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고교생
솔직히 탁 터놓고 말해서 내가 처음부터 이런 것들을 좋아 했던 건 아니다.
그저 어쩔 수 없는 환경적 요인들 때문에... 뭐, 핑계될 거리는 많다구.
그리고 아직도 나는 생각한다. 이런 짓은 변태에 싸이코 같은 놈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그러니... 결론은 하나다. 어느새 난 변태에 싸이코가 되어 버린 것이다.
***
처음 시작은 어디였을까... 아, "그것"이 왔던 것이 언제였더라?
음... 고1인가... 고2인가... 그래, 고등학교 1학년 말이었어.
발단은 아주, 아주 평범한... 그러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의 나, 그러니까 고딩 1학년 의 나는 문제가 아주 많은 아이였다.
문제라고 하면 꼭 양아치 비스무리한 그런 문제아를 상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NEVER! 하하,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뭐랄까,... 적당한 단어가... 그래, 왕따 정도면 되겠다.
사실 그 왕따는 중2 부터 계속 내게 이어지던 거였는데...
고1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관심이 아주 많으셨던 분이셔서 마침내 부모님도 알 수 있으셨다.
그때가 아마 겨울방학을 일주일인가 남겼을 때였을 것이다.
당시 내가 약간의 우울증 비스무리한것을 앓고 있었던 탓에,
보충수업을 면제 받게 되었고 먼 친척이 계시는 시골로 요양을 갔다.
음... 다르게 말하자면 피난이랄 수도 있겠다.
"안녕하세요. 아, 그러니까 여기어디다가 적어 왔었는데..."
"아아, 그래. 네가 창궐이구나. 허허, 고놈. 괜찮아. 촌수가 멀어 호칭에 조금 문제가 있을 게다마는... 그냥 최아저씨라 부르려무나"
"예, 최아저씨."
"춥다. 여어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집 거실만한 마당(...우리집 거실이 넓다는게 아니라, 마당이 좁다는 거다.)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흔히 안방이라 부르는 아저씨의 방이었다. 아저씨는 나를 연탄불 따끈하게 들어오는 아랫목에 깔린 담요 속에 파묻듯 집어놓으시고는 차를 타오신다며 밖으로 나가셨다.
엄마 말에 따르면 그 아저씨는 10년 전인가? 아무튼 서울에 살던 분이셨다.
빚보증을 잘못서 빚쟁이들에게 ?기던 중이었는데, 돈에 환장한 어느 미친 빚쟁이가
집에 불을 질러서 부인과 아들이 죽었다고 했다. 그러고 술에빠져 살다가 정신을 차리고 이곳에서 하숙집을 한다던가?
그아들이 안죽었으면, 꼭 내 나이 또래 라던데, 16이면... 중3인가? 가만, 난 몇살이더라?
그 아들이 올해 16이니 난 17살이겠다. 에휴. 요새 정신이 하나도 없네.
"아... 따뜻하다."
잠시 방안에 들어누워 있던 나는 계속 이러고 있으면 실례란 생각에(말했다 시피 그 당시엔 아주 평범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양아치들에게 잘못걸려서 이런 길로 빠지게 된거지만.)...
"으X!"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집 구조는 단순했다.
아저씨 방을 나가면 그 옆에 부엌이 있었고, 그 부엌 옆에는 각각 [1호] [2호]이라는 코팅된 종이가 문에 걸린 방이 둘 있었다. 그렇지만, 신발을 신고 뒷뜰을 살피러 가보니 1, 2호바로 뒤에 똑같은 코팅 종이로 [3호]와 [5호]라 표시된 방이 둘 더있었다. 뭐, 4호는 불길하다 거겠지.
"응?"
손을 비비며 아저씨방으로 돌아가려던 나는 5호의 문아래에 있던 운동화를 발견했다.
"흐음,, 꽤 비싸보이는 데?"
나는, 나 말고도 여기 묵는 사람이 있나보다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파카에 고개를 파묻으며 아저씨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다가 누군가 내 왼쪽에 탁! 하고 부딪혔다. 난 그냥 눈을 깜박이며 오른 발을 축으로 충격이 온방향으로 그냥 살짝 팽그르 반만 돌았지만, 상대방은 그게 아니었다. 뒤로 벌러 넘어져 버린 것이다.
"아야..."
엇, 여자 목소리!
난 깜짝 놀라서 돌아갔던 몸을 바로하고 넘어진 사람을 부축하려했다, 그러나 내가 본것은 넘어진 내 또래 여자아이의 벌려진 치마 속이었다. 그 매끄러운 허벅지와 새하얀 천조각! 난 아직도 그 모습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금새 상황 판단을 끝냈는지 꺄악!하고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가리며 5호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녀가 던지듯 벗어버린 슬리퍼 한켤레가 공중을 날다가 방앞에 뒤집어져 있었다.
나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피식 웃으며 5호 앞으로 다가갔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슬리퍼 두짝을 주워 운동화 옆에 가지런히 두었다. 그리고 문 쪽으로 손을 흔들어주며,
"안녕~"
하고는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아저씨 방으로 돌아왔다.
"밖이 추운데, 어디 갔다왔니?"
"그냥 이곳 저곳 둘러 봤어요. 그런데 아저씨."
"왜 그러냐?"
