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의 가족사진-미수의 가족사진-
‘도대체 어떤 타이를 매야, 쫌 젊어 보이남?’
사람들은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가장 자신 있는 칼라의 타이를 준비해 놓는다고는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하나 같이 구닥다리 같이 보이고, 맘에 드는 것이 없기는 매한가지 였다.
‘시간 늦겠다. 아직도 늑장이냐?’
어머님께서 한 소리 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이 되도록, 출근 시간에 쫓겨, 약식으로만 매고 다녔지, 정식으로 타이를 맬 줄 몰라, 이런 자리가 있는 경우에는 코 질질 흘리며, 가슴패기에 손수건 다는 초등학교 신입생처럼, 어머님의 코 앞에 대가리를 디밀고, 타이 좀 매 주십사 버티는 일이 다반사였기에 말이다. 그 놈의 인터넷 지식 검색 창이라도 있어서 찾아보긴 했지만, 이리 돌려 보고, 저리 훑어 봐도 그 그림들이 이해 안 가기는 그게 그거 였다.
‘창준아, 머리 쫌 어떻게 해야지. 오늘은 어째 더 숱이 없어 뵈냐?’
번번이 선보러 나가는 자리에서 퇴짜를 맞는 나의 가장 큰 딜레마는 머리였다. 누구의 말처럼 한 모에 얼마씩 하는 머리 심기를 해보든가, 아님, 가발을 쓰던지, 말들이랑, 참견이 많았지만, 듣고 싶은 생각은 처음부터 아예 없었다. 난 이판 사판, 공사판의 심정으로,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대갈빡 깝데기를 까만 매직으로 북북 칠하고 나가볼까 하는 생각도 안 한건 아니다. 사실 말이지. 학교 다닐 때부터 성글던 머리 숱이 어느 사이엔가 듬성듬성 해지더니만, 그예 어느 날 아침, 머리를 감고 거울 앞에 섰을 때, 난 아연해지고 말았다. 머리 한가운데에 뻥 뚫린 운동장……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이렇질 않았는데….지금의 머리 스타일은 아마도 그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친구들은 그랬다.
‘창준아! 그 머리 카락 몇 줄 남았다고 그 구석팅이의 주변머리를 끌어다가 속알머리 산정상을 덮냐? 좀 치사하질 않나 싶다. 낄낄낄……’
‘너 아까 보니까 무스도 꽤 쓰드구만. 그래 어디 쓸 데가 없어서 머리카락 끌어다 민 대머리 가리는데 무스를 쓰남? 아예 신경 끄게, 뽄드를 바르지…..헐헐’
‘정 어려우면, 내가 우리 누나, 가발 빌려 주까? 그게 아주 스타일이 좋아요. 완전 라면뽀글 파마에다, 스타일 죽이거덩…아마 그거 착 쓰면, 남자들 줄줄이 따라올 껄?’
난 사람들의 평가기준에 머리카락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도 높은지 전혀 알지 못했다. TV나, 길 거리를 지나가는 대머리 아저씨들을 볼 때면, 그거 한가지는 아주 궁금했었다. 도대체 세수 할 때, 닦아야 할 면상의 경계선이 어디까지 인가가 말이다. 게다가 대머리 아저씨들이 섹스는 오지그리 밝히고, 여자들 뻑가게 하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말도 믿지는 않았다. 그런 속설은 대머리라는 것이 신체변이의 한 현상일 뿐이지만, 그것을 마치 장애자처럼 몰아세우는, 일반 인들에게 대한 대머리 아자씨들의 성토성 반격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돌아 댕기던 우스개 소리에도, 대머리, 혹은 민대가리라는 소재는 곧잘 등장 했었는데, 어떤 벌창 보지의 공주를 만족시키기 위한 한 방편으로, 머리를 빡빡 백구를 치고(머리카락을 죄다 밀어 버리는 스타일), 공주의 헐렁한 보지에 들이대면서, 자신의 두 귀를 가리켜, 저는 손잡이도 있는 뎁쇼 하는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었다. 사실 그것은 대머리를 빗댄 것이 아니라, 민대가리의 효용성을 강조한 얘기지만, 그 안에는 기필코 강조하려던 그 머리의 효용성을 그런 식으로나마 강조하고 싶은, 대머리 부류의 통한이 녹아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남자는 그래도 눈에 잘 익어서 그런지, 그런대로 봐 줄만 했지만, 나이든 여자들의 대머리는 좀처럼 눈길을 끊을 수 없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는지, 그런 여자 들을 보면, 전생에 얼마나 죄를 많이 졌으면, 저렇게 뻥뻥 머리카락이 뚫리나 하며, 혀를 차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자라고 나서 나는 여자들의 대머리 증상 중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증 같은 희귀증상도 한 몫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런 마음을 아예 깨끗이 접어 버렸다. 내 코가 석자 인데, 남 걱정하며, 혀 찰 수 있나? 하는 것이었고……
‘어여 안 나와?’
‘네 나가요.’
‘너 머리는 감았냐? 왜 이리도 빤질거린다니? 머리카락에 기름이 저렇게나 많은데, 왜 뿌리는 그다지도 힘이 없다니?’
캬! 아예 부모고, 형제고, 있는 대로 속을 뒤집는데, 이거 사람 돌아버리게 하는 씨슈템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어머님이 그나마 몇 가닥 남지 않은 좌 우측의 머리칼을 쓸어다가 덮어 놓은 것을 보고, 또 하시는 말씀이었다. 머리카락이야 곱게곱게 빨아서 자연풍으로 말려, 손상의 최소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건만, 그 빤질거리는 두피에 반사된 번쩍거림이 머리카락의 개기름으로 잘못 오인되는 허망한 좌절감의 웨이브…..내가 완전 미쳐, 완전 미친다니 깐!
‘이번엔 잘 해야 할 텐데…..’
‘잘 되겠죠. 이게 몇 십 번째 선인데…..’
어머님의 한숨이, 운전하는 내 뒤통수를 열나 가격하는, 차 안의 무거운 분우구…..
‘제 시간에 따악 맞춰 오셨네여. 인사들 나누시져.’
마담 뚜의 시푸르댕댕한 인사말…..속을 안 들여다 봐서 그렇지, 안 봐도 뻔할 뻔순이였다. 으이그, 닝기리, 대머리 자슥…..이제는 포기하고 혼자 자빠져 살지, 뭐 하러 선은 자꾸 본다니? 하는 눈초리…..
‘안녕하십니까? 첨 뵙겠습니다. 29살 조창준 입니다.’
누가 물어 봤어, 물어 봤냐고? 난 인사를 해 놓고도 나이를 앞세운 별스런 짓을 괜시리 한 것 같아, 골이 지끈대기까지 했다.
‘얼굴이 참 동안 이시다.’
상대 측 어머니로 보이는 분의 칭찬….예의상 하는 허례허식 인가, 아님, 진심인가? 대개 이런 선을 보는 자리에서는 대화까지도 자로 잰 듯이, 사용하는 언사도 범위 안에서 노니는 경향이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
‘우리 애가 머리카락이 좀 성글어서 그렇지, 얼굴은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여서, 그런 말을 자주 듣죠.’
어머님의 맞장구. 성글긴, 아예 전체가 황무지 구만. 난 머리 스타일이 망가지면서 친한 친구 녀석과 열나 싸운 기억이 번뜻 들고 있었다.
‘창준아! 넌 얼굴이 동안이니, 소림사 스님처럼 아예, 머리를 박박 밀고 다니는 게 어떨까? 면도까지 해서 송골송골 땀방울 맺히는 것도 다 보이게…’
‘이런 씨박 쉐이! 친구라고 도움은 못 줄망정, 뭐가 어쩌고 어째? 내가 미친 척하고, 네 말 듣느니, 아예 바리깡으로 주변머리만 남기고, 정 중앙에 시원하게 가리마를, 그것도 넓직하게 만들고 말지…..에이 썩을 놈….’
난 그날, 그 녀석과 대판 싸운 뒤에, 집에 돌아와, 진정으로 그 친구의 말대로 머리를 깨끗이 밀어 버리려고, 바리깡을 몇 번이나 고쳐 잡았지만, 끝내 그러지는 못했다. 그나마 차례차례 떨려나가 뒤지게 될, 내 머리카락들이 불쌍해서, 그런 짓은 도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쪽은 이름만 들어도 아실 만한….’
‘어히, 돼지엄마..무슨 그런….아니에요. 그냥 조그만 먹거리 장사 하고 있어요. 시쳇말로 식당 하나 조그마하게 하고 있지요. 애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떴고, 저 혼자서 얘 하나 바라보고 살았지요.’
‘그러시군요. 저는 집에서 살림만 해서….. 애 아빠는 공무원이고요. 이제 얼마 있질 않으면 정년 입니다. 그나마 직위라도 지키고 있을 때, 장가를 보내야, 하객들 보기 민망하지 않을 것 같아, 이리저리 힘을 써 보는데, 쉽사리 인연이 나타나 주질 않네요.’
‘우리 애도 선을 꽤 많이 봤는데……., 이런 얘기 하면 감점이 될라 나?’
‘아니에요. 우리 애도 아까 말씀 드렸듯이, 겉 늙어 보인다는 이유로, 번번히 퇴짜를 맞는 바람에……수태 봤죠. 요즈음 여자들 지들뿐만 아니라, 남편 될 사람, 외모도 에지간히 따져야죠!’
‘그럼, 여기서 우리들은 자리를….’
그런데, 이상했던 것은 그 돼지엄마라는 마담 뚜가 여자 쪽의 어머니는 남겨두고, 어머님의 팔만을 잡아 끌고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닌가?
‘인사 드려야지, 얼릉!’
그제서야, 엉거주춤 고개를 드는 상대편 여자의 얼굴을 나는 그제서야 처음 볼 수 있었다. 으와! 죽인다! 난 손가락, 발가락 다 들어도 모자랄 만큼 선을 봤지만, 그렇게 빼어난 미모의 여자는 보덜 못했었다. 그 눈매 하며, 갸름한 턱선, 쪼매만한 입술….
‘증말, 미인 이시네여. 눈이 부실 정도로…’
그러나, 그녀는 웃기만 할 뿐, 대답은 모친이 대신했다. 그 인물의 원조는 역시 그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 분명했다. 연배야 어머님과 비슷하거나 아님, 한참 더 아래로 보였지만, 꾸미고 있는 분위기라든가, 피부 상태, 화장의 완숙미 같은 것은 어머님이 도저히 흉내 내실 수 없을 정도의 노련함이 돋보였기에….
‘그래여?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네요. 아까 성함이 무어라고 하셨죠?’
‘조창준 입니다. 그 쪽은?’
