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와 연주의 대화에는 무엇인가 꼭 있어야 할 것이 빠져있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바로 두 여자의 대화를 들으며 눈을 점점 크게 뜨고 있는 하영의 의견이었다.
" 과...과장님... "
하영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하며 다급히 연주를 불렀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려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뒤에 이어질 말은-더 할말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연주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잘려나가고 말았다.
" 할 얘기가 있나요? "
" ...... "
하영은 연주의 물음에 당장 답변할 말을 찾지 못하고 눈빛에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녀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나 하영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연주의 냉랭한 표정에 더듬거리며 대답하기 시작했다.
" 저... 신입사원이 있는데... 그러니까... "
" 신입사원들이 보는 앞에서 교육을 받는게 창피하다는 얘긴가요? "
옆에서 보고 있던 지수는 더듬거리며 말을 하는 하영이 답답하게 생각되어 대신 그녀의 말을 정리해주었다.
" 네... 그리고... "
하영은 고개를 숙이며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 아, 물론 규정에 벗어나는 교육을 하진 않아요. 하지만 하영씨가 허락한다면 어느 정도 감면을 해 줄 용의가 있는데... 어때요? "
하영이 어떤 말을 하려는지 예상한 연주가 그녀의 말을 끊으며 조건을 내걸었다. 규정대로라면 지금 지수와 연주가 하려는 일을 하영이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하영은 지금 상당히 주눅이 들어있는 상태고 연주의 눈치를 살피느라 확실하게 말을 못했을 뿐이다. 상황이야 어찌되었건 하영은 연주가 한 뜻밖의 제의에 고민을 시작했다.
" 어떻게 하지... "
하영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연주나 지수라면 상관없지만-교육을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신입사원들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연주의 제의를 거절하기엔 그녀가 오늘 저지른 잘못이 너무 많았다. 지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며칠은 고생할 정도로 교육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회의에 사용될 중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못한 일은 일주일 내내 지각을 하는 정도로도 비교가 될 수 없는 커다란 잘못이었던 것이다.
"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같은데, 결정을 좀 도와줄게요. 신입사원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받는 조건으로 교육을 반으로 줄여주겠어요. "
평소 같으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도 하는 연주의 말에 놀랐겠지만 지금 하영은 교육을 반으로 줄여준다는 그녀의 제의에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은지는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몇시간 전에 지수가 준 서류를 읽었고 그 서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계약서까지 작성을 한 뒤였지만 그녀의 사고는 아직 현재의 상황과 아까 자신이 읽은 서류의 내용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은지는 수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에 슬며시 고개를 돌려 수연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수연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듣기에도 생소한 교육실이라는 이름, 다른 직원들의 시선을 받지 않을 수 없는 통로와 교육실의 위치,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교육이라는 단어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할만한 충분한-적어도 수연에게는- 힌트가 되었던 것이다.
" 반성문은 작성해 두었겠죠? "
" 네, 책상 위에 두었습니다. "
수연이 조금씩 긴장하고 은지가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 있는 동안 하영의 교육이 시작되었다. 연주는 하영의 대답에 교육실 한쪽에 있는 작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종이를 집어 들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 으음... "
연주는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이며 종이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반성문이라고는 하지만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각을 한 하영이 현관에서 마주친 연주에게 받은 그 종이는 하영이 점심시간에 밥도 먹지 못하고 쓴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으로 가득했다. 똑 같은 문장이 세장의 A4용지에 빽빽하게 쓰여져 있었던 것이다.
" 신과장님, 그건 제가 확인할 테니 다른 준비를 하시죠? "
" 그럴까요? 그럼 부탁드려요. "
지수는 연주에게서 종이를 받아들고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틀린 글씨는 없는지 반복해서 쓰여진 횟수가 부족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반성문은 반드시 볼펜으로 작성해야 하는데 만약 중간에 틀린다고 해도 지울 수 없고 여분의 종이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쓸 수 밖에 없었다.
" 틀린 글씨 수... 그리고 지정된 횟수에서 모자라거나 남는 수 만큼... 추가된다... "
지수가 반성문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수연의 머릿속에는 이곳에 오기 전 읽었던 규정집의 내용이 떠올랐다.
