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끝난 뒤, 나와 동건이 엄마 사이에는 잠시 적막이 흘렀다.
학부모에게 괜한 말을 한 것 아닌가 하면서 내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지러 졌고, 계약은 성사됐다. 동건이 엄마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설거지를 하기 위해 식기를 가져갔다. 나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동건이 엄마 곁으로 다가가서 그녀를 껴안으며 말했다.
"마음의 준비는 되셨나요?"
"네?"
"마음의 준비 되셨냐고 물었습니다"
"저... 저기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하죠"
"계약은 이미 성사됐는데 곤란하시다니요…"
"그래도 여기서 하기는 좀 그렇네요"
"흠…"
"갑자기 누가 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문을 안 열어주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여기선 싫어요"
"왜 싫으신 것이죠?"
"그냥 싫어요"
집에선 못 하겠다며 거부하는 동건이 엄마.
자기 집에서 남편도 아닌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막무가내로 할 수는 없기에 나는 장소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 장소를 옮길까요?"
"오늘은 좀…"
"네?"
"생리 기간이거든요"
"아, 네…"
일부러 둘러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단 오늘 하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벌써 가시려구요?"
"더 있을 필요는 없으니 가봐야지요. 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
"네…"
"마음의 준비가 되시면 연락하세요"
"… 죄송해요"
"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안녕히 가세요"
"나오시지 마세요. 그럼…"
나는 살짝 실망을 하며 동건이네 집을 나섰다.
생각보다 쉽게 승낙을 하기에 쉬운 여자일 것도 같았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기 전 시계를 보니 3시 30분. 학원은 5시까지 가면 되므로 뭘 할지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 학원으로 돌아가봐야 신문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오랜만에 안마나 받아볼까 하고는 자주 가던 안마시술소로 향했다.
안마시술소와 인연을 끊은지도 어언 3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렇기에 나는 큰 기대를 품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자리 있나요?"
"네"
"괜찮은 여자로 하나만 보내주세요"
"네. 샤워하시고 기다리고 계세요"
대낮에도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듯 했다.
잠시 뒤, 여자가 들어왔다. 훤칠한 키에 나이는 20살 정도 돼 보였다.
그동안 물갈이를 한 건지 지난 번과 달리 비교적 예쁜 여성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네…"
나이가 어려 보여서 반말을 할까 하다가 존댓말을 했다.
그런데 여자가 멀뚱멀뚱 서 있었다. 돈을 안 줘서 그런가…
"돈 먼저 줘야 하나요?"
"카운터에서 언니가 말했을 텐데…"
"카운터에서 돈을 안 받길래 끝나고 줘야 하나 했는데 아니었군요"
"얼마인가요?"
"처음이세요?"
"그건 아닌데 오랜만에 와서…"
"그렇구나... 기본은 8만원이고 풀로 받으시려면 4만원 더 주셔야 되는데…"
"아, 그럼 기본으로 해주세요"
안마시술소에 출입한 걸 알면 아내가 분개할 게 분명했기 때문에 풀 서비스는 뒤로하고,
기본 서비스만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하는 시늉만 내다시피 하는 업소 여성과 해봐야 별 느낌도 없고 한 것 같지도 않아서 말이다.
"저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스물다섯이요"
"스물다섯? 더 어려보이는데?"
"스물다섯이에요"
"아닌 것 같은데?"
"맞아요"
"흠. 이상한데…"
"맞다니까요"
"아니면 아닌 거지 왜 짜증을 내시나…"
"아저씨가 자꾸 우기시니까 그렇죠"
"아저씨? 나더러 아저씨라니?"
"아저씨 맞잖아요"
"……"
"아가씨는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는지 궁금한데?"
"별 걸 다 물어보시네…"
"말하기 싫으면 말고…"
"네, 말 안 할게요"
내 눈으로 보기엔 분명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일 것 같은데 스물다섯이란다.
고딩인데 일부러 스물다섯이라고 하는 것 같은 의구심도 들었지만 아니라면 아닌 거지,
집요하게 굴 수도 없고 어린 사람이랑 싸워봐야 득 될 것은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다 끝났어요"
"벌써...?"
