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야! 너 혹시 아는 것 없니?”
구내식당에 혼자 앉아서 밥술을 뜨는 듯 마는 듯 깨작거리며 우겨넣고 있을 때,
눈치를 살피면서 다가온 이정희 선배가 주희의 돌연한 자살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물어왔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선배는 내가 무슨 점쟁이라도 되는 줄 아나봐. 호호.”
너무나도 심각해보였던 선배의 표정이 마냥 우습기만 했던 것이다.
“너무 심한 것 아니니? 그래도 제일 절친했던 친구였는데, 어떻게 웃을 수가 있니?”
“그럼 어떡해요. 황당해서 자꾸 웃음만 나오는 걸. 호호.”
절친했던 이정희 선배조차 경희를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듯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주희의 자살보다도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죽지도 못하면서
질긴 생명줄을 이어가고 있던 자신의 더러운 생존욕구였으니까.
‘나쁜 계집애! 죽으려면 같이 죽지...왜 혼자 죽어서 날 이렇게 힘들게 해!’
주변 사람들은 강촌으로 여행을 같던 것과 주희의 자살이 무언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얼핏 짐작하는 듯 했으나, 경희의 태도가 워낙 좀 잡을 수 없게 변해버렸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도 그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경희가 바라던 대로였다. 순결한 주희의 죽음을 두고 다른 사람들이 강간이니
어쩌니 하면서 수근 거리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사람들이 하나 둘 경희의 주변에서 떠나갔지만, 그것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하루가 다르게 풍만했던 몸은 앙상한 가지처럼 말라갔고, 그녀의 성격도 나날이
피폐해져 갔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식구들 누구도 그 원인을 알지 못해서
그저 걱정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평소처럼 식구들과 둘러앉아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습관처럼 들이밀던 밥알에서
오장육부를 뒤집어 놓을 것만 같은 역겨운 냄새가 솟아올랐던 것이다.
“욱...우욱...”
싱크대에 코를 처박고 넘어오지도 않는 부산물을 쏟아내기 위해서 발악을 하고
있을 때에 “왜 그러니? 속이 안 좋아?” 어머니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으셨지만,
“괜찮아요. 어제 먹은 게 좀 체했었나 보죠.” 하면서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경희는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때만 되면 꼬박꼬박 잊지도 않고 찾아오던
귀찮은 생리가 이미 두 달이나 소식이 없었으니까.
학교 화장실 문을 꾹꾹 걸어 잠그고 임신테스트기를 밀어 넣자, 붉은 두 줄이
마치 뱃속의 태아가 힘겨운 맥박을 뛰듯 희미하게 나타났을 때에는 너무 기쁜 나머지
미친년처럼 흐느끼면서 울어버리고 말았다.
“흐흐흑...주희야! 사랑해! 주희야...”
그것은 죽은 주희가 혼자 남은 경희에게 건네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연약한 주희와 경희의 처녀막을 꿰뚫었던 스포츠머리의 울퉁불퉁한 좆 대가리는
그저 사랑하는 두 사람을 이어준 한낱 매개체에 불과할 뿐이었으니까.
처녀가 그것도 어린 학생이 애를 낳겠다며 고집을 부렸을 때, 부모님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펄쩍 뛰셨고 심지어 어머니는 쓰러져 눕기까지 했지만, 그 누구도 죽음까지
불사하겠다는 경희의 집착을 말릴 수는 없었다.
결국 학교를 휴학하면서까지 아이를 낳았을 때 어머니는 기가차서 말도 나오지 않는 듯
했으나, 경희는 행복에 겨운 목소리로 씩씩하게 입을 열었다.
“엄마! 아기의 이름은 주희라고 할 거예요...유주희.”
...................................................................................
“아흐응...나, 나 좀...”
보지를 찔꺽찔꺽 쑤셔대면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한수진을 보듬어 안은 것은
호준이 아닌 유경희였다.
“아흑...내가 도와줄게...조금만 참아.”
유경희가 비틀거리면서 한수진을 소파로 옮길 때, 그녀의 말려 올라간 검은 스커트 아래의
풍만하게 확산된 둔부는 어떤 기대감을 내포하듯 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맑은
보지물이 탄탄한 허벅지 사이로 반짝이며 흘러내렸다.
