의 한계일까? 여인들의 구석 구석을 보기에는 틀린 것 같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그녀가 운동하는 여성들의 의례의식인 체중계에 올라간다.
"하여튼 여자들이란...."
여성들은 다 똑같은 것일까? 체중계에 올라간 그녀가 잠시 한숨을 쉬더니 세면대에 부착된 대형 거울로 다가선다. 그리고는 곧 여러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몸매를 감상한다.
"나만한 아들이 있으면서 여자는 여잔가 보네.... 그러고 보니 운동하는 아줌마답게 은근히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네"
민수는 그녀의 나이는 모른다. 민수의 위치에서는 그냥 회원들의 나이대가 40대니 50대니 정도만 알면 되기 때문이다. 굳이 나이를 알고 싶다면 그녀의 회원가입 신청서를 보면 되나 자기만한 아들이 있고 40대 후반인 유부녀의 나이를 궁금해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한껏 포즈를 취하던 그녀가 자신의 화장에 이상을 발견했는지 급하게 화장품을 꺼내들고 거울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어짜피 땀 흘리면 지워지고 샤워할 거면서 왜 저리 꾸미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말은 불만이 가득하지만 그녀의 행동에 심취된 민수는 거울에 반사된 그녀의 얼굴을 보며 함께 결점을 찾는다.
"도대체 어디가 문제인 거냐. 모르겠네...."
거울에 반사된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평범하지만 많은 여자들이 추구하는 계란형 얼굴선, 수다쟁이답게 가벼워 보이는 얇은 입술과 자신의 나이를 부정하고 싶은지 짙은 빨간색 립스틱, 젊었을 적 꽤나 귀여웠을 듯한 작고 낮은 코, 작은 눈을 커버하기 위함인지 다른 화장에 비해 공들인 흔적이 많이 보이는 아이라인, 무언가 그녀의 성격이 가벼워 보이는 듯한 옅은 눈썹, 나이에 맞게 품위를 지키면서도 늙어 보이지 않는 웨이브가 가미된 단발머리.
그녀가 드디어 결점을 찾았는지 정체모를 화장품으로 여기저기 손을 본다.
"여자들 화장품은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화가들도 부러워하겠네"
민수가 투정을 부리던 말든 그녀의 화장은 마무리되고 이제는 정말로 운동을 하려고 옷을 갈아입으려는지 가방을 연다.
지익.
"어디까지 보이려나...."
그녀가 가방 안에서 주황색 상의, 흰색 치마를 시작으로 갈아입을 옷을 꺼낸다.
"어라? 원래 여자들은 속옷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오나?"
투명한 지퍼백에 담겨져 있는 그녀의 속옷을 본 순간 평소 옷 종류는 겉옷과 속옷에 관계없이 막 쑤셔 넣고 보관하는 민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다른 여자들도 다 그러나? 비닐봉지에 담는다고 뭐가 다르지?"
그녀가 갈아입을 옷을 세면대 위에 올려 두고는 회색빛깔의 청바지를 벗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잘 안 벗어지는지 허리를 굽힌다.
"에이.... 가뜩이나 위에서 쳐다보니 밑은 잘 안 보이는데 허리까지 굽히니 아예 안 보이는구나. 뭐 어짜피 저 아줌마는 안 보여도 상관없지만"
그녀가 드디어 바지를 다 벗고는 흰색 테니스복 치마를 입으려 허리를 다시 치켜세운다. 하지만 역시 하의를 먼저 갈아입어서 일까? 허리를 치켜세움에도 상의에 가려 하체는 보이질 않는다.
"그냥 다 벗고 한 번에 갈아입지 귀찮게 하나씩 갈아입냐"
치마를 입자 곧 면스판 재질의 흰색 속바지를 입는다. 그리고는 치마를 먼저 입고 속바지를 입어서 신경이 쓰이는지 상의와 치마를 들추고는 속바지를 팽팽하게 잡아당긴다.