" 좋아요. 반성문은 완벽하네요. "
교육실 구석에 있는 캐비닛에서 뭔가를 꺼내가지고 오던 연주는 반성문을 확인하고 결과를 알려주는 지수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 시작이 좋군요. "
휘이익~
연주는 손에 들고 있는 것을 허공에 휘둘러보며 말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폭이 15cm에 길이가 50cm 정도 되어 보이는 손잡이가 달린 넓적한 도구는 그녀의 팔이 움직일 때마다 나직하면서도 무거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 엎드려요. "
멍한 표정으로 연주의 손에 들린 신기한 모양을 한 나무판을 보고 있던 은지는 방금 전과는 너무도 다른 연주의 음성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그녀의 한마디에 방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해버렸던 것이다.
하영은 눈을 감으며 길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천천히 내쉬며 눈을 떴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서서 허리를 구부리고 양손으로 자신의 무릎을 잡았다. 그녀는 막 떨리기 시작하는 다리에 힘을 주어 무릎을 곧게 펴고 동시에 허리와 등을 일직선으로 만들었다. 아직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은 신입사원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하영은 그들이 자신의 빨갛게 변한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애써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었다.
" 지금 내가 들고 있는 도구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교육도구 중의 하나에요. 앞으로 두 사람도 이 패들에 익숙해질 겁니다. 그건 내가 장담하죠. "
연주는 은지와 수연에게 오른손에 들고 있던 패들을 들어 보이며 설명을 마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수연은 그런 미소를 보고 아까 은지가 느꼈던 것처럼 오싹한 기분을 느끼고 문득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이 그녀의 예상을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지각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겠어요. 박하영씨, 오늘 출근한 시간이 몇시였죠? "
은지나 수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그녀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연주는 두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연주는 은지와 수연 두 사람이 방금 자신이 보여준 미소에 당황하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 9시 5분이었습니다. "
" 그럼 몇분이나 늦은거죠? "
" 5분...입니다. 과장님. "
하영은 패들이 엉덩이에 닿는 느낌에 흠칫 몸을 긴장시켰다가 이내 아직 시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힘을 뺐다.
" 각각 다섯대씩, 규칙은 알고 있죠? "
연주는 패들로 하영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패들이 때리기 좋은 위치에 준비되어 있는 엉덩이에 닿을때마다 하영의 전신이 움찔하는 모습이 보였다.
휘잉~
넓적한 나무판이 공기를 가르는 나직한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하영의 입에서는 헛바람이 새어나왔다. 하영은 등을 활처럼 뒤로 젖히며 터져 나오는 비명을 간신히 억눌렀다.
" 흐읍! 하나!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휘잉~ 짝!
" 둘!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휘이잉~
" 세엣!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마치 시계추나 메트로놈처럼 정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엉덩이에 떨어져 내리는 패들은 하영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었다. 하영은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지금의 고통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까스로 참아내며 비명 대신 비명과 다름없는 목소리로 숫자를 세었다.
" 넷!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그녀가 대수를 세고 정해진 말을 한 것을 확인한 연주는 다시 패들을 든 손을 뒤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다시 빠른 속도로 목표를 향해 휘둘러갔다.
휘이잉~ 짜악!
옷 위에 나무판이 부딪혔으니 어느 정도는 둔탁한 소리가 나야 정상이겠지만 잔뜩 허리를 구부리느라 몸에 밀착된 하영의 스커트는 몸을 가리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다른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 흡! "
하영의 입에서는 답답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 다...다섯!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연주는 다시 패들을 들어올리지 않고 아래로 내리며 하영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하영은 무릎을 잡고 있던 손을 떼어 스커트자락을 잡아가다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 와중에서도 신입사원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속 시간을 끌 수는 없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악마 같은 여자는 다시 패들을 휘두를 것이고 그것은 이미 받은 벌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영은 얼굴이 더욱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스커트를 끌어올렸다. 스커트 자락을 잡은 그녀의 양 손은 허벅지를 지나 엉덩이로 다시 엉덩이를 지나 허리까지 가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스커트가 허리부근에서 고정되어 흘러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하영은 다시 손을 움직여 무릎을 잡아갔다. 자신의 손이 무릎에 가서 닿는 순간 다시 체벌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이미 경험해본 일이다- 하영은 무릎을 잡는 순간 온몸에 힘을 주어 근육을 긴장시키며 고통을 참아낼 준비를 했다.
휘이잉~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하얀 팬티와 얇은 스타킹에 겨우 보호되고 있는 엉덩이를 향해 패들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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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이 넘어서야 다시 글을 쓰게되어 기다리셨던 분들께 너무나도 죄
송한 마음입니다. 개인적인 일들 때분에 소설도 소라넷에 들어오는것
도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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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과장님... "
하영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하며 다급히 연주를 불렀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의지와는 상관없이 떨려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뒤에 이어질 말은-더 할말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연주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잘려나가고 말았다.
