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수필집-그녀의 수필집-
*0714 갈증과 배고픔의 사이에서*
그는 욕실에 언제나 먼저 들어갔다. 어떤 이들은 만남을 마무리 하는 샤워 도중, 끓어오르는 마지막 욕구를 피날레처럼 분출했다고 했지만, 우리 사이에 그런 것은 끝까지 없었다. 그는 나를 위해 일회용 칫솔에 치약을 짜주면서, 이를 닦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와 나는 벌거벗고 거울을 바라보면서, 입가로 부글부글 새어 나오는 치약의 거품이, 턱을 타고 가슴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별 말이 없었다. 난 그런 그와 나의 모습이 출근을 앞둔 맞벌이 부부의 분주한 아침준비처럼 느껴졌었다. 섹스는 이미 일상이 되어 버렸고, 지금은 그것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한 그의 태도와 아울러, 그의 벗은 등을 통해 나 홀로 섹스를 느낀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두 사람은 그 좁은 욕실 안에서 서로 상관 없는 사람처럼, 한 사람이 이를 닦으면, 다른 쪽은 샤워를 했고, 누가 볼일을 보노라면, 다른 한 사람은 머리를 말렸다. 그렇게 욕실을 나와서야, 나는 밤 사이 그렇게 뒹구는 동안에도, 커튼 조차 닫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결코 서두른 사람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아, 배고프다, 넌?’
‘나두……여기서 먹을까?......아님……’
난 룸 써비스를 시키고 싶었다. 날이 밝고 나니, 또다시 고개를 드는 일상으로의 회귀본능…..난 밝아진 밖의 세상이 두렵긴 했다. 그러나, 그는 옷을 입기 시작하고, 밤 사이 탁자에 꺼내 놓았던 지갑과 차 열쇠, 담배, 라이터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주섬주섬 챙겼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은 몸에 참 많은 것을 넣어 가지고 다닌다는 생각을 했다. 그에 반하여 여자는 다르다. 남편은 내 핸드백을 잠시 열어 본 적이 있었는데, 쓸데 없는 것들을 넣고 다니니, 자꾸만 큰 백을 원하는 거 아니냐면서, 혀를 찬 적도 있었다. 목욕가방 같은 형태의 것을 들고 다니는 남자들도 있지만, 그는 무얼 손에 든다던가, 어깨에 매는 걸 싫어했다.
‘나가자.’
그를 제외하고 이제까지 나와 만났던 남자들은, 어디서 주어 듣기는 꽤 했던지, 옷을 다 입어가는 내 엉덩이를 슬슬 주무르며, 갖추어 입어가는 팬티를 다시 끄잡아 내려, 아쉬운 듯이 보지를 쭙쭙 빨고, 입맛을 다시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그런 법이 없었다. 전날, 방에 들어올 때와 같은 그런 건조하고 둔탁한 분위기……그 흐름으로 인해, 그와 승강기를 타고 내려 오면서, 제 발이 지린 것처럼, 뻔뻔스럽게도, 다음에 언제 보냐는 말을 내 입으로 먼저 꺼내게 만든다는 걸 알았다. 그는 다음 이란 단어를 스스로 기약하는 법이 없었다. 난 그걸 견딜 수 없었고, 가까스로 그의 입을 통해 대강의 날짜라도 결정되어야, 속이 편해 지는 묘한 금단현상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 날 이후, 온라인 상으로도 나타나질 않고, 연락도 되질 않았다. 핸폰은 언제나 메시지로 연결되어도 씹기 일 쑤 였고, 난 그와 연결될 방법이 모호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도 세상에 떠도는 얘기 속의, 그렇고 그런 새끼들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난 하루 하루가, 멘스 직전 치밀어 오르는 짜증과 신경질 같은 것으로 덮여가고 있었고, 아무런 잘못도 없이,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잠들어 버린 남편의 뒷꼭지 마저 미워지기 시작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었다. 난 그 당시, 그를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으면서도, 생활의 전반이 뒤 흔들리는 여파를 참아내기에는 역부족 임을 실감하던 때였다. 속았다는 생각도 했고, 그럼 그렇지, 그 새끼, 모든 게 수작이었고, 가식 이었을 테지….., 그런 구석에 홀켜버린 내가 미친 년이지…… 하는 반성도 하긴 했었다. 그러나, 머릿속이 터질 것 같은 창피함과 수치심이 사라지고 나면, 언제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생각은, 마지막으로라도, 한번쯤은 만나서 이 분을 풀 수 있을까 하는 어리석은 되뇌임 뿐이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분풀이라기 보다, 다시 한번 그 날과 같은 섹스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바보 같은 미련이 더 옳은 표현 이었다.
‘윽윽..억억….당신..오늘 정말…죽인다….’
‘철푸덕…..철푸덕….철푸덕…..’
난 그에 대한 화풀이를 남편에게 그것도 섹스로 대신했다. 남편의 위에 올라타고 앉아서 배가 터지도록, 엉덩이를 내리쳐 박아대는 나의 심성은, 그렇게 그를 위에서 내리 누르며,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나의 의사표시였음을 남편은 몰랐다. 남편이 아프다며, 머리를 밀어낼 때까지도, 나는 그의 좇을 아예 내 이빨로 끊어 줄 거라는 복수심에 매달려, 남편의 좇을 잘근 대며 물어가는 것조차 의식하질 못했다. 난 그에 대한 미움이 변질되어, 그리움으로 바뀌는 것과 더불어, 반작용처럼 남편의 좇에 매달려 죽을 듯이 섹스를 해대면서도, 지금 어디 에선가, 다른 여자들과 진저리 나도록 놀아 재끼고 있을 거라는 상상에서 비롯된, 질투심으로 인해, 이성조차 잃어가고 있었다. 이 기회에 채팅이라는 올가미를 벗어볼까도 싶었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맘 먹은 대로 되진 않았다. 그래도 그게 그에게 닿을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인가 싶은 생각에, 몇 번을 망설였는지 모른다. 살 것도 없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백화점을 빙빙 도는 것처럼, 난 채팅 족들의 언저리에 죽치고 앉아, 그가 다시 나타나 주기만을 기다리면서, 점점 깊어져 가는 그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착하기만 한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야만 했다.
