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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같이 보다가 아내가 물었다.
‘자기야, 저 군인들이 하는 얘기 중에 빠이쁘가 샌다는 게 뭐야?’
‘응, 성병으로 고름이 질질 나온다고 하는 말을 그렇게 하는 거라구. 별게 다 궁금해요.’
‘아니, 월남전 때는 콘돔 같은 게 없었나?’
‘있기야 있었지, 그렇지만, 그 당시만 해도 1960 년대 하반기 쯤 이었고, 남자들에게 피임이나 성병 예방을 위해서 콘돔을 권유해도 들을만한 시기가 아니었다니깐. 전세계적으로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콘돔 사용 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직업 여성들이 TV에 얼굴 가리고 나와서 말 안하디?’
‘그럼, 빠이쁘가 샌다는 그 병은 뭔데?’
‘매독 이겠지 뭐.’
‘매독?’
‘대개 성병은 임질, 매독, 연성하감, 서혜임파육종 이라고 불리는 제4성병군, 허페스 같은 종류, 마지막으로 에이즈 정도로 구분하는데, 매독은 그 중에서도 역사가 제일 오래된 성병 이라구, 매독은 1905년에 독일의 샤우진과 호프만이라는, 좇나 머리 좋은 사람이 발견했는데, 스피로헤타 파리다, 혹은 트레포네마 파리둠 이라고 하는 병원체에 의해서 옮겨지는 만성 전염질환이야. 에이즈야 보균자의 정액이나 질내 분비물에 의해 감염되지만, 매독은 보균자와의 성교나 키스, 페팅 등에 의해서도 전염되지. 임신 중에 산모가 감염되면 태반을 중개로 해서 태어날 아이도 선천성 매독을 안고 태어나게 되는 고질병이야. 그렇지만, 그 트레포네마 파리둠이란 병원균은 인체와 떨어져서 건조해지면 급격히 전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물이나, 의류, 목욕 등으로는 전염되질 않아.’
‘근데, 자기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집 전화번호도 곧잘 까먹는 인간이?’
‘다 군대 있을 때, 예비상식으로 매 맞아가면서 외운 거지 뭐. 별거 있겠어?’
그러나, 그것은 좇나 뻥이었다. 지금의 아내야 그나마 전역 후, 복학한 후에 만났기에 아내는 군대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그런가 부다 하고만 들을 뿐이었다. 창 밖의 스산한 바람과 더불어 쏟아지는 눈을 보면서, 나는 그 당시가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었고……
‘정 일병, 내일 외박 시켜 줄까나?’
‘김 상병님, 무슨 말씀이세여? 외박이라뇨?’
‘뭐 어렵겠냐? 위병소 동기한테 얘기 한마디면 되는데 뭘.’
‘어떻게여?’
나는 언제나 딱딱한 군대식 답변도 제대로 못하고, 사제(일반 사회를 가리키는 군대 은어)의 습관을 버리질 못했기에, 언제나 빠졌다는(군기가 ‘빠졌다는’ 군대식 은어) 말을 많이 듣고 있었지만, 짠밥장(병사 계급 중에서 마지막으로 진급하는 병장을 달기 전, 내무반의 살림을 총괄하는 위치를 가리키는 말) 인 김 상병의 비호아래, 그런대로 편하게 군대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입대 전, 변변한 애인도 없고, 집도 멀어, 면회 오는 사람이 더더욱 없다 보니, 내 앞으로 떨어지는 포상휴가증을, 애인과 죽고 못사는 김상병에게 건네준 것이 쥐약처럼 약효를 발휘 하게 된 원인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 당시에는 불법이긴 했어도, 먼저 면회 나간 병사들이 다방의 레지들에게 전화를 걸어, 애인인 척 면회신청을 해주곤 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군단 병력이 지나갔다는 말이 도는 다방 레지들이고 보니, 얼굴이 팔려, 외부 방문자의 면회 신청을 접수하는 위병소에서는 번번히 퇴짜를 놓기 일 쑤 였다. 왜냐하면 선임하사나 인사계 들이 부대를 들락거리다가, 안면이 있는 다방 레지와 병사가 외출해서 걸어 나가는 것을 용케 잡아내서리, 위병소 근무 인원들을 초박살 내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걸리면 군기교육대 깜인 데여?’
‘걱정 마라 말이야. 오늘, 우리 깔치(애인을 지칭하는 은어)가 면회 오는데, 친구인 척, 읍내 다방에서 만나 가지구 같이 들어와, 면회 신청하라고 내가 그랬거든, 그것도 신출내기에다, 얼굴도 별로 팔리지 않은 애로 말이야…..저번에 포상휴가 껀도 신세 갚을 겸 해서 말이야. 딴 사람들에겐 비밀!, 알았쥐?’
난 본의 아니게 김상병을 따라 외박을 나가게 되었다. 없는 군복이었지만, 제일 깨끗한 것으로 골라 입고, 위병소에서 연락 온대로 주번사관에게 신고를 한 뒤에, 위병소로 달려 나갔다. 역시나 위병소 병력들이 외박, 외출을 나가려는 인원들의 군기를 잡고 있었지만, 내 앞에서 김상병이 동기와 짜고서 막는 통에, 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면회실로 갈 수 있었다. 면회실에서 접수를 받는 위병이 나를 쳐다보며, 빙글빙글 웃었다. 아마도 김상병이 그렇고 그런 외박 이라고 넌지시 사전에 언질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경례를 하자, 너무도 친절한 목소리로,
‘저기 애인이 와 있으니 가서 만나 봐. 시간 내에 늦지 말고 들어오고….’
‘감사합니다, 충…. 성!’
면회실의 구석에는 김상병과 애인, 그리고, 코트를 입은 채로 나를 보고 서 있던 여자가 한 사람 있었다. 김상병은 눈짓을 찡긋했다. 잘 왔냐는 인사라도 하라는 것 같은 눈치였다. 옳지, 그래야, 자연스럽지….
‘응, 왔어? 고생했다. 나가자.’
그제서야, 김상병은 눈가에 웃음을 띄우며, 동기생으로 보이는 그 위병에게 한 소리 한다.
‘들어올 때, 뭐 사다 주랴?’
‘알잖아!’
서로가 빙글대면서 웃었고, 우리 네 사람은 엉거주춤 위병소를 통과해서, 부대 근처의 읍내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다. 면회자 명단에 친구라고는 쓰고 나왔다 해도, 김상병과 애인은 조잘조잘 말도 많았지만, 나와 그 여자는 멀뚱하니, 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한마디 대화가 없었다. 버스를 이용해서 읍내에 내리니, 정말 이 맛에 외박을 하는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작은 읍내 였지만, 길거리마다, 외박으로 쏟아져 나온 군인들과 그들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 온 가족, 애인들로 북새통이 따로 없었다. 길거리에는 부대 내에서 맡아 보기 힘든 고기 굽는 냄새와 자장면 등등 갖가지 냄새가 넘쳐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줄창, 시퍼런 군복만 보다가, 화려한 색상의 옷으로 차려 입은 싱싱한 보지들의 행렬은 감동의 도가니탕 이었다. 그 당시, 군인 월급이라고 해봐야, 별 소용이 없었던 탓에, 나는 뻘쭘히 김상병의 뒤를 따라 다닐 수밖에 없었다.
‘정일병, 우선 방부터 잡자.’
‘지는 그만 갈랍니더.’
잠자코 말이 없던 그 여자가 김상병의 애인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시겠어요? 오늘 고마웠어요.’
목례를 하고 총총히 사라지는 그녀는 버스 터미널이 있는 주차장 건너편의 2층 다방으로 가버렸다.
