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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06:15 1,509회 0건
서울의 달

뜬눈으로 아침을 맞은 경숙이 아침상을 차려주자



영철은 현희와 함께 아무 말 없이 아침을 먹고 학교로 갔다.



경숙은 영철이 아침을 먹어준 것 만해도 고마웠다.



정석은 화난 사람처럼 아침에 경숙에게 곁 눈길 한 번 안주고 식당으로 나가 버렸다.



경숙도 식당에 나가봐야겠지만 도저히 그럴 기운이 없었다.



그래서 도로 방에 들어와 이불을 깔고 누웠다.



"개보지!"



영철이 자신에게 내뱉던 말이 쉬지않고 경숙의 머리 속을 맴돌았다.



어제 밤 시아주버니에게도 들은 말이지만



나중에 영철이 한 말은 시아주버니가 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더러운 욕이었다.



경숙은 지난 몇 달을 돌이켜봤다.



평생 남편 하나 밖에 모르고 지내온 자신이 불과 1년도 못되는 사이에



거의 열 명에 가까운 외간 남자와 살을 섞었다.



예전에 만일 자신이 그런 얘기를 남에게서 들었다면 자신은 뭐라 했을까?



"화냥년!"



개보지와 별 다를 바 없는 욕이다.



"그렇다! 내가 한 짓이 화냥년과 다를 바가 뭐 있나?



내가 원했던 아니던 난 결국 화냥년이야!



앞으로 영철이 앞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살아?



아! 나 같은 건 죽어야 돼!"



그래도 죽는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런 저런 생각으로



아침 내내 자리에 누워 뒤척였다.



때로는 아예 멀리 떠나가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다.



"어디로 가지? 내가 과연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러다 안씨 후배나 나한철과 어디로 도망을 가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미친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외간 남자와 도망가는 상상을 하는 자신이 정말 한심스러웠다.



그나저나 진호엄마와 영철과의 사이도 궁금했다.



둘이는 어떻게 해서 처음에 관계를 맺게 된 것일까?



진호엄마는 저 어린 영철의 무엇이 좋아서 계속 영철을 받아주고 있는 것일까?



비록 덩치는 크다만해도 아직 어린애 같기만 한 영철이



뭘 할 줄이나 아는 걸까?



진호엄마는 나잇살이나 먹은 여자가 애 데리고 그 짓을 하고 싶을까?



온갖 잡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점심 때가 다 되어서야 경숙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식당으로 나갔다.



그런데 참 가당치 않은 것은 경숙을 대하는 정석의 태도였다.



그 날 이후로 정석은 경숙을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다.



경숙도 마음이 편치 않다 보니 남편과 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



한동안은 그러려니 하고 지냈다.



정석이 입 밖으로 낸 적은 없지만 정석이 자신에게 그러는 것이



시아주버니와 관계한 것 때문이라고 경숙은 짐작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도 정석이 자신에게 계속 퉁명을 떨자 은근히 부아가 났다.



막말로 하자면 누구 때문에 자기가 아들에게 또 망신을 당하게 된 것인가?



싫다는 자신을 억지로 시켜서 시아주버니에게 못할 짓 하게 만들고



이제 와서 그걸로 자신을 탓한다면 적반하장도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영철이 건 때문에 속이 상해 죽겠는데



정작 누구보다 자신을 가장 많이 위로해줘야 할 남편까지 그런 식으로 자신을 대하니



경숙은 정말 기도 안찼다.



그렇다고 남편하고 맞대구리로 다툴 일도 아니어서



자신의 신세만 탓하며 우울하게 지내던 어느 날,



경숙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어 보자!



과거의 일은 모두 잊어버리자!



안씨 후배도 영철이 담임도, 나한철도.......



모두 잊어버리고 애들을 위해서라도 떳떳하게 살자!"



그 동안 아이들에게 제대로 신경을 못 써 준 것도 미안했고,



혹시 이렇게 나가다가 영철이 더 삐뚜루 나갈까봐 걱정도 되었다.



어쩌면 영철이 더 나이가 들면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를 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 결심이 서자 경숙은 그 때부터 열심히 식당 일과 집안 일에만 매달렸다.



혹시라도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회 있을 때마다 마음 속의 다짐을 되뇌었다.







경숙의 짐작대로 정석이 경숙에 대해 언짢은 기색을 보인 것은



시아주버니와의 일 때문이었다.



정석은 형배가 경숙의 몸 위로 올라탈 때만 해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이 되어 어둠 속의 두 사람을 지켜봤다.



그런데 형배가 경숙의 아래에 양물을 넣을 때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욕지거리는



끝간데를 모르고 계속되었다.