유경희의 얼굴이 한수진의 벌어진 허벅지 사이에 파묻혔지만, 이미 이성을 상실한
한수진에게 있어서 상대가 누구인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 듯 했다.
“아흐응...자기야!”
유경희의 혀끝이 마치 소중한 보물을 다루기라도 하듯 부드럽게 한수진의 옹달샘을
퍼 올렸고, 그것은 같은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섬세하고도 아주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한수진은 이내 절정에 도달한 듯 허우적거리면서 강한 신음을 쏟아낸다.
“아흥...넘, 넘 좋아!...아흐응...”
깔짝. 깔짝. 할짝. 할짝.
멀뚱히 지켜보던 호준은 도무지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 것인지 어리둥절했지만,
각각 분홍색과 검은색의 타이트한 정장을 차려입은 두 여자가 치마를 허리까지 말아 올린
상태로 하반신만을 노출한 체, 진한 레즈행위를 벌이는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금방 사정을 해버릴 만큼 흥분되는 장면이었다.
깔짝. 깔짝. 할짝. 할짝.
“아흐응...아흐응...”
“으흥...으응...”
두 여자의 사이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왠지 유경희의 분위기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호준은 불끈 솟아오른 자신의 물건을 움켜잡고,
마냥 흔들어댈 수밖에 없었다.
“아흑...씨팔...죽겠네.”
한수진의 옹달샘에 코를 처박고 있던 유경희가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더니 상의를
벗어던졌고, 브래지어 호크를 풀려다가 마음처럼 잘 되지가 않자, 그것을 자신의
목덜미 쪽으로 훌러덩 밀어 올렸다.
출~렁.
한 손으로 움켜쥐기에는 어림 반 푼도 없을 것 같은 유방이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미사일처럼 튀어나왔다.
“아흑...먹어 주희야! 네가 좋아했던 가슴이야.”
유경희가 젖가슴을 내밀자, 쾌감의 갈증에 목말라있던 한수진의 입술이 덥석 그것을
배어 물었고, 유경희의 입에서도 자지러지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흥...아흐응...”
십 년 가까운 세월동안 늘 가슴을 짓눌렀던 아픔이었다.
자신을 사랑했던 주희를 그때는 왜 허락하지 않았을까. 주희의 자살은 불량배들의 강간이
원인이 아니라, 그녀의 진심을 외면했던 자신 때문에 비롯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죄책감이 늘 경희를 압박했던 것이다.
“흐흐흑...아흐응...흑.흑.”
신음인지 흐느낌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유경희의 입술을 비집으며 새어나왔고,
그녀의 질끈 감긴 눈동자에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내렸다.
“아흑...도, 도와줘!”
한수진의 허벅지 사이에 올라타 있던 유경희가 여전히 젖가슴을 내맡긴 상태로
몸만 소파에서 빠져나오며, 호준을 다급하게 부르는 것이 아닌가.
“그, 그러지 뭐...”
얼떨떨한 표정으로 불끈 솟은 좆 대가리를 유경희의 반짝 들려진 엉덩이 뒤로
비집어 넣으려고 하는 순간, 그녀가 힘겹게 고개를 흔들면서 제지했다.
“으흑...주, 주희 먼저...”
‘주희?’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본인도 견디기 힘든 상태일 텐데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그녀를 만난 이후로 처음 인 듯 했다.
풍만한 섹시미를 자랑하는 그녀가 성격까지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자, 호준은 어쩐지
그녀에게 감정이 기우는 것을 느꼈다.
할짝. 할짝...아흐응...아흐응...
한수진은 한손으로 유경희의 젖가슴을 움켜쥔 체, 남은 한손은 자신의 젖가슴을
주물러대고 있었고, 호준의 자지가 그녀의 깊은 옹달샘을 풍덩 튀기며 뛰어들자 한수진은
허리를 뒤틀면서 환호를 보냈다.
“아흐응...자기야!...”
몇 번 휘 젖지도 않았는데, 한수진의 몸이 푸득푸득 경련을 일으켰고,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가 호준의 허리를 강하게 조여 왔다.