‘이름도 안 물어 봤네….’
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자기야, 왜, 그냥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그러지 그랬냐? 정일병, 심심 허게…..’
김상병의 애인은 속으로 돈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완죤히 개털인 나를 데리고, 방도 따로 잡아 줘야 하고, 거기다가 빠구리 값까지 대 준다는 것은 오바를 해도, 엄청 오바 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일 게다. 게다가 부대로 복귀하기 전까지, 적어도 세 사람 분으로, 세 끼는 해결해야 하는데, 그 돈도 만만치 않다는 표정이었고….난 아무래도 좋았다. 이렇게 사제의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오늘 하룻밤 만이라도 자다가 깨야 하는 근무의 부담이 없다는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었다. 셋이서 자장면을 먹고, 식사 전에 잡아 놓은 방으로 각자 들어가고 나자, 이내 방안에는 깊은 고요가 찾아 들었다.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벌써 옆방의 김상병은 작업을 시작했는지 간간히 쿵쿵거리는 진동음이 전해져 왔다. 급하긴 엄청 급했구만…
‘샤워나 해야 되겠네…’
부대 내의 목욕탕을 정기적으로 가긴 해도, 계급이 일병이다 보니, 언제나 시간에 쫓기고, 대충 닦고 튀어 나가는 통에, 이렇게 여유 있는 샤워를 한다는 사실도, 나에게는 과분한 일인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샤워기를 트니, 곧 이어서 뜨끈한 물이 콸콸 쏟아진다. 머리는 짧고, 얼굴은 검게 그을려, 누가 봐도 군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형상 이었지만, 눈을 감고 뜨거운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으며, 있다 보니, 흡사 내가 지금 집에 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샤워를 손가락이 퉁퉁 불도록 한 후에, 침대에 앉고 나자, 온 몸이 나른해 지면서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지만, 그 TV의 유혹은 어쩌질 못했다. 내려 앉는 눈꺼풀을 까 뒤집으면서 까지, 다시는 TV를 못 볼 사람 처럼, 이 채널, 저 채널 돌려가며, 줄창 보다 보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잠깐 잠이 든 사이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정일병, 자냐?’
‘아니여. 들어오세여.’
‘저녁, 뭐 먹을래? 우리 시켜다 먹을 건데…조끔 있다가 우리 방으로 온나.’
‘네. 전 아무거나….’
찬밥, 더운밥 가타부타 가릴 처지가 아니기에….나는 옆방에 음식이 배달 되는 소리가 나고, 조금 있다가 방문을 두드렸다. 방안에는 찌게와 파전, 불고기 백반이 차려져 있었고, 소주도 4병씩이나 배달되어 있었다. 애인이 갖고 왔는지, 김상병은 어느새 잠옷 차림이었고, 그 여자도 낮에 보던 스포티한 차림이 아닌, 편안한 홈웨어 차림 이었다. 술은 밥과 함께 허기를 메우기도 전에, 머릿속을 온통 휘저어 버렸고, 세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남은 불고기와 파전으로 그 나머지 술을 몽창 마셔대고 있었다.
‘두 분, 결혼 하실 거죠?’
‘거럼, 두말 하면 입 아프쥐, 안 그래?’
김상병이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웃었다.
‘정일병님은 면회 올 사람 없어요?’
‘집이 워낙 멀고, 아버님 혼자서 약국을 하고 계셔서….뭐, 꼭 면회 와야, 맛인가요?’
‘그래도, 부대 생활이 고롭다구, 형철씨는 언제나 우는 소리 뿐인데….’
부대 내에서는 활달한 그가, 애인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모양이었다. 술이 바닥이 날 즈음에, 김상병의 애인은 피곤하다며, 먼저 침대에 들어가 잠이 들어 버렸고, 곧 이어, 약하게 코까지 골고 있었다.
‘자지? 잠 들었지? 안 그러냐? 정일병?’
‘그러신 거 같은 데여?’
김상병은 애인이 술과 피곤에 지쳐 깊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하자, 내방으로 가자고 눈짓을 했다. 먹던 그릇과 술병을 쟁반에 담아 밖으로 내어 놓고, 방으로 돌아와 우리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야, 그래도 명색이 외박인데, 빠구리 한번, 안 걸치고 들어가면 너무 섭하잖아?’
‘괜찮습니다. 이렇게 외박 시켜주신 것도 어딘데….’
‘아니, 너 말고, 나 말이야.’
‘네?’
‘야, 마누라 될 사람이랑 하는 짓거리를 빠구리 라고 부르는 놈이 어딨냐? 아까 보니깐 그 다방 레진가 뭔가 하는 기집애, 깔쌈 하던데, 생각 있냐? 내가 전화 해 볼 테니….’
면회 온 애인을 옆방에 두고도 김상병은 그예, 바람을 피우고 싶은 모양이었다. 극구 나는 아니라고 했는데도, 김상병은 전화를 걸어 그 여자를 불러 들였다. 아까와 같은 코트 차림으로 그녀가 방으로 들어섰다.
‘두 명 이라예?’
‘왜 안되냐?’
‘따불로 줘도 몬함니더.’
나는 피곤해서 잔다고 냉큼 침대 위로 올라갔다. 김상병은 잘 됐다는 눈초리로 방 구석에 접혀 있던 이부자리를 바닥에 깔았다. 그 여자가 욕실에서 뒷물을 하고 나오는 사이에, 나는 누워서 옷을 벗고 있는 김상병에게 물었다.
‘콘돔은 갖고 오셨어여?’
‘콘돔은 무신….장갑 끼고 악수하면 제 맛이 나나? 맨 좇에 기냥 박아봐야 그게 홈방이쥐.’
그녀가 나오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김상병은 그녀를 무릎 꿇리고, 일어서더니만 그녀의 입안에 좇을 물렸다. 군인들 좇대가리야 대개 그렇질 않은가? 싸기 무섭게, 벌떡대는 것 말이다. 그녀의 머리를 붙들고, 뒤통수가 뚫어질 것처럼 입안으로 좇을 박아대는 것도 모자라, 기어이 토악질을 해대는 그녀의 입안에 김상병은 좇물을 뿌려댔다. 나는 자는 듯, 누워서 고개만 옆으로 돌린 채, 생전 처음 다른 사람이 섹스를 하는 장면을 엿보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정일병, 봤지? 씹보지는 요렇게 박아야 제 맛이야.’
김상병 조차도 누군가 자신의 섹스를 보아주고 있다는 사실에 기꺼웠는지, 그녀를 더욱 지저분한 창녀 대하듯이, 욕까지 섞어가며 좇질을 해 대고…그녀가 김상병에게 뒷치기를 당하는 도중, 공교롭게도 그녀의 얼굴이, 침대에 누워 옆으로 섹스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내 얼굴 앞에 오고 말았다. 애무도 뭐도 없이, 이년아 벌려라, 박아주고 말고 라는 형식의 개차반 섹스를 묵묵히 받아내는 그녀의 얼굴이 내 앞을 떡 하니 가로막자, 나는 눈을 감을 수도, 뜨고 있기도 너무 민망한 지경이었다.
