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관리원이 소설은 100% 작가의 상상이며 또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입니다. 결코 모방하지 마시고 이 소설로만 만족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레슨이 끝나 코치가 돌아가니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한다.
"안녕히 가세요"
"그래 민수야 내일 보자"
끼이익.
"후....이제 남은 건 여자들뿐인가?"
운동은 같이 끝나지만 항상 마지막에는 여자만 남는다.
"나도 좀 일찍 퇴근 하자! 그리고 오늘은 할 일이 있단 말이야"
정민희가 촉촉한 머릿결을 흩날리며 탈의실에서 나온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민수의 마음이 어느 정도 풀리는 듯하다.
"안녕히가세요"
"....네"
평소라면 수고하세요라고 말 할 그녀였는데 마음이 찝찝하다.
"순수한 건가? 나 같으면 별로 개의치 않을텐데.... 아니지.... 내가 아무리 남자라도 똥 묻는 팬티는 좀 아니겠지.... 후....‘
그녀와 관계를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 맨 날 이렇게 지내야 하나.... 가까이 지내지는 못해도 이렇게 불편하게 지내는 거는 정말 아닌데.... 요즘 왜 이렇게 꼬이는 거야"
그녀가 민수를 지나치니 민수가 노골적으로 그녀의 하체를 바라본다.
"정말 라인이 끝내주네...."
끼이익.
그녀가 나가니 민수가 여자 탈의실 앞에 다가간다.
-오늘도 저희 테니스장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테니스장은 오전 6시부터 오후11시까지로 원활한 관리를 위해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서둘러 준비를 마쳐 주십시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테니스장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때마침 적절하게 안내방송이 장내에 울려 퍼진다. 이제 민수도 본색을 드러낸다.
"여사님, 누님들 빨리 끝내고 나와 주세요! 저 퇴근 하고 싶어요~ 부탁합니다!"
"민수야 미안해~ 잠깐만"
"네, 죄송해요"
"금방 나갈게요"
민수가 한 마디 하니 탈의실 안에서 여기저기 메아리가 친다.
"도대체 내 말이 효과가 있는 걸까?"
민수가 빨리 나오라고 재촉을 하지만 요지부동이다. 그리고 10여분이 지난 뒤 3명의 여성이 나온다.
"미안미안, 내가 내일 맛나는 거 사올게~ 수고해"
"죄송합니다...."
"저도 죄송해요...."
"맛난 것도 필요 없고 죄송할 짓은 하지마세요."
속마음과는 다르게 친절하게 대답을 한다. 물론 여성이니 표정은 옵션이고 말이다.
"하하하하. 안녕히가시고 좋은 꿈 꾸세요~"
드디어 이제 테니스장에는 민수 밖에 남은 사람이 없다.
"이제 10분 정도만 더 기다리고 문을 잠그자"
정신없이 마감 시간에 나가는 사람들은 급하게 나오느라 물건을 빠뜨리고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평소라면 그런 것은 상관치 않고 문을 잠그고 나가는 민수지만 오늘은 특별히 남아서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천천히 기다린다.
드디어 10분이 지나고 민수가 문을 잠근다.
찰칵.
수동으로 잠그는 민수였다. 괜히 보안카드로 잠갔다가 경비업체 요원이 문 따고 들어 올수도 있으니....
"이제 탈의실로 가볼까"
탈의실에 들어 온 민수는 주머니에서 마스터키를 꺼내곤 거침없이 87번을 연다.
역시 헛된 희망이였을까? 옷을 놓고 가는 실수는 한 번이면 족한 듯 어제와 다를 게 없다.
"그래도 타올은 방금 써서 그런지 온기가 남아있네"
그래도 다른 점이 한 가지는 있나보다. 민수가 온기가 남아있는 타올을 꺼내서 냄새를 맡는다.
"향기롭네...."
당연히 향기롭다. 분명 바디워시로 거품을 냈을테니....
"여기에 민희씨의 몸이 구석구석 닿았겠지?"
이제 드디어 민수가 시작하려는지 눈을 감고 넘어진 그녀의 모습을 다시 머릿속으로 그리기 시작한다.
민수의 정면에서 다리가 쭉 찢어진 채로 엉덩방아를 찧던 모습, 활짝 벌려진 다리 사이로 흰 속바지 중심부가 일자로 깊게 들어간 모습, 남자들이 다가오자 고통을 참아가며 비록 속바지를 입었지만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억지로 일어나는 모습, 또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자신의 옷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저께의 모습과 겹쳐진다.
"으....으...."