“아흐으으으응....”
얼굴을 한껏 찡그리던 그녀의 입에서 마침내 커다란 환희의 찬가가 튀어나왔고,
호준이 자지를 꺼내들자 따뜻한 물줄기가 마치 천장을 뚫을 것처럼 솟구쳐 올랐다.
“으흐응...주, 주희야!”
한수진의 절정이 몹시도 감격스러운 듯 울고 있던 유경희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위에
살며시 포개졌다.
‘...이제 널 보내줄게! 나도 사랑했어. 주희야...’
...................................................................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아무래도 한수진이었다.
그녀는 유경희의 얼굴이 자신의 유방위에 파묻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어멋!”
호준은 유경희의 엉덩이 뒤쪽에서 사정을 끝낸 후, 그녀를 또 다른 소파 위에 눕히려고
했으나, 무릎을 꿇은 체 한수진의 유방위에 얼굴을 파묻고 기절한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에 그냥 놔두었던 것이다.
“어, 어떻게 된 일이야?”
유경희의 얼굴을 살짝 밀치면서 몸을 일으킨 한수진이 낭패한 얼굴로 호준을
바라봤지만,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 치켜 올릴 뿐이었다.
“부장님이 너무 좋은가 보죠. 뭐.”
“뭐라고?”
한수진이 볼을 발갛게 물들이면서 잡아먹을 것 같은 표정으로 호준을 노려봤다.
이크. 무셔라.
“유대리 속옷은 어디 있어?”
한수진도 아랫도리가 허전하기는 마찬가지였을 듯싶었는데, 아무래도 새하얀 엉덩이를
내놓은 상태로 무릎을 꿇고 엎어져 있는 유경희의 모습이 같은 여자로써 보기에
민망했던 듯싶다.
“여, 여기요...”
호준은 건네주는 것이 무척이나 아까운 듯 그의 양복 주머니 속에 곱게 접혀서
들어있던 유경희의 거들이며 스타킹을 주섬주섬 내밀자, 한수진의 손가락이 그의 팔뚝을
사납게 꼬집는다.
“아얏!”
“이게 왜 자기 주머니 속에서 나와?”
“그, 글쎄요...그게 왜 여기 있었지.”
“하여간 못 말린다니깐...”
혀끝을 차내던 한수진이 호준의 손에서 유경희의 속옷을 거칠게 뺏어들면서 또 다시
눈을 부라렸다.
“가만있을 거야? 소파에라도 눕혀놔야지 속옷을 입히든가 할 것 아니야!”
“예...마님!”
호준이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쫄쫄 달려가서는 유경희의 풍만한 몸을 안아 들어서 소파에
눕히자, 한수진이 그녀의 발목을 들고 팬티를 입히며 소리쳤다.
“눈 안돌려!”
“아...예.”
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 콩닥콩닥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호준은 깜짝 놀라서
두 눈을 내리깔고 말았다.
한수진이 유경희의 속옷을 다 입히고 일어섰을 때, 아무래도 자진 납세하는 것이
생명을 연장하는 지름길이란 것을 깨달았던 까닭에 호준은 양복의 다른 주머니 속에서
한수진의 팬티와 스타킹을 꺼내들며 무척이나 아까운 듯 살며시 디밀었다.
“흥. 변태!”
고개를 살짝 돌리면서 눈을 흘기던 한수진의 손이 독수리보다 재빠른 동작으로
커피색 스타킹을 낚아채오는 것이 아닌가. 어휴. 아까운 것.
“이, 이건 안 입으세요?”
소파의 한구석에 앉아서 무작정 팬티스타킹부터 신고 있는 한수진의 모습이
의아했던 까닭에 호준은 손에 들린 향긋한 분홍팬티를 또 다시 내밀었다.
“그, 그건 자기가 갖어!”
한수진은 말을 하면서 부끄러운 듯 고개를 파묻었지만, 호준의 감동은 남달랐다.
그래. 부장은 아무나 하나. 부하직원의 독특한 취향마저도 감싸 안을 수 있는 저런 리더십이야말로
21세기가 간절히 원하는 간부상이 아니냔 말이다.
“부, 부장님!”