난 이번에는 아예 그 어머니와 시선을 맞추질 않고서, 그녀를 바라다 보면서 질문을 날렸다. 겐세이도 유분수지, 이제 쫌 자리나 비켜 주시지, 왠 이 나이에 쫀쫀한 감시?
‘미수예요, 진미수, 나이는 스물 셋…..’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그녀는 대답도 없이 웃기만 하고, 어머님 되시는 분이 신상명세를 읊어대셨다.
‘미수는 학교를 미처 다 마치질 못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많이 아픈 바람에….’
엥? 이기 뭬이야? 그럼 고졸도 못 되는 고퇴? 이거야 원…..하지만, 나는 내 앞에 앉아 있는 상대가 생글생글 웃으며, 나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뻑이 가고 있었다. 번번히 선만 보러 나갔다 하면, 어떤 때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안면식이 있어 왔던 마담 뚜의 얼굴과 그 옆에 잔뜩 긴장하고 앉아 있는 내 대머리만 보고도, 줄행랑을 친 여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기에……
‘지금도 많이 아픈가요?’
‘아뇨. 지금은 보시다시피 괜찮아요.’
그러나, 나는 아무런 대꾸도 없고, 말도 없고, 그냥 웃기만 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괜찮은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점차 들기 시작했다. 난 그녀를 향해 질문을 하려다 말고, 왼손을 슬며시 들어, 내 옆으로 주욱 팔을 뻗듯이 폈다. 좀처럼 나를 바라다 보는 초점이 흔들리질 않는 그녀. 나를 보고 있는지도 의심스러운 지경이었다.
‘저, 초면에 실례의 말씀이지만, 미수양이 말은 할 쭐 압니까?’
‘네. 근데…..그게…..’
‘그럼, 정상이라고 자신 하실 수 있는지요?’
‘……..’
‘네 그럴 쭐 알았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얘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요?’
‘아닙니다. 그건 아닙니다.’
당황한 빛이 역력한 그녀의 어머니…..벌써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결함을 안고 있는 딸내미를, 그나마 시집이라도 보내볼까 하고 나선, 그 모정이 대단하다고 여겨지기는 했으나, 어디 세상 일이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로만 이루어 나갈 수야 없질 않은가 말이다.
‘그럼, 정확히 어떤 상태죠?’
‘마음에 없으시면…….., 이쯤에서 그만 하지요. 서로 불쾌한 대화는……. 하고 싶질 않네요.’
‘아뇨.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지금의 상태로서 결혼이라도 했을 경우, 어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가를 여쭈어 본 겁니다.’
‘제가 꼭 옆에 붙어 있어야 해요. 누가 얘기를 해도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제 목소리로 들려 주면, 왠만큼 어려운 것도 곧잘 알아 듣습니다. 됐나요?’
‘아주 병이 깊었나요?’
‘심하게 앓고는 그냥 이렇게 되어 버렸죠. 좋다는 약방, 의사, 안 다녀 본 곳이 없었죠. 나날이 나이는 먹어가고, 노처녀라도 되었다간, 돈을 보고 달겨들든, 흑심이 있든 간에, 내 하나 밖에 없는 딸자식, 처녀 귀신 만들까 싶어, 하루라도 젊어 보일 때, 데리고 나온다는 게, 이렇게 퇴짜에, 퇴짜를 맞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뭐 싫으셔도 뭐라 할 수 없는 입장이라 송구스럽기 그지 없네요. 죄송합니다. 그냥 에미된 마음에, 안타까운 심정에 데리고 나왔다고 이해해 주시죠…..’
‘완전히 사람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어머님께서 옆에서 지켜 주셔야 하고, 곁에서 보살펴 주셔야 한다……좀 어렵네요. 어디 사람이 한 두번 만나본다고 다 알 수 있겠습니까? 저도 외모 만으로 이렇게까지 타박을 당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지쳤다고나 할까요? 저도 그 쪽의 사정을 잘 모르니, 한번 만나나 보죠. 일반적인 생활은 가능합니까?’
‘그럼요. 제가 바로 옆에서 붙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하는 말을 다시 재방송 해 주어야 하는 것이 걸림돌 이기는 해도, 제가 말만 해 주면, 대소변도 문제 없이 처리하고, 밥도 아주 잘 먹죠. 드라마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영화도 같이 보러 가곤 해요. 단지, 극장 내에서 제가 설명을 다시 못해 주니까 나중에 비디오로 다시 빌려 보면서 설명해 주어야 하는 불편이 있어서 그렇죠. 그렇지만, 무얼 자신이 의지를 갖고 하는 것은 서툴러요. 글을 쓴다거나, 은행이나 병원 같은 곳을 혼자 간다든지 하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그럼, 어머님 말씀은, 데이트 할 때도 어머님이 옆에 계셔야 한다는 말씀처럼 들리는데요, 맞습니까?’
‘네.’
나, 이거야 원!
‘어렵네요. 하지만, 왠지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한번 만나나 보죠. 만나서 뭐 어려운 얘기가 오갈 것도 아니고, 서로의 심성이나, 됨됨이가 격에 차는지, 알아본다는 거, 나쁘진 않잖아요?’
‘그래 주시겠어요? 미수가 선을 보고 오면, 하릴없이 많이 울어요. 표현을 깊게 안 해서 그렇지, 저에게 너무 미안해 하는 것도 같고…..지도 얼마나 자신이 처량하겠어요? 앞으로 몇 번이 될지는 몰라도, 만나나 주신다니, 에미 된 입장에서 감지덕지할 따름입니다. 어쩐지, 어제 밤 꿈자리가 좋더니…..’
두 모자는 내가 내민 연락처를 받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집으로 오면서 괜한 짓을 한 게 아닌가 했지만, 이미 일은 벌어져 있었다. 부모님은 길길이 뛰며, 반대로 몰아 부쳤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그 집의 사정을 잘 알지도 못했지만, 그녀의 착한 마음씨가 말을 안 해도 가슴으로 느껴져 왔고, 데이트 장소의 몰이꾼처럼, 우리 두 사람의 곁에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갖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그녀의 어머님을 대할 때마다, 존경심마저 저절로 우러나왔기 때문 이기도 했다. 그렁그렁 어렵고, 보기에 언밸런스인 데이트를 하면서도, 나는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다. 다만,
‘모녀간에 정말 얼짱, 몸짱 이네….’
‘어떻게 저런 아비한테서 저런 딸이 나왔을꼬?’
‘저 딸도 얼마 있지 않아서 대머리 훌렁 까지는 거 아냐? 난 머리보다 아래쪽이 털 빠지는 게 더 좋드만.’
이러저러 지나치는 사람들, 혹은 데이트 중인 우리 세 사람을 대하는 사람들의 수군거림 속에, 되도 아닌 관계로 급부상하는 나란 존재가 껄끄러웠을 따름이었다.
‘미수씨, 그럴 것이 아니라 아예, 어머님 모시고 같이 삽시다. 어때요?’
‘네?...네……네…..네’
‘그 말, 빈말 아니우?’
내가 아내에게 청혼 한 그 날, 난 미수의 고운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단지, 대답에 불과한 몇 마디의 네 소리 뿐이었다고는 해도…..그러나, 청혼에 대한 가부 역시, 그녀가 아닌 장모 되실 분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고, 그 날의 감격적인 청혼을 뒤로 하고서, 우리는 기어이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장모 될 분께서 우리 집에 기어이 오시게 되고, 눈물로서 큰 절을 우리 부모님께 올릴 때는, 내 콧등마저 시큰해 졌었다.
‘와! 너그들 봤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따로 없어야?’
‘신랑은 쭈그렁 바가지 엎어 놓은 것 같은 민 대머린데, 샥시는 죽여, 완전 죽여.’
‘근데, 왜 신부가 엄마 손을 붙들고 저렇게 입장 한디야?’
‘그려, 그건 쫌 그렇네. 그리고, 저 뻐쩡 걸음은 또 뭐여? 눈까풀은 풀로 붙인 거 맹키로, 깜지도 않아야? 마네킹인감?’
식장 안의 수군대는 소리에도 아랑곳 하질 않고, 나는 의연하게 식을 치렀다. 친구 녀석들에게도 사전에 보여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회사에서도 도둑 결혼을 한다느니, 신부를 보쌈을 해왔느니 하면서 말들도 열나 많았지만 말이다. 주례사를 하는 도중, 그만 울라고 옆구리를 툭툭 치는 대도 불구하고, 미수는 눈 하나 깜짝하지도 않고, 꺽꺽 대지도 않으면서, 두 눈에서는 신부 화장이 다 지워지도록,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 내렸다. 사정상 피로연을 생략하고,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에 세 사람이 오를 것을 연상하시고서, 어머님께서 우리 일행이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넌즈시 말씀 하셨다.
‘아니다 싶으면, 발 빼라, 잉? 고집 피우지 말고 설랑…..세상에 장모가 신혼 여행 따라가는 집이 세상 천지에 어드메 있다디?....조용, 조용…..저기 오신다…..얼릉 댕겨 와. 몸 조심 허고….’
많은 하객들의 묘한 시선을 뒤로 한 채, 정작 신혼 여행지에 도착했지만, 나는 미리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그 걱정은 바로 당장 앞으로 닥쳐왔다. 신방을 차려야 하는데, 그 미수가루 같은 미수 년이, 한사코 장모를 데불고, 방에 들어가야 한다고 뻐팅기는 것이 아닌가?
‘장모님 그래도 이건 쫌….’
‘어쩌겠나? 한번만 이니, 눈 딱 감고…..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허긴……할 수 없죠, 뭐. 그런데, 도대체 어찌 해야 될 지, 저도 감이 완전 안 서네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 두 사람은 장모를 대동하고, 신혼 초야를 치르기로 했다. 방에 들어서자, 벌써 기겁을 하고 장모의 뒤에 들러 붙는 그녀…누가 잡아 먹남?
‘얘, 얘…미수야. 엄마가 몇 번이나 얘기해? 이제 남편이랑 오순도순 잘 살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고, 영화까지 보여 주면서 알려 줬잖니?’
장모의 얘기에 의하면 신방에서 치러질 섹스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직접 포르노까지 구해다가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나, 한사코 아내는 목욕 후에 입고 있던 가운을 벗질 않겠다고 했다. 난 정말이지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내외가 분명한 사위, 장모 사이에 막무가내로 가운만 걸친 맨 몸인 채, 이렇게 실랑이로 밤을 지샐 수도 없는 노릇 이었다.
‘우리 이렇게 하자. 그럼…..엄마가 먼저 벗을 테니, 우리 착한 미수, 고대로 따라 하렴….자, 봐라. 엄마 벗는다?’
나는 에그머니나 하면서 눈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부스슥 하는 소리와 함께 장모가 벌거벗는 소리가 귀에 쟁쟁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따라 하는 아내…..이거이 왠 씨츄에이숑?
