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관리원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민수가 관리실 문을 열고 나가니 1개의 코트에서는 한창 레슨이 진행 중이고 다른 1개의 코트에서는 레슨을 대기하거나 끝난 회원들이 연습 게임을 하는 중이였다.
"이 코치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나이가 곱절은 많아 보이는 이민석 코치가 민수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민수에게 다가온다.
민수가 근무하는 테니스장은 전담 코치를 따로 두지는 않는다. 지금 레슨을 하고 있는 이 코치 또한 이 테니스장의 전담 코치는 아니고 일종의 임시 코치이다.
원래는 박 사장에게 월급을 받는 이 테니스장의 전담 코치가 있었다. 바로 그가 민수와 교대로 일하던 전 직원이였다. 하지만 그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갑자기 그만두자 박 사장은 임시로 외부에서 코치를 초빙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회원들의 반응이 좋아 이 시스템을 유지하게 되었다.
코치의 입장에서는 이미 한 곳에 소속이 되어 있어도 출퇴근이 자유로운 임시 코치의 특성상 자신의 남는 시간에 맞춰 추가적인 부수입을 올릴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며 또한 기간제 계약이라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기 위해 악착 같이 열심히 하게 된다.
"안 그래도 인사 드리려 관리실로 갔는데 주무시고 계신 것 같아서...."
"하하하. 밥을 먹으니 졸립더라구요. 그런데 오늘은 일찍 나오셨네요?"
"아, 오늘 제가 일하는 테니스장이 쉬는 날이라 회원들 보충 수업도 할 겸 일찍 나왔습니다"
"그렇군요. 요즘 레슨 받는 사람은 좀 늘었나요?"
"뭐 항상 똑같죠"
"에이....우리 테니스장 인기 코치님이신데 겸손하시기는요"
관계가 어려운 듯 서로 의미 없는 대화만 나누다 이 코치가 무언가 재촉하는 눈빛으로 민수를 바라본다.
"하하하, 이 코치님 빨리 말씀 드릴게요. 저희 테니스장에서는 다시 이 코치님과 재계약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후우....감사합니다"
"감사하긴요. 이게 다 이 코치님의 능력이죠"
"박 사장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해 주십시요. 제가 오후 늦게 오다 보니 인사드릴 기회가 없습니다"
"물론이죠. 그럼 수고하세요."
이 코치와 용건이 끝 난 민수는 코트를 보며 이상이 없는지 체크를 하고는 로비로 나온다.
"코트는 문제 없고 이제 로비로 가볼까"
로비로 나온 민수의 눈에 여기저기 음식물로 어지럽혀 져 있는 게 보인다.
"에고....뭐야 이게"
민수는 투정을 부리며 탁자 위에 수박 껍질과 여러 음식물 잔해들을 치운다.
"또 점심시간에 뭘 먹었나보네. 좀 나가서 식당에서 먹든지 아니면 잘 치워 놓던지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끼이익. 퍽.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민수의 등에서는 화끈 거리는 통증이 느껴진다.
"윽"
민수가 뒤를 돌아보니 화장기 없는 앳된 소녀가 자신의 주먹을 입으로 호호 불고 있는 게 보인다.
"야 이서연. 너는 버릇없게 오빠를 매일 때리니. 오빠가 샌드백이야?"
"에이....오빠 또 소심하게. 깔깔깔"
"뭐라고? 소심하게? 너 진짜 혼나 볼래? "
"혼내 봐라. 바보, 멍충이, 똥개"
그녀가 민수를 약올리고는 여자 탈의실로 도망간다.
"야 이서연! 너 사과 안 해?"
화가 난 민수는 그녀를 따라가지만 차마 여자 탈의실까지는 못 따라가겠는지 탈의실 문 앞에 서서 분을 삭힌다.
"너 탈의실에서 나오기만 해봐"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감정이 격해졌는지 민수의 심장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따르르릉.
탈의실 문 앞에서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민수의 귀에 전화기 소리가 들리고 민수는 어쩔수 없이 전화를 받기 위해 카운터로 간다.
"네, 테니스장 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민희라고 하는데요. 제가 사물함 열쇠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요"
순간 분노로 요동치던 심장이 다른 방향으로 요동치기 시작한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후우...."
민수는 잠시 전화기를 내려놓고 호흡을 가다듬고는 말을 한다.
"테니스장에서 잃어 버리셨나요? 어제 나온 분실물 중에 사물함 열쇠는 없는데...."