##잘 있었어? 그 동안 연락 많이 했었나 봐? 미안!##
난 그러던 어느 날, 덜렁 남겨져 있던 그의 쪽글을 대하면서, 갑자기 눈물이 쉴 사이 없이 쏟아져 흐르는 걸 멈추질 못했다. 그 사이에 공교롭게 전화를 건 남편이 왜 울고 있냐고 하길래, 빌려온 영화가 하도 슬퍼서 그러노라고 거짓말로 둘러대야 할 정도로 난 꺽꺽 대며, 울고 있었다. 온 몸에 후줄근하게 솟아버린 식은 땀도 그러려니와, 난 눈물에, 콧물까지 범벅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를 통해서 사랑을 배운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연애감정에 빠진 것도 아니었는데, 그가 이토록 가슴속 깊이 박혀버린 것을 무어로 설명할 수 있을는지…..난 딸꾹질에, 눈물이 채 마르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기운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 있는 밥을 몽조리 때려 엎어 비벼 버렸다. 한참을 미친년처럼 게걸스럽게 밥숟가락을 놀리다가, 거실 벽에 부착된 큰 거울 통해 보여진 내 모습을 보고서, 나는 입 안의 밥풀이 다 튀어 나올 정도로 웃어 버리고 말았다. 아무렇게나 묶어 올린 머리에, 쾡한 눈자위, 눈물이 그득한 채로, 온 입가에 벌건 고추장을 묻히고 있었으면서도, 얼굴 가득 번져 있던 그 행복한 자욱…… 그가 남기고 간 그리움의 갈증과 그의 섹스에 허기졌던 음란한 배고픔이 동시에 채워지고 있었다.
*0716 더 망가지고 싶어*
그는 그 날 이후, 모든 시간을 나에게 할애한 사람처럼 움직였다. 난 대담해져 가고 있었고, 남편은 언제나 저녁에 돌아와 한껏 꾸미고, 웃음을 흘리는 나를 대하며, 무슨 좋은 일이 있냐며, 싱글댔다. 그로 인하여 나의 생활에 탄력이 붙어가고, 나는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가 생활의 풍족함을 채워 주는 것도, 가사일을 어느 한가지도 덜어 주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난 모든 것에 신이 나고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나가 본 동창회에서는, 날더러 수술을 했느냐, 애인이 생겼냐, 로또가 맞았냐 등등 변화된 내 모습에 모두 물음표를 날리기 바빴으니까.
‘우리 고속도로 탈까?’
그렇다고 그와 밀회의 여행을 떠나는 건 절대 아니었다. 그는 가끔 톨게이트를 통과해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돌아오는 장난을 많이 했다. 그의 고속도로 놀이…난 처음에 미쳤냐며, 눈을 흘겼지만, 종국에 가서는 톨게이트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의 차에 올라타면 운전을 하고 있는 그의 바지를 풀고 머리를 들이댔다.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네가 내 껄 열심히 빨고 있는 거야. 그걸 내려다 보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할까? 너의 얼굴은 보질 못한다고 할지라도, 위아래로 들썩이는 고갯짓을 보는 순간, 아마 돌지 않을까? 그리고, 유유히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는 거지. 이건 니 세상이 아니란다 하면서 약 쫌 올려대는 거지…..어때?’
그건 오로지 그와 나만의 세상이었다. 운전 도중에 그의 좇을 빨려면 너무 힘이 들었다. 운전석을 뒤로 완전히 밀어댄다고 해도 고개를 처박고 움직이기에 핸들과의 공간은 협소했고, 변속레버 때문에 등을 둥그렇게 구부린 채로 그 짓을 한다는 건, 중노동에 해당되었다. 하지만, 난 그런 유희를 하는 사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나의 욕구가 백일하에 까발려 진다는 것이 엄청난 흥분을 몰고 온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타락과 음란함이 남들의 시선을 통해 고착화 되고 인정되어, 그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수만 있다면, 난 어떻게 되도 좋다는 심정……부끄럽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올래?’
그가 전화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아침 9시 반……
‘어디야?’
‘여기 복도….나 지금 현관 앞에 와 있어’
‘미쳤나 봐.’
난 현관 문을 열었다. 그가 웃으면서 핸폰을 들고 서 있었다. 난 고쳐봐야 그게 그 머리였어도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매만졌다.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보여 준다는 생각에, 입가를 손으로 가리기도 했지만, 입으로 흘러 나오는 웃음을 감추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나와…조금 있다가, 나 가야 돼.’
‘바빠?’
‘바빠도 할 일은 해야지.’
‘나 만나주는 게 무슨 직업이니?’
난 멋 모르고, 현관도 닫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그를 따라 나섰다. 혹시라도 알아보는 이웃이 튀어 나올까 봐 조바심을 내고 있었지만, 그는 천하태평 이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난 그가 무얼 의도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잠긴 옥상문을 사이에 두고, 계단에 서서, 그는 나보고 돌아 서라고 했다.
‘소리 내지마. 복도랑, 계단은 울려…..’
내가 입고 있던 홈 드레스를 허리께로 걷어 올리고 나서, 난 그제서야, 촌시런 슬리퍼에다, 평범한 보통 팬티마저 입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것도 노란 오줌이 지려 있는 그런…..그는 그 팬티를 뒤에서 끌어 내리며, 팬티의 안쪽에 묻어 있는, 약간의 냉 찌끄래기와 오줌 자욱을 잠시 내려다 보는 것이었다. 손가락으로 슬며시 그 허연 콧물 같은 덩어리를 눌러보는 그의 얼굴……난 더러우니, 만지지 말라는 인상을 썼다. 그는 스스로 바지를 내리고, 한 계단 밑에서, 그것도 계단에 선 채로, 나의 뒤를 탐하기 시작했다. 돌아다 보며, 빨지 말라고 그렇게 손을 내 저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흐흑….’