"저기... 어디더라? 아, 5호 방에 누군가 사나요?"
"아... 선미? 그 애 아비랑 나랑 고등학교 동창이란다. 몸이 좀 안좋다길래 이곳에서 요양좀 시키라고 했지. 이래뵈도 여기서 몇달 묵고 몇 년 앓던 지병을 훌훌 털어버린 사람이 꾀 많단다."
"네에..."
"자, 차 식겠다. 후룩 마시거라. 유자차는 따뜻할 때 제일 맛있어. 차 마시고 나면 저기, 2호실 대강 청소해 주마. 얼마전에 어떤 삼수생이 쓰던 방인데... 이곳을 떠나는게 되는 걸 아주 섭섭해 하더구나. 올해는 붙었을라나?"
그리고 두시간 후 난 2호실에 누워 있었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고... 아아 잠온다.
"그렇지만... ... ...zzz"
"야이, 거지새끼야."
"와하하! 진짜 긴다! 자, 여기까지 기어 와보라구."
"넌, 자존심도 없지? 개 같은 놈. 자, 맛있는 뼛다구다. 핥아 먹어봐!"
"니가 뭔데. 그렇게 꼬라보면 어쩔건데! 죽어라! 죽었!"
"와하하하핫!"
"푸하하!"
"허헉!"
그렇다. 악몽. 대여섯 달 전부터 계속 악몽문에 잠을 자지 못했다. 뭐, 이젠 그래도 적응이 되니까... 이렇게 3번정도 잠을 튼炙じ?.. 그다음 부턴 곤히 잘 수 있다.
"흐음... 빨리 자야겠어."
그렇게 잠을 청하던 나는 어딘선가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끼고 상체를 일으켰다.
시골의 밤을 아는가?
가로등도 炳?미터에 걸쳐 띄엄띄엄이고, 겨울이면 모깃불도 없이 그저 깜깜하기만한 시골의 밤.
그런 어둠 속에서 하얀 불빛이 새어 나오니 이상할 수밖에.
나는 방향 감각을 잃은 채로 불빛이 새어나오는 곳으로 슬금슬금 기어갔다. 몸에 이불을 둘둘 만채로. 대충 손에 닿는 느낌을 보니 옷장과 벽 사이에 있던 그 공간 인데... 그곳에서 불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쑥 들어갔다. 옆방까지 뚫린 건가?
"가만, 옆방? 여기 이 벽... 흐어억!"
서, 설마! 나는 경악하며 급히 그곳에 눈을 들이 밀었다. 어둠에 적응된 눈이 비명을 질렀지만 몇번 눈을 깜박이다보니 괜찮아졌다.
태어나 처음 보는 여학생의 방... 뭐, 상상하던 것처럼 특별한 것은 없었다. 소녀는 베개를 세개 쌓아놓고 그곳에 등을 기대고 누워 순정만화로 보이는 것을 키득거리며 읽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뭐랄까, 내가 아주 한없이 추잡한 인간이 되는 듯한...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눈을 땔수 없었다. 몇몇 아이들이 키득거리는 것을 겯귓질(?)로 어느 정도 들었던 지라,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김빠지는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그만 둘 수 없었다. 생전 처음 남의 방. 그것도 자보다 두어살 어린 여학생의 방을 훔쳐 본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자릿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
여기까지 말하고나면, 혹자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럼 넌 결국 관음증 환자인거냐?" 후훗, 결코 아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더욱 서프라이즈한 일인 것이다.
뭐라더라? 로또 걸릴 확률 이라던가? 그보다 작다 던가. 아무튼 그 정도의 확률로 당신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일수도.
***
다음날 나는 침침해진 눈을 비비며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고 있었다. 그 부엌에서 그 소녀가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 그렇구나..."
"그래, 비슷한 나이또래 남녀가 한 지붕 아래 산다는게 힘든 일인 건 안다만 네가 이해 하려무나. 나도 먹고 살아야 할게 아니냐. 하하하."
"네..."
"아, 저기 있구나. 창궐아! 이리와 보거라, 얘가 어제 말한 5호실에 사는 선미다. 인사나누거라. 그럼 난 누렁이 여물주러 가야겠다."
아저씨는 그러고 후다닥 마당 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우리는 아저씨가 세워준, 둘이서 2미터 거리에서 마주보는 그 자세에서 딴 곳 바라보기를 약 2분여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여학생, 선미를 불렀다.
"음, 선미... 라던가? 아, 안녕. 반가워. 중학생이랬지?"
끄덕끄덕
"아하하, 내가 오빤가? (긁적긁적)"
"..."
"여자애 앞에 서는게 좀 익숙치 않네. 중학교도 그렇고 지금 고등학교도 그렇고 다 냄새나는 남자애들만 우글거렸거든. 그리고 어제 일은..."
화르륵!
내가 어제 얘기를 꺼내자 마자 선미는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땅에 내리꽂고 말았다. 그덕에 나는 찰나의 찬스랄까? 선미를 관찰할 기회를 얻었다. 방학이라서 그런지 어튿沮?내려오는 머리는 한줄로 묶여있었고 따뜻해 보이는 긴팔티에는 알수 없는 필기체가 휘갈겨져있었다. 에..에... 엘라... 으음... 어려웠다. 그리고 분홍색 츄리링 바지. 어제 밤에 선미가 입고 있던 그 바지 였다.