‘윽윽윽….보지 마이소.. 보지 마이소…..윽윽’
그녀가 흔들리는 고갯짓과 너울거리는 머릿결 사이로 나에게 나즈막 하게 중얼거렸다. 아마도 누군가 자신의 섹스를 지켜 본다는 것이 나와 김상병의 속마음과 다르게 수치스러웠던 모양이다. 나는 눈을 감고, 그녀의 부탁대로 돌아 누웠다. 등 뒤로 두 사람의 색쓰는 소리는 온 몸을 근질거리게 했고, 나는 나대로 그 소리와 머릿속으로 펼쳐지는 나름대로의 몽상에 빠져 팬티 속에서 서버린 좇대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이고, 요년 봐라, 내 그럴 줄 알았지. 허연 씹물을 줄줄 싸누만. 옹야, 이 몸, 상병, 김상병의 울트라 좇맛을 기어이 보여주마.’
소리로 들리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바닥에 뉘여 놓고, 위에서 박아대는 모양 이었다. 쿵쿵거리는 진동이 내가 누워 있는 침대에서도 느껴진다. 인간의 위대함….오함마도 그런 오함마가 없을 거인데, 어째 사람의 보지 속은, 그렇듯 내리 박아대는 좇질에도 뚫리지 않는가 말이다.
‘내, 너, 척 볼 때부터 알아봤다. 니 같은 년은 보지 구녕이 허벌 나게 박아줘도 모자란다며, 똥꾸녕 까지 겹으로 벌릴 년이야, 안 그래? 내 말이?’
‘아이라예,…억억억억.. 아이라예……..내사, 그런 년, 아이라예.’
‘아니긴 뭐가 아냐? 아닌 년이 이렇게 좋아 어쩔 줄 모르나? 에라이, 씨발년아! 너 오늘 내 좇에 죽어봐라. 대한민국 육군 김상병의 발칸포 나가신다!’
슬며시, 어깨를 비틀어 김상병 쪽을 훔쳐 보는데, 김상병이 선 채로 그녀를 난짝 들어서는 두 팔로 종아리를 걸어 올려서는 가랭이를 양쪽으로 벌린 채로, 그녀의 보지 속에 좇방맹이를 박아 넣은 자세로, 열나 그녀의 하반신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년아, 윽윽, 씨발년아! 윽윽 좇 같은 년아! 이래도? 이래도? 이래도? 싫어? 그래, 그래야쥐. 윽윽, 억억. 척…척..척.척..척척척척척…….’
이윽고 척척 대는 김상병의 좇질이 소리를 멈추고, 두 사람은 엉긴 채로 이불 위에 널부러 졌다. 나는 약하게 코고는 소리까지 내면서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팬티 안에는 온통 풀죽을 쑤어 놓은 채로…두 사람은 하던 일을 마쳤다는 것과 동시에, 똥누고 바지 치켜 올리듯, 형식적인 인사도 없이, 옷을 껴 입고 방을 나가버렸다. 나는 휴지로 대강, 팬티 속의 지지레를 닦은 뒤에, 잠에 빠져 버렸지만, 새벽녘에 벽을 다시금 쿵쿵대며, 뒤흔드는 김상병과 애인의 씹좇 놀음에 잠이 깨고 말았다. 그 날, 오후, 김상병의 애인은 두 눈이 푹 꺼진 초췌한 모습으로, 서울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고, 김상병은 의기양양하게 부대로 나와 같이 복귀했다. 그로부터 3주나 지났을까?
‘너 이게 뭐냐? 너 언제 빠구리 했어?’
‘네, 상병 김형철, …….3주…… 됐습니다.’
‘야, 내무반장, 이 자식, 내일 훈련 열외 시키고, 지대로 올려 보네.’
부대 내에서 돌고 있던 옴의 조기발견을 위해 선임하사가 특별히 좇과 불알 검사를 하던 중, 김상병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다들 옴이 번진 줄 알고, 모포와 매트리스를 따로 깔았지만, 김상병은 자기 전에 나에게 다가와, 바지를 까면서 좀 봐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아버님이 하시는 약국을 봐 드리면서, 심심할 때마다 읽었던 조그만 의학 상식들이 군대에 와서 꽤 쓸모 있게 활용되던 일 때문이었다.
‘너 이거 좀 잘 살펴 봐라. 이게 옴인가? 참 재수가 없을라니까, 뒤로 넘어져도 좇대가리가 뿌러진다고 설랑…..’
‘김 상병님, 이거 옴이 아니라……이거 경성하감 같은데요?’
‘야, 경성, 뭐 어쩌구? 그게 다 뭐냐?’
‘그게, 저…….. 매독 같다는 얘기에요. 매독균으로 불리우는 트레포네마 라는 것이 침입하는 최초 부위에, 콩알만한 멍울이 요렇게 잡히는 데요, 그걸 가리켜서, 초기경결 또는 경성하감이라고 하는 거래요.’
‘그럼, 죽냐?’
겁은 많아 가지구 쯧쯧……. 난 그때, 속으로, 결혼을 약속한 애인을, 그것도 벽 하나 사이에 두고서, 좇뿌리 놀리다가 잘 됐다며, 쌤통 이라고 놀리고 있었다.
‘죽긴요, 매독이 아무리 독해도, 초기에 잘 치료하면 후유증 없이 깨끗이 나을 수 있다니깐요!’
‘치료 안 하면 어떻게 되는데?’
‘매독은 보기보다 끈질기고 무서워요. 병발 증상이 모두 1기에서 4기로 나뉘는데요, 들어 보실래요? 지금 김상병님의 증상이 1기 걸랑요? 이렇게 경성하감이 생기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쪽 서혜임파절이 통증 없이 부어 오르는 무통성 횡현이 생겨요.’
‘좀 쉽게 설명해 봐라.’
대가리 하고는! 쯧쯧…. 대가리가 나쁘면 좇대가리 라도 제대로 놀리던지…..
‘쉬운 말로 하면 눌러도 아프지 않은 가래톳이 선다 이 말이죠.’
‘그래서?’
‘이 1기가 지나면 증세가 슬그머니 없어져요.’
‘잘 됐네, 그냥 낫는다는 말이쥐?’
‘그게 아니라, 겉으로는 없어진 척, 구라를 떨면서 속으로는 그 트레포네마가 좇나 증식을 해대서, 약 6주 정도가 지나면 와세르만 반응을 통해 양성으로까지 판명 된다구요.’
‘왔어? 오긴 뭐가 와?’
‘그게 매독 혈청반응 검사를 말하는 거에요. 몸 속에서 열나, 뿔고 뿔어서, 이제는 피를 뽑아 테스트 해봐도, 온통 매독균이 전신을 통해 잡히게 된다, 이 말이죠.’
‘그럼, 죽냐?’
‘제 2기에서 죽진 않고, 몸은 계속해서 경고 신호를 피부를 통해 나타내죠, 매독성 장미진, 콘딜로마, 화류관, 매독성 건선 이런 다양한 피부질환이 나타나면서 점점 더 증상이 깊어져요. 3기쯤으로 넘어가면, 그때서부터는 심각해 져요, 점막발진 같은 경우, 코꾸녕이나 입천장에 구녕이 뻥뻥 뚫리기도 해요.’
‘아이구나, 나 죽었네, 그럼 4기가 되면, 꼭 죽냐?’
‘4기 정도 되면 갈 데까지 갔다고 봐야죠. 4기는 감염 후, 10년이 되면 나타나죠. 이때는 변성매독이나 내장매독이라고, 아예 이름도 따로 불러요. 왜냐하면 이때는 매독균이 척수를 타고 뇌에 까지 영향이 확대되는 마비성 치매로 말미암아, 정신병에다 폐인이 되거나, 척수에 영향을 주어서, 지각장애나 보행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국에는 일어난다구요. 아니, 그럼, 그때까지 치료 받지 않으실 거에요?’
‘그건 아니지. 그런데, 치료는 쉽냐?’