"이제야 보이네"
드디어 민수에게도 그녀의 하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랫배가 살짝 나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여인의 곡선임을 충분히 느끼게 만드는 넓은 골반과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둔부.
두근. 두근.
이제야 시각적 효과가 느껴지는 걸까? 민수의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징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걸로 보아 다른쪽의 시각적 효과인 것 같다.
속바지를 정돈하고는 이제 상의를 갈아입으려는지 하의와는 다르게 과감히 훌러덩 벗는다.
흰색이지만 오래된 듯한 느낌을 풍기는 아무런 무늬도 없는 빛바랜 브레지어가 벗어 두었던 세련된 꽃무늬의 7부 티셔츠와 대조를 이룬다.
"겉만 번지르하네...."
과감히 벗어서인지 갈아입는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아마도 빛바랜 속옷이 부담스러운 것 같아 보인다.
"민수 오빠!"
"헉!"
분명히 서연이가 민수를 부르는 소리가 아래쪽 멀리서 들려 왔건만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민수는 마치 옆에서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라 작게 소리를 뱉었다.
"깜짝이야"
톡. 톡. 톡. 톡.
서연이의 걸음 소리가 점점 민수의 귀에 크게 들리다 작아지길 반복한다. 아마도 민수를 찾아 헤매고 있나보다.
"쟤는 왜 날 찾는 거야. 빨리 내려가 봐야겠다"
서둘러 내려가려고 민수가 몸을 치켜세우려는 순간 탈의실에서 서연이의 모습이 보인다.
"안녕하세요"
"서연이 오랜만이네. 공부는 잘 하고 있고?"
"네....그런데 아줌마 혹시 민수 오빠 못 보셨어요?"
"민수? 좀 전에 카운터에 있던데 거기 없어?"
"네...."
"카운터에 없다면 나도 모르겠네? 어디서 일하고 있겠지.... 그런데 왜?"
"아니 그냥.... 가기 전에 인사하려고요. 그냥 집에 가야 겠네요"
"그래 서연아 잘 가. 다음에 보자~"
"네, 아줌마 안녕히계세요"
자신이 흠모하는 여성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몰래 쳐다볼 수 있어서 그럴까? 전혀 흥미롭지 않은 단순한 광경이지만 민수는 넋을 놓고 그녀가 탈의실에서 나갈 때까지 쳐다봤다.
"잠깐, 간다고?"
이제야 선물 생각이 났을까? 민수는 급하게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카운터까지 뛰어가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미 보이질 않는다.
"벌써 갔나? 에라이, 모르겠다!"
오늘이 아니라면 다음에 선물을 전달해도 되지만 목적이 있는 "선물"은 다르다.
목적이 있는 선물을 전달하는 입장에는 내일이 마치 1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민수 또한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책상 언저리에서 선물을 꺼내 들고는 급하게 문을 박차고 나간다.
"어디 있지? 일단 달리자!"
흔적을 쫓아 그녀가 걷고 있는 길이라고 짐작되는 곳까지 무작정 달리기를 수 분째 어느새 그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서연아!"
민수가 크게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그녀는 이런 곳에서 누가 자신을 부르리라 짐작을 못 했는지 한 번 고개를 움찔 하고는 제 갈 길을 간다.
시야에 그녀의 모습이 보이니 힘이 나서 그럴까? 어느새 그녀의 그림자가 민수의 발에 걸린다.
"서연아!"
그녀가 드디어 자신을 부른다는 것을 확신했는지 뒤를 돌아본다.
"헉. 헉"
가쁘게 숨을 쉬며 자신을 따라온 모습을 보며 그녀는 민수에게 급한 사정이 있는지 궁금해 한다.
"오빠?"
그녀와 맞닥드리니 민수의 머릿속이 백지가 되어 버린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우발적으로 일어난 상황이라 어짜피 머릿속은 백지나 다름이 없지만 말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공허하다.
"오빠? 왜 그래?"