호준이 감격한 모습으로 얼싸안고 키스를 퍼부으려고 하자, 한수진이 징그럽다는 듯이
고개를 외면하면서 소리쳤다.
“저, 저리 비켜. 이 변태! 그것 같고 제발 이상한 짓이나 하지 마!”
“예. 알겠습니다. 마님!”
호준이 쪽 소리가 나도록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 몸을 떼었을 때, 소란스러웠기 때문인지
유경희도 깨어나 있었다.
“뭐 하는 거예요? 지금 두 사람.”
유경희의 얼굴이 잔뜩 굳어있었기 때문에 한수진은 또 다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
귀찮은 듯 얼굴을 붉힌 체 고개를 돌렸으나, 유경희의 이어지는 말은 호준이 듣기에도
전혀 예상외의 것이었다.
“흥. 또 이상한 짓 했군요? 백대리님!”
한바탕 호준을 쏘아붙인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한수진의 팔짱을
끼는 것이었으니,
“부장님! 우리 먼저 나가요. 저런 변태 같은 사람 더 이상 상종하지 말고. 호호...”
“그, 그럴까! 호호호.”
한수진도 어느새 유경희와 친해진 것인지 호준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손을 맞잡은 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룸을 나서는 것이 아닌가.
“나, 나는 어떡해요?”
맥 빠진 목소리로 호준이 물어봤을 때, 유경희가 가던 발길을 멈추고 돌아서더니
환하게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남은 아가씨들이나 챙겨주시죠. 바람둥이 아저씨!”
그녀들이 나가고 나자, 빈 방안에 썰렁 혼자 남은 호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었다.
‘젠장. 또 다시 왕따가 되는 건가...’
..................................................................................
구라의 변 : 이야기가 너무 가볍게만 진행되는 듯해서 유경희의 아픔과 극복과정을
삽입해보았는데, 쓰다 보니 제 기분까지 비참하게 가라앉더군요...아마추어의 한계겠지요.
다행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그럭저럭 전달한 듯해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담부터는 우울한 얘기는 될 수 있으면 사양하고 싶네요...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구내식당에 혼자 앉아서 밥술을 뜨는 듯 마는 듯 깨작거리며 우겨넣고 있을 때,
눈치를 살피면서 다가온 이정희 선배가 주희의 돌연한 자살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물어왔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선배는 내가 무슨 점쟁이라도 되는 줄 아나봐. 호호.”
너무나도 심각해보였던 선배의 표정이 마냥 우습기만 했던 것이다.
“너무 심한 것 아니니? 그래도 제일 절친했던 친구였는데, 어떻게 웃을 수가 있니?”
“그럼 어떡해요. 황당해서 자꾸 웃음만 나오는 걸. 호호.”
절친했던 이정희 선배조차 경희를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듯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주희의 자살보다도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죽지도 못하면서
질긴 생명줄을 이어가고 있던 자신의 더러운 생존욕구였으니까.
‘나쁜 계집애! 죽으려면 같이 죽지...왜 혼자 죽어서 날 이렇게 힘들게 해!’
주변 사람들은 강촌으로 여행을 같던 것과 주희의 자살이 무언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얼핏 짐작하는 듯 했으나, 경희의 태도가 워낙 좀 잡을 수 없게 변해버렸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도 그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경희가 바라던 대로였다. 순결한 주희의 죽음을 두고 다른 사람들이 강간이니
어쩌니 하면서 수근 거리는 것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사람들이 하나 둘 경희의 주변에서 떠나갔지만, 그것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하루가 다르게 풍만했던 몸은 앙상한 가지처럼 말라갔고, 그녀의 성격도 나날이
피폐해져 갔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식구들 누구도 그 원인을 알지 못해서
그저 걱정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평소처럼 식구들과 둘러앉아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습관처럼 들이밀던 밥알에서
오장육부를 뒤집어 놓을 것만 같은 역겨운 냄새가 솟아올랐던 것이다.
“욱...우욱...”