그의 시식이 시작되고 얼마 있질 않아, 그는 별다른 애무도, 젖을 달래주는 일도 없이, 바로 좇을 뒤에서 박아왔다. 누가 올라올 수도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에서 열심히 소리를 자제한다고 해도, 새어 나오는 신음이 의심을 살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런 주위의 조건에 별 무신경 이었다. 내 엉덩이를 붙들지도 않고, 척척 대는 소리만이 나고 있었고, 난 흡사, 주위에 아파트 주민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수치심으로, 고개조차 들 수 없었지만, 보지 속으로는 불덩이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유달리 노출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닌 그였지만, 이런 묘한 장소에서의 섹스로 인해, 나의 사고 패턴은, 그의 주파수에 동화되어 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가능한 의성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해도, 그가 나를 범하는 사이에, 내 보지에서 피어나는 소리는, 결코 일치하는 단어가 없었다. 내 속을 온통 인두로 지져대는 것 같은 그의 열기는 내 목구녕을 통해, 기차 화통 같이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게 만들었고, 난 아무런 방어벽도 없는, 이런 황량한 섹스조차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그를 통해 망가져 가고 있었으며, 그의 병균에 오염되어, 온 몸에서는 음란한 고름이 질질 흐르고 있었으면서도, 난 그로 인해, 사는 것이 의미 있다는, 되도 않는 발상에 빠져 있었다.
‘언제까지 루프 할꺼나?’
출근 하다 말고, 남편이 나에게 던진 질문으로 인해,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이제 즐길 만큼 즐겼으니, 종족보존의 의무를 다해야 도리가 아닐까 하는 은근한 압력이 느껴졌다. 뭐 루프를 빼는 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와의 섹스에 있어서 피임의 부담이 가로놓이고, 더 나아가 임신이란 이슈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부득이 하게, 백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괴로움 이었다. 그 날은 그렇게 처음부터 어긋나고 있었다. 남편을 내보내고 집안을 대강 치운 뒤에, 커피를 타서 컴 앞에 앉았다. 언제나처럼, 밤 사이에 그는 나를 향해 많은 멜과 쪽지를 보낸 뒤였다. 어차피 그를 밤 사이에 볼 수 없다는 것을 약 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의 멜 속에는 내가 없는 자리에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 생각이 많이도 나고 있다는 말을 반드시 남겼다.
##오늘 좀 볼까? @@@@@@@@로 2시까지 나올래? 프론트 에서 메시지 체크 할 것.##
그곳은 그와 처음으로 섹스를 한 호텔이었다. 그와 알고 지내온 동안, 한 번도 같은 곳을 간 적이 없던 그 였는데…..난 남편의 얘기로 꿀꿀해진 심사를 달래볼 요량으로, 서둘러 집을 나섰다. 호텔 입구에서 발레 파킹을 부탁하고 열쇠를 건넨 뒤에 난 프론트로 갔다. 메모지엔 방 번호가 적혀 있었다. 난 그 쪽지를 손에 쥐고, 승강기로 달려갔다. 그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은 엘리베이터의 상승 속도가 내 마음만큼 따라주질 못한다는 조바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내가 올 시간을 예상해서 인지, 문은 밖에서도 열 수 있도록 걸쇠가 문 밖으로 걸려 있었고…..그건 마치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윙크를 하던 그의 모습과 같아 보였다.
‘문을 이렇게 열어 놓….’
방문을 닫고 돌아선 내 눈 앞에는 벌거벗은 두 사람의 나신이 침대 위에 있었다. 난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아무런 말도 못한 채, 내 머릿속은 그냥 하얗게 탈색되는 느낌이었다. 그는 내가 들어서고 있는대도 불구하고 눈을 뜨질 못하고 있었다.
‘왔어?’
온 몸을 주체하질 못하고 틀어대는, 그의 아랫도리에 붙어 있던 사람은 말로만 들어오던 그 누님이란 여자가 분명했다. 난 기가 막혔다. 아니, 이런 자리에 나를 어쩌자고….난 돌쳐 나가 버리려고 고개를 돌렸다.
‘삐지기는….나도 그 나이 때에는 그랬지….와서 앉어…..’
말을 하는 도중에도, 그 여인은 그의 좇을 자신의 혀 근처에서 뗄 줄을 몰랐다. 난 오기가 뻗치기 시작했다. 오냐, 오늘 니 년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 보자. 나이로 보나, 매력으로 보나, 내가 밀릴 건덕지는 하나도 없잖아? 난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가며, 의자에 앉았다. 그제서야 그가 눈을 뜨고 나를 쳐다 보았다. 살며시 웃는 그의 미소에 난 화를 내야 했지만, 도리어 난 대답처럼 그를 향해서 웃고 말았다. 그래, 이 방안에는 그와 나 밖에 없는 거야. 난 스스로 최면을 거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여자는 온 몸에서 나이가 묻어 나고는 있었지만, 정말 열씸히 가꾸는 티가 흘러 넘치고 있었다. 군살 이라고는 찾아 볼 수도 없었고, 오히려 근육질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그 몸매는, 여자인 내가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볼륨이나 매력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몸에서는 나이 답지 않은 스테미너 마저 느껴지게 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의 좇을 빨다 말고, 그의 가슴께로 다가가, 한 다리를 들고, 한 다리는 무릎을 꿇은 채로, 손을 보지 쪽으로 모아갔다.
‘쭉쩍쭉쩍쭉쩍….아! 오늘따라 보지가 질척여…..이거 쫌 봐. 나 정말 변태 같지?’
그녀는 나와 그를 번갈아 보면서, 손가락이 번들거리게시리, 그의 가슴께 에서, 다리를 들어 벌리고서, 자신의 보지에 손가락을 쑤셔가며, 자신이 자위에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그에게 선사하는 것이었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난 그와 섹스를 하면서도, 그에게 나의 모든 것을 주었다고 했지만, 결국 그 행위의 과정은 오로지, 나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었다. 그가 그녀를 끊을 수 없다는 이유….그건 바로 그의 앞에서라면, 어떤 행위도, 어떤 타락도 서슴지 않을 수 있는, 이른바 그녀만이 소유하고 있는 당당함이 그것이었다. 난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지기 시작했다. 그는 별 말도 없이, 눈짓 몇 번 하는 것으로, 그녀를 자유자재로 농락해 갔다. 그에게 엉덩이를 들이대고, 지 스스로 항문을 손가락으로 쑤시면서도, 사탕 빨듯이 쪽쪽, 그의 엄지 발가락을 빠는, 그녀의 다채로움…..난 아직도 그를 온전히 소유할 수 있는 길이, 멀고 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얼마나 더 망가져야만 그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 아니, 어느 바닥까지 더 타락을 해야, 저 여자처럼 그를 위해 온 몸을 내던질 수 있을런지…..난 그 두 사람의 극한에 치 다르고 있던, 비틀린 섹스의 탄드라를 대하면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도 더 망가지고 싶어.’