‘자, 무섭지 않지? 우리 착한 미수….이제 남편 손 붙들고….옳지, 잘 한다……그래, 그렇게 침대로 가서 누워…..옳지…..왜? 왜?....알았어..엄마 옆에 있다. 엄마 옆에 있어, 어디 안 가니까. 걱정 말고……봐, 봐. 엄마도 이렇게 다 벗었지? 미수랑 똑같이 홀랑 벗었잖아?.....조서방…조서방……..어여 올라가게. 난 여기 없는 셈치고, 눈 질끈 감고….알았지?’
그러나, 어디 그게 그런가 말이다. 아내부터 장모까지 벌거벗고, 내 주위에 있는데, 좇이 서겠냐 말이다…….왜 안 서? 벌써 벌떡 섰구만! 장모는 애써 외면하려고도, 주의 깊게 보려고도 하질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평소 아내가 잠을 잘 때도 불을 끄면, 너무도 무서워 하기에, 방안은 이미 환한 대낮처럼, 불이란 불은 온통 켜 놓아, 세 사람의 나신은 보지 않으려고 해도, 낱낱이 까발려져 서로의 시선이, 아내 빼고, 온통 서로에게 박혀 가고 있기에…..
‘자, 착하지, 우리 미수….다리에 힘 풀고, 그렇지, 옳지, 잘한다. 엄마가 가르쳐 줬지?...옳지, 그렇게 두 다리를 벌리고, 몸에 힘을 쪽 빼고서…..자…..자….조 서방, 어여 올라가…어여…’
아내를 어린애 젖 주듯이 달래가며, 그 틈을 타, 작은 목소리로 나를 채근하는 장모의 눈짓….나는 대답 대신, 풍성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젖 무덤과 시커멓다 못해, 먹물에 적신 듯한 장모의 씹털이 한 눈에 들어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나는 용기 있게, 미수의 몸 위로, 미수가 겁먹지 않도록 서서히 몸을 이동 시켰다. 되도록 체중을 싣지 않고, 좇을 삽입 시키기 위해, 한 팔로 바닥을 지지하고, 한 손으로 좇대를 잡아 들이 밀려는데,
‘악! 안돼….안돼..안돼…’
갑자기 사색이 되어 소리치는 아내. 또 다시 긴장을 풀기 위해, 장모가 바닥에서 일어나 아내의 가슴을 껴 안는데, 그 출렁이는 젖과 백설기 같이 하얀 피부로 인해, 겨우 평정 심을 유지하고 있는 나를 또다시 흔들어 댄다. 이게 하란 얘기야, 말란 얘기야?
‘응. 그래…알았어….알았어…..미수야! 니 손 쫌 이리 줘 봐. 내가 하는 거, 우리 미수가 만져보면 돼지? 그럼 안심이지?’
그제서야 아내는 자신의 손을 들어 장모의 손을 잡아 자신의 아랫도리로 이끈다. 장모는 기어이 내 좇과 불알을, 삶은 계란 손바닥에 올리듯이 잡고서 고개를 돌리는데,
‘미수야, 엄마가 알아서 넣어 줄 테니, 옆에서 잘 들어가는지, 손 끝으로 만져, 알았지? 옳지…..그렇게’
난 아내의 보지에 좇을 넣기도 전에, 장모의 손아귀에 좇이 덜미를 잡힌 꼴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포르노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처럼, 옆에 둘러선 여자가 남자의 좇을 인도해서, 대상이 되는 여자의 보지에 박히게 하고, 누워 있는 당사자가 그 박히는 좇대를 손을 내려 만져보며, 짐작하는 그런 형상, 바로 그것이 연출되고 있었다. 난 정말 그렇게까지 하면서 섹스를 해야 되나 했지만, 그건 나의 얄팍한 생각 이었다. 장모의 손아귀에 이끌려 뿍쩍 대며, 아내의 보지에 내 좇이 들락 이는 동안, 장모는 쉴 사이 없이, 손을 놀리며, 더 깊이 내 좇이 박히도록 좇과 뿡알까지 싸잡아 끌어대고, 다른 팔로는 내 엉덩이를 아내의 보지 쪽을 향해 밀어댔으며, 입으로는 그윽한 미소를 담고, 아내의 긴장을 최대한도로 풀어 주려고, 우리 착한 미수, 착한 미수 하면서, 잘한다, 더 열씸히 어쩌구 하는 추임새를 넣어가면서, 모자라는 딸의 초야를 독려하기에 바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느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그 모습이 숭고해 보이기 까질 하고 있었지만, 불뚝 선 좇대는 역시 눈까리가 없었다. 내 눈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장모의 탱글 거리는, 완숙미에 넘치는 육체의 곡선에서 눈을 떼질 못했고, 그것은 나의 머리 속에 지극한 흥분의 도가니탕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래, 우리 조서방도, 미수도…잘한다…잘해…아유, 이뻐, 둘 다…..’
난 그 말에 힘입어 더욱 거시게 좇을 박아댔다. 나를 우러르는 표정으로 올려다 보면서도, 아내의 씹물에 질척대는 내 좇을 손아귀에서 놓질 않고, 쉼 없이 아내의 보지 속으로 사위의 몽둥이 같은 좇대를 때려 넣어주는 장모의 정성….
‘윽윽…윽윽…장모님….저…..저….. 싸요….싸!’
난 사정의 열락에 빠져들며, 어째서 사정의 타이밍을, 아내가 아닌 장모에게 얘기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시원하기는 했다.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초야가 그렇게 끝이 나고, 어머님 조차도 반신반의 했던 신혼 여행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고야 말았다. 서울로 돌아와, 장모가 마련한 아파트에서 신혼 살림을 차렸지만, 장모는 그 아파트를 떠나는 법이 없으셨다. 낮 뿐인가? 아니었다. 의례 밤이 되면, 아내는 장모가 벌거벗질 않고서는 섹스를 거부했고, 겁을 먹고 있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 남들이 안다면 정말로 기기묘묘한 장모와의 동거가 되겠지만, 장모는 아무런 사심 없이, 우리 두 사람의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지극한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계시기에, 우리들은 그런 관계가 별로 유별나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정확하게 아내의 심중을 헤아리기는 어려웠지만, 나나 아내의 기본적인 생각은, 부부간에만 공유 되어야 할 섹스의 순간을 장모에게 들키고 있다라는 생각 보담은, 서투른 자세를 코치에게 지도 받고, 인도되어 간다는 느낌이 강했기에, 그다지 쪽 팔리다거나, 계면쩍다라는 것은 애초부터 세 사람 사이에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창준아, 부부관계는 원만허냐?’
‘그럼요! 뭔 대답을 원하셨어여?’
‘아니, 뭐 꼭 그렇다기 보다…..겉으로 성치 않아 보이니, 항상 걱정이 되야서 그렇지….’
‘걱정 마세요. 오늘 이렇게 온 건, 저 사람이 애를 가졌다는 걸 말씀 드리려고 온 거라구요. 아셨어요? 뭘 알고나 나서시지…..쩝…..’
부모님은 깜짝 놀라셨고, 우리 장한 며느리라며, 등을 뚜드리며, 오랜 만에 웃음을 지으셨고, 그간에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도 모른 채, 의례 따라오신 장모님께는 그 동안 죄송 했다는 사과를 마저 하시는 것이었다. 아내는 이제 내 좇이 장모의 손을 따라 불뚝 세워지고, 쓰다듬어 지면서, 자신의 보지 속으로 들어 오는 것을 손 끝으로 일일이 확인 하지도 않는다. 나 또한, 장모님의 배려로 날이 갈수록 다양한 체위를 이용해서 섹스가 진행되고 있기는 해도, 내 좇을 아내의 보지로 인도하시는 장모님의 손길이나, 나를 올려다 보시는 눈길 속에서 혹여 라도 있을 수 있는 욕정이나, 음심 같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가 없었다. 아내는 임신과 더불어 배가 불러 오기 시작하자, 맨 처음에는 섹스를 버거워 하다가, 배가 어느 정도 편안하다고 장모께서 권하신 후배위를 가까스로 받아 들였다. 아내의 보지 속으로 좇대가 들어 박힐 때마다, 뱃속의 아기가 조금이라도 뭉치면, 엉덩이를 틀어대는 아내의 심성을 잘 알고 계시는 장모님께서는, 내가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아내의 등을 천천히 쓸어 주시거나, 처음처럼 아내의 손을 배 아래로 내려뜨리게 해서, 같이 손을 잡고, 내 좇이 들어 박히는 느낌을 다시 느끼게끔 배려 하셨다. 아내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정상인 못지않게 섹스를 즐길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나는 삶에 자신감이,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언제나 뇌리를 떠나질 않고 있었다.
‘조서방, 이제 나도 점점 힘이 드네. 미수도 식당에 따라 나와, 부른 배로 내 옆에 앉아 있는 것도 어렵고….그래서 말인데…자네가 내 대신 식당을 맡아주면 안 되겠나? 경험이 없어서 첨에는 어려울지 몰라도, 내가 이 애의 출산까지 옆에 24시간 붙어 있어도 모자라기는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어미로서 고생 시키면서 까지 가게에 데리고 나가기에는 이제 너무 산달이 가까운 것 같아서 말이지…앞으로 세 달 정도 남았지?’
그 당시, 아내는 심한 빈혈에다, 임신중독 증세도 심해서, 장모님의 보살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고, 가사 일과 아내를 돌보는 일, 가게운영의 삼박자를 동시에 엮어 가는 것이, 여자 혼자의 힘으로 버거운 것은 사실 이었다. 난 장고의 시간을 거친 후에, 아내도 배가 만삭이 다 되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는 장모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여 그 때까지 다니던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경험은 없었어도 사위라는 위치에서 경영을 물려 받았을 때,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나의 지위가 가져다 주는 잇점도 꽤나 만만찮은 것도 느낄 수 있었고……나날이 배가 점점 불러오기 시작하자, 더 이상의 섹스가 어려워 지고, 아내가 버거워 하자, 장모는 어느 날 밤,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셨다. 그 날이 아마 출산을 한 달 정도 앞둔 시점 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내는 낮에 장모님과 슬픈 영화를 빌려다 보고, 실컷 울었다며,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장모님께서도 그 영화 정말 슬펐다고 하시며, 맞장구를 치시던 저녁이었다.
‘미수야? 미수야? 아무리 배가 불러도 남편을 심심하게 놀리면 안 되지……내가 얼마 전부터 계속 영화 보여 주면서 가르쳐 줬지? 남편 물건을 기쁘게 해주는 거….네가 배가 부르니까 섹스 할 때, 배도 땡기고, 애도 뭉치잖니? 그럴 때 그렇게 해주면, 조 서방이 좋아할 거라고 했잖아? 그래….우리, 착한 미수…옳지…그렇게 일어나서…옳지…그렇게….’
