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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05 1,005회 0건
아파트 - 2103호3부. 2103호



1. 맞선



혜란이가 떠나고 몇일동안 난 고열에 휩싸여 고생을 했다.

덕분에 회사도 못나가고,

약속해 논 맞선에도 나갈 수가 없었다.



건너편 아파트 훔쳐보는 것도 감시자(?) 때문에 쉽게 할 수도 없었다.



2103호...



‘누구지?...누군데 자꾸 날 훔쳐볼까?’

‘정확한 물증을 잡을려고 그러나?...’



토요일...

맞선을 보기로 한 날이다.

극구 싫다고 했지만 엄마의 폭력(?) 앞에 난 무릎을 꿇고 말아야 했다.



‘엄마도 참...이나이에 무슨 선을 보라고...그나저나 어쩌지...’

‘혜란이랑 헤어진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그래 들어가서 정중하게 사과하는거야...’



커피熾?들어가니 사진으로 본 여자가 혼자 앉아 있었다.



“저기...이미혜씨?...”

“네...안녕하세요...”

“네...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 그녀의 표정은 좀 이상했다.

처음 보는 날 마치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인구라고...”

“잠시만요...제가 먼져 드릴말씀이 있어요...”

“네?”

“전 이미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습니다...”

“머...뭐라구요?...그럼 이 자리에는 왜?...”

“제가 오늘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인구씨 부모님에게 차마 거절을 할 수 없어서 나온거구요...”

“네?...저희 부모님은 어떻게...”

“인구씨는 부모님이 무슨일을 하시는 지도 모르시죠?”

“우리...부모...님이야...식당...”

“그럴줄 알았어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전...?”

“인구씨 부모님은 우리 학교와 결연을 맺어서,

일주일에 한번 소년소녀 가장들과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계세요...”

“네?...저희...부모님이요?”

“그런 분들이 하는 부탁이라 어쩔 수없이 나오긴 했지만...”

“.....”

“하지만 제가 인구씨에게 드리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어요...”

“무슨...?

“전 인구씨를 몇 번 봤는데...인구씨는 제가 처음인가요?...인구씨도 몇번 봤을텐데...”

“.....”

“변태 같은이라구...”

“네?...지금 무슨 말씀하고 계신거죠?...변태라뇨!!...말씀 좀 삼가해 주세요..”.

“그럼 쌍안경으로 남에 집 훔쳐 보는게 취민가요?”

“네?!!!...”

“101동 2103호...그게 저희 집이죠...”



순간 난 하늘이 노래지는 듯 했다.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일어날 줄이야...



“이제 제가 무슨 말 하는지 좀 이해가 가세요?”

“저...저기...그게...아니구요...그러니까...”

“말주변도 없는거 같은데...변명하려구 하지 마세요...”

“.....”

“실은 직접 아주머니께 말씀 드릴려구 했는데...

그래도 인구씨가 불쌍해서 이렇게 우선 말씀 드리는거예요...”

“.....”



‘아이씨...뭐야 그럼 이여자가...그 윗집에 살던 여자야...이런 젠장...어쩌지...’



“전 할말 다 했는데...인구씨 저에게 할 말 없으면 그만 일어날께요...”

“아니요!!!...잠깐만요...”

“.....”

“저기...그럼 우리 부모님한테 지금 그 사실을 말씀드릴...”

“네...마자요...다시는 당신이 그런 짓을 못하도록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 겠어요...”

“잠깐만요...잠깐만요...”



‘아이고...처량한 내신세야...어쩌다가 내가 이지경이...내가 남에 집이나 훔쳐본다고,

울 아버지 귀에 들어가는 날에는 그날이 내 제삿날이다...

어쩌지?...어쩌지?...이 여자를 막아야 되는데...’



“아직도 나한테 할 말이 남았나요?”

“저기...저기...그게요...한번만 눈감아 주심 않될까요?...

제발요...울 아버지 귀에 들어가는 날에는...그러니깐 제발 한번만 눈감아 주심...”

“당신이란 사람 참 구제불능이군요...”

“좋아요!!!...당신이 원하는데로 해 드릴께요...뭐든지...”

“.....”

“.....”

“뭐든지요?...”

“네...”

“좋아요...그럼 우선 그 변태같은 짓 그만 두세요...”

“네...”

“그리고...식당에 나와서 부모님을 좀 도와 드리세요...”

“네?...그건 좀...저 회사에도...”

“주말에도 회사 나가나요?”

“아...네...”

“우선은 그렇게 해주세요...차후는...인구씨 하는거 봐서요...

아참...오늘 맞선은 인구씨가 절 마음에 안들어 해서 깨진거예요...알았죠?”

“.....”



‘뭐야 이거...이 여시한테 완전히 코쳄附?..아이고...아이고...난 왜 하는일 마다 이러냐...’



커피痔?나오는 내 발길은 천근만근 무거웠다.



그날부터 내 생활은 꼬이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부모님 식당에 나가 설거지를 도맏아 해야했고,

나에 천사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인구야...니가 왠일이냐...해가 서쪽에서 뜨려나?...하하하”



부모님이야 이런 내 모습에 좋아라 하셨다.