*0718 After Love…..*
난 그 자리에 아무런 행위도 하질 않고, 앉아 있는다는 것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난 일어나 스스로 옷을 벗어갔다. 그의 발가락을 족발 빨듯이 빨아대던 그녀가, 침대 옆으로 벌거벗은 채 다가온 나의 몸을 훑기 시작했다.
‘얘기로 들은 것 보담 좋은데? 역시 젊고 볼일이야. 저 이쁜 젖 쫌 봐, 안 그래?’
그녀가 발가락을 빨다 말고 뒤돌아 봤을 때, 그는 눈을 감고, 그 느낌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자세를 옆으로 조금 틀어, 그의 몸 위에서 자신의 몸을 옆으로 조금 돌렸다. 이제는 그의 좇을 입에 다시 물고, 나를 올려다 보며,
‘뭐해? 뒤에서 내 보지 쫌 빨아주지? 그렇게 남자 속을 몰라서야…..’
그녀에게는 그의 마음을 환히 읽을 수 있는 내시경 같은 것이 있는 듯 했다. 난 그저 나 혼자 미쳐 돌아갔었지만, 그녀는 한시도 그를 배려하지 않는 순간이란 없어 보였다. 좇을 빨면서도, 그의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 변태적인 혼음의 도원경마저, 알알이 흥분의 자락으로 그의 뇌리 속에 접수시키고픈 그녀의 의지……그녀는 그의 전신을 향해, 자신을 타락 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음란함 이란 황산을 그의 몸에 디리 쏟아 붓고 있었다. 그의 살이 그 황산으로 인해, 지글지글 뼛속 깊이 타 들어 가면서도, 아련한 쾌락의 심지만이 남아 버리는 독약 같은 섹스의 황홀경…..그는 그녀에게 중독되어 있었다. 난 하인처럼, 그녀의 엉덩이 뒤에 들러붙어, 보기에도 끔찍할 정도로 털이 무성한, 생면부지의 보지를, 태어나서 처음 죽죽 빨아댔다.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싶기도 한 순간은 어느새 지나가 버렸다. 그의 손이 나의 다리를 쓸고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난 그때 깨달았다. 그를 위해 나를 버린다는 의미, 그를 위해 온전히 나 자신을 타락 시키는 일, 모두를 말이다. 난 회한의 눈물마저, 그의 손길이 나의 두 다리 사이를 지나, 보지로 향하는 도중에, 기쁨의 통곡으로 바뀐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있었다. 펌핑도 아니고, 손가락을 쑤셔대는 동작도 아니었지만,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내 둔덕을 톡톡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숨이 껄떡거리며, 가빠왔다. 조갯살은 이미 피가 몰려, 공알 주위를 딴딴히 감싸 돌기 시작했고, 난 그의 손길을 기다릴 것도 없이, 내 스스로 젖과 젖꼭지를 쥐어 짜면서, 그에 대한 나의 헌신을 기꺼워했다. 그녀가 그의 위로 몸을 다시 옮겼다. 다시금 발가락을 빠는 자세로 엉덩이를 그의 쪽으로 향하게 하고, 그녀는 마지막 스퍼트를 차근차근 준비해 갔다. 그녀 스스로 보짓살을 양쪽으로 제치고서 그의 좇을 손끝으로 인도해, 끼워 넣기 시작했다. 목욕탕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나이 지긋한 아줌마들의 머리 감는 모습이 떠올랐다. 머리를 감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이며, 앞으로 상체를 수그릴 때마다, 뒤에서 보기에 덜렁거리는 씹살은 보기에 정말 흉측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 늘어진 씹살이 철벅거리면서, 벽에 풀칠 하듯이, 그의 좇을 유연하게 감싸 돌며, 씹구녕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모습은 말미잘의 촉수 같기도 했고, 아니, 그 보다 더한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미쳐가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끼워 넣는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그녀의 씹구녕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그 조임과 빡빡함에서 전달되는 쾌감의 극치에 그는 몸을 떨고 있는 것이었다. 난 나도 모르게, 아까 그녀가 그의 가슴께 에서 보여주던 그 자세 그대로 그를 향해, 나의 보지 속으로 내 손가락이 정신 없이 들락 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걸 알았다. 그의 손이 다시금 슬며시 내 둔부의 완곡한 골짜기를 따라 흘러 들고 있었다. 내 보지를 채우고 떨리고 있는 내 손의 왕복이 점차 빨라졌다. 그의 손가락이 아무런 방비도 없이, 내 항문을 침범하고 있었기에……내 앞에서는 목이 타도록 그리운, 그의 좇이 질투로 얼룩진 그녀의 보지 속에 처 박히고, 난 그에게, 그런 모습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변태적인 쾌락의 중심에라도 설 수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난 씹물을 뚝뚝 흘려가며, 보지 속으로 내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온 몸이 들들 거리고 있었고, 두 여자는 온전히 그를 위해 미쳐 갔다. 그의 손가락은 집요하게 걸쇠로 후리듯이, 내 항문을 덮쳐왔고, 난 그 안에서 헤어나기를 포기한 채, 엉엉 울어댔다.
‘…………’
마지막은……마지막은 기억에 없었다. 그 어떤 비명도, 신음도 들리질 않는 한계의 상황에서 난 정신을 잃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깨어 났으니까…..눈을 뜨고서, 난 창 밖이 너무 어둡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 일어났지만,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온 전신이 멍이 든 것처럼 아려 왔고, 가까스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그게 그와의 마지막 이었다. 정말 바람처럼 왔다가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의 모습을 잊을 수 있을는지 난 아직도 자신이 없다. 오늘도 난 클래즈콰이의 그 노래, After Love를 들으며, 나를 스쳐 지나간 그의 잔상을 허무하게 뒤쫓고 있다. 뭇 남자들의 느글거리며, 내려 꽂히는 시선과 치미는 좇대 밑에서, 그에게 주어야 했을, 모든 것들을 벌리고, 또 버둥거리면서…….
-끝-
P.S.: 이 글을 그녀에게 바칩니다. 다시 또 그녀의 수필집을 보게 될 수 있기를 기원하며....