언제 꺼냈는지 민수는 자신의 거대한 상징을 타올로 쉼 없이 문지르고 있다가 이내 분출을 시작한다.
"으....윽...."
행위가 끝나고 가쁜 숨을 몰아쉰 민수는 언제나 그렇듯 허탈감과 한심한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제기랄, 맨날 하는 일이지만 뭐 이렇게 허탈하고 내가 한심스럽냐"
그녀들의 모습과 소지품을 훔쳐보는 죄의식인지 실전은 못하고 연습만 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스러운 건지 어느 하나 콕 집을 수가 없다.
"우리 서연이는 사물함에 뭐가 들었을래나? 갑자기 궁금해지네"
숫총각인 민수가 한 두 번 자위를 했으랴? 그러한 생각이 드는 것도 이제 잠시다.
찰칵.
서연이의 사물함이 열렸다.
"얘는 여자가 맞나? 뭐 이렇게 텅텅 비었냐"
목욕탕에 갈 때 쓰지도 않는 것을 잔뜩 들고 가는 게 여자다. 물론 정민희 또한 그런 여자 중 하나여서 사물함이 비좁게 느껴졌지만 이서연의 사물함은 정말 텅텅 비었다.
"샴푸, 린스, 스킨, 로션, 비비크림, 가그린.... 끝이네? 그마저도 다 샘플이구나.... 아직 학생이라서 그런가? 엄마가 안 사주나?"
그녀가 측은하게 느껴진다.
"내가 좀 사줄까?...."
안 그래도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데 잠시 고민을 하는 민수다. 그 순간 휴지 반 쪼가리가 낀 사물함이 눈에 띈다.
"이건 뭐야? 호기심을 자극하네"
찰칵.
문을 연 민수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으어!"
도대체 이 사물함의 주인이 누구일까? 정말 쓰레기장이 따로 없다. 샤워용품을 아무렇게나 쑤셔 박은 건 기본이고 구멍이 나서 버린 듯 불규칙적이게 돌돌 말려있는 스타킹들과 각종 음식물 껍데기가 널려 있다.
"도대체 이 사물함의 주인이 누구야?"
과거의 정민희의 사물함을 뒤졌을 때는 젊은 사람의 사물함이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테니스복이 있었지만 이 사물함은 젊은 사람의 것인지 알 수 있는 단서도 없고 더럽기 때문에 망설여진다.
"검색이나 해봐야지"
민수가 카운터로 가 컴퓨터를 키고는 검색을 해본다.
"김소정? 박준현 여자친구?"
천사같이 생겨서 깔끔만 떨 것 같던 그녀와 매치가 안 된다.
"설마....동명이인이겠지...."
다시 검색을 해보지만 역시 김소정은 한 명 뿐이다.
"역시 사람은 생긴 것만 보고 판단을 해서는 안 되나?"
지저분한 사물함과 그녀와 얼굴을 민수의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전혀 그녀는 지저분함과 어울리지 않으니 민수의 뇌가 거부를 하는 것 같다.
민수는 다시 탈의실로 들어 가 그녀의 사물함을 바라본다.
"참네...."
다시 봐도 정말 가관이다. 그 때 익숙한 글귀가 새겨진 박스가 보인다.
"유니더스?"
먹고 버린 삼각김밥 포장지의 잔해를 헤치니 박스채로 있는 콘돔이 보인다.
"이게 여기 왜 있어? 여자 탈의실에서 콘돔 쓸 일이 있나?"
아무래도 가족이 신경 쓰여 자신의 방에 콘돔을 놓기가 꺼려져 사물함에 넣어 놨나보다. 하지만 그 것까지는 생각을 못하는 민수였다.
"역시 그놈에 그년이구만.... 똑같은 년 놈끼리 잘 해봐라"
김소정을 생각하면 자꾸만 그의 재수 없는 남자친구인 박현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때문인지 민수가 그녀의 사물함을 거침없이 닫는다.
미끌.
순간 민수가 바닥이 미끄러운지 한 차례 몸개그를 작렬한다.
"음메....뭐야?"
바닥을 쳐다 보니 아까 자신이 아무렇게나 분출한 정액이 보인다. 그리고는 자신이 생각해도 이 상황이 웃겼는지 유머러스하게 해석한다.
"내 새끼가 날 죽이려하네"
누가 그랬던가? 자위의 3대 원칙은 풍부한 상상력, 재빠른 손동작, 깔끔한 뒷처리라고.... 민수 또한 이제 깔끔한 뒤처리를 위해 휴지로 바닥을 닦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양이 많다.