"아니요. 제가 아무래도 사물함에 열쇠를 꼽고는 그냥 나온 것 같아서요"
"아....그런가요? 제가 확인해 볼게요. 잠시만요"
개장 전이나 폐장 후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시간에는 민수가 여자 탈의실에 들어 갈 수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민수는 여자 탈의실 문 앞에 서서 소리친다.
"야 이서연! 사물함에 꼽혀져있는 열쇠 있어?"
"몰라"
"장난하지 말고 빨리 말해!"
"아씨....있어"
탈의실에서 열쇠가 날아와 민수 발치에 떨어진다.
툭.
민수는 열쇠를 집어 들고는 다시 카운터로 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네"
"확인을 해봤는데 사물함에 꼽혀 있던 열쇠가 하나 있다네요. 일단 제가 보관할테니 있다 오실 때 찾아 가세요"
"네, 감사합니다"
뚜. 뚜. 뚜. 뚜.
용건이 끝났는지 전화가 끊어지고 민수는 끊어진 전화를 붙들고는 생각에 잠긴다.
"사물함을 열어 보면 옷이 없는걸 알아채겠지? 그럼 그 때 탈의실 구석에서 발견된 분실물이라면서 전해 주면 되려나? 뭐 정신없이 가서 열쇠도 꼽아 두고 간 사람인데 옷을 사물함에 넣어 놨는지 기억이나 하겠어? 이번 기회에 나는 그저 그녀의 물건을 찾아준 고마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만 각인 시키면 되는 거지 뭐...."
왜 굳이 그녀의 사물함에서 옷이 담긴 바구니를 꺼냈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민수는 그녀에게 빚을 지어 자신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오빠, 화 많이 났어?"
어느새 다가 왔는지 민수의 앞에 이서연이 있었다.
생각에 잠겼던 민수는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그녀에게 다시금 화를 낸다.
"너 정말 못 말리는 애구나"
"오빠는 그러면 애한테 화를 내는 거야?"
"너 정말 한 마디로 안 지려고하는 구나"
"도대체 애한테 왜 그러는 거야....어른이면 어른답게 이해해야지"
"너....너...."
끼이익.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테니스복을 차려 입은 중년의 한 남성이 들어오고는 민수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민수는 직업은 직업인지라 급하게 표정관리를 한 다음 상냥하게 인사를 한다.
"네, 안녕하세요"
남성은 테니스를 칠 생각에 마음이 들떳는지 민수의 인사를 흘려듣고는 황급히 코트로 향한다.
남성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는지 민수는 다시금 그녀를 보며 화를 낸다.
"내가 진짜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
민수를 그녀에게 화를 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미 민수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사 하는 사이에 도망쳤나? 에휴....네 말대로 어른인 내가 참아야지. 어휴!"
끼이익.
다시금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중년의 여성이 들어온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민수의 인사에 중년의 여성도 인사를 하고는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는지 탈의실로 향한다.
"이제 퇴근 족들이 몰려 올 시간인가"
역시 민수의 예상은 정확했다. 점점 수많은 회원들이 몰려오고 민수 또한 정신없이 회원들의 뒤치닥 거리를 하며 오늘 중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계가 7시를 가르킨다.
"에고 힘들다. 벌써 7시네? 이제 민희씨가 올 시간인가"
고장 난 운동 기구를 손보던 민수는 그녀가 올 시간이라 그런지 황급히 수리를 마무리 하고는 카운터로 간다.
"일단 민희씨가 오면 상냥한 얼굴로 열쇠를 건네주고. 옷을 잃어 버렸다고 하면 혹시 이거냐고 하면서 바구니를 건네주자. 그리고 바구니를 건네주면서 테니스장 이용에 불편한 점이 있는지 친절하게 물어보자. 그러면 내가 좀 착하게 보이겠지? 음....그리고....아차 일단 오기 전에 세수나 해야지 땀 범벅 되가지고"
민수가 급하게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머리카락을 정돈할 때 밖에서 민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저기요...."
정민희였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준비가 덜 된 민수가 당황했음일까? 화장실에서 급하게 빠져 나온 민수는 당황하며 그녀에게 한 마디도 못 하고 대뜸 열쇠를 건넨다.
"감사합니다"
그녀가 인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 탈의실로 떠날 때까지 민수는 얼음처럼 굳은 몸으로 시선만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을 따라간다.
정숙하고 단아해보이는 적당한 길이의 단발머리, 부드러운 소재인지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힌 아이보리색 블라우스, 잘록한 허리와 탄력 있어 보이는 엉덩이가 돋보이는 타이트한 검정색 정장치마, 스타킹을 신은 듯 안 신은 듯 알 수 없는 매끈한 다리, 멋 보다는 실용성을 택했는지 낮은 굽의 검정색 하이힐.