"어제 일은... 미안. 미안해. 나도 뭐, 고의는 아니였다구... 에에... 그럼 이만."
그리고 나는 후다닥 내 방(2호실)으로 후다닥 뛰어들어와 버렸다.
아저씨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문제집을 끄적이다 글씨가 흐릿하다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어둑어둑 해져 있었다. 형광등을 켜려다가 귀찮아서 문제집을 저 옆으로 집어던지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문득 TV가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방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방에는 라디오 뿐이었다.
안방으로 건너갈까 하다가 역시 귀찮아서 그냥 라디오를 틀었다.
어딜 틀든 흥미가 없었다. 내가 흥미있는게 뭐지... 라는 생각을 하자 마자 내 고개가 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재빠르게 옷장 옆의 그 공간으로 돌아갔다.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런걸... 조건 반사라고 하지 아마?
오늘의 선미는 열심히 공부 중이었다. 간혹 머리를 긁적이고 왼손 엄지를 틜갭?고민하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정상적인 인간관계라면 결코 오늘 보지 못할 모습. 나는 그렇게 점점 훔쳐보기에 빠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아침부터 폭설이 내리니 어쩌니 하며 라디오가 시끄러웠다. 그러고 보니 하늘이 좀 흐린 것도 같았다. 이런 날은 밤이 더 일찍 오는 법이다.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던 나는 문득 어제 그녀의 방을 보지 않았단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제도, 3일 전에도, 4일 전에도. 뭐... 시들해 진걸까? 옷을 갈아입는다 해도 옷장 앞에서 갈아입으니 나 한테는 잘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선미가 음욕에 굶주린 색녀도 아니고... 그래도 "정상적인 인간관계"로는 꽤 진전을 이루었다.
선미가 거리낌 없이 창궐오빠!라 불러 준다는 것이다. 아! 기쁘다! 크흠... 이름이 좀 추해서 그렇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옆방에 눈을 들이밀었다. 그녀는 첫날 본 것처럼 만화를 본 생각인지 베개를 쌓고 있었다. 세개를 쌓고 이불을 두른 그녀는 알수없는 성취감에 베실베실 웃음을 보이다가 살짝 미간을 좁혔다. 그리곤 이불을 차냈다. 더운거겠지. 이렇게 방이 후끈 거리는 데.
그런 다음 그녀는 그 베개에 기대고 검은 비닐 봉지를 가져왔다. 대충 모양을 보니 만화책이 여닐곱권 정도 들어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다양한 표정 변화를 감상했다. 대체로 내용을 읽느라 머안 표정이지만, 간혹 웃는모습, 징그리는 모습,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은... 예상외의 수확들도 있었다.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것도 포함하여 더욱 멋진 것도 함께.
어느새 그녀느 5권째 책을 집어들고 있었다. 나는 이제 슬슬 하품이 나오기 시작해서 자리에 누울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눈이 놀란듯 크게 한번 깜박거렸다. 그리고 한동안 그 족과 그 뒷쪽 그리고 그 뒤쪽 까지. 3면을 왔다갔다 하기 시작했다.
오오, 저 현상은 나도 가끔씩 겪곤하는...
소녀의 뽀얀 양볼이 점점 상기되어갔다. 나도 모른 사이 그녀의 오른 손이 그녀의 분홍색 츄리링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오른팔 팔꿈치가 접혀졌다가 펴지길 반복하고, 그녀의 눈이 점점 몽롱해졌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만화책을 잠시 째려 보다가 한숨을 쉬며 옆에 내려 놓고 오른 쪽에 있던... 크리넥스를 근처로 가져두었다.... 커허헉!!!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분홍색 츄리링을 조금 내렸다. 그녀는 츄리링을 무릎 위까지 내렸다가 조금 불편 한 것을 느꼈는지 그냥 발목까지 내려버렸다. 나는 그녀의 속옷이 보고싶어 안달이었지만, 그녀는 아주 긴 하늘색 티를 입고있었다. 뭐, 가렸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눈은 충혈되어갔다. 아직은 통통하고 새하얀 그 허벅지와 그 아래 앙증맞은 무릎과 탐스러운 종아리 선. 그 누가 흥분하지 않으리오.
게다가 그 티는 그녀가 안쪽으로 왼손을 들이밈으로서 속옷 모자이크의 역할을 마치게 되었다. 잘록한 소녀의 허리. 그곳에서 부터 이어지는 아름다운 다리선. 뭐랄까... 발정? 나는 흥분하여 급히 바지를 내리고 있었다. 물론. 눈은 떼지 않고. 아니, "못하고"가 맞으려나?
아무튼 그녀는 혀로 입술을 한번 핥고는 팬티에서 오른 손을 빼내 양손으로 가슴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유두를 자극하는지 순의 움직임이 조금 사라지고 도톰한 입술이 앙다물어졌다. 가슴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추워서 그런지 그녀는 티를 위까지 조금 걷다가 부르르 떨며 말았다.
그러다 문득 선미가 그녀 오른편의 벽을 보았다. 뭐지? 아, 저쯤이면... 시계?
잘시간이 문제인지. 선미는 조금 고민하는 눈치더니 가슴에 손을 넣은 상태로 몸을 살짝 움직여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내가 흠칫하는 사이 그녀는 벽에난 구멍을 막은채 등지고 앉았다.