그러나, 부른 배로 인해 씩씩대며, 침대 위에 장모와 함께 벌거벗고 앉기만 했을 뿐, 아내는 도통, 장모의 다음 명령을 들으려 하질 않았다.
‘왜 그래? 우리 미수, 착한 미수가 왜 그럴까?......응?.......응?’
아내가 작은 소리로 장모의 귀에다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 장모는 얼굴이 붉어 지면서, 잠시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무엇을 결심한 듯이, 장모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조서방, 이거 뭐라 얘기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얘가 하는 말이, 내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하겠다 하니, 어쩌겠나? 시늉만 낼 테니, 미수의 경계가 풀어지면, 내가 자연스럽게 미수의 입으로, 자네 물건을 옮길 터이니 그리 알게나, 알았지?’
나야 뭐 손해날 건 없었다. 섹스도 아니고, 좇 빨리기 쯤이야, 미수든, 장모든 무슨 차이가 있을 수 있겠냐고 생각했지만…….., 내심은 그렇질 않았다. 언제나 나무토막 같다고 느끼던 아내의 몸보다, 지극히 적은 부위이긴 해도, 항상 내 좇을 인도해 주시는, 부드러운 장모의 그 자그마한 손아귀가 나는 더 실감이 났기에 하는 말이다. 난 보란 듯이, 아내의 정면에서 무릎을 곧추 세우고,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으로 그나마 남은 머리카락이 흩어지지 않도록 쓸어 올렸다. 그리고서는 딴 손으로는 있는 힘껏 발기된 좇대를 붙들고, 서서히 장모의 입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장모가 잠시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역시, 잊지 않고, 아내를 향해,
‘미수, 우리 착한 미수…잘 봐야지? 자 이렇게 요기를 살짝 잡고, 입 안에 살살……웁웁..넣어서……혀로 사탕 먹듯이,…..깨물지는 말고, 살살 돌려줘야 해..웁웁…훌훌…쩝쩝…쭉쭉…..’
그 다음부터 이어져야 할 설명이 뚝 끊기고 말았다. 아내의 눈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내 좇을 목구멍 끝까지 말아 넣는, 장모의 입기술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고, 장모는 눈을 바로 뜨고 나를 올려다 보면서도, 미수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설명은 끝내 없었다. 나는 그때 움찔 하면서 놀라고 말았다. 언제나 단아한 절제의 미덕을 자랑하시던, 장모의 손끝이 떨려오면서 내 불알을 거머쥐고, 다른 손은 내 뒤를 타고 들면서 엉덩이를 더욱 끌어당겨 장모의 입 속으로 더 깊이 좇이 박힐 수 있도록 당기셨기 때문이었다. 장모님께서는 소리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내려뜨려진 손 끝에 닿아버린 장모의 부드러운 젖무덤….그 까만 젖꼭지에 나의 떨리는 느낌이 전달 되기도 전에, 장모님은 불알을 쓸고 계시던 손을 들어 와락 내 손을 자신의 젖 위로 덮고 꼭 쥐어 버렸다. 그러면서도 내 좇을 빨아대는 그 고갯짓은 멈출 줄을 몰랐고, 난 흡사 장모의 입 안이 보지인 것처럼 마구 허리짓을 내 돌렸다.
‘웁…웁…..웁…..웁…..’
장모의 눈 주위가 벌겋게 충혈되고 있었다. 눈물이 간간히 맺히는 것으로 보아, 내 좇이 엔간히 장모님의 목구녕에 토악질을 유도하는 것이 분명했다. 난 그때, 불현듯,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라며,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다 보았다. 환하게 웃고 있던 그 얼굴……아내는 흡족하다는 표정으로, 나의 좇질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나 또한 그 미소 속에서 무언의 승낙을 찾은 것처럼, 장모님의 입안으로 쑤셔 박혀지는 좇질의 리듬감을 멈추질 않고 말았다.
‘아!...아!..장모님…아! 나, 미쳐…..아…장모님…참을 수가 없어요…..아!....이건….이건…윽윽윽윽……’
난 장모님의 머리가 으깨어져라 붙들고, 내 좇에 마구 처박히도록 뒤흔들어 댔다. 그리고 이어진 폭발적인 사정….그건 충격, 그 자체였다. 아내의 친 어머니이자, 서로 간의 내외가 분명했던, 나와 장모 사이의 좇 빨리우기 라니…..그리고, 이어진 좇물 삼키기…장모는 내 경련이 끝나고, 침대에 쓰러지자, 처음으로 아내와 나를 남겨두고, 우시면서 방을 튀어 나가셨다. 그 날 이후, 장모는 웃음을 잃으셨고, 더 이상은 우리 두 사람의 부부관계를 이끌지 않으시게 되었다.
‘감사합니다…..어서옵쇼……이양아! 6번 테이블로 모셔라!’
‘따르릉!’
‘네!....00갈비집 입니다. 네? 네? 장모님 이세요? 낳았어요?.....네?……..네?.....네!...…곧 가죠.’
병원으로 달려가면서도 나는 멍하니 핸들만 만지작거렸을 뿐, 음악을 켤 생각조차 하질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운전을 하고 왔는지 기억에도 없던, 그 어수선한 마음의 한 구석……그런 나에게 장모님은 미수가 기어이 언덕을 넘질 못했다고 하셨다. 아이를 낳으면서, 이제까지 건들거리며, 앓고 난 이후에 겨우겨우 지탱해 오던 뇌 속의 무슨 실핏줄인가, 무언가가 진통 중에 터져, 혼수 상태에 빠졌고, 할 수 없이 제왕절개로 아이를 꺼냈지만, 미수는 평온한 얼굴로 숨을 거두었다는 장모님의 눈물 섞인 울부짖음. 난 병원 복도에 앉아 있으면서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게 건강해 보였었는데…..난 그나마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릴 듯이, 쥐고 흔들면서 발광에 가깝도록 소리쳤다. 이건 아니라고, 이건 아니라고….
‘어서옵셔…..아이구 김회장님….김양아, 7번 가족모임 방으로 모셔라.’
‘조사장, 든든허이…..’
‘아이고, 회장님도, 사장이라뇨, 엄연히 장모님께서 사장님으로 떡 하니 살아 계신데, 사장은요…저야 홀 지배인에 불과 한데요.’
‘아니야. 자네가 없었더라면, 여기 사장님, 따님 보내고, 제대로 버틸 수나 있었겠나? 다 자네가 옆에서 잘 뫼셔 드리니, 이만큼 돌아가는 거 아니겠어? 아직도 젊은 나이에 재혼도 마다하고, 그렇게 장모님을 깎듯이 잘 모신다고,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 하드만, 뭘 그래? 이 사람! 겸손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좋은 시간 되십시오. 김양아, 어서 모셔라.’
‘근데, 장모님은 어디?’
‘집에 계시죠! 제 딸내미 때문에 요즈음 눈 코 뜰 새 없으시죠, 뭐. 손녀 재롱에 겨우 고만고만 지내시죠, 뭐.’
‘하여튼 요즈음 보기 드문 젊은이 라니깐…머리가 좀 벗겨져서 그렇지….어흠….’
난 손님을 대충 받아 놓고 카운터에 앉았다. 카운터의 아래쪽에 놓여 있는, 세 사람의 가족 사진….난 조금은 한가한 시간이 되면, 언제나 그 사진 뒤에 아내가 세상을 등지기 전에 몰래 써 놓은 비밀 편지를 읽어 본다. 참 여편네 하고는……
‘여보, 저 죽더라도 이 사진은 태우지 마요.
우리 가족 사진이잖아요?
내 남편이자, 새 아버지가 될 사람과
엄마랑 다 함께 찍은 사진인데,
버리면 안되고 말구요.
저, 애 낳을 수 없는 몸인 거,
결혼 전에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의사 선생님께 편지로 미리 알아 봤거든요.
아마 이 편지는 제 유품을 정리하다가
누군가 읽게 되겠지만,
당신이 먼저 읽게 되면,
엄마에게는 비밀로 해 줘요.
전 제가 결혼 하려고 선을 보러 다닌 게 아니었어요.
제가 먼저 가고,
어쩔 줄 몰라 하실 엄마를,
곁에서 지켜줄 누군가를 찾으려고
떼를 썼던 거구요.
당신의 그 대머리,
흐훗, 사실 정말 웃겨요.
나이 답지 않게 디게 겉늙어 보이고….
엄마를 위해 더 없이 좋은 상대라고
맨 처음 당신을 보는 순간,
점 찍었었죠.
섹스가 무서운 적, 한번도 없었어요.
엄마를 당신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려고
제가 일부러 겁이 난다고 했던 거,
당신 알고 있었죠?
나 이제 다음 달이면,
출산 이에요.
엄마 조차도 제가 이렇게 몸이 부자유스럽지만,
멀쩡한 정신이었다는 걸 아시게 된다면,
좀 섭섭하게 생각하실 걸요?
그래도 뭐 괜찮아요.
엄마 곁에서,
엄마가 돌아가시는 걸 지켜 볼 때까진,
제발 재혼 하지 마요.
평생 저를 위해 고생만 하신 분이에요.
몸이 너무 아파요.
이렇게 쓰는 데만 4시간이 걸리네……
엄마를 많이 위해줘요. 그리고 사랑해 주고…..
나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사랑해요!
남편으로서,
태어날 아기의 아빠로서,
또 앞으로 내가 모시진 못해도,
내 아버지가 될 사람으로서….
영원히…..
-너무나 행복했던 미수가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그러나, 그 글은 그녀의 입을 통해 힘들게, 4시간이 넘도록 흘러 나왔다지만, 정작 그 글을 눈물을 흘리며 받아 써 준 것이, 장모님이란 사실을 안 것은 얼마 전 이었다. 일부러 삐뚤하게 쓰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던 나의 미련함….그 글은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자, 이렇게 살을 맞대고 살고 있는 나와 장모님에 대한 그녀의 행복한 축원인 셈 이었다. 난 다른 사진을 다 치우셨음에도, 이 사진만은 태우지 못하신다는 생각에, 혹시나 하고 뒤져보다가 기어이 발견할 수 있었다. 나와 장모님은 서로가 알면서도 얘기하질 않고 있지만, 언젠가는 서로 털어 놓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해오고 있었다. 아마도 아내는 그것마저도 예상하고, 일부러 그렇듯 편지를 남겼던 것 같다. 나와 장모님이 지금처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 남들이 모르게 살게 될 때까지 기다렸던 것처럼 말이다.
-끝-
‘도대체 어떤 타이를 매야, 쫌 젊어 보이남?’