"풀로 하시려면 4만원 더 주세요"
"아닙니다. 수고했어요"
"안녕히 가세요"
잠시 망설이다가 여자 얼굴도 괜찮고 해서 4만원 더 얹어주고 풀 서비스를 받을까 했지만,
아내 얼굴이 생각나서 그러하지는 않았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는 얼른 업소를 빠져나왔다.
학원에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타면서 잠시 꺼두었던 휴대폰을 켰다.
10여 분을 달려 학원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4시 30분.
무심결에 휴대폰 폴더를 열었더니 부재중에 누군가가 전화를 걸었었는지 캐치콜이 떠있다.
확인해 보니 얼마 전 만난 수연이 엄마였다. 3시 52분에 전화한 것으로 보아 업소에 있었을 시간이다.
나는 무슨 일일까 하고는 수연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따르릉~"
"네. 선생님"
"무슨 일로 전화를...?"
"아, 네~ 저기 이따 찾아갈까 해서 전화드렸어요"
"그러시군요.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로…"
"선생님도 뵙고 수연이 수업하는 모습도 볼 겸 해서요"
"아, 네~ 오세요. 8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네~ 그럼 이따 뵐게요~"
"나를 보러 오신다? 혹시 목이 마르셔서.....?"
아까 낮에 동건이 엄마와 관계를 맺지 못해서인지 상당히 기분이 꿀꿀했는데 불현듯 행복이 찾아온 순간이었다.
시곗바늘이 정각 5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6시 수업강사들이 하나 둘씩 출근할 시간.
역시 가장 먼저 오는 사람은 우리 학원 명가사인 명 강사다.
"안녕하세요"
"역시 오늘도 명강사가 먼저 오네"
"명강사니까 먼저 와서 수업 준비를 해야지요"
"그런가?"
이어서 5개 학원을 전전하는 시간강사 김 강사가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모처럼 일찍 오시네요"
"목요일은 시간이 널널하잖아요"
"아, 그렇지 참…"
5시가 조금 시간. 이 강사와 정 강사가 지각을 한다.
"죄송해요. 차가 너무 막혀서…"
"자, 그럼 수업 준비들 하세요"
여자에겐 친절한 나였기에 지각을 해도 매번 눈 감아 주곤 한다.
이번에도 역시… 뭐 수업에 차질만 생기지 않으면 되니까 말이다.
어느덧 6시가 되고 강사들은 수업을 위해 강의실로 들어갔다.
명강사와 나는 7시에 수업을 하는 날이기 때문에 사무실에 남았다.
6시 50분. 수업이 끝나고 강사들이 나왔다.
10분 뒤 시작되는 수업을 위해 나는 학생들에게 나눠줄 유인물을 정리했다.
이제 수업 시간이다. 오늘은 별로 수업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지만 시간표상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잘 가르치는 탓인지 학생들은 대체로 수업 내용을 잘 이해했고 질문을 하는 학생은 없었다.
그렇게 수업은 끝났고 잠시 후면 기다리던 수연이 엄마가 올 시간이다.
7시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8시 수업을 듣기 위한 학생들이 한데 몰리면서 학원 안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얼마 전 중학반을 만들었기 때문에 학생이 많아져서인지 그 시끄러움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잠시 뒤 내 휴대폰도 요란스럽게 벨을 울려댔다.
"네, 수연이 어머님"
"지금 OO사거리거든요. 1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은데…"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따 뵐게요~"
전화를 끊고 강의실 주변을 어슬렁대고 있는데 수연이가 오고 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어, 그래. 수업 끝나고 사무실로 와"
"왜요?"
"엄마 오신다고 그러셨어"
"그렇구나. 몇시에 온대요?"
"수업 끝나면 바로 오실 거니까 수업 끝나면 바로 가면 돼"
"네"
수연이와 대화를 하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나 그 사실을 알게 되지나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정각 8시. 수업이 시작되자 시끄러웠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조용해졌다.
잠시 후, 수연이 엄마가 음료를 사들고 학원 안으로 들어온다.