"으으응."
고양이가 우는 소리? 애교를 부리듯 갸르릉거리는... 그리고 들려오는 질척하고 날렵한 소리.
챠악, 챠악, 챠악,
"응, 응, 응, 읏, 읏, 흐윽."
아, 안돼. 이러면 내가 볼 수 없잖아! 난 그녀와 벽을 사이에 두고 등진채 앉아버렸다. 어차피 소리만 들을 거라면 별 상관 없으니. 그러다 말고 무언가에 눈길이 갔다. 내방의 문 위에 잇는 자그마한 유리 창. 잘하면...
급히 가방을 뒤졌다. 이곳의 경치가 좋다는 말에 챙겼던 쌍원경이 보였다. 아아, 이거 비싼 건데! 드디어 제 값을 하는 구나! 쌍원경을 조심스레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직 마당에 쌓이지 않을 걸 보아 내리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것 같았다.
조용조용 마당을 가로질러 뒷산으로 향했다. 2주전에 산책 겸으로 갔다가 집이 잘보여서 감탄했던 언덕이 곧바로 기억났다. 난 그곳으로 향햇다. 하늘이 점점 흐려지고 바람이 거세병? 하늘이 번쩍 하더니 청둥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난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녀의 방으로 쌍원경을 향했다. 흐릿하게 잘보이지 않아 배율을 높였다. 맙소사! 그녀가 보였다. 벽에 등을 기대고 허리를 치켜올린 채 오른 손의 피치를 높히고 잇었다. 흔히말하는... 정절인걸까? 아, 안돼! 난 아직 보지 못햇다구! 우아악!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야, 강선미! 한번 더해! 창궐 오빠가 원하고 있잖아!
그러나 선미는 그저 숨을 고르고 크리넥스로 뒷처리를 하고 있었다.
야! 강선미! 한번 더하라니까!
되도 않는 억지를 부리며 안타깝게 그녀의 모습을 관찰 했다. 그렇게 애타게 외치던 나는 무언가 번쩍하며 내 등 을 향해 내리 꽂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벼락이었다.
"뭐, 뭐야? 으으윽!"
뒷방 여학생 훔쳐보다가 벼락 맞고 죽은 고교생? 핫핫... 싫어! 죽을 거면 차라리 한번 더보고 죽을래!!! 강선미! 빨리 하라고!
"으아아아악!!!!"
뭐랄까...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놈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집착했는데...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15년 가까이 정말 모범생으로 살았었는데... 그동한 그 흔한 따리도 서너반 밖에 안쳤엇으니까. 금욕생활의 최후?
아무튼 그렇게 벼락 맞으며 뒤지는 순간에도 여학생이 딸치는 걸 갈망하던 나는 벼락맞을 당시의 고뇌와는 다르게 엄청 허무할 정도로 멀쩡하게 눈을 떴다.
"아, 오빠, 괜찮아?"
흐릿한 눈을 몇번 깜박이니 선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서.. 선미야. 한번 더...."
"오빠, 괜찮아?"
선미는 울먹이고 있었다. ...항상 느끼지만 이럴때마다 내가 무슨 짐승처럼 느껴지는... 왜난 순수하지 못한 걸까? ...크흠.
그녀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기위해 그렇게 생발광을 하다 번개까지 맞고 뒤질뻔한 나를 선미는 걱정해 주고 잇었다.
울먹이던 선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내 쪽으로 쓰러졌다.
"오빠~ 오빠~ 창궐오빠~ 흑흑"
"아, 선미야, 뚝. 울지마. 그럼 오빠가 미안하잖아."
"응."
"...?"
내가 진심으로 미안해 하며 말하자. 선미는 언제 울었냐는 듯. 씨익 미소까지 지으며 멀쩡하게 제자리에 앉았다. 장난 치는 걸까? 그러고 보니 그녀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나는 시익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엉?"
의외로 멀쩡했다. 오히려 더 홀가분 하달까?
"오빠. 괜찮아?"
"엉. 괜찮아. 이제 네 방에 가도 되."
"아, 싫어. 오빠 아프잖아. 내가 옆에서..."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뒤로 슬금 슬금 물러나고 있었다. 얼마전에 선미가 감기걸렸을때 간호해 준걸 가지고 이러는 걸까? 으음... 딱히 그런 순수한 의도만 있었던건 아닌데... 크윽, 이럼 내가 더 못난 놈이 되는 거잖아~~!
"아, 아하하하. 괜찮아. 어서 가봐. 너도 좀 쉬어야지."
"어, 아니, 그러니까..."
그녀는 뭐라 자꾸 말하며 뒤를 돌아보며 내방을 나갔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녀는 무언가 당황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방학이 P날 때쯔음에 난 선미보다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때 까지도 나는 이 번 겨울 방학의 무엇보다 중요한 제일 커다란 성과를 알아채지 못했다. 뭐, 악몽이 사라지긴 했으니까, 그거에 묻혀 몰랐을수도 있겠다. 당시엔 그 사실이 제일 기뻤으니.
솔직히 탁 터놓고 말해서 내가 처음부터 이런 것들을 좋아 했던 건 아니다.