"왜 이렇게 많지? 내가 싼 거지만 신기하네.... 너무 아까운데...."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딱히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닌데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고민한다. 순간 민수의 눈에 열려진 정민희의 사물함이 보인다.
"민희씨의 화장품에 넣을까?"
짧은 시간동안 냄새가 날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티 안나 게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을 것인가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민수의 머릿속에 지나간다.
"괜찮을 거 같은데?"
짧은 시간동안 생각한 민수는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아내 왜 그래야만 하는 것인지가 민수의 행동을 또다시 가로 막는다.
"화장품에 정액을 넣어서 뭐할 건데?.... 내가 무슨 쓸 때 없는 생각을...."
그때 자신의 정액이 섞인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는 정민희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고개를 숙인 남성이 다시금 일어난다.
"스킨에 반, 로션에 반 이렇게 섞자"
어짜피 할 거면서 왜 이렇게 쓸 때 없이 생각만 많은지 답답하게 느껴진다.
민수가 스킨과 로션을 꺼내고는 바닥에 내려놓는다.
"설화수? 비싼거네? 아깝다...."
자신감이 없는지 그깟 화장품이 뭐라고 자신의 정액보다 높게 평가를 하는 민수였다.
"조심. 조심. 살. 살. 정교하게."
완벽함을 위해 엄지손가락의 손톱으로 조금씩 힘을 준다.
"조심. 조심. 살. 살. 정교하게."
스킨의 뚜껑이 분리되는 소리가 들린다.
똑.
한 번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로션의 뚜껑을 여니 이번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열린다.
똑.
"그런데 어떻게 담지?"
고민도 잠시 민수는 카운터로 가 코팅이 되어 있는 중국집 전단지를 들고 와서는 조심스럽게 바닥의 정액을 담는다.
"이제 반반씩 담으면 되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찌라시를 반으로 접다시피하여 정교하게 스킨과 로션에 담는다.
"휴.... 다 담았다. 뚜껑만 닫으면 끝이네"
똑. 똑.
여는 게 기술이지 닫는 건 쉬운 듯하다.
"이제 흔적을 지우고 집에 가자"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있을 무렵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텅. 텅. 텅. 텅.
"무슨 소리지?"
이제 레슨이 끝나 코치가 돌아가니 사람들도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한다.
"안녕히 가세요"
"그래 민수야 내일 보자"
끼이익.
"후....이제 남은 건 여자들뿐인가?"
운동은 같이 끝나지만 항상 마지막에는 여자만 남는다.
"나도 좀 일찍 퇴근 하자! 그리고 오늘은 할 일이 있단 말이야"
정민희가 촉촉한 머릿결을 흩날리며 탈의실에서 나온다. 그녀의 얼굴을 보니 민수의 마음이 어느 정도 풀리는 듯하다.
"안녕히가세요"
"....네"
평소라면 수고하세요라고 말 할 그녀였는데 마음이 찝찝하다.
"순수한 건가? 나 같으면 별로 개의치 않을텐데.... 아니지.... 내가 아무리 남자라도 똥 묻는 팬티는 좀 아니겠지.... 후....‘
그녀와 관계를 어떻게 하면 풀 수 있을까? 맨 날 이렇게 지내야 하나.... 가까이 지내지는 못해도 이렇게 불편하게 지내는 거는 정말 아닌데.... 요즘 왜 이렇게 꼬이는 거야"
그녀가 민수를 지나치니 민수가 노골적으로 그녀의 하체를 바라본다.
"정말 라인이 끝내주네...."
끼이익.
그녀가 나가니 민수가 여자 탈의실 앞에 다가간다.
-오늘도 저희 테니스장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테니스장은 오전 6시부터 오후11시까지로 원활한 관리를 위해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서둘러 준비를 마쳐 주십시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테니스장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때마침 적절하게 안내방송이 장내에 울려 퍼진다. 이제 민수도 본색을 드러낸다.
"여사님, 누님들 빨리 끝내고 나와 주세요! 저 퇴근 하고 싶어요~ 부탁합니다!"
"민수야 미안해~ 잠깐만"
"네, 죄송해요"
"금방 나갈게요"
민수가 한 마디 하니 탈의실 안에서 여기저기 메아리가 친다.
"도대체 내 말이 효과가 있는 걸까?"
민수가 빨리 나오라고 재촉을 하지만 요지부동이다. 그리고 10여분이 지난 뒤 3명의 여성이 나온다.
"미안미안, 내가 내일 맛나는 거 사올게~ 수고해"
"죄송합니다...."