<계속>
학부모에게 괜한 말을 한 것 아닌가 하면서 내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지러 졌고, 계약은 성사됐다. 동건이 엄마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설거지를 하기 위해 식기를 가져갔다. 나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동건이 엄마 곁으로 다가가서 그녀를 껴안으며 말했다.
"마음의 준비는 되셨나요?"
"네?"
"마음의 준비 되셨냐고 물었습니다"
"저... 저기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하죠"
"계약은 이미 성사됐는데 곤란하시다니요…"
"그래도 여기서 하기는 좀 그렇네요"
"흠…"
"갑자기 누가 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문을 안 열어주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여기선 싫어요"
"왜 싫으신 것이죠?"
"그냥 싫어요"
집에선 못 하겠다며 거부하는 동건이 엄마.
자기 집에서 남편도 아닌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막무가내로 할 수는 없기에 나는 장소를 옮길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 장소를 옮길까요?"
"오늘은 좀…"
"네?"
"생리 기간이거든요"
"아, 네…"
일부러 둘러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일단 오늘 하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벌써 가시려구요?"
"더 있을 필요는 없으니 가봐야지요. 수업 준비도 해야 하고…"
"네…"
"마음의 준비가 되시면 연락하세요"
"… 죄송해요"
"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안녕히 가세요"
"나오시지 마세요. 그럼…"
나는 살짝 실망을 하며 동건이네 집을 나섰다.
생각보다 쉽게 승낙을 하기에 쉬운 여자일 것도 같았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기 전 시계를 보니 3시 30분. 학원은 5시까지 가면 되므로 뭘 할지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 학원으로 돌아가봐야 신문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다가 오랜만에 안마나 받아볼까 하고는 자주 가던 안마시술소로 향했다.
안마시술소와 인연을 끊은지도 어언 3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렇기에 나는 큰 기대를 품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자리 있나요?"
"네"
"괜찮은 여자로 하나만 보내주세요"
"네. 샤워하시고 기다리고 계세요"
대낮에도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오늘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듯 했다.
잠시 뒤, 여자가 들어왔다. 훤칠한 키에 나이는 20살 정도 돼 보였다.
그동안 물갈이를 한 건지 지난 번과 달리 비교적 예쁜 여성이었다.
"안녕하세요"
"아, 네…"
나이가 어려 보여서 반말을 할까 하다가 존댓말을 했다.
그런데 여자가 멀뚱멀뚱 서 있었다. 돈을 안 줘서 그런가…
"돈 먼저 줘야 하나요?"
"카운터에서 언니가 말했을 텐데…"
"카운터에서 돈을 안 받길래 끝나고 줘야 하나 했는데 아니었군요"
"얼마인가요?"
"처음이세요?"
"그건 아닌데 오랜만에 와서…"
"그렇구나... 기본은 8만원이고 풀로 받으시려면 4만원 더 주셔야 되는데…"
"아, 그럼 기본으로 해주세요"
안마시술소에 출입한 걸 알면 아내가 분개할 게 분명했기 때문에 풀 서비스는 뒤로하고,
기본 서비스만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하는 시늉만 내다시피 하는 업소 여성과 해봐야 별 느낌도 없고 한 것 같지도 않아서 말이다.
"저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스물다섯이요"
"스물다섯? 더 어려보이는데?"
"스물다섯이에요"
"아닌 것 같은데?"
"맞아요"
"흠. 이상한데…"
"맞다니까요"
"아니면 아닌 거지 왜 짜증을 내시나…"
"아저씨가 자꾸 우기시니까 그렇죠"
"아저씨? 나더러 아저씨라니?"
"아저씨 맞잖아요"
"……"
"아가씨는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는지 궁금한데?"
"별 걸 다 물어보시네…"
"말하기 싫으면 말고…"
"네, 말 안 할게요"
내 눈으로 보기엔 분명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일 것 같은데 스물다섯이란다.
고딩인데 일부러 스물다섯이라고 하는 것 같은 의구심도 들었지만 아니라면 아닌 거지,
집요하게 굴 수도 없고 어린 사람이랑 싸워봐야 득 될 것은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다 끝났어요"
"벌써...?"