*0714 갈증과 배고픔의 사이에서*
그는 욕실에 언제나 먼저 들어갔다. 어떤 이들은 만남을 마무리 하는 샤워 도중, 끓어오르는 마지막 욕구를 피날레처럼 분출했다고 했지만, 우리 사이에 그런 것은 끝까지 없었다. 그는 나를 위해 일회용 칫솔에 치약을 짜주면서, 이를 닦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와 나는 벌거벗고 거울을 바라보면서, 입가로 부글부글 새어 나오는 치약의 거품이, 턱을 타고 가슴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별 말이 없었다. 난 그런 그와 나의 모습이 출근을 앞둔 맞벌이 부부의 분주한 아침준비처럼 느껴졌었다. 섹스는 이미 일상이 되어 버렸고, 지금은 그것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한 그의 태도와 아울러, 그의 벗은 등을 통해 나 홀로 섹스를 느낀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두 사람은 그 좁은 욕실 안에서 서로 상관 없는 사람처럼, 한 사람이 이를 닦으면, 다른 쪽은 샤워를 했고, 누가 볼일을 보노라면, 다른 한 사람은 머리를 말렸다. 그렇게 욕실을 나와서야, 나는 밤 사이 그렇게 뒹구는 동안에도, 커튼 조차 닫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결코 서두른 사람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아, 배고프다, 넌?’
‘나두……여기서 먹을까?......아님……’
난 룸 써비스를 시키고 싶었다. 날이 밝고 나니, 또다시 고개를 드는 일상으로의 회귀본능…..난 밝아진 밖의 세상이 두렵긴 했다. 그러나, 그는 옷을 입기 시작하고, 밤 사이 탁자에 꺼내 놓았던 지갑과 차 열쇠, 담배, 라이터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주섬주섬 챙겼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은 몸에 참 많은 것을 넣어 가지고 다닌다는 생각을 했다. 그에 반하여 여자는 다르다. 남편은 내 핸드백을 잠시 열어 본 적이 있었는데, 쓸데 없는 것들을 넣고 다니니, 자꾸만 큰 백을 원하는 거 아니냐면서, 혀를 찬 적도 있었다. 목욕가방 같은 형태의 것을 들고 다니는 남자들도 있지만, 그는 무얼 손에 든다던가, 어깨에 매는 걸 싫어했다.
‘나가자.’
그를 제외하고 이제까지 나와 만났던 남자들은, 어디서 주어 듣기는 꽤 했던지, 옷을 다 입어가는 내 엉덩이를 슬슬 주무르며, 갖추어 입어가는 팬티를 다시 끄잡아 내려, 아쉬운 듯이 보지를 쭙쭙 빨고, 입맛을 다시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그런 법이 없었다. 전날, 방에 들어올 때와 같은 그런 건조하고 둔탁한 분위기……그 흐름으로 인해, 그와 승강기를 타고 내려 오면서, 제 발이 지린 것처럼, 뻔뻔스럽게도, 다음에 언제 보냐는 말을 내 입으로 먼저 꺼내게 만든다는 걸 알았다. 그는 다음 이란 단어를 스스로 기약하는 법이 없었다. 난 그걸 견딜 수 없었고, 가까스로 그의 입을 통해 대강의 날짜라도 결정되어야, 속이 편해 지는 묘한 금단현상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 날 이후, 온라인 상으로도 나타나질 않고, 연락도 되질 않았다. 핸폰은 언제나 메시지로 연결되어도 씹기 일 쑤 였고, 난 그와 연결될 방법이 모호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도 세상에 떠도는 얘기 속의, 그렇고 그런 새끼들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난 하루 하루가, 멘스 직전 치밀어 오르는 짜증과 신경질 같은 것으로 덮여가고 있었고, 아무런 잘못도 없이,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잠들어 버린 남편의 뒷꼭지 마저 미워지기 시작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었다. 난 그 당시, 그를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으면서도, 생활의 전반이 뒤 흔들리는 여파를 참아내기에는 역부족 임을 실감하던 때였다. 속았다는 생각도 했고, 그럼 그렇지, 그 새끼, 모든 게 수작이었고, 가식 이었을 테지….., 그런 구석에 홀켜버린 내가 미친 년이지…… 하는 반성도 하긴 했었다. 그러나, 머릿속이 터질 것 같은 창피함과 수치심이 사라지고 나면, 언제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생각은, 마지막으로라도, 한번쯤은 만나서 이 분을 풀 수 있을까 하는 어리석은 되뇌임 뿐이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분풀이라기 보다, 다시 한번 그 날과 같은 섹스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바보 같은 미련이 더 옳은 표현 이었다.
‘윽윽..억억….당신..오늘 정말…죽인다….’
‘철푸덕…..철푸덕….철푸덕…..’
난 그에 대한 화풀이를 남편에게 그것도 섹스로 대신했다. 남편의 위에 올라타고 앉아서 배가 터지도록, 엉덩이를 내리쳐 박아대는 나의 심성은, 그렇게 그를 위에서 내리 누르며,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나의 의사표시였음을 남편은 몰랐다. 남편이 아프다며, 머리를 밀어낼 때까지도, 나는 그의 좇을 아예 내 이빨로 끊어 줄 거라는 복수심에 매달려, 남편의 좇을 잘근 대며 물어가는 것조차 의식하질 못했다. 난 그에 대한 미움이 변질되어, 그리움으로 바뀌는 것과 더불어, 반작용처럼 남편의 좇에 매달려 죽을 듯이 섹스를 해대면서도, 지금 어디 에선가, 다른 여자들과 진저리 나도록 놀아 재끼고 있을 거라는 상상에서 비롯된, 질투심으로 인해, 이성조차 잃어가고 있었다. 이 기회에 채팅이라는 올가미를 벗어볼까도 싶었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맘 먹은 대로 되진 않았다. 그래도 그게 그에게 닿을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인가 싶은 생각에, 몇 번을 망설였는지 모른다. 살 것도 없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백화점을 빙빙 도는 것처럼, 난 채팅 족들의 언저리에 죽치고 앉아, 그가 다시 나타나 주기만을 기다리면서, 점점 깊어져 가는 그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착하기만 한 남편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야만 했다.