"저도 죄송해요...."
"맛난 것도 필요 없고 죄송할 짓은 하지마세요."
속마음과는 다르게 친절하게 대답을 한다. 물론 여성이니 표정은 옵션이고 말이다.
"하하하하. 안녕히가시고 좋은 꿈 꾸세요~"
드디어 이제 테니스장에는 민수 밖에 남은 사람이 없다.
"이제 10분 정도만 더 기다리고 문을 잠그자"
정신없이 마감 시간에 나가는 사람들은 급하게 나오느라 물건을 빠뜨리고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평소라면 그런 것은 상관치 않고 문을 잠그고 나가는 민수지만 오늘은 특별히 남아서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천천히 기다린다.
드디어 10분이 지나고 민수가 문을 잠근다.
찰칵.
수동으로 잠그는 민수였다. 괜히 보안카드로 잠갔다가 경비업체 요원이 문 따고 들어 올수도 있으니....
"이제 탈의실로 가볼까"
탈의실에 들어 온 민수는 주머니에서 마스터키를 꺼내곤 거침없이 87번을 연다.
역시 헛된 희망이였을까? 옷을 놓고 가는 실수는 한 번이면 족한 듯 어제와 다를 게 없다.
"그래도 타올은 방금 써서 그런지 온기가 남아있네"
그래도 다른 점이 한 가지는 있나보다. 민수가 온기가 남아있는 타올을 꺼내서 냄새를 맡는다.
"향기롭네...."
당연히 향기롭다. 분명 바디워시로 거품을 냈을테니....
"여기에 민희씨의 몸이 구석구석 닿았겠지?"
이제 드디어 민수가 시작하려는지 눈을 감고 넘어진 그녀의 모습을 다시 머릿속으로 그리기 시작한다.
민수의 정면에서 다리가 쭉 찢어진 채로 엉덩방아를 찧던 모습, 활짝 벌려진 다리 사이로 흰 속바지 중심부가 일자로 깊게 들어간 모습, 남자들이 다가오자 고통을 참아가며 비록 속바지를 입었지만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억지로 일어나는 모습, 또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자신의 옷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저께의 모습과 겹쳐진다.
"으....으...."
언제 꺼냈는지 민수는 자신의 거대한 상징을 타올로 쉼 없이 문지르고 있다가 이내 분출을 시작한다.
"으....윽...."
행위가 끝나고 가쁜 숨을 몰아쉰 민수는 언제나 그렇듯 허탈감과 한심한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제기랄, 맨날 하는 일이지만 뭐 이렇게 허탈하고 내가 한심스럽냐"
그녀들의 모습과 소지품을 훔쳐보는 죄의식인지 실전은 못하고 연습만 하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스러운 건지 어느 하나 콕 집을 수가 없다.
"우리 서연이는 사물함에 뭐가 들었을래나? 갑자기 궁금해지네"
숫총각인 민수가 한 두 번 자위를 했으랴? 그러한 생각이 드는 것도 이제 잠시다.
찰칵.
서연이의 사물함이 열렸다.
"얘는 여자가 맞나? 뭐 이렇게 텅텅 비었냐"
목욕탕에 갈 때 쓰지도 않는 것을 잔뜩 들고 가는 게 여자다. 물론 정민희 또한 그런 여자 중 하나여서 사물함이 비좁게 느껴졌지만 이서연의 사물함은 정말 텅텅 비었다.
"샴푸, 린스, 스킨, 로션, 비비크림, 가그린.... 끝이네? 그마저도 다 샘플이구나.... 아직 학생이라서 그런가? 엄마가 안 사주나?"
그녀가 측은하게 느껴진다.
"내가 좀 사줄까?...."
안 그래도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데 잠시 고민을 하는 민수다. 그 순간 휴지 반 쪼가리가 낀 사물함이 눈에 띈다.
"이건 뭐야? 호기심을 자극하네"
찰칵.
문을 연 민수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으어!"
도대체 이 사물함의 주인이 누구일까? 정말 쓰레기장이 따로 없다. 샤워용품을 아무렇게나 쑤셔 박은 건 기본이고 구멍이 나서 버린 듯 불규칙적이게 돌돌 말려있는 스타킹들과 각종 음식물 껍데기가 널려 있다.
"도대체 이 사물함의 주인이 누구야?"
과거의 정민희의 사물함을 뒤졌을 때는 젊은 사람의 사물함이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테니스복이 있었지만 이 사물함은 젊은 사람의 것인지 알 수 있는 단서도 없고 더럽기 때문에 망설여진다.