입 밖으로 말이 안 나오니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 다행히 선물을 쥔 손은 자연스레 움직인다.
"그거 나 주는 거야?"
말없이 선물을 그녀의 손에 쥐여 준다.
"뭔데 그래?"
그녀가 평소 민수와의 관계에서 선물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나보다. 실감을 못 하고는 주저 없이 포장지를 뜯어본다.
"화장품? 이거 진짜 나 주는 거야? 정말이야?"
여러 번 되묻는걸 보아 아마도 그녀가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
무슨 말을 할지 감을 못 잡는 민수는 그녀의 질문을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자 그녀는 그것을 긍정으로 생각했는지 다짜고짜 환호성과 함께 민수에게 안긴다.
"야호! 고마워! 나 진짜 화장품 없었는데"
민수의 어깨에 땀에 젖어 촉촉하지만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이 닿는다. 그리고 명치 부근에 작은 만큼 탱탱한 그녀의 가슴이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진짜! 진짜! 고마워!"
그녀가 흥분을 했는지 민수를 꼬옥 껴안으며 자꾸만 깊숙히 파고든다. 그러자 그녀의 감촉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고 민수의 혼은 저 멀리 달아난다.
혼자 흥분에 겨워 자꾸만 깊숙히 민수의 품을 파고드는 그녀가 무엇에 놀랐는지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얼음이 되어버린다.
"오빠 그런데 선물은 갑자...."
마음껏 명치 부근의 감촉을 느끼다 그녀가 갑자기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질 않자 감촉이 반감되어 버린다. 그리고 자연스레 민수의 혼은 반비례되어 점점 돌아온다.
얼마나 서로 얼음이 되어버린 채로 오래 있었을까? 드디어 민수가 상황 파악을 한다.
"제길"
민수는 건강한 20대 남자였던 것이다. 여자 허벅지만 봐도 상징에 힘이 들어가는데 젊고 풋풋한 여고생과 신체접촉을 했으니 당연히 상징에 힘이 들어갔던 것이다.
"어떻게하지...."
그녀의 배꼽 부근에 민수의 거대한 상징이 닿아있다. 마치 구멍은 다 좋다는 듯이....
의식을 해서 일까? 대책을 세우려는 와중에 민수의 상징에서는 그녀의 살결이 간접적으로 느껴진다.
"얘는 왜 이러고 가만히 있는 거야"
그녀가 민수의 허리에 손을 집어넣고는 굳어 버려서 떼어 내기도 이상한 상황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민수의 상징에서는 그녀의 살결이 계속 전해지고 더욱 단단해져 그녀의 배꼽을 압박한다.
그녀의 배꼽에 압박이 심해지자 그녀의 굳은 몸은 어느 정도 풀리나 보다. 민수의 등 뒤로 깍지 낀 손이 살며시 풀린다.
"난 왜 항상 이런 식이냐.... 얘도 김 아줌마 때처럼 어색하게 되는 거 아니야?.... 어떡하지...."
머릿속이 복잡하면 단순하게 풀어야 한다.
"김 아줌마 때와는 반대로 행동하자. 별거 아닌 것처럼.... 그러면 되겠지?"
민수가 살며시 그녀의 어깨를 민다.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민 것 치고는 거리가 멀리 떨어진다.
또다시 어정쩡한 거리에서 말없이 얼마나 침묵을 지켰을까? 민수가 결심을 했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그녀에게 말을 한다.
"음....흐음.... 서연아.... 원래.... 남자는 이래.... 당연한 현상이야...."
민수의 말에도 그녀의 입은 열리지 않고 눈동자는 왼쪽으로 돌아가 있다.
"내가.... 내가.... 좀.... 건강해서...."
"남자는.... 군대 갔다 오면.... 다 그런 거야...."
그녀가 생각을 정리한 듯 눈동자가 가운데로 돌아온다. 그리고 입이 천천히 열린다.
"크네.... 아프겠다...."