##잘 있었어? 그 동안 연락 많이 했었나 봐? 미안!##
난 그러던 어느 날, 덜렁 남겨져 있던 그의 쪽글을 대하면서, 갑자기 눈물이 쉴 사이 없이 쏟아져 흐르는 걸 멈추질 못했다. 그 사이에 공교롭게 전화를 건 남편이 왜 울고 있냐고 하길래, 빌려온 영화가 하도 슬퍼서 그러노라고 거짓말로 둘러대야 할 정도로 난 꺽꺽 대며, 울고 있었다. 온 몸에 후줄근하게 솟아버린 식은 땀도 그러려니와, 난 눈물에, 콧물까지 범벅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를 통해서 사랑을 배운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연애감정에 빠진 것도 아니었는데, 그가 이토록 가슴속 깊이 박혀버린 것을 무어로 설명할 수 있을는지…..난 딸꾹질에, 눈물이 채 마르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기운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에, 있는 밥을 몽조리 때려 엎어 비벼 버렸다. 한참을 미친년처럼 게걸스럽게 밥숟가락을 놀리다가, 거실 벽에 부착된 큰 거울 통해 보여진 내 모습을 보고서, 나는 입 안의 밥풀이 다 튀어 나올 정도로 웃어 버리고 말았다. 아무렇게나 묶어 올린 머리에, 쾡한 눈자위, 눈물이 그득한 채로, 온 입가에 벌건 고추장을 묻히고 있었으면서도, 얼굴 가득 번져 있던 그 행복한 자욱…… 그가 남기고 간 그리움의 갈증과 그의 섹스에 허기졌던 음란한 배고픔이 동시에 채워지고 있었다.
*0716 더 망가지고 싶어*
그는 그 날 이후, 모든 시간을 나에게 할애한 사람처럼 움직였다. 난 대담해져 가고 있었고, 남편은 언제나 저녁에 돌아와 한껏 꾸미고, 웃음을 흘리는 나를 대하며, 무슨 좋은 일이 있냐며, 싱글댔다. 그로 인하여 나의 생활에 탄력이 붙어가고, 나는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가 생활의 풍족함을 채워 주는 것도, 가사일을 어느 한가지도 덜어 주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난 모든 것에 신이 나고 있었다. 바쁜 와중에도 나가 본 동창회에서는, 날더러 수술을 했느냐, 애인이 생겼냐, 로또가 맞았냐 등등 변화된 내 모습에 모두 물음표를 날리기 바빴으니까.
‘우리 고속도로 탈까?’
그렇다고 그와 밀회의 여행을 떠나는 건 절대 아니었다. 그는 가끔 톨게이트를 통과해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돌아오는 장난을 많이 했다. 그의 고속도로 놀이…난 처음에 미쳤냐며, 눈을 흘겼지만, 종국에 가서는 톨게이트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의 차에 올라타면 운전을 하고 있는 그의 바지를 풀고 머리를 들이댔다.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네가 내 껄 열심히 빨고 있는 거야. 그걸 내려다 보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할까? 너의 얼굴은 보질 못한다고 할지라도, 위아래로 들썩이는 고갯짓을 보는 순간, 아마 돌지 않을까? 그리고, 유유히 톨게이트를 빠져 나가는 거지. 이건 니 세상이 아니란다 하면서 약 쫌 올려대는 거지…..어때?’
그건 오로지 그와 나만의 세상이었다. 운전 도중에 그의 좇을 빨려면 너무 힘이 들었다. 운전석을 뒤로 완전히 밀어댄다고 해도 고개를 처박고 움직이기에 핸들과의 공간은 협소했고, 변속레버 때문에 등을 둥그렇게 구부린 채로 그 짓을 한다는 건, 중노동에 해당되었다. 하지만, 난 그런 유희를 하는 사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나의 욕구가 백일하에 까발려 진다는 것이 엄청난 흥분을 몰고 온다는 걸 깨달았다. 나의 타락과 음란함이 남들의 시선을 통해 고착화 되고 인정되어, 그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수만 있다면, 난 어떻게 되도 좋다는 심정……부끄럽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올래?’
그가 전화를 하기에는 너무 이른 아침 9시 반……
‘어디야?’
‘여기 복도….나 지금 현관 앞에 와 있어’
‘미쳤나 봐.’
난 현관 문을 열었다. 그가 웃으면서 핸폰을 들고 서 있었다. 난 고쳐봐야 그게 그 머리였어도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매만졌다.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보여 준다는 생각에, 입가를 손으로 가리기도 했지만, 입으로 흘러 나오는 웃음을 감추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나와…조금 있다가, 나 가야 돼.’
‘바빠?’
‘바빠도 할 일은 해야지.’
‘나 만나주는 게 무슨 직업이니?’
난 멋 모르고, 현관도 닫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그를 따라 나섰다. 혹시라도 알아보는 이웃이 튀어 나올까 봐 조바심을 내고 있었지만, 그는 천하태평 이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난 그가 무얼 의도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잠긴 옥상문을 사이에 두고, 계단에 서서, 그는 나보고 돌아 서라고 했다.
‘소리 내지마. 복도랑, 계단은 울려…..’
내가 입고 있던 홈 드레스를 허리께로 걷어 올리고 나서, 난 그제서야, 촌시런 슬리퍼에다, 평범한 보통 팬티마저 입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것도 노란 오줌이 지려 있는 그런…..그는 그 팬티를 뒤에서 끌어 내리며, 팬티의 안쪽에 묻어 있는, 약간의 냉 찌끄래기와 오줌 자욱을 잠시 내려다 보는 것이었다. 손가락으로 슬며시 그 허연 콧물 같은 덩어리를 눌러보는 그의 얼굴……난 더러우니, 만지지 말라는 인상을 썼다. 그는 스스로 바지를 내리고, 한 계단 밑에서, 그것도 계단에 선 채로, 나의 뒤를 탐하기 시작했다. 돌아다 보며, 빨지 말라고 그렇게 손을 내 저었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흐흑….’