"아이고....바보야. 왜 그러니"
민수는 자신의 바보같은 모습을 떠올리며 괴로운 듯 머리를 쮜어 뜯는다.
"민수야 진정하자.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있다. 그 때 잘하자"
민수는 다시금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녀가 탈의실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민수가 얼마나 기다렸을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탈의실에서 나온다.
톡. 톡. 톡. 톡.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려서 일까? 그녀의 발걸음 소리가 민수의 귀에 천둥처럼 울려 퍼진다.
톡. 톡. 톡. 톡.
기다림이 커서 그럴까?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톡. 톡. 톡. 척.
어느 순간 걸음 소리가 멈추고 그녀가 민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민수에게 무언가 얘기를 한다.
"혹시 탈의실에서 분실물 뭐 나온 것 없나요?"
차마 그녀를 똑바로 쳐다 볼 용기가 안 나는지 민수는 빈 땅만 바라보며 말한다.
"분실물이요?"
"네"
민수는 카운터 구석에 있는 분실물 보관함에서 옷이 담긴 바구니를 꺼내고는 말한다.
"최근에 탈의실에서 나온 분실물은 이 거 하나인데. 찾으시는 게 이건가요?"
"...."
땅만 바라보던 민수는 그녀의 대답이 없자 궁금함에 용기를 내고는 그녀를 올려다본다.
그녀의 얼굴 빨갛다. 아니 빨갛다 못해서 터질듯 부풀어 오른 게 민수의 눈에 보인다.
"제가 찾는 건 없나보네요"
그녀가 황급히 등을 보이며 사라졌다.
"어라....왜 그러지?"
분명 그녀의 것이 맞는데 왜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하는지 민수는 이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바구니를 다시금 분실물 보관함에 넣으려고 했을 때 그 이유를 알았다.
"제기랄"
민수가 김 아줌마의 말을 듣고는 노팬티인지 확인을 하기 위해 뒤집고는 다시 원상태로 복구를 안 한 것이다. 덕분에 뒤집힌 흰색 속바지는 노란 얼룩이 하늘을 향한 채 있는 것이고 그녀는 부끄러움에 차마 자신의 것이라고 하지는 못 한 것이다.
민수가 관리실 문을 열고 나가니 1개의 코트에서는 한창 레슨이 진행 중이고 다른 1개의 코트에서는 레슨을 대기하거나 끝난 회원들이 연습 게임을 하는 중이였다.
"이 코치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나이가 곱절은 많아 보이는 이민석 코치가 민수에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민수에게 다가온다.
민수가 근무하는 테니스장은 전담 코치를 따로 두지는 않는다. 지금 레슨을 하고 있는 이 코치 또한 이 테니스장의 전담 코치는 아니고 일종의 임시 코치이다.
원래는 박 사장에게 월급을 받는 이 테니스장의 전담 코치가 있었다. 바로 그가 민수와 교대로 일하던 전 직원이였다. 하지만 그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갑자기 그만두자 박 사장은 임시로 외부에서 코치를 초빙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회원들의 반응이 좋아 이 시스템을 유지하게 되었다.
코치의 입장에서는 이미 한 곳에 소속이 되어 있어도 출퇴근이 자유로운 임시 코치의 특성상 자신의 남는 시간에 맞춰 추가적인 부수입을 올릴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며 또한 기간제 계약이라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기 위해 악착 같이 열심히 하게 된다.
"안 그래도 인사 드리려 관리실로 갔는데 주무시고 계신 것 같아서...."
"하하하. 밥을 먹으니 졸립더라구요. 그런데 오늘은 일찍 나오셨네요?"
"아, 오늘 제가 일하는 테니스장이 쉬는 날이라 회원들 보충 수업도 할 겸 일찍 나왔습니다"
"그렇군요. 요즘 레슨 받는 사람은 좀 늘었나요?"
"뭐 항상 똑같죠"
"에이....우리 테니스장 인기 코치님이신데 겸손하시기는요"
관계가 어려운 듯 서로 의미 없는 대화만 나누다 이 코치가 무언가 재촉하는 눈빛으로 민수를 바라본다.
"하하하, 이 코치님 빨리 말씀 드릴게요. 저희 테니스장에서는 다시 이 코치님과 재계약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후우....감사합니다"
"감사하긴요. 이게 다 이 코치님의 능력이죠"
"박 사장님께도 감사하다고 전해 주십시요. 제가 오후 늦게 오다 보니 인사드릴 기회가 없습니다"
"물론이죠. 그럼 수고하세요."
이 코치와 용건이 끝 난 민수는 코트를 보며 이상이 없는지 체크를 하고는 로비로 나온다.