사람들은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가장 자신 있는 칼라의 타이를 준비해 놓는다고는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하나 같이 구닥다리 같이 보이고, 맘에 드는 것이 없기는 매한가지 였다.
‘시간 늦겠다. 아직도 늑장이냐?’
어머님께서 한 소리 하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이 되도록, 출근 시간에 쫓겨, 약식으로만 매고 다녔지, 정식으로 타이를 맬 줄 몰라, 이런 자리가 있는 경우에는 코 질질 흘리며, 가슴패기에 손수건 다는 초등학교 신입생처럼, 어머님의 코 앞에 대가리를 디밀고, 타이 좀 매 주십사 버티는 일이 다반사였기에 말이다. 그 놈의 인터넷 지식 검색 창이라도 있어서 찾아보긴 했지만, 이리 돌려 보고, 저리 훑어 봐도 그 그림들이 이해 안 가기는 그게 그거 였다.
‘창준아, 머리 쫌 어떻게 해야지. 오늘은 어째 더 숱이 없어 뵈냐?’
번번이 선보러 나가는 자리에서 퇴짜를 맞는 나의 가장 큰 딜레마는 머리였다. 누구의 말처럼 한 모에 얼마씩 하는 머리 심기를 해보든가, 아님, 가발을 쓰던지, 말들이랑, 참견이 많았지만, 듣고 싶은 생각은 처음부터 아예 없었다. 난 이판 사판, 공사판의 심정으로,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대갈빡 깝데기를 까만 매직으로 북북 칠하고 나가볼까 하는 생각도 안 한건 아니다. 사실 말이지. 학교 다닐 때부터 성글던 머리 숱이 어느 사이엔가 듬성듬성 해지더니만, 그예 어느 날 아침, 머리를 감고 거울 앞에 섰을 때, 난 아연해지고 말았다. 머리 한가운데에 뻥 뚫린 운동장……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이렇질 않았는데….지금의 머리 스타일은 아마도 그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친구들은 그랬다.
‘창준아! 그 머리 카락 몇 줄 남았다고 그 구석팅이의 주변머리를 끌어다가 속알머리 산정상을 덮냐? 좀 치사하질 않나 싶다. 낄낄낄……’
‘너 아까 보니까 무스도 꽤 쓰드구만. 그래 어디 쓸 데가 없어서 머리카락 끌어다 민 대머리 가리는데 무스를 쓰남? 아예 신경 끄게, 뽄드를 바르지…..헐헐’
‘정 어려우면, 내가 우리 누나, 가발 빌려 주까? 그게 아주 스타일이 좋아요. 완전 라면뽀글 파마에다, 스타일 죽이거덩…아마 그거 착 쓰면, 남자들 줄줄이 따라올 껄?’
난 사람들의 평가기준에 머리카락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도 높은지 전혀 알지 못했다. TV나, 길 거리를 지나가는 대머리 아저씨들을 볼 때면, 그거 한가지는 아주 궁금했었다. 도대체 세수 할 때, 닦아야 할 면상의 경계선이 어디까지 인가가 말이다. 게다가 대머리 아저씨들이 섹스는 오지그리 밝히고, 여자들 뻑가게 하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말도 믿지는 않았다. 그런 속설은 대머리라는 것이 신체변이의 한 현상일 뿐이지만, 그것을 마치 장애자처럼 몰아세우는, 일반 인들에게 대한 대머리 아자씨들의 성토성 반격이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돌아 댕기던 우스개 소리에도, 대머리, 혹은 민대가리라는 소재는 곧잘 등장 했었는데, 어떤 벌창 보지의 공주를 만족시키기 위한 한 방편으로, 머리를 빡빡 백구를 치고(머리카락을 죄다 밀어 버리는 스타일), 공주의 헐렁한 보지에 들이대면서, 자신의 두 귀를 가리켜, 저는 손잡이도 있는 뎁쇼 하는 얘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었다. 사실 그것은 대머리를 빗댄 것이 아니라, 민대가리의 효용성을 강조한 얘기지만, 그 안에는 기필코 강조하려던 그 머리의 효용성을 그런 식으로나마 강조하고 싶은, 대머리 부류의 통한이 녹아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남자는 그래도 눈에 잘 익어서 그런지, 그런대로 봐 줄만 했지만, 나이든 여자들의 대머리는 좀처럼 눈길을 끊을 수 없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는지, 그런 여자 들을 보면, 전생에 얼마나 죄를 많이 졌으면, 저렇게 뻥뻥 머리카락이 뚫리나 하며, 혀를 차던 적도 많았다. 그러나, 자라고 나서 나는 여자들의 대머리 증상 중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증 같은 희귀증상도 한 몫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런 마음을 아예 깨끗이 접어 버렸다. 내 코가 석자 인데, 남 걱정하며, 혀 찰 수 있나? 하는 것이었고……
‘어여 안 나와?’
‘네 나가요.’
‘너 머리는 감았냐? 왜 이리도 빤질거린다니? 머리카락에 기름이 저렇게나 많은데, 왜 뿌리는 그다지도 힘이 없다니?’
캬! 아예 부모고, 형제고, 있는 대로 속을 뒤집는데, 이거 사람 돌아버리게 하는 씨슈템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어머님이 그나마 몇 가닥 남지 않은 좌 우측의 머리칼을 쓸어다가 덮어 놓은 것을 보고, 또 하시는 말씀이었다. 머리카락이야 곱게곱게 빨아서 자연풍으로 말려, 손상의 최소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건만, 그 빤질거리는 두피에 반사된 번쩍거림이 머리카락의 개기름으로 잘못 오인되는 허망한 좌절감의 웨이브…..내가 완전 미쳐, 완전 미친다니 깐!
‘이번엔 잘 해야 할 텐데…..’
‘잘 되겠죠. 이게 몇 십 번째 선인데…..’
어머님의 한숨이, 운전하는 내 뒤통수를 열나 가격하는, 차 안의 무거운 분우구…..
‘제 시간에 따악 맞춰 오셨네여. 인사들 나누시져.’
마담 뚜의 시푸르댕댕한 인사말…..속을 안 들여다 봐서 그렇지, 안 봐도 뻔할 뻔순이였다. 으이그, 닝기리, 대머리 자슥…..이제는 포기하고 혼자 자빠져 살지, 뭐 하러 선은 자꾸 본다니? 하는 눈초리…..
‘안녕하십니까? 첨 뵙겠습니다. 29살 조창준 입니다.’
누가 물어 봤어, 물어 봤냐고? 난 인사를 해 놓고도 나이를 앞세운 별스런 짓을 괜시리 한 것 같아, 골이 지끈대기까지 했다.
‘얼굴이 참 동안 이시다.’
상대 측 어머니로 보이는 분의 칭찬….예의상 하는 허례허식 인가, 아님, 진심인가? 대개 이런 선을 보는 자리에서는 대화까지도 자로 잰 듯이, 사용하는 언사도 범위 안에서 노니는 경향이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
‘우리 애가 머리카락이 좀 성글어서 그렇지, 얼굴은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여서, 그런 말을 자주 듣죠.’
어머님의 맞장구. 성글긴, 아예 전체가 황무지 구만. 난 머리 스타일이 망가지면서 친한 친구 녀석과 열나 싸운 기억이 번뜻 들고 있었다.
‘창준아! 넌 얼굴이 동안이니, 소림사 스님처럼 아예, 머리를 박박 밀고 다니는 게 어떨까? 면도까지 해서 송골송골 땀방울 맺히는 것도 다 보이게…’
‘이런 씨박 쉐이! 친구라고 도움은 못 줄망정, 뭐가 어쩌고 어째? 내가 미친 척하고, 네 말 듣느니, 아예 바리깡으로 주변머리만 남기고, 정 중앙에 시원하게 가리마를, 그것도 넓직하게 만들고 말지…..에이 썩을 놈….’
난 그날, 그 녀석과 대판 싸운 뒤에, 집에 돌아와, 진정으로 그 친구의 말대로 머리를 깨끗이 밀어 버리려고, 바리깡을 몇 번이나 고쳐 잡았지만, 끝내 그러지는 못했다. 그나마 차례차례 떨려나가 뒤지게 될, 내 머리카락들이 불쌍해서, 그런 짓은 도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쪽은 이름만 들어도 아실 만한….’
‘어히, 돼지엄마..무슨 그런….아니에요. 그냥 조그만 먹거리 장사 하고 있어요. 시쳇말로 식당 하나 조그마하게 하고 있지요. 애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떴고, 저 혼자서 얘 하나 바라보고 살았지요.’
‘그러시군요. 저는 집에서 살림만 해서….. 애 아빠는 공무원이고요. 이제 얼마 있질 않으면 정년 입니다. 그나마 직위라도 지키고 있을 때, 장가를 보내야, 하객들 보기 민망하지 않을 것 같아, 이리저리 힘을 써 보는데, 쉽사리 인연이 나타나 주질 않네요.’
‘우리 애도 선을 꽤 많이 봤는데……., 이런 얘기 하면 감점이 될라 나?’
‘아니에요. 우리 애도 아까 말씀 드렸듯이, 겉 늙어 보인다는 이유로, 번번히 퇴짜를 맞는 바람에……수태 봤죠. 요즈음 여자들 지들뿐만 아니라, 남편 될 사람, 외모도 에지간히 따져야죠!’
‘그럼, 여기서 우리들은 자리를….’
그런데, 이상했던 것은 그 돼지엄마라는 마담 뚜가 여자 쪽의 어머니는 남겨두고, 어머님의 팔만을 잡아 끌고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닌가?
‘인사 드려야지, 얼릉!’
그제서야, 엉거주춤 고개를 드는 상대편 여자의 얼굴을 나는 그제서야 처음 볼 수 있었다. 으와! 죽인다! 난 손가락, 발가락 다 들어도 모자랄 만큼 선을 봤지만, 그렇게 빼어난 미모의 여자는 보덜 못했었다. 그 눈매 하며, 갸름한 턱선, 쪼매만한 입술….
‘증말, 미인 이시네여. 눈이 부실 정도로…’
그러나, 그녀는 웃기만 할 뿐, 대답은 모친이 대신했다. 그 인물의 원조는 역시 그 어머니에게서 온 것이 분명했다. 연배야 어머님과 비슷하거나 아님, 한참 더 아래로 보였지만, 꾸미고 있는 분위기라든가, 피부 상태, 화장의 완숙미 같은 것은 어머님이 도저히 흉내 내실 수 없을 정도의 노련함이 돋보였기에….
‘그래여?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네요. 아까 성함이 무어라고 하셨죠?’
‘조창준 입니다. 그 쪽은?’
난 이번에는 아예 그 어머니와 시선을 맞추질 않고서, 그녀를 바라다 보면서 질문을 날렸다. 겐세이도 유분수지, 이제 쫌 자리나 비켜 주시지, 왠 이 나이에 쫀쫀한 감시?