"검색이나 해봐야지"
민수가 카운터로 가 컴퓨터를 키고는 검색을 해본다.
"김소정? 박준현 여자친구?"
천사같이 생겨서 깔끔만 떨 것 같던 그녀와 매치가 안 된다.
"설마....동명이인이겠지...."
다시 검색을 해보지만 역시 김소정은 한 명 뿐이다.
"역시 사람은 생긴 것만 보고 판단을 해서는 안 되나?"
지저분한 사물함과 그녀와 얼굴을 민수의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전혀 그녀는 지저분함과 어울리지 않으니 민수의 뇌가 거부를 하는 것 같다.
민수는 다시 탈의실로 들어 가 그녀의 사물함을 바라본다.
"참네...."
다시 봐도 정말 가관이다. 그 때 익숙한 글귀가 새겨진 박스가 보인다.
"유니더스?"
먹고 버린 삼각김밥 포장지의 잔해를 헤치니 박스채로 있는 콘돔이 보인다.
"이게 여기 왜 있어? 여자 탈의실에서 콘돔 쓸 일이 있나?"
아무래도 가족이 신경 쓰여 자신의 방에 콘돔을 놓기가 꺼려져 사물함에 넣어 놨나보다. 하지만 그 것까지는 생각을 못하는 민수였다.
"역시 그놈에 그년이구만.... 똑같은 년 놈끼리 잘 해봐라"
김소정을 생각하면 자꾸만 그의 재수 없는 남자친구인 박현준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때문인지 민수가 그녀의 사물함을 거침없이 닫는다.
미끌.
순간 민수가 바닥이 미끄러운지 한 차례 몸개그를 작렬한다.
"음메....뭐야?"
바닥을 쳐다 보니 아까 자신이 아무렇게나 분출한 정액이 보인다. 그리고는 자신이 생각해도 이 상황이 웃겼는지 유머러스하게 해석한다.
"내 새끼가 날 죽이려하네"
누가 그랬던가? 자위의 3대 원칙은 풍부한 상상력, 재빠른 손동작, 깔끔한 뒷처리라고.... 민수 또한 이제 깔끔한 뒤처리를 위해 휴지로 바닥을 닦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양이 많다.
"왜 이렇게 많지? 내가 싼 거지만 신기하네.... 너무 아까운데...."
아깝다고 생각한다고 딱히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닌데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고민한다. 순간 민수의 눈에 열려진 정민희의 사물함이 보인다.
"민희씨의 화장품에 넣을까?"
짧은 시간동안 냄새가 날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티 안나 게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을 것인가까지 오만가지 생각이 민수의 머릿속에 지나간다.
"괜찮을 거 같은데?"
짧은 시간동안 생각한 민수는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 하지만 아내 왜 그래야만 하는 것인지가 민수의 행동을 또다시 가로 막는다.
"화장품에 정액을 넣어서 뭐할 건데?.... 내가 무슨 쓸 때 없는 생각을...."
그때 자신의 정액이 섞인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는 정민희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고개를 숙인 남성이 다시금 일어난다.
"스킨에 반, 로션에 반 이렇게 섞자"
어짜피 할 거면서 왜 이렇게 쓸 때 없이 생각만 많은지 답답하게 느껴진다.
민수가 스킨과 로션을 꺼내고는 바닥에 내려놓는다.
"설화수? 비싼거네? 아깝다...."
자신감이 없는지 그깟 화장품이 뭐라고 자신의 정액보다 높게 평가를 하는 민수였다.
"조심. 조심. 살. 살. 정교하게."
완벽함을 위해 엄지손가락의 손톱으로 조금씩 힘을 준다.
"조심. 조심. 살. 살. 정교하게."
스킨의 뚜껑이 분리되는 소리가 들린다.
똑.
한 번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로션의 뚜껑을 여니 이번에는 비교적 수월하게 열린다.
똑.
"그런데 어떻게 담지?"
고민도 잠시 민수는 카운터로 가 코팅이 되어 있는 중국집 전단지를 들고 와서는 조심스럽게 바닥의 정액을 담는다.
"이제 반반씩 담으면 되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찌라시를 반으로 접다시피하여 정교하게 스킨과 로션에 담는다.
"휴.... 다 담았다. 뚜껑만 닫으면 끝이네"
똑. 똑.
여는 게 기술이지 닫는 건 쉬운 듯하다.
"이제 흔적을 지우고 집에 가자"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있을 무렵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텅. 텅. 텅. 텅.
"무슨 소리지?"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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