" 할 얘기가 있나요? "
" ...... "
하영은 연주의 물음에 당장 답변할 말을 찾지 못하고 눈빛에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녀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나 하영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연주의 냉랭한 표정에 더듬거리며 대답하기 시작했다.
" 저... 신입사원이 있는데... 그러니까... "
" 신입사원들이 보는 앞에서 교육을 받는게 창피하다는 얘긴가요? "
옆에서 보고 있던 지수는 더듬거리며 말을 하는 하영이 답답하게 생각되어 대신 그녀의 말을 정리해주었다.
" 네... 그리고... "
하영은 고개를 숙이며 점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 아, 물론 규정에 벗어나는 교육을 하진 않아요. 하지만 하영씨가 허락한다면 어느 정도 감면을 해 줄 용의가 있는데... 어때요? "
하영이 어떤 말을 하려는지 예상한 연주가 그녀의 말을 끊으며 조건을 내걸었다. 규정대로라면 지금 지수와 연주가 하려는 일을 하영이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하영은 지금 상당히 주눅이 들어있는 상태고 연주의 눈치를 살피느라 확실하게 말을 못했을 뿐이다. 상황이야 어찌되었건 하영은 연주가 한 뜻밖의 제의에 고민을 시작했다.
" 어떻게 하지... "
하영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연주나 지수라면 상관없지만-교육을 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신입사원들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연주의 제의를 거절하기엔 그녀가 오늘 저지른 잘못이 너무 많았다. 지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며칠은 고생할 정도로 교육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회의에 사용될 중요한 서류를 준비하지 못한 일은 일주일 내내 지각을 하는 정도로도 비교가 될 수 없는 커다란 잘못이었던 것이다.
"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같은데, 결정을 좀 도와줄게요. 신입사원 두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받는 조건으로 교육을 반으로 줄여주겠어요. "
평소 같으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도 하는 연주의 말에 놀랐겠지만 지금 하영은 교육을 반으로 줄여준다는 그녀의 제의에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 그렇게 하겠습니다. "
은지는 자신의 눈앞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몇시간 전에 지수가 준 서류를 읽었고 그 서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계약서까지 작성을 한 뒤였지만 그녀의 사고는 아직 현재의 상황과 아까 자신이 읽은 서류의 내용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은지는 수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에 슬며시 고개를 돌려 수연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수연은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듣기에도 생소한 교육실이라는 이름, 다른 직원들의 시선을 받지 않을 수 없는 통로와 교육실의 위치,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교육이라는 단어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할만한 충분한-적어도 수연에게는- 힌트가 되었던 것이다.
" 반성문은 작성해 두었겠죠? "
" 네, 책상 위에 두었습니다. "
수연이 조금씩 긴장하고 은지가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 있는 동안 하영의 교육이 시작되었다. 연주는 하영의 대답에 교육실 한쪽에 있는 작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종이를 집어 들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 으음... "
연주는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이며 종이의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반성문이라고는 하지만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지각을 한 하영이 현관에서 마주친 연주에게 받은 그 종이는 하영이 점심시간에 밥도 먹지 못하고 쓴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으로 가득했다. 똑 같은 문장이 세장의 A4용지에 빽빽하게 쓰여져 있었던 것이다.
" 신과장님, 그건 제가 확인할 테니 다른 준비를 하시죠? "
" 그럴까요? 그럼 부탁드려요. "
지수는 연주에게서 종이를 받아들고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틀린 글씨는 없는지 반복해서 쓰여진 횟수가 부족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반성문은 반드시 볼펜으로 작성해야 하는데 만약 중간에 틀린다고 해도 지울 수 없고 여분의 종이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쓸 수 밖에 없었다.
" 틀린 글씨 수... 그리고 지정된 횟수에서 모자라거나 남는 수 만큼... 추가된다... "
지수가 반성문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수연의 머릿속에는 이곳에 오기 전 읽었던 규정집의 내용이 떠올랐다.