‘미수예요, 진미수, 나이는 스물 셋…..’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그녀는 대답도 없이 웃기만 하고, 어머님 되시는 분이 신상명세를 읊어대셨다.
‘미수는 학교를 미처 다 마치질 못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많이 아픈 바람에….’
엥? 이기 뭬이야? 그럼 고졸도 못 되는 고퇴? 이거야 원…..하지만, 나는 내 앞에 앉아 있는 상대가 생글생글 웃으며, 나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뻑이 가고 있었다. 번번히 선만 보러 나갔다 하면, 어떤 때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안면식이 있어 왔던 마담 뚜의 얼굴과 그 옆에 잔뜩 긴장하고 앉아 있는 내 대머리만 보고도, 줄행랑을 친 여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기에……
‘지금도 많이 아픈가요?’
‘아뇨. 지금은 보시다시피 괜찮아요.’
그러나, 나는 아무런 대꾸도 없고, 말도 없고, 그냥 웃기만 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괜찮은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점차 들기 시작했다. 난 그녀를 향해 질문을 하려다 말고, 왼손을 슬며시 들어, 내 옆으로 주욱 팔을 뻗듯이 폈다. 좀처럼 나를 바라다 보는 초점이 흔들리질 않는 그녀. 나를 보고 있는지도 의심스러운 지경이었다.
‘저, 초면에 실례의 말씀이지만, 미수양이 말은 할 쭐 압니까?’
‘네. 근데…..그게…..’
‘그럼, 정상이라고 자신 하실 수 있는지요?’
‘……..’
‘네 그럴 쭐 알았습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얘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요?’
‘아닙니다. 그건 아닙니다.’
당황한 빛이 역력한 그녀의 어머니…..벌써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결함을 안고 있는 딸내미를, 그나마 시집이라도 보내볼까 하고 나선, 그 모정이 대단하다고 여겨지기는 했으나, 어디 세상 일이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로만 이루어 나갈 수야 없질 않은가 말이다.
‘그럼, 정확히 어떤 상태죠?’
‘마음에 없으시면…….., 이쯤에서 그만 하지요. 서로 불쾌한 대화는……. 하고 싶질 않네요.’
‘아뇨.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지금의 상태로서 결혼이라도 했을 경우, 어떤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가를 여쭈어 본 겁니다.’
‘제가 꼭 옆에 붙어 있어야 해요. 누가 얘기를 해도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제 목소리로 들려 주면, 왠만큼 어려운 것도 곧잘 알아 듣습니다. 됐나요?’
‘아주 병이 깊었나요?’
‘심하게 앓고는 그냥 이렇게 되어 버렸죠. 좋다는 약방, 의사, 안 다녀 본 곳이 없었죠. 나날이 나이는 먹어가고, 노처녀라도 되었다간, 돈을 보고 달겨들든, 흑심이 있든 간에, 내 하나 밖에 없는 딸자식, 처녀 귀신 만들까 싶어, 하루라도 젊어 보일 때, 데리고 나온다는 게, 이렇게 퇴짜에, 퇴짜를 맞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뭐 싫으셔도 뭐라 할 수 없는 입장이라 송구스럽기 그지 없네요. 죄송합니다. 그냥 에미된 마음에, 안타까운 심정에 데리고 나왔다고 이해해 주시죠…..’
‘완전히 사람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어머님께서 옆에서 지켜 주셔야 하고, 곁에서 보살펴 주셔야 한다……좀 어렵네요. 어디 사람이 한 두번 만나본다고 다 알 수 있겠습니까? 저도 외모 만으로 이렇게까지 타박을 당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지쳤다고나 할까요? 저도 그 쪽의 사정을 잘 모르니, 한번 만나나 보죠. 일반적인 생활은 가능합니까?’
‘그럼요. 제가 바로 옆에서 붙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이 하는 말을 다시 재방송 해 주어야 하는 것이 걸림돌 이기는 해도, 제가 말만 해 주면, 대소변도 문제 없이 처리하고, 밥도 아주 잘 먹죠. 드라마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영화도 같이 보러 가곤 해요. 단지, 극장 내에서 제가 설명을 다시 못해 주니까 나중에 비디오로 다시 빌려 보면서 설명해 주어야 하는 불편이 있어서 그렇죠. 그렇지만, 무얼 자신이 의지를 갖고 하는 것은 서툴러요. 글을 쓴다거나, 은행이나 병원 같은 곳을 혼자 간다든지 하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그럼, 어머님 말씀은, 데이트 할 때도 어머님이 옆에 계셔야 한다는 말씀처럼 들리는데요, 맞습니까?’
‘네.’
나, 이거야 원!
‘어렵네요. 하지만, 왠지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한번 만나나 보죠. 만나서 뭐 어려운 얘기가 오갈 것도 아니고, 서로의 심성이나, 됨됨이가 격에 차는지, 알아본다는 거, 나쁘진 않잖아요?’
‘그래 주시겠어요? 미수가 선을 보고 오면, 하릴없이 많이 울어요. 표현을 깊게 안 해서 그렇지, 저에게 너무 미안해 하는 것도 같고…..지도 얼마나 자신이 처량하겠어요? 앞으로 몇 번이 될지는 몰라도, 만나나 주신다니, 에미 된 입장에서 감지덕지할 따름입니다. 어쩐지, 어제 밤 꿈자리가 좋더니…..’
두 모자는 내가 내민 연락처를 받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집으로 오면서 괜한 짓을 한 게 아닌가 했지만, 이미 일은 벌어져 있었다. 부모님은 길길이 뛰며, 반대로 몰아 부쳤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그 집의 사정을 잘 알지도 못했지만, 그녀의 착한 마음씨가 말을 안 해도 가슴으로 느껴져 왔고, 데이트 장소의 몰이꾼처럼, 우리 두 사람의 곁에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갖은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그녀의 어머님을 대할 때마다, 존경심마저 저절로 우러나왔기 때문 이기도 했다. 그렁그렁 어렵고, 보기에 언밸런스인 데이트를 하면서도, 나는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다. 다만,
‘모녀간에 정말 얼짱, 몸짱 이네….’
‘어떻게 저런 아비한테서 저런 딸이 나왔을꼬?’
‘저 딸도 얼마 있지 않아서 대머리 훌렁 까지는 거 아냐? 난 머리보다 아래쪽이 털 빠지는 게 더 좋드만.’
이러저러 지나치는 사람들, 혹은 데이트 중인 우리 세 사람을 대하는 사람들의 수군거림 속에, 되도 아닌 관계로 급부상하는 나란 존재가 껄끄러웠을 따름이었다.
‘미수씨, 그럴 것이 아니라 아예, 어머님 모시고 같이 삽시다. 어때요?’
‘네?...네……네…..네’
‘그 말, 빈말 아니우?’
내가 아내에게 청혼 한 그 날, 난 미수의 고운 목소리를 처음 들었다. 단지, 대답에 불과한 몇 마디의 네 소리 뿐이었다고는 해도…..그러나, 청혼에 대한 가부 역시, 그녀가 아닌 장모 되실 분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있었고, 그 날의 감격적인 청혼을 뒤로 하고서, 우리는 기어이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장모 될 분께서 우리 집에 기어이 오시게 되고, 눈물로서 큰 절을 우리 부모님께 올릴 때는, 내 콧등마저 시큰해 졌었다.
‘와! 너그들 봤냐?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따로 없어야?’
‘신랑은 쭈그렁 바가지 엎어 놓은 것 같은 민 대머린데, 샥시는 죽여, 완전 죽여.’
‘근데, 왜 신부가 엄마 손을 붙들고 저렇게 입장 한디야?’
‘그려, 그건 쫌 그렇네. 그리고, 저 뻐쩡 걸음은 또 뭐여? 눈까풀은 풀로 붙인 거 맹키로, 깜지도 않아야? 마네킹인감?’
식장 안의 수군대는 소리에도 아랑곳 하질 않고, 나는 의연하게 식을 치렀다. 친구 녀석들에게도 사전에 보여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회사에서도 도둑 결혼을 한다느니, 신부를 보쌈을 해왔느니 하면서 말들도 열나 많았지만 말이다. 주례사를 하는 도중, 그만 울라고 옆구리를 툭툭 치는 대도 불구하고, 미수는 눈 하나 깜짝하지도 않고, 꺽꺽 대지도 않으면서, 두 눈에서는 신부 화장이 다 지워지도록,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 내렸다. 사정상 피로연을 생략하고,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에 세 사람이 오를 것을 연상하시고서, 어머님께서 우리 일행이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넌즈시 말씀 하셨다.
‘아니다 싶으면, 발 빼라, 잉? 고집 피우지 말고 설랑…..세상에 장모가 신혼 여행 따라가는 집이 세상 천지에 어드메 있다디?....조용, 조용…..저기 오신다…..얼릉 댕겨 와. 몸 조심 허고….’
많은 하객들의 묘한 시선을 뒤로 한 채, 정작 신혼 여행지에 도착했지만, 나는 미리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그 걱정은 바로 당장 앞으로 닥쳐왔다. 신방을 차려야 하는데, 그 미수가루 같은 미수 년이, 한사코 장모를 데불고, 방에 들어가야 한다고 뻐팅기는 것이 아닌가?
‘장모님 그래도 이건 쫌….’
‘어쩌겠나? 한번만 이니, 눈 딱 감고…..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허긴……할 수 없죠, 뭐. 그런데, 도대체 어찌 해야 될 지, 저도 감이 완전 안 서네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 두 사람은 장모를 대동하고, 신혼 초야를 치르기로 했다. 방에 들어서자, 벌써 기겁을 하고 장모의 뒤에 들러 붙는 그녀…누가 잡아 먹남?
‘얘, 얘…미수야. 엄마가 몇 번이나 얘기해? 이제 남편이랑 오순도순 잘 살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고, 영화까지 보여 주면서 알려 줬잖니?’
장모의 얘기에 의하면 신방에서 치러질 섹스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직접 포르노까지 구해다가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나, 한사코 아내는 목욕 후에 입고 있던 가운을 벗질 않겠다고 했다. 난 정말이지 난감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그렇기로 서니, 내외가 분명한 사위, 장모 사이에 막무가내로 가운만 걸친 맨 몸인 채, 이렇게 실랑이로 밤을 지샐 수도 없는 노릇 이었다.
‘우리 이렇게 하자. 그럼…..엄마가 먼저 벗을 테니, 우리 착한 미수, 고대로 따라 하렴….자, 봐라. 엄마 벗는다?’
나는 에그머니나 하면서 눈을 아래로 내리 깔았다. 부스슥 하는 소리와 함께 장모가 벌거벗는 소리가 귀에 쟁쟁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따라 하는 아내…..이거이 왠 씨츄에이숑?