‘별거 아니에요. 페니실린 구매요법이란 걸 쓰면 되죠. 프로카인 페니실린으로 근육주사를 10일에서 20일정도 연속으로 맞으면 되구여, 물론 내복약도 있어요. 초기니까 걱정 마세요. 그리고, 군대 라는 폐쇄적인 환경에 있으니까 사제에 있는 것 보담야 치료가 빠를 거에요.’
가까스로 김상병을 안심시키고, 나는 그 날, 야간 불침번을 서면서 아버님께 편지를 썼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난 어느 토요일, 뜬금없이 나를 찾는 면회소식이 있었다. 준비를 하고 위병소를 찾아갔을 때, 그 곳에는 아닌 게 아니라, 김상병에게 매독을 옮긴, 그 다방 레지가 서 있었다. 예전처럼, 나와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읍내로 버스를 타고 부대를 빠져 나왔다. 이번에는 그녀가 방을 잡아 놓았다고 버스를 내리며, 말했고…..
‘식사 하실랍니꺼?’
‘그럽시다.’
말이 식사였지, 서로가 자장면을 앞에 두고, 나는 주인 어른의 눈치를 열나 받아 가며, 단무지도, 양파도, 춘장도 모두 두 개씩 달라고 했다. 단지 몸을 판 죄 밖에는 없었지만, 그래도 병을 옮겼다는 그 불결한 느낌은 그녀를 바로 볼 수 없도록 나의 마음을 경직시키고 있었기에…식사를 마치고, 그녀는 방으로 올라가자고 했다. 이건 또 무신 씨슈템? 나한테 까정 병을 옮기겠다는 심뽀? 이거 굴러먹어도 너무 굴러 먹었구만! 나는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그녀를 따라 나섰다. 방에 들어서니 그녀가 품에서 따끈한 캔 커피 두 개를 꺼낸다.
‘약소합니더! 받으이소!’
찜찜 했지만, 그래도 깡통을 혀로 쓸거나, 보지 속에 넣고 문지르지는 않았을 생각에 받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아버님께서 보내신 약, 잘 받았어예. 지금도 잘 먹고 있심더.’
‘약이요? 무신 약?’
‘매독 치료제 말입니더. 면회 신청 해가꼬, 드릴 말씀도 있고 해서…’
나는 그제서야 아버님께서 내가 편지에 쓴 대로, 눈 앞의 다방 레지에게 매독 치료제를 부쳐주신 것을 깨달았다. 참 능력도 좋으시지, 여기가 어디라고 수소문을 해서 저 여자를 찾으셨나?
‘약은 고마운 데예, 이기 뭔지 몰라서…..’
‘어디 줘 봐요. 아! 이거! 페니실린 근육 주사 에요. 제가 놓을 줄 알아요. 버렸더라면 큰 일날 뻔 했네.’
약국을 봐 드릴 때면, 불쌍한 노친네 들을 찾아 다니시면서 무료로 영양제 링거를 놓으러 다니시는 아버님을 위해 평소, 배워놓은 덕에 나는 그녀에게 주사를 놔 줄 수 있었다.
‘자 엎드려 봐요. 이번에는 같이 자면서 이틀간 내가 놔 줄 테니, 다음부터는 혼자 놔 버릇 해 봐요. 별로 어려운 것도 없으니….’
그녀는 얼굴이 벌게지더니만 침대 모서리에 엎드려, 바지와 팬티를 까 내리고, 내 쪽으로 엉덩이를 내밀었다. 사실 말이지, 이런 바닥에서 군단 병력이 지나가도록 놔 두기에는 아까운 엉덩이 이긴 했다.
‘착착착착착.’
나는 일부러, 한 두대 때려도 되는 엉덩이를 서너 차례 쓰다듬다가 때렸다. 아마 그녀도 속으로는, 내가 그녀에게 주사를 놓으려는 목적보다, 뒤로 드러난 보지를 감상 하면서, 토실한 엉덩이를 만지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그녀의 빠듯한 살림에, 이렇게 외박을 나와, 여관도 잡아주고, 밥도 사줄려면, 그 여유가 찢어질 정도로 빡빡할 거란 생각이 들어, 저녁 때에도 술은 시키질 않았다. 머쓱하기는 해도 나는 그녀의 앞에서 잠이 들기 전까지 주사기를 들어가며, 앰플을 따는 법, 주사액을 주사기에 넣는 법, 주사할 부위를 선택하는 법 등을 가르치면서 그 밤을 보냈다. 어떻게냐구? 물론 그녀를 홀랑 벗겨 놓고 말이다. 그녀는 아직 낫질 않아서, 그 몸으로 빚을 갚을 수는 없어도 다 낫게 되면 화끈하게 봉사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 대신에 그 밤, 섹스와는 상관 없이, 내 옆에 뉘여 놓고, 진력이 나도록, 여자 살 이란 것을 만져 볼 수 있었다. 중간 중간에, 그녀는 혹시나 있을 수 있는 감염을 걱정해서, 잠에 빠져 젖을 붙들고 자려는, 나를 깨워서, 욕실로 들여보내, 손을 씻게 하는 것을 잊질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여관을 나오기 전에, 내 앞에서 화끈한 스트립쇼와 함께 씹구녕에 손가락 쑤셔 넣기 묘기도 함께 보여 주었다. 나도 질 수는 없기에 그녀가 자신의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격렬하게 쑤셔 넣으며, 오르가즘에 빠져드는 순간, 나도 그녀의 앞에서 바지를 홀랑 까고, 열나 딸을 잡았으니 별로 아쉬울 것은 없었다. 그녀는 다음 달, 보건소에 가서 항체 검사를 받을 작정 이라고 했다. 지금 생각에는 벌써 다 나은 것 같다고도 그랬고….부대로 돌아 오면서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그녀가 나를 향해 밝게 웃고 있었다. 앞으로 닥칠 그 수많은 밥벌이용 빠구리의 고단한 삶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웃을 수 없을 거인데… 부대로 복귀 해서 신고를 하고서 내무반에 돌아왔는데, 구석에서 울상이 되어 앉아 있던, 김상병이 나를 보고 말했다.
‘그 년이 날 보고, 매독 같은 놈이라고 하면서 잘 먹고 잘 살라고 하더라. 아주, 영영, 빠이빠이래. 으이그….나 미친다, 미쳐. 근데 이 놈의 매독은 왜 이렇게 약을 먹어도 영 낫지를 않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말했는가 보다. 군대 에서는 머리 아파도 소화제, 다리 아파도 소화제, 그럼 매독에도 소화제를?....그건 알 수 없는 얘기였다. 버젓이 잘 나아서 활개치는 사람도 있질 않은가 말이다!
-끝-
P.S.: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 이었습니다. 수 많은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일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글을 올립니다. 신년에는 보다 갈고 닦여진, 좋은 글로 만나 뵐 것을 여러분들 앞에 좇나 다짐해 봅니다. 저의 작은 바램이 있다면, 아직까지 소라 측에서 고쳐주질 않고 있는 공작소와 게시판 사이의 업데이트와 링크 문제가 이 해를 넘기지 말고 수정되기를 기다려 봅니다. 행운목이란 글, 다음부터는 제목만 나오고, 게시판의 글과는 링크되질 않는 오래 된 문제 인데, 아직까지 소라측 에서는 이렇다 할 답변도 없구만요….쩝…..
얼마 남지 않은 이 해, 유종의 미를 거두시기 바라며, 건강과 사랑, 섹스가 충만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블루스맨 배상-
영화를 같이 보다가 아내가 물었다.