" 좋아요. 반성문은 완벽하네요. "
교육실 구석에 있는 캐비닛에서 뭔가를 꺼내가지고 오던 연주는 반성문을 확인하고 결과를 알려주는 지수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 시작이 좋군요. "
휘이익~
연주는 손에 들고 있는 것을 허공에 휘둘러보며 말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폭이 15cm에 길이가 50cm 정도 되어 보이는 손잡이가 달린 넓적한 도구는 그녀의 팔이 움직일 때마다 나직하면서도 무거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 엎드려요. "
멍한 표정으로 연주의 손에 들린 신기한 모양을 한 나무판을 보고 있던 은지는 방금 전과는 너무도 다른 연주의 음성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그녀의 한마디에 방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해버렸던 것이다.
하영은 눈을 감으며 길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천천히 내쉬며 눈을 떴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서서 허리를 구부리고 양손으로 자신의 무릎을 잡았다. 그녀는 막 떨리기 시작하는 다리에 힘을 주어 무릎을 곧게 펴고 동시에 허리와 등을 일직선으로 만들었다. 아직 업무를 시작하지도 않은 신입사원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하영은 그들이 자신의 빨갛게 변한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애써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었다.
" 지금 내가 들고 있는 도구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교육도구 중의 하나에요. 앞으로 두 사람도 이 패들에 익숙해질 겁니다. 그건 내가 장담하죠. "
연주는 은지와 수연에게 오른손에 들고 있던 패들을 들어 보이며 설명을 마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수연은 그런 미소를 보고 아까 은지가 느꼈던 것처럼 오싹한 기분을 느끼고 문득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이 그녀의 예상을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지각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겠어요. 박하영씨, 오늘 출근한 시간이 몇시였죠? "
은지나 수연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그녀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연주는 두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연주는 은지와 수연 두 사람이 방금 자신이 보여준 미소에 당황하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 9시 5분이었습니다. "
" 그럼 몇분이나 늦은거죠? "
" 5분...입니다. 과장님. "
하영은 패들이 엉덩이에 닿는 느낌에 흠칫 몸을 긴장시켰다가 이내 아직 시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힘을 뺐다.
" 각각 다섯대씩, 규칙은 알고 있죠? "
연주는 패들로 하영의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패들이 때리기 좋은 위치에 준비되어 있는 엉덩이에 닿을때마다 하영의 전신이 움찔하는 모습이 보였다.
휘잉~
넓적한 나무판이 공기를 가르는 나직한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하영의 입에서는 헛바람이 새어나왔다. 하영은 등을 활처럼 뒤로 젖히며 터져 나오는 비명을 간신히 억눌렀다.
" 흐읍! 하나!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휘잉~ 짝!
" 둘!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휘이잉~
" 세엣!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마치 시계추나 메트로놈처럼 정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엉덩이에 떨어져 내리는 패들은 하영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었다. 하영은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지금의 고통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까스로 참아내며 비명 대신 비명과 다름없는 목소리로 숫자를 세었다.
" 넷!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그녀가 대수를 세고 정해진 말을 한 것을 확인한 연주는 다시 패들을 든 손을 뒤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다시 빠른 속도로 목표를 향해 휘둘러갔다.
휘이잉~ 짜악!
옷 위에 나무판이 부딪혔으니 어느 정도는 둔탁한 소리가 나야 정상이겠지만 잔뜩 허리를 구부리느라 몸에 밀착된 하영의 스커트는 몸을 가리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다른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 흡! "
하영의 입에서는 답답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 다...다섯! 다시는 지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
연주는 다시 패들을 들어올리지 않고 아래로 내리며 하영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하영은 무릎을 잡고 있던 손을 떼어 스커트자락을 잡아가다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 와중에서도 신입사원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계속 시간을 끌 수는 없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악마 같은 여자는 다시 패들을 휘두를 것이고 그것은 이미 받은 벌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하영은 얼굴이 더욱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스커트를 끌어올렸다. 스커트 자락을 잡은 그녀의 양 손은 허벅지를 지나 엉덩이로 다시 엉덩이를 지나 허리까지 가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스커트가 허리부근에서 고정되어 흘러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하영은 다시 손을 움직여 무릎을 잡아갔다. 자신의 손이 무릎에 가서 닿는 순간 다시 체벌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이미 경험해본 일이다- 하영은 무릎을 잡는 순간 온몸에 힘을 주어 근육을 긴장시키며 고통을 참아낼 준비를 했다.
휘이잉~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하얀 팬티와 얇은 스타킹에 겨우 보호되고 있는 엉덩이를 향해 패들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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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이 넘어서야 다시 글을 쓰게되어 기다리셨던 분들께 너무나도 죄
송한 마음입니다. 개인적인 일들 때분에 소설도 소라넷에 들어오는것
도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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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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