‘자, 무섭지 않지? 우리 착한 미수….이제 남편 손 붙들고….옳지, 잘 한다……그래, 그렇게 침대로 가서 누워…..옳지…..왜? 왜?....알았어..엄마 옆에 있다. 엄마 옆에 있어, 어디 안 가니까. 걱정 말고……봐, 봐. 엄마도 이렇게 다 벗었지? 미수랑 똑같이 홀랑 벗었잖아?.....조서방…조서방……..어여 올라가게. 난 여기 없는 셈치고, 눈 질끈 감고….알았지?’
그러나, 어디 그게 그런가 말이다. 아내부터 장모까지 벌거벗고, 내 주위에 있는데, 좇이 서겠냐 말이다…….왜 안 서? 벌써 벌떡 섰구만! 장모는 애써 외면하려고도, 주의 깊게 보려고도 하질 않았지만,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평소 아내가 잠을 잘 때도 불을 끄면, 너무도 무서워 하기에, 방안은 이미 환한 대낮처럼, 불이란 불은 온통 켜 놓아, 세 사람의 나신은 보지 않으려고 해도, 낱낱이 까발려져 서로의 시선이, 아내 빼고, 온통 서로에게 박혀 가고 있기에…..
‘자, 착하지, 우리 미수….다리에 힘 풀고, 그렇지, 옳지, 잘한다. 엄마가 가르쳐 줬지?...옳지, 그렇게 두 다리를 벌리고, 몸에 힘을 쪽 빼고서…..자…..자….조 서방, 어여 올라가…어여…’
아내를 어린애 젖 주듯이 달래가며, 그 틈을 타, 작은 목소리로 나를 채근하는 장모의 눈짓….나는 대답 대신, 풍성하기 이를 데 없는 그 젖 무덤과 시커멓다 못해, 먹물에 적신 듯한 장모의 씹털이 한 눈에 들어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나는 용기 있게, 미수의 몸 위로, 미수가 겁먹지 않도록 서서히 몸을 이동 시켰다. 되도록 체중을 싣지 않고, 좇을 삽입 시키기 위해, 한 팔로 바닥을 지지하고, 한 손으로 좇대를 잡아 들이 밀려는데,
‘악! 안돼….안돼..안돼…’
갑자기 사색이 되어 소리치는 아내. 또 다시 긴장을 풀기 위해, 장모가 바닥에서 일어나 아내의 가슴을 껴 안는데, 그 출렁이는 젖과 백설기 같이 하얀 피부로 인해, 겨우 평정 심을 유지하고 있는 나를 또다시 흔들어 댄다. 이게 하란 얘기야, 말란 얘기야?
‘응. 그래…알았어….알았어…..미수야! 니 손 쫌 이리 줘 봐. 내가 하는 거, 우리 미수가 만져보면 돼지? 그럼 안심이지?’
그제서야 아내는 자신의 손을 들어 장모의 손을 잡아 자신의 아랫도리로 이끈다. 장모는 기어이 내 좇과 불알을, 삶은 계란 손바닥에 올리듯이 잡고서 고개를 돌리는데,
‘미수야, 엄마가 알아서 넣어 줄 테니, 옆에서 잘 들어가는지, 손 끝으로 만져, 알았지? 옳지…..그렇게’
난 아내의 보지에 좇을 넣기도 전에, 장모의 손아귀에 좇이 덜미를 잡힌 꼴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포르노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처럼, 옆에 둘러선 여자가 남자의 좇을 인도해서, 대상이 되는 여자의 보지에 박히게 하고, 누워 있는 당사자가 그 박히는 좇대를 손을 내려 만져보며, 짐작하는 그런 형상, 바로 그것이 연출되고 있었다. 난 정말 그렇게까지 하면서 섹스를 해야 되나 했지만, 그건 나의 얄팍한 생각 이었다. 장모의 손아귀에 이끌려 뿍쩍 대며, 아내의 보지에 내 좇이 들락 이는 동안, 장모는 쉴 사이 없이, 손을 놀리며, 더 깊이 내 좇이 박히도록 좇과 뿡알까지 싸잡아 끌어대고, 다른 팔로는 내 엉덩이를 아내의 보지 쪽을 향해 밀어댔으며, 입으로는 그윽한 미소를 담고, 아내의 긴장을 최대한도로 풀어 주려고, 우리 착한 미수, 착한 미수 하면서, 잘한다, 더 열씸히 어쩌구 하는 추임새를 넣어가면서, 모자라는 딸의 초야를 독려하기에 바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느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그 모습이 숭고해 보이기 까질 하고 있었지만, 불뚝 선 좇대는 역시 눈까리가 없었다. 내 눈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장모의 탱글 거리는, 완숙미에 넘치는 육체의 곡선에서 눈을 떼질 못했고, 그것은 나의 머리 속에 지극한 흥분의 도가니탕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래, 우리 조서방도, 미수도…잘한다…잘해…아유, 이뻐, 둘 다…..’
난 그 말에 힘입어 더욱 거시게 좇을 박아댔다. 나를 우러르는 표정으로 올려다 보면서도, 아내의 씹물에 질척대는 내 좇을 손아귀에서 놓질 않고, 쉼 없이 아내의 보지 속으로 사위의 몽둥이 같은 좇대를 때려 넣어주는 장모의 정성….
‘윽윽…윽윽…장모님….저…..저….. 싸요….싸!’
난 사정의 열락에 빠져들며, 어째서 사정의 타이밍을, 아내가 아닌 장모에게 얘기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시원하기는 했다. 거의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초야가 그렇게 끝이 나고, 어머님 조차도 반신반의 했던 신혼 여행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고야 말았다. 서울로 돌아와, 장모가 마련한 아파트에서 신혼 살림을 차렸지만, 장모는 그 아파트를 떠나는 법이 없으셨다. 낮 뿐인가? 아니었다. 의례 밤이 되면, 아내는 장모가 벌거벗질 않고서는 섹스를 거부했고, 겁을 먹고 있기는 마찬가지였으니까. 남들이 안다면 정말로 기기묘묘한 장모와의 동거가 되겠지만, 장모는 아무런 사심 없이, 우리 두 사람의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지극한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계시기에, 우리들은 그런 관계가 별로 유별나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정확하게 아내의 심중을 헤아리기는 어려웠지만, 나나 아내의 기본적인 생각은, 부부간에만 공유 되어야 할 섹스의 순간을 장모에게 들키고 있다라는 생각 보담은, 서투른 자세를 코치에게 지도 받고, 인도되어 간다는 느낌이 강했기에, 그다지 쪽 팔리다거나, 계면쩍다라는 것은 애초부터 세 사람 사이에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창준아, 부부관계는 원만허냐?’
‘그럼요! 뭔 대답을 원하셨어여?’
‘아니, 뭐 꼭 그렇다기 보다…..겉으로 성치 않아 보이니, 항상 걱정이 되야서 그렇지….’
‘걱정 마세요. 오늘 이렇게 온 건, 저 사람이 애를 가졌다는 걸 말씀 드리려고 온 거라구요. 아셨어요? 뭘 알고나 나서시지…..쩝…..’
부모님은 깜짝 놀라셨고, 우리 장한 며느리라며, 등을 뚜드리며, 오랜 만에 웃음을 지으셨고, 그간에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도 모른 채, 의례 따라오신 장모님께는 그 동안 죄송 했다는 사과를 마저 하시는 것이었다. 아내는 이제 내 좇이 장모의 손을 따라 불뚝 세워지고, 쓰다듬어 지면서, 자신의 보지 속으로 들어 오는 것을 손 끝으로 일일이 확인 하지도 않는다. 나 또한, 장모님의 배려로 날이 갈수록 다양한 체위를 이용해서 섹스가 진행되고 있기는 해도, 내 좇을 아내의 보지로 인도하시는 장모님의 손길이나, 나를 올려다 보시는 눈길 속에서 혹여 라도 있을 수 있는 욕정이나, 음심 같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가 없었다. 아내는 임신과 더불어 배가 불러 오기 시작하자, 맨 처음에는 섹스를 버거워 하다가, 배가 어느 정도 편안하다고 장모께서 권하신 후배위를 가까스로 받아 들였다. 아내의 보지 속으로 좇대가 들어 박힐 때마다, 뱃속의 아기가 조금이라도 뭉치면, 엉덩이를 틀어대는 아내의 심성을 잘 알고 계시는 장모님께서는, 내가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아내의 등을 천천히 쓸어 주시거나, 처음처럼 아내의 손을 배 아래로 내려뜨리게 해서, 같이 손을 잡고, 내 좇이 들어 박히는 느낌을 다시 느끼게끔 배려 하셨다. 아내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정상인 못지않게 섹스를 즐길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나는 삶에 자신감이,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언제나 뇌리를 떠나질 않고 있었다.
‘조서방, 이제 나도 점점 힘이 드네. 미수도 식당에 따라 나와, 부른 배로 내 옆에 앉아 있는 것도 어렵고….그래서 말인데…자네가 내 대신 식당을 맡아주면 안 되겠나? 경험이 없어서 첨에는 어려울지 몰라도, 내가 이 애의 출산까지 옆에 24시간 붙어 있어도 모자라기는 마찬가지겠지만, 그래도 어미로서 고생 시키면서 까지 가게에 데리고 나가기에는 이제 너무 산달이 가까운 것 같아서 말이지…앞으로 세 달 정도 남았지?’
그 당시, 아내는 심한 빈혈에다, 임신중독 증세도 심해서, 장모님의 보살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고, 가사 일과 아내를 돌보는 일, 가게운영의 삼박자를 동시에 엮어 가는 것이, 여자 혼자의 힘으로 버거운 것은 사실 이었다. 난 장고의 시간을 거친 후에, 아내도 배가 만삭이 다 되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는 장모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여 그 때까지 다니던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경험은 없었어도 사위라는 위치에서 경영을 물려 받았을 때,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나의 지위가 가져다 주는 잇점도 꽤나 만만찮은 것도 느낄 수 있었고……나날이 배가 점점 불러오기 시작하자, 더 이상의 섹스가 어려워 지고, 아내가 버거워 하자, 장모는 어느 날 밤,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셨다. 그 날이 아마 출산을 한 달 정도 앞둔 시점 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내는 낮에 장모님과 슬픈 영화를 빌려다 보고, 실컷 울었다며,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장모님께서도 그 영화 정말 슬펐다고 하시며, 맞장구를 치시던 저녁이었다.
‘미수야? 미수야? 아무리 배가 불러도 남편을 심심하게 놀리면 안 되지……내가 얼마 전부터 계속 영화 보여 주면서 가르쳐 줬지? 남편 물건을 기쁘게 해주는 거….네가 배가 부르니까 섹스 할 때, 배도 땡기고, 애도 뭉치잖니? 그럴 때 그렇게 해주면, 조 서방이 좋아할 거라고 했잖아? 그래….우리, 착한 미수…옳지…그렇게 일어나서…옳지…그렇게….’