싱크대에 코를 처박고 넘어오지도 않는 부산물을 쏟아내기 위해서 발악을 하고
있을 때에 “왜 그러니? 속이 안 좋아?” 어머니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으셨지만,
“괜찮아요. 어제 먹은 게 좀 체했었나 보죠.” 하면서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경희는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때만 되면 꼬박꼬박 잊지도 않고 찾아오던
귀찮은 생리가 이미 두 달이나 소식이 없었으니까.
학교 화장실 문을 꾹꾹 걸어 잠그고 임신테스트기를 밀어 넣자, 붉은 두 줄이
마치 뱃속의 태아가 힘겨운 맥박을 뛰듯 희미하게 나타났을 때에는 너무 기쁜 나머지
미친년처럼 흐느끼면서 울어버리고 말았다.
“흐흐흑...주희야! 사랑해! 주희야...”
그것은 죽은 주희가 혼자 남은 경희에게 건네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연약한 주희와 경희의 처녀막을 꿰뚫었던 스포츠머리의 울퉁불퉁한 좆 대가리는
그저 사랑하는 두 사람을 이어준 한낱 매개체에 불과할 뿐이었으니까.
처녀가 그것도 어린 학생이 애를 낳겠다며 고집을 부렸을 때, 부모님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펄쩍 뛰셨고 심지어 어머니는 쓰러져 눕기까지 했지만, 그 누구도 죽음까지
불사하겠다는 경희의 집착을 말릴 수는 없었다.
결국 학교를 휴학하면서까지 아이를 낳았을 때 어머니는 기가차서 말도 나오지 않는 듯
했으나, 경희는 행복에 겨운 목소리로 씩씩하게 입을 열었다.
“엄마! 아기의 이름은 주희라고 할 거예요...유주희.”
...................................................................................
“아흐응...나, 나 좀...”
보지를 찔꺽찔꺽 쑤셔대면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한수진을 보듬어 안은 것은
호준이 아닌 유경희였다.
“아흑...내가 도와줄게...조금만 참아.”
유경희가 비틀거리면서 한수진을 소파로 옮길 때, 그녀의 말려 올라간 검은 스커트 아래의
풍만하게 확산된 둔부는 어떤 기대감을 내포하듯 잔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맑은
보지물이 탄탄한 허벅지 사이로 반짝이며 흘러내렸다.
유경희의 얼굴이 한수진의 벌어진 허벅지 사이에 파묻혔지만, 이미 이성을 상실한
한수진에게 있어서 상대가 누구인지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 듯 했다.
“아흐응...자기야!”
유경희의 혀끝이 마치 소중한 보물을 다루기라도 하듯 부드럽게 한수진의 옹달샘을
퍼 올렸고, 그것은 같은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섬세하고도 아주 따뜻한 배려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한수진은 이내 절정에 도달한 듯 허우적거리면서 강한 신음을 쏟아낸다.
“아흥...넘, 넘 좋아!...아흐응...”
깔짝. 깔짝. 할짝. 할짝.
멀뚱히 지켜보던 호준은 도무지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 것인지 어리둥절했지만,
각각 분홍색과 검은색의 타이트한 정장을 차려입은 두 여자가 치마를 허리까지 말아 올린
상태로 하반신만을 노출한 체, 진한 레즈행위를 벌이는 모습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금방 사정을 해버릴 만큼 흥분되는 장면이었다.
깔짝. 깔짝. 할짝. 할짝.
“아흐응...아흐응...”
“으흥...으응...”
두 여자의 사이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왠지 유경희의 분위기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호준은 불끈 솟아오른 자신의 물건을 움켜잡고,
마냥 흔들어댈 수밖에 없었다.
“아흑...씨팔...죽겠네.”
한수진의 옹달샘에 코를 처박고 있던 유경희가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더니 상의를
벗어던졌고, 브래지어 호크를 풀려다가 마음처럼 잘 되지가 않자, 그것을 자신의
목덜미 쪽으로 훌러덩 밀어 올렸다.
출~렁.
한 손으로 움켜쥐기에는 어림 반 푼도 없을 것 같은 유방이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미사일처럼 튀어나왔다.
“아흑...먹어 주희야! 네가 좋아했던 가슴이야.”
유경희가 젖가슴을 내밀자, 쾌감의 갈증에 목말라있던 한수진의 입술이 덥석 그것을
배어 물었고, 유경희의 입에서도 자지러지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흥...아흐응...”