그녀가 의미 모를 말을 하고는 화장품을 가방에 넣고 민수와는 반대로 걸어간다. 민수는 멀어지는 그녀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래도 선물을 가져가는 걸 보니 문제는 없겠지? 그런데 아프겠다고? 무슨 말이지? 내가 아프다고? 네가 아프다고?"
불과 몇 초 전에 그러한 상황을 겪고도 바로 음흉한 상상을 하는 민수였다.
"이거 작업을 끝냈는데 실험해 볼 대상이 없으니 원...."
빨리 자신의 결과물에 대한 성능을 검증하고픈 심정인 것이다.
"아쉽네...."
젊은 여성이 들어오기만 바라며 카운터에 앉아있던 민수가 아쉬움에 이서연을 쳐다본다.
"서연이를 어떻게 옷을 갈아입게 만들거나 샤워를 시킬 방법이 없을까...."
아무리 방법을 강구하지만 역시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거 참.... 얘는 겨울에는 잘만 샤워하고 가더니 왜 날씨 풀리고는 집에 가서 샤워를 하는 거야"
끼이익.
그 때 문이 열리고 반사적으로 민수는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쳐다본다.
"민수야 안녕"
그저께 늦게 나와서 미안하다며 휴관일에 맛있는 걸 사온다는 아줌마였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밤에 일이 있어서. 그런데 민수야, 어제 휴관이더라? 난 그것도 모르고 맛있는 거 잔뜩 사들고 왔다가 헛탕만 쳤지 뭐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감시간까지 근무를 하는 근무자의 입장에서는 그깟 맛있는 음식 보다는 회원이 시간을 지켜주는 게 훨씬 좋다. 민수 또한 그러한 생각으로 말을 끌며 간접적으로 그녀에게 무언가를 전달한다.
"아니요.... 괜찮아요 뭐...."
역시 남의 입장은 남의 입장인 것일까? 그녀는 민수의 사인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자신의 말을 잇는다.
"그래서 그냥 가족들 먹였지 뭐야. 떡이라서 시간 지나면 상하고 딱딱해지고 난리 나거든"
"네....현명한 선택이셨어요...."
그녀와 생각이 통하지 않으니 대화 또한 흥미롭지 않다. 그녀 또한 민수와 생각이 통하지는 않아도 수다쟁이 여자답게 민수의 대화태도는 쉽게 읽은 듯하다.
"음.... 운동이나 해야겠다. 다음에 맛있는 거 사올게. 미안~"
"네"
건성으로 대답한 민수는 탈의실로 들어가는 그녀를 보고 한숨을 쉰다.
"후.... 왜 탱탱한 아가씨들은 오질 않냐.... 그냥 저 아줌마한테 테스트하고 있다가 아가씨들이나 제대로 볼까?"
요즘 부쩍 판단과 행동이 빨라진 민수다. 순식간에 사다리를 펼치고는 2층으로 올라간다.
"옷만 갈아입고 곧 나올테니 중간에 난 구멍으로 들여다보면 되려나...."
민수가 탈의실 중간에 뚫린 구멍에 눈을 갖다 댄다. 그러니 곧 좀 전에 보았던 그녀가 눈에 들어온다.
"생각보다 잘 보이긴 하는데 이거 역시 위에서 내려다보니 각도가 참 아쉽네"
역시 훔쳐보는 것의 한계일까? 여인들의 구석 구석을 보기에는 틀린 것 같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그녀가 운동하는 여성들의 의례의식인 체중계에 올라간다.
"하여튼 여자들이란...."
여성들은 다 똑같은 것일까? 체중계에 올라간 그녀가 잠시 한숨을 쉬더니 세면대에 부착된 대형 거울로 다가선다. 그리고는 곧 여러 포즈를 취하며 자신의 몸매를 감상한다.