‘자기야, 저 군인들이 하는 얘기 중에 빠이쁘가 샌다는 게 뭐야?’
‘응, 성병으로 고름이 질질 나온다고 하는 말을 그렇게 하는 거라구. 별게 다 궁금해요.’
‘아니, 월남전 때는 콘돔 같은 게 없었나?’
‘있기야 있었지, 그렇지만, 그 당시만 해도 1960 년대 하반기 쯤 이었고, 남자들에게 피임이나 성병 예방을 위해서 콘돔을 권유해도 들을만한 시기가 아니었다니깐. 전세계적으로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콘돔 사용 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직업 여성들이 TV에 얼굴 가리고 나와서 말 안하디?’
‘그럼, 빠이쁘가 샌다는 그 병은 뭔데?’
‘매독 이겠지 뭐.’
‘매독?’
‘대개 성병은 임질, 매독, 연성하감, 서혜임파육종 이라고 불리는 제4성병군, 허페스 같은 종류, 마지막으로 에이즈 정도로 구분하는데, 매독은 그 중에서도 역사가 제일 오래된 성병 이라구, 매독은 1905년에 독일의 샤우진과 호프만이라는, 좇나 머리 좋은 사람이 발견했는데, 스피로헤타 파리다, 혹은 트레포네마 파리둠 이라고 하는 병원체에 의해서 옮겨지는 만성 전염질환이야. 에이즈야 보균자의 정액이나 질내 분비물에 의해 감염되지만, 매독은 보균자와의 성교나 키스, 페팅 등에 의해서도 전염되지. 임신 중에 산모가 감염되면 태반을 중개로 해서 태어날 아이도 선천성 매독을 안고 태어나게 되는 고질병이야. 그렇지만, 그 트레포네마 파리둠이란 병원균은 인체와 떨어져서 건조해지면 급격히 전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물이나, 의류, 목욕 등으로는 전염되질 않아.’
‘근데, 자기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집 전화번호도 곧잘 까먹는 인간이?’
‘다 군대 있을 때, 예비상식으로 매 맞아가면서 외운 거지 뭐. 별거 있겠어?’
그러나, 그것은 좇나 뻥이었다. 지금의 아내야 그나마 전역 후, 복학한 후에 만났기에 아내는 군대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면 그런가 부다 하고만 들을 뿐이었다. 창 밖의 스산한 바람과 더불어 쏟아지는 눈을 보면서, 나는 그 당시가 눈에 선하게 떠오르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었고……
‘정 일병, 내일 외박 시켜 줄까나?’
‘김 상병님, 무슨 말씀이세여? 외박이라뇨?’
‘뭐 어렵겠냐? 위병소 동기한테 얘기 한마디면 되는데 뭘.’
‘어떻게여?’
나는 언제나 딱딱한 군대식 답변도 제대로 못하고, 사제(일반 사회를 가리키는 군대 은어)의 습관을 버리질 못했기에, 언제나 빠졌다는(군기가 ‘빠졌다는’ 군대식 은어) 말을 많이 듣고 있었지만, 짠밥장(병사 계급 중에서 마지막으로 진급하는 병장을 달기 전, 내무반의 살림을 총괄하는 위치를 가리키는 말) 인 김 상병의 비호아래, 그런대로 편하게 군대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입대 전, 변변한 애인도 없고, 집도 멀어, 면회 오는 사람이 더더욱 없다 보니, 내 앞으로 떨어지는 포상휴가증을, 애인과 죽고 못사는 김상병에게 건네준 것이 쥐약처럼 약효를 발휘 하게 된 원인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 당시에는 불법이긴 했어도, 먼저 면회 나간 병사들이 다방의 레지들에게 전화를 걸어, 애인인 척 면회신청을 해주곤 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군단 병력이 지나갔다는 말이 도는 다방 레지들이고 보니, 얼굴이 팔려, 외부 방문자의 면회 신청을 접수하는 위병소에서는 번번히 퇴짜를 놓기 일 쑤 였다. 왜냐하면 선임하사나 인사계 들이 부대를 들락거리다가, 안면이 있는 다방 레지와 병사가 외출해서 걸어 나가는 것을 용케 잡아내서리, 위병소 근무 인원들을 초박살 내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걸리면 군기교육대 깜인 데여?’
‘걱정 마라 말이야. 오늘, 우리 깔치(애인을 지칭하는 은어)가 면회 오는데, 친구인 척, 읍내 다방에서 만나 가지구 같이 들어와, 면회 신청하라고 내가 그랬거든, 그것도 신출내기에다, 얼굴도 별로 팔리지 않은 애로 말이야…..저번에 포상휴가 껀도 신세 갚을 겸 해서 말이야. 딴 사람들에겐 비밀!, 알았쥐?’
난 본의 아니게 김상병을 따라 외박을 나가게 되었다. 없는 군복이었지만, 제일 깨끗한 것으로 골라 입고, 위병소에서 연락 온대로 주번사관에게 신고를 한 뒤에, 위병소로 달려 나갔다. 역시나 위병소 병력들이 외박, 외출을 나가려는 인원들의 군기를 잡고 있었지만, 내 앞에서 김상병이 동기와 짜고서 막는 통에, 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면회실로 갈 수 있었다. 면회실에서 접수를 받는 위병이 나를 쳐다보며, 빙글빙글 웃었다. 아마도 김상병이 그렇고 그런 외박 이라고 넌지시 사전에 언질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경례를 하자, 너무도 친절한 목소리로,
‘저기 애인이 와 있으니 가서 만나 봐. 시간 내에 늦지 말고 들어오고….’
‘감사합니다, 충…. 성!’
면회실의 구석에는 김상병과 애인, 그리고, 코트를 입은 채로 나를 보고 서 있던 여자가 한 사람 있었다. 김상병은 눈짓을 찡긋했다. 잘 왔냐는 인사라도 하라는 것 같은 눈치였다. 옳지, 그래야, 자연스럽지….
‘응, 왔어? 고생했다. 나가자.’
그제서야, 김상병은 눈가에 웃음을 띄우며, 동기생으로 보이는 그 위병에게 한 소리 한다.
‘들어올 때, 뭐 사다 주랴?’
‘알잖아!’
서로가 빙글대면서 웃었고, 우리 네 사람은 엉거주춤 위병소를 통과해서, 부대 근처의 읍내로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다. 면회자 명단에 친구라고는 쓰고 나왔다 해도, 김상병과 애인은 조잘조잘 말도 많았지만, 나와 그 여자는 멀뚱하니, 정류장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한마디 대화가 없었다. 버스를 이용해서 읍내에 내리니, 정말 이 맛에 외박을 하는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작은 읍내 였지만, 길거리마다, 외박으로 쏟아져 나온 군인들과 그들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 온 가족, 애인들로 북새통이 따로 없었다. 길거리에는 부대 내에서 맡아 보기 힘든 고기 굽는 냄새와 자장면 등등 갖가지 냄새가 넘쳐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줄창, 시퍼런 군복만 보다가, 화려한 색상의 옷으로 차려 입은 싱싱한 보지들의 행렬은 감동의 도가니탕 이었다. 그 당시, 군인 월급이라고 해봐야, 별 소용이 없었던 탓에, 나는 뻘쭘히 김상병의 뒤를 따라 다닐 수밖에 없었다.
‘정일병, 우선 방부터 잡자.’
‘지는 그만 갈랍니더.’
잠자코 말이 없던 그 여자가 김상병의 애인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시겠어요? 오늘 고마웠어요.’
목례를 하고 총총히 사라지는 그녀는 버스 터미널이 있는 주차장 건너편의 2층 다방으로 가버렸다.