십 년 가까운 세월동안 늘 가슴을 짓눌렀던 아픔이었다.
자신을 사랑했던 주희를 그때는 왜 허락하지 않았을까. 주희의 자살은 불량배들의 강간이
원인이 아니라, 그녀의 진심을 외면했던 자신 때문에 비롯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죄책감이 늘 경희를 압박했던 것이다.
“흐흐흑...아흐응...흑.흑.”
신음인지 흐느낌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유경희의 입술을 비집으며 새어나왔고,
그녀의 질끈 감긴 눈동자에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내렸다.
“아흑...도, 도와줘!”
한수진의 허벅지 사이에 올라타 있던 유경희가 여전히 젖가슴을 내맡긴 상태로
몸만 소파에서 빠져나오며, 호준을 다급하게 부르는 것이 아닌가.
“그, 그러지 뭐...”
얼떨떨한 표정으로 불끈 솟은 좆 대가리를 유경희의 반짝 들려진 엉덩이 뒤로
비집어 넣으려고 하는 순간, 그녀가 힘겹게 고개를 흔들면서 제지했다.
“으흑...주, 주희 먼저...”
‘주희?’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본인도 견디기 힘든 상태일 텐데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그녀를 만난 이후로 처음 인 듯 했다.
풍만한 섹시미를 자랑하는 그녀가 성격까지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자, 호준은 어쩐지
그녀에게 감정이 기우는 것을 느꼈다.
할짝. 할짝...아흐응...아흐응...
한수진은 한손으로 유경희의 젖가슴을 움켜쥔 체, 남은 한손은 자신의 젖가슴을
주물러대고 있었고, 호준의 자지가 그녀의 깊은 옹달샘을 풍덩 튀기며 뛰어들자 한수진은
허리를 뒤틀면서 환호를 보냈다.
“아흐응...자기야!...”
몇 번 휘 젖지도 않았는데, 한수진의 몸이 푸득푸득 경련을 일으켰고, 그녀의 새하얀
허벅지가 호준의 허리를 강하게 조여 왔다.
“아흐으으으응....”
얼굴을 한껏 찡그리던 그녀의 입에서 마침내 커다란 환희의 찬가가 튀어나왔고,
호준이 자지를 꺼내들자 따뜻한 물줄기가 마치 천장을 뚫을 것처럼 솟구쳐 올랐다.
“으흐응...주, 주희야!”
한수진의 절정이 몹시도 감격스러운 듯 울고 있던 유경희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위에
살며시 포개졌다.
‘...이제 널 보내줄게! 나도 사랑했어. 주희야...’
...................................................................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아무래도 한수진이었다.
그녀는 유경희의 얼굴이 자신의 유방위에 파묻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어멋!”
호준은 유경희의 엉덩이 뒤쪽에서 사정을 끝낸 후, 그녀를 또 다른 소파 위에 눕히려고
했으나, 무릎을 꿇은 체 한수진의 유방위에 얼굴을 파묻고 기절한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에 그냥 놔두었던 것이다.
“어, 어떻게 된 일이야?”
유경희의 얼굴을 살짝 밀치면서 몸을 일으킨 한수진이 낭패한 얼굴로 호준을
바라봤지만,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 치켜 올릴 뿐이었다.
“부장님이 너무 좋은가 보죠. 뭐.”
“뭐라고?”
한수진이 볼을 발갛게 물들이면서 잡아먹을 것 같은 표정으로 호준을 노려봤다.
이크. 무셔라.
“유대리 속옷은 어디 있어?”
한수진도 아랫도리가 허전하기는 마찬가지였을 듯싶었는데, 아무래도 새하얀 엉덩이를
내놓은 상태로 무릎을 꿇고 엎어져 있는 유경희의 모습이 같은 여자로써 보기에
민망했던 듯싶다.
“여, 여기요...”
호준은 건네주는 것이 무척이나 아까운 듯 그의 양복 주머니 속에 곱게 접혀서
들어있던 유경희의 거들이며 스타킹을 주섬주섬 내밀자, 한수진의 손가락이 그의 팔뚝을
사납게 꼬집는다.