"나만한 아들이 있으면서 여자는 여잔가 보네.... 그러고 보니 운동하는 아줌마답게 은근히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네"
민수는 그녀의 나이는 모른다. 민수의 위치에서는 그냥 회원들의 나이대가 40대니 50대니 정도만 알면 되기 때문이다. 굳이 나이를 알고 싶다면 그녀의 회원가입 신청서를 보면 되나 자기만한 아들이 있고 40대 후반인 유부녀의 나이를 궁금해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한껏 포즈를 취하던 그녀가 자신의 화장에 이상을 발견했는지 급하게 화장품을 꺼내들고 거울을 향해 얼굴을 내민다.
"어짜피 땀 흘리면 지워지고 샤워할 거면서 왜 저리 꾸미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말은 불만이 가득하지만 그녀의 행동에 심취된 민수는 거울에 반사된 그녀의 얼굴을 보며 함께 결점을 찾는다.
"도대체 어디가 문제인 거냐. 모르겠네...."
거울에 반사된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평범하지만 많은 여자들이 추구하는 계란형 얼굴선, 수다쟁이답게 가벼워 보이는 얇은 입술과 자신의 나이를 부정하고 싶은지 짙은 빨간색 립스틱, 젊었을 적 꽤나 귀여웠을 듯한 작고 낮은 코, 작은 눈을 커버하기 위함인지 다른 화장에 비해 공들인 흔적이 많이 보이는 아이라인, 무언가 그녀의 성격이 가벼워 보이는 듯한 옅은 눈썹, 나이에 맞게 품위를 지키면서도 늙어 보이지 않는 웨이브가 가미된 단발머리.
그녀가 드디어 결점을 찾았는지 정체모를 화장품으로 여기저기 손을 본다.
"여자들 화장품은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화가들도 부러워하겠네"
민수가 투정을 부리던 말든 그녀의 화장은 마무리되고 이제는 정말로 운동을 하려고 옷을 갈아입으려는지 가방을 연다.
지익.
"어디까지 보이려나...."
그녀가 가방 안에서 주황색 상의, 흰색 치마를 시작으로 갈아입을 옷을 꺼낸다.
"어라? 원래 여자들은 속옷을 비닐봉지에 담아서 오나?"
투명한 지퍼백에 담겨져 있는 그녀의 속옷을 본 순간 평소 옷 종류는 겉옷과 속옷에 관계없이 막 쑤셔 넣고 보관하는 민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다른 여자들도 다 그러나? 비닐봉지에 담는다고 뭐가 다르지?"
그녀가 갈아입을 옷을 세면대 위에 올려 두고는 회색빛깔의 청바지를 벗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잘 안 벗어지는지 허리를 굽힌다.
"에이.... 가뜩이나 위에서 쳐다보니 밑은 잘 안 보이는데 허리까지 굽히니 아예 안 보이는구나. 뭐 어짜피 저 아줌마는 안 보여도 상관없지만"
그녀가 드디어 바지를 다 벗고는 흰색 테니스복 치마를 입으려 허리를 다시 치켜세운다. 하지만 역시 하의를 먼저 갈아입어서 일까? 허리를 치켜세움에도 상의에 가려 하체는 보이질 않는다.
"그냥 다 벗고 한 번에 갈아입지 귀찮게 하나씩 갈아입냐"
치마를 입자 곧 면스판 재질의 흰색 속바지를 입는다. 그리고는 치마를 먼저 입고 속바지를 입어서 신경이 쓰이는지 상의와 치마를 들추고는 속바지를 팽팽하게 잡아당긴다.
"이제야 보이네"
드디어 민수에게도 그녀의 하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랫배가 살짝 나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여인의 곡선임을 충분히 느끼게 만드는 넓은 골반과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둔부.
두근. 두근.
이제야 시각적 효과가 느껴지는 걸까? 민수의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징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걸로 보아 다른쪽의 시각적 효과인 것 같다.
속바지를 정돈하고는 이제 상의를 갈아입으려는지 하의와는 다르게 과감히 훌러덩 벗는다.