"코트는 문제 없고 이제 로비로 가볼까"
로비로 나온 민수의 눈에 여기저기 음식물로 어지럽혀 져 있는 게 보인다.
"에고....뭐야 이게"
민수는 투정을 부리며 탁자 위에 수박 껍질과 여러 음식물 잔해들을 치운다.
"또 점심시간에 뭘 먹었나보네. 좀 나가서 식당에서 먹든지 아니면 잘 치워 놓던지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끼이익. 퍽.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민수의 등에서는 화끈 거리는 통증이 느껴진다.
"윽"
민수가 뒤를 돌아보니 화장기 없는 앳된 소녀가 자신의 주먹을 입으로 호호 불고 있는 게 보인다.
"야 이서연. 너는 버릇없게 오빠를 매일 때리니. 오빠가 샌드백이야?"
"에이....오빠 또 소심하게. 깔깔깔"
"뭐라고? 소심하게? 너 진짜 혼나 볼래? "
"혼내 봐라. 바보, 멍충이, 똥개"
그녀가 민수를 약올리고는 여자 탈의실로 도망간다.
"야 이서연! 너 사과 안 해?"
화가 난 민수는 그녀를 따라가지만 차마 여자 탈의실까지는 못 따라가겠는지 탈의실 문 앞에 서서 분을 삭힌다.
"너 탈의실에서 나오기만 해봐"
두근. 두근. 두근. 두근.
감정이 격해졌는지 민수의 심장이 크게 요동치기 시작한다.
따르르릉.
탈의실 문 앞에서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민수의 귀에 전화기 소리가 들리고 민수는 어쩔수 없이 전화를 받기 위해 카운터로 간다.
"네, 테니스장 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민희라고 하는데요. 제가 사물함 열쇠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요"
순간 분노로 요동치던 심장이 다른 방향으로 요동치기 시작한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후우...."
민수는 잠시 전화기를 내려놓고 호흡을 가다듬고는 말을 한다.
"테니스장에서 잃어 버리셨나요? 어제 나온 분실물 중에 사물함 열쇠는 없는데...."
"아니요. 제가 아무래도 사물함에 열쇠를 꼽고는 그냥 나온 것 같아서요"
"아....그런가요? 제가 확인해 볼게요. 잠시만요"
개장 전이나 폐장 후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시간에는 민수가 여자 탈의실에 들어 갈 수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민수는 여자 탈의실 문 앞에 서서 소리친다.
"야 이서연! 사물함에 꼽혀져있는 열쇠 있어?"
"몰라"
"장난하지 말고 빨리 말해!"
"아씨....있어"
탈의실에서 열쇠가 날아와 민수 발치에 떨어진다.
툭.
민수는 열쇠를 집어 들고는 다시 카운터로 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네"
"확인을 해봤는데 사물함에 꼽혀 있던 열쇠가 하나 있다네요. 일단 제가 보관할테니 있다 오실 때 찾아 가세요"
"네, 감사합니다"
뚜. 뚜. 뚜. 뚜.
용건이 끝났는지 전화가 끊어지고 민수는 끊어진 전화를 붙들고는 생각에 잠긴다.
"사물함을 열어 보면 옷이 없는걸 알아채겠지? 그럼 그 때 탈의실 구석에서 발견된 분실물이라면서 전해 주면 되려나? 뭐 정신없이 가서 열쇠도 꼽아 두고 간 사람인데 옷을 사물함에 넣어 놨는지 기억이나 하겠어? 이번 기회에 나는 그저 그녀의 물건을 찾아준 고마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만 각인 시키면 되는 거지 뭐...."
왜 굳이 그녀의 사물함에서 옷이 담긴 바구니를 꺼냈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민수는 그녀에게 빚을 지어 자신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만들고 싶은 것이다.
"오빠, 화 많이 났어?"
어느새 다가 왔는지 민수의 앞에 이서연이 있었다.
생각에 잠겼던 민수는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그녀에게 다시금 화를 낸다.
"너 정말 못 말리는 애구나"
"오빠는 그러면 애한테 화를 내는 거야?"
"너 정말 한 마디로 안 지려고하는 구나"
"도대체 애한테 왜 그러는 거야....어른이면 어른답게 이해해야지"
"너....너...."
끼이익.
그 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테니스복을 차려 입은 중년의 한 남성이 들어오고는 민수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민수는 직업은 직업인지라 급하게 표정관리를 한 다음 상냥하게 인사를 한다.
"네, 안녕하세요"
남성은 테니스를 칠 생각에 마음이 들떳는지 민수의 인사를 흘려듣고는 황급히 코트로 향한다.