그저 어쩔 수 없는 환경적 요인들 때문에... 뭐, 핑계될 거리는 많다구.
그리고 아직도 나는 생각한다. 이런 짓은 변태에 싸이코 같은 놈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그러니... 결론은 하나다. 어느새 난 변태에 싸이코가 되어 버린 것이다.
***
처음 시작은 어디였을까... 아, "그것"이 왔던 것이 언제였더라?
음... 고1인가... 고2인가... 그래, 고등학교 1학년 말이었어.
발단은 아주, 아주 평범한... 그러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이었다.
당시의 나, 그러니까 고딩 1학년 의 나는 문제가 아주 많은 아이였다.
문제라고 하면 꼭 양아치 비스무리한 그런 문제아를 상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NEVER! 하하,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뭐랄까,... 적당한 단어가... 그래, 왕따 정도면 되겠다.
사실 그 왕따는 중2 부터 계속 내게 이어지던 거였는데...
고1때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관심이 아주 많으셨던 분이셔서 마침내 부모님도 알 수 있으셨다.
그때가 아마 겨울방학을 일주일인가 남겼을 때였을 것이다.
당시 내가 약간의 우울증 비스무리한것을 앓고 있었던 탓에,
보충수업을 면제 받게 되었고 먼 친척이 계시는 시골로 요양을 갔다.
음... 다르게 말하자면 피난이랄 수도 있겠다.
"안녕하세요. 아, 그러니까 여기어디다가 적어 왔었는데..."
"아아, 그래. 네가 창궐이구나. 허허, 고놈. 괜찮아. 촌수가 멀어 호칭에 조금 문제가 있을 게다마는... 그냥 최아저씨라 부르려무나"
"예, 최아저씨."
"춥다. 여어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집 거실만한 마당(...우리집 거실이 넓다는게 아니라, 마당이 좁다는 거다.)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흔히 안방이라 부르는 아저씨의 방이었다. 아저씨는 나를 연탄불 따끈하게 들어오는 아랫목에 깔린 담요 속에 파묻듯 집어놓으시고는 차를 타오신다며 밖으로 나가셨다.
엄마 말에 따르면 그 아저씨는 10년 전인가? 아무튼 서울에 살던 분이셨다.
빚보증을 잘못서 빚쟁이들에게 ?기던 중이었는데, 돈에 환장한 어느 미친 빚쟁이가
집에 불을 질러서 부인과 아들이 죽었다고 했다. 그러고 술에빠져 살다가 정신을 차리고 이곳에서 하숙집을 한다던가?
그아들이 안죽었으면, 꼭 내 나이 또래 라던데, 16이면... 중3인가? 가만, 난 몇살이더라?
그 아들이 올해 16이니 난 17살이겠다. 에휴. 요새 정신이 하나도 없네.
"아... 따뜻하다."
잠시 방안에 들어누워 있던 나는 계속 이러고 있으면 실례란 생각에(말했다 시피 그 당시엔 아주 평범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양아치들에게 잘못걸려서 이런 길로 빠지게 된거지만.)...
"으X!"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집 구조는 단순했다.
아저씨 방을 나가면 그 옆에 부엌이 있었고, 그 부엌 옆에는 각각 [1호] [2호]이라는 코팅된 종이가 문에 걸린 방이 둘 있었다. 그렇지만, 신발을 신고 뒷뜰을 살피러 가보니 1, 2호바로 뒤에 똑같은 코팅 종이로 [3호]와 [5호]라 표시된 방이 둘 더있었다. 뭐, 4호는 불길하다 거겠지.
"응?"
손을 비비며 아저씨방으로 돌아가려던 나는 5호의 문아래에 있던 운동화를 발견했다.
"흐음,, 꽤 비싸보이는 데?"
나는, 나 말고도 여기 묵는 사람이 있나보다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파카에 고개를 파묻으며 아저씨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다가 누군가 내 왼쪽에 탁! 하고 부딪혔다. 난 그냥 눈을 깜박이며 오른 발을 축으로 충격이 온방향으로 그냥 살짝 팽그르 반만 돌았지만, 상대방은 그게 아니었다. 뒤로 벌러 넘어져 버린 것이다.
"아야..."
엇, 여자 목소리!
난 깜짝 놀라서 돌아갔던 몸을 바로하고 넘어진 사람을 부축하려했다, 그러나 내가 본것은 넘어진 내 또래 여자아이의 벌려진 치마 속이었다. 그 매끄러운 허벅지와 새하얀 천조각! 난 아직도 그 모습을 잊지 못한다.
그녀는 금새 상황 판단을 끝냈는지 꺄악!하고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가리며 5호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녀가 던지듯 벗어버린 슬리퍼 한켤레가 공중을 날다가 방앞에 뒤집어져 있었다.
나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피식 웃으며 5호 앞으로 다가갔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슬리퍼 두짝을 주워 운동화 옆에 가지런히 두었다. 그리고 문 쪽으로 손을 흔들어주며,
"안녕~"
하고는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아저씨 방으로 돌아왔다.
"밖이 추운데, 어디 갔다왔니?"
"그냥 이곳 저곳 둘러 봤어요. 그런데 아저씨."
"왜 그러냐?"
"저기... 어디더라? 아, 5호 방에 누군가 사나요?"