흰색이지만 오래된 듯한 느낌을 풍기는 아무런 무늬도 없는 빛바랜 브레지어가 벗어 두었던 세련된 꽃무늬의 7부 티셔츠와 대조를 이룬다.
"겉만 번지르하네...."
과감히 벗어서인지 갈아입는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아마도 빛바랜 속옷이 부담스러운 것 같아 보인다.
"민수 오빠!"
"헉!"
분명히 서연이가 민수를 부르는 소리가 아래쪽 멀리서 들려 왔건만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민수는 마치 옆에서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라 작게 소리를 뱉었다.
"깜짝이야"
톡. 톡. 톡. 톡.
서연이의 걸음 소리가 점점 민수의 귀에 크게 들리다 작아지길 반복한다. 아마도 민수를 찾아 헤매고 있나보다.
"쟤는 왜 날 찾는 거야. 빨리 내려가 봐야겠다"
서둘러 내려가려고 민수가 몸을 치켜세우려는 순간 탈의실에서 서연이의 모습이 보인다.
"안녕하세요"
"서연이 오랜만이네. 공부는 잘 하고 있고?"
"네....그런데 아줌마 혹시 민수 오빠 못 보셨어요?"
"민수? 좀 전에 카운터에 있던데 거기 없어?"
"네...."
"카운터에 없다면 나도 모르겠네? 어디서 일하고 있겠지.... 그런데 왜?"
"아니 그냥.... 가기 전에 인사하려고요. 그냥 집에 가야 겠네요"
"그래 서연아 잘 가. 다음에 보자~"
"네, 아줌마 안녕히계세요"
자신이 흠모하는 여성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몰래 쳐다볼 수 있어서 그럴까? 전혀 흥미롭지 않은 단순한 광경이지만 민수는 넋을 놓고 그녀가 탈의실에서 나갈 때까지 쳐다봤다.
"잠깐, 간다고?"
이제야 선물 생각이 났을까? 민수는 급하게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카운터까지 뛰어가지만 그녀의 모습은 이미 보이질 않는다.
"벌써 갔나? 에라이, 모르겠다!"
오늘이 아니라면 다음에 선물을 전달해도 되지만 목적이 있는 "선물"은 다르다.
목적이 있는 선물을 전달하는 입장에는 내일이 마치 1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민수 또한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책상 언저리에서 선물을 꺼내 들고는 급하게 문을 박차고 나간다.
"어디 있지? 일단 달리자!"
흔적을 쫓아 그녀가 걷고 있는 길이라고 짐작되는 곳까지 무작정 달리기를 수 분째 어느새 그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서연아!"
민수가 크게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그녀는 이런 곳에서 누가 자신을 부르리라 짐작을 못 했는지 한 번 고개를 움찔 하고는 제 갈 길을 간다.
시야에 그녀의 모습이 보이니 힘이 나서 그럴까? 어느새 그녀의 그림자가 민수의 발에 걸린다.
"서연아!"
그녀가 드디어 자신을 부른다는 것을 확신했는지 뒤를 돌아본다.
"헉. 헉"
가쁘게 숨을 쉬며 자신을 따라온 모습을 보며 그녀는 민수에게 급한 사정이 있는지 궁금해 한다.
"오빠?"
그녀와 맞닥드리니 민수의 머릿속이 백지가 되어 버린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우발적으로 일어난 상황이라 어짜피 머릿속은 백지나 다름이 없지만 말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공허하다.
"오빠? 왜 그래?"
입 밖으로 말이 안 나오니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 다행히 선물을 쥔 손은 자연스레 움직인다.
"그거 나 주는 거야?"
말없이 선물을 그녀의 손에 쥐여 준다.
"뭔데 그래?"
그녀가 평소 민수와의 관계에서 선물은 기대조차 하지 않았나보다. 실감을 못 하고는 주저 없이 포장지를 뜯어본다.
"화장품? 이거 진짜 나 주는 거야? 정말이야?"