형배가 자신의 아내에게 욕하는 것도 듣기 싫었지만



경숙이 형배의 말을 받아 같이 쌍소리를 해대는 것은 더욱 듣기 싫었다.



지 남편도 옆에서 듣고 있는 줄 다 알면서 "보지를 확 까달라"니?!



아무리 좋아도 그게 자식을 둘씩이나 기르는 여자가 할 소린가?



아무리 자기가 펴 준 자리라고 저렇게 막 나갈 수가 있을까?



정석은 경숙이 너무나 천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미연의 세련되고 고상한 모습과 너무 비교가 되었다.



형배와 경숙의 살 섞는 소리가 계속될수록 정석은 처음의 흥분은 오간 데 없고



두 사람에 대한 경멸과 증오심만이 활활 불타올랐다.



동시에 두 사람을 붙여준 일을 후회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형배는 어느새 갔는지 보이질 않았지만



심기가 불편해진 정석은 굳이 경숙에게 물어보고 싶지도 않았다.



정석은 경숙의 꼴도 보기 싫었다.



그럴수록 정석은 장미연이 더 이쁘고 사랑스럽게 생각되었다.



정석과 경숙이 갈등 속에서 헤매고 있는 중에도 시간은 흘러갔다.



그 동안 나한철과 영철의 담임에게서도 전화가 왔었지만 경숙은 모두 거절했다.



어느 날은 안씨 후배가 경숙을 몰래 찾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경숙이 윤씨 후배를 쌀쌀맞게 대하자 윤씨 후배는 머쓱해져서 그냥 돌아갔다.



경숙으로서는 아무리 마음의 다짐을 굳게 했더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남편과의 관계도 없어 아래가 스물대기도 했던 터라



"눈 딱 감고 한 번만?" 하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다시는 아들에게 못난 꼴을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여전히 쉬는 날이면 장미연을 만나고 있는 남편에게 자신이 더 떳떳해지고도 싶었다.



영철이 여전히 밤이슬 맞으며 진호엄마의 방에 들락거리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말 한 번 꺼내지 못하고 냉가슴을 앓는 사이



결국 영철은 고등학교 입시 1차에 떨어져서 변두리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현희는 몰라보게 여자 티가 나기 시작했다.



경숙이 쉬는 날 목욕을 같이 가보면 자신을 닮아선지 현희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젖가슴이 몽실몽실하니 한껏 부풀어 오른 게 애를 낳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희의 외음부가 많이 검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경숙은 특별히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경숙은 영철이 원하던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못하자 내년에 입시를 치를



현희의 일이 또 걱정되었다.



이리저리 방법을 궁리하다가 현희가 자기 반 아이들과 과외를 하겠다는 말을 듣고



일단 과외선생을 한 번 만나기로 하고 날을 잡았다.



현희가 학교를 끝마치는 시간에 맞추어 만나서 같이 가기로 약속을 한 날,



경숙은 간편한 차림으로 시간에 맞추어 집을 나섰다.



봄인데도 날씨는 초여름처럼 약간 더운 기색마저 있었다.



경숙이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갔을 때다.



근처에 있는 학교가 파했는지 남학생들이 우르르 버스에 올라탔다.



이미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던 터라 버스는 금방 만원이 되었다.



경숙은 영철을 생각하고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에 자신의 자리를 좁혀줬다.



밀려드는 학생들 틈에서 천장의 손잡이에 매달려 어렵사리 자리를 잡고 있는 동안



경숙은 어느새 학생들 사이에 포위되다시피 되었다.



버스가 출발하고 기사가 S자 운행으로 버스 안을 한 번 정리하니까



사람들이 이리저리 쏠리면서 버스 안에 작은 소란이 일어났다.



경숙은 학생들이 눌러대는 틈바구니에 끼여 숨이 탁탁 막혀오자



택시 탈 것을 돈 몇 푼 아끼려다 괜한 고생을 한다고 후회를 했다.



한바탕 소란 후에 버스 안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경숙이 손잡이를 의지하여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는데 경숙은 그제서야 누군가의 손이 자신의 엉덩이에 올려져 있음을 느꼈다.



처음에는 사람이 많다보니 우연하게 생긴 신체접촉이려니 했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그 손이 살살 움직이면서 경숙의 엉덩이를 더듬기 시작했다.



경숙의 한 쪽 엉덩이를 위 아래로 더듬던 손은 다시 경숙의 팬티 라인을 따라



움직이더니 마침내 경숙의 엉덩이 사이 가랑이에까지 내려왔다.



자신의 뒤에 서있는 남학생의 소행임이 분명했다.