‘이름도 안 물어 봤네….’
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자기야, 왜, 그냥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그러지 그랬냐? 정일병, 심심 허게…..’
김상병의 애인은 속으로 돈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완죤히 개털인 나를 데리고, 방도 따로 잡아 줘야 하고, 거기다가 빠구리 값까지 대 준다는 것은 오바를 해도, 엄청 오바 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일 게다. 게다가 부대로 복귀하기 전까지, 적어도 세 사람 분으로, 세 끼는 해결해야 하는데, 그 돈도 만만치 않다는 표정이었고….난 아무래도 좋았다. 이렇게 사제의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오늘 하룻밤 만이라도 자다가 깨야 하는 근무의 부담이 없다는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었다. 셋이서 자장면을 먹고, 식사 전에 잡아 놓은 방으로 각자 들어가고 나자, 이내 방안에는 깊은 고요가 찾아 들었다.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벌써 옆방의 김상병은 작업을 시작했는지 간간히 쿵쿵거리는 진동음이 전해져 왔다. 급하긴 엄청 급했구만…
‘샤워나 해야 되겠네…’
부대 내의 목욕탕을 정기적으로 가긴 해도, 계급이 일병이다 보니, 언제나 시간에 쫓기고, 대충 닦고 튀어 나가는 통에, 이렇게 여유 있는 샤워를 한다는 사실도, 나에게는 과분한 일인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샤워기를 트니, 곧 이어서 뜨끈한 물이 콸콸 쏟아진다. 머리는 짧고, 얼굴은 검게 그을려, 누가 봐도 군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형상 이었지만, 눈을 감고 뜨거운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으며, 있다 보니, 흡사 내가 지금 집에 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샤워를 손가락이 퉁퉁 불도록 한 후에, 침대에 앉고 나자, 온 몸이 나른해 지면서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지만, 그 TV의 유혹은 어쩌질 못했다. 내려 앉는 눈꺼풀을 까 뒤집으면서 까지, 다시는 TV를 못 볼 사람 처럼, 이 채널, 저 채널 돌려가며, 줄창 보다 보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잠깐 잠이 든 사이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정일병, 자냐?’
‘아니여. 들어오세여.’
‘저녁, 뭐 먹을래? 우리 시켜다 먹을 건데…조끔 있다가 우리 방으로 온나.’
‘네. 전 아무거나….’
찬밥, 더운밥 가타부타 가릴 처지가 아니기에….나는 옆방에 음식이 배달 되는 소리가 나고, 조금 있다가 방문을 두드렸다. 방안에는 찌게와 파전, 불고기 백반이 차려져 있었고, 소주도 4병씩이나 배달되어 있었다. 애인이 갖고 왔는지, 김상병은 어느새 잠옷 차림이었고, 그 여자도 낮에 보던 스포티한 차림이 아닌, 편안한 홈웨어 차림 이었다. 술은 밥과 함께 허기를 메우기도 전에, 머릿속을 온통 휘저어 버렸고, 세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남은 불고기와 파전으로 그 나머지 술을 몽창 마셔대고 있었다.
‘두 분, 결혼 하실 거죠?’
‘거럼, 두말 하면 입 아프쥐, 안 그래?’
김상병이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웃었다.
‘정일병님은 면회 올 사람 없어요?’
‘집이 워낙 멀고, 아버님 혼자서 약국을 하고 계셔서….뭐, 꼭 면회 와야, 맛인가요?’
‘그래도, 부대 생활이 고롭다구, 형철씨는 언제나 우는 소리 뿐인데….’
부대 내에서는 활달한 그가, 애인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모양이었다. 술이 바닥이 날 즈음에, 김상병의 애인은 피곤하다며, 먼저 침대에 들어가 잠이 들어 버렸고, 곧 이어, 약하게 코까지 골고 있었다.
‘자지? 잠 들었지? 안 그러냐? 정일병?’
‘그러신 거 같은 데여?’
김상병은 애인이 술과 피곤에 지쳐 깊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하자, 내방으로 가자고 눈짓을 했다. 먹던 그릇과 술병을 쟁반에 담아 밖으로 내어 놓고, 방으로 돌아와 우리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야, 그래도 명색이 외박인데, 빠구리 한번, 안 걸치고 들어가면 너무 섭하잖아?’
‘괜찮습니다. 이렇게 외박 시켜주신 것도 어딘데….’
‘아니, 너 말고, 나 말이야.’
‘네?’
‘야, 마누라 될 사람이랑 하는 짓거리를 빠구리 라고 부르는 놈이 어딨냐? 아까 보니깐 그 다방 레진가 뭔가 하는 기집애, 깔쌈 하던데, 생각 있냐? 내가 전화 해 볼 테니….’
면회 온 애인을 옆방에 두고도 김상병은 그예, 바람을 피우고 싶은 모양이었다. 극구 나는 아니라고 했는데도, 김상병은 전화를 걸어 그 여자를 불러 들였다. 아까와 같은 코트 차림으로 그녀가 방으로 들어섰다.
‘두 명 이라예?’
‘왜 안되냐?’
‘따불로 줘도 몬함니더.’
나는 피곤해서 잔다고 냉큼 침대 위로 올라갔다. 김상병은 잘 됐다는 눈초리로 방 구석에 접혀 있던 이부자리를 바닥에 깔았다. 그 여자가 욕실에서 뒷물을 하고 나오는 사이에, 나는 누워서 옷을 벗고 있는 김상병에게 물었다.
‘콘돔은 갖고 오셨어여?’
‘콘돔은 무신….장갑 끼고 악수하면 제 맛이 나나? 맨 좇에 기냥 박아봐야 그게 홈방이쥐.’
그녀가 나오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김상병은 그녀를 무릎 꿇리고, 일어서더니만 그녀의 입안에 좇을 물렸다. 군인들 좇대가리야 대개 그렇질 않은가? 싸기 무섭게, 벌떡대는 것 말이다. 그녀의 머리를 붙들고, 뒤통수가 뚫어질 것처럼 입안으로 좇을 박아대는 것도 모자라, 기어이 토악질을 해대는 그녀의 입안에 김상병은 좇물을 뿌려댔다. 나는 자는 듯, 누워서 고개만 옆으로 돌린 채, 생전 처음 다른 사람이 섹스를 하는 장면을 엿보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정일병, 봤지? 씹보지는 요렇게 박아야 제 맛이야.’
김상병 조차도 누군가 자신의 섹스를 보아주고 있다는 사실에 기꺼웠는지, 그녀를 더욱 지저분한 창녀 대하듯이, 욕까지 섞어가며 좇질을 해 대고…그녀가 김상병에게 뒷치기를 당하는 도중, 공교롭게도 그녀의 얼굴이, 침대에 누워 옆으로 섹스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내 얼굴 앞에 오고 말았다. 애무도 뭐도 없이, 이년아 벌려라, 박아주고 말고 라는 형식의 개차반 섹스를 묵묵히 받아내는 그녀의 얼굴이 내 앞을 떡 하니 가로막자, 나는 눈을 감을 수도, 뜨고 있기도 너무 민망한 지경이었다.