여러 번 되묻는걸 보아 아마도 그녀가 선물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
무슨 말을 할지 감을 못 잡는 민수는 그녀의 질문을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자 그녀는 그것을 긍정으로 생각했는지 다짜고짜 환호성과 함께 민수에게 안긴다.
"야호! 고마워! 나 진짜 화장품 없었는데"
민수의 어깨에 땀에 젖어 촉촉하지만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이 닿는다. 그리고 명치 부근에 작은 만큼 탱탱한 그녀의 가슴이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진짜! 진짜! 고마워!"
그녀가 흥분을 했는지 민수를 꼬옥 껴안으며 자꾸만 깊숙히 파고든다. 그러자 그녀의 감촉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고 민수의 혼은 저 멀리 달아난다.
혼자 흥분에 겨워 자꾸만 깊숙히 민수의 품을 파고드는 그녀가 무엇에 놀랐는지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얼음이 되어버린다.
"오빠 그런데 선물은 갑자...."
마음껏 명치 부근의 감촉을 느끼다 그녀가 갑자기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질 않자 감촉이 반감되어 버린다. 그리고 자연스레 민수의 혼은 반비례되어 점점 돌아온다.
얼마나 서로 얼음이 되어버린 채로 오래 있었을까? 드디어 민수가 상황 파악을 한다.
"제길"
민수는 건강한 20대 남자였던 것이다. 여자 허벅지만 봐도 상징에 힘이 들어가는데 젊고 풋풋한 여고생과 신체접촉을 했으니 당연히 상징에 힘이 들어갔던 것이다.
"어떻게하지...."
그녀의 배꼽 부근에 민수의 거대한 상징이 닿아있다. 마치 구멍은 다 좋다는 듯이....
의식을 해서 일까? 대책을 세우려는 와중에 민수의 상징에서는 그녀의 살결이 간접적으로 느껴진다.
"얘는 왜 이러고 가만히 있는 거야"
그녀가 민수의 허리에 손을 집어넣고는 굳어 버려서 떼어 내기도 이상한 상황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민수의 상징에서는 그녀의 살결이 계속 전해지고 더욱 단단해져 그녀의 배꼽을 압박한다.
그녀의 배꼽에 압박이 심해지자 그녀의 굳은 몸은 어느 정도 풀리나 보다. 민수의 등 뒤로 깍지 낀 손이 살며시 풀린다.
"난 왜 항상 이런 식이냐.... 얘도 김 아줌마 때처럼 어색하게 되는 거 아니야?.... 어떡하지...."
머릿속이 복잡하면 단순하게 풀어야 한다.
"김 아줌마 때와는 반대로 행동하자. 별거 아닌 것처럼.... 그러면 되겠지?"
민수가 살며시 그녀의 어깨를 민다.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민 것 치고는 거리가 멀리 떨어진다.
또다시 어정쩡한 거리에서 말없이 얼마나 침묵을 지켰을까? 민수가 결심을 했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그녀에게 말을 한다.
"음....흐음.... 서연아.... 원래.... 남자는 이래.... 당연한 현상이야...."
민수의 말에도 그녀의 입은 열리지 않고 눈동자는 왼쪽으로 돌아가 있다.
"내가.... 내가.... 좀.... 건강해서...."
"남자는.... 군대 갔다 오면.... 다 그런 거야...."
그녀가 생각을 정리한 듯 눈동자가 가운데로 돌아온다. 그리고 입이 천천히 열린다.
"크네.... 아프겠다...."
그녀가 의미 모를 말을 하고는 화장품을 가방에 넣고 민수와는 반대로 걸어간다. 민수는 멀어지는 그녀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래도 선물을 가져가는 걸 보니 문제는 없겠지? 그런데 아프겠다고? 무슨 말이지? 내가 아프다고? 네가 아프다고?"
불과 몇 초 전에 그러한 상황을 겪고도 바로 음흉한 상상을 하는 민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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