경숙은 차마 뒤돌아 볼 용기는 없어 옆에 서있는 학생의 에리를 봤더니



고등학교 2학년을 가리키는 "II" 빼찌를 달고 있었다.



그래봤자 영철이 보다 한 살 위의 자식 또래다.



경숙은 울컥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버스 안에서 난리를 칠 용기는 더 더욱 없었다.



그 학생의 손으로부터 몸을 피해 보려고 해도 피할 곳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몸은 앞에 있는 학생의 몸에 바짝 붙어



젖가슴이 앞에 서 있는 학생의 등짝을 누르고 있었다.



그 학생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때 버스가 정류장에 정거를 하면서 다시 사람들의 몸이 파도처럼 앞으로 확 몰렸다.



앞에 있는 학생의 몸을 의지해 경숙이 넘어지지 않으려고 억지로 버티고 있는데



뒷 쪽에 있는 학생놈이 그 틈을 이용해 경숙을 덮치듯 찍어 눌렀다.



그런데 경숙의 엉덩이 사이에 있던 손은 사라지고 뭔가 딱딱한 것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경숙은 직감적으로 그것이 학생의 물건임을 알았다.



버스가 완전히 정차를 하고 경숙의 몸이 원상태로 돌아 왔는데도



그 딱딱한 물건은 여전히 경숙의 엉덩이 사이에 붙어 있었다.



경숙은 정말 난감했다.



얇은 치마 하나 사이로 남학생의 물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와



물건이 꺼덕거리는 움직임까지 느껴졌다.



전에 나한철을 처음 만났을 때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그 때와는 달리



"한창 공부에 신경써야 할 학생놈이 엄마 뻘이나 되는 자신에게 이런 짓이나 하고 다니나?"



하는 생각에 불쾌하기만 했다.



경숙이 그대로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비좁은 틈을 뚫고



입구 쪽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자연히 남학생의 물건이 경숙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것도 잠깐 이내 손바닥이 다시 경숙의 엉덩이를 덮썩 움켜쥐었다 놓는다.



걺음을 옮기다 말고 경숙이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면서 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영철 또래의 학생은 금방 얼굴이 벌개지더니 얼른 시선을 돌렸다.



"저런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놈이!"



경숙은 기가 막혀 혀를 차며 다음 정거장에서 버스를 내렸다.



내려서 살펴보니 학생들의 가방 모서리에 걸려 스타킹은 여기저기 덴싱이 갔다.



택시를 잡아타고 가는 중에도 경숙은 내내 그 학생 놈이 너무 맹랑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영철이도 혹시 그러고 다니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약속 장소에서 친구들과 같이 기다리고 있는 현희를 만났다.



"아이! 엄마! 스타킹이 그게 뭐야?"



친구들이 신경쓰이는지 현희가 경숙의 덴싱 난 스타킹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아이고! 말도 마라!



버스 안에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는 학생들 집에 갈 때 버스타면 안되겠더라!"



"에이! 엄마!



그래도 지금 시간엔 나은 거야!



아침에 학교에 올 땐 얼마나 사람이 많은데....!



정말 껴 죽는다구!"



아침 만원 버스 얘기가 나오자 현희의 친구들도 할 말이 많다는 듯 한 마디씩 거들다가



얘기가 길어지면서 자연히 치한 쪽으로 화제가 옮겨갔다.



현희와 친구들이 경숙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는데



경숙이 옆에서 듣고 있자니 오늘 자신이 버스 안에서 당한 일 정도는 다반사인 듯 했다.



경숙은 은근히 현희가 걱정이 되었다.



어린 현희의 몸에다 남자들이 몸을 비벼대며 치근덕거릴 생각을 하니까 치가 떨렸다.



그런 와중에 일행은 과외선생 집에 도착했다.



과외선생은 군에 갔다 온 대학 복학생인데 시골에서 올라와 하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방은 생각 외로 꽤 넓었는데 방 한가운데는 커다란 상이 펼쳐져 있었다.



아마 학생들을 가르치는 책상대용인 듯 했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과외선생은 첫 보기에 인상이 서글서글하니 꽤 듬직해 보였다.



친구들이 현희와 경숙을 과외선생에게 소개하니



"아이구! 현희가 엄마 닮아서 아주 미인이네!" 하며 추켜 세웠다.



경숙이 과외선생과 마주 앉아 현희를 잘 부탁한다며 얘기를 나누는데



과외선생의 눈 길이 자꾸 자신의 가슴과 사타구니를 쳐다보는 것 같아



경숙은 불편한 마음과 함께 이런 사람에게 현희를 맡겨도 괜찮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 날부터 과외를 시작하기로 한 현희를 남겨놓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경숙은 과외선생이 자신을 보던 눈길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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