"아... 선미? 그 애 아비랑 나랑 고등학교 동창이란다. 몸이 좀 안좋다길래 이곳에서 요양좀 시키라고 했지. 이래뵈도 여기서 몇달 묵고 몇 년 앓던 지병을 훌훌 털어버린 사람이 꾀 많단다."
"네에..."
"자, 차 식겠다. 후룩 마시거라. 유자차는 따뜻할 때 제일 맛있어. 차 마시고 나면 저기, 2호실 대강 청소해 주마. 얼마전에 어떤 삼수생이 쓰던 방인데... 이곳을 떠나는게 되는 걸 아주 섭섭해 하더구나. 올해는 붙었을라나?"
그리고 두시간 후 난 2호실에 누워 있었다. 배부르고 등 따뜻하고... 아아 잠온다.
"그렇지만... ... ...zzz"
"야이, 거지새끼야."
"와하하! 진짜 긴다! 자, 여기까지 기어 와보라구."
"넌, 자존심도 없지? 개 같은 놈. 자, 맛있는 뼛다구다. 핥아 먹어봐!"
"니가 뭔데. 그렇게 꼬라보면 어쩔건데! 죽어라! 죽었!"
"와하하하핫!"
"푸하하!"
"허헉!"
그렇다. 악몽. 대여섯 달 전부터 계속 악몽문에 잠을 자지 못했다. 뭐, 이젠 그래도 적응이 되니까... 이렇게 3번정도 잠을 튼炙じ?.. 그다음 부턴 곤히 잘 수 있다.
"흐음... 빨리 자야겠어."
그렇게 잠을 청하던 나는 어딘선가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끼고 상체를 일으켰다.
시골의 밤을 아는가?
가로등도 炳?미터에 걸쳐 띄엄띄엄이고, 겨울이면 모깃불도 없이 그저 깜깜하기만한 시골의 밤.
그런 어둠 속에서 하얀 불빛이 새어 나오니 이상할 수밖에.
나는 방향 감각을 잃은 채로 불빛이 새어나오는 곳으로 슬금슬금 기어갔다. 몸에 이불을 둘둘 만채로. 대충 손에 닿는 느낌을 보니 옷장과 벽 사이에 있던 그 공간 인데... 그곳에서 불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손가락을 찔러 넣었다. 쑥 들어갔다. 옆방까지 뚫린 건가?
"가만, 옆방? 여기 이 벽... 흐어억!"
서, 설마! 나는 경악하며 급히 그곳에 눈을 들이 밀었다. 어둠에 적응된 눈이 비명을 질렀지만 몇번 눈을 깜박이다보니 괜찮아졌다.
태어나 처음 보는 여학생의 방... 뭐, 상상하던 것처럼 특별한 것은 없었다. 소녀는 베개를 세개 쌓아놓고 그곳에 등을 기대고 누워 순정만화로 보이는 것을 키득거리며 읽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뭐랄까, 내가 아주 한없이 추잡한 인간이 되는 듯한...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눈을 땔수 없었다. 몇몇 아이들이 키득거리는 것을 겯귓질(?)로 어느 정도 들었던 지라,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김빠지는 일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그만 둘 수 없었다. 생전 처음 남의 방. 그것도 자보다 두어살 어린 여학생의 방을 훔쳐 본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자릿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
여기까지 말하고나면, 혹자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럼 넌 결국 관음증 환자인거냐?" 후훗, 결코 아니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더욱 서프라이즈한 일인 것이다.
뭐라더라? 로또 걸릴 확률 이라던가? 그보다 작다 던가. 아무튼 그 정도의 확률로 당신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일수도.
***
다음날 나는 침침해진 눈을 비비며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고 있었다. 그 부엌에서 그 소녀가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 그렇구나..."
"그래, 비슷한 나이또래 남녀가 한 지붕 아래 산다는게 힘든 일인 건 안다만 네가 이해 하려무나. 나도 먹고 살아야 할게 아니냐. 하하하."
"네..."
"아, 저기 있구나. 창궐아! 이리와 보거라, 얘가 어제 말한 5호실에 사는 선미다. 인사나누거라. 그럼 난 누렁이 여물주러 가야겠다."
아저씨는 그러고 후다닥 마당 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우리는 아저씨가 세워준, 둘이서 2미터 거리에서 마주보는 그 자세에서 딴 곳 바라보기를 약 2분여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여학생, 선미를 불렀다.
"음, 선미... 라던가? 아, 안녕. 반가워. 중학생이랬지?"
끄덕끄덕
"아하하, 내가 오빤가? (긁적긁적)"
"..."
"여자애 앞에 서는게 좀 익숙치 않네. 중학교도 그렇고 지금 고등학교도 그렇고 다 냄새나는 남자애들만 우글거렸거든. 그리고 어제 일은..."
화르륵!
내가 어제 얘기를 꺼내자 마자 선미는 얼굴이 붉어지며 시선을 땅에 내리꽂고 말았다. 그덕에 나는 찰나의 찬스랄까? 선미를 관찰할 기회를 얻었다. 방학이라서 그런지 어튿沮?내려오는 머리는 한줄로 묶여있었고 따뜻해 보이는 긴팔티에는 알수 없는 필기체가 휘갈겨져있었다. 에..에... 엘라... 으음... 어려웠다. 그리고 분홍색 츄리링 바지. 어제 밤에 선미가 입고 있던 그 바지 였다.