"풀로 하시려면 4만원 더 주세요"
"아닙니다. 수고했어요"
"안녕히 가세요"
잠시 망설이다가 여자 얼굴도 괜찮고 해서 4만원 더 얹어주고 풀 서비스를 받을까 했지만,
아내 얼굴이 생각나서 그러하지는 않았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는 얼른 업소를 빠져나왔다.
학원에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타면서 잠시 꺼두었던 휴대폰을 켰다.
10여 분을 달려 학원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4시 30분.
무심결에 휴대폰 폴더를 열었더니 부재중에 누군가가 전화를 걸었었는지 캐치콜이 떠있다.
확인해 보니 얼마 전 만난 수연이 엄마였다. 3시 52분에 전화한 것으로 보아 업소에 있었을 시간이다.
나는 무슨 일일까 하고는 수연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따르릉~"
"네. 선생님"
"무슨 일로 전화를...?"
"아, 네~ 저기 이따 찾아갈까 해서 전화드렸어요"
"그러시군요.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로…"
"선생님도 뵙고 수연이 수업하는 모습도 볼 겸 해서요"
"아, 네~ 오세요. 8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네~ 그럼 이따 뵐게요~"
"나를 보러 오신다? 혹시 목이 마르셔서.....?"
아까 낮에 동건이 엄마와 관계를 맺지 못해서인지 상당히 기분이 꿀꿀했는데 불현듯 행복이 찾아온 순간이었다.
시곗바늘이 정각 5시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6시 수업강사들이 하나 둘씩 출근할 시간.
역시 가장 먼저 오는 사람은 우리 학원 명가사인 명 강사다.
"안녕하세요"
"역시 오늘도 명강사가 먼저 오네"
"명강사니까 먼저 와서 수업 준비를 해야지요"
"그런가?"
이어서 5개 학원을 전전하는 시간강사 김 강사가 들어온다.
"안녕하세요"
"모처럼 일찍 오시네요"
"목요일은 시간이 널널하잖아요"
"아, 그렇지 참…"
5시가 조금 시간. 이 강사와 정 강사가 지각을 한다.
"죄송해요. 차가 너무 막혀서…"
"자, 그럼 수업 준비들 하세요"
여자에겐 친절한 나였기에 지각을 해도 매번 눈 감아 주곤 한다.
이번에도 역시… 뭐 수업에 차질만 생기지 않으면 되니까 말이다.
어느덧 6시가 되고 강사들은 수업을 위해 강의실로 들어갔다.
명강사와 나는 7시에 수업을 하는 날이기 때문에 사무실에 남았다.
6시 50분. 수업이 끝나고 강사들이 나왔다.
10분 뒤 시작되는 수업을 위해 나는 학생들에게 나눠줄 유인물을 정리했다.
이제 수업 시간이다. 오늘은 별로 수업을 하고 싶지 않은 날이지만 시간표상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잘 가르치는 탓인지 학생들은 대체로 수업 내용을 잘 이해했고 질문을 하는 학생은 없었다.
그렇게 수업은 끝났고 잠시 후면 기다리던 수연이 엄마가 올 시간이다.
7시 수업을 들은 학생들과 8시 수업을 듣기 위한 학생들이 한데 몰리면서 학원 안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얼마 전 중학반을 만들었기 때문에 학생이 많아져서인지 그 시끄러움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잠시 뒤 내 휴대폰도 요란스럽게 벨을 울려댔다.
"네, 수연이 어머님"
"지금 OO사거리거든요. 1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은데…"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따 뵐게요~"
전화를 끊고 강의실 주변을 어슬렁대고 있는데 수연이가 오고 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어, 그래. 수업 끝나고 사무실로 와"
"왜요?"
"엄마 오신다고 그러셨어"
"그렇구나. 몇시에 온대요?"
"수업 끝나면 바로 오실 거니까 수업 끝나면 바로 가면 돼"
"네"
수연이와 대화를 하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나 그 사실을 알게 되지나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정각 8시. 수업이 시작되자 시끄러웠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조용해졌다.
잠시 후, 수연이 엄마가 음료를 사들고 학원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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