“아얏!”
“이게 왜 자기 주머니 속에서 나와?”
“그, 글쎄요...그게 왜 여기 있었지.”
“하여간 못 말린다니깐...”
혀끝을 차내던 한수진이 호준의 손에서 유경희의 속옷을 거칠게 뺏어들면서 또 다시
눈을 부라렸다.
“가만있을 거야? 소파에라도 눕혀놔야지 속옷을 입히든가 할 것 아니야!”
“예...마님!”
호준이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쫄쫄 달려가서는 유경희의 풍만한 몸을 안아 들어서 소파에
눕히자, 한수진이 그녀의 발목을 들고 팬티를 입히며 소리쳤다.
“눈 안돌려!”
“아...예.”
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 콩닥콩닥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호준은 깜짝 놀라서
두 눈을 내리깔고 말았다.
한수진이 유경희의 속옷을 다 입히고 일어섰을 때, 아무래도 자진 납세하는 것이
생명을 연장하는 지름길이란 것을 깨달았던 까닭에 호준은 양복의 다른 주머니 속에서
한수진의 팬티와 스타킹을 꺼내들며 무척이나 아까운 듯 살며시 디밀었다.
“흥. 변태!”
고개를 살짝 돌리면서 눈을 흘기던 한수진의 손이 독수리보다 재빠른 동작으로
커피색 스타킹을 낚아채오는 것이 아닌가. 어휴. 아까운 것.
“이, 이건 안 입으세요?”
소파의 한구석에 앉아서 무작정 팬티스타킹부터 신고 있는 한수진의 모습이
의아했던 까닭에 호준은 손에 들린 향긋한 분홍팬티를 또 다시 내밀었다.
“그, 그건 자기가 갖어!”
한수진은 말을 하면서 부끄러운 듯 고개를 파묻었지만, 호준의 감동은 남달랐다.
그래. 부장은 아무나 하나. 부하직원의 독특한 취향마저도 감싸 안을 수 있는 저런 리더십이야말로
21세기가 간절히 원하는 간부상이 아니냔 말이다.
“부, 부장님!”
호준이 감격한 모습으로 얼싸안고 키스를 퍼부으려고 하자, 한수진이 징그럽다는 듯이
고개를 외면하면서 소리쳤다.
“저, 저리 비켜. 이 변태! 그것 같고 제발 이상한 짓이나 하지 마!”
“예. 알겠습니다. 마님!”
호준이 쪽 소리가 나도록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 몸을 떼었을 때, 소란스러웠기 때문인지
유경희도 깨어나 있었다.
“뭐 하는 거예요? 지금 두 사람.”
유경희의 얼굴이 잔뜩 굳어있었기 때문에 한수진은 또 다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
귀찮은 듯 얼굴을 붉힌 체 고개를 돌렸으나, 유경희의 이어지는 말은 호준이 듣기에도
전혀 예상외의 것이었다.
“흥. 또 이상한 짓 했군요? 백대리님!”
한바탕 호준을 쏘아붙인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한수진의 팔짱을
끼는 것이었으니,
“부장님! 우리 먼저 나가요. 저런 변태 같은 사람 더 이상 상종하지 말고. 호호...”
“그, 그럴까! 호호호.”
한수진도 어느새 유경희와 친해진 것인지 호준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손을 맞잡은 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룸을 나서는 것이 아닌가.
“나, 나는 어떡해요?”
맥 빠진 목소리로 호준이 물어봤을 때, 유경희가 가던 발길을 멈추고 돌아서더니
환하게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남은 아가씨들이나 챙겨주시죠. 바람둥이 아저씨!”
그녀들이 나가고 나자, 빈 방안에 썰렁 혼자 남은 호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었다.
‘젠장. 또 다시 왕따가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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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의 변 : 이야기가 너무 가볍게만 진행되는 듯해서 유경희의 아픔과 극복과정을
삽입해보았는데, 쓰다 보니 제 기분까지 비참하게 가라앉더군요...아마추어의 한계겠지요.
다행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그럭저럭 전달한 듯해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담부터는 우울한 얘기는 될 수 있으면 사양하고 싶네요...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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