‘윽윽윽….보지 마이소.. 보지 마이소…..윽윽’
그녀가 흔들리는 고갯짓과 너울거리는 머릿결 사이로 나에게 나즈막 하게 중얼거렸다. 아마도 누군가 자신의 섹스를 지켜 본다는 것이 나와 김상병의 속마음과 다르게 수치스러웠던 모양이다. 나는 눈을 감고, 그녀의 부탁대로 돌아 누웠다. 등 뒤로 두 사람의 색쓰는 소리는 온 몸을 근질거리게 했고, 나는 나대로 그 소리와 머릿속으로 펼쳐지는 나름대로의 몽상에 빠져 팬티 속에서 서버린 좇대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하이고, 요년 봐라, 내 그럴 줄 알았지. 허연 씹물을 줄줄 싸누만. 옹야, 이 몸, 상병, 김상병의 울트라 좇맛을 기어이 보여주마.’
소리로 들리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바닥에 뉘여 놓고, 위에서 박아대는 모양 이었다. 쿵쿵거리는 진동이 내가 누워 있는 침대에서도 느껴진다. 인간의 위대함….오함마도 그런 오함마가 없을 거인데, 어째 사람의 보지 속은, 그렇듯 내리 박아대는 좇질에도 뚫리지 않는가 말이다.
‘내, 너, 척 볼 때부터 알아봤다. 니 같은 년은 보지 구녕이 허벌 나게 박아줘도 모자란다며, 똥꾸녕 까지 겹으로 벌릴 년이야, 안 그래? 내 말이?’
‘아이라예,…억억억억.. 아이라예……..내사, 그런 년, 아이라예.’
‘아니긴 뭐가 아냐? 아닌 년이 이렇게 좋아 어쩔 줄 모르나? 에라이, 씨발년아! 너 오늘 내 좇에 죽어봐라. 대한민국 육군 김상병의 발칸포 나가신다!’
슬며시, 어깨를 비틀어 김상병 쪽을 훔쳐 보는데, 김상병이 선 채로 그녀를 난짝 들어서는 두 팔로 종아리를 걸어 올려서는 가랭이를 양쪽으로 벌린 채로, 그녀의 보지 속에 좇방맹이를 박아 넣은 자세로, 열나 그녀의 하반신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년아, 윽윽, 씨발년아! 윽윽 좇 같은 년아! 이래도? 이래도? 이래도? 싫어? 그래, 그래야쥐. 윽윽, 억억. 척…척..척.척..척척척척척…….’
이윽고 척척 대는 김상병의 좇질이 소리를 멈추고, 두 사람은 엉긴 채로 이불 위에 널부러 졌다. 나는 약하게 코고는 소리까지 내면서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팬티 안에는 온통 풀죽을 쑤어 놓은 채로…두 사람은 하던 일을 마쳤다는 것과 동시에, 똥누고 바지 치켜 올리듯, 형식적인 인사도 없이, 옷을 껴 입고 방을 나가버렸다. 나는 휴지로 대강, 팬티 속의 지지레를 닦은 뒤에, 잠에 빠져 버렸지만, 새벽녘에 벽을 다시금 쿵쿵대며, 뒤흔드는 김상병과 애인의 씹좇 놀음에 잠이 깨고 말았다. 그 날, 오후, 김상병의 애인은 두 눈이 푹 꺼진 초췌한 모습으로, 서울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고, 김상병은 의기양양하게 부대로 나와 같이 복귀했다. 그로부터 3주나 지났을까?
‘너 이게 뭐냐? 너 언제 빠구리 했어?’
‘네, 상병 김형철, …….3주…… 됐습니다.’
‘야, 내무반장, 이 자식, 내일 훈련 열외 시키고, 지대로 올려 보네.’
부대 내에서 돌고 있던 옴의 조기발견을 위해 선임하사가 특별히 좇과 불알 검사를 하던 중, 김상병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다들 옴이 번진 줄 알고, 모포와 매트리스를 따로 깔았지만, 김상병은 자기 전에 나에게 다가와, 바지를 까면서 좀 봐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아버님이 하시는 약국을 봐 드리면서, 심심할 때마다 읽었던 조그만 의학 상식들이 군대에 와서 꽤 쓸모 있게 활용되던 일 때문이었다.
‘너 이거 좀 잘 살펴 봐라. 이게 옴인가? 참 재수가 없을라니까, 뒤로 넘어져도 좇대가리가 뿌러진다고 설랑…..’
‘김 상병님, 이거 옴이 아니라……이거 경성하감 같은데요?’
‘야, 경성, 뭐 어쩌구? 그게 다 뭐냐?’
‘그게, 저…….. 매독 같다는 얘기에요. 매독균으로 불리우는 트레포네마 라는 것이 침입하는 최초 부위에, 콩알만한 멍울이 요렇게 잡히는 데요, 그걸 가리켜서, 초기경결 또는 경성하감이라고 하는 거래요.’
‘그럼, 죽냐?’
겁은 많아 가지구 쯧쯧……. 난 그때, 속으로, 결혼을 약속한 애인을, 그것도 벽 하나 사이에 두고서, 좇뿌리 놀리다가 잘 됐다며, 쌤통 이라고 놀리고 있었다.
‘죽긴요, 매독이 아무리 독해도, 초기에 잘 치료하면 후유증 없이 깨끗이 나을 수 있다니깐요!’
‘치료 안 하면 어떻게 되는데?’
‘매독은 보기보다 끈질기고 무서워요. 병발 증상이 모두 1기에서 4기로 나뉘는데요, 들어 보실래요? 지금 김상병님의 증상이 1기 걸랑요? 이렇게 경성하감이 생기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쪽 서혜임파절이 통증 없이 부어 오르는 무통성 횡현이 생겨요.’
‘좀 쉽게 설명해 봐라.’
대가리 하고는! 쯧쯧…. 대가리가 나쁘면 좇대가리 라도 제대로 놀리던지…..
‘쉬운 말로 하면 눌러도 아프지 않은 가래톳이 선다 이 말이죠.’
‘그래서?’
‘이 1기가 지나면 증세가 슬그머니 없어져요.’
‘잘 됐네, 그냥 낫는다는 말이쥐?’
‘그게 아니라, 겉으로는 없어진 척, 구라를 떨면서 속으로는 그 트레포네마가 좇나 증식을 해대서, 약 6주 정도가 지나면 와세르만 반응을 통해 양성으로까지 판명 된다구요.’
‘왔어? 오긴 뭐가 와?’
‘그게 매독 혈청반응 검사를 말하는 거에요. 몸 속에서 열나, 뿔고 뿔어서, 이제는 피를 뽑아 테스트 해봐도, 온통 매독균이 전신을 통해 잡히게 된다, 이 말이죠.’
‘그럼, 죽냐?’
‘제 2기에서 죽진 않고, 몸은 계속해서 경고 신호를 피부를 통해 나타내죠, 매독성 장미진, 콘딜로마, 화류관, 매독성 건선 이런 다양한 피부질환이 나타나면서 점점 더 증상이 깊어져요. 3기쯤으로 넘어가면, 그때서부터는 심각해 져요, 점막발진 같은 경우, 코꾸녕이나 입천장에 구녕이 뻥뻥 뚫리기도 해요.’
‘아이구나, 나 죽었네, 그럼 4기가 되면, 꼭 죽냐?’
‘4기 정도 되면 갈 데까지 갔다고 봐야죠. 4기는 감염 후, 10년이 되면 나타나죠. 이때는 변성매독이나 내장매독이라고, 아예 이름도 따로 불러요. 왜냐하면 이때는 매독균이 척수를 타고 뇌에 까지 영향이 확대되는 마비성 치매로 말미암아, 정신병에다 폐인이 되거나, 척수에 영향을 주어서, 지각장애나 보행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국에는 일어난다구요. 아니, 그럼, 그때까지 치료 받지 않으실 거에요?’
‘그건 아니지. 그런데, 치료는 쉽냐?’