그러나, 부른 배로 인해 씩씩대며, 침대 위에 장모와 함께 벌거벗고 앉기만 했을 뿐, 아내는 도통, 장모의 다음 명령을 들으려 하질 않았다.
‘왜 그래? 우리 미수, 착한 미수가 왜 그럴까?......응?.......응?’
아내가 작은 소리로 장모의 귀에다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다. 장모는 얼굴이 붉어 지면서, 잠시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무엇을 결심한 듯이, 장모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조서방, 이거 뭐라 얘기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얘가 하는 말이, 내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하겠다 하니, 어쩌겠나? 시늉만 낼 테니, 미수의 경계가 풀어지면, 내가 자연스럽게 미수의 입으로, 자네 물건을 옮길 터이니 그리 알게나, 알았지?’
나야 뭐 손해날 건 없었다. 섹스도 아니고, 좇 빨리기 쯤이야, 미수든, 장모든 무슨 차이가 있을 수 있겠냐고 생각했지만…….., 내심은 그렇질 않았다. 언제나 나무토막 같다고 느끼던 아내의 몸보다, 지극히 적은 부위이긴 해도, 항상 내 좇을 인도해 주시는, 부드러운 장모의 그 자그마한 손아귀가 나는 더 실감이 났기에 하는 말이다. 난 보란 듯이, 아내의 정면에서 무릎을 곧추 세우고,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으로 그나마 남은 머리카락이 흩어지지 않도록 쓸어 올렸다. 그리고서는 딴 손으로는 있는 힘껏 발기된 좇대를 붙들고, 서서히 장모의 입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장모가 잠시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역시, 잊지 않고, 아내를 향해,
‘미수, 우리 착한 미수…잘 봐야지? 자 이렇게 요기를 살짝 잡고, 입 안에 살살……웁웁..넣어서……혀로 사탕 먹듯이,…..깨물지는 말고, 살살 돌려줘야 해..웁웁…훌훌…쩝쩝…쭉쭉…..’
그 다음부터 이어져야 할 설명이 뚝 끊기고 말았다. 아내의 눈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내 좇을 목구멍 끝까지 말아 넣는, 장모의 입기술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고, 장모는 눈을 바로 뜨고 나를 올려다 보면서도, 미수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설명은 끝내 없었다. 나는 그때 움찔 하면서 놀라고 말았다. 언제나 단아한 절제의 미덕을 자랑하시던, 장모의 손끝이 떨려오면서 내 불알을 거머쥐고, 다른 손은 내 뒤를 타고 들면서 엉덩이를 더욱 끌어당겨 장모의 입 속으로 더 깊이 좇이 박힐 수 있도록 당기셨기 때문이었다. 장모님께서는 소리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내려뜨려진 손 끝에 닿아버린 장모의 부드러운 젖무덤….그 까만 젖꼭지에 나의 떨리는 느낌이 전달 되기도 전에, 장모님은 불알을 쓸고 계시던 손을 들어 와락 내 손을 자신의 젖 위로 덮고 꼭 쥐어 버렸다. 그러면서도 내 좇을 빨아대는 그 고갯짓은 멈출 줄을 몰랐고, 난 흡사 장모의 입 안이 보지인 것처럼 마구 허리짓을 내 돌렸다.
‘웁…웁…..웁…..웁…..’
장모의 눈 주위가 벌겋게 충혈되고 있었다. 눈물이 간간히 맺히는 것으로 보아, 내 좇이 엔간히 장모님의 목구녕에 토악질을 유도하는 것이 분명했다. 난 그때, 불현듯,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라며,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다 보았다. 환하게 웃고 있던 그 얼굴……아내는 흡족하다는 표정으로, 나의 좇질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나 또한 그 미소 속에서 무언의 승낙을 찾은 것처럼, 장모님의 입안으로 쑤셔 박혀지는 좇질의 리듬감을 멈추질 않고 말았다.
‘아!...아!..장모님…아! 나, 미쳐…..아…장모님…참을 수가 없어요…..아!....이건….이건…윽윽윽윽……’
난 장모님의 머리가 으깨어져라 붙들고, 내 좇에 마구 처박히도록 뒤흔들어 댔다. 그리고 이어진 폭발적인 사정….그건 충격, 그 자체였다. 아내의 친 어머니이자, 서로 간의 내외가 분명했던, 나와 장모 사이의 좇 빨리우기 라니…..그리고, 이어진 좇물 삼키기…장모는 내 경련이 끝나고, 침대에 쓰러지자, 처음으로 아내와 나를 남겨두고, 우시면서 방을 튀어 나가셨다. 그 날 이후, 장모는 웃음을 잃으셨고, 더 이상은 우리 두 사람의 부부관계를 이끌지 않으시게 되었다.
‘감사합니다…..어서옵쇼……이양아! 6번 테이블로 모셔라!’
‘따르릉!’
‘네!....00갈비집 입니다. 네? 네? 장모님 이세요? 낳았어요?.....네?……..네?.....네!...…곧 가죠.’
병원으로 달려가면서도 나는 멍하니 핸들만 만지작거렸을 뿐, 음악을 켤 생각조차 하질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운전을 하고 왔는지 기억에도 없던, 그 어수선한 마음의 한 구석……그런 나에게 장모님은 미수가 기어이 언덕을 넘질 못했다고 하셨다. 아이를 낳으면서, 이제까지 건들거리며, 앓고 난 이후에 겨우겨우 지탱해 오던 뇌 속의 무슨 실핏줄인가, 무언가가 진통 중에 터져, 혼수 상태에 빠졌고, 할 수 없이 제왕절개로 아이를 꺼냈지만, 미수는 평온한 얼굴로 숨을 거두었다는 장모님의 눈물 섞인 울부짖음. 난 병원 복도에 앉아 있으면서도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게 건강해 보였었는데…..난 그나마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릴 듯이, 쥐고 흔들면서 발광에 가깝도록 소리쳤다. 이건 아니라고, 이건 아니라고….
‘어서옵셔…..아이구 김회장님….김양아, 7번 가족모임 방으로 모셔라.’
‘조사장, 든든허이…..’
‘아이고, 회장님도, 사장이라뇨, 엄연히 장모님께서 사장님으로 떡 하니 살아 계신데, 사장은요…저야 홀 지배인에 불과 한데요.’
‘아니야. 자네가 없었더라면, 여기 사장님, 따님 보내고, 제대로 버틸 수나 있었겠나? 다 자네가 옆에서 잘 뫼셔 드리니, 이만큼 돌아가는 거 아니겠어? 아직도 젊은 나이에 재혼도 마다하고, 그렇게 장모님을 깎듯이 잘 모신다고,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 하드만, 뭘 그래? 이 사람! 겸손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좋은 시간 되십시오. 김양아, 어서 모셔라.’
‘근데, 장모님은 어디?’
‘집에 계시죠! 제 딸내미 때문에 요즈음 눈 코 뜰 새 없으시죠, 뭐. 손녀 재롱에 겨우 고만고만 지내시죠, 뭐.’
‘하여튼 요즈음 보기 드문 젊은이 라니깐…머리가 좀 벗겨져서 그렇지….어흠….’
난 손님을 대충 받아 놓고 카운터에 앉았다. 카운터의 아래쪽에 놓여 있는, 세 사람의 가족 사진….난 조금은 한가한 시간이 되면, 언제나 그 사진 뒤에 아내가 세상을 등지기 전에 몰래 써 놓은 비밀 편지를 읽어 본다. 참 여편네 하고는……
‘여보, 저 죽더라도 이 사진은 태우지 마요.
우리 가족 사진이잖아요?
내 남편이자, 새 아버지가 될 사람과
엄마랑 다 함께 찍은 사진인데,
버리면 안되고 말구요.
저, 애 낳을 수 없는 몸인 거,
결혼 전에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의사 선생님께 편지로 미리 알아 봤거든요.
아마 이 편지는 제 유품을 정리하다가
누군가 읽게 되겠지만,
당신이 먼저 읽게 되면,
엄마에게는 비밀로 해 줘요.
전 제가 결혼 하려고 선을 보러 다닌 게 아니었어요.
제가 먼저 가고,
어쩔 줄 몰라 하실 엄마를,
곁에서 지켜줄 누군가를 찾으려고
떼를 썼던 거구요.
당신의 그 대머리,
흐훗, 사실 정말 웃겨요.
나이 답지 않게 디게 겉늙어 보이고….
엄마를 위해 더 없이 좋은 상대라고
맨 처음 당신을 보는 순간,
점 찍었었죠.
섹스가 무서운 적, 한번도 없었어요.
엄마를 당신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려고
제가 일부러 겁이 난다고 했던 거,
당신 알고 있었죠?
나 이제 다음 달이면,
출산 이에요.
엄마 조차도 제가 이렇게 몸이 부자유스럽지만,
멀쩡한 정신이었다는 걸 아시게 된다면,
좀 섭섭하게 생각하실 걸요?
그래도 뭐 괜찮아요.
엄마 곁에서,
엄마가 돌아가시는 걸 지켜 볼 때까진,
제발 재혼 하지 마요.
평생 저를 위해 고생만 하신 분이에요.
몸이 너무 아파요.
이렇게 쓰는 데만 4시간이 걸리네……
엄마를 많이 위해줘요. 그리고 사랑해 주고…..
나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사랑해요!
남편으로서,
태어날 아기의 아빠로서,
또 앞으로 내가 모시진 못해도,
내 아버지가 될 사람으로서….
영원히…..
-너무나 행복했던 미수가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그러나, 그 글은 그녀의 입을 통해 힘들게, 4시간이 넘도록 흘러 나왔다지만, 정작 그 글을 눈물을 흘리며 받아 써 준 것이, 장모님이란 사실을 안 것은 얼마 전 이었다. 일부러 삐뚤하게 쓰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던 나의 미련함….그 글은 그녀의 마지막 유언이자, 이렇게 살을 맞대고 살고 있는 나와 장모님에 대한 그녀의 행복한 축원인 셈 이었다. 난 다른 사진을 다 치우셨음에도, 이 사진만은 태우지 못하신다는 생각에, 혹시나 하고 뒤져보다가 기어이 발견할 수 있었다. 나와 장모님은 서로가 알면서도 얘기하질 않고 있지만, 언젠가는 서로 털어 놓아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해오고 있었다. 아마도 아내는 그것마저도 예상하고, 일부러 그렇듯 편지를 남겼던 것 같다. 나와 장모님이 지금처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 남들이 모르게 살게 될 때까지 기다렸던 것처럼 말이다.
-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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