남성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는지 민수는 다시금 그녀를 보며 화를 낸다.
"내가 진짜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
민수를 그녀에게 화를 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미 민수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사 하는 사이에 도망쳤나? 에휴....네 말대로 어른인 내가 참아야지. 어휴!"
끼이익.
다시금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중년의 여성이 들어온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민수의 인사에 중년의 여성도 인사를 하고는 옷을 갈아입으려고 하는지 탈의실로 향한다.
"이제 퇴근 족들이 몰려 올 시간인가"
역시 민수의 예상은 정확했다. 점점 수많은 회원들이 몰려오고 민수 또한 정신없이 회원들의 뒤치닥 거리를 하며 오늘 중 가장 바쁜 하루를 보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계가 7시를 가르킨다.
"에고 힘들다. 벌써 7시네? 이제 민희씨가 올 시간인가"
고장 난 운동 기구를 손보던 민수는 그녀가 올 시간이라 그런지 황급히 수리를 마무리 하고는 카운터로 간다.
"일단 민희씨가 오면 상냥한 얼굴로 열쇠를 건네주고. 옷을 잃어 버렸다고 하면 혹시 이거냐고 하면서 바구니를 건네주자. 그리고 바구니를 건네주면서 테니스장 이용에 불편한 점이 있는지 친절하게 물어보자. 그러면 내가 좀 착하게 보이겠지? 음....그리고....아차 일단 오기 전에 세수나 해야지 땀 범벅 되가지고"
민수가 급하게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머리카락을 정돈할 때 밖에서 민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저기요...."
정민희였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준비가 덜 된 민수가 당황했음일까? 화장실에서 급하게 빠져 나온 민수는 당황하며 그녀에게 한 마디도 못 하고 대뜸 열쇠를 건넨다.
"감사합니다"
그녀가 인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 탈의실로 떠날 때까지 민수는 얼음처럼 굳은 몸으로 시선만 멍하니 그녀의 뒷모습을 따라간다.
정숙하고 단아해보이는 적당한 길이의 단발머리, 부드러운 소재인지 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힌 아이보리색 블라우스, 잘록한 허리와 탄력 있어 보이는 엉덩이가 돋보이는 타이트한 검정색 정장치마, 스타킹을 신은 듯 안 신은 듯 알 수 없는 매끈한 다리, 멋 보다는 실용성을 택했는지 낮은 굽의 검정색 하이힐.
"아이고....바보야. 왜 그러니"
민수는 자신의 바보같은 모습을 떠올리며 괴로운 듯 머리를 쮜어 뜯는다.
"민수야 진정하자.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있다. 그 때 잘하자"
민수는 다시금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녀가 탈의실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민수가 얼마나 기다렸을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탈의실에서 나온다.
톡. 톡. 톡. 톡.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려서 일까? 그녀의 발걸음 소리가 민수의 귀에 천둥처럼 울려 퍼진다.
톡. 톡. 톡. 톡.
기다림이 커서 그럴까?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톡. 톡. 톡. 척.
어느 순간 걸음 소리가 멈추고 그녀가 민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민수에게 무언가 얘기를 한다.
"혹시 탈의실에서 분실물 뭐 나온 것 없나요?"
차마 그녀를 똑바로 쳐다 볼 용기가 안 나는지 민수는 빈 땅만 바라보며 말한다.
"분실물이요?"
"네"
민수는 카운터 구석에 있는 분실물 보관함에서 옷이 담긴 바구니를 꺼내고는 말한다.
"최근에 탈의실에서 나온 분실물은 이 거 하나인데. 찾으시는 게 이건가요?"
"...."
땅만 바라보던 민수는 그녀의 대답이 없자 궁금함에 용기를 내고는 그녀를 올려다본다.
그녀의 얼굴 빨갛다. 아니 빨갛다 못해서 터질듯 부풀어 오른 게 민수의 눈에 보인다.
"제가 찾는 건 없나보네요"
그녀가 황급히 등을 보이며 사라졌다.
"어라....왜 그러지?"
분명 그녀의 것이 맞는데 왜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하는지 민수는 이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바구니를 다시금 분실물 보관함에 넣으려고 했을 때 그 이유를 알았다.
"제기랄"
민수가 김 아줌마의 말을 듣고는 노팬티인지 확인을 하기 위해 뒤집고는 다시 원상태로 복구를 안 한 것이다. 덕분에 뒤집힌 흰색 속바지는 노란 얼룩이 하늘을 향한 채 있는 것이고 그녀는 부끄러움에 차마 자신의 것이라고 하지는 못 한 것이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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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 2024-1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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