‘별거 아니에요. 페니실린 구매요법이란 걸 쓰면 되죠. 프로카인 페니실린으로 근육주사를 10일에서 20일정도 연속으로 맞으면 되구여, 물론 내복약도 있어요. 초기니까 걱정 마세요. 그리고, 군대 라는 폐쇄적인 환경에 있으니까 사제에 있는 것 보담야 치료가 빠를 거에요.’
가까스로 김상병을 안심시키고, 나는 그 날, 야간 불침번을 서면서 아버님께 편지를 썼다. 그로부터 3주가 지난 어느 토요일, 뜬금없이 나를 찾는 면회소식이 있었다. 준비를 하고 위병소를 찾아갔을 때, 그 곳에는 아닌 게 아니라, 김상병에게 매독을 옮긴, 그 다방 레지가 서 있었다. 예전처럼, 나와 그녀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읍내로 버스를 타고 부대를 빠져 나왔다. 이번에는 그녀가 방을 잡아 놓았다고 버스를 내리며, 말했고…..
‘식사 하실랍니꺼?’
‘그럽시다.’
말이 식사였지, 서로가 자장면을 앞에 두고, 나는 주인 어른의 눈치를 열나 받아 가며, 단무지도, 양파도, 춘장도 모두 두 개씩 달라고 했다. 단지 몸을 판 죄 밖에는 없었지만, 그래도 병을 옮겼다는 그 불결한 느낌은 그녀를 바로 볼 수 없도록 나의 마음을 경직시키고 있었기에…식사를 마치고, 그녀는 방으로 올라가자고 했다. 이건 또 무신 씨슈템? 나한테 까정 병을 옮기겠다는 심뽀? 이거 굴러먹어도 너무 굴러 먹었구만! 나는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그녀를 따라 나섰다. 방에 들어서니 그녀가 품에서 따끈한 캔 커피 두 개를 꺼낸다.
‘약소합니더! 받으이소!’
찜찜 했지만, 그래도 깡통을 혀로 쓸거나, 보지 속에 넣고 문지르지는 않았을 생각에 받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아버님께서 보내신 약, 잘 받았어예. 지금도 잘 먹고 있심더.’
‘약이요? 무신 약?’
‘매독 치료제 말입니더. 면회 신청 해가꼬, 드릴 말씀도 있고 해서…’
나는 그제서야 아버님께서 내가 편지에 쓴 대로, 눈 앞의 다방 레지에게 매독 치료제를 부쳐주신 것을 깨달았다. 참 능력도 좋으시지, 여기가 어디라고 수소문을 해서 저 여자를 찾으셨나?
‘약은 고마운 데예, 이기 뭔지 몰라서…..’
‘어디 줘 봐요. 아! 이거! 페니실린 근육 주사 에요. 제가 놓을 줄 알아요. 버렸더라면 큰 일날 뻔 했네.’
약국을 봐 드릴 때면, 불쌍한 노친네 들을 찾아 다니시면서 무료로 영양제 링거를 놓으러 다니시는 아버님을 위해 평소, 배워놓은 덕에 나는 그녀에게 주사를 놔 줄 수 있었다.
‘자 엎드려 봐요. 이번에는 같이 자면서 이틀간 내가 놔 줄 테니, 다음부터는 혼자 놔 버릇 해 봐요. 별로 어려운 것도 없으니….’
그녀는 얼굴이 벌게지더니만 침대 모서리에 엎드려, 바지와 팬티를 까 내리고, 내 쪽으로 엉덩이를 내밀었다. 사실 말이지, 이런 바닥에서 군단 병력이 지나가도록 놔 두기에는 아까운 엉덩이 이긴 했다.
‘착착착착착.’
나는 일부러, 한 두대 때려도 되는 엉덩이를 서너 차례 쓰다듬다가 때렸다. 아마 그녀도 속으로는, 내가 그녀에게 주사를 놓으려는 목적보다, 뒤로 드러난 보지를 감상 하면서, 토실한 엉덩이를 만지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그녀의 빠듯한 살림에, 이렇게 외박을 나와, 여관도 잡아주고, 밥도 사줄려면, 그 여유가 찢어질 정도로 빡빡할 거란 생각이 들어, 저녁 때에도 술은 시키질 않았다. 머쓱하기는 해도 나는 그녀의 앞에서 잠이 들기 전까지 주사기를 들어가며, 앰플을 따는 법, 주사액을 주사기에 넣는 법, 주사할 부위를 선택하는 법 등을 가르치면서 그 밤을 보냈다. 어떻게냐구? 물론 그녀를 홀랑 벗겨 놓고 말이다. 그녀는 아직 낫질 않아서, 그 몸으로 빚을 갚을 수는 없어도 다 낫게 되면 화끈하게 봉사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 대신에 그 밤, 섹스와는 상관 없이, 내 옆에 뉘여 놓고, 진력이 나도록, 여자 살 이란 것을 만져 볼 수 있었다. 중간 중간에, 그녀는 혹시나 있을 수 있는 감염을 걱정해서, 잠에 빠져 젖을 붙들고 자려는, 나를 깨워서, 욕실로 들여보내, 손을 씻게 하는 것을 잊질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여관을 나오기 전에, 내 앞에서 화끈한 스트립쇼와 함께 씹구녕에 손가락 쑤셔 넣기 묘기도 함께 보여 주었다. 나도 질 수는 없기에 그녀가 자신의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격렬하게 쑤셔 넣으며, 오르가즘에 빠져드는 순간, 나도 그녀의 앞에서 바지를 홀랑 까고, 열나 딸을 잡았으니 별로 아쉬울 것은 없었다. 그녀는 다음 달, 보건소에 가서 항체 검사를 받을 작정 이라고 했다. 지금 생각에는 벌써 다 나은 것 같다고도 그랬고….부대로 돌아 오면서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그녀가 나를 향해 밝게 웃고 있었다. 앞으로 닥칠 그 수많은 밥벌이용 빠구리의 고단한 삶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웃을 수 없을 거인데… 부대로 복귀 해서 신고를 하고서 내무반에 돌아왔는데, 구석에서 울상이 되어 앉아 있던, 김상병이 나를 보고 말했다.
‘그 년이 날 보고, 매독 같은 놈이라고 하면서 잘 먹고 잘 살라고 하더라. 아주, 영영, 빠이빠이래. 으이그….나 미친다, 미쳐. 근데 이 놈의 매독은 왜 이렇게 약을 먹어도 영 낫지를 않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말했는가 보다. 군대 에서는 머리 아파도 소화제, 다리 아파도 소화제, 그럼 매독에도 소화제를?....그건 알 수 없는 얘기였다. 버젓이 잘 나아서 활개치는 사람도 있질 않은가 말이다!
-끝-
P.S.: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년 이었습니다. 수 많은 우여곡절을 뒤로 하고, 일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글을 올립니다. 신년에는 보다 갈고 닦여진, 좋은 글로 만나 뵐 것을 여러분들 앞에 좇나 다짐해 봅니다. 저의 작은 바램이 있다면, 아직까지 소라 측에서 고쳐주질 않고 있는 공작소와 게시판 사이의 업데이트와 링크 문제가 이 해를 넘기지 말고 수정되기를 기다려 봅니다. 행운목이란 글, 다음부터는 제목만 나오고, 게시판의 글과는 링크되질 않는 오래 된 문제 인데, 아직까지 소라측 에서는 이렇다 할 답변도 없구만요….쩝…..
얼마 남지 않은 이 해, 유종의 미를 거두시기 바라며, 건강과 사랑, 섹스가 충만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블루스맨 배상-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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