"어제 일은... 미안. 미안해. 나도 뭐, 고의는 아니였다구... 에에... 그럼 이만."
그리고 나는 후다닥 내 방(2호실)으로 후다닥 뛰어들어와 버렸다.
아저씨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고 문제집을 끄적이다 글씨가 흐릿하다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이미 어둑어둑 해져 있었다. 형광등을 켜려다가 귀찮아서 문제집을 저 옆으로 집어던지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문득 TV가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방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방에는 라디오 뿐이었다.
안방으로 건너갈까 하다가 역시 귀찮아서 그냥 라디오를 틀었다.
어딜 틀든 흥미가 없었다. 내가 흥미있는게 뭐지... 라는 생각을 하자 마자 내 고개가 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재빠르게 옷장 옆의 그 공간으로 돌아갔다.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런걸... 조건 반사라고 하지 아마?
오늘의 선미는 열심히 공부 중이었다. 간혹 머리를 긁적이고 왼손 엄지를 틜갭?고민하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정상적인 인간관계라면 결코 오늘 보지 못할 모습. 나는 그렇게 점점 훔쳐보기에 빠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아침부터 폭설이 내리니 어쩌니 하며 라디오가 시끄러웠다. 그러고 보니 하늘이 좀 흐린 것도 같았다. 이런 날은 밤이 더 일찍 오는 법이다.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던 나는 문득 어제 그녀의 방을 보지 않았단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제도, 3일 전에도, 4일 전에도. 뭐... 시들해 진걸까? 옷을 갈아입는다 해도 옷장 앞에서 갈아입으니 나 한테는 잘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선미가 음욕에 굶주린 색녀도 아니고... 그래도 "정상적인 인간관계"로는 꽤 진전을 이루었다.
선미가 거리낌 없이 창궐오빠!라 불러 준다는 것이다. 아! 기쁘다! 크흠... 이름이 좀 추해서 그렇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옆방에 눈을 들이밀었다. 그녀는 첫날 본 것처럼 만화를 본 생각인지 베개를 쌓고 있었다. 세개를 쌓고 이불을 두른 그녀는 알수없는 성취감에 베실베실 웃음을 보이다가 살짝 미간을 좁혔다. 그리곤 이불을 차냈다. 더운거겠지. 이렇게 방이 후끈 거리는 데.
그런 다음 그녀는 그 베개에 기대고 검은 비닐 봉지를 가져왔다. 대충 모양을 보니 만화책이 여닐곱권 정도 들어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다양한 표정 변화를 감상했다. 대체로 내용을 읽느라 머안 표정이지만, 간혹 웃는모습, 징그리는 모습, 눈시울이 붉어지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은... 예상외의 수확들도 있었다. 당신이 상상하는 그런것도 포함하여 더욱 멋진 것도 함께.
어느새 그녀느 5권째 책을 집어들고 있었다. 나는 이제 슬슬 하품이 나오기 시작해서 자리에 누울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눈이 놀란듯 크게 한번 깜박거렸다. 그리고 한동안 그 족과 그 뒷쪽 그리고 그 뒤쪽 까지. 3면을 왔다갔다 하기 시작했다.
오오, 저 현상은 나도 가끔씩 겪곤하는...
소녀의 뽀얀 양볼이 점점 상기되어갔다. 나도 모른 사이 그녀의 오른 손이 그녀의 분홍색 츄리링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오른팔 팔꿈치가 접혀졌다가 펴지길 반복하고, 그녀의 눈이 점점 몽롱해졌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만화책을 잠시 째려 보다가 한숨을 쉬며 옆에 내려 놓고 오른 쪽에 있던... 크리넥스를 근처로 가져두었다.... 커허헉!!!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분홍색 츄리링을 조금 내렸다. 그녀는 츄리링을 무릎 위까지 내렸다가 조금 불편 한 것을 느꼈는지 그냥 발목까지 내려버렸다. 나는 그녀의 속옷이 보고싶어 안달이었지만, 그녀는 아주 긴 하늘색 티를 입고있었다. 뭐, 가렸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눈은 충혈되어갔다. 아직은 통통하고 새하얀 그 허벅지와 그 아래 앙증맞은 무릎과 탐스러운 종아리 선. 그 누가 흥분하지 않으리오.
게다가 그 티는 그녀가 안쪽으로 왼손을 들이밈으로서 속옷 모자이크의 역할을 마치게 되었다. 잘록한 소녀의 허리. 그곳에서 부터 이어지는 아름다운 다리선. 뭐랄까... 발정? 나는 흥분하여 급히 바지를 내리고 있었다. 물론. 눈은 떼지 않고. 아니, "못하고"가 맞으려나?
아무튼 그녀는 혀로 입술을 한번 핥고는 팬티에서 오른 손을 빼내 양손으로 가슴을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 유두를 자극하는지 순의 움직임이 조금 사라지고 도톰한 입술이 앙다물어졌다. 가슴을 보여주면 좋으련만... 추워서 그런지 그녀는 티를 위까지 조금 걷다가 부르르 떨며 말았다.
그러다 문득 선미가 그녀 오른편의 벽을 보았다. 뭐지? 아, 저쯤이면... 시계?