그의 시식이 시작되고 얼마 있질 않아, 그는 별다른 애무도, 젖을 달래주는 일도 없이, 바로 좇을 뒤에서 박아왔다. 누가 올라올 수도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에서 열심히 소리를 자제한다고 해도, 새어 나오는 신음이 의심을 살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런 주위의 조건에 별 무신경 이었다. 내 엉덩이를 붙들지도 않고, 척척 대는 소리만이 나고 있었고, 난 흡사, 주위에 아파트 주민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수치심으로, 고개조차 들 수 없었지만, 보지 속으로는 불덩이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유달리 노출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닌 그였지만, 이런 묘한 장소에서의 섹스로 인해, 나의 사고 패턴은, 그의 주파수에 동화되어 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가능한 의성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해도, 그가 나를 범하는 사이에, 내 보지에서 피어나는 소리는, 결코 일치하는 단어가 없었다. 내 속을 온통 인두로 지져대는 것 같은 그의 열기는 내 목구녕을 통해, 기차 화통 같이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게 만들었고, 난 아무런 방어벽도 없는, 이런 황량한 섹스조차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그를 통해 망가져 가고 있었으며, 그의 병균에 오염되어, 온 몸에서는 음란한 고름이 질질 흐르고 있었으면서도, 난 그로 인해, 사는 것이 의미 있다는, 되도 않는 발상에 빠져 있었다.
‘언제까지 루프 할꺼나?’
출근 하다 말고, 남편이 나에게 던진 질문으로 인해, 나는 머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이제 즐길 만큼 즐겼으니, 종족보존의 의무를 다해야 도리가 아닐까 하는 은근한 압력이 느껴졌다. 뭐 루프를 빼는 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와의 섹스에 있어서 피임의 부담이 가로놓이고, 더 나아가 임신이란 이슈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부득이 하게, 백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괴로움 이었다. 그 날은 그렇게 처음부터 어긋나고 있었다. 남편을 내보내고 집안을 대강 치운 뒤에, 커피를 타서 컴 앞에 앉았다. 언제나처럼, 밤 사이에 그는 나를 향해 많은 멜과 쪽지를 보낸 뒤였다. 어차피 그를 밤 사이에 볼 수 없다는 것을 약 올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의 멜 속에는 내가 없는 자리에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 생각이 많이도 나고 있다는 말을 반드시 남겼다.
##오늘 좀 볼까? @@@@@@@@로 2시까지 나올래? 프론트 에서 메시지 체크 할 것.##
그곳은 그와 처음으로 섹스를 한 호텔이었다. 그와 알고 지내온 동안, 한 번도 같은 곳을 간 적이 없던 그 였는데…..난 남편의 얘기로 꿀꿀해진 심사를 달래볼 요량으로, 서둘러 집을 나섰다. 호텔 입구에서 발레 파킹을 부탁하고 열쇠를 건넨 뒤에 난 프론트로 갔다. 메모지엔 방 번호가 적혀 있었다. 난 그 쪽지를 손에 쥐고, 승강기로 달려갔다. 그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은 엘리베이터의 상승 속도가 내 마음만큼 따라주질 못한다는 조바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었다. 내가 올 시간을 예상해서 인지, 문은 밖에서도 열 수 있도록 걸쇠가 문 밖으로 걸려 있었고…..그건 마치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윙크를 하던 그의 모습과 같아 보였다.
‘문을 이렇게 열어 놓….’
방문을 닫고 돌아선 내 눈 앞에는 벌거벗은 두 사람의 나신이 침대 위에 있었다. 난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아무런 말도 못한 채, 내 머릿속은 그냥 하얗게 탈색되는 느낌이었다. 그는 내가 들어서고 있는대도 불구하고 눈을 뜨질 못하고 있었다.
‘왔어?’
온 몸을 주체하질 못하고 틀어대는, 그의 아랫도리에 붙어 있던 사람은 말로만 들어오던 그 누님이란 여자가 분명했다. 난 기가 막혔다. 아니, 이런 자리에 나를 어쩌자고….난 돌쳐 나가 버리려고 고개를 돌렸다.
‘삐지기는….나도 그 나이 때에는 그랬지….와서 앉어…..’
말을 하는 도중에도, 그 여인은 그의 좇을 자신의 혀 근처에서 뗄 줄을 몰랐다. 난 오기가 뻗치기 시작했다. 오냐, 오늘 니 년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 보자. 나이로 보나, 매력으로 보나, 내가 밀릴 건덕지는 하나도 없잖아? 난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가며, 의자에 앉았다. 그제서야 그가 눈을 뜨고 나를 쳐다 보았다. 살며시 웃는 그의 미소에 난 화를 내야 했지만, 도리어 난 대답처럼 그를 향해서 웃고 말았다. 그래, 이 방안에는 그와 나 밖에 없는 거야. 난 스스로 최면을 거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여자는 온 몸에서 나이가 묻어 나고는 있었지만, 정말 열씸히 가꾸는 티가 흘러 넘치고 있었다. 군살 이라고는 찾아 볼 수도 없었고, 오히려 근육질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그 몸매는, 여자인 내가 봐도 탄성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볼륨이나 매력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몸에서는 나이 답지 않은 스테미너 마저 느껴지게 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의 좇을 빨다 말고, 그의 가슴께로 다가가, 한 다리를 들고, 한 다리는 무릎을 꿇은 채로, 손을 보지 쪽으로 모아갔다.
‘쭉쩍쭉쩍쭉쩍….아! 오늘따라 보지가 질척여…..이거 쫌 봐. 나 정말 변태 같지?’
그녀는 나와 그를 번갈아 보면서, 손가락이 번들거리게시리, 그의 가슴께 에서, 다리를 들어 벌리고서, 자신의 보지에 손가락을 쑤셔가며, 자신이 자위에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그에게 선사하는 것이었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난 그와 섹스를 하면서도, 그에게 나의 모든 것을 주었다고 했지만, 결국 그 행위의 과정은 오로지, 나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이었다. 그가 그녀를 끊을 수 없다는 이유….그건 바로 그의 앞에서라면, 어떤 행위도, 어떤 타락도 서슴지 않을 수 있는, 이른바 그녀만이 소유하고 있는 당당함이 그것이었다. 난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지기 시작했다. 그는 별 말도 없이, 눈짓 몇 번 하는 것으로, 그녀를 자유자재로 농락해 갔다. 그에게 엉덩이를 들이대고, 지 스스로 항문을 손가락으로 쑤시면서도, 사탕 빨듯이 쪽쪽, 그의 엄지 발가락을 빠는, 그녀의 다채로움…..난 아직도 그를 온전히 소유할 수 있는 길이, 멀고 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얼마나 더 망가져야만 그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 아니, 어느 바닥까지 더 타락을 해야, 저 여자처럼 그를 위해 온 몸을 내던질 수 있을런지…..난 그 두 사람의 극한에 치 다르고 있던, 비틀린 섹스의 탄드라를 대하면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도 더 망가지고 싶어.’