그렇게 고달픈 생활을 하던 어느날...

토요일이라 퇴근을 한뒤 식당 일을 도와주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놀이터에 그 여시같은 여자가 왠 남자랑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게 눈에 띠었다.



‘저놈이 결혼을 약속했다던 놈인가?...근데 좀 어려뵈는게...

하여간 능력도 좋아 그 여시같은 기집에 어디서 저런 영계를...’



난 나무 뒤에 숨어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영민씨...그럼 이제 우린 어떻게...”

“아버지가 그렇게 완강하게 반대하실 줄이야...4살 차이가 뭐 대수라고...”



‘오...그런깐 저 여시보다 4살 어리다는 거지?...

근데...저사람...어디서 많이 본거 같은데...’



“우리 아버님한테는 아직 말씀도 못드렸어...영민씨 부모님이 우선 승낙을 하셔야...”

“알았어...누나는 나만 믿어...내가 어떻게든 승낙을 얻어볼게...”



‘그렇군...저 여시가 나이가 많아 저놈 부모님이 반대를 하나보군...’

‘요 여시같은 기집에 쌤통이다...큭큭큭...’



난 옆으로 지나가는 척 하다 그녀에게 아는 척을 했다.



“아!...안녕하세요...미혜씨...”

“누구...아...인구씨...안녕하세요...”

“어?...안녕하세요...”



영민이란 친구는 우리 윗집에 사는 친구였다.



“미혜씨 남자친구가 이분이세요?”

“네?...네...”



‘푸하하하...저 당황해 하는 꼴이라니...어디 그때처럼 한번 나한테 도도하게 굴어 보시지 큭큭큭’



“1901호 사시는 분 맞죠?”

“아...네...”

“인구씨...죄송한데 저희가 지금 중요한 얘기 중이었거든요...”

“아...네...그럼 얘기들 나누세요...”



당황해 하는 여시를 보니 십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듯 했다.



난 방에 들어와 곰곰이 생각해 봤다.



‘1901호라...’

‘맞다...그집 아저씨...혜란이랑...’

‘뭐야...나보고 변태라고 하더니...지가 변태 아들이랑 사귀면서...’

‘잠깐만...그러고보니 그 변태 아저씨가 저 둘에 결혼을 반대한다고 했겠다...’

‘그럼 이걸 빌미로 그 여시같은 기집애 콧대를 확!...’



그날 내 머리는 소리가 날 정도록 획~ 획~ 돌아갔다.



일요일...

난 식당에 않나가고 여시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깐 시간좀 내주세요...”

“네?...전 인구씨한테 할 얘기 없는데요...”

“걱정마세요...제 얘기가 아니고 미혜씨와 그 젊은 친구에 관한 얘기니깐...”

“전화로 하시면 않될까요?”

“싫다면 할 수없죠...제가 그 젊은 친구 아버님을 좀 알아서 도움이 될까했는데...”

“네?...영민씨 아버님을 아신다구요?”

“바쁘시면 됐어요...그럼 이만...”

“잠깐만요...나갈께요...나갈께요...어디로 가면되죠?”



도움이 된다는 얘기에 미혜는 허겁지겁 승낙을 했다.



“영민씨 아버님을 어떻게 아시죠?”

“아...나참...머가 그렇게 급하다고 사람 얼굴 보자마자...인사도 없이...”

“저 지금 인구씨랑 장난할 기분 아니예요...”

“저두 여기 미혜씨와 장난하러 온거 아닙니다.”

“.....”



미혜씨는 날 경멸의 눈빛으로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들을 참아 내는 듯 보였다.



“제가 둘 사이에 도움이 되면 미혜씨는 제게 뭘 해주실거죠?”

“네?...그게 무슨 말이죠?...돈이라도 달라는 말인가요?”

“참나...내가 무슨 공갈범 쯤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그럼 원하는 게 뭐죠?”

“좋아요 그럼 제가 말을 하죠...우선 앞으로 내 행동에 어떠한 관섭도 하지 않는다...

제가 무슨말 하는지 알죠?”

“그럼 그 변태같은 짖을 보고 가만히 눈감고 있으라는 얘긴가요?”

“그럼 할 수없죠...전 그럼...”

“...알았어요!!!...그렇게 해 드리면 우리를 도와 줄 수 있나요?”

“그리고...”

“네?...또 뭘 해달라는 거죠?”

“음...한가지는 나중에 얘기하죠...”



미혜씨는 마치 뭔가 꾹! 참고 있는 듯 하더니,

이네 다시 예전의 표정으로 돌아가 차분하게 얘길했다.



“좋아요...인구씨가 원하는건 다 해드리죠...인구씨가 제 몸을 원하다고 해도 그렇게 해 드리죠,

대신 영민씨 아버님을 설득하지 못하면,

제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걸 동원해서 이 모욕 갑아 드리죠...”



‘허걱...무섭다...이...이...이거 내가 실수하는거 아닌지 몰겠다...으미 섬뜩한거...’



순간 내 머릿속에서는 경찰에게 잡혀가면서 동네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어느새 내 등에는 식은땀이 주루룩~ 흘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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