잘시간이 문제인지. 선미는 조금 고민하는 눈치더니 가슴에 손을 넣은 상태로 몸을 살짝 움직여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내가 흠칫하는 사이 그녀는 벽에난 구멍을 막은채 등지고 앉았다.
"으으응."
고양이가 우는 소리? 애교를 부리듯 갸르릉거리는... 그리고 들려오는 질척하고 날렵한 소리.
챠악, 챠악, 챠악,
"응, 응, 응, 읏, 읏, 흐윽."
아, 안돼. 이러면 내가 볼 수 없잖아! 난 그녀와 벽을 사이에 두고 등진채 앉아버렸다. 어차피 소리만 들을 거라면 별 상관 없으니. 그러다 말고 무언가에 눈길이 갔다. 내방의 문 위에 잇는 자그마한 유리 창. 잘하면...
급히 가방을 뒤졌다. 이곳의 경치가 좋다는 말에 챙겼던 쌍원경이 보였다. 아아, 이거 비싼 건데! 드디어 제 값을 하는 구나! 쌍원경을 조심스레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직 마당에 쌓이지 않을 걸 보아 내리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것 같았다.
조용조용 마당을 가로질러 뒷산으로 향했다. 2주전에 산책 겸으로 갔다가 집이 잘보여서 감탄했던 언덕이 곧바로 기억났다. 난 그곳으로 향햇다. 하늘이 점점 흐려지고 바람이 거세병? 하늘이 번쩍 하더니 청둥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난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녀의 방으로 쌍원경을 향했다. 흐릿하게 잘보이지 않아 배율을 높였다. 맙소사! 그녀가 보였다. 벽에 등을 기대고 허리를 치켜올린 채 오른 손의 피치를 높히고 잇었다. 흔히말하는... 정절인걸까? 아, 안돼! 난 아직 보지 못햇다구! 우아악!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야, 강선미! 한번 더해! 창궐 오빠가 원하고 있잖아!
그러나 선미는 그저 숨을 고르고 크리넥스로 뒷처리를 하고 있었다.
야! 강선미! 한번 더하라니까!
되도 않는 억지를 부리며 안타깝게 그녀의 모습을 관찰 했다. 그렇게 애타게 외치던 나는 무언가 번쩍하며 내 등 을 향해 내리 꽂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벼락이었다.
"뭐, 뭐야? 으으윽!"
뒷방 여학생 훔쳐보다가 벼락 맞고 죽은 고교생? 핫핫... 싫어! 죽을 거면 차라리 한번 더보고 죽을래!!! 강선미! 빨리 하라고!
"으아아아악!!!!"
뭐랄까...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놈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집착했는데... 어쩌면 당연한 걸지도. 15년 가까이 정말 모범생으로 살았었는데... 그동한 그 흔한 따리도 서너반 밖에 안쳤엇으니까. 금욕생활의 최후?
아무튼 그렇게 벼락 맞으며 뒤지는 순간에도 여학생이 딸치는 걸 갈망하던 나는 벼락맞을 당시의 고뇌와는 다르게 엄청 허무할 정도로 멀쩡하게 눈을 떴다.
"아, 오빠, 괜찮아?"
흐릿한 눈을 몇번 깜박이니 선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서.. 선미야. 한번 더...."
"오빠, 괜찮아?"
선미는 울먹이고 있었다. ...항상 느끼지만 이럴때마다 내가 무슨 짐승처럼 느껴지는... 왜난 순수하지 못한 걸까? ...크흠.
그녀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기위해 그렇게 생발광을 하다 번개까지 맞고 뒤질뻔한 나를 선미는 걱정해 주고 잇었다.
울먹이던 선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내 쪽으로 쓰러졌다.
"오빠~ 오빠~ 창궐오빠~ 흑흑"
"아, 선미야, 뚝. 울지마. 그럼 오빠가 미안하잖아."
"응."
"...?"
내가 진심으로 미안해 하며 말하자. 선미는 언제 울었냐는 듯. 씨익 미소까지 지으며 멀쩡하게 제자리에 앉았다. 장난 치는 걸까? 그러고 보니 그녀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나는 시익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엉?"
의외로 멀쩡했다. 오히려 더 홀가분 하달까?
"오빠. 괜찮아?"
"엉. 괜찮아. 이제 네 방에 가도 되."
"아, 싫어. 오빠 아프잖아. 내가 옆에서..."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뒤로 슬금 슬금 물러나고 있었다. 얼마전에 선미가 감기걸렸을때 간호해 준걸 가지고 이러는 걸까? 으음... 딱히 그런 순수한 의도만 있었던건 아닌데... 크윽, 이럼 내가 더 못난 놈이 되는 거잖아~~!
"아, 아하하하. 괜찮아. 어서 가봐. 너도 좀 쉬어야지."
"어, 아니, 그러니까..."
그녀는 뭐라 자꾸 말하며 뒤를 돌아보며 내방을 나갔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녀는 무언가 당황한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방학이 P날 때쯔음에 난 선미보다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때 까지도 나는 이 번 겨울 방학의 무엇보다 중요한 제일 커다란 성과를 알아채지 못했다. 뭐, 악몽이 사라지긴 했으니까, 그거에 묻혀 몰랐을수도 있겠다. 당시엔 그 사실이 제일 기뻤으니.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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