*0718 After Love…..*
난 그 자리에 아무런 행위도 하질 않고, 앉아 있는다는 것이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난 일어나 스스로 옷을 벗어갔다. 그의 발가락을 족발 빨듯이 빨아대던 그녀가, 침대 옆으로 벌거벗은 채 다가온 나의 몸을 훑기 시작했다.
‘얘기로 들은 것 보담 좋은데? 역시 젊고 볼일이야. 저 이쁜 젖 쫌 봐, 안 그래?’
그녀가 발가락을 빨다 말고 뒤돌아 봤을 때, 그는 눈을 감고, 그 느낌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자세를 옆으로 조금 틀어, 그의 몸 위에서 자신의 몸을 옆으로 조금 돌렸다. 이제는 그의 좇을 입에 다시 물고, 나를 올려다 보며,
‘뭐해? 뒤에서 내 보지 쫌 빨아주지? 그렇게 남자 속을 몰라서야…..’
그녀에게는 그의 마음을 환히 읽을 수 있는 내시경 같은 것이 있는 듯 했다. 난 그저 나 혼자 미쳐 돌아갔었지만, 그녀는 한시도 그를 배려하지 않는 순간이란 없어 보였다. 좇을 빨면서도, 그의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 변태적인 혼음의 도원경마저, 알알이 흥분의 자락으로 그의 뇌리 속에 접수시키고픈 그녀의 의지……그녀는 그의 전신을 향해, 자신을 타락 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음란함 이란 황산을 그의 몸에 디리 쏟아 붓고 있었다. 그의 살이 그 황산으로 인해, 지글지글 뼛속 깊이 타 들어 가면서도, 아련한 쾌락의 심지만이 남아 버리는 독약 같은 섹스의 황홀경…..그는 그녀에게 중독되어 있었다. 난 하인처럼, 그녀의 엉덩이 뒤에 들러붙어, 보기에도 끔찍할 정도로 털이 무성한, 생면부지의 보지를, 태어나서 처음 죽죽 빨아댔다.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싶기도 한 순간은 어느새 지나가 버렸다. 그의 손이 나의 다리를 쓸고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난 그때 깨달았다. 그를 위해 나를 버린다는 의미, 그를 위해 온전히 나 자신을 타락 시키는 일, 모두를 말이다. 난 회한의 눈물마저, 그의 손길이 나의 두 다리 사이를 지나, 보지로 향하는 도중에, 기쁨의 통곡으로 바뀐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있었다. 펌핑도 아니고, 손가락을 쑤셔대는 동작도 아니었지만,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내 둔덕을 톡톡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숨이 껄떡거리며, 가빠왔다. 조갯살은 이미 피가 몰려, 공알 주위를 딴딴히 감싸 돌기 시작했고, 난 그의 손길을 기다릴 것도 없이, 내 스스로 젖과 젖꼭지를 쥐어 짜면서, 그에 대한 나의 헌신을 기꺼워했다. 그녀가 그의 위로 몸을 다시 옮겼다. 다시금 발가락을 빠는 자세로 엉덩이를 그의 쪽으로 향하게 하고, 그녀는 마지막 스퍼트를 차근차근 준비해 갔다. 그녀 스스로 보짓살을 양쪽으로 제치고서 그의 좇을 손끝으로 인도해, 끼워 넣기 시작했다. 목욕탕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나이 지긋한 아줌마들의 머리 감는 모습이 떠올랐다. 머리를 감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이며, 앞으로 상체를 수그릴 때마다, 뒤에서 보기에 덜렁거리는 씹살은 보기에 정말 흉측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 늘어진 씹살이 철벅거리면서, 벽에 풀칠 하듯이, 그의 좇을 유연하게 감싸 돌며, 씹구녕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모습은 말미잘의 촉수 같기도 했고, 아니, 그 보다 더한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미쳐가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끼워 넣는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그녀의 씹구녕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그 조임과 빡빡함에서 전달되는 쾌감의 극치에 그는 몸을 떨고 있는 것이었다. 난 나도 모르게, 아까 그녀가 그의 가슴께 에서 보여주던 그 자세 그대로 그를 향해, 나의 보지 속으로 내 손가락이 정신 없이 들락 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걸 알았다. 그의 손이 다시금 슬며시 내 둔부의 완곡한 골짜기를 따라 흘러 들고 있었다. 내 보지를 채우고 떨리고 있는 내 손의 왕복이 점차 빨라졌다. 그의 손가락이 아무런 방비도 없이, 내 항문을 침범하고 있었기에……내 앞에서는 목이 타도록 그리운, 그의 좇이 질투로 얼룩진 그녀의 보지 속에 처 박히고, 난 그에게, 그런 모습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변태적인 쾌락의 중심에라도 설 수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난 씹물을 뚝뚝 흘려가며, 보지 속으로 내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온 몸이 들들 거리고 있었고, 두 여자는 온전히 그를 위해 미쳐 갔다. 그의 손가락은 집요하게 걸쇠로 후리듯이, 내 항문을 덮쳐왔고, 난 그 안에서 헤어나기를 포기한 채, 엉엉 울어댔다.
‘…………’
마지막은……마지막은 기억에 없었다. 그 어떤 비명도, 신음도 들리질 않는 한계의 상황에서 난 정신을 잃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깨어 났으니까…..눈을 뜨고서, 난 창 밖이 너무 어둡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 일어났지만,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난 온 전신이 멍이 든 것처럼 아려 왔고, 가까스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그게 그와의 마지막 이었다. 정말 바람처럼 왔다가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의 모습을 잊을 수 있을는지 난 아직도 자신이 없다. 오늘도 난 클래즈콰이의 그 노래, After Love를 들으며, 나를 스쳐 지나간 그의 잔상을 허무하게 뒤쫓고 있다. 뭇 남자들의 느글거리며, 내려 꽂히는 시선과 치미는 좇대 밑에서, 그에게 주어야 했을, 모든 것들을 벌리고, 또 버둥거리면서…….
-끝-
P.S.: 이 글을 그녀에게 바칩니다. 다시 또 그녀의 수필집을 보게 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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